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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뜨뜨] 이거 진짜야? ‘기묘한 이야기’ 무대 뒤→‘내 딸이 사라졌다’

정주행을 부르는 OTT 작품들만 일간스포츠가 모아 모아 엄선했습니다. 나 홀로, 가족, 친구,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즐겨주세요. <편집자 주>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첫 번째 그림자-무대 뒤 이야기’ 글로벌 화제작 ‘기묘한 이야기’의 장대한 세계관은 어떻게 무대 위로 옮겨질 수 있었을까. ‘기묘한 이야기: 첫 번째 그림자-무대 뒤 이야기’는 영국 웨스트엔드 연극화 비하인드를 담아낸 다큐멘터리다.‘기묘한 이야기’는 80년대 미국 인디애나 주의 마을 호킨스를 배경으로 초능력과 다른 차원의 존재, 수상한 정부의 실험 등을 매력적으로 풀어낸 미스터리 SF물이다. 이를 토대로 지난 2023년 연극화된 ‘첫 번째 그림자’는 원작보다 앞선 시점을 다루는 프리퀄 격으로 오는 22일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마법 같은 디테일을 짚어준다. #디즈니플러스 ‘내 딸이 사라졌다’하루아침에 사라진 9살 딸을 찾기 위해 온 유럽을 뒤진다. ‘내 딸이 사라졌다’는 북유럽 범죄소설 작가 알렉스 달의 베스트셀러 소설 ‘플레이데이트’(Playdate)를 각색한 누아르 스릴러 시리즈다. 실종된 딸의 수색은 국제 공조 사이즈로 커지고, 숨겨진 오랜 비밀이 드러난다.봉준호 감독의 ‘미키17’에 출연한 배우 홀리데이 그레인저와 ‘스타워즈’ 시리즈 ‘안도르’의 데니스 코프, ‘클라우드’의 짐 스터게스가 출연한다. 2021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태양의 소녀들’ 등을 제작한 프랑스 영화 감독 에바 허슨이 연출을 맡았다. #넷플릭스 ‘i호스티지’전자기기 사러 왔다가 무장 괴한을 맞닥뜨렸는데 실화란다. ‘i호스티지’는 지난 2022년 발생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애플스토어 인질극을 모티브로 한 스릴러 영화다. 애플스토어 건물에서 무장 괴한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인질로 잡힌 한 불가리아 남성을 비롯해 범인과 초기 대응 대원의 시선을 교차하며 긴장감과 휴머니즘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네덜란드 인기 시리즈 ‘모크로 마피아’를 통해 아카데미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상을 수상한 바비 보어만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4.18 05:31
산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다큐 제작되나

신격호 고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나올까.고인의 장손녀인 장혜선 롯데재단 이사장은 지난 16일 가진 ‘2025 롯데재단 상전(象殿) 신격호展 : 그가 바라본 내일’의 간담회에서 신 명예회장의 기업 경영 정신과 애국을 담은 콘텐츠 제작을 언급했다.이날 장 이사장은 신 명예회장과 함께 일했던 롯데그룹 전 CEO들의 추억을 엮은 평전 ‘신격호의 꿈, 함께한 발자취: 롯데그룹 CEO들의 기록’와 관련한 토크쇼에서 “나라가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인데 할아버지(신격호 명예회장)의 정신을 살리고자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평전과 관련한 독서 평가전에 이어 확정되지 않았지만 TV쪽과 연결해 다큐를 만들까 생각중인데 좋은 파급력이 있을 것 같다”고 발언했다.이날 토크쇼에 참석한 유창호 한국후지필름 전 대표는 신 명예회장에 대한 추억과 경영 철학을 회고했다. 그는 롯데가 재계 5위에서 19위까지 하락한 현 상황에 안타까움을 전하며 “신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이 롯데를 다시 일으킬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 전 대표는 “롯데가 과거 의욕을 갖고 과감히 투자했던 것이 경기 침체와 중국의 화학 사업 확대 등과 겹치며 어려움에 빠지게 된 요인이 됐다”며 “신 명예회장이 늘 강조해온 현금 흐름 점검에 대한 경영 철학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직, 품질, 현장’ 등 원칙도 지금의 롯데 CEO들에게 좋은 지침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일침했다. 또 작금에 상황에 대해 “기업은 항상 부침이 있기 마련”이라며 “신(동빈) 회장이 현재 위기를 파악하고 충분한 조치를 취하고 있어서 다시 과거의 자리로 돌아갈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몰라서 생기는 것이지, 무엇인지 안다면 빠르냐 늦느냐의 차이일 뿐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며 롯데의 회복을 자신했다.김명수 전 롯데물산 대표는 “신 명예회장은 신축 호텔, 백화점 등 직접 현장에서의 확인과 경영을 중요시하는 분이었다”면서 “신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에 대한 DNA가 롯데에 장착돼 있다. 세계 경제가 어려움에 빠진 상황이라도 그 정신을 잘 이어받는다면 롯데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간담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무계원에서는 평전에 실린 삽화를 중심으로 한 특별전시가 오는 20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물들은 AI기반 출판업체 레페토AI와의 협력을 통해 CEO들의 기억 속 장면을 시각화한 삽화 16점이 더해져 생전 그가 강조했던 경영철학과 기업가 정신, 리더십 등을 재조명한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5.04.17 17:21
영화

