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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공개매수 통한 '지분 확보·외연 확대 물결' 과연 효과는?

한화그룹에서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확보의 물결이 거세다. 외연 확대는 물론이고 후계자들의 경영 승계를 통한 상속세 절약과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공개매수를 통해 450억원 규모의 한화갤러리아 주식 2816만여주를 사들이면서 보유 지분을 16.85%까지 끌어올렸다.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20일 동안 1600원에 주식 3400만주 공개매수를 진행한 결과 2816만4783주(82.84%)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1대 주주는 36.31%를 보유한 한화이고, 김 부사장이 2대 주주, 1.39% 보유한 한화솔루션이 3대 주주이다.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와 함께 책임 경영에 대한 주요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책임 경영을 실천하는 동시에 새 성장동력 발굴로 회사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한화는 지난 12일에는 싱가포르 부유식 해양 설비 전문 제조업체인 '다이나맥 홀딩스'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싱가포르 상장사인 다이나맥 홀딩스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싱가포르 현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매수를 진행할 예정이다.두 회사는 이번 매수에 약 6000억원(지분 100% 확보 시)을 투자할 계획으로, 매수가는 1주당 0.6싱가포르 달러(약 616원)로 설정했다. 두 회사는 지난 5월까지 이미 1158억원을 투자해 다이나맥 지분 25.4%를 확보했다.한화가 공개 매수에 성공하려면 다이나맥 주식을 50%보다 많이 확보해야 한다. 싱가포르 경쟁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다이나맥은 지난 1990년 설립된 해양플랜트 상부 구조물 전문회사로, 싱가포르 현지에 생산거점 2곳을 보유하고 있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등 해상 설비 핵심 제품들의 건조 능력을 갖췄다.한화오션은 이번 지분 매수로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해양 사업 분야 생산 기지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해양플랜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 승계에 대한 토대도 다지고 있다. 지난 7월 한화에너지의 ㈜한화 보통주식 공개매수 작업을 통해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공개매수를 통해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5.2%를 추가로 확보했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9.7%에서 14.9%로 올라갔다. 이로 인해 한화그룹은 앞으로 한화 삼형제 → 한화에너지 → ㈜한화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할 전망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2017년 한화S&C가 물적 분할해 탄생한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2021년 흡수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고,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각각 지분율 25%를 갖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화그룹의 영토 확장이 부각되고 있다. 올해 5~7월 3개월 동안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회사 변동 현황을 보면 한화의 계열사 수가 대기업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한화는 8개 계열사가 신규 편입되면서 108개에서 116개로 늘어났다. 한화는 전체 계열사 수가 10대 그룹 중 SK그룹(219개) 다음으로 계열사가 많다. 한화는 최근 2년 사이 성장세가 가장 돋보인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공정자산이 80조3880억원이었다. 2023년 계열사 수가 96개로 늘어났고, 공정자산도 83조28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2024년 계열사 수와 공정자산이 처음으로 각각 100개, 100조원을 넘어섰다. 한화는 재계 5위 진입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동안 한화는 굵직한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재계 순위를 끌어올린 바 있다. 2015년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인수 빅딜을 통해 재계 8위까지 도약했다. 그리고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로 재계 5위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화 관계자는 “우주항공, 방산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재편 작업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공개매수는 오너가의 경우 상속세를 아끼며 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배당금액까지 늘려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고, 주주가치 제고에도 도움을 준다”며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뉴 한화’ 기조에서 공개매수를 통한 영토 확장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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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움츠리는 데 몸집 불리고 지분 늘리는 한화 김동관

한화그룹이 공격적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후계자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지휘 아래 우주항공, 방산, 그린에너지 등으로 보폭을 넓히면서 ‘뉴 한화’의 기틀을 잡아나가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급성장하고 있는 한화는 이제 재계 톱5 진입을 겨냥하고 있다. 계열사 증가 최다, 해외법인 최대 규모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도 한화그룹의 영토 확장이 부각되고 있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회사 변동 현황을 보면 한화의 계열사 수가 5~7월 3개월 동안 가장 많이 증가했다. 한화는 8개 계열사가 신규 편입되면서 108개에서 116개로 늘어났다.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사업역량 확대가 두드러졌다. 한화는 10대 그룹 중 SK그룹(219개) 다음으로 계열사가 많다. 