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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은퇴 부인’ 박신양, 부성애 연기로 ‘사흘’ 하드캐리

1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박신양은 명불허전이었다. 새 영화 ‘사흘’에서 카리스마는 덜어내고 애타는 집요함을 얹어 호러 속 새로운 부성애를 그려냈다.지난 14일 개봉한 ‘사흘’은 장례를 치르는 3일,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기 위해 구마의식이 벌어지며 일어나는 일을 담은 오컬트 호러 영화다. 박신양이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시즌2(2019), 영화 ‘박수건달’(2013) 이후 처음 선보이는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사흘’은 개봉 3일 전 한국 영화 실시간 예매율 1위, 개봉 후 전체 박스오피스 3위까지 올랐다. 23일 기준 누적관객 19만 398명으로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3위를 유지 중이다. 이를 두고 한 극장 관계자는 “수능일에 개봉해 ‘공포 도파민’을 기대하는 10대 관객을 겨냥한 결과이면서, 촬영한 지 4년 만에 공개되는 박신양 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올 초 개봉해 천만 영화에 등극, 최근까지도 글로벌 선전 중인 ‘파묘’에 이어 제작사 쇼박스가 ‘K호러’로 내놓은 영화지만 마니아 장르인 오컬트 호러에 대중적인 가족 휴먼 드라마 감성을 접목한 것을 두고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그럼에도 박신양의 절절한 부성 연기는 따뜻하고 차가운 톤을 넘나들며 극을 집중력 있게 이끌어 호평받고 있다. 극중 박신양이 연기한 승도는 흉부외과 의사로 자신이 집도한 심장 이식 수술 후 돌연 이상해진 딸 소미(이레)를 마주하게 된다. 초자연적인 현상임을 알고 구마 사제 해신(이민기)을 불러 의식을 진행하지만, 딸의 심장은 멈춘다. 죄책감과 슬픔, 현실 부정으로 몽롱한 의식 속에서 딸의 장례를 치르던 승도는 식장에서 “아빠”라고 부르는 분명한 딸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딸을 구하겠다며 직진하는 승도의 행보는 사실 공포 영화에선 가장 답답한 유형이다. 누가 봐도 악의 축인 존재를 굳이 건드리는 것은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신양의 연기는 설득력을 부여한다. 수술 전 딸과 나눈 대화 회상 속 승도는 한없이 다정하며 오히려 딸을 돕고자 거친 의식을 진행하는 구마 사제를 향해 도끼를 들 정도의 아버지임을 처음부터 정확히 제시했다. 또 승도가 영안실에 뉘어진 딸의 차디찬 손에 더운 숨을 불어넣은 장면은 이 영화 속 어느 공포 신보다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푸른 톤으로 연출된 화면에서 시체가 보관된 장소가 주는 섬뜩함 속 박신양은 애끓는 부성을 형언할 수 없는 표정으로 표출한다. 박신양도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악마야 고맙다”라고 말했듯, 대본과 달리 이레가 누운 철제침대가 홀로 움직인 것을 보고도 감정선을 이어 연기한 덕에 딸의 시체 옆에서 함께 잠드는 아버지라는 이 영화의 핵심과도 같은 장면도 탄생했다.앞서 열린 시사간담회에서 박신양은 “아빠와 딸의 애틋한 휴먼 드라마와 오컬트가 함께 들어있는 점이 신선하고 흥미로워 출연하게 됐다”며 “두 장르가 동떨어지면 안 되기에 절묘한 밸런스를 맞춰야 했다”고 연기 주안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신과 컷을 나눠 두 장르의 비율을 수치화시켜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휴먼드라마 대목에 관해 박신양은 “작품에서 가장 묻어나야 하는 건 아빠와 딸의 애절한 느낌이다. 아빠가 미쳐가는 과정이 관객들에게 동의를 끌어낼 수 있어야 했다”며 “투샷만 나와도 그 느낌이 묻어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당시 중학생이던 이레와 현장에서 반말로 대화하는 등 케미스트리를 위해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었다는 박신양을 두고 현문섭 감독은 “어떤 장르든 연기 베테랑”이라며 “이성적인 의사 승도가 딸을 구하기 위한 신념으로 흔들리고 미쳐가는 과정을 잘 표현하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지난해 개인전도 개최하며 최근 수년 간 화가로 활동 중인 박신양이지만, ‘사흘’을 시작으로 본격 본업 복귀를 할지도 관심사다. 박신양은 “그림을 그리는 게 연기를 그만두거나 안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며 “저에게는 연기하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게 다른 행위가 아니다. 표현을 하는 같은 행위”라고 은퇴설을 부인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25 05:40
스포츠일반

