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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IS포커스] “간질간질, 몽글몽글” 도경수, 주걸륜과 다른 ‘말할 수 없는 비밀’

“간질간질 멜로.” 도경수는 리메이크판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또 다른 단어를 찾으라면 ‘몽글몽글’인 이 작품의 지배적인 분위기는 도경수 그 자신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격 멜로 장르에 데뷔 12년 만에 도전하는 도경수는 사랑에 빠진 눈빛과 움직임을 자신만의 강점으로 풀어냈다.오는 27일 개봉하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두 남녀가 시간의 비밀이 담긴 캠퍼스 연습실에서 마주하는 마법의 순간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다. 동명의 대만 원작은 국내에서 2008년 개봉 당시 역대 대만영화 흥행 1위에 오르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주연배우이자 작품을 직접 기획하고 연출한 주걸륜의 존재감이 상당한 작품이었기에, 리메이크 제작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걱정과 기대가 모였다. 이 가운데 주인공 상륜의 한국판, 유준 역은 도경수에게 돌아갔다.관객들이 가장 궁금해할 관전 포인트도 원작과의 비교에 있다. 그룹 엑소 출신으로 ‘연기돌’ 수식어는 일찍 뗀 도경수의 연기력은 의심할 게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반응이지만, ‘로맨스 남주’로서 충분한 케미스트리와 설득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이목이 쏠렸다.정지욱 영화 평론가는 “원작과 달리 리메이크 판은 대학생 설정이지만, 원작에 비해 한층 상큼하고 청순하게 만들어진 톤이다. 그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으나 멜로는 첫 도전인 도경수의 연기가 곧 관객의 호기심과 몰입을 만들 것”이라고 짚었다. ‘로맨스는 얼굴이 개연성’이라는 말처럼 스크린 속 도경수는 극초반부터 큰 몰입을 만들어 낸다. 아이돌 적부터 큰 무기였던 강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마스크는 상대적으로 선이 투박한 주걸륜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원작에선 고등학생 설정이었던 상륜을 연기하면서 주걸륜은 상대역 계륜미와의 체격 차이로 설렘을 만들어냈다면, 20대 대학생 설정인 도경수는 특유의 소년티를 덜 벗은 풋풋함이 정아와 사랑에 빠질수록 성숙해져 가는 모습으로 그려냈다.마음을 담는 창인 눈도 원작과 다른 강점이다. 사랑에 직진하는 ‘이글아이’는 도경수가 스크린에서 처음 보여주는 눈빛이다. 원작의 상륜은 서투른 능글거림이 돋보였다면 도경수를 만난 유준은 신중한 ‘츤데레’다. 2000년대 대만 배경을 2019년 한국으로 현지화하며 달라진 연애 감성을 맑고 순수하되, 순진하지만은 않게 표현했다. 한국어로 듣자니 다소 낯간지러운 대사들에 진정성을 담는 목소리도 큰 무기다. 연출을 맡은 서유민 감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나리오 작업 초반부터 도경수를 염두에 뒀을 정도로 확신이 있었다. 서 감독은 “처음 떠오른 분이 도경수였다. 분위기가 낭만적이고 목소리가 너무 멋있다”며 “시나리오만 보면 오그라드는 대사 처리에 고민이 있었으나 도경수가 이를 자연스럽게 바꾸는 방법을 미리 알고 있어 믿음직스러웠다”고 만족을 표했다.천재 피아니스트인 주인공의 연주 장면은 원작의 백미다. 대표적인 ‘피아노 배틀’은 도경수가 ‘피아노 능력자’인 주걸륜에게 한 수 접어야 할 지점이다. 악보도 읽지 못해 걱정이 컸다는 도경수는 “최대한 피아노를 진짜 치고 있구나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며 “피아니스트가 칠 때의 몸 움직임과 액센트 표현들을 연습하며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건반에 실린 음정이 달랐을지라도 감정은 확실했다. 정아와 건반을 통통 튀기는 ‘고양이 춤’ 연탄 장면은 선율을 타고 설렘을 전하기 충분했다. 주걸륜과의 비교에 부담은 없을까. 도경수는 앞서 열린 시사 간담회에서 원작의 팬이라고 밝히며 “주걸륜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를 내가 연기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지는 않았다. 현재 감성에 맞게 표현하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한편 도경수 캐스팅은 리메이크판의 해외 흥행 카드가 될 수 있다. 정 평론가는 “중화권을 비롯한 해외 수출의 경우 일찍이 한류 팬덤을 모은 도경수의 티켓파워뿐 아니라, 한국 감성이 가미된 독특한 청춘의 맛을 새로운 한류로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순수한 로맨스 영화인 데다 판타지 코드다. 도경수가 엑소 시절 가진 판타지 소년 이미지 덕에 해외 반응이 상당할 것”이라며 “원작의 나라 대만뿐 아니라 중국 내륙 진출도 노려볼 만하다. 중국 내 한류 콘텐츠 흥행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하는 지렛대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1.21 05:50
스포츠일반

‘태권도 간판’ 박태준 “2025년은 LA 올림픽 위한 첫해…동생과 국가대표 되고파” [신년 인터뷰]