사업 재편 작업을 하고 있는 SK그룹은 지난 3개월 동안 계열사 수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그룹 리밸런싱이 진행 중이라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가진 계열사의 흡수합병이 마무리되면 계열사 수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한화는 10대 그룹 중 최근 2년 사이 성장세가 가장 돋보인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공정자산이 80조3880억원이었다. 2023년 계열사 수가 96개로 늘어났고, 공정자산도 83조28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2024년 계열사 수와 공정자산이 처음으로 각각 100개, 1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공정자산이 112조2463억원으로 집계돼 6위 롯데그룹(129조8290억원), 5위 포스코그룹(136조9650억원)과의 격차가 대폭 줄였다. 포스코와 롯데의 계열사 수는 각각 49개, 96개에 머물고 있다. 한화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법인 수가 10대 그룹 중 가장 많다. 한국CXO연구소의 집계에 따르면 한화의 해외법인은 824개로 조사됐다. SK와 삼성이 각각 638개, 563개로 그 뒤를 잇고 있다. 2021년까지 국내 대기업 중 삼성의 해외법인 가장 많았지만 한화가 2022년부터 최다 해외법인 타이틀을 가져왔고, 3년 연속으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한화그룹은 한화솔루션 등이 영위하는 태양광 사업으로 인해 여러 국가에 관련 법인을 세운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한화는 재계 5위 진입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동안 한화는 굵직한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재계 순위를 끌어올린 바 있다. 2015년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인수 빅딜을 통해 재계 8위까지 도약했다. 그리고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로 재계 5위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화 관계자는 “우주항공, 방산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재편 작업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대기업들이 대체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한화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계열사 분리가 이뤄지면 아무래도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경영 승계 마무리, ‘뉴 한화’ 기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경영 승계를 위한 토대도 다지고 있다. 지난달 한화에너지의 ㈜한화 보통주식 공개매수 작업을 통해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지난달 공개매수를 통해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5.2%를 추가로 확보했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9.7%에서 14.9%로 올라갔다. 이로 인해 한화그룹은 앞으로 한화 삼형제 → 한화에너지 → ㈜한화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할 전망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2017년 한화S&C가 물적 분할해 탄생한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2021년 흡수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고,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각각 지분율 25%를 갖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그룹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투명성 제고, 한화에너지 및 ㈜한화 간 사업 시너지 향상을 위한 유의미한 수량을 매수했다”고 자평했다.김동관 부회장은 크게 우주항공, 방산, 그린에너지 세 축을 그룹의 미래 방향성으로 정하며 ‘뉴 한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해당 분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사업 개편을 단행했고, 수직 계열화를 통해 더욱 역량을 키운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하는 K방산, K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김 부회장은 "K방산처럼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대한민국 자체 기술 확보와 독자적인 밸류체인 구축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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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멀어지는 재계 5위, 깊어지는 고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정자산 기준으로 6위 롯데그룹과 5위 포스코그룹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화학·유통 등의 주축 사업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지 못해 ‘재계 톱5’ 재진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벌어지는 격차, 이차전지 후발주자 핸디캡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경기 침체 장기화와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해 확장성 측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화학과 유통 부문에서 외형 확대가 줄어들면서 주춤한 모양새다. 이달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현황에서 롯데는 포스코에 이어 6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포스코에 내줬던 5위 탈환을 노렸지만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졌다. 롯데의 공정자산 총액은 129조8290억원으로 2023년 대비 1720억원 증가에 머물렀다. 계열사 수는 98개에서 96개로 줄었다. 반면 포스코의 공정자산은 132조660억에서 136조9650억원으로 5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계열사가 47개로 5곳 증가하면서 외형도 커졌다. 2023년 롯데와 포스코의 공정자산 격차는 2조4000억원 정도였으나 올해는 7조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재계 톱5 그룹과 비교했을 때 롯데의 성장 정체가 부각되고 있다. 다른 그룹들이 조단위의 외형 성장을 보이는 동안 롯데는 1000억원대 성장에 머물렀다. 