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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3900원 화장품 전쟁...불황기에 되살아난 초저가 뷰티 '활활'

경기침체 속 ‘초저가 화장품’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형마트와 패션 플랫폼까지 잇따라 가성비 뷰티 제품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무신사가 전개한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의 첫 스킨케어 라인은 출시 직후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달 30일 클렌징폼, 토너, 세럼 등 8종의 기초 라인을 출시했다. 모든 제품 가격은 3900~5900원대로, 전 제품을 다 사도 2만원이 넘지 않는다.무신사 측은 “발매 3일 만에 초도 물량이 전량 소진됐다”며 “현재 3차 리오더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출시 당일 무신사 인기 상품 순위 상위권을 기록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조기 품절 사례가 속출했다.무신사는 이번 스킨케어 라인을 시작으로 선케어, 바디케어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제품은 ODM 전문기업 코스맥스와 협업해 개발됐다. 코스맥스는 글로벌 뷰티 브랜드의 제품을 다수 생산한 경험이 있어 품질 신뢰도를 확보했다는 평가다.이마트도 지난 4월 LG생활건강과 손잡고 ‘4950원 단일가’ 화장품을 선보였다. 초저가 화장품의 대표주자인 다이소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이마트는 약 5개월 만에 애경산업·비욘드·머지 등 8개 브랜드를 입점시켰고, 비욘드와 협업한 탄력·광채 라인은 두 달 만에 4만 개 이상 판매됐다.업계는 초저가 화장품이 단기 유행이 아닌 구조적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물가 시대 ‘합리적 소비’가 지속되면서 프리미엄과 실속형 브랜드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유통업계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부터 편의점, 대형 유통사까지 초저가 경쟁에 뛰어들면서 뷰티업계 전반의 가격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며 “실속형 소비 트렌드가 이어지는 한, 초저가 화장품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2025.10.0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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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먹으란거에요 말란거에요?" 다이소가 당긴 '가르시니아' 공방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대웅제약이 다이소 등에 공급한 건강기능식품 ‘가르시니아(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에 대해 전량 회수 조치에 해당 식품을 꾸준히 복용해 온 2030 여성 소비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면서 연예인 등이 광고를 해 왔기 때문에 오랜 기간 복용해 온 이들이 적지 않아서다. 여성 소비자들은 “이미 사 둔 가르시니아를 먹으라는 것인지, 먹지 말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하고 있다.20대 직장인 A씨는 약 1년 전부터 식사 전후로 가르시니아를 복용한다. A씨는 “살이 빠진다는 생각보다 일종의 ‘보험’이라고 생각하고 먹었다. 좀 덜 찌는 듯한 느낌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혈당 관리나 몸매 관리에 좋다고 하니 쟁여 놓고 먹는다”고 했다. 이커머스 할인 행사로 가르시니아를 6개월 치나 사 뒀다는 A씨는 최근 제품 회수에 난감해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시중에 나온 다른 제품과 동일하게 식약처가 지정한 고시형 원료로 기준과 규격에 맞게 생산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식약처는 이상 사례와 제품 간 인과관계가 높다면서 전량 회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A씨는 “결국 식약처 발표를 보면 가르시니아라는 고시형 원료 자체가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인데 남은 제품을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가르시니아를 두고 갑론을박이다. ‘복용 후 간 수치가 확실히 올라간다’, ‘속이 좋지 않았다’는 글부터 ‘나는 효과를 봤다’, ‘살을 뺀 뒤 유지하는 데 좋았는데 건강에 안좋다는 것인가’는 내용까지 엇갈린다.유통업계에서는 식약처의 부실한 관리·감독과 ‘땜질 처방’을 지적하고 있다. 가르시니아에 문제가 있다면 빠르게 고시형 원료 지정 취소 및 해당 원료를 사용한 다른 제품에 대한 회수 조치를 해야 하는데, 식약처가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식약처 고시에 따라 만들었다고 하고, 식약처도 ‘기준이나 규격에 부적합한 항목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회수 조치를 하니 소비자와 유통망만 억울하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가르시니아 추출물의 부작용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기준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 관련 중대한 이상 사례 138건 중 136건이 가르시니아 성분 함유 제품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해외는 적극적인 선제 조처 중이다. 미국은 2009년 간 손상 등을 이유로 이미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함유 제품 판매를 금지했다. 