[경마] 글로벌히트, 여왕 김혜선 기수와 두바이 월드컵 도전장

국산 경주마 왕좌를 지키고 있는 글로벌히트가 세계 최고의 경마 대회인 두바이 월드컵에 도전한다. 단짝이자 '대상경주의 여왕'으로 불리는 김혜선(36) 기수도 함께 출격한다. 2020년 제주 연학목장에서 태어난 글로벌히트는 청담도끼·벌마의스타 등 스타 경주마를 배출한 씨수말 투아너앤드서브의 혈통을 이어받은 국산 경주마다. 2022년 6월 부산경남 경마장에서 데뷔 경주(일반 1000m)를 치러 우승했고, 3세였던 2023년에는 대상경주 코리안더비와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에서 1위에 올랐다. 올해는 대통령배를 포함해 대상경주 우승 트로피만 4개 수집했다. 일본·미국 명마들과 경쟁한 9월 코리아컵에서도 3위에 오르며 '국제대회 경쟁력'을 보여줬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14일 한국 경주마들의 두바이 원정 출전 지원을 위한 출전마선정위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히트의 단독 원정 출전이 결정됐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글로벌히트는 국내에서는 적수를 찾기 어려운 명마다. 글로벌히트가 두바이를 시작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며 국위선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바이 월드컵 본선은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린다. 예선은 1월 치러진다. 글로벌히트 '영혼의 단짝' 김혜선 기수도 함께 두바이 월드컵에 출전한다. 금녀의 구역으로 불리던 기수의 세계에서 유리 천장을 뚫고 매년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기수다. 글로벌히트와는 총 13번 호흡했다. 글로벌히트가 1위에 오른 대상경주 6번 모두 김혜선 기수가 기승했다. 김혜선 기수는 이번 두바이 원정에 대해 "기수로서 두바이 메이단 경마장에 출전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온 낯선 경주마와 이에 기승한 여자 기수의 활약을 통해 중동 현지를 놀라게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 경주마는 그동안 두바이 원정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6회에 걸쳐 17두가 출전했지만, 2019년 두바이 월드컵에서 돌콩이 본선 11위에 오른 게 최고 순위였다. 레이팅 1위(112) 글로벌히트가 한국 경마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히트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방동석 조교사는 "말의 건강이 걱정이 됐지만 (김준현) 마주님과 김혜선 기수 모두 강단 있는 결정을 내려주었기 때문에 출전을 결심했다"라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내달 1일 열릴 그랑프리까지 마치고 당당히 한국 연도대표마로서 두바이 원정을 시작하겠다"라고 말했다.글로벌히트는 내달 1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리는 그랑프리를 끝으로 올해 한국 경마 출전을 마무리한다. 내년 1월 초, 전용 컨테이너에 몸을 싣고 중동으로 떠나는 글로벌히트는 현지 적응 훈련을 거쳐 1월부터 두바이 월드컵 예선 무대에 나선다. 한국마사회는 전문 인력을 통해 검역·진료 서비스·물품 조달·현지 적응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마사회 정기환 회장은 "우리나라가 생산하고 키워낸 명마 글로벌히트가 세계 무대에서 보여줄 활약상은 경주마 생산농가와 경주마 관계자를 넘어 국민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밝혔다.안희수 기자 2024.11.22 11:00
e스포츠(게임)

게임이야 애니야? 웹젠 '드래곤소드', 콘솔급 그래픽으로 구현한 판타지 세계 [지스타 2024]

