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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55] 오상욱 "운동선수 하면 손흥민처럼 딱 떠오르는 전설 됐으면"

오상욱(28·대전광역시청)은 2024 파리 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 최고 인기 스포츠 스타 중 하나가 됐다. 한적한 카페에서 만났는데도, 그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금세 북새통이 됐다.특히 브라질에선 아주 특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상욱의 외모와 실력에 감탄한 팬들이 '내가 올림픽을 보는 이유' '내가 한국에서 보고 싶은 모습'이라며 열광한다. 그는 "'브라질에는 펜싱 선수도 없는데 왜 나를 좋아하지'라고 어리둥절했다. 여전히 내 SNS(소셜미디어)에는 브라질 팬이 많다. 번역기를 돌려서 그들의 댓글을 다 읽어본다"라며 웃었다. 오상욱은 7월 28일(한국시간)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1호 금메달의 주인공. 이어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합작, 한국 펜싱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단일 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오상욱은 삼 형제 중 둘째다. 큰형을 따라 펜싱장에 놀러 갔다가, 중학교 1학년 때 본격적으로 펜싱에 입문했다. 오상욱은 "두 아들에게 운동을 시키기에 부모님 입장에선 경제적으로 빠듯했다"라고 회상했다. 당시 펜싱 장비는 고가의 독일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오상욱은 "펜싱은 소모품을 많이 쓴다. 옷이 찢어지고 장비가 망가지면 바꿔야 한다"라고 했다. 학창 시절 오상욱은 대전 지역 운사모(운동을 사랑하는 모임)를 통해 매달 20만원씩 후원을 받았다. 오상욱은 "운사모 덕에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성장했다. 처음에는 누런 색깔의 형 유니폼을 물려입곤 했는데, 새 옷을 입고 경기에 나가니까 어깨도 으쓱하고 자신감도 생기더라. 펜싱 유니폼이 두 벌로 늘어나 빨아 입는데도 여유가 생겼다"라고 말했다.오상욱은 한국 사브르 역사상 처음으로 '고교생 국가대표'로 발탁되더니, 2019년에는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 그는 "다음 달 운사모와 (공익)재단, 학교 등을 통해 장비와 기부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내가 도움을 받은 만큼 지속적으로 기부할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정상에 서기까지 힘든 시간도 있었다. 3년 전 세계 1위로 나섰던 도쿄 올림픽에선 8강에서 탈락했다. 그는 "시험에서 100점 맞다가, 정작 수능을 못 쳤다"라고 표현했다. 2022년에는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했다. 오상욱은 "펜싱을 그만두게 되면 '뭐 하고 살아야 하나. (운동선수인) 나는 다치거나 (부상 후유증으로) 은퇴하면 계속 누워있어야 하나 싶었다. 갑자기 아무것도 아닌 사람처럼 느껴졌다"라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른 그는 파리 올림픽을 통해 한국 펜싱 사상 최초로 개인전 그랜드슬램(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달성했다. 펜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준호와 김지연은 "앞으로 오상욱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확신했다.세상은 오상욱을 '몬스터 검객'이라 부른다. 아직 20대 나이인 데다 유럽 선수를 뛰어넘는 신체 조건(키 1m92㎝)과 스피드와 유연성까지 모두 갖춰서다. 그러나 오상욱은 절대 방심하지 않는다. 그는 "단체전 결승까지 수월하게 끝냈다면 잠시 자만할 수 있었을 텐데 마무리가 조금 아쉬웠다. '다음에 저 선수를 만나면 내가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들었다"라며 "경기에서 지면 화가 난다. 그러니 또 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실력만큼이나 잘생긴 얼굴도 빛난다. 외모 칭찬을 받으면 "기분 좋다"는 그는 "예전에는 (형·동생과 생김새가 달라서) '넌 다리 밑에서 주워 왔느냐'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나와 닮은) 아버지를 보고선 다들 수긍했다"라며 웃었다.오상욱은 귀국 후 대전시청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지역의 유명 빵집인 성심당의 인지도를 뛰어넘고 싶다. '대전의 오상욱'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성심당을 뛰어넘으면 진짜 대전에서 최고 아닌가"라며 "성심당 인기에는 거품이 끼지 않았지만, 제 거품은 빠질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그는 "예전에는 '펜싱'하면 생각나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지금은 더 꿈이 커졌다. '운동선수' 하면 떠오르는 선수 중 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그런데 아직은 아니다. 