되려 재계 7위 한화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인수 등을 마무리하면서 공정자산이 30조원 이상 불어났다. K-방산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한화는 롯데와 격차를 17조원대로 좁히며 ‘톱5 진입’을 겨냥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끊임없는 혁신을 요구하며 계열사의 수장 교체를 반복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핵심 사업군인 화학 부문의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업황 침체로 여의치 않다. 화학군 주축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 1353억원을 기록했다. 2개 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는 등 ‘중국발 위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차전지 후발주자인 롯데는 2023년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공정자산이 8조원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눈에 띄는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지 못해 정체기를 걷고 있다. 롯데건설 지원 등으로 그룹의 현금 유동성이 경색된 상황이라 일진머티리얼즈와 같은 빅딜도 당분간 힘들 전망이다.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자 롯데케미칼은 포트폴리오 전환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는 이달 “기초화학·첨단소재·정밀화학·전지소재·수소에너지 5개 사업으로 재편하고, 포트폴리오 별로 전략방향을 재정립해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신사업 담당 신유열 부담감 커져 유통 분야에서도 롯데는 경쟁사 대비 고전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에 매출은 3조5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백화점은 1분기 매출이 8156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903억원으로 31.7%나 감소했다.반면 롯데백화점의 경쟁사들은 호조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매출 신장과 동시에 영업이익도 개선됐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각 3.1%, 8.3% 영업이익 증가로 롯데와 대조된 모습을 보였다. 롯데 관계자는 “5월 가정의 달에 황금연휴가 즐비해 기대감이 컸다”며 “하지만 어린이날, 대체공휴일, 석가탄신일 등 ‘매출데이’에 비가 오는 등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안타까워 했다. 정체기 속 롯데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담당하는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의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신유열 전무는 향후 미래 성장 동력 면에서 성과를 내야 승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미래 먹거리의 큰 축인 바이오 사업 확대 과제를 안은 그는 지난 3월 미국 시라큐스대와 산학협력 교육 프로그램 공동개발 협약 체결식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롯데바이로직스가 지난 3월 착공에 들어간 인천 송도의 바이오 플랜트도 중대한 공사다. 2030년까지 3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상반기에 예정된 1공장 착공식에는 신동빈 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톱5는 상징적으로 의미가 있는 숫자다. 포스코는 미래 소재기업으로 전환하면서 확장성이 주목받고 있다"며 "반면 롯데가 톱5에 재진입하기 위해서 미래 성장 동력을 책임지고 있는 신유열 전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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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압박 받고 있는 한진 조원태...대한항공의 미래는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3년간 사력을 다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성패가 곧 결정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오는 10월 초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추석 연휴 직후 발표되는 심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 6월 양사 합병과 관련해 미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무엇을 포기하든 반드시 성사시킬 것”이라며 “현재 양사 합병에 100% 올인하고 있다”고 비장함을 드러냈다. 그런데도 EU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EU는 대한항공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지난 8월 예정된 심사 종료 기한을 10월 초로 미룬 바 있다. 벌써 두 차례나 결과 발표를 연기하는 등 심사숙고하고 있는 형국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럽의 독점노선 점유율을 낮추기 위해 슬롯 조정과 화물 노선 분배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며 “EU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U의 심사 결과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기업결합과 관련해 승인이 필요한 14개국 중 11개국의 승낙을 받아낸 가운데 EU, 미국, 일본 경쟁 당국의 결정만 남겨놓고 있다. 남은 3개국 중 한 곳이라도 승인을 받지 못하면 합병은 무산된다. EU 경쟁당국의 요구가 지나칠 정도로 부담스러워 승인 불발의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럽과 미국의 시장 점유율이 특히나 높은데 두 곳에서 합병 승인에 난항을 겪고 있다.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의 노선은 점유율 60%를 상회하고 있다. 특히 EU에서 화물 노선 분배와 관련해 독점적 점유율을 낮추는 방안의 요구하고 있는데 만약 이를 수용할 경우 대한항공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합병에 대한 득보다 실이 많을 수도 있다는 부정적 견해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화물노선의 경우 정말 알짜배기 영역이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양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미국, 유럽, 일본은 더 많은 경쟁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부정적 기류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주도했던 산업은행도 ‘플랜B’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합병 불발에 대비한 다른 대비책을 세운다는 의미다. ‘플랜B’에서는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최근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다른 빅딜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EU 경쟁당국과 산업은행으로부터 이중 압박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한진칼의 우호 지분을 지닌 산업은행이 빅딜 불발로 등을 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동참하면서 한진칼 지분 10.58%를 갖고 있다. 