비상식이 활개 치는 세상에 ‘어른 김장하’가 건네는 묵직한 울림 [정시우 SEEN]

이쯤이면 단순한 ‘인기’가 아니라 ‘현상’이다. 김장하 선생 이야기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선고를 한 문형배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김장하 장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생의 삶을 추적한 2022년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제작, MBC 경남)가 넷플릭스에서 역주행하고, 그의 삶을 다룬 책 ‘줬으면 그만이지’ 판매량이 치솟았다. 2021년 개봉했던 영화 버전도 극장 재상영에 들어갔다. 선생이 60년 가까이 운영하다 셔터를 내린 ‘남성당 한약방’은 진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탄핵을 이끈 헌법재판관의 스승이라는 이유만으론 이 열풍의 이유를 모두 설명하긴 힘들다. 우리의 마음을 건드리는 무언가가 선생에게 있다는 이야기다. 그 무언가는 무엇인가. 김장하 선생은 사천과 진주 일대에서 한약방을 운영하여 큰 돈을 벌었다. 그의 한약방 운영 전략은 ‘박리다매’였다. 이유는 하나. 그것이 ‘최대 다수’가 ‘최소 비용’으로 약을 지어갈 수 있는 방법이어서다. 그렇게 번 돈을 개인의 욕망을 위해 쓰지 않았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줬고, 사회·교육·문화·예술·인권 등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적극 후원했다. “아픈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벌었으니 허투루 쓸 수 없다”면서. 사재 약 110억 원을 들여 1984년 설립한 진주 명신고등학교 역시 1991년 국가에 헌납했다. 이때 그가 취한 유일한 행동은 하나. 명신고 서무과장으로 재직 중이던 동생에게 사표를 내도록 한 일이다. 평생 자가용 없이 뚜벅이로 살고 뒤축이 닳은 구두와 금성 에어콘을 수십 년간 쓴 김장하 선생도 선생이지만, 그런 그의 뜻에 평생을 동행한 가족들도 참 김장하답구나 싶다. 언론 인터뷰 거절은 물론 기부를 하고도 존재를 숨겨온 탓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생의 이러한 선행을 세상에 알린 게 바로 ‘어른 김장하’다. 자기 자랑이 될 법한 사안엔 입에 자물쇠를 채워버리는 선생의 성정으로 인해 제작진은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선생의 주변인들을 통해 김장하의 삶을 추적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것이 ‘어른 김장하’를 특별하게 했다. 방송 카메라를 기피하던 사람들이 “김장하 취재 중”이라는 이야기에 돌변해서 기다렸다는 듯이 선생의 미담을 털어놓는 것은 이 다큐의 ‘킥’ 중 하나. 역사의 미스터리로 남을 법한 숨은 이야기들이 하나둘 발굴될 때의 감동이 다큐 곳곳에 포진해있다. 선생의 70년 지기 친구는 김장하를 ‘무주상보시(無主相布施·줬다는 마음도 없이 베푸는 것)’에 비유한다. 실제로 선생은 그 어떤 보답도 바라지 않았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았다. 그의 인생을 다큐가 아닌 영화로 만들었다면 아마 평가가 후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너무 비현실적인 인물이라 주인공을 미화했다는 혐의를 받을 테니까. 돈이 탐욕을 부르는 세상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나누며 도덕적 삶을 견지해 온 선생의 삶은 누군가의 말마따나 “너무 신과 같으니까 부러워할 수조차 없는” 경탄을 부른다. 그러니까 앞서 말한 ‘그 무언가’는 김장하라는 사람 그 자체다. 인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 권력의 부정한 청탁을 거부한 사람. 어려운 학생들에게 디딤돌이 돼 준 사람. 세상의 차별과 맞서 온 사람. 외면받기 쉬운 외진 곳에 마음을 쓴 사람. 중앙보다 구석진 자리, 모서리 자리에 앉는 사람. 평범한 사람이 우리 사회를 지탱한다고 말한 사람. 평범함의 위대함을 믿은 사람. 이 개인의 퍼스널리티가 ‘어른 김장하’라는 다큐를 새로운 경지로 도약시키는 마법을 일으킨다. 인물 다큐이니 인물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건 당연하다고 느낄 수 있겠으나, 그것이 강력한 호소력과 감동을 안긴 데에는 김장하라는 인물이 지닌 퍼스널리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돈이라는 게 똥하고 똑같아서 모아놓으면 악취가 진동하는데, 밭에 골고루 뿌리면 좋은 거름이 된다”는 그의 말은 ‘김장하 키즈’들을 통해서도 비옥한 토양으로 피어나는 중이다. 비상식이 활개 치는 세상에서 ‘진짜 상식’이 지닌 힘의 위력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낮은 자리에서 남몰래 선행을 이어 온 김장하의 존재는 이 세상엔 김장하처럼 드러내지 않고 묵묵하게 자신의 방식으로 훌륭한 삶을 살아내는 어른들이 더 있으리란 희망도 품게 한다. 그리고 그 희망이 우리 사회를 조금 덜 후지게 한다. ‘어른 김장하’의 영어 제목은 ‘A man who heals the city’다. 이젠 바꿔야 할 것 같다. ‘A man who heals the nation’으로. 정시우 칼럼니스트 2025.04.17 06:00
영화