손흥민(축구) 박세리(골프) 박찬호(야구) 김연아(피겨스케이팅) 선수도 한 번에 (명성과 인기를) 이룬 게 아니지 않나. 저는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은 처음이다. 아직은 레전드 선수들에 미치지 못한다"라며 겸손해했다. 이형석 기자 2024.09.2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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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T예요?"로 부활했던 수영 전설, 이제는 '대문자 T' 조력자 된다 "다음 대회는 심리 상담사로" [패럴림픽]

"쌤, T예요?"2016 리우 패럴림픽 수영 3관왕의 영광은 뒤로, 조기성(28)은 지난 수년간 깊은 좌절에 빠졌다. 시간이 갈수록 장애는 악화됐고 근육이 굳는 바람에 제대로 된 역영을 펼칠 수 없었다.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APG) 은메달 3개에 2020 도쿄 대회 노 메달. MBTI(성격유형지표)가 ‘INFP’라는 그는 계속되는 실패에 땅굴을 파고 들어갔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런 조기성을 다시 일으킨 사람들이 있었다. 심리상담사들이었다. 감정에 푹 빠지는 'F'인 자신과는 달리, 그는 "‘대문자 T(극도로 이성적인 사람을 일컫는 말)’인 코치님들의 조언 덕분에 현실을 깨달으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건 내버려 둬”라는 심리 코치들의 조언을 들은 후 달라졌다. 자신에게 더 집중하기 시작했고, 상대 선수를 인정하는 여유도 생겼다.그는 과거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예전엔 금메달을 못 따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패럴림픽 3관왕이 APG에서 은메달만 3개 땄는데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여기서 메달 못 딴다고 3관왕 업적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도쿄 패럴림픽 노메달도 내 전부를 수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려놓고 보니 이젠 경쟁을 즐길 수 있게 됐다”라고 다시 일어섰다. 그렇게 다시 나서게 된 패럴림픽 무대. 일찌감치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고 참가한 대회에서 조기성은 세 종목 노 메달에 그쳤다. 간발의 차였다. 종목인 평영 50m(SB3등급)에서 0.21초 차로 4위에 그쳤고, 개인혼영 150m(SM4등급)에서도 0.16초 차로 4위에 머물며 메달을 얻지 못했다. 마지막 대회를 즐기고자 출전한 배영 50m(S4등급)에선 예선 탈락했다. 대회를 마친 조기성은 "마지막 대회였는데 많이 아쉽다. 후회없이 즐기지 못했다"라면서도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이 기회를 즐기고자 했다. 이렇게 큰 메가 이벤트를 눈 속에 더 많이 담으려고 노력하면서 최대한 오래 수영장에 머무르고자 했다. 리우 3관왕 때보다 더 큰 함성 받았다"라고 돌아봤다. 다만 그는 국가대표 은퇴를 번복할 마음은 아직 없다. "수영은 계속하겠지만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출전 계획은 현재 상황에선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은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다"라고 고백하면서 "장애인스포츠 심리상담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자신의 부활을 도왔던 심리 코치들을 떠올렸다. 조기성은 "대표팀에서 심리상담사 선생님께 상담을 받으면서 '상담이 선수의 생각을 이렇게까지 바꿀 수 있구나를 몸소 체험했다. 후배들에게도 이 경험을 전하고 싶다"라며 심리상담사로 진로를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새로운 꿈이 생겼다. 선수가 아닌 심리상담사로 다음 패럴림픽 무대에 서는 것이다. "내가 선수가 아닌 상담사로 다음 패럴림픽 오게 되면 색다르지 않을까"라고 말한 그는 "기대가 된다"라며 4년 뒤 대회를 고대했다. 윤승재 기자·파리=공동취재단 2024.09.0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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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손목에 그려진 나비처럼, '은빛 찌르기'로 은빛 날개 달았다 [패럴림픽]

