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현장에서] '사직 채운 7833명' 4년 연속 매진 행렬, 이것이 '농구영신'의 힘
예외는 없었다. 네 번째 ‘농구영신’도 어김없이 매진을 기록했다.부산 kt가 3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창원 LG와 ‘농구영신’ 경기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kt는 “KBL 등록 기준 6000석이 매진됐고 1층 통천을 제거해 비지정석에 초과 관중을 수용, 총 7833명이 입장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농구영신은 첫 해부터 올해까지 열린 네 번의 경기에서 모두 매진을 기록하며 KBL 최고의 흥행 카드로 자리를 굳혔다. kt는 이날 경기 84-66 승리를 거두며 5연패 탈출의 기쁨도 함께 안았다.시작은 2016년 12월 31일, 고양체육관에서 처음 열린 고양 오리온과 서울 SK의 첫 번째 농구영신이었다. 한 해의 마지막 날 농구장에서 새해를 맞으려는 관중이 얼마나 있겠냐는 우려 속에서 치러진 첫 번째 농구영신은 6083명의 관중을 불러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첫 시도에 '대박'을 터뜨린 농구영신의 흥행 열기는 이듬해에도 이어졌다. 2017~2018시즌에는 첫 번째 농구영신의 주인공이었던 SK와 오리온이 경기장만 바꿔 다시 맞붙었다. 새벽에 끝나는 경기 특성상 원정팀 팬들은 상대적으로 경기장을 찾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그렇게 SK 홈경기로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두 번째 농구영신 역시 5865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성공리에 끝났다.연이은 농구영신의 흥행에 KBL과 구단들의 의욕도 탄력을 받았다. 한시적 이벤트에 그칠 수도 있었던 농구영신은 3회째를 맞아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인 창원으로 옮겨갔다. 프로스포츠의 관중 동원력이 대부분 수도권 지방에 집중되는 점을 생각하면 대담한 시도였다.하지만 농구 열기가 뜨거운 창원에서, LG와 kt의 '낙동강 더비'로 치러진 세 번째 농구영신은 7511명의 관중을 불러들이며 어김없이 '대박'을 냈다. 심지어 세 번째 농구영신은 LG 측의 적극적인 의지로 밤 11시에 시작, 하프타임에 새해 카운트다운이 이뤄지는 프로농구 사상 첫 '1박2일' 매치로 진행돼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네 번째 농구영신을 치러야 하는 kt 입장에선 부담도 있었다. 2010~2011시즌 플레이오프 때 1만2693명의 관중을 채웠으나 당시에는 1만4000석으로 운영하던 터라 매진이 아니었고, 통천을 두고 축소운영을 한 2015~2016시즌 이후에도 만원 관중을 기록하지 못했다.이처럼 매진과 거리가 먼 시즌을 이어온 부산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사직실내체육관이 꽉 찼던 건 2017년 올스타전 때였다. 하지만 농구영신의 힘은 부산에도 어김없이 매진 열풍을 불러왔고 축소 운영 이후 최초의 매진 달성 기록, 그리고 7833명의 관중과 함께 짜릿한 승리로 2019년의 마지막을 장식했다.부산=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19.12.31 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