박찬욱·김성수 등 영화인, ‘서부지법 난동 취재’ 정윤석 감독 무죄 탄원

박찬욱, 김성수 감독 등 영화인들이 정유석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해 달라며 법원에 탄원서를 냈다.한국독립영화협회는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정윤석 감독의 무죄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모아 서부지법에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정 감독은 지난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취재하기 위해 현장에 들어갔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탄원서에는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김성수, 변영주, 장항준, 이명세, 신연식, 조현철 감독 등 영화인과 시민 총 2781명이 연명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부산국제영화제 등 영화단체 51곳도 참여했다.이들은 탄원서에서 “정 감독은 민주주의의 위기가 현실이 되는 순간을 현장에서 기록해야 한다는 윤리적 의지와 예술가로서의 책무감에 근거해 카메라를 들고 법원으로 향한 것”이라며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며 국회, 언론사 관계자들과 협력해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기소가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예술가를 범죄자로 낙인찍는 위험한 전례가 될 수 있다”며 “정 감독은 폭도를 찍은 자이지 폭도가 아니다. 진실을 남기기 위한 예술가의 행위가 범죄로 취급되지 않도록 정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요청한다”고 덧붙였다.한편 정윤석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논픽션 다이어리’를 통해 지존파 사건과 국가 형벌 체계를 조명하며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으며, 옴니버스 영화 ‘Jam Docu 강정’로 생태계와 공동체의 붕괴를 기록해 호평받았다. 또한 용산, 세월호, 이태원 참사에 이르기까지 지난 20년간 사회적 아픔을 남긴 역사적 사건들을 기록해 왔다.다음은 영화인 탄원서 전문“정윤석 감독의 무죄를 요구합니다”존경하는 재판장님께,우리 영화인 일동은 다큐멘터리 감독 정윤석에게 씌워진 특수건조물침입 혐의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 사건이 단순한 불법 침입이 아닌 기록의 윤리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중대한 사안임을 말씀드리고자 이 탄원서를 작성합니다.2025년 1월 19일, 정윤석 감독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카메라를 들고 진입했습니다. 검찰은 이를 두고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법원을 ‘난입’한 폭도들과 동조한 행위라 단정하고 기소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정윤석 감독은 그날 폭도를 찍은 자이지, 폭도가 아닙니다.정윤석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라는 형식을 통해 지난 20여 년간 한국 사회의 구조적 폭력과 집단적 망각을 성찰해온 예술가입니다. <논픽션 다이어리>에서는 지존파 사건과 국가 형벌 체계를 조명하며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고, 옴니버스 영화 <Jam Docu 강정>에 참여하여 생태계와 공동체의 붕괴를 기록했습니다. 그는 용산, 세월호, 이태원 참사에 이르기까지 가장 고통스럽고 잊혀지기 쉬운 사회적 순간들을 담담히 기록해온 ‘재난 이후’를 응시하는 작가입니다.사건 당일 역시, 정윤석 감독은 민주주의의 위기가 현실이 되는 순간을 현장에서 기록해야 한다는 윤리적 의지와 예술가로서의 책무감에 근거하여 카메라를 들고 법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는 당시 JTBC 취재진과 함께 폭력적 상황에 침묵하지 않고 현장을 취재했으며, 다큐멘터리 작업을 위한 영상 기록을 수행 중이었습니다. JTBC 취재진은 해당 영상으로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습니다. 반면 정윤석 감독은 기소되었습니다. 이 간극은 무엇을 의미합니까?예술가의 렌즈는 가해가 아닌 증언의 도구입니다. 당시 정윤석 감독은 불법 계엄 시도와 그에 따른 사회적 붕괴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이미 국회 및 언론사 관계자들과 협력하여 영상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수사 과정에서도 이러한 작업의도는 명확히 소명된 바 있습니다. 정 감독은 “현장의 폭력을 기록하는 일은 폭력에 가담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그 폭력을 멈추기 위한 가장 최소한의 저항”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우리는 이번 기소가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예술가를 범죄자로 낙인 찍는 위험한 전례가 될 수 있음을 우려합니다. 과거 블랙리스트 사태를 겪었던 우리 영화인들은 창작의 의도가 법적 판단의 고려 대상에서 배제될 때, 얼마나 많은 예술가가 침묵과 자기검열 속으로 내몰리는지를 직접 목격해왔습니다. 아무런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그저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예술가를 처벌한다면, 앞으로 누가 재난의 자리로, 사회적 기록의 가치를 지닌 현장으로 카메라를 들고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우리는 이 사건이 단순히 한 영화감독의 기소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이는 예술가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며,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보장될 수 있는가에 대한 중요한 시험입니다. 이번 판결이 예술의 자유와 공공의 책임 사이에서 균형 있는 기준을 세우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재판장님의 깊은 통찰로, 창작자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걷히고, 예술이 본래의 사회적 기능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정윤석 감독은 카메라를 든 예술가로서, 이 사회의 어둠과 마주하는 방식으로 일관된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번 사건은 그가 처음으로 사회적 충돌의 한복판에 선 것이 아닙니다. 그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 자리에서, 카메라를 들고 서 있었을 뿐입니다.재판장님께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시대를 기록하고 진실을 남기기 위한 예술가의 행위가 범죄로 취급되지 않도록, 정윤석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요청드립니다.2025년 4월 15일영화인 일동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4.16 17:28
스타

