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단독]'아동 폭행' 축구 감독, 자격정지 중 활동 정황…스포츠윤리센터 조사 착수
'아동 폭행'을 저지른 유소년 축구 감독 A가 자격정지 기간 중 활동한 정황이 포착돼 스포츠윤리센터가 조사에 착수했다. A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으로 2019년 형사처벌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는 그해 4월 공정위원회를 열고 A에게 자격정지 1년 6개월 징계를 확정했다. 공정위원회 규정상 선수에 대한 폭력은 자격정지 1년 이상부터 제명까지다. 피해자 측은 징계가 약하다는 이유로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대한체육회는 재심을 기각했다. 이후 피해자 측은 A가 자격정지 기간 중 활동한 것을 파악했다. 2020년 3월 A가 지도하는 클럽의 훈련일정 계획표에 담당 지도자로 A의 이름이 표기돼 있었다. 2019년 7월 공식경기에는 A가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후반 A는 교체 투입을 앞둔 선수 한 명의 허리를 감싼 채 사이드라인 바로 앞까지 함께 왔다. 이후 그는 팀 벤치로 걸어갔다. 이 모습이 영상으로 찍혔다. 공정위원회 규정 중 자격정지를 보면 '일정 기간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정지하며, 해당 기간 등록이 불가 됨(팀 벤치·선수대기실·본부석 등 경기장 시설 내 입장 금지)'이라고 나와 있다. 또 '자격정지의 경우 달리 명시하지 않는 한 지도자·선수·임원·심판·중개인 등 축구 관련 모든 활동의 정지를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인원의 한계도 있고, 매번 지켜볼 수도 없다. 일선의 학생, 선수, 학부모 등의 신고가 없으면 사실상 관리와 감독이 힘들다. 대회가 아닌 훈련에서 얼마만큼 개입하고 이런 것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격정지 중 활동이 적발되면 추가징계가 불가피하다. 축구협회는 지난 7월 '징계 중 무자격 지도자의 지도행위 금지 및 관련 주의 알림'이라는 제목으로 17개 시·도협회 및 일선 등록 팀에 공문을 보냈다. '협회 공정위원회 규정의 징계유형별 징계기준에서는 무자격 지도자의 지도행위(벤치 착석 및 경기장 외 지시행위 포함)를 금지한다. 이를 위반한 지도자는 자격정지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계에 처할 수 있으며, 무자격 지도자의 지도행위를 받은 선수에게도 징계가 내려질 수 있으니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 역시 "자격정지는 대한체육회가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대회, 제도권 내에서 제재가 가능하지만 사설 클럽 지도 등의 부분은 제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축구협회에서 먼저 조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7월 A에 대한 조사를 한 번 실시했다. 아직 추가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A의 자격정지는 지난 10월로 끝났고, 축구협회에 다시 지도자로 등록한 상태다. 축구협회는 "A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어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가 끝나지 않아 아직 공정위원회에 회부되지 않았다. 다음에 이 건에 대한 공정위원회가 열릴 수 있다. 전체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조사 중이라 다른 답변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A는 본지와 통화에서 "나는 자격정지 기간 중 활동한 적이 없다. 허위사실이다. 감독으로 지도하지 않았다. 개인으로 하는 사설 축구팀이다. 애들을 가르치는 건 우리 팀 지도자가 한다. 나는 경영하는 상황이다. 다 버리고 할 수는 없지 않으냐. 축구협회에서 회사 출근도 하지 말라고 해서 그렇게까지 했다. 억울한 부분이 있다.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영상에 포착된 장면에 대해서는 "경기장에 간 것은 맞다. 사실 경기장에 들어가면 안 되는 걸 몰랐다. (규정 위반) 이것만 가지고 말하면 나는 할 말이 없는 거다. 그렇지만 아들 같은 아이들이고, 격려 차 그렇게 한 것이다. 이 부분을 왜곡해서 본다면 왜곡된 시선이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측은 지난 9월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대한장애인체육회 체육인지원센터 신고 기능을 통합해 체육계로부터 독립적인 지위에서 스포츠계 인권 침해와 비리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8월 출범했다. 축구협회는 "스포츠윤리센터가 이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요청한 자료를 다 보내줬다"고 밝혔다. 최용재·김희선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0.11.27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