한진칼은 조원태와 특별관계자 보유 지분을 29.44%로 공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산업은행의 지분이 포함됐다. 만약 산업은행이 ‘B플랜’과 함께 한진칼 지분을 처분한다면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5.78%에 불과하다. 조현민 한진 사장과 어머니 이명희의 지분은 각 5.73%다. 지난해 대한항공 일가와 경영권 싸움을 벌였던 반도그룹이 한진칼지분 16.88%를 처분하면서 분쟁이 종식된 바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어느 세력에 지분을 넘기느냐에 따라서 다시 불씨가 타오를 수 있다. 호반건설이 ‘단순한 투자 목적’으로 11.60%의 한진칼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또 대한항공의 우호지분이기 하지만 델타항공이 14.90%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만약 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을 불허한다면 ‘제2의 현대-대우조선해양’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당시 산업은행은 HD현대와 대우의 조선업 ‘빅딜’을 추진했지만 EU 당국의 태클로 무산됐고, 결국 플랜B로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이라는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한진칼 지분 처분 계획을 포함해 무산 시 '플랜B'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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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에도 성장세 LG·한화 그룹 시총, 2023년에도 기세 잇나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폭락장에도 LG와 한화의 그룹 시총은 증가세를 보이며 새해에도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룹 시총은 그룹의 성장성의 바로미터로 꼽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1일 그룹별 시총 추이를 집계한 결과 LG그룹은 2021년 연말 4위에서 2022년 2위로 껑충 뛰었다. 4년 만에 증시가 약세로 돌아간 가운데 한화그룹도 시총이 증가하며 그룹 시총 10위 안으로 들어왔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의 야심작이었던 LG에너지솔루션 효과가 대단했다. 지난해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101조9000억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코스피 시총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구광모 회장의 측근 권영수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성공적으로 상장했고, LG그룹의 전체 시총은 2021년 131조6000억원에서 2022년 말 203조4000억원으로 커졌다. 한화그룹은 그동안 시총 정체기를 겪다가 지난해 12위에서 10위로 도약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태양광 대장주' 한화솔루션은 1년 새 주가가 21.13% 오르며 시총이 6조8000억원에서 8조2000억원으로 늘어났다. 한화그룹의 미래 사업을 대표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주가가 53.33% 급등했다. 방산·항공우주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시총이 2조4000억원에서 3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한화의 그룹 시총은 20조226억원까지 늘어났다. 경기 침체 ‘R의 공포’ 속에서도 LG와 한화의 선전은 미래 먹거리가 부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LG는 ‘제2의 반도체’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분야에서 한때 세계 1위에 오르는 등 빼어난 경쟁력을 보이고 있어 2023년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뿐 아니라 LG는 성장성이 높은 분야인 배터리 소재와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는 LG화학도 시선을 끌고 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분리에도 양극재 등에서 적극적인 해외 투자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LG이노텍과 LG전자는 애플의 아이폰과 ‘애플카’ 이슈 등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화는 후계자 김동관 부회장이 키를 잡은 태양광, 방산·항공우주의 성장성이 관심을 끈다. 국내 태양광 업체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화솔루션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등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에서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면 방산 분야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전망이다. 또 한화는 흩어졌던 방산 3사를 통합하는 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역량을 집중시키며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의 발사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국내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1.02 06:57
산업

실사 마친 한화, '노조 리스크' 잠재우고 돌고 돌아 대우조선 품는다

한화그룹이 14년 전과는 달리 ‘노조 리스크’를 잠재우고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정밀실사를 마무리 한 한화는 이제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정밀실사를 마친 한화가 12월 중 본계약을 할 예정이다. 한화는 정인섭 한화에너지 사장 등이 지난 16일 대우조선의 핵심 생산시설인 경남 거제 옥포조선서의 첫 현장 실사를 마쳤고, 28일 정밀실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우선 인수 대상자로 선정돼 대우조선 노조의 반발로 정밀실사를 하지 못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한화는 대우조선이 자랑하는 기술이 함축된 액화천연가스(LNG)선 건조 과정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등 본계약 체결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대우조선 실사를 마치고 다음 인수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노조의 움직임도 14년 전과는 달라져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가 지난 9월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49.3%)을 인수하는 내용의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할 때만 해도 ‘노조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동안 인수합병을 반대한 대우조선 노조는 한화뿐 아니라 2018년 호반건설, 2019년 현대중공업의 인수 추진 때도 목소리를 내며 매각 과정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누적 적자가 7조원에 이르는 등 좀처럼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자 대우조선의 강경노조도 다소 누그러졌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대우조선 노조도 무조건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못하는 형국이다. 