연예계도 강타 ‘지브리 프사’ 열풍…‘공백’ 파고든 AI 이미지 대중화[IS포커스]

스타들도 챗GPT 활용 지브리 이미지 생성 유행에 탑승하며 AI이미지 대중화에 첫발을 뗐다. 이 가운데 저작권 침해와 미비한 이용자 인식을 겨냥한 ‘AI의 역습’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OO) 브래드 라이트캡은 3일(현지시각) “챗GPT 이미지 출시 첫 주에 1억 300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7억 장 이상의 이미지를 생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오픈AI가 지난달 25일 GPT-4o 기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출시한 효과로 풀이된다. 기존과 달리 고도화된 이 기능은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원하는 스타일로 이미지를 생성하고 수정할 수 있다. 최근 챗GPT 이용자가 1시간에 100만 명이 이용하는 꼴로 집계되며 파급력을 방증했다.국내에서도 각종 애니메이션풍 AI사진 변환이 SNS와 메신저 프로필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타고 유행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챗GPT 국내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가 역대 최다치인 125만 2925명으로 집계될 정도다.가장 인기 있는 스타일은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스튜디오 지브리’ 풍이다. 채팅 한 줄에 ‘이웃집 토토로’나 ‘센과 치히로’ 같은 느낌의 사진을 간단히 얻을 수 있다. 전현무, 강재준, 박슬기, 한예슬, 윤종신을 비롯한 스타들이 자신의 SNS에 지브리풍 사진을 게시해 다양한 반응을 불러왔다. 그중에서도 가수 송지은의 남편인 유튜버 박위는 AI가 사진을 변환하며 자신이 탄 휠체어를 삭제한 것을 두고 “꼭 일어서서 다시 사진 찍기로 약속했습니다”라는 글을 적어 눈길을 끌었다. 그런가 하면 코미디언 김영희와 신기루는 실제 나이나 체격보다 더 과장되게 표현됐다며 ‘챗GPT 피해자’라고 호소했다. 신기루는 “기계도 나를 조롱하네”라고 자조했다.눈여겨볼 점은 이미지를 학습해 명령대로 도출하는 이 서비스에 윤리적·제도적 공백이 있다는 점이다. 일찍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지난 2016년 NHK 방영 특집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AI가 생성한 인간 형태의 괴물 이미지를 보며 “이걸 만든 사람은 고통을 전혀 모른다. 완전히 역겹다”면서 “이런 기술들은 나의 작품에 절대로 쓰지 않을 것이다. 이건 삶 자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이는 미야자키 감독이 실제로 신체장애를 지닌 친구의 움직임을 해당 이미지에서 연상해서 한 말이다. AI는 그 스스로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결과를 받아볼 사람의 반응도 고려하지 않은 채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생성한다는 점에 창작자로서 유감을 표한 셈이다.앞선 스타들 사례처럼 현실을 왜곡해 수정한 AI 이미지를 보고 누군가는 희망을 얻기도, 불쾌함을 느끼기도 하는 건 이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인식이 합의되지 않은, 윤리적 공백 상태를 방증한다. 이보다 현실적인 문제도 따른다. 지브리풍 이미지를 광고에 사용하는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국내외 법조계에선 IP(지적재산권) 침해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AP통신은 로펌 ‘프라이어 캐시먼’의 파트너 변호사인 조시 와이겐스버그의 말을 빌려 “AI모델이 훈련을 시킬 수 있도록 스튜디오 지브리의 라이선스나 승인을 받았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반면 일본 문화청은 지난해 3월 “작풍, 화풍 같은 아이디어가 유사할 뿐 기존 저작물과의 직접적인 유사성이 인정되지 않는 생성물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해 창작자에 불리하게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이번 AI모델 관련 스튜디오 지브리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국내 현행법상으론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지도 있다. 이철우 법률사무소 문화 대표 변호사는 “개인이 재미 삼아 프로필 사진에 활용하는 것은 문제 삼기 어렵지만 영리활동 차원에서 특정 화풍의 이미지를 거듭 활용할 경우 부정경쟁방지법상 타인 성과의 무단 도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콘텐츠 업계의 창작자들도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랜 시간 들여 연구하고 익힌 스타일을 무단으로 학습할 뿐더러 압도적으로 짧은 작업시간을 가진 AI가 일거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실질적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국내 대표 만화 ‘안녕 자두야’ 작가 이빈은 자신의 X 계정에 “사람들이 경쟁하듯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만들었다고 자랑하며 SNS에 올린다”며 “마음이 아프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논란이 불거진 후 GPT-4o 이미지 생성 모델에선 “지브리풍으로 바꿔줘”라는 단순 프롬프트는 콘텐츠 정책 위반 등 이유로 거부되고 있다. 그러나 명령어를 구체적으로 했을 땐 여전히 해당 스타일 이미지가 생성된다. AI 이미지 대중화 초읽기를 이룬 시점에서 오픈AI와 콘텐츠 업계 간 갈등은 뜨거워질 전망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4.09 05:40
문화

차인표♥신애라 부부, 또 선행… 복지 사각지대 살핀다 (‘동행’)

