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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현장을 존중하는 구단주...대한항공 통합 4연패 중심엔 조원태 세심한 '배구 사랑' 있었다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역대 최초로 4연속 통합 우승 대업을 달성했다. 구단주 조원태(48) 한진그룹 회장은 틀을 깨는 인사와 아낌없는 투자, 현장의 전문성에 대한 전폭적 믿음을 드러내며 배구단 운영의 진수를 보여줬다. 대한항공 지도자와 선수들은 든든한 지원 속에 매 시즌 역량을 강화하며 프로배구 역대 최강팀으로 올라섰다. 대한항공은 지난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정규리그 1위에 올라 챔프전에 선착했던 대한항공은 2020~21시즌부터 4연속 통합 우승을 해냈다. V리그 출범 20년 만에 나온 최초 기록. 대한항공은 2011~12시즌부터 3연패를 했던 삼성화재를 넘어 역대 최강의 왕조를 구축했다. 부담감 이겨낸 목표 의식 대한항공 선수들은 우승 뒤 "올 시즌이 가장 힘들었다"라고 했다. 이미 정상에 있었던 대한항공은 더 높이 날아올라야 했다. 팀 에이스 정지석은 "2위나 준우승을 해도 실패한 시즌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 모두 큰 부담감 속에 시즌을 치러야 했다"라고 돌아봤다. 악재도 많았다. 정지석은 허리 부상 여파로 2라운드까지 뛰지 못했고, 지난 시즌까지 통합 3연패 달성 주역이었던 링컨 윌리엄스까지 3라운드를 앞두고 허리 부상을 당해 이탈했다. 대체 선수 무라드 칸은 V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했다. 대한항공 통합 4연패의 원동력은 탄탄한 국내 선수 뎁스(선수층)였다. 정규리그 초반, 정지석의 빈자리는 데뷔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정한용이 완벽하게 메웠다.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아포짓 스파이커)이 겹쳐 벤치를 지켰던 국가대표 임동혁도 특유의 공격력을 보여주며 링컨의 공백을 지웠다. 이들은 정신력도 강했다. 지난 세 시즌 정상을 지키는 과정에서 몇 번이나 고비를 겪었지만, 끝내 극복했다. 임동혁은 정규리그 1위 경쟁에서 우리카드에 밀려 있던 4라운드 초반 "누구도 가지 못한 길(통합 4연패)을 가는데, 당연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세 시즌을 치를 때도 항상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는 이를 이겨낼 수 있는 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고공비행을 거듭한 대한항공의 국내 선수들은 OK금융그룹과의 이번 챔프전에서 챔프전 매 경기, 매 세트 존재감을 뽐냈다. 이들은 한국 배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주역으로 올라섰다. 현장을 존중하는 구단주새 역사를 만든 대한항공 뒤에는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조원태 회장이 있었다. 대한항공 모기업 한진그룹 오너가는 창업주 조중훈 회장부터 배구 사랑이 남달랐다. 조양호 2대 회장은 대한항공이 2011~12시즌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 치른 인천 KEPCO45전을 온 가족과 함께 관람하기도 했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배구단 운영에 쏟은 애정을 몸소 겪은 조원태 회장은 2017년 1월 부임 뒤 당시 '만년 3위'로 불린 대한항공의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 전용 훈련장 내 첨단 영상 분석 시스템을 구축,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 확충을 지시했다. 아울러 선수들의 몸 관리를 위해 기계체조 선수 출신 트레이너를 영입했다. 데이터 분석력이 뛰어난 '비선수 출신' 전문가를 전력분석원으로 쓰기도 했다. 조원태 회장의 파격 인사는 스태프에 한정되지 않았다. 2020~21시즌 앞두고 남자부 V리그 구단 최초로 외국인 로베르토 산틸리(이탈리아) 감독을 선임했다. 세계 배구 트렌드를 접목해 경쟁력을 키우려 했다. 대한항공은 산틸리 감독 체제로 창단 첫 통합 우승을 해냈다. 그와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에는 외국인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감독을 영입했다. 조원태 회장은 화끈한 투자를 통해 선수들의 자존감을 높여줬다. 대한항공 주전 세터 한선수는 최근 3시즌 연속 보수 총액 1위에 올랐다. 정지석은 2022년 4월 자유계약선수(FA) 역대 최고 대우(1년 기준 9억2000만원)를 받았다. 조원태 회장은 대한항공이 강팀 반열에 오른 뒤에는 현장 운영 방침을 존중했다. 현장 인원들은 미래를 구상하고 계획하되, 현재 역량을 전적으로 믿어주는 구단주에 고마운 마음을 느끼고 있다.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성탄절, 대한항공 홈구장(인천 계양체육관)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현재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도 맡고 있다 보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 발 멀리서 응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는 구단주부터 신인 선수에 이르기까지 단단하게 구축된 신뢰 속에 이뤄졌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4 07:30
산업

