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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빙에 밀린 '토종 포털' 다음, 카카오 AI 동아줄 잡을까

한때 양대 포털로 분류됐던 다음이 외산 검색엔진에도 밀리는 초라한 신세가 됐다. 존폐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생성형 AI(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혁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1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엔진 빙에 3위 자리를 내줬다.웹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의 이달 16일 기준 검색엔진 점유율을 보면 다음은 3.29%로 빙(3.35%)에 근소한 차로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2위 구글(36.47%)과 빙의 점유율을 합하면 40%에 육박해 외산 검색엔진의 입지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1위 네이버(55.72%)도 더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작년 2월 60%대가 깨진 점유율은 이제 절반도 아슬아슬하다.빙의 약진은 생성형 AI를 전면에 배치한 MS의 전략 덕분이다. 챗GPT로 이름을 알린 오픈AI에 130억 달러(약 17조8000억원)를 투자하며 AI 시장 리더십을 확보한 MS는 자사 윈도 OS(운영체제) 기반의 PC 생태계를 공략했다.오픈AI의 언어모델을 접목한 빙을 매달 5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PC 작업 표시줄에 추가해 서비스 접근성을 끌어올렸다. 구글과 애플이 꽉 쥔 모바일로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PC로 스마트폰 브라우저와 메신저 등에 접근하는 기능도 선보였다.저돌적인 행보를 보이는 빙과 달리 다음은 서비스 개편에도 좀처럼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8일 빙이 처음으로 3위에 오르는 모습을 힘없이 바라만 봤다. 다음에게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지난해 5월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떨어져 나왔는데, 이는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을 위한 것이면서도 언제든 유연하게 개편·정리할 수 있는 구조라는 평가다.다음이 카카오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 카카오의 주력인 플랫폼 사업 중 다음 PC·모바일, 카카오스토리 등을 포괄하는 포털비즈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부터 한 자릿수(9%)를 이어가고 있다.카카오톡 광고 등 톡비즈(54%)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 플랫폼 기타(37%)와 대비된다. 올해 2분기 포털비즈 매출은 8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는데, 카카오는 "이용자 지표 감소 영향"이라고 설명했다.이런 불확실성에도 다음은 2000년대 초반의 포털 왕좌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여러 실험에 나선다.작년 말 구독 기능을 밑바탕에 깔고 모바일 뉴스 서비스를 손본 데 이어 유튜브와 틱톡에 맞서 숏폼(짧은 동영상) 영역을 오픈했다. 급격한 기후 변화에 수요가 급증한 날씨 서비스도 고도화하고 있다.이런 노력에도 다음의 생존 키워드는 결국 생성형 AI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올 하반기 대화형 앱 출시를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AI 전략을 공개하지는 않았다.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추구하는 AI 수익 모델 등이 아직 불확실하지만 비용 효율화, 핵심 사업 집중의 성과로 새로운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8.19 07:00
영화

‘드라이브’ 박주현 “독이 된 관심 한 방울…트렁크는 조금 미워하다가 말았죠” [IS인터뷰]