웹젠이 대규모 투자로 퍼블리싱 권한을 따낸 '드래곤소드'가 드디어 국내 팬들과 만났다. 모바일과 PC 플랫폼 신작인데도 콘솔에 뒤지지 않는 깔끔한 그래픽과 애니메이션 못지않은 컷신이 흥행을 예고했다.웹젠은 오는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4'에 100부스 규모로 참가해 오픈월드 액션 RPG 드래곤소드 시연을 제공하고 있다.드래곤소드는 웹젠이 국내 게임 개발사 하운드13에 300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기대작이다. 언리얼 엔진5 기반의 수려한 그래픽과 화려한 액션, 다양한 오픈월드 탐험 요소가 특징이다. 드래곤소드는 드래곤을 사냥한 영웅에게 부여되는 칭호다. 여신과 마룡이 대립 중인 세계에서 주인공이 속한 밑바닥 용병단이 사건의 중심에 휘말리게 되며 모험이 시작된다. 15일 방문한 웹젠의 PC 시연 공간은 드래곤소드를 미리 체험하려는 관람객들로 붐볐다.시연 시작부터 카툰풍의 아기자기한 판타지 세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신 언리얼 엔진5의 효과로 컷신과 플레이 화면 모두 잡티 없이 매끄러운 선으로 캐릭터와 배경을 그려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게임은 회복 능력을 보유한 주인공 '류트'가 왕성으로 향하다 우연히 '조니'와 '카스텔라'와 만나 얼떨결에 용병단에 합류하는 이야기를 그린다.성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를 입은 컷신은 별도 제작 영상을 끼워 넣은 것이 아닌데도 푹 빠져들 정도라 '스킵 불가'다.순수한 주인공 류트와 여장부 카스텔라, 무조건 직진하는 조니 등 서로 다른 성격의 캐릭터가 써 내려가는 에피소드에 어느새 감정이입이 된다.모바일 지원 게임답게 조작은 간편하다. W, A, S, D 키로 이동하고 마우스 클릭으로 상대를 공격한다. 점프하거나 장애물을 넘어설 때는 스페이스 바를 쓴다.여기에 드래곤소드는 상황에 따라 발동할 수 있는 연계 스킬로 액션 쾌감을 끌어올렸다.공격 과정에서 게이지가 차면 Q와 E 키를 눌러 캐릭터 특수 스킬로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 몬스터가 상태 이상에 빠지면 F 키를 눌러 '시그널 스킬'을 발동할 수 있으며 숫자 키로 캐릭터를 교체하면서 강력한 '태그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또 화려한 스킬 효과로 타격감을 극대화했다.류트는 빠르게 검을 휘두르고 카스텔라는 거대한 도끼로 상대를 제압하는데, 공격 속도가 느리지만 대미지가 큰 카스텔라의 스킬 '휠윈드'는 다수의 적을 타격하면서 번쩍이는 효과를 연출해 전투의 재미를 더했다. 드래곤소드는 이동과 타격 등으로 활동이 제한적이었던 기존 모바일 게임의 한계를 깼다.큰 나무를 밀어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길을 만들거나 이동 중 곳곳에 숨어있는 버섯 등 희귀 아이템을 채집할 수 있다. 등반과 비행, 수영 등 오픈월드에서 만나볼 수 있는 콘텐츠도 다수 포함했다.처음 만난 보스인 '오크 전사'는 부하들과 함께 주인공 일행을 공격한다. 체력이 높아 처치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적당한 타이밍에 회피하면서 공격하면 어렵지 않게 상대할 수 있다. '독'처럼 디버프 효과로 보스의 능력을 약화하는 등 전략적인 요소까지 녹였다.드래곤소드는 월드 전역에 분포된 이벤트 콘텐츠와 상호작용 요소, 퍼즐과 기믹을 섞은 던전, 싱글 및 멀티플레이를 지원할 예정이다.웹젠은 지스타 시연 외에도 오는 16일 오후 1시 하운드13 개발진이 무대에 올라 드래곤소드 게임 특징과 개발 스토리를 공유하는 개발자 토크쇼를 개최해 예비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한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1.15 15:26
영화

[IS리뷰] 박신양은 박신양인데…K와 오컬트 만남 ‘사흘’로 충분했나

“소미야.” 박신양의 차분하지만 광기와 집념이 서린 목소리가 귓가에 남는다. 휴먼 드라마와 오컬트가 만나 새로운 ‘K오컬트’ 출사표를 던진 ‘사흘’의 이야기다.극의 중심을 잡고 이끄는 건 단연 박신양이다. 지난 2013년 영화 ‘박수건달’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그는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가 연기한 주인공 차승도 집안의 심상치 않은 풍경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여느 오컬트 호러 영화처럼 악마가 들린 채 침대에 구속된 소녀는 그의 딸 소미(이레)다. 구마 사제 반해신(이민기)은 쉴 새 없이 라틴어로 성경을 읊고, 닫힌 방문 너머 살려달라며 비명을 지르는 딸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는 차승도는 애끓는 부성에 결국 도끼까지 든다. 성공할 줄 알았던 퇴마 의식은 돌연 수포로 돌아가고, 딸은 숨을 거둔다.한국의 장례식장 풍경이 이어진다. 영화도 사흘 간의 장례 풍습에 따라 1일차 운명, 2일차 입관, 3일차 발인 수순을 밟는다. 조문객들의 입을 빌려 소미가 심장 수술을 받은 뒤부터 이상해졌다고 밝혀진다. 딸의 주치의로서 4개월 전 심장이식을 집도했던 흉부외과 전문의인 차승도는 도저히 이 상황을 인정할 수가 없다. 살면서 실패한 적 없는 그는 의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로 딸을 잃게 된 현실을 부정한다. 자책감에 사로잡힌 와중에 딸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신부 해신 또한 과거 자신에게 들렸던 악령에게서 이 사건의 단서를 찾아 다시금 퇴마에 도전한다. 고인의 마지막을 애도하고, 산자는 슬픔을 달래야 할 장례식장은 다시 나타난 악령과 드러나는 추악한 진실로 인해 섬뜩한 장소로 변한다. 오컬트와 가족 드라마가 블렌딩 된 작품만의 색깔도 이때부터 드러나기 시작한다. 죽은 딸의 경직된 쥔 주먹을 제 입김으로 녹여 펼치거나 영안실에 뉘인 시신 옆에서 철제 침대에 올라 잠드는 아버지의 모습이 그러하다. 박신양의 짙은 연기가 입혀진 차승도의 다소 답답한 행동들도 자식을 끔찍이 아끼는 부모 마음이라 보면 이해 못 할 일은 아니다.다만 가족애의 비중이 두드러지면서 오컬트 요소는 가벼워진다. 특히 심장에 깃든 악령이 어떻게 한국에 도달하게 됐는지 대목에서 다소 몰입이 떨어진다. 배경으로 채택된 장소들을 처음 접했을 때 수긍보단 의문이 고개를 든다. 그렇다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건 아닌지라 이야기의 출발점을 복기하다 보면 퍼즐이 맞춰진다. 초자연현상을 다루는 판타지이니 ‘이야기 속에선 있을 법한 일’이라고 넘긴다면 납득할 수 있다. 시각 연출적으로는 공간 선정에 나름의 이유도 있다. ‘검은 사제들’에 참여했던 김시용 미술 감독의 섬세한 설계가 느껴진다. 푸르거나 붉은 색채로 심리적 압박감을 잡고, 곳곳에 소품들로 다뤄지지 않은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특히 작품의 중요한 심볼인 나방이 병원 보일러실을 가득 채운 장면은 기괴함을 밀어붙이며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나방을 훈련 시켰다”라는 현문섭 감독의 농담이 진짜인가 싶을 정도로 CG도 실감 난다. 촬영을 마친 지 4년여 만에 개봉하는 작품이다. 박신양뿐 아니라 두 주역도 오래 기다렸기에 반가움을 더한다. 미남 사제로 변신한 이민기는 ‘내 심장을 쏴라’(2015) 이후 9년 만의 주연 영화이고, 촬영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이레에겐 마지막 십 대 모습이 담긴 작품이 됐다. 특히 박신양과 부녀 호흡을 맞추며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 이레는 장래를 기대케 한다. 앙상블 중에선 영안실 관리인 역 김기천의 웃음 ‘킥’ 한마디들도 긴장도를 낮춘다.‘K’ 부성애와 오컬트의 결합 시도는 신선했고 밸런스 조절은 고전했다. 천만 영화 ‘파묘’를 받아 ‘K오컬트’ 열풍을 이어갈진 지켜볼 일이다. 95분. 14일 개봉. 15세 관람가.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14 06:00
예능