조원태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안 가결..."합병 철저히 준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통과됐다. 21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제62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재선임안이 가결됐다. 앞서 국민연금은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 소홀을 이유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관심을 모았지만 주주들을 지지를 얻었다. 조 회장은 이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과 관련해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조 회장은 "2024년은 대한항공에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과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통합 항공사 출범 준비에 돌입하는 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그는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됐지만, 두 항공사의 통합은 장기적으로 큰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합병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조 회장은 "올해 항공업계 경영환경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 회사가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성장의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져야 하는 중요한 해"라고 밝혔다.그는 세계 각국의 분쟁으로 고조되는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불안, 경기 침체,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을 위험 요소로 꼽았다.그러면서 "회사는 글로벌 메가 캐리어에 걸맞은 생산성과 수익성을 갖추기 위해 올해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절대적 안전 운항과 고객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표인수·허윤 사외이사 선임 안건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역시 국민연금이 과하다고 지적한 이사의 보수한도 총액도 연간 90억원으로 동결되며 가결됐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3.21 11:07
스포츠일반

부산 탁구 세계선수권 대진 확정...한국, 남자는 폴란드-여자는 이탈리아와 개막전

한국 탁구대표팀의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대진이 결정됐다. 한국의 개막전 상대는 남자 폴란드, 여자 이탈리아다. 대회 개막식은 2월 17일 오후 네 시에 열린다.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타임 테이블’이 정해졌다. 대회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박형준‧유승민)와 주최측인 국제탁구연맹(ITTF)이 각국의 경기시간과 테이블 배정을 확정한 뒤 29일 오후 연맹 홈페이지에 이를 게시했다. 조직위의 발표에 따르면 개최국 한국과 남녀 톱시드 중국, 우승후보 일본 등 주요 강국들의 경기가 메인경기장인 1, 2번 테이블에 주로 배치됐다. 한국 남녀대표팀은 그룹 예선 네 경기를 모두 1번 테이블에서 치르게 됐다. 3조 톱시드 남자대표팀은 2월 16일 오전 10시 유럽의 다크호스 폴란드를 상대로 개막전을 치른다. 5조 톱시드인 여자대표팀은 개막일인 같은 날 오후 5시 이탈리아와 첫 경기를 벌이게 됐다.개막전 이후 남자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 뉴질랜드, 18일 오후 5시 칠레, 19일 오전 10시 인도와 차례로 예선을 치른다. 여자팀은 17일 오후 5시 말레이시아, 18일 오후 1시 푸에르토리코, 19일 오후 8시 쿠바와 각각 조별 예선 경기를 치르는 일정이다. 예선리그 마지막 날인 20일은 한국대표팀 경기가 없다.팀선수권대회인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남녀 각 40개국이 5개국씩 8개 조로 분산돼 예선리그를 벌인 뒤 각조 3위까지가 본선에서 24강 토너먼트로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다. 조 수위를 차지하면 16강에 직행하고, 2위나 3위가 되면 24강전을 벌여야 한다. 보다 수월한 본선 항해를 위해서라도 조 1위는 필수다.한국은 남녀 모두 객관적인 전력상 조 1위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어렵게 출발해 대회 전체가 꼬이곤 하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예선리그 초반부터 신중한 경기운영이 요구된다. 남자3조 같은 그룹 야쿱 디야스(세계15위)가 있는 폴란드나 최근 전력이 급상승한 인도, 여자부 남미 최강자 애드리아나 디아즈(세계11위)의 푸에르토리코 등은 방심했다가는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는 난적들이다.지난 2022년 청두 대회에서 조3위까지 밀려 결국 16강에 머문 여자팀의 경우는 특히 압도적인 기세로 승리의 기억과 자신감을 쌓아나갈 필요가 있다. 단체전 3연속 동메달을 기록 중인 남자대표팀도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예선부터 단단한 응집력을 확인해야 한다. 홈 관중의 응원도 절실하다. 이번 대회 한국대표팀은 남자 장우진, 이상수(삼성생명), 임종훈, 안재현(이상 한국거래소), 박규현(미래에셋증권), 여자 전지희, 윤효빈(이상 미래에셋증권), 신유빈, 이은혜(이상 대한항공), 이시온(삼성생명)이 출전한다.타임 테이블 확정은 입장권 확보를 망설이던 팬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현재 예매가 진행 중인 에서 구체적인 좌석과 원하는 경기일정에 맞춰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20일 끝나는 예선리그 이후 21일 남녀 24강전, 22일 8강전(여4경기/남2경기), 23일 남자 8강전(2경기)/여자 4강전, 24일 남자 4강전/여자 결승전, 25일 남자 결승전까지 본선 경기일정도 확인할 수 있다. 오는 2월 16일부터 2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한국탁구 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개최되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다. 7월 말 개최되는 파리올림픽 출전권도 걸려있어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전 세계의 탁구강호들이 모두 몰려오는 메가 이벤트다. 역사적 관점에서도, 관전의 흥미에서도 놓치기에는 아까운 기회다. 개막까지는 이제 약 2주가 남아있다.이은경 기자 2024.01.30 15:05
배구