“트렁크 안에 있는 모습만 한달 반을 찍었어요. 진짜 싫었겠죠?”옛말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고 했다. 납치돼 자동차 트렁크에 갇힌 인기 유튜버를 연기한 박주현은 자신의 페이스로 러닝타임 90분을 이끌며 성공적인 스크린 단독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영화 ‘드라이브’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박주현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작품은 자동차 트렁크에 갇혀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1시간 동안 6억 5000만 원을 벌어야 하는 인기 유튜버의 분투를 리얼타임으로 담아낸다. 주인공 한유나 역을 맡은 박주현은 비좁고 한정된 공간 속에 대부분 엎드린 채 감정을 전달하는 쉽지 않은 연기를 선보였다.첫 단독 주연 영화 출연 소감에 대해 박주현은 “그동안 배우로 열심히 달려왔는데 한 번쯤 단두대에 올라 냉정한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호평이든 혹평이든 평가를 직면하는 것 자체가 무서웠지만 한번은 겪고 싶었고 좋은 기회라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배우로서 ‘인정’이라는 가치를 중요히 여긴다고 밝힌 박주현과 극 중 인정에 목마른 한유나는 어딘가 통하는 지점이 있어 보인다. 박주현은 “캐릭터 구축을 위해 나와 맞닿은 점과 가장 먼 점을 생각하고 그 사이를 메웠다.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유지되는 직업이라는 점은 유나와 거의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스로 느끼는 차이점은 극명했다.“제게는 인정이 중요하긴 해도 1번은 아니에요. 저는 배우이기에 연기가 더 중요한데, 유나는 유튜브가 전부이고 거기에 매달리죠. 거기에 의문이 들어 전사를 만들기 시작했어요.”박주현은 “한유나는 사랑이 고파 죽으려 했을지도 모른다. 유튜브는 아마 마지막 동아줄이었을 것”이라며 “그때 떨어진 사람들의 관심 한 방울이 독이 된 것 같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어하고 그 사랑이 돈이 되는 과정에서 자신을 잃는 지경까지 간 것 같다”고 소개했다. 결국 한유나는 과욕을 부리다 파멸을 향해 달리는 자동차 트렁크에 갇혀 목숨과 바꿀 거액을 벌기 위해 사람들의 관심을 생명줄 삼아 매달린다. 커다란 스크린에 가득 찬 트렁크와 박주현의 표정 클로즈업은 보는 이도 숨을 참게 만든다. 트렁크 세트와 실제 자동차를 오가며 촬영했다는 박주현은 “일상적인 트렁크를 공포로 가져가기 위해 몰입도를 높이려 했다”며 “매번 숨쉬기 버거운 몸 상태를 만든 후 촬영에 임했다. 폐소공포증은 없지만 나중에는 트렁크만 봐도 싫더라”고 회상했다. “그래도 육체적으로 힘들 거라고는 각오했기에 끝나고는 트렁크를 조금 미워하다가 말았죠.”갇힌 상태로 핸드폰을 들고 원맨쇼에 가까운 연기를 펼친 박주현은 “(설정과 달리) 촬영은 리얼타임이 아니다 보니 감정선을 통일할 전체적인 척도가 필요했다”며 “1부터 30까지의 감정의 크기를 쪼갠 후, 한 신에서도 감정 서너 개를 오갔다. 매 촬영에서 이전 촬영분의 얼굴과 목소리, 에너지를 만들어 임했다”고 밝혔다.그만큼 공들인 연기지만, 첫술에 배부르지 않았다고 아쉬움도 드러냈다. 박주현은 “시사회 상영 마치고 심경이 복잡해졌다. 벅차면서도 이게 최선이었을까 싶었다”며 “그런데 여진 선배님이 ‘자랑스럽다’고 해주셔서 울컥했다”고 밝혔다. 작중 형사 역을 맡은 배우 김여진은 박주현에게 백상 신인상을 안긴 넷플릭스 ‘인간수업’에서도 합을 맞췄다. 박주현은 “제 처음부터 현재까지 함께 했으니, 조금의 성장도 선배님께는 큰 기쁨이었을 것”이라며 감사를 전했다.끝으로 박주현은 ‘드라이브’를 “결과적으로는 몸이 고생한 것 말고 큰 차이는 없었지만 가장 설레기도, 기쁘기도, 가장 무섭기도 했던 작품”이라고 평했다.“‘우리 유나 고생시켜서 미안하다’고 감독님이 항상 말씀하시지만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요.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 너무 감사했죠. 결코 이 연기는 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6.14 06:05
연예일반