권효경(23·홍성군청)의 왼 손목엔 한 마리의 나비가 새겨져 있다. 나비처럼 훨훨 날아오르겠다는 각오에 그려 넣었다. 권효경은 2024 파리 패럴림픽 무대에서 훨훨 날았다. '나비 검객' 권효경은 지난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펜싱 여자 에페(스포츠등급 A)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상상도 못 한 메달이라 기분이 좋다. 후회 없이 했다"라며 "사브르와 플뢰레 개인전 성적이 아쉬웠다. 에페에서도 메달을 생각하지 않고 하고 즐겁게 하자는 마음이었는데 은메달이 왔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권효경의 은메달은 1996 애틀랜타 대회 동메달 이후 28년 만에 패럴림픽 휠체어펜싱에서 나온 한국 선수의 메달이었다. 은메달은 패럴림픽 에페 개인전 종목에서 한국 최고 성적이기도 하다. 권효경은 "내가 이런 대기록을 내다니 광대가 올라갈 정도로 너무 기분이 좋다"라며 미소 지었다.이번 대회에서 권효경의 활약을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2022년 국제휠체어및절단장애인스포츠연맹(IWAS) 우승으로 깜짝 등장한 그는 지난해 항저우 APG에서 단체전 동메달에 그쳤다. 개인전 3종목(사브르, 에페, 플뢰레)에선 모두 5위에 머물렀다. 올해 아시안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종목 모두 메달을 따냈지만, 경험에서 세계 최정상 선수들에게 밀린다는 평가가 많았다. 권효경은 이번 대회에서 평가를 뒤집었다. 준결승에서 2020 도쿄 대회 금메달리스트 아마릴라 베레스(헝가리)를 꺾은 그는 결승에서 2022 항저우 APG 금메달리스트 천위앤둥(중국)을 만나 석패해 준우승했다.결승에서 졌어도 "후회는 없다"라는 권효경에게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나비 문신'이다. 선천성 뇌병변 장애인인 그는 어린 시절 집안에서만 생활했다. 그림만 열심히 그렸던 그가 펜싱에 입문한 뒤 세상 밖으로 나왔다. 내성적인 성격이 도전적으로 바뀐 계기였다. 권효경은 지난해 2022 항저우 APG를 앞두고 새로운 도전을 상징하는 나비를 손목에 그려 넣었다. 이날 권효경은 부상이 있어 왼 손목에 테이핑을 하고 피스트에 올랐다. 그는 "금메달을 염원하며 한 노란색 테이핑이 나비를 가렸다"라고 말했다. 권효경은 "다음 패럴림픽에 한 번 더 나가고 싶다. 메달을 더 따고 싶어졌다. 다음엔 꼭 (나비를) 보여드리겠다"라고 약속했다.윤승재 기자·파리 공동취재단 2024.09.0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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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종목 30주년, ‘태권도의 날’ 기념식 열렸다…파리 메달리스트 참석

2024년 태권도의 날 기념식이 4일 태권도원 평원관에서 성대하게 개최됐다.‘태권도 올림픽 종목 30주년, 끊임없이 발전하여 성장하다’를 슬로건으로 한 이날 기념식에는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이동섭 국기원장,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김중헌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 김상익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 회장, 이규석 아시아태권도연맹 회장, 허송 태권도 9단회 회장, 이승완 국기원 원로회 의장, 대한태권도협회 17개 시도협회와 5개 연맹 등 태권도 관계자들과 문승우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장, 황인홍 무주군수,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특히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한 박태준·김유진·이다빈도 참석해 기념 퍼포먼스 등에 함께하며 태권도의 날 기념식 의미를 더했다. 이날 기념식은 세계태권도연맹시범단 태권도 시범공연을 시작으로 국민의례와 기념사·축사 낭독, 유공자 표창, 태권도 올림픽 정식종목 30주년 기념영상 및 기념 퍼포먼스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기념 퍼포먼스는 올림픽에서 태권도가 시범 및 정식 종목으로 개최된 '서울, 바르셀로나, 시드니, 아테네, 베이징, 런던, 리우데자네이루, 도쿄, 파리'까지의 모래를 모아 태권도의 날 기념식 슬로건을 표현하는 ‘금빛 모래 퍼포먼스’가 이루어졌다. 태권도 진흥과 발전 등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수상자는 유럽태권도연맹 故 박수남 회장을 비롯해 주월 한국군사령부 태권도 교관단 전무회, 국기원 기술심의회 임성근 부의장, 대한태권도협회 임성빈 심판위원장,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민경호 종신명예교수, 스위스 태권도협회 故 르네분델리 명예회장 등 12명이 수상했다.태권도진흥재단 김중헌 이사장은 축사에서 “태권도는 213개국에서 함께하고 있는 무예이자 스포츠로 성장하며 세계인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라며 “태권도진흥재단은 품격 있는 명품 태권도 콘텐츠 개발, 태권도 외교를 통한 친한(親韓) 이미지 제고, 종주국 위상을 지킬 수 있는 과학 기반 기술 장비 및 경기 장비 개발 그리고 향후 30년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태권도 공공가치 창출 등을 위해 정부와 국회, 지자체, 태권도 단체 및 태권도인들과 협력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김희웅 기자 2024.09.0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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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도 벌떡' 중국 천적 또 만난다, '그랜드슬램까지 2경기' 서수연이 넘어야 할 만리장성 [패럴림픽]

