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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어디] 마지막 하얀 겨울…쌀찐빵과 눈꽃마을 품은 강원도에서
낮 기온이 올라가고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겨울이 물러가려는 듯 기세를 감춘다. 어쩌면 이달이 겨울 여행의 끝자락이 될 수도 있겠다는 마음에 아직 하얀 눈이 덮여있을 법한 곳을 떠올린다. 강원도다. PLAY : 대관령에서 타는 눈썰매 딱 이번 달까지다. 황병산 고원지대에 자리 잡은 대관령 눈꽃마을에서 탈 수 있는 봅슬레이 눈썰매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겨울 시작부터 마을에서는 1407m 황병산 자락의 경사면을 깎아 눈썰매장을 만든다. 눈이 내리지 않는다면 인공설을 뿌리는데, 그 높이가 무려 4m다. 이후 겨우내 눈이 내려 쌓이고 단단해지면 완벽한 눈썰매장이 된다. 대관령 눈꽃마을 눈썰매장은 어른들이 즐기기에도 좋다. 봅슬레이 트랙처럼 코스가 급하게 곡선을 이루기에 스릴이 두배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봅슬레이 트랙을 만드는 전문가가 매일 눈썰매장 코스를 손본다"고 말했다. 아이가 즐길 수 있는 유아용 라인도 있으니 가족이 함께 가도 문제는 없다. 튜브 썰매를 타고 내려가는데, 속도감에 제법 놀랄 수도 있다. 곡선을 크게 그리는 부분에서는 속도가 너무 붙어 튕겨 나가지 않도록 손잡이를 꼭 잡아야 할 정도다. 대관령에 갔다면 대표 볼거리는 또 있다. 바로 하늘목장, 삼양목장, 양떼목장 등 대관령 3대 목장이다. 이 중 하늘목장은 1974년부터 만들기 시작해 옛 목장의 흔적과 목가적인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트랙터마차 타기, 승마, 건초 주기 등을 체험 활동으로 진행한다. 트랙터마차는 견인력이 강한 트랙터에 32인승 대형 마차를 더해, 3km에 이르는 길을 20여 분 동안 올라서 해발 1000m를 훌쩍 넘긴다. 트랙터마차의 출발점인 중앙역 뒤쪽으로 하늘 승마장이 있다. 대관령에서 유일하게 승마 체험을 하는 곳이다. 인솔자가 말을 끌고 트랙을 한 바퀴 도는 코스라서 안전은 걱정 없다. 이 밖에도 양과 염소에게 건초 주기는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2000원어치 건초를 사서 양과 염소에게 먹이고 슬며시 만져보며 교감한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STAY : 발왕산 기운 받으러 용평리조트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모나파크 용평리조트는 마지막 겨울 스키를 타러 가기 좋고, 가족 여행을 즐기는 힐링·웰니스 여행지로도 으뜸이다. 모나파크 용평리조트는 스키장이 있는 대한민국 최초 리조트이자, 대관령의 자연을 자랑하는 리조트로 꼽힌다. 동계스포츠 경기를 개최할 만큼 월드 클래스 슬로프를 보유하고 있어 매년 스키어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또 콘도에 국한되지 않고 호텔, 호스텔 등 다양한 객실 타입을 보유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최근 '모나파크'라는 이름으로 의미를 확장하며, 어머니의 품과 같은 대자연에 안겨 누구나 행복과 휴식을 누리고 발왕산의 기운을 받으며 소원을 이뤄가는 공간으로 리조트를 꾸려가고 있다. 특히 발왕산 기운을 받으러 능선 따라 1458m에 달하는 정상까지 올라가는 발왕산 관광 케이블카가 인기 코스다. 편도 3.7km로 20여 분 동안 산등성이를 굽이굽이 넘는다. 케이블카 종점인 드래곤캐슬에는 '발왕산 기 스카이워크'도 맞닿아 있다. 발왕산 정상에 위치해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세운 스카이워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맑은 날이면 이곳에서는 동해와 백두대간의 웅장한 능선은 물론, 일출과 일몰까지 볼 수도 있어 볼거리도 가득하다. EAT : 원주 들러 겨울이 따뜻해지는 '쌀찐빵' 대관령의 겨울을 즐기고 돌아가는 길에 원주에 들러 꼭 사가야 할 것이 있다. 찐빵이다. 겨울철 대표 간식이라고 하면 따끈한 호빵이 먼저 생각나지만, 사실 호빵의 원조는 찐빵이다. 밀가루 반죽에 팥소를 넣고 쪄서 먹는 찐빵은 오래전부터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간식으로 통했다. 이에 한 제과 회사에서 찐빵을 상품화한 게 바로 호빵이다. 사실 호빵보다 먼저 찐빵으로 전국에 이름을 알린 곳들이 강원도 횡성의 '안흥찐빵'과 원주의 '황둔찐빵'이었다. 특히 후발 주자인 황둔찐빵은 반죽을 쌀가루로 만들어 차별화를 뒀다. 또 백련초와 호박, 파프리카 등을 넣어 여러 가지 색을 내고 팥과 함께 고구마로 소를 만들거나 팥소 대신 채소를 넣는 등 다양한 쌀찐빵을 선보이면서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게다가 쌀찐빵을 개발한 황둔삼송마을에 가면 쌀찐빵 만들기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쌀찐빵 만들기 체험은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교육으로 시작한다. 교육을 마친 후에야 마을에서 키운 농산물로 만든 반죽과 팥소를 가지고 찐빵을 빚는다. 여러 가지 모양으로 빚은 찐빵은 숙성실로 향한다. 발효 과정을 거쳐야 폭신폭신 부드러운 찐빵이 되기 때문이다. 숙성은 한 시간쯤 걸리는데, 기다리는 동안 지역 농산물로 만든 식사를 하거나 마을 산책을 하고 나면 금세 빵을 다시 만날 수 있다. 숙성된 찐빵은 커다란 찜통에 넣고 10~15분 찐 다음 2~3분 뜸을 들이면 김이 모락모락 뿜어내며 눈앞에 나타난다. 호호 불어가며 뜨거운 찐빵을 하나 입에 넣고, 나머지는 가져가면 된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2.09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