‘졸업’ 위하준, 처음부터 정려원이었다…10년 지킨 설렘 자각

tvN 월화드라마 ‘졸업’ 정려원, 위하준이 빛나는 패배를 맞았다.지난 19일 방송된 ‘졸업’ 4회에서는 ‘사제 출격’ 프로젝트에서 예상치 못한 함정으로 곤경에 빠지는 서혜진(정려원)과 이준호(위하준)의 모습이 그려졌다. 학생 한 명을 위한 서혜진과 이준호의 진심 어린 강의는 진한 여운을 안겼다. 여기에 자신이 왜 서혜진의 옆으로 돌아왔는지 어렴풋이 자각하는 이준호의 변화는 설렘을 더했다.이날 서혜진은 남청미(소주연)로부터 선전포고를 듣게 됐다. 남청미가 서혜진과 동시에 찬영고등학교의 기말고사 특강을 열겠다고 한 것. 그는 자신과 동기인 이준호가 먼저 학원의 얼굴이 되고, 팀장과 공동 강의까지 맡게 됐다는 사실에 마음이 상해있었다. 과거 표상섭(김송일)이 속했던 학교의 전교 1등을 여럿 배출했다는 남청미. 대치동에 갓 들어온 그에게는 이 이력이 동아줄이나 다름없었지만, 팀장인 서혜진을 생각해서 포기했다는 남청미였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서혜진은 더욱 무료 강의 준비에 매진했다. 남청미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여기는 것처럼 이준호가 특혜를 받은 게 아니라 자격과 실력을 갖춘 사람임을 증명해야만 했다.이준호는 그런 서혜진이 낯설었다. 과거 그에게 국어의 즐거움을 가르쳐주었던 것과 달리, 지금의 서혜진은 ‘영업’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이준호는 “기분이 이상해요. 예전에 선생님은 저 그렇게 안 가르치셨어요”라며 당황스러워했지만, 서혜진은 대내외적인 이해관계가 얽힌 현실에 집중하며 자신이 맞다고 고집했다. 결국 수업 준비는 서혜진의 방식에 따라 이루어졌다.마침내 다가온 무료 수업 당일, 예상을 훨씬 웃도는 신청자 수에 모두의 이목과 기대가 두 사람에게 쏠려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최형선(서정연 분)이 '보강'을 명목으로 희원고 학생들을 같은 시간대에 불러들인 것이었다. 학생들은 모두 최선국어로 향했고, 때문에 야심 차게 준비한 서혜진과 이준호의 수업에 들어온 학생은 단 한 명, 이시우(차강윤)뿐이었다. 시작과 동시에 실패로 돌아간 행사에 서혜진은 혼란에 빠졌다. 수업을 포기하려는 그에게 이준호는 “무슨 말씀이세요. 전 할 건데요, 수업. 해야 돼요. 선생님은 선생님 몫을 하셔야 돼요”라며 서혜진의 마음을 잡았다.그리고 서혜진은 “학생 한 명, 그거 내 전문이잖아. 그 증거가 여기 있고”라며 다시 강의실로 향했다. 평상시 대형 강의를 하듯 수업을 진행하려던 서혜진은 얼마 못 가 분필을 내려놓았다. 대신 이시우와 대화하듯, 작품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영업'이 아닌 '수업'을 이끌어 나가는 그에게서 이준호는 과거 자신이 동경하고, 좋아했던 서혜진을 발견했다. 여전한 서혜진의 열정과 진심은, 지금도 이준호를 설레게 하고 있었다.다사다난했던 무료 강의를 마치고 교무실로 돌아온 두 사람. 모두 퇴근한 뒤였지만 남청미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혜진은 어색하게나마 두 사람을 챙기는 남청미에게서 여전히 동료를 생각하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그날의 유일한 학생이자 희원고 전교 1등인 이시우가 대치 체이스로 옮길 마음을 내비치는 모습은 최형선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사제에게 새로운 페이지가 기다리고 있음을 예고하며 궁금증을 높였다.한편 서혜진을 향한 이준호의 변화는 두근거림을 안겼다. 지금의 이준호를 있게 만든 순간들, 그리고 별다를 것 없이 따분했던 이준호의 일상을 채우던 서혜진까지. 자신이 왜 서혜진의 옆으로 돌아왔는지 어렴풋이 깨닫는 이준호의 설레는 변화는 앞으로 그가 서혜진에게 어떻게 본격적으로 직진할지 궁금증을 높였다. 또한 이 발칙한 직진이 이준호가 신경 쓰인다고 고백한 서혜진의 감정에 가져올 변화에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졸업’ 4회는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 4.8%를 기록했다. 매주 토, 일 밤 9시 20분 방송된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5.20 08:46
드라마