휠체어 여자탁구 세계랭킹 1위 서수연(38·광주광역시청)은 류징(36·중국)의 이름을 들으면 자다가도 번쩍 눈을 뜬다.서수연은 패럴림픽 데뷔 무대였던 2016 리우 대회 탁구 여자 단식 결승에서 류징에게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서수연은 4세트에서 8차례 듀스 혈투 끝에 고개를 떨궜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대회에서도 탁구 여자 단식 결승에서 류징에게 또 졌다. 서수연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 탁구 여자 단식 결승에서 류징을 꺾고 설욕에 성공했다. 하지만 패럴림픽은 또 달랐다. 동료 윤지유(24·성남시청)와 합을 맞춰 출전한 2024 파리 패럴림픽 여자복식(스포츠등급 WD5) 결승에서 중국의 류징-쉐쥐안 조에 패하면서 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악연 깊은 류징을 또 만난다. 이번엔 준결승 무대에서다. 대회 탁구 여자 단식 스포츠등급 WS1-2 준결승에 진출한 그는 결승행 티켓을 두고 류징과 맞대결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류징을 계속 생각했다"던 서수연은 "올해 (국제대회에서) 류징과 한 번도 맞붙지 못했는데, 지난 복식 결승이 좋은 예방주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류징과는 한 번 만나야 한다"라며 "이번만큼은 꼭 류징을 넘어 높은 곳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모델을 꿈꾸던 서수연은 대학에 입학한 2004년 자세 교정 차 병원에서 주사 치료를 받다가 신경과 척수에 문제가 생겨 지체장애인이 됐다. 그는 재활 훈련 중 탁구를 접한 뒤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고, 한국 여자 휠체어 탁구 간판으로 성장했다.2013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후 아시아선수권대회(2015년) 세계선수권대회(2018년)에서 우승한 뒤 지난해 항저우 APG에서 한국 탁구 최초의 3관왕(여자단식·여자복식·혼성복식)에 올랐다. 패럴림픽 금메달만 따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출국 전 만난 그는 "패럴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내려준다고 하지 않나. 내 최종 목표인 만큼, 이번엔 꼭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라이벌 류징을 넘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승재 기자·파리공동취재단 2024.09.0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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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많았는데" 사격 2관왕으로 진정한 '세계 챔피언' 됐다 [패럴림픽]

사격 박진호(47·강릉시청)가 2024 파리 패럴림픽 2관왕에 올랐다. 박진호는 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대회 사격 R7 남자 50m 소총 3자세(스포츠 등급 SH1) 결선에서 454.6점(슬사 150점, 복사 154.4점, 입사 150.2점)을 쏴 451.8점의 동 차오(중국)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단의 4번째 금메달이자 첫 2관왕이다. 앞서 사격 조정두(P1 남자 10m 공기권총 스포츠등급 SH1)와 보치아 정호원(남자 개인전 스포츠등급 BC3)가 각각 금메달 1개씩을 획득했다. 박진호는 지난달 31일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 종목에서 생애 첫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박진호는 앞서 본선에 이어 결선에서도 패럴림픽 신기록을 수립하는 기염을 토했다. 본선에서는 1179점(슬사 392점, 복사 394점, 입사 393점)으로 2020 도쿄 대회 주성철(1173점)을 가뿐히 제쳤다. 결선 454.6점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수란지 라슬로(세르비아)의 453.7점을 뛰어넘은 신기록이다. 50m 소총 3자세는 무릎쏴(슬사), 엎드려쏴(복사), 서서쏴(입사) 등 3자세를 번갈아 사용하며 50m 거리에 있는 표적을 맞히는 경기다. 남녀 동일하게 슬사, 복사, 입사순으로 진행한다. 결선 첫 종목 슬사는 6위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어진 복사 종목에서 3위로 올라선 뒤 마지막 입사 종목에서 선두를 꿰찼고, 결국 정상에 올랐다.경기 후 박진호는 "처음 시상대에 올랐을 때보다 더 정신이 없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느낌이 든다"면서 "패럴림픽에서는 처음으로 2관왕을 해본다. 솔직히 실감이 나진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랭킹 1위에 오른 그는 올해 창원 장애인사격월드컵대회 5관왕과 세계 기록까지 세웠지만, 그동안 패럴림픽 금메달만 없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2개의 금메달을 따내면서 진정한 '세계 챔피언'이 됐다. 