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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③] 김새벽 "'벌새' 후 해녀 전업 진지하게 고민"

'어떤 배우일까'에 앞서 '어떤 사람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먼저 되새기게 만드는 존재감이다. 2011년 데뷔 후 약 10여 년간 활동했지만 인터뷰를 통한 직접적인 만남 또한 처음. 친근함과 신비로움, 설레임과 긴장감을 동시에 자아내는 배우 김새벽(35)이다.글로벌 59관왕을 달성한 영화 '벌새(김보라 감독)'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왠지 어떤 상황에서도 초연할 것만 같은 이미지로 익숙했지만,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쉽게 입을 떼지 못한 채 울컥했던 얼굴은 의외의 인간미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 날의 기억은…. 그냥 '멍' 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어렴풋이 기억은 나는데 솔직히 명확하지는 않아요. 정신차리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이후 수상 영상도 차마 돌려보지 못했거든요. 트로피는 여전히 역시나 참 무겁네요.(웃음)"김새벽을 애정하는 팬들은 종종 김새벽을 '무채색'에 비유하지만 김새벽은 1초의 고민없이 "무지개!"를 외쳤다. '빨주노초파남보 7가지 색을 모두 담고 싶은 배우, 계속 보고싶은 배우가 되길 희망한다'는 솔직한 바람이다. "방금 전까지 욕심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전 멀었어요"라며 꺄르르 터트린 미소도 해맑다. 조근조근 '인간 김새벽'에 대해 하나 둘 꺼내놓은 대화들은 수채화 같은 분위기 속 한편의 수필집을 보는 듯 끊임없이 이어졌고, 그 사이 엿보인 의외의 엉뚱함은 혼자 알기엔 너무나 아까운 매력으로 빛났다. 묵묵히 활동하며 '독립영화계 여신'으로 자리매김했고, 최근 대형 소속사에 새 둥지를 틀며 변화를 꾀할 준비도 마쳤다. 막연히 '사랑받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배우 세계에 발을 들였던 김새벽 스스로 일궈낸 성과다. "연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서 '이 놈 봐라?' 싶은 오기로 욕심이 자꾸 생겨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으니 이젠 노력 좀 하고 살아라'라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전 활짝 열려 있습니다" 장마전선이 급부상하기 직전 눈부시게 화창했던 어느 날, 해질녘의 따뜻한 오후까지 맥주 한 모금과 함께 털어낸 김새벽의 이야기다.※취중토크②에서 이어집니다. -'독립영화계 여신'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너무 부담스럽고요. 부담스러워요.(웃음)" -독립영화계 스타로 어느 덧 데뷔 10년을 앞두고 있어요. 조금 일찍 상업영화를 시작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아주 솔직히 이야기하면 저는 굉장히 수동적으로 일을 해왔던 경향이 있어요. 저에게 직접 제안을 준 영화가 아니면 모르는게 훨씬 더 많았죠. 그래서 연락받은 영화들 안에서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선택하다 보니 이렇게 오게 된 것 같아요. 유튜브 알고리즘처럼(웃음) 추천되는 것들이 제가 좋아하는 것에서 좋아하는 것으로 흘러 가기도 했고요. 근데 요즘 취향이 좀 바뀌었어요.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다양한 것들을 보게 됐는데, '이렇게 좋은 드라마, 영화 많구나' 싶더라고요. 새로운 것들을 찾은 것 같아 좋아요." -앞으로는 조금 더 새로운 김새벽의 모습도 볼 수 있을까요."네! 몰라. 일단 내뱉고 볼래요. 하하." -데뷔한지 10년이 됐지만 이렇게 인터뷰로 만나는 것도 처음이에요. 작품 안에서 사는 사람, 신비주의 느낌이 강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개인적인 모습이나 '나'를 드러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있었던 건가요."음……. 음……. '드러내고 싶지 않다'라기 보다는 어려운 쪽이었던 것 같아요. 내 생각을 말로 한다거나, 아니면 그냥 저로서 이야기 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어요. 연기를 할 땐 대사나, 누군가 만들어준 환경 안에서 좀 더 편하게 표현할 수 있잖아요. 근데 그 밖을 벗어나면 '좀 어렵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지치거나 힘들 땐 어떻게 극복하는 편인가요."스스로 힘을 내기도 했지만, 상황이 변하기도 했어요. 다행이죠. 일단 몸을 움직이면 힘이 나요. 가만히 있으면 더 처져요. 등산하는 것도 좋아해요.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수영장을 못 가지만, 수영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걷는 것도 재미있죠. 산에 가서 나무를 본다거나, 순수한 걸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예를 들어 저희 집 고양이요. 어쩜 그렇게 순수할 수 있을까요. 마음을 정말 잘 내어주잖아요. 아니면 머릿에서 꺼내서 써버려요." -써버리는 것들 중에 시나리오는 없나요. "그런 욕심은 없어요.(웃음) 정말 하나도 없어요. 시나리오를 두 줄 써봤는데, 안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그 글을 쓸 때는 '이걸로 내 마음이 이 두 줄로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쓴 거였어요. 그런 시기가 다시 오는 것도 싫고, 그래서 그 두줄이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해요. 시간이 많아서 그래요. 