배우 차인표, 신애라 부부가 복지 사각지대를 살핀다.오는 5일 오후 6시 방송되는 KBS1 휴먼다큐멘터리 ‘동행’ 500회 특집에서는 차인표, 신애라 부부가 희망의 메신저로 출격해 사회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힘을 들여다본다.소외된 이웃과 아이들을 위한 기부와 봉사를 꾸준히 이어 온 두 사람은 특히 입양과 아동복지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국내외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입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직접 입양을 실천한 것은 물론, 다양한 기관을 통해 입양아와 미혼모 가정을 돕고 있다.꾸준히 기부와 봉사를 실천하며 연예계 대표 ‘기부 천사 부부’로 불리는 두 사람이 ‘동행’ 500회를 맞아 직접 사례 가정을 찾아간다. 이들이 만난 주인공은 조손가정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거북이 소년’ 민석이(만 12세)와 그의 할머니(만 75세). 경상북도 경주에 사는 민석이는 먹고, 씻고, 옷을 갈아입는 것 등 일상적인 행동이 남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밥을 먹는 데 한 시간, 씻는 데 한 시간 이상이 걸리지만, 민석이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고령의 할머니는 점점 건강이 나빠지고 있어 손자를 돌보기가 버거운 상황. 빠듯한 생활 속에서도 할머니는 민석이를 끝까지 지키고 싶다는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이들의 사연을 접한 차인표, 신애라 부부는 민석이네를 직접 방문해 따뜻한 하루를 선물한다. 두 사람은 기차를 좋아하는 민석이와 함께 길목에서 기차를 기다려주기도 하고, 민석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운동도 알려주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고. 또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뿐만 아니라, 직접 요리해 따뜻한 식사를 대접하고, 자동차 만드는 사람이 꿈인 민석이에게 맞춤 선물까지 전달하며 민석이의 꿈에 대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동행’ 제작진은 “그동안 방송을 준비하면서 만난 평범하지만, 또 한편으론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작은 관심과 손길이 모이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따뜻한 나눔과 연대의 의미를 전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한편 오는 5일 오후 6시 방송되는 KBS1 ‘동행’ 500회 특집에서는 ‘동행’을 통해 변화한 가정들의 근황도 소개된다. 지난 10년 동안 방송을 통해 후원을 받고, 많은 시청자들의 따뜻한 관심 속에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 가정들의 현재 모습을 만나보며, 사회적 관심이 한 가정의 미래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 다시 한번 되새겨볼 예정이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4.04 15:40
OTT

웨이브, 4월 신작 라인업 공개… 국내 최초 女·女 연프 ‘너의 연애’→‘챗 하츠투하츠’

웨이브가 먼슬리 웨이브 영상을 통해 4월 신작 라인업을 공개했다. 1일 웨이브는 오직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비롯해, 드라마, 예능, 해외시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을 선보여 풍성한 4월을 예고했다.◇ ‘너의 연애’ → ‘챗 하츠투하츠’… 오리지널 리얼리티와 웹 예능 찾아온다오는 25일 베일을 벗는 ‘너의 연애’는 웨이브 상반기 기대작이다. 웨이브 오리지널 히트작인 ‘남의 연애’를 만든 제작진이 새롭게 선보이는 국내 최초의 여자들의 연애 리얼리티 예능이다. ‘남의 연애’의 女-女 버전 ‘너의 연애’는 매력적인 다수의 여자 솔로 출연자들을 통해 진정성 있는 연애 리얼리티를 선보인다고 해 기대가 모아진다.SM엔터테인먼트가 4년만에 선보이는 걸그룹 ‘하츠투하츠’의 모든 것을 담은 예능 ‘챗 하츠투하츠’(AI 방식을 차용하여 ‘하츠투하츠’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팬맞춤형 리얼리티 예능이다. SM 입사 계기부터 연습생 스토리, 그리고 첫 예능에 이르기까지의 ‘하츠투하츠’의 모든 순간을 확인할 수 있다. 매주 수요일 1회씩 공개된다.‘용감한 형사들’의 첫 스핀오프인 ‘형, 수다’(‘형사들의 수다’ 줄임말)는 오는 4일 첫 공개를 앞두고 있다. ‘용감한 형사들’은 지난해 웨이브 시사교양 시청 시간 전체 2위를 차지할 만큼 이용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형 수다’는 ‘용감한 형사들’에서 다루지 못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현재 수사 중인 사건, 사고의 리얼한 후일담을 만날 수 있는 웹 예능으로 매주 금요일 1회씩 독점 선공개된다.웹툰 작가 겸 방송인이자 요리인인 김풍이 출연하는 ‘풍미로그’는 이색적인 미식사 다큐멘터리다. 감칠맛을 내는 대표적인 양념 ‘피시소스’의 유래와 전파부터 동서양 문화 교류의 비밀까지 파헤친다. 눈과 미각을 충족시키는 볼거리뿐만 아니라 피시소스를 통해 세계사를 들여다보는 인문학적 탐구도 동시에 담아낸다. 지난달 28일부터 스트리밍 중이다.◇ ‘바니와 오빠들’‧‘귀궁’, 달달한 로맨스 드라마 신작 라인업설레는 봄처럼 달달한 로맨스 장르의 드라마들도 웨이브를 가득 채운다. 노정의, 이채민, 조준영, 김현진, 홍민기가 출연하는 MBC ‘바니와 오빠들’이 오는 4일 출격을 앞두고 있다. ‘바니와 오빠들’은 흑역사로 남아버린 첫 연애 이후, 갑자기 다가온 매력적인 남자들과 엮이게 된 바니의 남친 찾기 로맨스 드라마다.육성재의 사극 데뷔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SBS ‘귀궁’은 오는 18일 첫 공개된다. 영매의 운명을 거부하는 무녀 여리와 여리의 첫사랑 윤갑의 몸에 갇힌 이무기 강철이가 왕가에 원한을 품은 팔척귀에 맞닥뜨리며 몸과 혼이 단단히 꼬여버리는 육신 쟁탈 판타지 로코 드라마다. 육성재, 김지연, 김지훈 등이 출연한다.◇ 풋살 전국 재패 도전 ‘뽈룬티어’ & 영국판 신세계 ‘갱스 오브 런던 시즌3’예능 및 해외 시리즈로는 ‘뽈룬티어’와 ‘갱스 오브 런던 시즌3’가 라인업을 채운다. 4월 5일 첫 방송되는 KBS2 ‘뽈룬티어’는 볼도 차고 기부도 하는 풋살 예능으로 지난 설 특집 프로그램으로 호평받은 뒤 이번에 정규 편성이 확정됐다. ‘대한민국 레전드 축구 스타’인 이영표, 현영민, 김영광, 조원희, 정대세, 백지훈, 전가을, 김동철의 풋살 도전기를 담는다. 28일 웨이브에서 독점 선공개되는 ‘갱스 오브 런던 시즌3’는 런던을 지배하려는 범죄 조직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국 드라마로, 이번 시즌에는 김홍선 영화감독이 아시아 감독 최초로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임주환, 신승환 배우가 출연해 반가움을 더한다.이외에도 유튜브 인기 웹 예능 박나래의 힐링 요리쇼 ‘나래식’과 명랑한 어른 최화정의 유튜브 채널인 ‘안녕하세요 최화정이에요’, 예능 대부 이경규의 ‘르크크 이경규’, 전현직 운동선수들의 토크쇼 ‘운동부 둘이 왔어요’가 오는 4일 공개돼 유쾌한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4.01 13:44
영화