조력자들도 많았다. 결선 경기는 실내에서 열렸는데,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아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었다. 박진호는 "대표팀 트레이너와 코치님이 내게 붙어서 선풍기를 들어주시고, 아이스 조끼를 입혀주셨다"고 돌아봤다. 자신을 물심양면 도운 김홍규 강릉시장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올해 강릉시청으로 소속팀을 옮겼다. 시장님과 관계자분들께서 사격장을 자주 찾으시면서 신경을 많이 써주시더라"며 "국제 대회에 나갈 때 중증장애 선수들만 비즈니스를 탔는데, 시장님께서 추가 요금을 내주셔서 저희도 비즈니스를 탔다. 많은 배려를 해주신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가족들 생각도 났다. 박진호는 "연초에 명절 빼고는 본가와 처가에 한 번도 가지 못했고, 가족들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대회를 잘 마치고 돌아가서 본가와 처가를 모두 돌며 파티를 하고 싶다"고 씨익 웃었다. 박진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5일 사격 R6 혼성 50m 소총 복사 SH1등급에서 이번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그는 "첫 금메달이 나왔을 때도 리셋하려고 노력했다. 들떠 있었다면 오늘 이런 결과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패럴림픽에 한이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다시 다음 경기도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이를 악물었다. 그는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마지막 경기에 임하려 한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후회를 남기지 않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파리=공동취재단 2024.09.0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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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신기록→금·금' 사격 박진호, 패럴림픽 2관왕 등극 [패럴림픽]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첫 2관왕이 탄생했다. 사격 간판 박진호(47·강릉시청)가 50m 소총 3자세에서도 금메달을 명중했다. 박진호는 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대회 사격 R7 남자 50m 소총 3자세(스포츠 등급 SH1) 결선에서 454.6점(슬사 150점, 복사 154.4점, 입사 150.2점)을 쏴 451.8점의 동 차오(중국)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박진호는 패럴림픽 결선 신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2016 리우 대회 수란지 라슬로(세르비아)의 453.7점이다. 이로써 박진호는 이번 대회 2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앞서 지난달 31일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 종목에서 생애 첫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단의 4번째 금메달이자 첫 2관왕이다. 앞서 사격 조정두(P1 남자 10m 공기권총 스포츠등급 SH1)와 보치아 정호원(남자 개인전 스포츠등급 BC3)가 각각 금메달 1개씩을 획득했다. 50m 소총 3자세는 무릎쏴(슬사), 엎드려쏴(복사), 서서쏴(입사) 등 3자세를 번갈아 사용하며 50m 거리에 있는 표적을 맞히는 경기다. 남녀 동일하게 슬사, 복사, 입사순으로 진행한다.본선에서는 각 자세별로 40발, 총 120발을 쏴 상위 8명이 결선에 진출한다. 박진호는 이날 오전 열린 본선에서 1,200점 만점에 1,179점(슬사 392점, 복사 394점, 입사 393점)을 쏴 패럴림픽 본선 신기록을 작성하며 전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종전 기록은 2020 도쿄 대회 주성철의 1,173점이다. 이날 본선과 결선에서 모두 패럴림픽 신기록을 세웠다.함께 출전한 심영집(50·강릉시청)은 1,114점(슬사 368점, 복사 382점, 입사 364점)으로 전체 17명 중 17위에 머물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결선에서는 각 15발씩, 총 45발을 쏴 승부를 가린다. 40발(입사 10발째) 이후 7·8위가 탈락하고, 이후 한 발을 쏠 때마다 한 명씩 떨어진다. 결국 마지막 45발째에선 1위를 다투는 두 선수만 사대에 남는다.박진호는 첫 종목 슬사에서 150점을 기록하며 6위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어진 복사 종목에서는 154.4점을 쏴 3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입사 종목에서 박진호는 복사까지 1위를 달린 마렉 도브라우스키(폴란드)를 제치고 단숨에 선두로 나섰다. 이후 10발째까지 100.2점을 추가해 1위를 유지했고, 최종 5발에서는 동 차오의 추격을 뿌리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박진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5일 사격 R6 혼성 50m 소총 복사 SH1등급에서 이번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파리=공동취재단 2024.09.03 22:29