“다사다난한 한 해였죠.”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박태준(21·경희대)이 돌아봤다. 2024년을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한 해로 만든 그는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 차분히 달리고 있다.박태준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결과적으로 좋은 일들이 있고, 운도 잘 따라줬던 것 같다”며 “2025년은 다음 (LA) 올림픽을 가기 위한 첫 번째 해다. 당연히 잘해서 국가대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유년 시절부터 ‘태권 천재’로 불린 박태준은 지난해 2월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58kg급 간판선수인 장준(한국체대)을 꺾고 파리행을 확정했다. 장준과 맞대결 6전 전패의 열세를 뒤집은 짜릿한 한판이었다.파리 올림픽 태권도 종목 첫 주자로 나선 박태준은 결승까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했다. 한동안 올림픽 금메달과 연이 없었던 한국 남자 태권도에 16년 만의 금메달을 안긴 것이다. 환희의 순간을 떠올린 박태준은 “준비하면서 가장 목표가 확고했던 대회였다. 끝나고 나니 다음 단계의 목표를 갖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는 대회였다”고 전했다.2020 도쿄 올림픽 노골드 수모를 씻는 금메달에 더해 곱상한 외모를 가진 박태준은 태권도를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4만명까지 부쩍 늘었고,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특히 그가 올림픽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선보인 윙크 세리머니와 공중제비는 세간의 화제였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인 이용대 이후 ‘윙크 보이’라는 별명을 얻은 박태준은 “내가 윙크를 한 지도 몰랐다. 그날 세리머니 중 덤블링 말고는 다 계획에 없던 행동들이다. 나도 모르게 일어난 일”이라며 “(이용대의 윙크를) 원래는 몰랐는데, 이번 올림픽 끝나고 회자하면서 알게 됐다”고 했다. 2004년생인 박태준은 베이징 올림픽을 모를 만하다.박태준은 지난달 4일 파리 올림픽 16강전에서 보여준 발차기로 세계태권도연맹(WT) ‘올해의 베스트 킥’ 상을 받는 겹경사도 누렸다. 베스트 킥은 말 그대로 1년 동안 가장 멋진 발차기를 보여준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축구로 따지면 손흥민(토트넘)이 2020년 받은 푸스카스상과 같은 격이다. 박태준은 당시 요한드리 그라나도(베네수엘라)를 상대한 16강전에서 상대 공격을 뒤차기로 반격한 뒤 곧장 반대쪽 발로 뒤후려차기를 구사하는 고난도 기술을 선보였다.박태준은 “이 발차기를 (무조건) 써야겠다 하고 연습했다기보다는 혹시 쓸 상황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연습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놨다. 쓸 상황이 와서 나도 모르게 나왔던 것 같다”며 “1년에 딱 한 명만 받을 수 있는 상을 받게 돼서 굉장히 영광스럽다. 2025년, 내후년 시상식에서는 베스트 킥 말고 ‘올해의 선수상’을 받도록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꿈같은 올림픽이 5개월 지난 현재, 박태준은 영광을 뒤로 하고 다시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대학생인 그는 최근 종강했고, 운동에만 매진하고 있다. 높아진 인기에 관해서도 “관심이 감사하지만, 별다르게 기분이 달라지진 않았다”고 전했다.담담하게 새해를 맞는 박태준은 “2025년에도 국가대표가 된 다음에 국제대회에 나가 우승하는 게 목표다. 인생이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매년 잘 준비해서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하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그의 가장 큰 목표는 LA 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하는 것이다. 같은 체급 태권도 선수이자 친동생인 박민규(17·한성고)와 태극마크를 다는 것도 2025년 박태준의 바람 중 하나다. 박민규는 파리 대회를 앞두고 형 박태준의 스파링 파트너를 자처해 금메달 수확을 도왔다.박태준은 “동생도 지금 잘하고 있다. 2025년에 나는 58kg급에 출전하고, 동생은 54kg급에 나가서 둘 다 대표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며 “아무래도 체급이 같아서 LA 올림픽 동반 출전은 힘들 것 같다. (LA 올림픽 대표를 두고) 동생과 붙는다면,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친분 있는 사람들과 경기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차라리 랭킹 포인트를 쌓아서 자동 출전권을 얻는 게 더 낫다고 본다”며 웃었다.다시 한번 찬란한 한 해를 기대하는 박태준은 “앞으로도 쭉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팬분들도 한 해 건강하시고, 원하는 걸 모두 이루셨으면 좋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며 인사를 전했다.김희웅 기자 2025.01.03 05:33
프로야구

"나에게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추신수가 은퇴 순간 기억한 '아픈 손가락' 2016년