프랑스 보건 당국도 지난 3월 가르시니아 함유 보조식품의 수입 및 유통을 한시적으로 막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식약처가 다이소 등에 유통된 해당 제품만 수거해서는 소비자들의 혼란을 막기 어렵다. 정부의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요구된다”고 꼬집었다.서지영 기자 2025.09.3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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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K] 지난 2년 최고는 '쿠팡', 향후 5년은 '네이버'가 가장 위협적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이커머스 산업의 ‘초격전지’입니다. 쿠팡·네이버쇼핑·11번가·옥션·SSG닷컴·롯데온까지 규모와 영향력이 큰 이커머스 플랫폼만 10여 개에 이릅니다. 여기에 패션과 식자재 중심 버티컬 플랫폼까지 합친다면 아마 그 숫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일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매일이 전쟁터입니다. ‘국내 최저가 당일 배송’은 이제 당연한 서비스가 됐습니다. 수많은 플랫폼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더 이상 뻔한 조건에 구매 버튼을 누르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 땅의 이커머스 업계 종사자들은 1년 365일, 매 순간이 살얼음판을 걷는 심경일 것입니다. 일간스포츠가 이커머스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대한민국 플랫폼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질문 했습니다. 국내 내로라하는 플랫폼들의 홍보 담당 10명이 주 대상이었습니다. 지난 2년은 '쿠팡'과 '무신사'의 시대 국내 이커머스 종사자들은 '지난 2년 간 최고의 활약을 한 이커머스 플랫폼이 어디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압도적인 비율로 쿠팡을 꼽았습니다. 10명 중 7명이 쿠팡이 지난 2년간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 뒤를 이은 플랫폼은 무신사로, 총 3명이 손을 들며 쿠팡의 독주를 막았습니다. 쿠팡을 선정한 응답자들은 비슷한 듯 다른 이유를 밝혔습니다. 대부분 “누가 봐도 확실한 매출 볼륨을 일으켰고 흑자로 돌아섰다”, “아웃스탠딩한 실적이 대변한다”, “매출 신장세가 상당했다”며 압도적인 실적을 거론했습니다.닮은 듯 다른 답변도 있었습니다. 한 응답자는 쿠팡이 “확실하게 전략을 갖고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다들 우려했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믿으면 밀고 나간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다른 응답자는 “초기에는 식자재와 생활용품에 치중한 버티컬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뷰티와 명품까지 확대했다. 더 이상 다른 플랫폼이 갈 곳이 없다"고도 했습니다. 무신사를 꼽은 응답자는 패션계 독보적인 위상을 거론했습니다. 한 응답자는 “패션 플랫폼 중 따라올 수 없는 1위인데다, 글로벌 진출과 사업 다각화를 통해 힘이 커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무신사의 약점이었던 여성 고객층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에 점수를 주는 응답자도 있었습니다. 5년 후 가장 위협적 성장은 '네이버'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 10명은 모두 5년의 뒤에도 쿠팡과 무신사의 우상향 곡선과 영향력은 큰 이변 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성장세' 자체로만 본다면 판도가 사뭇 달라질 것이라는 진단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10명 중 4명은 지난해부터 쇼핑 카테고리에 고삐를 쥐기 시작한 네이버가 향후 5년 동안 가장 위협적인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실제로 네이버는 그동안 판매자 중심의 기술, 정책, 교육 등 친판매자 중심 전략에서 더 나아가 빅브랜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단골 고객을 강화 중입니다. 네이버에 표를 던진 한 관계자는 "포털사이트 지위를 이용해 쇼핑 영역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수히 많다. 다른 플랫폼이 신규 가입자를 찾을 때, 네이버는 이미 기존 유저들을 확보한 상태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밖에도 "다양성이 중요한 미래 시대의 요구를 받아줄 수 있는 곳은 네이버"라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 질문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기타 답변이 아닐까 합니다. 네이버와 무신사, 쿠팡 외에도 다이소와 컬리, 지그재그도 표를 받았습니다. 한 관계자는 "통합 온라인 채널 '다이소몰' 연매출이 1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다이소몰의 올해(1월~8월) 월평균 MAU는 39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24년 1월~8월)보다 68% 성장했습니다. 특히 지난 8월 MAU는 437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강남권 고급' 이미지를 갖고 있는 컬리는 최근 네이버와 협업으로 4000만 월간활성이용자(MAU)를 흡수하며 역량을 확대 중입니다. 카카오스타일의 패션뷰티 플랫폼 지그재그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큐레이션으로 지난해 연매출 2000억 고지를 넘겼습니다. 