뭐든 바쁘게 해서 시간이 없어야 해요." -'김새벽'이라는 예명까지 찰떡이에요. "잘 어울리면 다행이고요. 사실 제가 지었어요.(웃음) 사람의 첫인상이 중요하잖아요. 이름을 딱 들으면 그 이름처럼 보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이름에 딱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리고 책이나 시나리오나 가사에 새벽이라는 단어가 참 많이 나와요. 시나리오에도 꼭 한 번씩은 나와요. '#1. 새벽' 이렇게요. 그 단어를 봤을 때 사람들이 저를 생각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름을 지었어요. 그때 좋아하는 밴드도 푸른 새벽이었어요. 그 영향도 받았죠. 저는 그래서 다들 이름을 하나씩 새로 가져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내가 스스로 지은 이름이요. 부모님이나 타인이 지어준 게 아니라. 그럼 그 이름을 지을 때 자신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돼요. 약간 미묘하지만, 다른 이름을 가지게 되면 그 전의 나와 다른 내가 나와요. 예를 들어, 본명일 때의 저와 김새벽일 때의 저는 텐션이 달라요. 이름을 한번 지어보시길 추천합니다. 하하하."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 있나요. "네! 연기를 하면서요. 2017년도였어요. '벌새'를 찍은 후요. 사실은 다른 일을 좀 해보고 싶었어요. 이 일을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계속 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해서도 자신이 없었어요. 하루하루를 더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다른 일이 있으면 해보고 싶었어요." -어떤 일인가요."…해녀요.(웃음) 해녀가 되고 싶었어요. 제주도와 거제도에 해녀 분들이 있잖아요. 해녀 학교 알아봤어요. 일단 수영하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당연히 진짜 힘들고 위험한 일이지만, 노동으로 뭔가 일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명확하게 내가 채취한 결과물이 있잖아요. 그런 결과물이 눈에 보이는 것도 좋고요. 진짜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제주도 갔을 때 해녀 분들을 멀리서 조심스럽게 영상으로 담아와서 힘들 때 보기도 해요." -해녀가 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가요."추운 게 너무 싫었어요. 하하하. 마침 그때 좋은 분이 연락을 주셨어요. 연출하시는 분인데 사람이 정말 좋았어요. KBS 유영은 감독님이요. 뭔가 말을 하지 않아도 편안하고,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보니 드라마 스페셜 촬영을 하게 됐어요. 1년간 연기를 아예 안 했었는데, 그걸 계기로 자연스럽게 다시 연기하기 시작했어요. 그 감독님과는 계속 알고 싶고, 작업하고 싶어요." -최근 대형 소속사 키이스트와 전속 계약을 맺었어요.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건가요."음, 석 달 전부터 키이스트와 이야기를 나눴어요. 백상 때에도 사실 같이하기로 이야기가 된 상태였어요. 근데 '상 타고 소속사 생겼다' 이런 이야기를 제일 많이 들어요.(웃음) '상 타고 광고 찍는다' 같은 거요. 사실 그 전부터 말하던 회사였고, 그 전부터 계획된 광고였는데요. 큰 회사여서 선택한 건 아니에요. 저는 사람을 만나면 몸이 막 아프고 그래요. 긴장을 많이 해서요. 근데 지금 소속사 실장님을 만나고 정말 편했어요. 전혀 긴장되지 않았고요. 제가 가지지 못한 성격을 가진 분이, 제가 하지 못한 대외적 일들도 유쾌하게 해주실 것 같았어요. 여자 분인 것도 좋았고요. 그런 것들이 다 합쳐져서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러브콜을 많이 받았을 텐데요."그 전에는 저를 도와주는 분이 계셨어요. 근데 더 이상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 됐어요. 그땐 그분이 있었으니 따로 미팅을 하거나 그렇지 않았어요. 타이밍도 주어지는 것 같아요. 키이스트 실장님이 연락을 주신 타이밍도 그렇고요." -상업영화도 찍고, 소속사도 생기고, 변화가 많네요. "그렇죠. '킹메이커'는 작년 여름에 다 찍었어요. 제가 변한 것도 있겠죠. 근데 양쪽이 같이 바뀌는 것 같아요. 저도 변하고, 저를 바라봐주시는 시선도 바뀌고요. 양쪽이 합쳐지는 것 같아요. '나도 변해야지'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그냥 조금씩 바뀌어가는 거죠. 사실 상업과 비상업의 경계를 나누는 것도 무의미한 것 같아요. 그때그때 주어지는 걸 선택하고 있어요." -새 소속사와는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나요."저도 궁금해요. 기대는 하고 있어요. 잘 모르겠지만, 재미있게 여러 가지 했으면 좋겠어요." -드라마 출연 생각도 있나요. 최근 재미있게 본 작품이 있다면요. "완전. 모든 걸 다 열어놓고 있어요. 제 의견만 주장하고 싶지도 않아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다른 선택도 할 수 있을테니까요. 고집하고 싶은 건 없어요. 드라마는 '동백꽃 필 무렵'을 봤는데 진짜 감동했어요.(웃음) 공간도 좋고, 인물도 좋고, 스토리도 한가지 장르가 아니라 뭔가 미묘하게 뒤섞인 느낌이 좋더라고요. 분명 힘든 지점들이 있었겠지만 팀의 합도 너무 좋아 보였고요. 보는 사람에게도 느껴지니까 '저런 현장 참 좋겠다' 생각했어요." -새 작품은 언제 볼 수 있을까요."아직 결정된 건 없어요. 그렇지만 다양한 도전을 계속 해 볼 생각이니 지켜봐 주세요." 조연경·박정선 기자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김새벽 "멍했던 백상 수상, 정신차리기 힘들었어요"[취중토크②] 김새벽 "사랑 많이 받고 싶어 '배우 길' 택했죠"[취중토크③] 김새벽 "'벌새' 후 해녀 전업 진지하게 고민" 2020.08.1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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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김새벽 "사랑 많이 받고 싶어 '배우 길' 택했죠"