프로 생활만 24년. 추신수(42)의 가장 아픈 손가락은 2016년이었다.추신수는 7일 인천 연수구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커리어에서 가장 아쉬운 시즌이 언제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래도 부상으로 1년 가까이 쉰 2016년이 아닐까 한다"라고 운을 뗐다. 2016년은 텍사스 레인저스 이적 3년 차 시즌. 2013년 12월 텍사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1813억원) 빅딜에 합의한 그는 첫 두 시즌 연평균 136경기(시즌 162경기)를 소화했다. 특히 2015년에는 149경기를 뛰며 22홈런 82타점으로 활약했다.2016년 추신수의 경기 출전(46경기)은 확 줄었다. 미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2020년(33경기)를 제외하면 주전으로 도약은 2009년 이후 가장 적었다. 추신수는 당시를 회상하며 "시즌 초반 종아리 부상으로 8주 결장하고 햄스트링으로 6주 결장했다. 몸에 맞는 공에 손목이 부러져서 6주 정도 결장했고 허리 피로골절로 8주 정도 결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에게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생각했다"며 "시간이 지나고 나니 매년 (어려움이) 오는 것보다 한 번에 오는 게 낫겠다 싶더라. 커리어를 보면 부상이 없었던 해가 없었다. 수술도 8번 했다. (주변에선) 재활 시간만 (다 합치면) 3년이 넘는다고 하더라"며 멋쩍게 웃었다. 추신수는 은퇴를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도 부상이다. 시즌 뒤 오른 어깨 수술을 한 탓에 보조기를 착용한 채 은퇴 기자회견에 나선 추신수는 "내 몸에 남아 있는 수술 자국이나 이런 것도 훈장 같더라"며 "(아쉬움이 남는 시즌을) 굳이 뽑는다면 2016년, 부상이 많아서 1년을 거의 다 쉰 그 해인 거 같다"라고 말했다.추신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은 2022년이었다. 당시 그는 SSG 소속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정규시즌 개막일부터 1위를 한 번도 뺏기지 않은) 통합 우승을 경험했다. 프로 커리어 첫 우승. 추신수는 "우승이라는 단어가 배제된다면 굳이 아파하면서 땀 흘려가면서 훈련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34년 동안 야구하면서 우승을 정말 목마르게 바랐던 사람이다. 미국에서도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한국에서 하게 됐는데 모든 걸 보상받는 순간이었다"며 웃음 지었다. 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2000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 미국에 진출했다. 2005년 빅리그 데뷔 꿈을 이룬 그는 2020년까지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무려 16년을 뛰었다. 2019년에는 아시아 선수 사상 첫 MLB 통산 200홈런(최종 218개)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뿐만 아니라 2009년 아시아 선수 사상 첫 20(홈런)-20(도루) 달성, 2015년 아시아 선수 사상 첫 사이클링 히트 등 굵직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2021년 2월 KBO리그행을 선택한 추신수는 SSG에서 올해로 4년째, KBO리그 최고령 선수(2월 1일 기준, 41세 6개월 19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추신수는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를 못 나가다 보니 선수로서 미련이 없어졌다. (선수로는)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되더라. (어깨 부상은) 선수의 미련을 끊게 해준 부상인 거 같다. 부상으로 1년 동안 계속 힘드니까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더라.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냉정하게 추신수라는 선수를 평가하면 특출난 게 없었던 선수였던 거 같다. 다만 파이브-툴(타격 정확도·파워·수비·주루·송구 능력)이라고 하는 5가지 능력을 평균 이상으로 할 수 있는 선수이지 않았나 한다. 야구에 진심이었다. 야구에 목숨을 걸었다는 평가가 있다면 내 야구 인생을 다 보상받을 수 있을 거 같다"며 "어느 순간 큰 아이는 대학생, 둘째는 고등학생이 돼 있더라. 지금은 아빠의 역할을 하고 싶다"라며 제2의 인생을 기대했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07 19:43
뮤직

곱씹을수록 맛있는 신해철 음악... “인트로 중요성 부각한 가수”

