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믿고 보는 K콘텐츠와 3억 인구 인도네시아… 디즈니, APAC 공략 키워드
디즈니가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OTT 시장 판도 뒤집기에 나선다.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엑스포 & 컨벤션 센터에서는 디즈니가 이달부터 공개할 신작들을 소개하는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특히 비중 있게 소개됐던 것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오리지널 콘텐츠. 디즈니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각광 받는 한국 콘텐츠를 내년에도 꾸준히 공급하는 한편 파격적인 시도로 일본과 손을 잡고, 인구가 3억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시장까지 제대로 공략, 글로벌 넘버원 OTT가 되겠다는 야심이다. 제시카 캠 앵글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콘텐츠 및 개발 총괄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은 로컬 콘텐츠 시청 시간이 90%에 육박하는 지역. 캠 앵글 총괄은 “아태지역에서 최고의 스토리를 발굴해서 보여주는 것이 디즈니의 장기적 성공을 이끌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쇼케이스에서 소개된 콘텐츠의 비중만 봐도 알 수 있듯 한국 콘텐츠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공략의 핵심이다.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서 소개된 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의 아태지역 제작 콘텐츠는 모두 30편. 이 가운데 무려 13편(43.3%)이 한국 콘텐츠였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는 이달 공개되는 ‘커넥트’와 내년에 공개될 ‘사랑이라 말해요’의 기자 간담회를 아태지역 기자단 전원을 대상으로 진행,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콘텐츠에 얼마나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실감케 했다. 실제 기자 간담회에는 일본, 필리핀 등 여러 나라의 기자들이 참석해 열띤 취재 열기를 보였다. 디즈니+는 지난 1년여 동안 아태지역에서 45편이 넘는 신작을 론칭했다. 그리고 빠른 시간 내에 디즈니+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자리를 잡고 떠오르는 OTT 강자가 될 수 있었던 데는 한국 콘텐츠가 있었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에 따르면 디즈니+에서 서비스된 ‘빅마우스’, ‘인더숲: 우정여행’, ‘사운드트랙#1’ 등은 공개 첫 주 만에 아태지역 콘텐츠 톱3에 이름을 올렸다. K팝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캠 앵글 개발 총괄은 “디즈니+에서 공개된 방탄소년단(BTS) 독점 콘텐츠들이 큰 성공을 거뒀다”고 설명하며 계속해서 K팝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디즈니는 내년 방탄소년단의 또 다른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의 다큐멘터리와 그룹 슈퍼주니어, NCT 127 등의 다큐멘터리도 론칭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여러 독창적인 시도들을 해나간다. 출판사인 고단샤와 손을 잡고 인기 만화들을 애니메이션으로 개발하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특히 디즈니+를 통해 공개될 ‘도쿄 리벤져스: 성야결전편’은 일본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디즈니가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의 기둥인 일본과 손을 잡고 색다른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최연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에 빛나는 천재 연기자 야기라 유야가 주연을 맡은 ‘간니발’ 역시 디즈니+ 이용자들의 반응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간니발’은 조용한 시골 마을에 도착한 한 경찰관이 마을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문제를 깨달은 뒤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을 다룬다. ‘식인’이라는 충격적인 소재를 갖고 있는 이 작품에 대해 유야는 “미키 마우스라는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 작품이다. 디즈니에서 어떻게 이런 작품을 만들지 싶어 놀랐다”고 털어놨다. ‘간니발’은 오는 28일 디즈니+, 디즈니+ 핫스타, 훌루에서 공개된다. 약 3억 명의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는 디즈니가 탐을 내는 시장이다. 할리우드에 마블이 있다면 인도네시아에는 부밀랑깃이 있다. 부밀랑깃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슈퍼히어로 수키(첼시 이슬란 분)의 이야기를 그린 ‘티라’를 비롯해 디즈니+는 인도네시아와 다양한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해 앞으로 K콘텐츠와 인도네시아의 시장이 일으킬 시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디즈니의 아태지역 라인업은 이제 막 여정을 시작한 단계로, 각 지역의 콘텐츠 공백을 공략하고 있다”며 “아태지역은 로컬의 특수성이 더 필요한 분야다. 핫한 시장, 핫한 장르에 투자해 일본의 애니메이션부터 인도네시아의 호러와 로맨틱 코미디, 한국의 K드라마 등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2.04 1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