[정덕현 요즘 뭐 봐?] ‘눈물의 여왕’, 박지은 작가의 성별, 계급 다 뒤집는 슬기로운 로코

어 저 장면 어디선가 봤는데….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재벌3세 홍해인(김지원)이 나름(?) 유지의 아들인 백현우(김수현)의 고향 마을을 헬기를 타고 찾아오는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그런 생각을 했을 게다. 그렇다. ‘태양의 후예’다. 유시진(송중기) 대위가 강모연(송혜교)을 만나러 헬기를 타고 나타나는 장면이 그것이다. 어 그런데 성별이 뒤바뀌었다. ‘태양의 후예’에서는 왕자님이 헬기를 타고 내리지만 ‘눈물의 여왕’에서는 여왕이 헬기를 타고 내린다. 나름 유지라 생각했고 공부도 잘해 서울대 법대에 들어가 변호사가 된 백현우는 이렇게 극적으로 여왕의 동아줄을 잡고 재벌가인 퀸즈그룹 사위라는 ‘남자 신데렐라’가 된다. 그런데 ‘눈물의 여왕’은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니다. 이와는 정반대의 상황으로 시작하는 드라마다. 결혼 3년 만에 백현우는 홍해인과 이혼하고 싶어한다. 이유는 기막히게도 ‘처가살이’다. 첫 회부터 시청자들을 빵 터지게 만든 문제의 장면이 등장한다. 그건 이 재벌가에서 사위들이 모여 제사상을 차리는 모습이다. 이런 일이 현실적일 리 만무지만, 시청자들은 그것이 보고 싶은 장면이었다는 점에서 빵빵 터진다. 그것은 두 가지를 뒤집는다. 시월드를 뒤집어 ‘처월드’를 그리는 대목과 재벌가의 판타지를 뒤집어 오히려 평범한 삶이 더 행복하다는 대목(백현우가 처가살이 이야기를 토로할 때 정신과 의사가 갑자기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를 깨닫는 장면이 주는 카타르시스라니!)이 그것들이다. 이처럼 ‘눈물의 여왕’은 로맨틱 코미디의 상투적인 클리셰들을 끌어와 그걸 뒤집는 방식으로 웃음을 만든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너무나 익숙한 세계가 주는 ‘아는 맛’에 빠져들면서도, 그걸 살짝 뒤틀어놓는 ‘색다른 맛’에 환호한다. 짠맛을 살짝 가미해 오히려 단맛을 강화하는 ‘소금사탕’ 같은 맛이랄까. 이건 ‘별에서 온 그대’부터 ‘사랑의 불시착’까지 로맨틱 코미디라는 아는 맛 속에서도 색다른 맛을 더해 넣어 대중의 사랑의 받아온 박지은 작가의 세계다. 그 맛은 때론 너무 이질적이라 섞이기 어려울 것처럼 보일 때도 많은데, 박지은 작가는 놀랍게도 이것을 절묘하게 봉합해내는 재주를 부린다. 그건 다름 아닌 ‘밀도 높은 코미디’다. ‘저런 일이 가능해?’라는 질문이 나올 법한 그런 상황임에도 분 단위로 촘촘하게 코미디를 세워놓으면서 웃게 만드는 박지은 작가의 세계는 그런 질문이 쏙 들어가게 만들고 대신 어느새 그 세계 깊숙이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만든다. 생각해 보라. ‘사랑의 불시착’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다 바람에 훌쩍 북으로 넘어가게 된 재벌상속녀 윤세리(손예진)가 북한 장교 리정혁(현빈)을 만나 사랑하게 되는 그런 일이 과연 현실적으로 벌어질 수 있을까. 그건 일종의 은유에 가깝다. ‘남북으로 갈라져 있는 한반도에서 남녀는 과연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사랑할 수 있을까’를 질문하는 은유. 대신 그 은유를 믿게 만드는 건 북한에서 만난 리정혁과 매력적인 캐릭터를 가진 군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들이다. 시청자들은 비현실과 현실 사이의 공백을 저들이 진정으로 마음을 나눴으면 하는 바람과 기원으로 채워넣는다. ‘눈물의 여왕’은 어떨까. 일단 신데렐라를 뒤집고 빈부의 계급을 뒤집어 놓음으로써 코미디를 깔아놓은 이 작품은, 어려움 없이 도도하게만 살아와 연민이나 공감 같은 것과는 담을 쌓고 있는 듯한 이 여왕이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 앞에 눈물을 흘리는 이야기를 예고하고 있다. 그 계기는 어느 날 갑자기 희귀병으로 받게 된 시한부 판정이다. 뇌에 이상이 생긴 것인지, 자꾸만 어려운 사람들 이야기에 반응하고 눈물을 흘리게 된 이 여왕은 여전히 도도한 척하면서도 그들을 향한 손길을 내민다.극 중 에필로그로 잠깐 들어가 있는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 이야기는 ‘눈물의 여왕’이 이 동화를 여왕 버전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왕자로 살 때는 몰랐는데, 마을 광장의 동상이 돼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이 왕자는 제비에게 사파이어로 된 자기 눈알까지 파내서 그들을 돕게 하고 비로소 행복감을 느낀다. 그렇다면 이 ‘눈물의 여왕’ 역시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 갖게 된 어려운 이들에 대한 공감과 연민으로 어떤 변화를 보여줄까. 슬기로운 클리셰 뒤집기로 유쾌하게 시작한 ‘눈물의 여왕’이 더 흥미진진해지는 이유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4.03.25 05:24
드라마