명곡은 시대를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고 신해철의 노래들이 그렇다. 수많은 히트곡이 있지만 특히 ‘그대에게’ ‘일상으로의 초대’ ‘날아라 병아리’는 지금 들어도 시대에 뒤처진 듯한 느낌이 하나 없고, 젊은 세대에게도 깊은 울림과 신선함을 안긴다. K팝의 인기는 절정이고 숏폼과 AI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신해철 노래는 여전히 나이 들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이게 시대통합의 힘이다.◇ 전주만 들어도 뭉클… ‘그대에게’ “대상은 참가번호 16번 무한궤도!”1988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방송된 ‘제12회 MBC 대학가요제’ 대상은 고 신해철이 소속된 무한궤도의 차지였다. 신해철 세글자를 알린 순간이다. 젠지 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는 ‘그대에게’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처음 접했을 수 있겠다. 덕선이와 정환, 보라, 정봉, 선우, 동룡, 노을 등 쌍문동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학가요제’를 보다가 무한궤도의 ‘그대에게’가 흘러나온다. 가사가 나오기도 전 전주만 듣고 쌍문동 친구들은 “내가 16번!”이라며 무한궤도의 대상을 예측한다. 실제로 1988년 ‘대학가요제’ 당시 ‘그대에게’ 전주만 듣고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한궤도의 대상을 직감했다고 한다. ‘이 세상 어느 곳에 서도 나는 그대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가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연인이 써준 편지를 읽는 듯 몽글몽글 한 감정이 올라온다. 특히 ‘그대에게’ 인트로는 지금 발매되는 K팝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을 정도로 세련됐다. 더 큰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청년들을 위한 행진곡이자 그 어떤 노래보다 대학가요제와 잘 어울렸던 ‘명곡’이다. 1988년 당시에는 시나위, 백두산 등의 헤비베탈 밴드가 그 전해부터 TV에 적지 않게 출연하던 터라 대중은 무한궤도보다 더욱 로킹한 사운드에 익숙해져 있었다. 문제는 리드보컬을 맡은 신해철. 키보드를 치며 노래하는 것도 신선한데 기타 솔로까지 구사하니 모두가 방송을 보며 놀라워했다. 로커의 상징인 긴 머리도 아니었고 전형적인 대학생 머리를 하고 투박하게 노래하는 모습이 ‘그대에게’를 더욱 돋보이게했다.◇ 가사에 깃든 철학적인 메시지 영어가사가 즐비한 지금의 K팝과 달리 신해철 노래에는 철학적 메시지가 가득하다. ‘날아라 병아리’는 신해철이 생전에 속해있던 넥스트의 2집 타이틀 곡이다. 신해철 자신이 어릴 적 키우던 병아리 얄리가 죽었을 때의 감정을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실험적인 노래가 많았던 2집 수록곡 중 가장 대중적인 노래다. ‘육교 위의 네모난 상자 속에서 처음 나와 만난 노란 병아리 얄리는, 처음처럼 다시 조그만 상자 속으로 들어가 우리 집 앞뜰에 묻혔다’. 일기장 같은 ‘날아라 병아리’ 도입부를 지나 얄리에게 더 이상 아픔 없는 하늘에서 꽃을 피우라는 희망적인 가사로 끝을 맺는다. 삶과 죽음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했던 신해철의 철학이 담겼다.‘날아라 병아리’는 단순히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슬픔을 표현한 곡에서 의미가 확장돼 사회적으로 소외당하고 약한 존재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래 속 병아리 얄리는 병아리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소중한 존재 등도 은유하고 있어 음악 팬들의 마음을 울린다. 신해철의 명반 중 하나로 꼽히는 정규 3집 ‘크롬스 테크노 워크스’에 실린 곡 중 하나인 ‘일상으로의 초대’는 무엇이든 잘 해내던 시절의 신해철이 그대로 투영돼 있다. 생소한 전자음악이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요즘엔 뭔가 텅 빈 것 같아…. 내게로 와 줘 내 생활 속으로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새로울 거야’. 흔한 사랑 노래에도 깊이 있는 메시지를 시도하고자 한 흔적이 보인다. 곡에 큰 기복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통통 튀는 전자음이 노래가 질리지 않도록 유니크한 매력을 배가시킨다.김헌식 문화 평론가는 “신해철은 우리나라에서 대중가요 인트로의 중요성을 부각했던 가수다. 록 음악을 대중화시킨 장본인이자 언더그라운드 음악도 자주 선보였다”면서 “주목받지 못했던 분야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데 일가견이 있었고, 사회나 정치적인 발언 등 현실 참여 부분도 높았다”고 신해철 음악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10.25 05:45
뮤직

‘뮤지컬·팝페라 스타’ 임태경, 데뷔 20주년 전국투어 26일 부산에서 출발

뮤지컬 스타 겸 팝페라 가수 임태경이 데뷔 20주년 전국투어를 펼친다.임태경은 ‘컬러 오브 뮤직’(Color Of Music)이라는 타이틀로 오는 26일 부산에서 출발, 2025년 5월까지 대구, 광주, 전주, 성남, 천안, 울산, 수원, 대전, 서울 등 10개 도시를 찾아갈 계획이다.26일 오후 7시 부산 동서대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첫 공연을 시작해 11월 30일 오후 7시 대구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그랜드홀, 내년 4월 11일과 12일 대전 예술의 전당 공연은 이미 확정이 됐다.임태경의 전국투어는 지난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번 전국투어 타이틀 ‘컬러 오브 뮤직’은 장르를 초월해 그 만의 다채로운 노래로 재해석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며, 전체가 하나의 플롯을 가진 뮤지컬 형태 콘서트로 뮤지컬 학과 대학생 15인조 앙상블이 참여하는 산학연 콘텐츠이기도 하다.임태경은 “뮤지컬 배우이자, 크로스오버 가수로 지난 20년을 기념하고, 새로운 무대형식에 도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며, 다양한 형태의 서브컬처로 노래에 대한 진심을 전하려 한다”고 밝혔다.임태경은 지난 2004년 첫 앨범을 발표하고, 2005년 뮤지컬 ‘불의 검’으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호소력 짙은 가창력과 귀공자 같은 스타일로 20편 이상의 뮤지컬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며 ‘뮤지컬의 황태자’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2012년부터 출연한 KBS2 ‘불후의 명곡’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의 가창력과 놀라운 퍼포먼스로 8번의 우승을 차지, 대중적 인지도를 더욱 넓혔다.서울 LG아트센터에서 한차례씩 단독 콘서트를 열어 오던 임태경은 2015~2016년 생애 첫 전국투어 콘서트를 개최, 15개 도시 이상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치며 명실상부한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다.당시 임태경은 내친김에 2019년 ‘데뷔 15주년’ 전국투어까지 계획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019년 12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 외에는 눈물을 머금고, 모든 공연 스케줄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그만큼 이번 전국 투어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임태경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20주년 전국투어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김은구 기자 cowboy@edaily.co.kr 2024.10.23 10:16
영화

