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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총수 부재 시 삼성·SK·현대차·LG, '플랜B' 있을까

올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는 오너가의 승진이 화두였다. 그중 ‘2인자’를 바꾼 SK그룹의 인사가 부각됐다. 한국의 재벌문화는 총수 중심의 오너 경영이 지배적이라 2인자의 존재가 더욱 중요하다. 특히 총수 부재 시 2인자를 중심으로 하는 비상 경영 시스템을 의미하는 4대 그룹의 ‘플랜B’ 가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 ‘사촌 경영’, LG ‘삼촌 경영’ 플랜B 가능 21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에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되며 명실공히 ‘2인자’로 올라섰다. 부회장단 4명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가운데 일어난 변화라 더욱 주목을 끌었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 ‘사촌 경영’ 본격화 등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수펙스 의장 선임과 관련해 “최창원 부회장의 나이나 위치로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 돼 있다”며 “최창원 의장의 커리어나 이야기를 돌아보면 충분히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앞으로는 잘하나 못하나를 보면 될 일”이라고 평가했다. 최창원 의장 선임은 최 회장이 앞서 총수 부재와 같은 돌발 상황에서 플랜B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이후 이뤄져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해외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가 어떤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그룹 전체를 이끌 것인가. 지금 밝힐 수는 없지만 나만의 승계 방향이 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SK그룹에서 최연소 임원으로 선임됐지만 아직 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어 ‘플랜B’ 중심에 서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이에 최창원 의장이 총수 부재 시 최재원 SK 수석부회장과 함께 그룹을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커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최창원 의장 선임을 두고 “표면적으로는 조직을 흔들림 없이 강화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혹시라도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재 상황에 대비해 플랜B를 준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SK는 ‘사촌 경영’으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지만 4대 그룹 중 삼성, LG, 현대차그룹의 총수는 모두 외아들이라 예기치 못한 부재 상황 발생 시 이를 대신할 확실한 2인자가 보이지 않고 있다. LG그룹의 경우 ‘삼촌 경영’이 플랜B가 될 수 있다. 구광모 회장과 김영식 여사 등 세모녀 간의 상속 소송으로 장자승계의 전통에 금이 갔지만 여전히 LG가는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고 구본무 선대 회장의 동생들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X그룹 회장, 구본식 LT그룹 회장이 구광모 회장의 부재 시 연대 경영을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분율을 고려했을 때도 ‘삼촌’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다. 구본능 회장과 구본준 회장, 구본식 회장은 LG 지분을 각각 3.05%, 2.04%, 4.48%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후계자 없는 삼성·현대차 마땅한 대안 없어 삼성그룹의 경우 뚜렷한 2인자가 없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4세 승계는 없다’고 못을 박았기 때문에 총수 부재 시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부회장단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플랜B로 유력하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 등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전영현 부회장은 올해 신설된 미래사업기기획단의 단장을 맡는 등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관계자는 “삼성은 세계적인 글로벌 회사라 오래 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이는 이재용 회장의 부재 시(수감생활)에도 문제없이 시스템적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플랜B에 등판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오너가로서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호텔신라를 오랫동안 진두지휘하며 세를 넓혀나가고 있다. 또 이부진 사장은 삼성전자 지분 0.82%에 실질적인 지주사인 삼성물산 지분도 6.23%로 이재용 회장 다음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 삼성의 오너가들은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에 대비해 같은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플랜B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인 바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도 정의선 회장 부재 시 마땅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 정 회장의 아들이 아직 대학생이라 경영 참여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경영 승계 시나리오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 총수 부재 시 우려가 예상된다. 여기에 정 회장 체제에서 선대 회장 시절의 부회장단도 모두 떠난 상황이라 믿을만한 전문경영인도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지주사가 없는 순환출자 구조라 돌발 상황 시 주요 계열사 CEO들의 연대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천문학적인 상속세와 경영권 분쟁 등으로 경영 승계가 원활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플랜B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외국 투자자들의 경우 총수가 중심이 되는 한국 그룹의 지배구조가 다소 불안정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22 07:00
산업