‘내남결’ 송하윤, 박민영에 무릎꿇었다… 사이다 시작

‘내 남편과 결혼해줘’ 송하윤의 몰락이 시작됐다.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이하 ‘내남결’) 측은 30일 정수민(송하윤)이 회사 로비 한 복판 무릎을 끓은 모습을 공개했다.앞서 정수민은 항상 반쪽이라고 부르던 강지원(박민영)의 남자친구 박민환(이이경)을 유혹해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밀키트 기획안을 가로채려고 하는 등 절친이라기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일삼았다. 또한 보란 듯이 물에 빠져 강지원을 밑으로 끌어내린 것은 물론, 상견례를 앞둔 박민환을 자꾸만 꼬여내며 훼방을 놓기도 했다.이처럼 정수민은 인생 2회차로 돌아온 강지원이 각성하면서 더욱 자신의 맘처럼 움직이지 않자 술수는 나날이 발전했고, 더욱 교활해졌다.공개된 사진에는 정수민이 궁지에 몰려 있는 현장이 낱낱이 담겨있어 시선을 집중시킨다. 그간 빠삭한 눈치와 살가운 애교로 모든 일을 대충 넘겨왔던 정수민이 무릎을 꿇을 정도로 중대한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궁금증을 자아낸다.특히 정수민은 정직원 전환을 위해 회사 내 이미지 관리에도 신경을 기울여 왔지만, 사건이 회사 로비 한가운데서 벌어져 더욱 심각성을 실감하게 한다. 여유를 잃고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정수민의 절박함이 느껴지고 있다.더불어 그런 정수민을 보는 강지원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마치 정수민은 구원의 동아줄이라도 되는 마냥 간절하게 손을 잡았지만 강지원의 표정은 냉랭하기만 하다. 예전 같았다면 자신의 일처럼 나서 모든 것을 대신 뒤집어썼을 테지만 확연하게 달라진 강지원의 태도가 통쾌함을 선사한다.이에 과연 정수민에게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지 회사를 발칵 뒤집은 사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강지원의 인생 1회차와 180도 전복된 관계성에 짜릿한 스릴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다음 이야기가 한층 더 기다려진다.‘내 남편과 결혼해줘’ 10회는 이날 오후 8시50분 방송된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1.30 16:38
IT