김고은 “‘대도시의 사랑법’ 촬영 때 노력 크게 안해… 신나고 재밌게 촬영”

배우 김고은이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을 촬영할 때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밝혔다.김고은은 2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이 2010년도가 배경이다. 제가 딱 20살 때다. 딱히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됐다”고 말했다.그러면서 “2010년을 회상할 수 있어서 재밌었다. 그 당시 사용하던 핸드폰을 주시기도 했다. 너무 신나고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전했다.이어 김고은은 주로 촬영 장소로 활용한 자신이 연기한 재희의 집에 대해서는 “재희가 부러웠다. 20살 때부터 좋은 집에 전세로 살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20살 대학생활을 상상했을 때 떠올릴 수 있는 집이라서 대리 만족이 됐다”고 덧붙였다.‘대도시의 사랑법’은 눈치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와 세상에 거리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노상현)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영화다.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과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오른 박상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대도시의 사랑법’은 오는 10월 2일 개봉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09.02 12:24
예능

장광 “사기당해 심장병으로 119 실려가…‘도가니’로 인생 바뀌어” (‘아빠하고’)

장광 부자가 인생에서 힘들었던 시절 이야기를 나누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 부자 관계 개선에 희망의 싹을 틔웠다.14일 방송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는 시청률 3.1%(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종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손담비 모녀는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둘만의 추억을 만들었다. 앞서 어린 시절 결핍을 호소한 바 있는 손담비는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니 추억이 없는 게 한이 된다. 이제라도 엄마와 추억을 만들고 싶다”며 둘만의 나들이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손담비의 엄마는 딸과의 첫 나들이에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하며 꽃단장을 했다.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던 손담비는 “어릴 때는 엄마가 화장하는 걸 보고 진짜 예쁘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우리 엄마 왜 이렇게 늙었지’라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너무 해맑아서 더 찡하다”며 먹먹한 감정을 드러냈다.두 사람의 첫 나들이 장소는 한강공원이었다. 손담비는 “어릴 때 주변 사람들이 아빠, 엄마랑 한강 가는 게 부러웠다”며 이유를 밝혔다. 손담비의 엄마는 “서울에 산 지 50년이 넘었는데 처음 와본다”며 들뜬 소감을 전했다. 이에 손담비는 “엄마가 한 번쯤은 한강에 왔을 줄 알았다. 일흔이 넘어서 이제야 모시고 왔구나...”라며 짠한 마음을 내비쳤다. 한강공원 놀이터 벤치에 앉은 손담비는 “나는 어릴 때 항상 혼자 놀았다. 놀아주는 부모들을 보면서 부러웠다”며 외로웠던 유년 시절의 기억을 꺼내놓았다. 그러자 손담비의 엄마는 40년 만에 처음 딸의 그네를 밀어줬고, 손담비는 “오늘 나의 한이 풀리는 날이다”며 감격했다. 이 일에 대해 손담비의 엄마는 “그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그 많은 시간이 가도록 왜 못 해줬는지...”라며 후회했다. 손담비는 “어릴 때는 한없이 강해 보였던 엄마가 힘이 너무 없어서 짠했다”며 서로 다른 생각을 고백했다.한편, 장광 아들 장영은 수산물 도매 업체에 일일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다. 장영은 “배우로 일이 풀리기 전까지는 단기 알바를 하면서 버텨내야 한다”고 자신의 상황을 고백했다. 한 박스에 20kg~25kg에 달하는 광어 옮기기부터, 130평 수산 업체의 하수도 청소까지 고된 작업이 이어졌다. 장영은 “언제까지 알바를 해야 되나...”라며 기약이 없는 배우 생활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30대 초반까지는 그만둘 생각도 했다는 장영은 “서른이 넘었는데 쫓기지 않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무대에서 박수를 받으면 힘들었던 과정이 다 보상되는 느낌이다”며 연기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를 덧붙였다.장광 부부는 서울에서 1시간 반 거리인 아들의 일터에 깜짝 방문했다. 힘들게 하수도 청소 중인 아들의 모습을 발견한 장광은 “저렇게 애를 쓰고 있었구나... 안쓰럽기도 하고 그동안의 내 생각이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일을 끝내고 온 장영과 장광 부부가 처음으로 셋이 외식을 했다. 장영은 아빠에게 대게 다리를 까서 놓아주며 놀랍게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장광은 “부자간에 희망을 봤다”며 속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아들이 발라주니까 더 맛있다”며 감동을 표현했다. 이에 대해 장영은 “둘만의 시간도 갖고 함익병 선생님이 오셔서 좋은 말씀도 해주셔서 달라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실 당연한 건데 그동안 제가 못했다”고 달라진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냈다.이날 전성애는 “현장에서 양해 없이 배역이 바뀐 적도 있고 무시당한 적도 많다”며 44살에 다시 배우를 시작하며 겪었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장영 또한 “촬영을 위해 8개월간 승마를 배웠다. 현장에서 분량이 축소된 것도 모자라 얼굴까지 가렸다”고 무명 배우로서 겪었던 설움을 고백했다. 또 “영화에서 통편집을 당하고 캐스팅이 엎어진 적도 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장광은 IMF 시절 외화 수입이 중단되며 성우 일이 끊겼고, 사기까지 당해 심장병으로 119에 실려간 적도 있다고 했다. 가정 경제가 무너지자 장광은 화물차 면허까지 땄지만, 중고차 살 돈이 없어 일을 시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장영은 “30만 원이 없어”라는 엄마의 말에 원룸 보증금 빼 집에 보내고 노숙 생활을 했다고 밝혔다.장광은 이런 극한의 상황에서 영화 ‘도가니’를 만나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50대 후반에 선한 얼굴, 알려지지 않은 대머리까지 장광에게 완벽하게 들어맞는 배역이었다. 장광은 “터널이 있으면 빛이 있다. 어려울 때 잘 견디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게 된다”고 아들을 향한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장영은 “모든 걸 포기할 순간에도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한 아빠가 존경스럽고 감사하다”고 속마음을 전했다.다음 주에는 장광 부자의 좌충우돌 커플 화보 촬영 현장, 그리고 손담비 엄마를 위한 사위 이규혁의 특급 이벤트가 펼쳐진다. ‘아빠하고 나하고’는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8.15 12:44
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이태리 할머니 파스타