조정래 감독 “민중가요 흐르는 ‘초혼’, 비상계엄 후 찍은 작품 아닙니다” [IS인터뷰]

“‘왜 시대에 짓눌린 것처럼 사명감 갖고 사니’라는 이야기도 들었죠. 그런데 저는 제가 겪거나 알고 있는, 그래서 만들고 싶은 걸 창작자로서 할 뿐입니다.”조정래 감독이 다시 시대를 이야기하러 돌아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조명한 ‘귀향’과 영조 10년 민중의 소리를 담은 ‘광대: 소리꾼’을 거쳐 그가 선보이는 새 영화 ‘초혼: 다시 부르는 노래’(이하 ‘초혼’)는 1992년, 삼형공업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한 파업 현장에서 연대했던 노래패 들꽃소리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다.개봉에 맞춰 서울 영등포구 CGV 여의도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난 조정래 감독은 “감개무량하다. 오랫동안 가슴에 담고 있던 영화이기 때문에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된다. 극장 상황이나 시국이 걱정되긴 하지만, 분명한 건 자랑스러운 작품”이라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5년 만의 신작이지만, 사실 조 감독 개인적으론 30년 동안 한땀 한땀 완성한 이야기다. 조 감독은 모교 선배인 1989년 의문사 당한 고(故) 이내창 열사의 묘역을 참배하면서 ‘영화 속에서 부활시켜 드리겠다’고 약속했다고 출발점을 떠올렸다.“민주화 운동을 하신 열사분들을 지금 생각하면 어린 청년들의 아까운 죽음이에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는 말이 있듯, 제게도 부채 의식이나 죄의식이 있었어요. 영화는 그 자체로 허구를 품은 매체니까, 열사들이 살아계셨더라면 어땠을지 제가 좋아하는 민중가요와 결합해 구상했습니다.” 또다시 역사적 흐름 속에서도 누군가는 불편 또는 무관심을 표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삼았다. 조 감독은 “미니 ‘귀향’이라고 불렀다”며 쉽지 않은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초혼’ 또한 ‘귀향’처럼 시민들의 펀딩으로 제작됐다며 조 감독은 “제작과 투자를 동시 병행하며 만든 기간만 2년”이라며 “큰 금액의 기관 투자가 들어오지 않다 보니 촬영과 캐스팅, 후원 상황을 전부 제 SNS에 기록하면서 홍보했다”고 회상했다.민중가요를 소재로 택한 건 “대중적으로 불리는 노래에는 혼과 정신이 담겼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평소 즐겨듣는 3~40곡 중 스토리 라인을 다듬으면서 ‘동지가’, ‘나의 친구야’, ‘그날이 오면’ 등 어울리는 11곡을 추렸으며, 영화를 위한 2곡의 신곡도 새로 담았다. 조 감독은 “‘광대: 소리꾼’을 비롯해 제 영화는 항상 음악영화라고 말씀하시는데 칭찬 같다”고 흐뭇해했다.“14년 걸린 ‘귀향’만큼은 아니지만, 민중가요나 노동운동 소재를 누가 재밌어하겠냐며 투자가 어렵긴 했어요. 그럼에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후원자분들이 모이고, 제작진과 배우진도 진정으로 다 같이 만드는 느낌이 들었어요. 감사할 따름이죠.” 비상업적이라는 시선에도 ‘혼’을 불러오는 건 창작자로서의 조 감독의 주요한 테마다. 조 감독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시대극을 찍어왔다. 과거의 이야기가 떠올라 쓰다 보면 결국 지금을 이야기하는 듯 되더라”며 “이번 작품 또한 제사처럼 기리는 느낌도 든다. 다만 현실을 이야기하면 다큐멘터리겠지만, 과거를 거쳐 다루면 영화가 된다”고 말했다. 오래 구상 중인 차기작 또한 일본 북해도 올로케이션이 필요할지도 모를 강제징용에 관한 이야기라고 귀띔했다.이번 작품 제목은 학생 열사와 노동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수많은 잊힌 영들을 소환하면서 민주주의의 초심을 기억하자는 반성을 담아 지었다고 한다. 실제로 고 이내창 열사과 이철규, 김귀정 열사, 그리고 금속노련 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다 작고한 고 김경호 위원장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도 등장한다. “고증이 정확하기보단 일종의 ‘리얼한 판타지’예요. 평범하게 생활했을 그분들이 어떻게 잘못된 시스템으로 인해 고통받게 되는지를 투영하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한 엔딩으로 나아갔습니다. 과거-현재-미래는 공존하면서 동시에 흘러가고 있단 감각으로 작업하는 편이에요.”노래가 울려 퍼지고 깃발이 흔들리는 시위 장면에 필연적으로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까지의 광장 풍경이 연상된다. 조 감독은 “혹자는 ‘일이 일어난 다음에 촬영 한거냐’고 묻기도 하시는데 그랬다면 또 결이 다른 영화가 나왔을 것”이라고 웃었다. 이어 “‘초혼’의 1차 편집을 마친 후 식사 자리에서 비상계엄 속보를 봤다. 후원자분들과 약속한 타임라인이 있기에 작업은 예정대로 이뤄져야 했는데 다행히 비상계엄이 해제됐다. 어떻게 보면 최선의 타이밍”이라고 말했다.“세대 상관없이 광장에 계신 분들이 작품 보시고 힐링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서간 선배들도 아파하면서 연대했으니 외로워하실 필요가 없다고요. 참 답답하고 어렵지만 다시 한번 민주주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3.25 06:05
PGA