노조원들도 이번이 매각의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도 노조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정인섭 한화그룹 대우조선 인수단 총괄은 지난 11월 15일 노조를 방문하면서 소통에 나섰다. 대우조선 노조와 한화 인수단은 인수합병과 관련해 90여분 대화를 나눴다. 대우조선 노조는 “한화그룹이 당사자 참여 보장, 고용보장, 단체협약 승계를 확약했고, 나머지 요구안은 본계약 체결 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자는 등 진정성을 보였다"며 “대우조선 미래와 회사 영속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변곡점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대우조선의 전체 직원은 9700여명이고, 이중 절반인 4800여명이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 소속 노조원이다. 한화로서는 전 직원 중 노조원이 절반을 차지하는 금속노조 사업장을 처음으로 상대하기 때문에 노사관계의 첫 단추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순조로운 인수합병 과정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방위산업 기업으로 변모를 꾀하며 한화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결합 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내에 인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01 07:00
산업

잠잠하던 한화, 3형제 승계구도 뚜렷해지자 매출도 '쑥'

잠잠하던 한화그룹이 신사업 확대와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형제가 주도적으로 핵심사업을 이끌면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창립 70주년을 맞은 한화는 ‘매출 100조원’ 꿈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지주사 한화 매출 첫 60조 돌파 유력 1일 지주사 한화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 16조8377억원, 영업이익 917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 25.5%, 59.98% 증가한 수치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45조1756억원, 영업이익 2조2980억원, 순이익 2조580억원이다. 사업이 호조세라 4분기까지 더해지면 사상 처음으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매출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한화솔루션도 태양광 모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에 매출 3조3657억원, 영업이익 348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 30.4%, 95.3%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특히 영업이익은 2분기 2777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도 9조72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조7621억원보다 25.3% 증가했다. 특히 그동안 적자로 고전했던 신재생 에너지 부문의 개선이 돋보인다. 신재생 에너지(큐셀 부문)는 원재료비 상승과 물류비 부담으로 올해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2분기 소폭 흑자 전환했고, 3분기에는 197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태양광 모듈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둘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맡고 있는 금융 부문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한화생명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24% 증가한 10조158억원, 영업이익은 13.86% 증가한 2849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승연 회장은 ‘2023년 매출 100조원’이라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지주사 한화에 한화에너지 등을 더한 한화그룹의 지난해 매출(공정거래위원회 산출)은 61조13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지주사 한화의 매출로만 60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너지 등을 더하면 매출 규모가 7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매출 12조원이 추가되는 등 100조원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2015년 삼성과의 석유화학 부문 ‘빅딜’ 이후 정체를 보였던 매출이 올해를 기준으로 다시 점프할 가능성이 크다. 김승연 회장은 70주년 기념사를 통해 “어제의 한화를 경계하고 늘 새로워져야 한다. 필요하다면 지금까지의 성공 방정식을 허물어서라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자”라며 지속적인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동관·동원·동선 굵직한 M&A 성사 경영 전면에 나선 3형제들은 굵직한 M&A를 통해 사업 확대 및 재편에 나서고 있다. 먼저 첫째 김동관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를 진행 중인 한화그룹은 내년 상반기 내에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지난 9월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을 인수하는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태양광뿐 아니라 누리호 성공으로 주목받았던 우주항공 분야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사업구조 재편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되는 방산 사업도 김 부회장이 조타수 역할을 하고 있다. 둘째 김동원 부사장은 1일 법인보험대리점(GA)인 피플라이프 인수를 발표하며 금융업 확대에 나섰다. 한화생명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 2003년 설립돼 연간 2031억원의 매출을 올린 업계 6위의 피플라이프를 인수했다. 