마산 창동에 경양식집이 있었습니다. 친구끼리 용돈을 모아서 함박스테이크를 썰러 간 것이 중2 때였습니다. 밥과 빵 중에 무엇을 골랐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함박스테이크 옆에 놓였던 마카로니는 사진을 찍어놓은 듯이 제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1980년 입경을 하였습니다. 고향 선배가 서울 구경을 시켜준다면서 명동으로 데려갔습니다. 무대가 있는 커다란 맥주홀이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보던 가수가 무대에서 노래를 하였습니다. 그때 선배가 사준 것이 ‘모듬’이었습니다. 은빛 찬란한 네모난 식판에 함박과 돈까스, 감자튀김, 양배추 샐러드, 그리고 마카로니가 산더미처럼 제공되었습니다.마요네즈에 버무려진 마카로니는 고깃집, 횟집, 백반집 가리지 않고 불쑥불쑥 나타났습니다. 분홍색 당근, 노란 통조림 옥수수와 뒤섞인 마카로니는 콩나물무침만큼 친숙한 음식으로 외식 상차림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부대찌개 냄비에 담겨서 매우 한국적인 양념에 푹 끓여지는 마카로니를 보고 있자면, 더 이상 자신의 출생지를 고집하지 않고 한국에 귀화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마카로니 다음에, 대학생일 때에 스파게티를 알게 되었습니다. 단체로 미팅을 하여 상대가 마음에 들면 그 다음 둘만의 2차 미팅에서는 종로에서 스파게티를 먹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푹 퍼진 면에 토마토 아니면 크림밖에 없었고, 가격은 사악했지만, 음식에 대한 불만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비교 대상이 없으니 그게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1990년대에 이탈리아 음식을 이탈리아에서 배웠다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이전에 먹었던 스파게티는 미국이나 일본의 영향을 받아 이탈리아 본토의 맛이 나지 않는다고 그들은 주장하였습니다. 스파게티나 마카로니는 파스타의 한 종류이니까 이탈리아의 밀가루 요리는 파스타라고 고쳐 불러야 한다고도 하였지요.2000년대에 들면서 파스타 붐이 일었습니다. 이탈리아 분위기를 한껏 낸 레스토랑이 우후죽순으로 번졌습니다. 파스타는 전문 요리사에 의해 매우 섬세하게 다루어져야만 하는 미식 음식으로 다시 자리를 잡게 됩니다. 덩달아 파스타 요리사가 유명세를 탔고, 파스타 요리사를 주인공으로 한 텔레비전 드라마가 방영되어 히트를 칩니다. 마침내 파스타는 ‘한 경지에 올라야 비로소 맛을 낼 수 있는 음식’으로 등극합니다.외래 음식이 신비롭게 보이는 것은 정상입니다.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의 음식은 우리 음식에서는 찾을 수 없는 그 무엇이 존재하는 줄 여기는 것도 지극히 정상적인 심리 현상입니다. (한국 음식이 근래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한국이 잘사는 나라에 들었다는 증거입니다.)파스타 붐이 최고조에 달했던 10여 년 전에 잘 차려진 이탈리아 식당에서 파스타를 먹으며 이런 농담을 뱉은 적이 있습니다. “이거 이태리 분식이잖아. 분식이 이래 비싸도 되남?”틀린 말은 아닙니다. 가루 분, 먹을 식. 밀가루 음식이 분식입니다. 파스타는 잔치국수, 수제비, 칼국수, 라면 등과 같은 분식입니다. 파스타 전문점은 이태리 분식집입니다. 당시에 핫했던 파스타 앞에서 정신적 승리라도 하겠다는 생각에 실없이 농담을 던졌는데, 반응은 썰렁했습니다. ‘감히 이탈리아를?’ 하고 정색하는 분위기였습니다.뉴스공장 금요미식회에서 파스타를 다루면서 ‘이태리 할머니 파스타’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탈리아 시골 할머니가 조그만 부엌에서 대충 해서 먹는 일상의 파스타를 상상하게끔 유도한 것이었습니다.파스타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일상 음식입니다. 식당에서 팔리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가정 음식입니다. 이때까지 우리나라 외식시장에 소개되었던 파스타는 ‘외식용 파스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가정에서 먹는 파스타는 우리가 아직 잘 알지 못합니다.이탈리아 가정에서 먹는 파스타가 궁금하면 유튜브 Pasta Grannies(파스타 할머니들)를 보십시오. 이탈리아 방방곡곡의 할머니들이 자신만의 파스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탈리아 할머니들이 우리 할머니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음식을 해서 사랑하는 가족에게 먹이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일입니다. 2024.08.08 06:59
연예일반