'어떤 배우일까'에 앞서 '어떤 사람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먼저 되새기게 만드는 존재감이다. 2011년 데뷔 후 약 10여 년간 활동했지만 인터뷰를 통한 직접적인 만남 또한 처음. 친근함과 신비로움, 설레임과 긴장감을 동시에 자아내는 배우 김새벽(35)이다. 글로벌 59관왕을 달성한 영화 '벌새(김보라 감독)'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왠지 어떤 상황에서도 초연할 것만 같은 이미지로 익숙했지만,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쉽게 입을 떼지 못한 채 울컥했던 얼굴은 의외의 인간미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 날의 기억은…. 그냥 '멍' 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어렴풋이 기억은 나는데 솔직히 명확하지는 않아요. 정신차리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이후 수상 영상도 차마 돌려보지 못했거든요. 트로피는 여전히 역시나 참 무겁네요.(웃음)" 김새벽을 애정하는 팬들은 종종 김새벽을 '무채색'에 비유하지만 김새벽은 1초의 고민없이 "무지개!"를 외쳤다. '빨주노초파남보 7가지 색을 모두 담고 싶은 배우, 계속 보고싶은 배우가 되길 희망한다'는 솔직한 바람이다. "방금 전까지 욕심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전 멀었어요"라며 꺄르르 터트린 미소도 해맑다. 조근조근 '인간 김새벽'에 대해 하나 둘 꺼내놓은 대화들은 수채화 같은 분위기 속 한편의 수필집을 보는 듯 끊임없이 이어졌고, 그 사이 엿보인 의외의 엉뚱함은 혼자 알기엔 너무나 아까운 매력으로 빛났다. 묵묵히 활동하며 '독립영화계 여신'으로 자리매김했고, 최근 대형 소속사에 새 둥지를 틀며 변화를 꾀할 준비도 마쳤다. 막연히 '사랑받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배우 세계에 발을 들였던 김새벽 스스로 일궈낸 성과다. "연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서 '이 놈 봐라?' 싶은 오기로 욕심이 자꾸 생겨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으니 이젠 노력 좀 하고 살아라'라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전 활짝 열려 있습니다" 장마전선이 급부상하기 직전 눈부시게 화창했던 어느 날, 해질녘의 따뜻한 오후까지 맥주 한 모금과 함께 털어낸 김새벽의 이야기다. ※취중토크①에서 이어집니다. -'연기가 어렵다'고 여러 번 언급했어요."이유가 여러가지인데…. 어떤 인물이 그려져 있으면 그것을 마음으로 소화해 캐릭터가 하고자 하는 말들을 고스란히 내뱉고 싶어요. 근데 잘 안 될 때가 있으니까. '모든 신들을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해요. 시나리오에서 필요한 만큼 적확하게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더 다양한 톤의 사람을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연기'에는 사실 답이 없죠. "욕심이 생기면서 내려놓는 법도 배웠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연기 역시 작품을 통해 보여지는 거잖아요? 예전에는 '우와!' 하면서 감탄만 했다면 지금은 '저건 어떻게 하는 거지?'라는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더블액션을 잘 못하는데 한동안 더블액션에 꽂혀 계~속 그것만 봤던 때가 있었어요. 근데 어느 날 어떤 작품을 보는데 이자벨 위페르의 더블액션이 안 맞는 거예요.(웃음) 당연히 연기는 너무 잘하죠. 작품에 방해가 되지도 않고요. '어? 이게 중요한 게 아니구나' 하면서 집착을 조금은 떨치게 됐어요." -어렵지만 놓지 못하고, 업으로 삼고 있는 특별한 매력이 있을까요. "되게 웃긴데(웃음) 생각해보면 너무 잘 안되니까 동시에 욕심도 생기는 것 같아요. '어? 이 놈 봐라?' 약간 그런 마음 있잖아요. 더 알아보고 싶고, 더 잘하고 싶고. 집에서 쉬고 있으면 그렇게 현장에 가고 싶어요. 제가 연남동에 사는데, 경의선 숲길에서 산책을 하다 보면 촬영을 엄청 많이 해요. '촬영'이라고 쓰여져 있는 남의 현장을 보면서 '와~ 뭐 찍나보다. 와~ 현장이다. 나도 현장가고 싶다' 그러고 있어요. 하하. 그런걸 보면 연기를 좋아하긴 하는 것 같아요. 욕심나는 대상이랄까요?" -연기, 배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흐흐. 진짜 단순하게, 사랑을 많~이 받고 싶었어요. 그냥 어느 날 갑자기 제가 죽는다는 생각을 했는데, '내가 죽으면 내가 살다 갔던 것들을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 싶은 거예요. 계기는 그거였어요. '사랑 많이 받는게 뭐가 있지? 연기하는 사람? 아, 그럼 연기를 해야겠다' 순으로 흘러갔던 것 같아요." -20대 중반,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했죠."신기해요. 제가 보통 잘 움직이거나 뭔가를 찾아서 하는 편이 아닌데 꽂히면 확 해버려요. 엄마에겐 '취직했다'고 하고 서울에 왔거든요.(웃음) 대학을 졸업할 무렵이라 인턴을 한다는 핑계로요. 마침 서울에 친언니가 살고 있기도 했고 언니 집에 붙어 살면서 버텼는데, 방학이 끝나니 더 이상 핑계를 댈 수 없겠더라거요. 그때 집에 편지를 썼어요. '엄마, 난 연기를 할거야.' 우편으로 부쳐서 얼마 후에 엄마가 편지를 받게 됐는데 바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네가 무슨 연기야!'(웃음)" -누구도 예상 못한 행보였나봐요. "네!