카카오 김범수 vs 금감원 이복현 싸움에 뛰어든 '하늘 같은 선배님'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폭격에 맞서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면 쇄신을 위해 출범한 외부 통제 기구의 수장에 잔뼈 굵은 법조계 인물을 앉힌 것이다. 검찰 출신 인사가 다수 포진한 현 정부의 압박에 맞서 '하늘 같은 선배님'이 카카오에 구원의 동아줄을 내려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최근 회사의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위촉한 김소영 전 대법관은 사법연수원 19기로, 검사 출신인 이복현 금감원장(32기)보다 한참 선배다. 9수 끝에 합격한 윤석열 대통령과 비교해도 4기수 위다.김 전 대법관이 남긴 족적도 인상적이다. '최초' 수식어가 따라다니며 여성 법관들의 귀감이 됐다는 평가다.이명박 정부 시절 최연소로 역대 4번째 여성 대법관에 임명됐으며, 지난 2017년에는 사법부 역사상 처음으로 사법행정사무를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장 자리에 앉았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서 판사로 근무한 기간만 22년에 달한다.다만 법조계 인맥과 관계없이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전문성에 주목했다는 게 카카오의 입장이다. 김범수 센터장을 비롯해 전사 차원에서 적임자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카카오 관계자는 법조계 인사 발탁 배경과 관련해 "말 그대로 준법 경영을 위한 기구이기 때문에 김 전 대법관을 지목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위원회는 개별 관계사의 준법 감시 및 내부 통제 체계를 일신하는 강력한 집행력을 갖는다. 추가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등 조직을 갖춰 연내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업계 관계자는 "통상 주식회사가 감사위원회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하고 있음에도 별도 기구를 만든 것은 그만큼 준법 경영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카카오의 이번 결정은 내년 4월 총선과 맞물린 이복현 금감원장과의 신경전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취임 초기 금융권 현안을 주로 챙기던 이 원장은 올 초 있었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경쟁을 기점으로 카카오에 총구를 겨눴다.지난 2월 하이브의 지분 추가 확보를 방해하기 위해 2400억원을 간접적으로 투입, 주가를 조작했다고 보고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경영진 3명을 비롯해 법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검찰에 넘겼다.이어 김범수 센터장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는 검찰에서도 사라진 포토라인을 부활시켰다. 주요 인사는 비공개 소환하던 전례를 깼다. 카카오 초유의 사법리스크는 2019년 출범한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의해 빠르게 번졌다. 검찰의 지휘 아래 경찰처럼 수사하지만, 이 원장의 입김이 어쩔 수 없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자본시장 경찰' 특사경은 올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대형 연예기획사 직원들과 부정거래 의혹을 받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검찰에 송치하는 등 활약을 펼쳤지만 눈에 띄지는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카카오와 붙으며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재무제표 심사 및 감리를 진행 중이다. 회계 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이처럼 '카카오 킬러'로 떠오른 이 원장의 행보는 내년 총선과 직간접적으로 닿아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이 원장은 지난달 17일 국정감사에서 총선 출마 계획을 묻자 "지금 연말까지라든가 내년까지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서 부족하지만 (금감원에) 제 역할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에둘러 답했다.로스쿨 도입으로 다소 희석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법조계에서 사법연수원의 '기수 문화'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김소영 전 대법관과 이복현 원장의 대리전이 화해 무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에 카카오의 명운이 달린 셈이다. 김 전 대법관은 효성과 삼성화재해상보험 사외이사를 역임해 기업 현안에 능통하고, 공정거래·자본시장·지식재산권 분야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에 업계는 장기간 플랫폼 규제와 불공정거래 이슈로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적절하게 맞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바 있어 해마다 정치권의 지적을 받는 포털 다음의 편향성 논란 등에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김소영 전 대법관은 "과거 사안에 대한 조사와 검토를 포함해 위원회의 독립적 권한을 인정하고 전사 차원의 지원을 다하겠다는 김범수 센터장의 각오를 들은 후 위원장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1.07 07:00
IT