차고 넘치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홍수 속에서도 각자 나름의 '필살기'를 하나씩 품고 있는 곳들이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것그렇다면 이커머스 업계 종사자들은 플랫폼이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을 무엇으로 보고 있을까요. 10명 중 총 5명의 응답자는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브랜딩을 꼽았습니다. “자기만의 아이덴티티가 있어야 선택받는다. 플랫폼명만 떠올려도 연상되는 이미지가 확실해야 한다”, “아무리 투자를 많이 해도 자기들만의 색깔이 있는 곳이어야 선택된다”, “가격과 구성을 맞출 수 있어도 브랜딩은 그렇지 않다. 소비자가 들어와서 돈을 쓰고 싶은 브랜드의 색이 있어야 한다”, “이커머스 플랫폼이 너무 많기 때문에 브랜딩이 잘된 곳만 살아남는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지금은 질보다 양이라고 본 응답자도 있었습니다. “결국은 투자”, “아직은 공급으로 성장할 시기”라는 것이지요. 부가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찾아와서 지갑을 여는 충성 고객층”, “유통 경기가 좋아야 이커머스도 잘된다. 외부적으로 경기 활성화가 돼야 한다”, “안정적인 자본력”, “셀렉션 능력”이란 답도 나왔습니다. 성장을 막는 걸림돌로는 플랫폼 간 출혈경쟁이 가장 많이 거론됐습니다. 이른바 '티메프' 사태가 그랬듯, 저가 출혈 마케팅과 경쟁으로 모두가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브랜딩력도 자본력도 없는 좀비상태의 소규모 이커머스"들이 플랫폼 과다 경쟁을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정부의 규제를 족쇄로 보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일부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규제법과 거래공정화법인 '온플법'을 추진 중입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에 이어 추가로 2~3중을 더 규제해 성장 동력을 꺾고 있다" "진짜 강자에게는 강하지 못한 공정하지 않은 공정거래위원회"라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갈수록 업황이 어려워지지만 돌파구는 있다는 희망은 버리지 않았습니다. "상장" "해외진출" "다양한 셀러 확보" "확고한 브랜딩"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서지영 기자 2025.09.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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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칼럼]1위 호텔신라도 떠나는 시대, 인천공항의 혁신이 필요하다

면세업계 1위 호텔신라가 인천국제공항 철수를 선택했다. '팔면 팔수록 손해'인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임대료 조정에 실패하자 미련 없이 떠난 것으로 보인다. 공사 측은 즉각 "안타깝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공사가 후속 사업자 유치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변화한 관광객 소비 향방에 맞춘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스스로 변화하지 않을 경우 면세점이 떠나는 현상만 가속화될 것이라는 뜻이다.호텔신라는 18일 신라면세점의 인천공항 면세점 DF1 권역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해지 공문과 함께 1900억 원에 달하는 위약금까지 입금했다.신라면세점은 2023년 인천공항 1·2 여객터미널의 DF1(향수·화장품), DF3(패션·부티크) 사업권 계약을 맺었다. 입찰 당시 공사는 DF1 최저 수용 객단가로 5346원을 제시했으나, 신라는 168%의 입찰률(8987원)을 써내 사업권을 따냈다. 그러나 신라면세점은 관광객의 소비 패턴 변화와 구매력 감소 등으로 매달 60~8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해왔고, 결국 지난 5월 법원에 해당 사업권에 대한 임대료 조정 신청을 냈다.그동안 업계 안팎에서는 '설마 신라면세점이 진짜 철수하겠는가'라는 시선이 존재했다. 인천국제공항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소인 데다가, 막대한 위약금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설령 향후 면세 사업권에 대한 재입찰을 하더라도 이전보다 낮은 객단가로 해당 사업권을 다시 거머쥘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다. 실제로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 등 중국계 경쟁사들은 2023년 입찰 당시 비교적 높은 금액을 베팅하면서 공격적으로 나선 바 있다.제한적이기는 하나 호재도 있었다. 정부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이에 따라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무비자로 최대 15일 동안 한국 관광을 할 수 있어서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8일) 연휴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특수가 예정돼 있는 만큼 중국인 관광 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았다.결과는 철수였다. 