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Hello, 헬스] 전 세계 초비상 ‘우한 폐렴’ 궁금증 Q&A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일명 ‘우한 폐렴’으로 초비상이다. 발원지인 중국 우한을 비롯해 중국 본토에서도 환자가 급증하고 있을 뿐 아니라 홍콩·대만 등 인접 지역과 미국·유럽·동남아시아 등에서도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국내에서도 27일 4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정부는 강력 대응 기조로 전환했다. 우한 폐렴은 증세가 감기와 유사하고, 전염 속도가 빠른 반면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자신의 증상이 우한 폐렴인지 묻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또 ‘국내에서 사망자가 나왔다’는 등 가짜뉴스에 출처를 알 수 없는 내용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에 우한 폐렴과 관련한 궁금증을 한·중 보건당국과 국내외 전문가의 얘기를 근거로 한 Q&A로 풀어본다. 우한 폐렴, 감기 증상과 유사…구별 어려워 - 우한 폐렴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무엇인가. 코로나바이러스는 동물 및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바이러스로, 그중 사람에게 전파 가능한 사람 코로나바이러스는 현재 6종이 알려져 있다. 이중 4종은 감기와 같은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며, 나머지 2종은 각각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우한 폐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유래한 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와 89.1%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다고 하는데… 발열과 기침·호흡 곤란과 같은 호흡기 증상, 오한이나 근육통 등이 주로 나타난다. 이는 감기 증상과 비슷해 구별이 어렵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우한 폐렴으로 입원했다가 이달 15일에야 완치돼 퇴원한 왕캉이라는 중국인은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초기 증상은 어지럽고 머리가 아팠다. 팔다리에 힘이 없고 쑤셔서 감기인 줄 알았다”며 “지난달 27일부터 몸에 열이 났고, 고열이 계속됐다. 먹으면 바로 토했다”고 말했다. - 우한 폐렴 여부는 어떻게 진단하나. 질본은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면서 중국을 방문한 경우 의심환자로 분류해 관찰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짧게는 2~7일, 길게는 14일이다. 진단은 판코로나바이러스 검사법과 염기서열분석으로 가능하다. - 사스나 메르스와 비교해 어느 정도 독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마나 강한지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전파력에서는 사스보다는 낮지만 메르스보다는 높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1명이 최소 1.4명에서 최대 2.5명까지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비해 사스는 최대 4명, 메르스는 0.4~0.9명이다. 치사율은 현재까지 2~3% 수준으로, 사스(9.6%)나 메르스(34.5%)에 비해 낮다. 하지만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 특히 취약한 계층이 있다면. 면역력이 낮은 고령층이 고위험군이다. 중국 보건 당국이 공개한 사망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숨진 사망자 17명의 평균 연령이 73.3세였다. 연령대별로는 80대가 8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60대(5명), 70대(2명), 40대와 50대(각 1명)이었다. 숨진 이들 중 다수는 암·당뇨병·뇌경색·고혈압 등 여러 질병을 앓았거나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7일 0시 현재 중국과 홍콩·마카오·대만에서의 우한 폐렴 확진자는 2744명이며 사망자는 8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침방울 등 통한 호흡기 전파 유력…공기감염 가능성 거의 없어 -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고 한다. 전파 경로는. 일반적으로 감염병은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면서 전파력을 갖는다. 우한 폐렴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성상 ‘비말(침방울)’ 전파 방식이 유력하다는 것이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의 공통점인 의견이다. - 무증상 상태에서도 전염이 된다는 얘기가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마샤오웨이 주임이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사스와 달리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면서 증상이 없는 잠복기 환자도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도한 불안이라는 입장이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 특성상 중증으로 가야 바이러스 전파력이 커진다”며 “경증이나 무증상 상태에서는 바이러스를 보유하더라고 전파력이 매우 낮은 편이다. 전파가 된다고 해도 가족이나 의료기관 관계자 등 밀접 접촉자에 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다면 걸릴 수 있나. 우한 폐렴은 감염통로가 사스·메르스와 같이 호흡기를 통해서다. 결핵과 같이 공기감염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엄중식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공기 전파가 이뤄지는 홍역과 달리 비말 전파가 이뤄져 바이러스 증폭이 심한 사람이 좁은 구역에서 기침을 할 때처럼 특정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치료제나 백신은 아직 백신이나 완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자기 몸의 치유 능력으로 병과 싸워 이겨내야 한다. 중국 베이징 보건 당국은 일부 관내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에 쓰이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인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를 시험적으로 투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효과가 있다는 보고는 없다. 최선의 예방법은 손 씻기 - 현재 최선의 우한 폐렴 대응법은. 손 씻기, 기침 예절, 마스크 쓰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다. 특히 손 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손 씻기를 ‘셀프 백신’으로 부르며 최고의 감염병 예방법이라고 권하고 있다.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가 2016년 2월에 학회지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감 환자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최대 6명에게 전파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를 착용할 때에는 얼굴에 밀착되도록 하고 얼굴을 긁거나 코를 비비기 위해 마스크 아래로 손을 넣지 말아야 한다. 전화를 받을 때도 마스크를 벗지 말라고 전문가들은 권했다. - 중국 여행력이 있거나 방문자와 접촉 후 기침이나 발열이 난다면. 14일 이내 발열·기침·콧물 등 증상이 있다면 병·의원에 가기 전에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전화 1339)에 먼저 연락해 상담을 받으라고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0.01.28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