‘현무카세’ 전현무 “공개 연애 상관 없어… 연예인 ‘나는 솔로’ 생기면 출연”

‘무지 브라더스’ 전현무와 김지석이 ‘현무카세’ 첫날 대접을 성공리에 마쳤다.11일 방송된 ENA 예능 ‘현무카세’ 첫 회에서는 서울 문래동에 아지트를 오픈한 전현무-김지석이 ‘절친 형’ 김용만, 지석진을 초대해 ‘형님 맞춤형’ 건강 코스 요리를 대접하는 현장이 펼쳐졌다. 특히 전현무표 요리에 극찬과 혹평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김용만, 지석진의 ‘찐친 바이브’와 이들의 반응을 적극 수용하면서 다음 대접을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전현무, 김지석의 열정과 진정성이 담겼다.전현무는 대망의 첫 날을 맞아 아지트의 문을 열면서, “내게 스승, 가족이자 미안한 분들”이라는 소개로 김용만과 지석진을 첫 지인으로 맞았다. 절친 형들이 가게에 등장하자, 전현무와 김지석은 ‘칡차’를 웰컴티로 대접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얼음을 스쿱으로 뜨는가 하면 티를 따르다가 질질 흘려 김용만의 눈총을 받았다. 이후 전현무는 에피타이저로 ‘100% 생생 감자전’을 만들었는데, 김지석이 요리에 꼭 필요한 전분을 씻어버리는 사고가 발생해 위기를 맞았다. 전분 없이 감자전을 만들기 시작한 전현무는 급기야 감자전을 태웠고 김지석은 뜨거운 버너들 들다가 손을 데여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두 사람의 대환장 케미에 김용만과 지석진은 “우리 갈게. 잘못 왔어”라고 고개를 내저었지만, 잠시 후 감자전을 맛본 김용만거ㅏ 지석진은 “이게 왜 맛있지?”라며 놀라워했다.요리를 이어가면서 전현무는 추억 토크에 시동을 걸었다. 그는 “KBS 아나운서 시절에 석진이 형에게 대역죄를 지었다”며 ‘스타골든벨’ 녹화 중단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 녹화 중에 ‘어떤 예능을 하고 싶냐?’는 질문이 나와서, ‘지석진 자리를 노린다’며 무리수 발언을 던졌다. 이로 인해 녹화가 중단됐고, 형의 대기실로 찾아가 사과를 했다”고 털어놨다. 지석진은 “언제 적 얘긴데, (마음이) 안 풀렸겠냐”며 웃었다. 그러더니 지석진은 “당시 출연자들이 현무를 MC로 인정 안했다”고 폭로했고, 전현무는 “비호감 질문만 모아서 내가 해야 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예능이 잡히면 무조건 춤을 배우러 댄스학원에 갔다. 춤을 안 추면 한 컷도 안 나왔다”고 추억했다. 전현무는 “형들을 위해 탈모에 좋은 음식을 준비했다”며 명란과 두부가 들어간 메인 요리인 ‘짜글짜글 무글이’를 대접했다. 특히 그는 “명란이 생식기능에 좋다”고 강조했고 김용만은 “지금 우리 멕이는 거야?”라고 발끈했다. 드디어 메인 요리를 맛본 김용만과 지석진은 “미(味)쳤네! 맛없다고 하고 싶은데 맛있다. 짜글이 장인 할머니가 만든 느낌”이라며 칭찬했다. 전현무는 미리 담근 파김치를 꺼내며 “이영자 누나한테 목숨 걸고 전수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만과 지석진은 “이건 진짜 품질 보증이다”라며 폭풍 먹방을 선보였다.네 사람은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전현무는 “예능 ‘나 혼자 산다’를 10년 했는데, 처음엔 김광규 형처럼은 안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내가 그때의 광규 형 나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용만도 최근 아내와 다퉜던 일화를 꺼내면서, 아내와 화해하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등 결혼 조언을 건넸다. 전현무는 이를 듣더니, “전 (애인과) 싸우면 바디 터치로 간다”고 ‘19금’ 발언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전현무는 ‘공개 연애’에 대해서도 “상관없다. 한 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라며 쿨한 태도를 보였다. “이상형이 키가 큰 사람이냐?”라는 질문에는 “키는 절대적인 요인이 아니다. 민낯이 수수하고 착하고 나를 위해주면 끝”이라고 연애소신을 드러냈다. 나아가 전현무는 “연예인 버전 ‘나는 solo솔로’가 생기면 하고 싶다. 서장훈 형한테 농담 삼아 하자고 했더니, 입꼬리가 올라가면서 설레어 하더라”고 연애를 향한 열정을 내비쳤다.마지막으로, 전현무는 디저트인 ‘야관문 빙수’를 대접했다. 빙수를 맛본 지석진은 “맛 진짜 그(거)지 같네”라며 완전 솔직한 시식평을 했다. 전현무는 “제가 야관문주를 먹어봤는데 진짜 효과가 있었다. 대학생이 된 느낌이고 잠이 안 오더라”며 어필했다. 이를 들은 김용만은 갑자기 빙수를 허겁지겁 먹어 웃음을 자아냈다. 형들을 위한 풀코스 요리 대접을 마친 전현무는 직접 담근 파김치까지 선물했다. 김용만과 지석진은 “(두 사람의) 정성을 먹었다. 고맙다”며 퇴장했지만 전현무가 선물한 파김치 통은 그대로 두고 갔다.‘현무카세’ 2회는 오는 18일 오후 9시 방송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07.12 14:09
스포츠일반