최태원, 최창원 SK수펙스 의장 선임 '커리어 보면' 당위성 충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단행된 세대교체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했다. ‘사촌 경영’에 대한 최창원 신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 18일 열린 대한상의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단행한 SK그룹 인사의 배경을 털어놓았다.SK그룹은 지난 7일 최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그룹 2인자'격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선임하고 부회장단 4명이 사실상 퇴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사촌 경영' 본격화와 후계 구도의 변화 등의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최 회장은 이에 대해 "수펙스 의장은 제가 혼자 결정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각 회사에서 추대 형식으로 만들어지는 상황이 된다"며 "왜 하필 저하고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최창원 부회장)이 되냐고 생각하는데, 혈연관계만 쳐다보고 해석하려니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그 사람(최창원 부회장)의 나이나 위치로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 돼 있다. 그래서 그런 일을 맡은 것이고 여기까지가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거기에 너무 많은 해석을 집어넣는 것은 별로 온당한 것 같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최 회장은 또 "(최창원) 의장의 커리어나 이야기를 돌아보면 충분히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앞으로는 잘하나 못하나를 보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때가 되면 인사는 계속해 가야 다른 사람들에게 기회가 계속 열린다"며 "단지 그게 언제 일어나느냐일 뿐"이라고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앞서 최 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경영진에도, 또 젊은 경영자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는 때가 당연한 것"이라며 세대교체를 예고했다.지난 10월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내가 어떤 사고를 당한다면 누가 그룹 전체를 이끌 것인가. 승계 계획이 필요하다"며 그룹 경영 승계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이번 인사에서는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입사 7년 만에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이날 최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 연임 여부도 관심을 끌었다. 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대한상의 회장의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최 회장은 연임 가능성에 "아직 기간이 남았으니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저 자신도 돌아보겠다"며 "연말에 쉬면서 생각을 가다듬어서 한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뭘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19 15:29
산업

발목 부상 최태원, 깁스한 채 한일상의 행사 참여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발목을 다쳐 깁스를 하고 한일상의 회의에 참석할 전망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대한상의 신기업정신협의회(ERT) 주최로 전남 여수에서 열린 '다함께 나눔프로젝트'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부상으로 부득이하게 불참했다. 최 회장은 일상생활을 하다가 발목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에게 "원래 최태원 회장이 참석 예정이었는데 발을 다쳐서 제가 대신 왔다"며 양해를 구했다.최 회장은 9일 부산에서 열리는 '제12회 한일상의 회장단회의'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SK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목발을 짚고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한일상의 회장단회의는 2001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양국을 오가며 열렸다. 그러나 한일 무역 갈등과 코로나 사태로 2018년부터 중단됐다가 이번에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 재개를 계기로 6년 만에 개최된다.이번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대한·서울상의 부회장단, 일본상의 회장 및 부회장단 등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공급망 공동 대응, 청년 취업을 포함한 민간 교류, 신기업가 정신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양국 지역상의가 참석하는 만큼 관광 교류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도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또 최 회장은 이달 말로 예정된 프랑스 파리와 베트남 하노이 출장에도 깁스를 한 채 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최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함께 오는 19∼21일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할 예정이다.재계 관계자는 "9일 한일상의 행사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에 따라 부상 정도로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듯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는 179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2030 엑스포 후보국의 실사보고서가 회람되고 4차 프레젠테이션(PT)이 진행될 예정이다. 사실상 개최국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6.08 17:50
경제

'소통 리더십' 강조 최태원 "국가와 국민 위해 이바지 할 시간 많지 않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신임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경제·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소통 리더십'을 강조했다. 더불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철학을 재계 전반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최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취임식을 겸해 열린 비대면 타운홀 미팅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현실에 직면하고 경제·사회 전반에서 여러 문제들이 가속하고 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기반한 많은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가 경제 미래 기반 재구축에 대한 고민,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기업의 새로운 역할 정립, 이해관계 충돌로 인한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 확대 3가지 방법론으로 제시했다. 그는 "새로운 대한상의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갈등과 문제를 소통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각계 각층과 협력의 새 파트너십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 부회장단을 기존 대기업 중심에서 탈피해 스타트업·IT 기업 위주로 재편한 이유도 갈등·문제 해결에 새로운 접근이 필요해서였다. 그는 "데이터 축적·분석에 있어 많은 경험과 시각을 갖고 신세대와 소통을 많이 해오신 분들에게 감각과 방법론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참여를 요청했다.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국내 4대그룹 총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대한상의를 맡았다. 코로나19 위기와 산업의 대변혁 속에 경제단체장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국가와 국민에게 이바지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개인의 명예 때문이 아니라 어려운 시기에 기회가 주어졌을 때 맡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 상의 회장을 맡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상의가 대기업 대변에 치중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며 대기업 회장들과 정기 모임 계획도 별도로 없다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나온 당정청과 대한상의 간 '3+1' 협의체 제안에 대해서는 "상의는 정치적 중립이 의무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과만 무엇을 하는 것이 정관에 위배되지 않는지 검토해봐야 한다. 여당으로부터 공식 요청을 받은 것은 없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이날 전 세계 130여개 상공회의소에 교류 협력 강화를 위한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 상의에도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의 회장에게 "오랜 기간 동안 다져진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이 확대되길 희망한다. 2002년부터 매년 열렸지만 2018년 이후 중단된 '한일상의 회장회의'를 재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가오옌 중국상회 회장에게 양국 상공회의소가 한중 공동발전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하자고 제안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연기된 '한중 기업인·전직 정부고위인사 대화'를 조속한 시일에 다시 열자고 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3.29 17:19
경제

