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받은 첫 상이 ‘KGMA 베스트 뮤직 10’이어서 더 의미가 컸어요. 오랜만에 한국에서 선 무대였는데 우리에게 큰 자극이 됐습니다.” (쥴리)
한국 ‘키씨(팬덤명)’라면 잊지 못할 키스오브라이프 무대가 하나 있다. 지난달 15일 열린 ‘2025 KGMA’다. 올해 일본 데뷔와 투어 등 해외 활동에 집중해온 키스오브라이프가 오랜만에 국내 시상식 무대에 섰기 때문이다. 그것도 ‘럭키’ 한국어 버전을 처음 공개하는 깜짝선물과 함께 말이다.
최근 일간스포츠와 만난 키스오브라이프는 지난달 14·15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양일간 개최된 ‘2025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 with iM뱅크(KGMA)’를 떠올리며 인터뷰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영종도(인천)=KGMA특별취재단/2025.11.15/ “‘럭키’는 11월 5일 발매된 일본 데뷔 앨범 ‘도쿄 미션 스타트’의 타이틀곡이에요. 2000년대 R&B 감성과 현대적인 무드를 결합한 곡이죠. 현지 반응이 좋아 한국어 버전도 준비하고 있었는데 ‘KGMA’ 무대를 통해 처음 공개하며 한국 키씨들에게 일종의 ‘선언’을 하고 싶었어요. ‘우리, 어때?’라는 마음으로요(웃음).” (하늘)
이날 무대에서는 ‘럭키’뿐 아니라 네 번째 미니앨범 ‘224’의 수록곡 ‘케이 바이’도 색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내 무대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곡인 만큼, 키스오브라이프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자연스럽게 묻어났다. ‘이글루’, ‘스티키’ 같은 히트곡으로 각인된 이미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고 싶었던 멤버들의 바람도 엿보였다. 여기에 ‘선과 악의 공존’이라는 흥미로운 테마까지 더해지며 무대의 밀도를 높였다.
“‘지킬 앤 하이드’ 콘셉트로 무대를 준비했어요. ‘케이 바이’는 악의 모습, ‘럭키’는 선의 모습을 상징하죠.” (쥴리)
“의상도 콘셉트의 연장선이에요. 제복 스타일의 나폴레옹 재킷인데, 요즘 패션계에서도 트렌드예요.” (벨)
“키스오브라이프의 ‘팝스타’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나띠)
나띠. 영종도(인천)=KGMA특별취재단/2025.11.15./ 특히 나띠에게 ‘KGMA’는 더욱 긴장되고 뜻깊은 순간으로 남았다. 첫 시상식 MC에 도전한 데 이어 이효리의 ‘텐미닛’을 커버하며 단숨에 ‘레전드 무대’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나띠는 “처음엔 부담이 컸다. 이렇게 길게 생방송 MC를 맡은 게 처음이라 걱정이 많았다”면서도 “스태프분들과 호흡을 맞추며 최대한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돌아봤다.
이효리가 직접 ‘좋아요’를 누르며 화제를 모은 ‘텐미닛’ 무대에 대해서는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나띠는 “연습생 때부터 언젠가 혼자 무대에 설 기회가 생기면 꼭 이 곡을 하고 싶었다”며 “효리 선배님이 당시 착용했던 의상을 참고해 직접 제작했고, 바람에 머리가 흩날리는 연출까지 구현하며 오마주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자신들의 무대뿐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들의 공연도 유심히 지켜봤다. 벨과 하늘은 인상 깊었던 무대로 스트레이 키즈를 꼽으며 “역시 선배님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에서 받는 자극이 컸다”며 “해외 투어 경험이 많아서인지 무대를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쥴리는 “클로즈 유어 아이즈 분들에게서 패기가 느껴졌다. 우리가 데뷔 초 ‘배드 뉴스’ 활동을 하던 때가 떠올랐다”고 했고, 나띠는 “피원하모니 선배님들의 불을 활용한 무대도 기억에 남았다”고 덧붙였다. 사진=S2엔터테인먼트 제공. 키스오브라이프에게 2025년은 분명 하나의 변곡점이 된 해다. 지난 6월 네 번째 미니앨범 ‘224’를 발표하며 음악방송, 라디오, 예능, 대학 축제 등 다양한 무대를 넘나들었고, 7월에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첫 월드 투어 ‘키스 로드’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어 11월에는 라커빌리, 갸루 패션, 슈퍼히어로 등 일본 문화를 상징하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럭키’로 현지 데뷔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리고 11월 15일, 키스오브라이프는 ‘KGMA’에서 본상 격인 ‘베스트 뮤직 10’을 수상하며 2025년 한 해의 행보를 성과로 증명했다.
“‘KGMA’ 첫 무대부터 첫 상까지, 모든 순간이 소중했어요. 키스오브라이프는 늘 ‘좋은 음악을 하자’는 걸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두고 있어요. ‘베스트 뮤직 10’은 그런 우리의 신념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안겨준 상이었죠. 지금까지의 여정을 응원받은 것 같아 울컥하기도 했어요.” (하늘)
멤버들이 스스로 꼽은 ‘베스트 뮤직’ 역시 흥미로웠다. 데뷔 초 ‘배드 뉴스’를 시작으로 Y2K 감성이 돋보인 ‘마이다스 터치’, ‘노바디 노우즈’, R&B 기반의 팝 곡 ‘낫띵’, 챌린지 열풍을 일으킨 ‘이글루’까지 각자의 애정이 담긴 곡명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사진=S2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일본 데뷔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키스오브라이프는 또 다른 ‘베스트 뮤직’ 탄생을 위해 새로운 판 짜기에 들어갔다. 쥴리는 “우리는 데뷔 이후 장르별로 다양한 음악을 선보여왔다. 멤버 각자의 개성과 무기가 뚜렷하고, 무대를 온전히 즐긴다는 점이 우리 팀의 강점”이라며 “내년에 나올 곡은 딱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컴백이 됐으면 좋겠다. 팬분들도 ‘와, 역시 이거지’라는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고 키스오브라이프다운 다음 장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