호텔신라는 이날 공시에서 사업권 반납 이유로 "과도한 적자가 예상돼 지속 운영 가치가 청산 가치보다 적다고 판단된다"고 밝히면서 "단기적으로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회사 전체의 재무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별도 자료를 통해 "인천공항에서 영업을 지속하기에는 손실이 너무 큰 상황"이라며 "재무 구조 개선과 기업, 주주 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부득이 사업권 반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신라면세점의 인천공항 철수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입장문을 통해 공문 접수 및 위약금 입금 사실을 확인하고 "외부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한 면세업계의 장기 부진 상황 속, 임대료 조정에 대한 공사와 면세 사업자 간 입장 차가 원만히 해결되지 못해 결국 사업 철수라는 상황이 빚어진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후속 사업자를 조속히 선정해 공항 정상 운영 및 여객 불편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인천국제공항은 2000년대 후반부터 명실공히 글로벌 톱티어 공항으로 올라섰다. 2019년 기준 취항 국가 수 58개국, 취항 도시 수 189곳, 취항 항공사 수 88개, 여객 처리 7100만 명, 운항 횟수 40만 회, 매출액 2조 8265억 원, 당기순이익 8634억 원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공항으로 발돋움했다.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2020년부터 3년간 매년 수천억 원대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 흑자로 돌아서며 공항 자체는 활기를 되찾고 있으나 파트너였던 면세점의 사정은 달라졌다. 한국인들은 온라인보다 비싼 면세점을 이용하지 않기 시작했고, 외국인 관광객도 공항 밖에 있는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등 힙한 플레이스에서 쇼핑을 즐겼다.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K컬처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기존의 '몰'보다는 실제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장소를 찾아가 쇼핑을 하고 있다. 비싼 물건보다는 가성비 있는 제품을 더 사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인천국제공항공사는 원칙과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일부 면세점에만 임대료를 할인해 줄 경우 국가계약법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화한 현실을 인지하고, 함께 고민하지 않으면 면세업은 물론 공사 자체도 위험해질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텅 빌수록 한국 기업이 아닌 중국 기업이 장악할수록 쇼핑 매력도 떨어지게 마련이다.호텔신라가 철수를 결정하자 IB 업계는 장기적으로 볼 때 긍정적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약금 부담은 존재하지만, 공항 면세점 잔여 계약 기간이 7년 이상임을 고려할 때 긍정적 결정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영업 종료가 이뤄진 이후부터는 면세점 수익성 회복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인천국제공항공사도 관광객들의 달라진 쇼핑 패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원칙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보다 유연한 자세로 사안을 봐야 하는 이유다.서지영 기자 2025.09.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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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플라자 수원점, ‘AK 홍대 프로젝트’ 시동

AK플라자 수원점이 오는 19일 ‘AK 홍대 프로젝트’를 새롭게 선보인다. 차별화된 IP 콘텐츠를 바탕으로 국내 서브컬처 열풍의 성지로 자리매김한 홍대점의 DNA를 경기 남부권의 중심인 수원점으로 이식해, AK플라자 수원점을 ‘제2의 IP 콘텐츠 성지’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AK플라자 홍대점은 그간 애니메이트, 위드뮤, 리밋션 등 국내외 유명 IP와 협업을 지속 확대해 왔다.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팬덤이 머물고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며, 캐릭터, 애니메이션, 게임 기반 굿즈 문화 확산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이번 수원점 프로젝트는 이러한 성공 경험을 토대로 국내외 IP 팬덤을 경기 남부권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AK플라자 수원점은 ‘AK 홍대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최대 애니메이션 전문점 ‘애니메이트’, 에스엠지홀딩스의 ‘OH! MAKE’, 네이버 인기 웹툰 ‘꽃이 삼킨 짐승’,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 극장판’, 홍대 굿즈 편집숍 ‘더쿠’, ‘카와이토모’ 등 다양한 IP 콘텐츠들을 오는 19일부터 6개월간 선보인다.국내 최대 규모 애니메이션 전문 스토어 ‘애니메이트’는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V-Tuber 관련 상품을 아우르며, AK플라자 홍대점을 글로벌 팬덤의 성지로 만든 핵심 브랜드이다.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는 다양한 굿즈와 피규어를 비롯해 팬덤의 취향을 세밀하게 반영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홍대점에서 다양한 IP 콘텐츠를 활용한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많은 인기를 얻었던 에스엠지홀딩스도 애니메이션 ‘은혼’ 팝업스토어 ‘계속 스탠바이 하고 있었습니다’를 시작으로 다양한 IP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선보인다.이밖에 네이버 인기 웹툰 '꽃이 삼킨 짐승' 팝업스토어는 주인공들의 결혼식을 현실로 구현해 관람객이 하객으로 초대된 듯한 체험을 제공할 예정이며, 멀티 IP 굿즈 숍 ‘아르누보’는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 극장판' 굿즈와 디즈니 캐릭터 상품을, 편집숍 ‘더쿠’는 '짱구는 못 말려', '산리오 캐릭터즈'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게임 굿즈를 선보인다. 