(웃음) 엄마뿐 아니라 주변 모든 사람이 놀랐어요. 학교 다닐 땐 발표조차 안 하고 싶어하는 아이였거든요. 영화를 하다 보니 TV에 출연할 일이 많지 않잖아요. 가끔 시상식이나 '방구석1열'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면 TV로 보게 되니까 아는 분들은 '이 사람이 내가 아는 그 사람인가'라며 의아해해요. 성향 자체가 연기를 하거나 나를 앞세워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어요." -부모님께 가장 먼저 보여드린 작품은 뭔가요. "'줄탁동시'인 것 같아요. 여전히 엄마, 아빠는 조금 불안해 하세요. '잘 할 수 있나. 실수라도 하면 어쩌나' 노심초사 하시는거죠. 작품도 편하게 못 보세요. 저는 제가 뭘 하는지 굳이 먼저 이야기 하지 않고요." -SNS에 '혜성비디오 둘째 딸' 과거를 공개했죠. 배우가 될 운명이었던 걸까요."하하. 부모님께서 비디오 가게를 하셨어요. 어릴 때 유치원이 끝나면 가게로 가 손님들이 반납한 비디오 테이프 감고, 빌려가면 비닐봉지에 담아주고 거스름돈 받고 그랬어요. 몇몇 손님이 '추천해 달라' 하면 아무것도 모르면서 '저거요. 저게 지금 제일 잘 나가요' 하기도 했고요.(웃음) 가게 안에 계속 비디오가 틀어져 있으니까 종일 영화를 볼 수 밖에 없었죠. 사실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래. 나한테는 비디오가게 딸이었다는 이력이 있어' 굳이 짜 맞추면서 '이렇게 될 운명이었다' 하려고요. 하하." -어떤 비디오가 기억나나요."음…. 영화 제목이 기억나지는 않아요. 어느 칸 어느 자리에 어떤 영화가 꽂혀 있는지를 기억해요. 홍콩 영화는 카운터 오른쪽, 새 영화는 TV 뒤에 있었어요. 꽂혀 있는 그 모습이 생생해요." -사실 하고 싶다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에요."연기학원을 몇 개월 정도 다녔고, 영화 관련 정보가 올라오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는데 오디션 공고를 보고 메일을 보냈어요. 그렇게 단편영화를 찍고, '줄탁동시' 오디션도 메일을 보내 성사 됐고요. 시작은 그래요. 관객이 돈을 내고 관람하는 영화를 기준으로 한다면 '줄탁동시'가 데뷔작이 되겠네요. 이후엔 소개를 통해 프로젝트에 합류했어요. '한 여름의 판타지아' 감독님도 주변 지인의 추천으로 만나게 됐고, 그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작품 출연으로 이어지고 또 이어지고. 그렇게 여기까지 왔네요." -홍상수 감독과도 호흡을 많이 맞췄죠."연출부 스태프 분이 홍 감독님께 제 사진을 보여주셨대요. 감독님이 '한 번 만나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함께 하게 됐어요." -칸을 비롯해 해외 영화제에도 일찌감치 발을 들였고요."영화제에 가면 좋은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해외든, 국내든 어디든요. '영화에 관심있고 좋아한다'는 대부분의 목적이 명확한 공간이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 확실히 힘을 얻게 돼요. '계속 좋은 작품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요." -서울에 처음 왔을 때 지금의 모습을 예상했나요. "전혀요. 이렇게까지 연기를 계속하고 있을 줄도 몰랐어요. 애초에 제가 그려놓은 뚜렷한 그림이 없었거든요. 일단 눈 앞에 놓인 하나를 하고 그 다음을 생각하곤 했죠.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나랑 너무 잘 맞는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내가 내 재능을 이렇게 발견했구나.' "하하하하. 아니! 아니에요~ 진짜 아니고, 오히려 대상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때는 '대상이 없는 사랑을 받고 싶다' 였다면, 지금은 같이 하는 사람들과 잘 지내고, 좋아하는 마음으로 작업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그래서 전 누군가 '새벽씨 같이 작업 합시다'라고 하면 진짜 설레고 너무 좋아요. 꼭 누군가에게 고백받는 것처럼. 엄청난 기쁨을 느껴요. 그래서 계속 그런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 같아요. 그러려면 연기를 잘해야 하고. 무한 반복인거죠.(웃음)" -처음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느낌은 어땠나요."아무 개념이 없었어요. 그냥 했어요. 그냥, 진짜 그냥.(웃음) 오히려 무언가를 점점 알아가고, 알게 되니까 더 어려워지게 됐죠." -실제론 여린 모습에 가까운데, 작품에서는 강인한 역할을 많이 맡은 것 같기도 해요."그런가요. 캐릭터도 완전히 경계를 나누기는 힘들 것 같아요. 노랑과 주황 사이도 있듯이, 하다 보니까 어떤 역할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근데 저는 재미있는 역할은 해본 적이 없어요. 극단적이고 악역 같은 것들이요. 액션도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안 해 본 것이 참 많아서 좋아요. 과거에 하고 싶은 게 없어진 적이 있었어요. 그게 그렇게 절망적일 수 없어요. '어떡하지?'라는 생각만 들어죠. 힘 없이 무기력해요. 생각할 시간이 많았을 때여서 더 그랬었나 봐요." -'벌새' 이후 대중적 스포트라이트를 조금 더 크게 받게 됐어요. 변화를 느끼나요. "다양한 (분야에서) 연락을 주세요. 이전에는 '김새벽은 이런 걸 좋아할 것이다'는 생각들을 하셨다면, 이제는 제가 생각해도 의외의 제안도 다양하게 해주시죠. 좋아요. 저도 의식하면서, 혹은 무의식 중에 제 동굴 안에서 스스로의 한계 같은 것을느낄 수 있을텐데 먼저 제안을 주시면 동굴을 나와 조금 더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잖아요. 감사해요." -몇 년 전과 비교해 많이 가벼워진 느낌이에요. "솔직히 이전에는 많이 불안했어요.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에겐 시기라는 게 있잖아요. 