최태원 회장, 범수형·택진이형 끌어안은 이유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범수형’과 ‘택진이 형’까지 끌어안았다. 서울상공회의소 차기 수장으로 추대된 최 회장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에게 서울상공회의소(이하 서울상의) 부회장직을 제안하면서다. 정보통신(IT) 업체 CEO의 서울상의 부회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서울상의는 23일 의원총회를 열고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박지원 두산 부회장,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이형희 SK그룹 사장(SK브로드밴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을 서울상의 부회장으로 새로 임명할 예정이다. 같은 날 최 회장도 서울상의 수장으로 최종 선출될 예정이다. 최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서울상의 회장이 겸하는 대한상의 수장도 맡게 된다. 대한상의는 회원사가 18만 개에 달하는 국내 최대 종합경제단체로, 국정농단 사건 이후 정부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보다 우선시하는 경제단체가 되면서 위상과 역할이 커졌다. 대한상의의 중심이 되는 서울상의 부회장으로 새로 합류하는 인물 중에 김범수 의장과 김택진 대표가 주목된다. IT 대기업이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합류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매출 4조원대(2020년 기준)와 2조원대로 각각 크게 성장한 카카오와 엔씨소프트 모두 서울상의 회원사는 맞지만, 그동안 주요 안건들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내진 못 했다. 그렇지만 이번 부회장단에 합류하면서 서울상의의 주요 의사결정을 조율하고 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서울상의 부회장단은 주요 대기업 인사들로 구성돼있다. 한국 ‘경제계의 얼굴’이 되는 최 회장은 ‘맏형 리더십’을 대한상의 내에서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비주류’로 분류됐던 IT업계 대표들을 중심부로 끌어들여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4대 그룹 총수들의 만남을 주도하며 국내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해오고 있다. 이런 리더십을 대한상의에서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4차 산업 시대를 맞아 IT 기업들도 서울상의 부회장단에서 함께 활동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회장단이 두 기업인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상의 부회장단은 서울상의 회장 추대를 비롯해 주요 안건들에 대해 논의하고 정책을 세우는 등 다양한 기업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다. 부회장단은 각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두루 포진됐다. 23명의 부회장단에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을 비롯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포함됐다. 그룹의 오너가 외에도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등 전문경영인들도 부회장단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해주고 있다. 그동안 한국이 강점을 드러내 왔던 전자와 자동차·반도체·화학·제조업·유통 분야 기업 대표들이 주축이었다.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도 제약 분야 대표해서 현장의 어려움을 관철시켜왔다. 하지만 4차 산업 시대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IT 기업들은 소외됐던 게 사실이다. 이로 인해 서울상의 내에서 국내 산업 전반의 목소리를 모두 담아내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서울상의도 산업의 지형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하기 위해서 IT 등 혁신 기업의 대표들을 부회장단에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는 IT 기업을, 엔씨소프트는 게임 업체를 대표할 수 있다. 디지털과 콘텐트·게임 등 전 세계에 불고 있는 K콘텐트의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좋은 방안들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이 이제야 마련된 셈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김택진 대표가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직접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평소 친분이 있는 김 대표가 바로 수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 회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및 콘텐트 산업에 대해 비중 있게 다루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최근 IT의 비중이나 역할이 커졌다. 산업의 지형도가 바뀐 것이 작용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2.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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