신영석 MVP·세리머니상 싹쓸이…여자부 MVP는 표승주, 김연경은 세리머니상

신영석(한국전력)이 프로배구 올스타전 남자부 MVP(최우수선수)와 세리머니상을 싹쓸이했다. 표승주(IBK기업은행)는 여자부 MVP, 김연경(흥국생명)은 여자부 세리머니상을 받았다.신영석과 표승주는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에서 나란히 MVP 영예를 안았다.남자부 올스타 팬 투표 1위에 올랐던 K스타 신영석은 1세트 3-2 상황에서 속공을 성공한 뒤 줄넘기를 하며 ‘슬리백’을 멋지게 소화해 내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경기에서도 4득점을 더한 신영석은 이날 기자단 투표에서 14표를 받아 레오(OK금융그룹·9표)를 제쳤고, 세리머니상에서는 19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개인 첫 올스타 MVP와 세리머니상을 모두 품었다. 여자부에서는 이날 4득점을 한 표승주가 13표를 받아 김연경(9표)을 제치고 MVP에 올랐다. 이날 무대는 표승주에게 프로 14년 차에 처음으로 누빈 올스타 무대였다.“세리머니상을 노리겠다”던 김연경은 목표대로 여자부 세리머니상을 받았다. 김연경은 이날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과 커플 댄스를 췄고, 세리머니상 투표에서 16표를 받아 목표를 이루고 환하게 웃었다.치열한 정규리그 순위 경쟁을 잠시 멈추고 K스타와 V스타로 나뉜 이날 프로배구 선수들은 6120명의 관중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축제를 즐겼다.K스타는 남자부 대한항공·한국전력·OK금융그룹, 여자부 한국도로공사·현대건설·GS칼텍스, V스타는 남자부 현대캐피탈·우리카드·KB손해보험·삼성화재, 여자부 흥국생명·정관장·IBK기업은행·페퍼저축은행 선수들로 각각 속했다. 선수들은 경기뿐만 아니라 임동혁(대한항공)이 비디오 판독관으로 나서 의도적으로 오심을 저지르거나, 6명이 아닌 배구 규정을 무시하고 블로커 7명을 전위에 세우는 전술로 팬들의 웃음을 샀다. 2세트에선 K스타 김지원(GS칼텍스)이 돼지탈을 쓰고 코트에 들어섰고, 아본단자 감독의 지시에 최정민(IBK기업은행)이 정확하게 돼지탈을 맞혀 현장을 폭소케 했다.또 남자부 경기에 여자 선수들이 출전하거나, 반대로 여자부 경기였던 2세트에 레오가 서브를 넣어 팬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심판인 용동국 선심도 선수로 들어간 뒤 선수들과 세리머니까지 펼쳐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서브킹&퀸 콘테스트에서는 마테이(우리카드)와 실바(GS칼텍스)가 우승했다. 마테이는 시속 120㎞로 우리카드 선수 중 처음으로 서브킹에 올랐고, 실바도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시속 97㎞의 서브로 서브퀸을 받았다. 연장 접전이 펼쳐진 콘테스트에서는 료헤이(한국전력)가 연장 끝에 임명옥(한국도로공사)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올스타전 본경기에서는 K스타가 1, 2세트 합계 37-36(21-15, 16-21)으로 승리했다. 김명석 기자 2024.01.27 19:52
산업