일본 캐릭터 굿즈 숍 ‘다올상점’도 오는 10월부터 합류해 한층 더 풍성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AK플라자 수원점은 이번 ‘AK 홍대 프로젝트’ 오픈으로 기존 ‘건담베이스’, ‘타미야’, ‘도토리숲&애니랜드’ 매장을 포함해 약 500평 규모의 대형 IP & 키덜트 존을 완성하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수원점은 경기 남부권 최대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IP 콘텐츠 허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AK플라자 관계자는 “이번 ‘AK 홍대 프로젝트’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가 아니라, 유통사·브랜드·팬덤이 함께 만들어가는 글로벌 IP 플랫폼의 새로운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국내외 팬들에게 ‘가장 먼저 찾는 성지’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한편 AK플라자 수원점은 경쟁사들의 대규모 리뉴얼과 신규 오픈 등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매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다이소, 애슐리 퀸즈, 바르미 심비디움 등 대형 MD를 연이어 오픈하며,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서지영 기자 2025.09.18 14:44
산업

'365일 운영' 소비자 선택권 극대화 '동네 약국'의 변신

동네 약국이 변하고 있다. 처방 조제에만 의존하던 예전의 동네 약국이 아닌 소비자 편의성을 높인 ‘쇼핑식 약국’으로 탈바꿈하는 추세다.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건강을 책임졌던 약국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단장을 한 채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약국의 변신’ 365일 영업, 소비자 편의성 높여 16일 찾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역 인근의 새서울 약국은 학생들을 비롯해 30~40대 주부와 고령층 어르신들로 붐볐다. 이곳은 홍제역 인근의 주민들이 20년 넘게 애용한 약국이다. 홍제역 3번 출구 입구에 자리해 원래부터 눈에 띄지만 최근 인테리어를 바꾸면서 더욱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 약국은 지난 8월만 해도 조제 전문 약국이었다. 소비자가 병원의 처방 조제를 맡기거나 증상을 얘기하면 약사가 거기에 맞는 의약품을 건네는 전통적인 방식의 약국 풍경이었다. 그러나 지난 8일 새롭게 문을 열면서 의약품 판매 방식을 180도 바꿨다. 다이소처럼 진열된 일반의약품을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대폭 높였다. 조제 약품과 일반의약품을 모두 판매하고 여기에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 반려동물 약품도 취급하면서 편의성을 증대시켰다.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자 예전과 달리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오픈 오전 8시 30분, 마감 오후 9시, 365일 영업, 2000가지 의약품 진열 완료 등 이전 약국과는 다른 운영·판매 방식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겼다. 약품마다 정찰 가격과 함께 효능·주요성분·용량 등의 설명을 담은 태그가 붙어있고, ‘재구매율 1위’, ‘핫 인기상품’, ‘약사추천’, ‘베스트셀러’ 태그로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진열대의 모습이 부각됐다. 상주하고 있는 약사들은 친절한 상담과 안내로 소비자들의 약 쇼핑을 돕는 역할이다. 특정 브랜드를 콕 찍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의약품들이 진열된 곳으로 안내해 소비자들이 선택권을 가지는 구조다. 20대 대학생 A씨가 “'지르텍' 약이 어디 있나요”라고 묻자 약사는 알러지 약품이 진열대 곳을 안내한 뒤 “여기 다양한 종류의 알러지 약이 있으니 보시고 원하는 약을 고르면 된다”고 답하며 자리로 돌아갔다. A씨는 나란히 진열된 알러지 약들의 효능과 가격 비교를 하면서 한동안 머물더니 10개 가까운 제품 중에 가장 저렴한 약을 골랐다. 50여개의 약품이 진열된 반려동물 코너를 둘러보던 40대 주부인 B씨는 “반려동물 약품 종류들이 많아 동물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주말과 공휴일에는 약국의 영업시간이 유동적이고 닫는 곳이 많은데 이곳은 365일 열고, 야간에도 약을 구입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동네 상권과 공생, ‘창고형 약국’ 대항마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과 선호도 등에 따라 약국들은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창고형 약국’이 문을 열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마트형 유통 서비스의 장을 연 창고형 약국은 대량 구매로 가격을 낮췄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동네 약국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찾은 새서울 약국은 가격이 ‘창고형 약국’처럼 저렴하지 않다. 가격 경쟁력이 돋보이지 않아도 많은 소비자들이 이곳을 찾았다. 새서울 약국의 대표 약사인 배승원 ‘배라잡이’ 이사는 “저희의 컨설팅을 통해 오픈한 동네 약국들이 ‘창고형 약국’의 대항마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전국 약국의 평균가로 가격을 책정했기 때문에 다른 약국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약국의 핵심 서비스를 ‘가격’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약국 안에서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들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배승원 약사는 가격 외 다른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만족스러운 구매를 돕는다는 방침이다. 