[별★별 파리] ‘女 복싱 천재’로 통한 임애지 “색 상관없이 메달 보고 있어요”

“그때는 출전에 안주했어요.”한국 여자 복싱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한 임애지(25·화순군청)가 3년 전 도쿄 대회를 떠올렸다. 당시 대학생 신분으로 꿈의 무대를 밟은 임애지는 ‘메달’의 부담감에 시달렸고, 제 기량을 뽐내지 못했다.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했던가. 임애지는 파리에서 펼쳐질 본인의 두 번째 올림픽 여정을 마음껏 즐길 예정이다. 복싱을 시작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 발을 들인 그는 즐기면 호성적은 따라온다고 믿는다.10대 때 태극 마크를 달고 ‘복싱 천재’로 통했던 임애지는 영락없는 20대 여성이다. 평소 인스타그램을 즐긴다. 새로운 취미를 찾아 이것저것 시도하기도 한다. 독서는 그가 진득하게 해온 취미다. 피 튀기는 투기 종목 선수와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임애지는 평소 책을 읽으며 영감을 얻는다. 근래엔 손자병법을 읽었다고 한 그는 최근 본지를 통해 “내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상대가 강하면 방어하면서 움직이고, (내가) 자신 있으면 공격적으로 움직이라는 부분이 있었다. 그걸 읽으면서 운동에 접목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한국 여자 복싱 최초 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임애지는 올해 초 계획을 세우면서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분류했다. 임애지는 당시 올림픽을 해야 하는 일로 분류했다. 그는 “(올림픽 출전이) 바람보다 의무감이 있지 않은가. 대학생이었다면 하고 싶은 일로 적었겠지만, 이제는 직장인이라 이렇게 적었다”고 했다.파리행 티켓을 얻는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54kg급 메달 기대주로 꼽혔지만, 16강에서 만난 방철미(북한)에게 졌다. 당시 메달을 땄다면 파리행도 확정할 수 있었는데, 기회를 놓쳤다. 지난 3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예선 1차 대회에서도 티켓을 눈앞에서 놓쳤고, 결국 올림픽 개막을 두 달 정도 앞둔 지난달 초에야 출전이 결정됐다.“올림픽 티켓을 못 따서 너무너무 절망적이었다”고 돌아본 임애지는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2차 세계 예선 대회를 앞두고 심신이 지쳐 나날을 눈물로 지새웠다. “선생님(코치), 제가 3라운드를 다 소화할 수 있을까요?”라고 되물을 정도로 자신감이 뚝 떨어졌다고 한다.천신만고 끝 올림픽 출전권을 얻은 힘은 동료들의 무한한 지지였다. 임애지는 “(진천) 선수촌에서 사귄 도쿄 올림픽 선·후배들이 이번에도 거의 다 나가더라. 그들이 ‘애지야, 우리 그때 여기(도쿄)에서 사진 찍었던 것처럼 (파리에서도) 같이 찍자’고 했다. 넌 무조건 될 거라는 응원을 받았다”면서 “(파리에 가는) 이리영(아티스틱 스위밍)과 김수지(다이빙)가 기를 나눠주겠다면서 내게 왔다. 리영이는 파리 에디션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이들과 파리에 가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고난을 이겨낸 임애지는 밝은 내일을 꿈꾼다.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인 만큼, 3년 전과는 마음가짐이 다르다. 그는 “확실히 여유가 있다. 오연지(34·울산광역시체육회)와 좋은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이웃 나라라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은 없었던 것 같다. 근데 파리는 가는 시간이 있으니, ‘비행기 안에서 뭐 하지’ 등을 생각하며 되게 떨린다”며 설렘을 드러냈다.파리를 본인의 무대로 만들고 싶어 하는 임애지는 “즐기면서 후회 없이 하고 싶다. 즐기고 싶다는 게 곧 잘하고 싶다는 뜻”이라며 “도쿄 때는 사실 출전에 안주했다. 이제는 색 상관없이 메달을 보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임애지는 본인 체급인 54kg급 강자들을 분석, 그들을 링 위에서 쓰러뜨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반드시 파리 올림픽 시상대에 태극기를 올린다는 일념으로 주먹을 뻗은 주먹이 결실을 볼까. 만약 그가 바란 대로 메달을 획득한다면, 한국 여자 복싱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탄생하게 된다.김희웅 기자 2024.07.10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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