윤세아, 매니저에게 빌린 300만원→3000만 원으로 갚아… 그 이유는? (‘솔로라서’)

배우 윤세아가 절친들과 ‘촌캉스’를 가장한 ‘브라이덜 샤워’를 한다.12일 방송되는 SBS Plus·E채널 공동 제작 예능 ‘솔로라서’ 3회에서는 윤세아가 20년 지기 친구인 자신의 매니저와, 보컬 선생님으로 인연을 맺은 절친한 동생과 함께 ‘촌캉스’를 떠난다. 이날 윤세아는 두 절친과의 인연을 소개한 뒤, “한 달 뒤에 동생(보컬 선생님)이 결혼을 한다. 그래서 우리끼리 마지막 솔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고 밝힌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윤세아는 절친 매니저를 향해 “벌써 우리가 20년이나 됐네”라며 추억에 젖는다. 그러면서 2005년 배우와 매니저로 만나 20년간 동고동락한 ‘동갑내기’ 매니저에 대해 감동적인 일화를 소환한다. “데뷔 초, 내가 사회 초년생이라 너무 힘들었던 때”라고 입을 연 윤세아는 “(프리랜서여서) 은행 대출도 안 됐는데, 300만 원이 필요했다. 돈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자 네가 선뜻 300만 원을 빌려줬다. 그때 정말로 고마웠다”고 털어놓는다. 이를 들은 매니저는 “세아가 갚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그랬다”라고 덤덤히 말한다. 또한 원금의 10배 이상으로 갚은 윤세아가, 이후 매니저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줬다는 사실이 밝혀져 스튜디오에서는 놀라움과 감탄이 쏟아진다. 과연 윤세아는 매니저에게 어떻게 은혜를 갚았을지 이목이 쏠린다.300만 원을 열 배 이상으로 갚아준 윤세아와 매니저의 오랜 우정과, 그 구체적인 전말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세 사람은 드디어 북한산 강줄기 주변에 위치한 한옥 숙소에 도착한다. 나무향이 물씬 나는 서까래와 툇마루, 아궁이 등 정겨운 시골집 정취에 대만족한 이들은 “너무 예쁘다!”며 ‘촌캉스 패션’으로 갈아입는다. 이후, 뒤뜰에 있는 그네를 발견한 윤세아는 갑자기 ‘춘향이’에 빙의해 그네를 탄다. 하지만 춘향이보다는 이도령에 가까운 파워 스윙을 가동해 웃음을 자아내고, 급기야 넘치는 텐션을 주체하지 못해 돌발 행동을 감행한다. 그런가 하면, 윤세아는 장작 패기에도 나서는데, 도끼질 한 번에 장작을 두동강이 내는 괴력을 발휘한다. 스튜디오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MC 황정음은 “세아 언니의 텐션은 완전 MZ급”이라며 칭찬한다.잠시 후, 윤세아와 절친들은 식사 준비에 돌입한다. 그런데 윤세아는 조용히 매니저를 불러내더니, “곧 결혼하는 동생을 위해서 ‘브라이덜 샤워’를 해주자”며 비밀 이벤트를 꾸민다. 눈치 빠른 동생에게 행여 발각될까 봐 윤세아와 매니저는 조심히 ‘브라이덜 샤워’를 준비하는데, 연신 삐걱대는 모습을 보여준다. 과연 윤세아가 ‘촌캉스’를 가장한 ‘브라이덜 샤워’를 들키지 않고 성공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한편, ‘솔로라서’ 3회는 12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11.12 09:07
드라마