진열활용, 판매기법, 고객응대, 태그/스티커 제공 등을 통해 새로운 약국을 경험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배 약사는 “가격이 예전보다 올라서 구입하지 않고 나가는 고객도 있다. 하지만 다른 요소의 서비스들로 만족감을 주게 되면 새로운 소비층이 형성된다”며 “약국 개국 컨설팅을 통해 21번째 동네 약국을 열게 됐는데 이전보다 매출이 줄어든 곳은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창고형 약국’과는 달리 주변 약국들과 공생할 수 있는 관계라 상권 확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약국 개국 ‘길라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배라잡이의 타깃은 ‘오래된 동네약국’이다. 10평 이하부터 40평까지 소형 규모의 약국 리모델링을 돕고 있다. 30년 동안 한곳에서 상권을 유지한 약국의 경우 ‘쇼핑식 약국’ 형태로 변하면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새로운 약국을 통해 유동인구가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상권 확대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홍제역 부근의 한 약국은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쇼핑식 약국’으로 많이 변하고 있는 추세다. 저희 약국도 예쁜 인테리어로 바꾸고 싶다”며 “가격을 낮추지 않고 평균가로 판매하기 때문에 동네 약국들의 가격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9.18 06:30
산업

요즘 K군마트 수준이요? 'CJ올리브영 뺨칩니다~'

대한민국 군인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훈련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팍팍한 환경 속에서 피부 관리까지 열심히 한다. 꾸미는 데 진심인 젠지세대가 입대하면서 군마트(PX)에 공을 들이는 뷰티 브랜드가 늘고 있다. K뷰티 ‘간판’ 아모레퍼시픽부터 인디 브랜드를 거느린 더파운더즈와 구다이글로벌까지 PX에서 충성스러운 고객들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 중이다. 덕분에 K군인들 피부가 깐 삶은 계란처럼 반들반들하게 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피부 관리도 잘하지 말입니다.지난해 육군에 입대한 A씨는 외모 관리에 진심이다. 18개월간의 복무 기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아 치아 교정을 시작한 뒤 입대했다. 매일 아침 선크림을 바르고, 고된 훈련을 끝낸 뒤에는 세안 후 스킨·로션은 물론 수분크림과 아이크림까지 챙긴다. 화장품 걱정은 없다. 지난달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PX에서 화장품을 잔뜩 쟁였기 때문이다. A씨는 “부모님께 선물로 드릴 화장품도 사 놨다. 가격도 시중보다 70~80% 가량 싸서 좋고, 품질도 군 밖의 매장들만큼 다양하고 좋아서 만족스럽다”며 웃었다.그의 말마따나 요즘 PX의 K뷰티 라인업은 CJ올리브영 못지않다. 스테디셀러인 아모레퍼시픽(아모레)의 이니스프리,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닥터지는 기본으로 고루 갖추고 있다. 해외에서도 유명한 더파운더즈의 아누아, 구다이글로벌의 조선미녀도 대표 제품인 스킨케어 및 선크림을 앞세워 PX에 입점했다. 올해 들어 토니모리, 셀퓨전씨, BRTC 등 국내 유명 뷰티 브랜드의 일부 제품이 PX 신규 라인에 합류했다. 스킨·로션부터 마스크팩 외에도 콜라겐 크림, 뷰티 디바이스까지 카테고리도 다양하다는 전언이다. 꾸미는 군 장병이 늘어나자 화장품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아모레는 지난 2017년 국방부와 함께 손을 잡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을 파견해 남성 그루밍 방법을 전수하며 공을 들여왔다. 잘 나가는 PX 화장품들군 장병의 지갑이 두둑해지면서 PX 화장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군복지단에 따르면 2020년 PX의 총매출액은 1조2071억원이었다. 이 중 화장품 매출은 173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4.3%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부터 병장은 150만원, 상병은 120만원, 일병은 90만원, 이병은 75만원의 봉급을 받고 있다. 특히 병장은 정부 지원금을 포함할 경우 월 205만원가량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PX 화장품이 싸고 좋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가족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제품을 사서 나오는 군 장병이 많다”면서 “군 장병의 월급이 오르면서 화장품 매출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귀띔했다.PX에 입점했다가 충성 고객들이 제대 후에도 찾으면서 성공한 브랜드가 적지 않다. 자연주의 스킨케어 브랜드 자민경은 2011년 달팽이 크림을 들고 PX에 들어갔다가 빅히트를 쳤다. 이후 예비역이 된 고객들이 자민경을 찾기 시작하면서 다이소 등 일반 유통 채널에 입점했고, 현재는 해외 진출까지 이뤄냈다. 자민경은 군인 출신 모델을 브랜드 앰배서더로 주로 발탁하면서 K군인의 ‘필수템’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군마트에 입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닥터지는 ‘PX 달팽이 크림’으로 불렸던 ‘로열 블랙 스네일 크림’이 2023년 4년 만에 납품 계약이 해지되자 피나는 노력 끝에 1년 만에 PX에 재입점했다.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군납은 할인율이 크기 때문에 큰 수준의 마진을 기대하고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소중한 미래 고객인 군 장병들에게 우리 제품을 알리고, 선점한다는 의미에서 접근하는 측면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젠지세대는 군 제대 후 ‘얼굴 까맣고 촌스러운 복학생’ 이미지를 원하지 않는다”며 “선임에게 관리 노하우를 전수받고, 좋은 화장품을 추천받으면서 전역 후에도 멋진 복학생이 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서지영 기자 2025.09.15 06:30