한화생명은 GA 계열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한화라이프랩에 이어 피플라이프까지 더해져 보험설계사 2만5000여 명을 보유한 강력한 판매 채널을 구축하게 됐다. 최근 승진한 셋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는 갤러리아 신사업전략실장을 겸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 경영 참여 후 첫 사업으로 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론칭을 알렸다. 김 전무가 미국을 수시로 드나들며 기획부터 야심 차게 준비해온 신사업으로 내년 상반기에 국내 1호점을 낼 계획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3형제의 승계구도가 뚜렷해졌고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태양광 등의 신사업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인수합병을 통해 활기가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1.02 06:58
산업

한화, 번번이 발목 잡는 대우조선 '노조리스크' 해결할 수 있을까

한화그룹이 번번이 인수합병에 발목을 잡았던 대우조선해양의 ‘노조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수 대금과 결합 이슈 등이 해결된 만큼 강경 노조와 소통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온전히 품기까지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고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는 27일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그룹의 특혜, 졸속 매각을 중단하라. 속도보다 방산 재벌 한화의 검증이 우선”이라고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대우조선해양의 정규직 노조는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에 속해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도 “노조와 구성원 참여 없는 일방적인 매각 발표에 분노한다. 매각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조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한화를 향해 우선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에 대한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 등을 포기하라며 엄포를 놓고 있다. 하청노조는 지난 6월 2일부터 7월 22일까지 51일간의 불법 점거로 대우조선에 큰 피해를 줬다. 이 장기 파업으로 대우조선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배를 물에 띄우는 진수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에 사측은 지난달 노조 집행부 5명을 상대로 47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가압류를 건 상태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아직 경쟁 입찰이 진행 중이다. 노조와 관련한 문제는 본계약 이후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인수합병 타임테이블에 따르면 경쟁 입찰의향서 접수가 끝난 뒤 내달 17일부터 정밀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실사 이후 본계약은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체결될 계획이다. 지난 2008년 우선 인수 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는 한화는 당시 대우조선 노조의 반발로 정밀실사를 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지금도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라 실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를 낳고 있다. 대우조선의 노조리스크는 매각 과정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2018년 호반건설, 2019년 현대중공업가 인수를 추진했을 때도 노조의 반대에 부딪혔다. 한화도 매각 과정에서 노조와의 진통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하지만 강경 노조를 상대로 매각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달린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노조 관계 경험이 많지 않다. 대우조선처럼 강경 노조 상대는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본계약 이후 노조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금속노조가 계속 태클을 거는 상황이라 본계약 이전에 어떻게든 노조와의 소통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산업은 다단계 하청 구조 형태를 띤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인수를 위해 한화는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2개의 노조와 상대해야 한다. 조선하청지회는 파업 철회 이후에도 시민단체들과 함께 고용승계 합의 이행을 위해 국회에서 단식농성을 하며 투쟁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노란봉투법 제정을 위해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뜻한다. 21대 국회에서는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조의 파업의 계기로 총 8건의 노란봉투법이 발의된 상황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9.29 07:01
산업

현대중공업 정기선, 친환경 선박 포트폴리오 확대로 세계 1위 수성 자신

한국이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조선업에서도 탄소중립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재계 8위 현대중공업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기선 HD현대 대표도 일찌감치 ‘친환경 선박’을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축으로 정했다. 인수합병 ‘빅딜’이 무산된 만큼 현대중공업은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친환경 선박 승부수, 삼성중·대우와 ‘3파전’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은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서 우위를 점하며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이 가장 대표적이다. LNG는 정기선 대표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친환경 선박의 핵심이기도 하다. LNG는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C유와 비교해 황산화물 배출이 거의 없고, 질소산화물 배출을 85%, 온실가스 배출을 25%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이에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25년 강력한 온실가스 배출규제인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 3단계가 도입되면 LNG 선박으로의 전환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세계 시장에서도 LNG운반선에 대한 수요가 단연 높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3사는 LNG운반선 부문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뽐내고 있다. 