스포츠일반

'세계랭킹 1위'의 첫 패럴림픽 "은메달 아쉽지만, 꿈의 무대 입성 기뻐" [패럴림픽]

“푹 자고 싶네요(웃음).”최정만(45·대구도시개발공사)은 운동선수를 꿈꾸다 1996년 고교 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하지마비 장애를 입었다. 그러나 배드민턴은 그를 다시 꿈꾸게 했다. 당초 장애인 배드민턴을 시작하고 부모님마저 고개를 갸웃했으나, 그는 실력으로 보여줬다.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에 출전해 메달까지 목에 걸었으니 운동선수로서 가장 큰 꿈을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최정만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드민턴 남자 단식(스포츠 등급 WH1) 결승에서 취쯔모(중국)에게 세트스코어 0-2(3-21 7-21)로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경기 후 그는 “패럴림픽 결승에 오르는 게 내 목표였다. 내 나름 목표를 이뤘지만, 나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을 모두 보여주지 못해 아쉬운 점은 있다”고 말했다. 최정만은 WH1 세계랭킹 1위다. 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첫 패럴림픽과 입상만으로 최정만은 미소 지을 수 있었다. 그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 도쿄 대회 때 출전하지 못했지만, 파리에서 처음 출전해 입상까지 하게 돼 정말 기쁘다. 이 사실이 내게는 그 무엇보다 값지다”며 “성적을 떠나 패럴림픽은 참 꿈 같은 무대이지 않은가.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떠나 운동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 무대에 서고, 입상하고 싶은 꿈이 있기 마련이다. 꿈 같은 무대에 출전해 입상까지 했다. 아주 잠시일 수 있지만, 이 기분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최정만은 이날 남자 단식 결승으로 대회를 모두 마쳤다. 대회 기간 남모르게 신경 쓸 게 많았기에 쉬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일단 푹 자고 싶다(웃음). 어제는 생각이 많아서 잠을 잘 이루지 못했지만, 오늘은 편안하게 자고 싶다. 그런데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어 “후회는 없습니다. 정말 후회 없는 경기를 했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야 누구든 있지 않겠지만, 내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게 또 있지 않은가.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파리=공동취재단 2024.09.03 09:04
스포츠일반

10회 연속 金자탑, 병마·화마·부담감 이겨낸 '에이스' 정호원이 있었다 [패럴림픽]

보치아가 패럴림픽 10회 연속 금메달 금자탑을 쌓았다. 그 중심엔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이 있다. 정호원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아레나1에서 열린 보치아 남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결승에서 호주의 대니얼 미셸을 4엔드 합산 점수 5-2(3-0 1-0 0-2 1-0)로 꺾고 우승했다.정호원의 우승으로 한국 보치아는 패럴림픽 10회 연속 금메달 획득 금자탑을 쌓았다. 1988년 서울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빠짐없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패럴림픽에서 얻은 금메달을 11개로 늘렸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보유하고 있다. 정호원이 명맥을 이었다. 정호원은 패럴림픽에서만 금메달 4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명실상부한 보치아 에이스로 군림했다. 2016 리우 대회에선 홀로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감에 결승전 전날 심한 열병을 앓은 정호원은 해열제를 맞고 출전해 우승한 뒤 펑펑 울었다. 2020 도쿄 대회에서도 정호원은 9회 연속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한국 선수단은 이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하는 데 그쳤는데, 그중 하나를 정호원이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정소영(35·충남장애인보치아연맹)과 정성준(46·경기도장애인보치아연맹)이 각각 여자개인 스포츠등급 BC2, 남자개인 스포츠등급 BC1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호원이 심한 압박감을 이겨내고 다시 한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정호원은 "내가 그동안 표현을 안 했지만, 매우 큰 부담감에 시달렸다"며 "매우 힘들었는데, 금메달을 따 마음이 후련하다"고 말했다.1998년 보치아를 시작한 정호원은 2002년 부산 아시아태평양 장애인경기대회(현 APG)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이후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세계 최강자로 군림했다. 