산업

조거팬츠·아노락·패딩백..."다이소에서 최신 유행 패션을 즐기세요"

생활용품 전문 매장 다이소가 마침내 최신 트렌드 패션인 ‘조거 팬츠’와 ‘아노락 후드’까지 출시했다. 화장품과 건강식품에 이어 감각적인 패션 의류까지 선보이면서 다이소 제품만으로도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다이소는 이달 중순부터 가을 시즌을 겨냥해 조거 팬츠와 아노락 후드 상의, 패딩 가방으로 구성된 ‘헬로 어텀 시리즈’를 출시한다. 다이소는 공식 SNS 채널에 해당 제품만으로 꾸민 모델의 티저 사진을 공개하면서 저렴하게 가을 옷을 장만하려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생활용품을 주로 취급하던 다이소는 최근 몇 년 사이 카테고리를 광범위하게 확대하고 있다. 이미 또 다른 K뷰티 채널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속옷에 이어 철마다 유행하는 스타일의 패션 의류도 선보이고 있다.다이소는 지난 겨울 기모 후드 티, 패딩 조끼, 레깅스 등을 출시했다. 이어 여름에는 쾌적함을 강조한 냉감 소재 티셔츠, 기능성 속옷 등을 내놓으면서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5000원 미만이라고 해서 저급품이 아니다. 스케처스, 르까프, 프로스펙스 등 유명 브랜드들이 다이소에 입점하면서 품질과 디자인까지 고루 챙겼다는 후문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우리는 전형적인 박리다매 구조”라며 “1원, 2원을 깎는 치열한 싸움을 하면서 제품력을 지닌 가성비 있는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다이소의 의류 매출도 급성장하고 있다. 다이소의 올해 상반기 의류 매출은 전년 대비 60% 신장했다. 다이소는 2024년 기준 연 매출 3조9689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판매 카테고리의 공격적인 확장으로 매출 4조 원 돌파가 유력시 된다. 다이소는 1997년 창립 이후 정찰제(500·1000·1500·2000·3000·5000원)를 유지 중이다. 그러나 업계 일부에서는 다이소가 가파르게 오른 물가를 반영해 현재 정찰제를 깨고, 5000원 이상의 비싼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다이소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창업주인 회장님께서 1000원 가격에 애착이 정말 많다. 다이소의 정체성과 의미를 잘 아시는 분”이라면서 “회장님이 계시는 한 다이소가 5000원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서지영 기자 2025.09.12 08:24
산업

'한국가면 편의점 투어가 진리'… 바나나 우유 먹고, 삼각 김밥 먹는 외국인 관광객들

“백화점? 레스토랑?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먹고 CJ올리브영과 다이소 가는 것이 더 좋아요.”한국계 미국인 이데레사(38) 씨는 최근 3년 만에 찾은 한국 여행에서 유명한 레스토랑이나 백화점을 가지 않았다. 끼니 중 일부는 숙소 인근에 있는 다양한 편의점에서, 다양한 종류의 삼각김밥과 각종 유제품으로 챙겼다. 일정에는 큰 규모의 다이소와 CJ올리브영 쇼핑 시간을 꼭 넣었다. 이 씨는 “평범한 한국인들이 평소 즐기는 패턴으로 여행을 즐기고 싶었다. 가성비는 물론 맛과 재미까지 아주 마음에 든다”며 엄지를 척 들었다.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소비 패턴이 확 달라졌다. 과거라면 유명한 한식 레스토랑 등을 찾고 뒤 비교적 유리한 환율로 샤넬 등 명품 쇼핑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찐’으로 평범한 한국인처럼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먹고, 다이소에 가서 쇼핑하는 분위기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올해 1~7월 미국·일본·중국·대만 등 4개국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소비 내역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한국 여행 쇼핑 필수 코스로 떠오른 올리브영(41%)과 편의점(29%), 다이소(18%)의 올해 외국인 관광객 카드 이용 건수가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업계는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전 세계적인 인기와 블랙핑크 등이 한국을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를 선보이면서 외국인들이 한국인의 문화에 관심을 더 가진 결과로 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덕분에 가장 화색이 돈 곳은 소비 침체로 고전한 편의점 업계다. 8일 편의점 4사 외국인 결제액 분석에 따르면 주요 결제 수단은 알리페이, 위챗페이, 유니온페이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1월~8월) GS25와 이마트24, CU는 외국인 결제액이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65.8%, 40%, 68.6% 늘어났다.편의점에서 파는 ‘라면’과 ‘바나나맛우유’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머스트템’으로 꼽힌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라면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 바나나우유는 커피와 섞어 먹는 SNS 릴스로 외국 젠지세대에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는 노 저을 준비에 바쁘다. GS25는 글로벌 한글게임북 야호와 협업해 아티스트의 최애 간식 등 다양한 정보를 담은 ‘K편의점 가이드북’을 배포했다. CU는 인공지능(AI) 기반 통역 서비스를 도입한다.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랜드마크 방문이 아니라 직접 한국인이 돼 한국인처럼 먹고 마시는 것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관련 마케팅과 서비스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서지영 기자 2025.09.09 07:41