지금도 아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어요. 다만 얼마 전 다리를 다쳐 제 뜻과 무관하게 집에 계속 누워있어야 했거든요. 코로나19와 맞물리기도 했고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빨리 사람들을 만나고, 수다가 떨고 싶어지더라고요. 아, 다리는 지금 다 나았어요.(웃음)" -평소 어떤 것에 자극을 받나요."영화나 드라마에서 진짜 매력적인 사람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너무 좋기도 해요. 그런 캐릭터가 있다는 것,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존경스럽고, 그러한 현장에 있다는 것이 부럽고요." 〉〉취중토크③에서 계속 조연경·박정선 기자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김새벽 "멍했던 백상 수상, 정신차리기 힘들었어요"[취중토크②] 김새벽 "사랑 많이 받고 싶어 '배우 길' 택했죠"[취중토크③] 김새벽 "'벌새' 후 해녀 전업 진지하게 고민" 2020.08.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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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 김새벽 "멍했던 백상 수상, 정신차리기 힘들었어요"

'어떤 배우일까'에 앞서 '어떤 사람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먼저 되새기게 만드는 존재감이다. 2011년 데뷔 후 약 10여 년간 활동했지만 인터뷰를 통한 직접적인 만남 또한 처음. 친근함과 신비로움, 설레임과 긴장감을 동시에 자아내는 배우 김새벽(35)이다.글로벌 59관왕을 달성한 영화 '벌새(김보라 감독)'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왠지 어떤 상황에서도 초연할 것만 같은 이미지로 익숙했지만,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쉽게 입을 떼지 못한 채 울컥했던 얼굴은 의외의 인간미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 날의 기억은…. 그냥 '멍' 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어렴풋이 기억은 나는데 솔직히 명확하지는 않아요. 정신차리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이후 수상 영상도 차마 돌려보지 못했거든요. 트로피는 여전히 역시나 참 무겁네요.(웃음)"김새벽을 애정하는 팬들은 종종 김새벽을 '무채색'에 비유하지만 김새벽은 1초의 고민없이 "무지개!"를 외쳤다. '빨주노초파남보 7가지 색을 모두 담고 싶은 배우, 계속 보고싶은 배우가 되길 희망한다'는 솔직한 바람이다. "방금 전까지 욕심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전 멀었어요"라며 꺄르르 터트린 미소도 해맑다. 조근조근 '인간 김새벽'에 대해 하나 둘 꺼내놓은 대화들은 수채화 같은 분위기 속 한편의 수필집을 보는 듯 끊임없이 이어졌고, 그 사이 엿보인 의외의 엉뚱함은 혼자 알기엔 너무나 아까운 매력으로 빛났다. 묵묵히 활동하며 '독립영화계 여신'으로 자리매김했고, 최근 대형 소속사에 새 둥지를 틀며 변화를 꾀할 준비도 마쳤다. 막연히 '사랑받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배우 세계에 발을 들였던 김새벽 스스로 일궈낸 성과다. "연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서 '이 놈 봐라?' 싶은 오기로 욕심이 자꾸 생겨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으니 이젠 노력 좀 하고 살아라'라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전 활짝 열려 있습니다" 장마전선이 급부상하기 직전 눈부시게 화창했던 어느 날, 해질녘의 따뜻한 오후까지 맥주 한 모금과 함께 털어낸 김새벽의 이야기다.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술을 잘 못 해요. 보통은 물 마시면서, 안주 있으면 안주 계속 먹으면서, 그렇게 밤새 떠들어요. 잘 안 마시니까, 다른 사람들이 취한 모습을 지켜보면 웃길 때도 있어요.(웃음) 근데 또 궁금하기도 해요. 제가 만취했을 땐 어떤 모습인지 몰라서요. 취한 적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거의 없어요. 그래서 주로 맥주를 마시죠. 도수가 그렇게 높지 않은데 양도 많잖아요. 소주는 한잔이면 취하는데, 맥주는 소주 한잔 정도의 양에 똑같이 취하지 않으니까요. 사람들과 오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맥주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술자리는 좋아하는 편인가요."좋아하는 사람들과 술자리 하는 걸 즐겨요. 끝까지 남아있어요. 말이 많지는 않은데, 친한 사람들과 있으면 수다쟁이가 돼요. 말이 많아져요."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조연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어땠나요."진짜, 정말로 생각을 못했어요. 연기를 너무나 잘하시고 볼 때마다 감탄했던 선배님들이 함께 계셨으니까요. '열심히 축하해 드려야지'라는 마음으로 참석 한건데…. 무대에 올라갈 때도 그랬지만 마이크 앞에 선 후에도 멍했어요. 정신을 차리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고요.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어렴풋이 기억은 나는데 명확하지는 않아요. 수상 영상도 다시 돌려보지 못해서.(웃음)" -'벌새' 팀의 성과가 좋았죠."'상 타면 좋겠다'는 이야기 정도는 나눴는데, 솔직히 후보에 오른 것 만으로도 다들 기뻐했어요. 이 트로피는 다시 들어도 참 무겁네요." -만장일치 수상자였어요."제가 했던 연기를 좋게 봐 주신 것 같아요. 