미래 먹거리 마땅찮은 GS 허태수, 자나 깨나 "신사업 역량"

정유·유통·건설 등 전통의 사업군을 핵심 계열사로 두고 있는 GS그룹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신사업 역량’를 외치며 속도전을 주문하고 있다.15일 GS에 따르면 최근 허태수 회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최첨단 기술의 향연을 펼쳐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현장을 찾았다. 또 최초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벤처투자법인(CVC) GS퓨처스를 찾아 등 북미의 신기술 투자와 사업화 동향을 점검했다. 지주사 산하의 GS퓨처스는 지난 2020년 3월 허 회장 취임 직후에 설립된 투자법인이다. 지난 9일 CES를 둘러본 허 회장은 스타트업 전시관에 관심을 보였다. 신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스타트업 기술이야말로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특히 그는 인공지능(AI)와 로봇 등의 기술이 전통의 에너지, 유통, 건설 산업 분야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직접 들여다보기도 했다. 10일 곧바로 GS퓨처스 법인으로 이동한 허 회장은 이곳에서 미래사업에 대해 고민을 하며 두루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회사의 역량을 직접 확인하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대한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북미를 중심으로 꾸준히 신기술 탐색하고 있는 GS퓨처스는 지금까지 70여건 1500억원 이상의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주로 산업 바이오와 친환경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과 관련한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텔의 AI 부문이 분사한 아티큘레잇 등에 투자하는 등 생성형 AI를 통한 사업 혁신도 시도하고 있다. 허 회장이 이처럼 ‘자나 깨나’ 신사업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GS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정유·유통·건설 등 주요 사업군들이 침체된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고, 성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그래서 GS그룹에 대한 투자가치도 뒷걸음질 치고 있는 형국이다. 지주사 GS는 다른 대기업들과 달리 중간배당이 없고, 허 회장 취임 이후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이에 2019년 연말 허 회장 취임 직전의 5만2000원대의 주가는 최근 4년 동안 한 차례도 이 고점을 뚫지 못했다. 올해 들어 4만원 선도 위태로운 상황이 지속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에서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허 회장은 GS퓨처스 설립 등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신년 임원모임에서 “경기 침체나 사업 환경의 악화를 방어적으로 대하기보다 미래 신사업 창출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자”며 “순조로울 때 보이지 않던 사업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나 새로운 사업 기회가 어려운 시기에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GS가 주목하고 있는 신사업은 전기차 충전, 폐플라스틱과 배터리 리사이클, 산업 바이오, AI, 헬스케어 등 크게 5가지로 분류된다.이차전지 사업 확대를 위해 전기차 충전에 힘을 주고 있다. 전기차 충전 플랫폼 회사인 차지비(ChargEV)는 지난 9일 GS커넥트를 흡수합병하면서 사명을 GS차지비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GS차지비는 국내 최대 규모인 4만5000기의 충전기를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시장 1위 업체로 알려졌다. 폐플라스틱과 배터리 리사이클의 경우 포스코그룹과 지난 2021년 신사업 협력 교류회를 갖은 뒤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22년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합작법인인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설립했고, 2023년 이차전지 재활용 전문회사인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을 준공했다.산업 바이오의 경우 GS칼텍스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 바이오원료 정제사업에 합작 투자하기로 했다. 또 대한항공과 친환경 바이오연료 활성화 동맹도 맺었다.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지난 2021년 GS컨소시엄은 1조7000억원을 들여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1위 업체인 휴젤을 인수했다. GS그룹 오너가 4세인 허태홍 GS퓨처스 대표이사가 스타트업 투자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특히 CES 2024 등에서 AI 분야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그는 허태수 회장의 형인 허명수 GS건설 상임고문의 차남이다. 미국 스탠포드대 MBA 과정을 밟았고, 벤처투자팀 소속으로 투자 관련 실무 경험을 쌓은 바 있다. GS 관계자는 “허태수 회장이 최근 줄곧 신사업의 메시지 담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GS가 착실하게 준비해온 신사업들이 본격적으로 ‘큰 걸음 내디뎌야 할 기회의 시간’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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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링컨 빠진 대한항공, 하지만 "한국 최고의 아포짓" 임동혁이 있다