산업

남성 모델로 꽉 채운 아모레 '쿠션 찍는 오빠들, 맨즈 뷰티가 뜬다'

“테토남, 에겐남 가리지 않고 다들 피부에 관심이 많지 않나요?”20대 남성 A씨는 자신을 가꾸는 데 진심이다. 단백질 셰이크를 마시고 근력 운동을 하지만 외출 땐 피부 커버 기능의 선크림과 촉촉한 립글로스를 잊지 않는다. 매주 일요일 밤에는 최근 유행하는 ‘PDRN’ 성분이 듬뿍 들어간 마스크팩을 붙인다. A씨는 스스로를 꾸미는 데 진심인 젠지 세대 남성 중 ‘평균 수준의 관리’를 한다고 자평한다. “저는 솔직히 별로 튀는 축에도 못 들어요. 제 친구 중에는 쿠션 팩트와 아이섀도를 하는 경우도 많아요. 개인 PT를 받은 뒤 피부과에 가서 리프팅 레이저도 맞고요.”남성 그루밍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 제품 시장은 2024년 613억 달러(약 85조원)로, 연평균 6.4%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국내 시장도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유로모니터 조사에서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640억원에서 지난해 1조1210억원 까지 외연을 넓혔다.이른바 꾸미는 남자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덕이다. 과거 남성이 메이크업을 하거나 기초 화장품을 챙겨 바르면 일단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다. 그러나 젠지 세대는 다르다. 실제로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의 조사에서 외모를 가꾼다고 응답한 19~39세의 남성 80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자기 관리를 할 때 운동 다음으로 피부과 에스테틱 등 ‘피부 관리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남성도 외모 경쟁력을 필수로 여기는 시대가 열렸다는 의미다.K뷰티 유통 공룡 CJ올리브영(올리브영)에서도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남성 회원 매출이 연평균 30% 늘었다. 과거에는 구매 상품군이 올인원 화장품과 면도 용품 등에 쏠려 있었지만, 최근에는 남성 색조·헤어 케어까지 카테고리가 확장됐다. 돈도 잘 쓴다. 올리브영이 지난해 자사 회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 10명 중 9명이 ‘깔끔한 인상을 위해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월평균 약 23만원을 자기 관리에 지출했고, 그중 31%는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등 뷰티에 지갑을 열었다.K뷰티 기업과 유통가는 이런 변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 ‘간판’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아모레)은 최근 주요 브랜드의 모델을 남성으로 싹 갈았다. 블랙핑크 제니를 오랜 기간 ‘뮤즈’로 삼았던 헤라는 스트레이 키즈의 필릭스를, 남성 브랜드 비레디는 새로운 앰버서더로 모델 겸 배우 주우재를, 한율은 가수 우즈를 모델로 발탁하면서 파격을 선택했다. 헤라와 한율이 남성을 전속 모델로 기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비단 아모레만이 아니다. 에이블씨엔씨 어퓨는 NCT 제노, 코리아나 화장품 앰플엔은 세븐틴 도겸을 얼굴로 내세우고 있다.글로벌 전역에 부는 K팝과 K뷰티 열기에 이어 남성 그루밍족의 폭발적 증가세가 만들어낸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남성 톱스타를 화장품 모델로 기용하는 것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전략”이라면서 “K팝의 글로벌 팬덤을 한국산 화장품 소비로 돌리고, 동시에 화장에 관심이 있는 남성 소비자들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통가도 바쁘게 움직인다. 올리브영은 지난 6월 서울 홍대입구에 100평 규모의 남성 특화 매장 홍대놀이터점을 선보이며 ‘맨즈 뷰티’ 시장을 정조준했다. 홍대놀이터점은 맨즈 트렌드를 비롯해 다양한 K뷰티를 체험할 수 있는 남성 특화 매장으로 꾸며졌다. 이 매장의 지난 7월 남성 고객 단가는 여성 고객보다 1.5배 컸다. 남성 매출 비중도 다른 매장 평균 대비 30% 높았다는 전언이다.다이소 역시 지난 5월 아모레의 남성 화장품 브랜드인 프렙 바이 비레디를 입점시켜 제품군을 강화했다. 2023년 애경산업의 남성 화장품 브랜드인 스니키에 이어 아모레까지 합세한 셈이다. 무신사는 맨즈 뷰티 유튜버 관하살과 협업해 바디 워시·미스트를 선보였다.업계 관계자는 “여성 화장품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지만, 남성 제품군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성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K팝의 글로벌 팬덤이 주요 구매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지금이 K뷰티 산업이 맨즈 뷰티를 향해 나가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서지영 기자 2025.09.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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