그 뒤에는 가족의 힘이 있었다. 1986년 어머니 홍현주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정호원은 그해 큰 사고를 당해 뇌병변 장애인이 됐다. 어머니 홍 씨가 지하철역에서 매점 일을 했는데, 어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바닥에 떨어져 충격을 받은 것. 1995년엔 가정에 큰 풍파가 일었다. 원인 모를 화마가 집을 덮쳤고, 형 정상원 씨는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어머니와 형의 병원비가 눈덩이처럼 불면서 가정이 크게 흔들렸다. 이때 정호원은 보치아를 접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려했지만, 주변의 도움을 받아 보치아를 이어갔다. 보치아는 정호원과 그의 가족에게 희망 그 자체였다. 그렇게 정호원은 매일 꿈을 담아 공을 굴렸고, 한국 장애인 스포츠 영웅이 됐다. 정호원은 "어머니가 내가 부담을 느낄까 봐 최근 일부러 연락을 안 하셨다"며 "파리로 떠나기 전에 마음 편하게 하고 오라고 말씀하셨는데, 금메달을 갖고 돌아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파리=공동취재단 2024.09.03 07:34
스포츠일반

'무명에서 주연으로' 보치아 맏형 정성준, 파리에서 이룬 패럴림픽 메달의 꿈 [패럴림픽]

한국 보치아 대표팀의 '맏형' 정성준(46·경기도장애인보치아연맹)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성준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파리 아레나1에서 열린 파리패럴림픽 보치아 남자단식(스포츠등급 BC1) 결승에서 홍콩의 존 러웅을 맞이해 1-4(0-2 0-1 0-1 1-0)로 패했다. 정성준의 패럴림픽 첫 메달이다. 2020 도쿄 대회에선 개인전(BC1) 10위, 단체전(BC1,2) 7위에 그쳤다. 사실 국제 보치아 무대에서 정성준은 철저히 '무명'이자 '단역'이었다. 2022년 브라질 세계보치아선수권대회 단체전(BC1, 2) 금메달이 국제대회에서 정성준이 따낸 첫 메달이었다. 국제무대 개인전에서는 단 1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그러나 파리 패럴림픽 결승전 무대를 통해 정성준은 당당히 '주연'으로 환골탈태했다. 결승전에서는 졌지만, 이제 세계인은 '한국 보치아의 새 강자'로 정성준을 기억하게 됐다.정성준은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보치아를 시작했다. 뇌병변 장애인으로 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없던 그는 공 던지는 것 자체에서 희열과 행복을 느꼈고, 새로운 꿈을 찾았다. 취미로 시작한 보치아는 어느 순간 삶의 전부가 됐다. 부산의 장애인 시설에서 생활하던 정성준은 2015년 보치아를 통해 독립했다. 그는 "당시 경기도장애인보치아연맹의 문광호 감독님이 시설에서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며 "그때부터 경기도 소속 전문 선수로 생활했다"고 말했다. 정성준은 시설에서 나온 뒤에도 하루 3시간씩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자택 주변엔 많은 피트니스 클럽이 있지만, 정성준처럼 뇌병변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정성준은 "장애인 근력 운동 기구가 완비된 이천선수촌에서 많은 훈련을 했고, 국가대표 비활동 기간엔 주로 집에서 덤벨로 운동했다"고 밝혔다.행복했지만, 힘들기도 했다. 그는 "몸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라며 "특히 훈련의 성과가 결과로 잘 나오지 않아서 괴로웠다"고 돌아봤다. 피나는 노력 끝에 정성준은 뒤늦게 만개했다. 그는 2022 브라질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자신감을 얻었고,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처음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경기 후 정성준은 "내가 패럴림픽 메달을 목에 걸다니 꿈 같다"라며 "내게 부모님 같은 존재인 문광호 감독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장애인들은 몸이 불편하다 보니 힘든 운동을 피하기 쉬운데, 그런 것을 보면 안타깝다"라며 "뭔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파리=공동취재단 2024.09.0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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