감사드리고, '아, 연기를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그 때도 했고, 지금도 하고 있어요." -'벌새'는 8월 말 개봉 1주년을 앞두고 있어요. 북미 호평 소식이 전해질만큼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요. 인기 요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굉장히 공감했어요. 완벽하게 일치되는건 아니었지만, 제가 어렸을 때 느꼈던 감정과 순간들을 한 번에 불러오는 지점이 있었거든요. 반대로 관객과의 대화(GV)를 하면서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던, 2000년대 생이 공감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요. '보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무언가를 다루는 영화, 공감할 포인트가 많은 영화'라는 것이 인기 요인이라면 요인이지 않을까 싶네요." -배우 김새벽은 아이돌 급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요. "하하. 영화의 힘이죠.(웃음) 실제로 91번 영화를 관람한 분을 봤어요. 또 '영혼 보내기'라는 현상이 유행이더라고요. 직접 영화관에 갈 수는 없지만 티켓 예매로 응원의 마음을 전하는거죠. '벌새' 덕분에 참 많은 걸 알게 됐어요."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요. 언급한대로 나이대가 어린 관객도 많았어요."'벌새'와 비슷한 일을, 시간을 겪었던 분들이 편지를 보내주세요. '이 영화를 통해 나도 몰랐던, 마음속에 쌓여있던 상처를 치유 받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잘 됐다. 다행이다' 생각했어요. 그리고 삐삐를 쓴다거나, 라디오를 녹음한다거나, 그 옛날에 겪었던 일들까지는 알 수 없지만 '은희의 마음 만큼은 충분히 알고 있고 나 역시 겪었다'는 친구들도 만났죠. 시대는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들, 못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이 정도의 영향력과 파급력을 예상했나요."영화와 관객의 마음이 맞닿는 지점이 있다면 '깊이 빠질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근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 주실 줄은 상상도 못했죠." -영지라는 캐릭터를 처음 만났을 땐 어땠나요. "처음엔 '나와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연기를 하면 할 수록, 생각하면 할 수록 '난 닮지 않았구나' 받아 들이게 됐어요. 영지는 저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강한 사람이에요. 안타깝게도 '나에게는 영지 같은 모습이 없는 것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어떤 면이 가장 달랐나요."누군가에게 조심스럽지만 그러한 말을 전달하는 것? 위로를 주는 것? 저도 마음은 있지만 표현을 하는 것에는 서툰 것 같아요. 어쨌든 영지는 위로와 새로운 시간을 주는 사람인데, 전 아직 좀 안 되는 것 같아요.(웃음)" -판타지에 가까운 인물이기도 하죠."맞아요. 드물기 때문에 판타지처럼 보이기도 해요. 영지처럼 힘이 되는 사람이 주변에 다들 있었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요. 저 역시 제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언젠가는 제가 그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고요." -영지 같은 존재를 만난 적 없었나요."있어요. 다만 한 사람만 꼽을 순 없어요. 제 고민을 이야기했을 때, 선배들이 해주는 한 마디는 그게 무엇이든 정말 큰 힘이 돼요. 선배들의 고민을 지켜볼 땐 힘이 나기도 하고요. '아, 나만 고민하는건 아니구나. 이게 당연한 거구나' 싶죠.(웃음) 그럼 '나는 왜 이렇게 힘들지?'라는 생각을 조금은 덜 하게 돼요. 수상 후 '킹메이커'를 함께 한 설경구 선배님께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았어요. 알고 계신다는 것, 신경 써주신다는 모든 것에 감사했어요. 현장에서 인사 드렸던 전도연 선배님도 웃으며 반겨 주셨고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전도연 선배님과 같은 해에 상을 받을 수 있어 행복했어요." -영지가 은희에게 건넨 말들은 빠짐없이 명대사로 꼽혀요. 직접 영지를 연기한 입장에서 가장 마음에 남았거나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나요."'어떻게 사는 게 맞을까. 어느 날 알 것 같다가도 모르겠어' 가끔씩 그 대사가 그대로 머릿속으로 들어올 때가 있어요." -어떻게 사는게 맞을까요."어느 날 알 것 같다가도 모르겠어.(웃음) 질문과 답이 동시에 들어있는 대사라 생각해요. 정말 그래요. 어느 날은 알 것 같은데 또 모르겠거든요. 그냥 오늘 잘 지내면 되는 것 같아요. 너무 대단한 목표나, 뭔가 욕심이나, 그런 것이 없으면 그저 건강하게 오늘을 살아가고 하루를 잘 마루리 하는거죠. 건겅하려고 해요. 주변 사람들도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한여름의 판타지아'에서는 '오래 사는 것보다 행복하게 사는게 더 중요하다'는 대사가 있었죠. 지금의 김새벽은 행복한가요."대체적으로 행복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행복해야지!' 강압적으로 생각하기도 했는데 '도대체 행복이 뭐지?' 싶더라고요. 가끔 제가 뭘 하면 행복한지 써보거든요? 근데 막상 별게 없어요. 언제나 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행복하자!'보다는 '해보자!'가 되더라고요. 내가 뭘 하면 좋아하는지, 행복해지는지 스스로 아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럼 조금 덜 애쓰게 되고 행복해지기도 쉽죠. 