KPGT, 2025 시즌 영상 콘텐츠 제작 용역 업체 공개 입찰 실시

한국프로골프투어(KPGT)가 24일부터 '2025 시즌 영상 콘텐츠 제작 용역 업체'를 선정하는 공개 입찰을 진행한다.주요 사업 내용은 KPGT 주관 투어의 생생한 현장을 담고 팬 친화력 강화를 위한 영상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이다. 제작 범위는 ▲선수 인터뷰, 훈련 모습, 경기 장면을 포함한 대회 현장 스케치 및 숏폼 콘텐츠 ▲선수가 참여하는 챌린지 또는 스킬스 콘셉트의 영상 시리즈물 ▲창립회원 및 원로회원이 출연하는 시즌 다큐멘터리 제작 ▲유소년 골프캠프, 주니어 대회 현장 스케치 ▲투어와 협회의 각종 기념행사 촬영 등이다.접수는 3월 24일부터 4월 4일 오후 5시까지이며 방문 및 우편 접수로만 가능하다. 평가는 1차 서류평가, 2차 제안사의 PT평가로 진행된다. 우선협상 대상자는 4월 7일 안내할 예정이며 2차 PT평가는 4월 9일이다. 최종 선정 업체는 4월 10일에 개별 통보할 계획이다.KPGA 공식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 코너에서 입찰공고와 제안요청서를 확인할 수 있다.윤승재 기자 2025.03.24 15:18
영화

‘그날이 오면’과 ‘다만세’가 같이 울리는 시대를 위하여..영화 ‘초혼’의 뒷이야기 [전형화의 직필]

