국가대표
도서 출간한 정몽규 회장, 탁구게이트·클린스만 언급…“소신 있던 감독, 원팀 의식 높아져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최근 출간한 도서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을 통해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당시 벌어진 탁구 게이트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동시에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을 향해선 “소신 있는 감독이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브레인스토어 출판사는 지난 25일 “정몽규 회장이 자신의 축구 인생 30년을 되짚으며 작년 여름부터 1년간 집필한 에세이 ‘축구의 시대’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576쪽에 달하는 이 도서는 정몽규 회장의 어제·오늘·비전 등 3부로 구성됐다. 정 회장은 14년 동안 프로축구연맹 총재, 그리고 KFA 회장으로 겪은 일들을 엮어 그간의 일을 정리했다.대중의 관심이 쏠린 부분은 바로 올해 2월 끝난 아시안컵 당시 벌어진 대표팀 내 하극상이었다. 당시 대회 4강 요르단전을 앞두고 휴식을 권한 고참과, 탁구를 치려던 후배들이 뒤엉키며 몸싸움을 벌였다는 소식이 영국 매체 더 선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당시 대표팀이 요르단에 무기력하게 패하며 아시안컵에서 짐을 싼 시점이라, 충격은 배가 됐다. 특히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는 이강인과 손흥민이 물리적 충돌을 겪었다는 소식에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브레인스토어 출판사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은 해당 소식을 요르단전에 패한 뒤에야 인지했다고 털어놨다. 정 회장은 당시 대회에 대해 “50명이 넘는 혈기왕성한 젊은 남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감정의 기복도 있고 예민한 일도 발생할 것이다. 짜증도 나고 마음에 안 드는 일도 있겠지만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면서 응원해야만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면서 “옆의 선수가 나의 모자라는 것, 나의 실수를 막아줄 수 있다는 신뢰가 필요하다.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고 각자의 기분이나 느낌을 그대로 표출하지 않고 절제되고 성숙한 태도를 보여야만 원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팀 의식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언급한 정몽규 회장은 “앞으로는 저학년 전국 대회나 연령대 대표팀부터 서로 존중하면서 원팀이 되는 것을 더욱 강조하려고 한다”라며 “원팀 의식이 더 높아지지 않는다면 지금 수준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힘들겠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팀을 강조하기 위해 개인의 창의성이 위축되면 안 된다”라고 진단했다.한편 이강인을 향한 ‘하극상’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대표팀에는 여전히 위계질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감독과는 자율적 관계를 선호하지만, 선후배 간의 전통적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모순으로 보이는 측면도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성적 부진, 각종 외유 논란 끝에 경질된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선 “소신 있는 감독”이라고 평했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선수들이 각자 스스로 프로페셔널 해야 한다고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 감독은 대등한 관계 속에서 선수들을 존중하면서 이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펼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임무이자 업무라고 판단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평소 생활이나 숙소에서의 활동, 식사 시간 등은 최대한 자유롭게 해주려고 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사령탑을 잃은 한국은 이후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려 5개월의 장고를 거듭했다. 이후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기는 선택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의 폭로로 인해 그간 KFA 전강위의 불투명한 행정은 물론, 홍 감독 선임 과정에 의문부호가 붙기도 했다.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홍명보 감독은 지난 13일 A대표팀 사령탑으로 정식 선임됐다. 정몽규 회장은 자진 사임한 정해성 전강위 위원장의 배턴을 넘겨받은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를 통해 특정 후보자 결정에 의견을 제시하거나, 지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임생 이사는 “정몽규 회장이 권한을 주었기에 이번 결정은 절차대로 투명하게 나 스스로 했다”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김우중 기자
2024.07.27 1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