영국의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의 LNG운반선 점유율은 70% 이상으로 중국을 압도하고 있다. 한국의 2020년 국가별 점유율은 71.1%에서 2021년 87.9%까지 치솟았다. 그리고 올해 8월 기준으로 76.2%를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에 밀렸던 중국이 치고 올라오면서 한국의 올해 점유율이 소폭 감소했다. 중국의 올해 LNG운반선 점유율은 23.8%다. 그래도 세계 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을 필두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운반선 78척 가운데 68척(88%)을 수주했다. 그중 현대중공업그룹은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을 포함해 계열사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이 총 30척을 수주해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중공업의 강점은 단연 기술력이다. 현대중공업은 엔진에 LNG 연료를 공급해주는 연료 공급 시스템, 외부 열유입으로 인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증발가스를 다시 액화시키는 재액화설비 등 LNG운반선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기술을 두루 갖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8년 7월 세계 최초로 LNG 추진 대형 유조선을 인도했고, 2020년 9월 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하는 등 LNG 관련 ‘세계 최초’ 타이틀을 잇달아 따내며 두각을 나타냈다. 2020년 LNG운반선 수주현황에서도 점유율 44.3%로 절반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2020년 각 18.1%와 8.8% 점유율에 머물렀던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증가폭이 늘어나고 있다. 양사는 2021년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올해 삼성중공업이 21.9%로 34.9%의 현대중공업을 추격하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3사의 개별 LNG 건조 규모는 연간 20척 정도로 비슷해 앞으로도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까지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설계 인력 등에서 근소하게 앞선다”고 말했다. 차세대 암모니아, 수소 연료선과 전기추진 선박 등장 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수주한 선박 총 221척 가운데 절반 가량을 이중연료엔진이 탑재된 친환경 선박으로 수주했다. 지난해 8월에는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로부터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하는 등 친환경 선박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메탄올 역시 기존 벙커C유와 비교해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완전 탈탄소 선박’인 수소 선박의 상용화 이전에 중간다리 역할을 할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머스크는 이번 선박 발주로 기존에 운영하던 노후 컨테이너선을 일부 대체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을 100만t 가량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기선 대표는 LNG와 메탄올뿐 아니라 친환경 선박인 수소와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해 2025년까지 상용화를 약속했다. 그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인 'CES 2022'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개발에 매진하겠다. 친환경 선박과 수소밸류체인이 인류를 위협하는 에너지 위기와 기후변화의 대안이 될 것”이라며 “특히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 것이다. 한국 조선업계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암모니아의 경우,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향후 LNG를 대체할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9월 업계 최초로 한국선급(KR)으로부터 암모니아 연료 공급 시스템 개발에 대한 개념설계 기본인증을 획득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전기추진 선박 건조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2020년 7월 울산정보산업진흥원과 건조계약을 체결한 ICT융합 전기추진 스마트 선박은 오는 10월 인도돼 울산 장생포에서 고래바다여행선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해당 선박에는 전기추진시스템, 이중연료 엔진, 지능형 통합제어시스템, 원격관제 스마트 솔루션 등 4가지 핵심 ICT융합 기술이 국내 최초로 적용된다. 또 현대중공업은 화재와 폭발 위험이 전혀 없는 배터리를 활용한 차세대 전기추진선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개발한 스탠다드에너지사와 ‘바나듐 이온 배터리 기반의 차세대 선박용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솔루션 개발’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전무는 “LNG운반선은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있지만 암모니아와 메탄올, 수소 추진선의 경우 초기 단계라 중국과 일본도 노리고 있다.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위한 정책 완화 등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9.02 07:00
경제

현대중공업 정기선 3세 경영 시험대…상장·노조·신사업 과제 산적