어떤 영화인들 우여곡절 속에 만들어지지 않은 게 있겠냐만은 ‘초혼, 다시 부르는 노래’(이하 ‘초혼’)는 요즘 세상에선 보기 드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초혼’은 1992년 삼형공업 노동자들이 6개월째 임금이 체불되자 생존권을 위해 파업을 벌이는 현장에, 대학 노래패 들꽃소리 학생들이 함께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 우리의 얼이 담긴 소리와 장단을 담은 영화 ‘광대:소리꾼’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이 5년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초혼’ 역시 ‘귀향’ ‘광대:소리꾼’처럼 메이저 투자사의 투자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십시일반으로 만들어졌다. 알바하는 누군가가 영화 잘 만들어달라며 100만원을, 공장 노동자가 응원한다며 100만원을 보탰다. 이런 식으로 한푼 두푼 모아 만든 극영화다. 정치색이 짙은 다큐멘터리가 보통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지지만, 조정래 감독과 제작사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임성철 프로듀서는 ‘귀향’과 ‘광대:소리꾼’에 이어 ‘초혼’도 정치와는 무관한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만들었다.원래 ‘초혼’은 중앙대학교에서 촬영을 계획했다. 조정래 감독의 모교일 뿐더러 중앙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의문사로 세상을 떠난 이내창 열사의 모습을 영화에 담고자 했던 터라, 중앙대에서 촬영을 하려 여러가지 준비를 했다. 하지만 첫 촬영을 얼마 안 남기고 그간 행정적인 지원을 해줬던 중앙대에서 돌연 촬영이 불가하다고 연락했다. 그렇게 크랭크인이 늦어지게 됐지만,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었던 제작진은 전국 대학교에 문의를 넣었다. 방학 때 촬영을 해야 했기에, 마음이 급했지만 각 대학교들로부터 거절을 당하는 나날이었다. 그러다 누군가 ‘서울의 봄’을 한남대학교에서 찍었으니 그곳에 문의를 해보자고 아이디어를 냈다. 놀라울 만큼 쉽게 촬영 허가가 나왔다. 부랴부랴 한남대 인근에 짐을 푼 제작진은, 대학교 세트장을 만들어야 했으나 그럴 돈이 없었다. 촬영지가 대전으로 옮겨진 탓에 배우, 스태프 숙박비에 목돈이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광대:소리꾼’에 이어 ‘초혼’에도 출연한 김동완의 팬이라는 호텔 대표가 전폭적으로 할인을 해주면서, 숙박비가 크게 줄었다. 호텔 측은 한 여름 촬영이라 갈증에 허덕이던 스태프, 배우들에게 매일 아침 냉장고에 가득 채운 음료수를 마음껏 가지고 가도록 후원도 했다. 대학교 세트장은 한남대 측의 전폭적인 도움으로 만들어졌다. 마침 방학이라 빈 동아리방에 학교 비품으로 세트를 만드는 걸 허락했다. 시위하는 장면 촬영을 지켜보던 대학 교수들은 시위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며 직접 가르쳐줬고, 촬영이 끝나면 회식도 시켜줬다. 덕분에 매일 2000원짜리 김밥을 먹던 배우와 스태프들은, 그런 날들은 돈을 아껴 4000원짜리 김밥을 먹을 수 있었다. 노동자들의 도움도 컸다. 한남대 노동자들은 바리케이트를 가져다 쓰라며 선뜻 옮겨주고, 학교 비품을 내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영화 촬영을 도왔다. 놀라운 건, 영화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노동자들이 단역배우로 같이 출연했다는 점이다. 한국 노동운동사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영화 포스터에도 나란히 등장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노동자들의 모습에 남다른 감회를 느낄 것 같다. 양대 노총은 음으로 양으로 ‘초혼’ 제작을 도왔다.그렇다고 ‘초혼’이 정치적인 영화는 결코 아니다. 어쩌면 시대 착오적일 수 있는 영화인데, 지금이라는 시대가 이 영화와 맞닿아졌을 뿐이다.‘초혼’은 지금은 사라진, 아니 지금은 다른 형태로 되살아난 노학연대에 대한 이야기다. 노동자와 (대)학생의 연대. 그 시절 노동자 파업 현장에는 대학생 노래패에 대한 협조 요청이 많았고, 노조와 대학교 학생회와 노래패들이 연대해서 시위를 주도하곤 했다. 영화 속 광장에선 수많은 깃발이 나부끼고 다 함께 목 놓아 노래를 부른다. 누군가 앞에서 노래를 부르지만, 그 노래는 그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 그 광장에 있는 모두의 것이다. 누군가 깃발을 흔들지만 그 깃발은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 그 광장에 있는 모두의 것이다. 이 영화는 지금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지금의 이야기와 닮았다. 같이 나가서 노래 부르고 깃발을 휘두르는데 무슨 거창한 대의가 필요한가, 불의를 보고 나가서 외치는 데에. 무슨 거창한 대의가 필요한가, 일한 만큼 대가를 달라는 데에. ‘초혼’은 이런 이야기를 단순하고 우직하게 밀고 나간다. 그 탓에 서사에 균열도 있고, 노학간 이야기 비중도 갈리고, 노래로 세상을 구한다는 판타지가 가득하지만, 우직해서 오는 감동이 크다. 노래로 그날에 대한 꿈을 꾸게 만든다.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가는 꿈을. 영화에는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라는 ‘사계’부터,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라는 ‘임을 위한 행진곡’, “그 날이 오면, 내 형제 그리운 얼굴들, 그 아픈 추억도//헛된 꿈이 아니었으리”라는 ‘그날이 오면’까지 11곡의 민중가요가 담겼다. 영화의 배경인 1992년 이후에 나온 노래들도 있으나, 고증이 무슨 상관이랴. ‘다만세’가 광장에서 울려 퍼지고, 양대 노총의 깃발과 ‘불꽃남자 정대만’ 깃발이 같이 나부끼며, 응원봉이 빛을 발하는 시대가 왔는데. 영화 속 판타지와 현실은 그렇게 조우한다. 덧말. ‘초혼’에는 지금과 달라 아쉽고 뜻깊은 장면이 등장한다. 클라이맥스에서 노동자들이 대형 태극기를 휘두른다. 그랬다. 태극기는 독립운동과 4.19와 5.18, 6.10과 2002년 월드컵 때 같이 나부꼈다. 우리의 가장 소중한 깃발이 태극기라는 걸 이 영화는 새삼 일깨운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5.03.2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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