자연스럽게 되는건 아니고 저도 여전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에요." -'벌새'의 주역은 대다수 여성이죠. 충무로 여성 파워의 현재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저는 진짜 반가워요. 여성 감독님이 쓴 여성 서사는 그 결이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굉장히 디테일해요. 보통은 시나리오에 자신이 잘 아는 걸 쓰잖아요. 그래서 그만큼 깊이 있고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벌새'는 김새벽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 것 같나요."일단 2017년, 그 가을의 제가 담겨 있어요. 당시 저의 상태와 연기할 때가 약간 맞물려 있는 지점이 있어서 좀….(웃음) 어떻게 보면 사진첩 같기도 해요. '이 때의 나는 이랬지' 저에게만 보이는 것들이 있거든요. 영화는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평생 남는다는 것도 좋고요. 개봉 후 관객 분들이 주신 사랑과 관심, 영화에 대한 애정들도 잊을 수 없어요. 아주 많이 감사한 영화로 남을 것 같아요." 〉〉취중토크②에서 이어집니다. 조연경·박정선 기자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김새벽 "멍했던 백상 수상, 정신차리기 힘들었어요"[취중토크②] 김새벽 "사랑 많이 받고 싶어 '배우 길' 택했죠"[취중토크③] 김새벽 "'벌새' 후 해녀 전업 진지하게 고민" 2020.08.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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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회 백상] 백상, 대중성·작품성·화제성 넘쳤던 대중문화 축제

제52회 백상예술대상은 작품성, 대중성, 연기력 등 다방면에서 부족함 없었던 대중문화의 축제였다. 대중문화인들의 진정한 잔치로 거듭났다.TV·영화를 모두 아우르는 국내 최고 권위의 대중문화상인 제52회 백상예술대상이 3일 오후 8시 30부터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렸다.올해 대상의 주인공은 이준익 감독(영화부문)과 KBS 2TV ‘태양의 후예’(TV부문)다. 이준익은 10년 만에 두 번째 백상 대상을 품에 안았다. 2006년 자신의 첫 1000만 영화 ‘왕의 남자’가 제4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이었다. 연출작이 아닌 개인 수상으로 대상 트로피를 안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년 간 ‘사도’와 ‘동주’를 연이어 선보이며 작품성과 화제성에서 고루 인정받은 결과다.TV부문 대상은 2012년 SBS ‘뿌리 깊은 나무’ 이후 4년 만에 작품상에게 돌아갔다. 대상인 KBS 2TV ‘태양의 후예’는 지난 1년간 방영된 드라마 중 최고 히트작이었다. 단순한 인기의 수준을 넘어서 한류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송중기와 송혜교 등 출연한 배우들과 드라마 관련 상품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기록면에서도 대단했다. 지상파 미니시리즈에서 보기 힘든 시청률 3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벽을 넘어서기도 했다. 대상을 거머쥐기 충분했다.영화와 TV 최우수 연기상 부문도 연기력과 스타성 등 모든 걸 겸비한 배우들에게 돌아갔다. 영화는 ‘내부자들’의 이병헌과 ‘무뢰한’의 전도연이 최우수 연기상의 얼굴이 됐다. 이병헌은 2011년 영화 ‘악마를 보았다’로 영화 대상을 받은 뒤 5년 만에 다시 백상에서 상을 받았다. 전도연은 15년 만에 백상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2001년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후 오랜만에 받은 상이라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TV 최우수 연기상은 ‘시그널’의 김혜수와 SBS ‘육룡이 나르샤’의 유아인에게 돌아갔다. 김혜수는 2005년 ‘얼굴 없는 미녀’로 영화 부문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뒤 11년 만에 TV부문에서 최우수 연기상의 주인공이 됐다. 유아인은 백상에서 처음 연기상을 받았다. 이제 막 서른이 된 유아인이 50부작 사극을 무게 중심을 잡고 이끌어갔다는 데 호평을 받았다.지난 2013년 신설된 영화 조연상 부문에선 '처음' 타이틀이 나왔다. 이경영(영화 ‘소수의견’)과 라미란이 백상예술대상에서 처음 조연상을 받았다. TV부문 남녀 예능상도 마찬가지. 김구라와 김숙이 데뷔 이래 처음 백상에서 상을 받았다.생애 한 번만 받을 수 있어 더욱 귀하다는 신인상은 박정민(영화부문)·박소담(영화부문)·류준열(TV부문)·김고은(TV부문)이 받았다. 독립영화계에서 발판을 닦으며 기본기를 쌓은 신예들이 영화와 TV에서 활약하며 신인상의 영예를 안았다.작품상과 연출상, 극본상 수상엔 대중문화 트렌드와 작품성이 고르게 반영됐다. 흥행과 작품성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았던 영화 ‘암살’과 tvN ‘시그널’이 각각 영화와 TV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구성과 내용 면에서 새로움을 선사한 EBS ‘시험’과 MBC ‘일밤-복면가왕’은 각각 교양과 예능 작품상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지난 한 해 최고의 필력을 자랑한 작가로는 tvN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TV)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안국진 감독(영화)이 꼽혔다. tvN ‘응답하라 1988’의 신원호 PD는 생애 처음 백상에서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연이어 ‘응답하라’ 시리즈를 선보인 예능 PD 출신 신원호는 드라마로 연출상을 받았다. 