“행여라도 걸리면 우린 다 죽는겨”… 임지연, 사기극 벌인다 (‘옥씨부인전’)

온 세상이 돕는 임지연의 사기극이 시작된다.오는 30일 첫 방송되는 JTBC 새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극본 박지숙, 연출 진혁, 제작 SLL, 코퍼스코리아)은 이름도, 신분도, 남편도 모든 것이 가짜였던 외지부 옥태영(임지연)과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예인 천승휘(추영우)의 치열한 생존 사기극을 그린 드라마다.살아남기 위해 아씨의 삶을 살게 된 노비 구덕이(임지연)의 처절하고 애달픈 고군분투가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그런 구덕이의 사투를 돕는 이들의 유쾌한 공조가 담긴 3차 티저 영상이 공개됐다.공개된 영상에서는 외롭지 않냐는 차미령(연우)의 질문이 무색할 만큼 바쁜 가짜 옥태영의 하루가 펼쳐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다양한 호칭으로 불리던 옥태영은 자신을 구덕이라고 부르는 천승휘의 입을 틀어막아 두 사람의 심상치 않은 관계성을 기대케 한다.여기에 고상한 양반댁 아씨답지 않게 능숙하게 마당을 쓸고 전도 부쳐내는 옥태영의 수상한 생활력은 노비 도끼(오대환)도 놀라게 만든다. 급기야 ‘마님의 노비 시절’이라는 파격적인 언사를 구사하는 천승휘의 몸종 만석(이재원)과 이를 무마하려 무작정 웃어 보이는 찬모 막심(김재화)까지 가짜 옥태영을 둘러싼 인물들의 익살스러운 모습이 웃음을 유발한다.“행여라도 걸리면 우린 다 죽는겨”라는 말로 비장함을 불태운 의리 가득한 아군들과 함께 희대의 사기극을 벌일 임지연의 신분 탈출 운명 개척기는 ‘옥씨부인전’에서 공개된다.‘옥씨부인전’은 오는 30일 오후 10시 30분 첫 방송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11.07 13:41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 사이다 응징 쾌감有…그러나 ‘잔혹성’ 도마 위 ③

‘지옥에서 온 판사’가 흥행에 성공하며 ‘SBS 금토 사이다 유니버스’의 명맥을 잇는 작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강력한 사이다를 예고했는데 악을 응징하는 소재로 시청자들의 통쾌함을 자아냈다. 다만 일부 장면들에서 잔혹성이 과도하게 표현돼 불쾌감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시청률 두 자릿수를 거뜬히 넘었다. 시청률은 지난 9월 6.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해 상승세를 이어가며 6회만에 13.1%를 기록했다. 이후 8회에 자체 최고 시청률 13.6%를 달성했다.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등 기대작들이 동시간대로 편성돼 다소 하향세를 보였으나, 나머지 회차인 13, 14회에서 저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지옥에서 온 판사’는 SBS가 자신하는 ‘금토 사이다 유니버스’ 라인업으로 일찌감치 기대감을 끌어모았다. 드라마는 ‘이제부터 진짜 재판을 시작할게! 지옥으로!’라고 외치는 악마가 몸에 들어간 판사 강빛나(박신혜)가 지옥 같은 현실에서 인간적인 열혈형사 한다온(김재영)을 만나 죄인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내용으로 배우 박신혜, 김재영, 김인권, 김아영 등이 출연한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기존 ‘사적 복수’를 소재로 한 작품들과 비교해 지옥과 악마를 소재로 차별점을 두며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전한다는 분석이다. 극중 강빛나는 자신보다 더 악마 같은 인간들에게 분개하고 처단의 칼날을 들이민다.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가는 죄인들을 향한 강빛나의 무자비한 처벌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실제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된 사건들을 디루면서 현실감과 몰입감을 높인다. 응징의 대상이 되는 죄인들은 교제폭력, 보험살인 및 아동학대 등이다.연출을 맡은 박진표 감독이 SBS 시사교양국에서 시사다큐를 맡았던 터라, 그의 장기가 발휘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옥에서 온 판사’는 표현 방식이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비판도 있다. 극중 강빛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쾌감을 높인다. 드라마는 결과적으로 실제 사법체계를 향한 대중의 불신과 맞물리면서 카타르시스를 자아내는데 강빛나가 처단할 대상들의 죄 또는 힘이 클수록, 피해자의 고통이 클수록 응징의 세기도 높아진다. 그 과정에서 강빛나를 포함해 등장 인물들이 흉기를 휘두르거나 피가 발생하는 장면이 다소 직접적으로 표현돼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잔혹함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강빛나가 부인과 두 자녀를 살해했으나 다중인격이라며 심신미약을 주장한 양승빈(양경원)을 향해 도끼를 들고 “너 토막 낸 다음 저기 던져 놓으려고”라는 대사와 함께 그가 가족들을 찌른 횟수 21번만큼 똑 같은 횟수로 찌르는 장면 등은 ‘역대급 사이다’라는 평가와 동시에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방송사인 SBS가 지상파인 만큼 표현 수위가 조절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지옥에서 온 판사’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사각지대를 짚어내고 ‘정의’를 실현하는 작품이다. 그 응징의 방식도 ‘사적 제재’인 것 같으면서도 ‘악마’라는 판타지를 이용해 극단으로 끌고 간다. 비슷한 주제 의식을 지닌 작품의 지평을 넓힌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응징의 잔혹함이 기존 작품들과 비교해 큰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표현 방식이 계속된다면 불쾌함과 동시에 오히려 주제 의식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1.01 05:55
드라마

