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소속 고(故) 최숙현 선수 등 전·현직 선수들을 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팀닥터(운동처방사)’ 안모(45)씨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13일 중 결정된다.
안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이날 오후 2시 30분 대구지방법원에 출석했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이날 중 결정될 전망이다. 안씨는 지난 10일 대구에서 경찰에 체포된 후 그간 경북 경주경찰서에서 수사를 받아왔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전·현직 선수를 폭행하고 의료인이 아니면서 의료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날 오후 1시 40분쯤 대구지법에 나타난 안씨는 모자에 마스크를 착용한 데다 운동복에 달린 모자를 써 얼굴을 대부분 가린 상태였다.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인 안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힘없이 걸음을 옮겼다.
안씨는 “폭행 등 모든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답했고,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전·현직 선수들을) 성추행한 것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혐의는 다 인정한다”고 했고, “왜 자신을 의사라고 속였느냐”는 물음에는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안씨는 최 선수를 비롯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소속 선수들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선수가 지난해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녹음한 녹취록에는 안씨가 최 선수를 수 차례 폭행하는 정황이 담겨 있다.
안씨는 폭행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서를 대한체육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안씨는 최 선수의 사망 사흘 전인 지난달 23일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조사관에게 전화를 걸어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자필 진술서를 이메일로 제출했다. 진술서에는 ‘뉴질랜드 전지훈련 중 음주 상태로 최 선수의 뺨을 때렸지만 폭행 사유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