감독상은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차지했다. 신인 감독상은 '차이나타운'의 한준희 감독으로 선정됐다.도경수(영화)·수지(영화)·송중기(TV)·송혜교(TV)는 스타센츄리 백상예술대상 인기상을 받았고, 송중기와 송혜교는 아이치이 글로벌 스타상까지 거머쥐며 한류스타임을 입증했다.매년 무대 연출에서 한 발 앞서간 백상은 올해도 화려하고 세련된 무대를 선보였다. 1층 객석 중간까지 이어지는 런웨이 무대와 와이드 스크린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함춘호·김필· 효린·전인권밴드 등 신구 가수들의 조화가 돋보인 드라마 OST 무대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생방송 진행에 강한 신동엽과 새로운 ‘백상의 여신’ 수지의 매끄러운 진행 호흡은 백상의 품격을 높였다. 수지는 백상에서 처음 MC를 맡았지만, 여유가 넘쳤다. 재치넘치고 자연스러운 진행을 선보였다.이날 시상식은 JTBC와 JTBC2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www.iqiyi.com)에서 중국 전역에 동시 생중계됐고, 스타센추리·르노삼성이 협찬했다.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제52회 백상예술대상 수상 리스트]▲ 영화 부문대상 : 이준익작품상 : 암살감독상 : 류승완(베테랑)신인감독상 : 한준희감독(차이나타운)각몬상:안국진(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최우수연기상(남) : 이병헌(내부자들)최우수연기상(여) : 전도연(무뢰한)조연상(남) : 이경영(소수의견)조연상(여) : 라미란(히말라야)신인연기상(남) : 박정민(동주)신인연기상(여) : 박소담(검은사제들)▲ TV 부문대상 : 태양의 후예작품상(드라마) : 시그널작품상(예능) : 일밤-복면가왕작품상(교양) : 시험연출상 : 응답하라 1988(신원호)극본상 : 김은희(시그널)최우수연기상(남) : 유아인(육룡이 나르샤)최우수연기상(여) : 김혜수(시그널)신인연기상(남) : 류준열(응답하라 1988)신인연기상(여) : 김고은(치즈인더트랩)▲ 특별 부문TV 부문 스타센츄리 백상예술대상 인기상 : 송중기(태양의 후예) 송혜교(태양의 후예)영화 부문 스타센츄리 백상예술대상 인기상 : 도경수(순정) 수지(도리화가)아이치이 글로벌 스타상 : 송중기(태양의 후예) 송혜교(태양의 후예)인스타일 베스트 스타일상 : 박보검(차이나타운) 수지(도리화가) 2016.06.0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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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남·허정도·박성훈, BH엔터와 전속계약 "잠재력 높이 평가"

배우 장영남, 허정도, 박성훈이 BH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다.BH엔터테인먼트 측은 3일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장영남, 허정도, 박성훈과의 전속계약 소식을 알렸다. 이와 관련, "출중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작품에 대한 선구안과 탄탄히 구축해온 글로벌 네트워크로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힘 쏟고 있다"면서 "장영남, 허정도, 박성훈은 연극으로 다져온 탄탄한 실력에 더해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BH의 비전에 적합한 배우"라고 전했다.장영남은 연극으로 다져온 연기력으로 지난 2013년 영화 '공정사회'를 통해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외에도 영화 '늑대소년' '이웃사람' '나를 잊지 말아요', 드라마 '결혼의 여신' '장옥정, 사랑에 살다'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여 명품 연기를 선보였다. 현재 MBC 월화극 '화려한 유혹'에서 강일란 역으로 분하고 있으며, 영화 '해어화'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이미 연극계와 독립영화계에서 정평이 난 허정도는 SBS '풍문으로 들었소'의 독선생 경태 역을 통해 대중에게도 얼굴을 알리기 시작, 연이어 출연한 드라마 '미세스캅', 영화 '암살' 등에서도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현재는 차기작 tvN 드라마 '기억' 촬영 중에 있다.박성훈은 연극계의 아이돌로 불리며 연극 '옥탑방 고양이' '두결한장' '웃음의 대학' '프라이드' 등에 출연하며 다년간의 무대 경험으로 쌓은 배우다. 여심을 자극하는 훈훈한 외모로 팬덤까지 생성하며 연극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드라마 '쓰리데이즈' '육룡이 나르샤' 등에 출연하며 최근 안방극장에서도 이목을 끌고 있다. 현재는 연극 '올모스트 메인'에서 1인 다역으로 분하며 박성훈만의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BH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세 배우는 연기적인 깊이와 영역이 남달라 앞으로 보여줄 것이 많은 배우들"이라며 "장르와 범위를 넘나들며, 더욱 폭 넓고 깊이 있는 연기를 통해 굵직한 배우로 자리매김하도록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추후 연기적인 베이스가 탄탄한 연기파, 실력파 배우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BH엔터테인먼트는 현재 배수빈, 진구, 이희준, 이병헌, 한효주, 한지민, 한가인, 현쥬니, 션 리차드 등이 소속되어 있다.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ins.com 2016.02.0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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