전문경영인에서 오너가 체제로 회귀한 현대중공업이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도모하고 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가 3세 승계를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경영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안정적 경영 승계 위한 산적한 과제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이 오너가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대표가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자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 대표에 오르며 전면에 나섰다. 3세 경영에 돌입한 현대중공업은 일단 실적에서 선방했다. 2020년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1년 잠정 매출 28조1587억원, 영업이익 1조854억원을 공시했다. 2018년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 실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수주 목표를 52% 초과 달성하는 등 수주량 증가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안정적 승계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 주주는 정몽준 이사장으로 26.6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기선 대표는 5.26%를 보유 중이다. 지분 승계 작업을 위해서 자금 확보가 절실하다. 정 대표는 지분 가치 증대를 통해 경영 승계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이 열쇠가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74.13%를 갖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한국조선해양의 대주주로 30.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한국조선해양이 현대삼호중공업의 80.54%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구조다. 결국 올해 계획하고 있는 IPO(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정 대표의 지분 가치가 늘어나고 경영 능력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2012년, 2018년에 이어 세 번째 상장 도전이다. 이미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마친 상황이고 올해 상반기 내 증시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매출 20조6065억원, 영업이익 1조1424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면서 IPO가 탄력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현대삼호중공업의 경우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중간지주사 현국조선해양이 상장된 상황에서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도 상장한다면 지주사 디스카운트에 빠질 우려가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별도 법인이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과는 다른 구조지만 증권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미 지난해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서 노조 측에 패소해 6872억원을 충당금으로 설정했다. 현대중공업의 2021년 임금 협상도 지난 8월 시작했지만 6개월 가까이 별 진전이 없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2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투쟁모드로 전환할 예정이다. 정기선 의외의 선택, 바이오 신사업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출범 50년을 맞았다. 정 대표는 지난 1월 처음으로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CES 2022를 찾아 새로운 50년을 위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주사 대표로 책임이 무겁고 역할을 깊게 생각한다”며 “여러 차례 어려운 위기를 겪으면서 차별화된 기술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대표는 자율운항기술과 친환경 선박, 수소밸류체인, 스마트 건설기계 등을 향후 중점적으로 개발할 기술 분야로 제시했다. 로봇과 인공지능(AI) 등도 현대중공업이 추구하는 미래 기술과 맞닿아 있다. 정 대표는 그동안 그룹의 미래위원회를 맡아 미래 신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여기에 종합중공업 그룹을 지향하는 현대중공업의 신사업으로 어울리지 않는 바이오 분야에도 힘을 주고 있다.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변동 현황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는 암크바이오를 설립했다. 현대중공업이 운영하는 아산병원과 연계해 신약 개발 사업을 예상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의 바이오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아산재단과 카카오와 함께 의료데이터 회사인 아산카카오메디컬를 설립했다. 또 지난해에는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인 메디플러스솔루션을 인수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전에는 AI 의료 데이터 구축을 위한 바이오 사업에 가까웠다. 이번에는 헬스케어의 꽃인 신약 개발까지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바이오 행보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미래에셋그룹과 34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해 디지털 헬스케어 바이오 분야의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육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원격 의료, 디지털 치료제, AI 기반 진단 등의 디지텔 헬스케어 분야와 바이오 신약 개발 분야의 유망 벤처를 선제적으로 투자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다. 정 대표가 바이오 사업을 수소, 로봇, AI 등과 함께 신성장 동력 키워드로 꼽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S와 CJ그룹 등도 최근 미래의 핵심산업으로 꼽히는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그룹의 바이오 사업과 관련해 “디지털 헬스케어·바이오 분야는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다.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는 등 신사업 분야를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종합중공업 그룹을 표방하는 현대중공업이 신약 개발까지 나선다는 소식에 의외라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 심화로 중공업 사업에 집중해야 할 시기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연결고리가 떨어지는 바이오 사업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2.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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