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종영 ‘악귀’ 김태리, 악귀 없앴다..”그래 살아보자” 깊은 여운으로 마무리
‘악귀’가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의 대단원을 마무리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악귀’ 최종회에서는 악귀에게 잠식된 산영(김태리)이 살아내겠다는 자신의 의지로 악귀를 없앴다. 설사 시력을 잃더라도, “그래 살아보자”라고 다짐한 꿋꿋한 생의 의지 엔딩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악귀’의 최종회는 자체 최고 기록인 시청률 11.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아울러 채널경쟁력과 화제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은 5.3%를 기록하며 6주 연속 한주간 방송된 전체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최종회에서는 해상(오정세)이 홍새(홍경)와 함께 향이의 시신과 옥비녀를 찾아낸 후, 산영의 그림자가 돌아오는 모습이 그려졌다. 해상은 악귀를 없애는 다섯 개의 물건을 봉인하지 않았는데, 머리를 풀어헤친 악귀의 그림자가 사라졌다는 점에 의문을 품었다. 산영의 뒤를 밟은 홍새는 그가 금은방, 화원, 자동차 정비소 등 사람을 독살할 때 쓰는 독성물질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자, 눈앞의 산영이 악귀란 사실을 눈치챘다.해상 역시 산영의 엄마 경문(박지영)을 통해 악귀가 산영을 거울 속에 가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문은 가족 사진을 모두 없애고, 미술 공부를 시작해보겠다는 산영이 딸이 아니란 걸 단번에 알아봤다. 해상은 그제야 마지막 의문을 풀었다. 악귀가 자신을 끌어들여 마지막 물건 옥비녀를 찾게 한 건 다섯 가지 물건과 이름이 악귀의 그림자를 없애는 방법이기 때문.악귀가 산영을 완전히 잠식하기 전에 악귀를 없애야 하는 긴박한 상황 속에 해상과 홍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 해상의 할머니 병희(김해숙)가 병실에서 떨어져 죽어가면서도 “나 혼자만 죽을 수 없다”며 왼손 검지에 상처를 내 다잉 메시지를 남긴 것. “여아의 손가락을 신체(神體)로 만든다”, 즉 진짜 태자귀가 된 향이의 손가락을 찾으라는 의미였다. 이에 해상은 홍새와 함께 본가를 샅샅이 뒤졌지만, 어디서도 신체는 발견되지 않았다.그 사이, 악귀는 경문에게 자동차 부동액을 탄 주스를 먹이고 해상 본가로 향했다. 경문이 딸을 살리겠다며, 해상이 찾고 있는 신체에 대해 실토했기 때문이다. 무당 최만월(오연아)은 병희에게 이번 태자귀는 보통 질긴 게 아니라 사람한테 달라붙을 수 있으니, 그때는 신체를 없애야 한다고 알려줬고, 악귀는 병희가 이를 어디에 숨겼는지 알고 있었다. 악귀가 거실 액자 뒤에서 신체를 찾아내자, 이를 몰래 지켜보던 해상이 나타났다. 그리고 신체를 빼앗아 불태우려고 했다. 악귀는 산영의 몸을 해하며 “이 몸이 죽으면 산영이 못 돌아온다”고 발악했고, 해상을 공격해 쓰러뜨렸다.악귀가 다시 신체를 손에 넣은 순간, 거울 속에 갇혔던 산영이 돌아왔다. 산영은 또래들이 직장에 다닐 때, 배달음식을 들고 뛰었고, 우연히 만난 동창의 대리 운전도 해야 했다. 한강다리 위에 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외롭고 고단한 삶이었다. 하지만 산영은 악귀가 가둔 거울 속에서 자신을 죽이려 달려드는 자신의 얼굴을 봤다. 어둠 속으로 스스로를 몰아세운 건 바로 자기 자신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기만을 위해 살아보겠다는 의지로 어둠을 몰아냈다. 지독한 가난으로 나무껍질을 벗겨 먹고, 동생을 팔아먹고, 못된 귀신이 되면서까지 살고 싶었던 악귀는 그렇게 자신이 잠식했던 산영에 의해 사라졌다.악귀를 없앤 후, 산영은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이뤄가며, 꿋꿋하게 자신만을 위한 삶을 꾸려갔다. 눈을 감고 주변의 물건을 만져보는 등 언제 닥칠지 모르는 실명에도 대비했다. 해상은 몇 천억이나 되는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해 여전히 ‘미친 교수’란 소리를 들으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홍새는 밤낮으로 수사에 매진했고, 경문은 능숙한 카페 사장님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어느 곳에선가 문춘(김원해)과 강모(진선규)가 그런 두 사람을 성원했다.산영은 여전히 귀신이 보였지만, 무섭고 두렵지만은 않았다. 해상과 함께 “길을 잃고 떠도는 귀신을 좋은 곳으로 보내주고,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아낸 거대한 정화의식”인 ‘선유줄불놀이’ 광경을 바라보는 산영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피었다. 그 순간 산영에게 또다시 흑암시 증상이 찾아왔지만, “그래 살아보자”는 목소리엔 활기찬 생의 의지가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귀신뿐 아니라 주변도 돌아볼 수 있게 된 해상의 진심 어린 염원대로, ‘악귀’는 “모든 이들의 소원이 이뤄지고, 모두가 행복하길 바란다”는 메시지와 여운을 남기고 끝을 맺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7.30 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