“우리에겐 한국 최고의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임동혁이 있다.”남자배구 디펜딩챔피언 대한항공은 3라운드에서 큰 위기를 맞았다. 우리카드와 2연전에서 내리 패하며 선두 탈환에 실패한 대한항공은 외국인 ‘주포’ 링컨 윌리엄스까지 허리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를 맞았다. 주축 선수의 부상으로 시즌 전 목표로 내세웠던 ‘통합 4연패’에도 빨간불이 켜졌다.하지만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링컨의 부재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에겐 임동혁이 있다. 한국에서 제일 좋은 아포짓 스파이커다"라면서 링컨의 공백을 임동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임동혁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링컨 없이 나선 7일 우리카드전에서 29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린 임동혁은 10일 KB손해보험전에선 무려 42득점을 몰아치며 팀 공격을 책임졌다. 42득점은 박철우(2009~10 현대캐피탈·50득점) 김요한(2011~12 LIG손해보험·43득점)에 이어 역대 V리그 국내 선수 한 경기 최다 득점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날 임동혁의 공격 성공률도 66.10%로 높았다. 3세트 중반까지 공격 성공률 73%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 상대팀인 KB손보의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43득점·성공률 68.33%)에 견줘도 손색이 없는 최고의 활약이었다. 후인정 KB손보 감독도 “워낙 타점이 높은 선수라 막을 수 없었다”라며 고개를 내젓기도 했다. 현재 임동혁은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리그 공격종합(공격 성공률) 순위 1위에 올라 있다. 14경기에서 48세트를 소화하는 동안 58.23%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득점 순위도 7위(204개)로, 국내 선수 중에선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V리그는 외국인 선수들 의존도가 높다. 50% 이상의 공격 점유율을 외국인 선수에게 맡기는 팀이 대부분이다. 대한항공도 링컨이 빠지면서 위기를 맞는 듯 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임동혁 덕분에 걱정을 덜었다. 링컨의 부재는 오히려 임동혁에게 기회다. 임동혁의 공격 점유율이 올라가면서 그의 주가도 함께 치솟는 중이다. 링컨의 복귀는 기약이 없다. 대한항공은 당분간은 링컨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틸리카이넨 감독은 덤덤한 말투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임동혁은 한국 최고의 아포짓 스파이커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임동혁의 활약이 있어야 대한항공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 인천=윤승재 기자 2023.12.12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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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크라운 달성=팀 승률 76%...가스파리니는 통산 최다·레오는 연속 달성 기록 보유