칼 든 박신혜vs소리 천재 김태리…‘지옥 판사’ 종영 앞둔 마지막 자존심 대결 ①

‘변신’과 ‘도전’으로 뜨겁게 맞붙었다. 배우 박신혜와 김태리가 각각 ‘지옥에서 온 판사’와 ‘정년이’로 주말 밤을 불태웠다. 두 작품 모두 빠르게 시청률 10%대를 돌파하며 두 배우도 ‘드라마 여왕’다운 저력을 과시했다.최고 시청률은 각각 13.6%, 13.4%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스타트를 먼저 끊은 ‘지옥에서 온 판사’가 오는 2일 먼저 종영한다. 박신혜가 왕좌를 지키며 유종의 미를 거둘지, 김태리가 ‘지옥에서 온 판사’ 마지막회에 판세를 뒤엎을지 주목된다.◇ 박신혜 러블리함 버리고 독기 품었다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이하 ‘지옥 판사’)는 박신혜 커리어에서 가장 변화가 두드러진 작품이라 할 만하다. ‘지옥 판사’는 인간 강빛나(박신혜) 몸에 들어간 악마 유스티티아가 열혈 형사 한다온(김재영)을 만나 함께 죄인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판타지 드라마다. 박신혜는 극 중 악마가 몸에 들어간 판사 강빛나를 연기했다. 강빛나는 죄인들에게 일부러 낮은 형량을 내리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죄인을 처단한다.‘지옥 판사’를 이끌고 가는 동력은 박신혜의 변신이다. 박신혜는 그동안의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를 완전히 내려놓고 냉소적이면서 사악한 표정만을 얼굴에 남겼다. 그런 표정으로 악랄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더 악랄한’ 방식으로 처단한다. 박신혜는 죄인이 있는 현장에 칼 또는 도끼를 들고 등장해 거침없이, 과격함으로 처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런 장면이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만들어 낸다. 여기에 늘상 원색의 화려한 의상을 입고 이른바 ‘풀세팅’한 박신혜의 얼굴에 핏방울이 튄 모습은 자체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선을 잡아끈다.이는 전작인 ‘닥터슬럼프’를 비롯해 대표작 ‘상속자들’, ‘미남이시네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 멜로, 로코 장르에서 보여준 러블리한 여자 주인공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매력이라는 평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지옥 판사’에서의 박신혜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이미지를 끄집어낸다”며 “판타지 장르에 악마기 때문에 과장된 연기로 표현해야 하는데 도발적인 악녀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주는 데도 성공했다. 기존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배우”라고 짚었다. ◇ 김태리, 숙희 잇는 인생캐 정년이로 정점김태리는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로 또 한 번 인생캐를 만들어 냈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를 그린 시대극이다.김태리는 타이틀롤 윤정년 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특유의 꺾이지 않는 오뚜기 같은, 당차고 활기찬 이미지를 가져가면서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었다. 숏컷에 시커먼 피부, 그러나 눈만큼은 반짝반짝 빛나는 시골 강아지 같은 이미지로 벌써 ‘흙감자’라는 별명도 생겼다.비단 타이틀롤이라서가 아니라 ‘정년이’는 김태리에게도 쉽지 않은 새로운 도전이었기에 의미가 깊다. 여성 국극이라는 지금껏 미디어에서 잘 다루지 않던 소재도 그렇지만 소리 천재가 되려는 정년이 역을 위해 김태리 역시 판소리와 춤, 무대 연기, 전라도 사투리를 익혀야 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김태리는 이번 작품을 위해 무려 3년 동안 판소리를 배웠고, 주 2~3회씩은 목포까지 내려가 사투리 수업을 받았다. 현재 6회까지 방영된 ‘정년이’의 성적은 김태리의 그간 노력을 대변한다는 평이다. 1회 4.7%로 출발해 2회 만에 8.2%를 기록했고, 반환점인 6회는 13.4%를 기록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앞으로 ‘정년이’는 20% 돌파도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2016년 영화 ‘아가씨’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김태리는 지금까지 출연한 대부분의 작품을 흥행시키며 비슷한 나이대의 여배우들 중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동성애 베드신 등 파격적인 스크린 데뷔도 인상적이었지만 이후 시대극인 ‘1987’, 힐링물인 ‘리틀 포레스트’ 등 장르를 불문하고 청춘을 대변하는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안방극장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미스터 션샤인’, ‘스물다섯 스물하나’, ‘악귀’까지 출연한 드라마는 모두 시청률 10%를 넘는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았다.‘정년이’는 김태리 커리어의 정점이다. 김태리는 망가지는 연기에도 몸을 사리지 않으며 특히 국극을 하는 무대에서는 시청자를 압도하는 노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정 평론가는 “지금까지 김태리가 연기한 작품들은 다 청춘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그렇다 보니 비슷한 연기라고 느껴지는 지점이 있지만 디테일과 결은 조금씩 다 다르다”며 “특히 ‘정년이’는 여러 가지 소리를 해야하는 등 도전적인 과제들이 있었는데 이를 모두 잘 소화해 냈다”고 평했다.이어 “또한 ‘정년이’는 유명한 웹툰이 원작이기 때문에 싱크로율도 무시할 수 없는데, 원작의 느낌을 살리고 비슷하게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1.01 05:55
드라마