전천후 득점 능력을 가진 선수의 전유물. 바로 트리플크라운이다. 한 경기에 후위 공격·서브에이스·블로킹을 각각 3점 이상 득점했을 때 달성하는 기록이다. 선수들의 사기 진작과 리그에 기록적 재미를 더하기 위해 2005~06시즌부터 도입된 V리그만의 로컬 룰이며 달성하면 상금 100만원이 주어진다. 1호 기록은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이경수(현 페퍼저축은행 코치)를 시작으로, 올 시즌까지 총 330번 달성됐다. 올 시즌 트리플크라운 달성자는 남자부 안드레스 비예나(KB손해보험) 정한용(대한항공)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삼성화자) 여자부 반야 부키리치(한국도로공사)다. 남자부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선수의 소속팀이 모두 경기에서 승리했다.이처럼 트리플크라운은 승리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주요 지표다. 2005~06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남자부는 총 260번, 여자부가 총 70번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남자부는 달성한 선수가 나온 팀이 총 200번 이겼다. 여자부 70번 중 51번 승리했다. 트리플크라운 달성 시 남자부는 승률 76.9%, 여자부는 승률 72.9%를 기록했다. 남녀부 합계 승률 76%라는 상관관계가 도출된다. 즉,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팀은 76%의 확률로 승리한다’라는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트리플크라운이 가장 많이 나온 시즌은 2021~22, 2022~23시즌이다. 각각 26회. 2021~22시즌 우리카드 소속 알렉스 페레이라, 2022~23시즌 OK금융그룹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는 각각 6번을 달성하며 단일시즌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여자부는 총 11번 나온 2012~13시즌이 최다였다. 한국도로공사 소속이었던 니콜 포셋이 6번을 해내며, 여자부 단일시즌 최다 기록을 갖고 있다. 역대 최다 트리플크라운 달성 선수는 대한항공에서 뛰었던 밋차 가스파리니다. 무려 16회. 현재 V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 기준으로는 12번을 해낸 레오(OK금융그룹)다. 여자부는 니콜이 11회로 1위에 올라 있고, 국내 대표 아포짓 스파이커 황연주가 총 4번을 해내며 자존심을 지켰다. LIG손해보험에서 뛰어던 토마스 패트릭 에드가,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로 평가 받으며 OK금융그룹 전성기를 이끌었던 시몬, 현재 대한항공에서 뛰고 있는 링컨 윌리엄스 그리고 2012~13시즌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휘트니도스티, 현재 페퍼저축은행 에이스 야스민 베다르트는 데뷔전에서 트리플크라운을 해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특히 시몬은 2014~15시즌 삼성화재와의 데뷔전에서 후위 공격 득점 13개, 블로킹 3개, 서브 6개를 해내는 괴력을 보여줬다. 2014년 12월 3일 한국전력전에서는 후위 23개, 블로킹 5개, 서브 5개로 트리플크라운 항목 최다 합산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가스파리니는 2017년 11월 24일 우리카드전에서 역대 최초로 1세트에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이후 지난 시즌 레오가 한국전력전에서 역대 2호 '1세트 트리플크라운'을 해냈다. 레오는 지난 2022년 12월 2일 열린 삼성화재전부터 4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기도 했다. 연속 기록으로는 최다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07 09:36
배구

'아베크롬비 20점' IBK기업은행, '범실 21개' 한국도로공사 3-0 완파

IBK기업은행이 한국도로공사를 제압했다.IBK기업은행은 11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홈경기를 3-0(25-20 25-14 25-15) 완승으로 장식했다. 시즌 3승(5패)째를 챙긴 IBK기업은행은 승점 8로 5위. 한국도로공사는 1승 6패(승점 6)로 6위를 유지했다.1세트가 승부처였다. IBK기업은행은 16-17로 뒤진 세트 중반 황민경의 오픈 공격으로 동점을 만든 뒤 임혜림의 속공으로 역전했다. 연속 공격으로 22-17까지 점수 차를 벌려 승기를 잡은 뒤 24-20에서 아베크롬비의 시간차 공격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2세트와 3세트는 일방적인 흐름이었다.IBK기업은행은 아베크롬비가 20점(성공률 41.5%) 표승주가 11점(34.4%) 황민경이 10점(40%)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세터 폰푼도 앞선 경기보다 안정적인 모습으로 매끄럽게 공격을 지원했다. 한국도로공사는 부키리치(14점·성공률 23.6%) 타나차(10점·29%) 배유나(10점·성공률 28.6%)가 두 자릿수 득점했으나 세 선수 모두 공격 성공률이 30% 미만이었다. 무엇보다 범실 21개(IBK기업은행·10개)로 자멸했다.한편 남자부 경기에선 정한용(22점)을 앞세운 대한항공이 KB손해보험을 3-1(25-18 25-16 18-25 25-20)로 꺾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11 22:44
산업

경영권 분쟁 기업들, 소액주주들은 떠난다

경영권 분쟁을 겪은 기업들의 소액주주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2000년 이후 경영권 분쟁을 겪은 10개 기업의 분쟁 전후 1년간 개인 소액주주 수를 분석한 결과 분쟁 종결 후 평균 26.7% 감소했다. 반면 경영권 분쟁 중에는 관련 기업 소액주주 수가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났다.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소액주주 수는 2003년 상반기 1만7828명에서 같은 해 말 1만10921명으로 33.1%나 줄었다. 이재우 회장과 이부용 고문이 지분 쟁탈전을 벌인 대림통상의 소액주주 수는 2002년 말 1740명에서 경영권 분쟁 이후인 2003년 상반기 말 1311명으로 24.7% 감소했다.행동주의 펀드가 촉발한 경영권 분쟁에서도 소액주주 수 감소가 뚜렷했다. 2018년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KCGI는 2020년 한진칼 3대 주주인 반도건설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결성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했다.분쟁 전인 2019년 초 3만5926명이던 한진칼 소액주주는 2020년 말 5만5801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3자 연합이 목표 달성에 실패하자 2021년 1분기 4만4847명으로 19.6% 감소했다.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행동으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SM엔터테인먼트의 소액주주 수는 2022년 3분기 말 5만2129명에서 분쟁이 일단락된 올해 2분기 말 3만8074명으로 26.4% 줄었다.현재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영풍그룹의 고려아연의 경우 소액주주 수가 작년 상반기 3만3783명에서 올해 4만6025명으로 37.7% 증가했다.영풍그룹 주요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의 소액주주 수도 같은 기간 2만1345명에서 3만5863명으로 68.0% 늘었다.리더스인덱스는 "경영권 분쟁이 시작할 때 차익을 위해 몰려든 개인들이 분쟁이 끝날 조짐이 보이면 재빨리 발을 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25 06:58
연예일반