박신혜 “악마 중 악마는 나야”…진짜 연쇄살인범·사탄 잡았다 (‘지옥판사’)

박신혜가 연쇄살인마J와 사탄의 비밀을 모두 밝혀냈다.지난 26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에서는 악마 강빛나(박신혜)와 형사 한다온(김재영) 두 주인공이 그동안 그토록 찾아 헤맨 연쇄살인마J와 사탄의 정체가 밝혀졌다. 앞서 강빛나는 J연쇄살인사건의 증거를 가지고 도주한 정선호(최동구)를 찾아냈다. 얼마 후 “나를 죽인 건 아버지와 형”이라는 정선호의 유서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타버린 시신이 발견됐다. 정선호가 죽었다는 가정 하에 경찰은 정재걸(김홍파)과 정태규(이규한)를 조사했다. 반면 정재걸과 정태규는 시체의 DNA 감식 결과도 나오기 전에 장례부터 치러 의심을 샀다.하지만 이는 정선호를 이용해 연쇄살인마J를 잡으려는 강빛나의 계략이었다. 죽지 않고 살아난 정선호는 J연쇄살인사건의 증거인 손도끼를 들고 자수했다. 하지만 경찰 앞에서 연쇄살인마J의 정체에 대해서만은 입을 꾹 닫았다. 대신 자신의 어머니를 굶겨 죽인 정재걸과 정태규를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한다온은 의도적으로 손도끼의 행방에 대한 정보를 흘려, 정태규를 자극했다.진짜 연쇄살인마J는 정태규, 사탄은 정재걸이었다. 정태규는 지옥의 보물 카일룸까지 가지고 있었다. 강빛나가 정태규 처단을 위해 달려갔지만, 이미 정태규는 도주해 버린 상황. 대신 강빛나가 마주한 것은 카일룸을 가지고 영생을 얻으려는 정재걸이었다. 강빛나는 처절한 사투 끝에 정재걸을 제압, 처단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재걸의 몸에서 진짜 사탄(박호산)이 나온 것.26년 전 정재걸의 혼외자 정태규가 자신의 존재를 실수라 부정하는 아버지를 홧김에 죽였다. 그때 지옥에서 탈출한 사탄이 살기로 가득한 정태규를 발견, 접근했다. 사탄은 악마의 유혹으로 정태규를 사로잡았고, 정재걸 몸에 들어갔다. 정태규는 부와 아버지의 인정을 얻는 대신, 사탄을 대신해 J연쇄살인사건을 저질렀다. 강빛나는 도발하는 사탄 앞에서 “악마 중의 악마는 나야”라고 외치며 사탄을 처단, 카일룸과 함께 지옥으로 보내버렸다. 바엘(신성록 분)과의 약속을 지킨 셈.한편 도주한 정태규를 쫓은 것은 한다온이었다. 정태규는 한다온 앞에서 25년 전 한다온의 가족을 모두 죽인 사건은 물론 다시 나타나 김소영(김혜화)을 죽인 것까지 자랑하듯 늘어놨다. 오히려 피해자들을 조롱하듯 비웃는 정태규의 뻔뻔함은 한다온의 분노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한다온은 어떤 선택을 하든 자신을 믿겠다는 강빛나, 어떤 상황에서도 경찰의 본분을 잊지 말라던 김소영의 말을 떠올렸다. 결국 한다온은 분노를 억누르며 정태규를 죽이는 대신 체포했다.처절한 시간을 보낸 강빛나와 한다온이 마주했다. 한다온은 강빛나를 와락 끌어안은 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강빛나는 그런 한다온을 토닥이며 보듬었다. 그리고 한다온에게 했던, 판사로서 모든 걸 바쳐서 정태규를 법대로 죗값 치르게 하겠다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재판을 준비했다. 하지만 법정에 들어가기 직전 강빛나 앞에 바엘이 나타나면서 또다시 예상 못한 일이 벌어졌다.바엘은 강빛나에게 마지막 임무로 정태규를 방면한 뒤 죽여서 지옥으로 보내라고 했다. 이를 거역하면 지옥으로 끌려가 끔찍한 죽음을 맞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다온과 약속을 지키고 판사로서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냐, 바엘의 명을 따르고 지옥으로 돌아갈 것이냐. 선택의 기로에 선 강빛나가 법정에서 “재판은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으로 ‘지옥에서 온 판사’ 12회가 마무리됐다.‘지옥에서 온 판사’ 12회는 극 초반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연쇄살인마J와 사탄의 정체에 대한 비밀을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와 전개로 풀어냈다. 또 판타지적 장르를 활용, 반전을 거듭하며 극강의 몰입도를 이끌었다. 뜨거운 전개로 남은 2회차 역시 기대를 높이고 있다.‘지옥에서 온 판사’ 13회는 오는 11월 1일 금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27 07:51
메이저리그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ERA 0.61' 마무리가 2연속 붕괴...뒤 없는 '벼랑 끝' CLE