정준호 JIFF 집행위원장 “세계가 열광하는 ‘K’ 백년대계 준비할 때” [IS인터뷰] ①

정준호 전주국제영화제(JIFF)공동 집행위원장에겐 남다른 사명이 있다. 바로 ‘전주국제영화제’를 세계 게스트들도 앞다퉈 참가하는 유명한 영화제로 만드는 것.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후 영화계 안팎에서 우려의 시선을 받았던 만큼 자신에게 기대되는 것, 자신이 해야할 몫은 다 해내고야 말겠다는 게 정 집행위원장의 각오다.‘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이틀째인 지난달 28일 전주시 완산구의 한 호텔 카페에서 정준호 집행위원장을 인터뷰했다. 정 집행위원장은 조덕현 작가가 마련한 안성기 전시회를 방문하고 익산에서 막 오는 길이었다. “오는 길에 차가 좀 막혀서 늦었다”는 그에게 “괜찮다”며 자리를 안내한 뒤 숨을 고르고 인사를 나눴다. 전날 늦게까지 개막식 행사를 치른 뒤라 밝은 얼굴에도 피곤한 기색이 엿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제가 집행위원장이 됐을 때 여러 의견이 있었던 걸 알고 있고 그게 어떤 뜻인지 충분히 이해해요. ‘전주국제영화제’는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시도를 하는 독립영화의 산실인데 저는 그동안 주로 상업영화를 해왔으니까요. 그런데 우리 영화제의 슬로건이 이번에 ‘우린 늘 선을 넘지’잖아요. 저도 나름대로 선을 넘어보려는 거죠. 제가 가진 장점을 활용해서요.” 실제 정준호는 집행위원장이 되며 기업인 40여 명이 중심이 된 전주영화제 후원회를 발족했고, 대한항공 스폰서를 연결해 미주와 유럽 쪽 게스트들이 전주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한항공에는 대신 ‘전주영화제’가 가진 작품의 저작권을 풀어 기내에서 상영할 수 있도록 했다. 영화제와 항공사의 윈윈 전략인 셈이다. 정준호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영화제다. 영화제가 자금난으로 위축되면 세금을 낸 시민들에게 제대로 보답할 수 없다. 영화제의 외연을 확장하고 시민들과 연결하는 일을 내 사명으로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4~5개월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느낀 점이 ‘전주국제영화제’는 정말 마니아층이 탄탄하다는 것, 대신 조금 비마니아층에게는 덜 알려져 있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대안영화, 독립영화를 주목한다는 영화제의 정통성은 유지를 하면서 거기에 대중성을 접목하면 어떨까 한 거죠. 실제로 전주에 와서 식당을 돌아다녀 보면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해 잘 모르거나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 하고 있는 상인 분들이 많았어요. 저는 시민들에게 더 다가가는 영화제를 만들고 싶어요.”국내·외 정상급 스타들이 다수 참석하는 ‘부산국제영화제’와 달리 ‘전주국제영화제’는 보다 예술로서의 영화에 집중해왔다. 그 덕에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명망이 높지만 일반 대중에게까지는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게 사실. ‘두사부일체’(2001) ‘가문의 영광’(2002), ‘공공의 적’(2002) 등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에 출연한 정준호가 공동집행위원장이 된 뒤 그 무엇보다 영화제 홍보에 열을 올리는 건 이 때문이리라.물론 그 선에 대해선 정준호 집행위원장도 여전히 고민이다. 영화제를 널리 알리는 것 자체가 영화제의 정통성을 훼손하지는 않지만, 너무 대중을 향한 홍보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자칫 영화제가 중구난방으로 가는 것처럼 보이진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정준호 집행위원장은 “최우선 과제는 전주시의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 그리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활동하는 영화인들에게도 ‘전주국제영화제’의 위상을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전주국제영화제’는 그동안 정말 많은 작품과 영화인들을 발굴해왔어요. 제 의견은 이제 발굴에만 그치지 말자는 겁니다. 그렇게 발굴한 작품들을 배급하고, 마케팅에도 힘을 쏟아서 대중 앞에 끄집어내주는 거예요. 농사를 지었으면 그걸 다른 사람들도 맛볼 수 있게 해야죠.” 정준호 집행위원장은 이를 전주의 대표 먹거리인 비빔밥에 빗대었다. 비빔밥은 여러 채소가 모이는 일종의 플랫폼이라 할 수 있는데 정준호 집행위원장이 바라보는 영화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세계 곳곳의 좋은 영화와 영화인들이 모여 자신의 작품을 서로 소개하고 나누는 것. 마치 장터 같은 풍경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펼쳐지길 바란다고 했다.물론 근간은 콘텐츠에 있다.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고, 전 세계가 K팝에 맞춰 몸을 흔드는 지금이 바로 기회다. 모두가 한국에 집중할 때, 전통적인 한국의 문화를 갖춘 전주가 치고 나가야 한다. 백년대계, 나아가 천년대계를 보고 독립영화에 투자해 한국 영화계를 빛낼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전주국제영화제’에 훌륭한 작품들이 정말 많아요. 꼭 보러 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진짜 여기 아니면 못 볼 파격적인 작품들이 영화인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거든요. 와서 티케팅도 해보시고, 맛있는 것도 즐기시고, 그러시다 보면 ‘전주국제영화제’와 사랑에 빠지게 될 거예요.”전주(전북)=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5.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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