믿었던 수호신이 살아날 기미가 없다. 엠마누엘 클라세(26)가 이틀 연속 무너졌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도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를 눈앞에 두고 탈락 위기에 놓였다.클리블랜드는 오늘(한국시간 20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리는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뉴욕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ALCS·7전4선승제) 5차전을 치른다. 시리즈 1승 3패로 몰려 있는 클리블랜드는 5차전에서도 패배 시 WS 진출에 실패한다.클리블랜드를 벼랑 끝으로 몰고간 이는 다름 아닌 불펜진이다. 불펜진은 올해 클리블랜드의 강점으로 꼽혔다. 정규시즌 팀 불펜 623이닝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 리그 최강의 뒷문을 구축했다.1점대 이하 평균자책점 투수를 여러 명 보유했는데 특히 마무리 클라세의 기록이 빼어났다. 그는 올 시즌 74경기에 등판, 4승 2패 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1로 뒷문을 단단히 잠갔다. 74경기 통틀어 내준 자책점이 5점에 불과했고 홈런도 두 방만 맞았다.그런데 포스트시즌 부진이 심상치 않다. 클라세는 지난 19일 ALCS 4차전 9회 초 구원 등판했다가 패전 투수가 됐다. 6회까지 2-6으로 지던 팀이 7회 3점, 8회 1점을 내 동점을 만들어둔 상황이었다. 가장 중요한 9회 초 동점 기회를 지키기 위해 수호신이 올라왔는데, 정작 그가 무너지며 팀이 패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졌다.클라세는 올라오자 마자 앤서니 리조와 앤서니 볼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를 맞았다. 클라세가 흔들리는 틈을 타 볼피는 2루도 훔쳤다. 클라세는 오스틴 웰스를 헛스윙 삼진 잡고 한 숨을 돌렸지만, 후속 타자 알렉스 버두고 타석 때 유격수 땅볼을 브라이언 로키오가 포구하지 못하면서 역전 점수가 나왔다. 클라세 본인도 흔들렸다. 1사 3루 때 글레이버 토레스의 중전 적시타로 추가 실점이 나왔다.온전히 클라세의 책임은 아니지만, 클리블랜드로서는 클라세가 계산 밖 존재가 된 게 뼈아프다. 클라세는 이미 18일 ALCS 3차전 때도 무너진 바 있다. 팀이 3-1로 앞서던 8회 초 2사, 후안 소토의 볼넷으로 홈런왕 애런 저지가 나오자 클리블랜드 벤치는 클라세 조기 등판을 선택했는데 이게 실패했다. 저지는 클라세의 잘 제구된 바깥쪽 커터를 밀어서 동점 투런포로 만들었다. 이어 후속 지안카를로 스탠튼까지 실투를 넘겨 백투백 역전 홈런으로 연결했다.클라세는 앞서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ALDS·5전3선승제) 때도 무너진 바 있다. 당시 시리즈 2차전 때 스리런 홈런을 허용, 패전 투수가 됐다. ALDS 5차전에서 2이닝 세이브로 결자해지 했지만, ALCS에선 아직도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중이다. 3경기 부진 탓에 포스트시즌 성적도 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0.29 부진하다. 한 시즌 74경기에서 내준 5자책점보다 많은 8자책점을 줬고, 홈런 2개보다 많은 3개를 줬다.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경기 후 클라세는 "몇 가지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좋아져야 한다고 계속 의식하고 있다. 좋아질 거라 생각하고, 나 자신을 믿고,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동료들은 클라세를 믿고 위로했다. 주전 포수 오스틴 헤지스는 "그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투수다. 우리는 시리즈에서 패배한 게 아니다. 그는 우리를 위해 세이브를 따낼 것"이라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2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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