U+tv도 KT 5G도 "살 길은 OTT"

포화상태에 접어든 이동통신사 IPTV와 5G 시장에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동아줄로 떠오르고 있다. 대화면 시청 경험을 제공하고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설계해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과 달리 타사와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는 LG유플러스의 IPTV는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올해 2분기 IPTV 가입자는 539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0.1%) 줄었다. 2위를 다투는 SK브로드밴드가 664만8000명으로 5.1%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이에 LG유플러스는 시장 반전을 위해 OTT 친화 전략을 택했다. 실시간 방송보다 OTT를 선호하는 고객이 대화면으로 편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UX·UI(이용자 경험·인터페이스)를 대폭 업그레이드했다.LG유플러스는 지난달 20일 자사 IPTV를 'U+tv 넥스트 2.0'으로 개편했다.LG유플러스 관계자는 "콘텐츠를 '보는 사람' 중심으로 편의성을 개선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돕는다"고 말했다.U+tv 넥스트 2.0은 런처를 실행하면 실시간 방송을 보면서 OTT 콘텐츠 탐색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매일 핫 트렌드 키워드와 연관 VOD·유튜브 영상을 보여준다.국내 유료 방송 사업자 중 최초로 'OTT 비교' 기능도 추가했다. VOD 가격과 해당 VOD를 볼 수 있는 IPTV 월정액 상품 또는 다른 OTT 서비스로 보면 구독료가 얼마인지 알려준다. KT는 OTT 연계 5G 요금제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KT는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ARPU(가입자당평균매출)가 오름세를 유지하며 3만원 중반대를 향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만원 후반대도 위태로운 상황이다.이는 KT가 고가의 프리미엄 요금제 위주로 판매 전략을 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OTT 보려면 KT'라는 문구를 내세운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넷플릭스·티빙·디즈니 플러스·유튜브 프리미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초이스' 요금제는 9만원부터 시작한다. 데이터 로밍 속도 제한과 멤버십 혜택을 업그레이드하면 13만원까지 오른다.KT는 최근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의 특별 상영회를 개최하는 등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로 이름을 알린 배우 김남희가 출연한 KT 초이스 요금제 소개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800만회를 뛰어넘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9.01 07:00
연예일반

‘88세’ 신구 “인공 심박동기 착용, 마지막 고비 오니 모든 일에 감사해” (유퀴즈) [TVis]

88세 배우 신구가 심부전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이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신구가 출연해 현재 건강 상태를 밝혔다.이날 조세호는 “선생님 건강 검진받으시면 괜찮으시냐”고 물었다. 신구는 “지난해 심부전증이라는 병이 왔다. 그래서 부리나케 응급실에 가서 진찰해 보니 이상이 있다더라.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지 않고 천천히 뛴다고 하더라. 이렇게 그냥 두면 산소 공급이 부족해서 뇌졸중이 된다고 한다. 지금 여기 심장 박동기를 찼고 내 심장 활동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인공 심박동기 수명이 8~10년이라고 하는데 그때 나는 없을 테니까 충분하다”면서 “다음 작품 얘기 중인데 ‘내가 이 나이에 그걸 소화할 수 있을까’ 고민이다. 그래서 확답을 못 해주고 있다. 그런 마음이 들 때는 ‘하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데 ‘지금 너무 늦었어.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래?’라는 생각도 든다.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갔다 한다”고 털어놨다.신구는 “숨 쉬고 있고 내가 살아있고, 해야 할 일은 그거고, 할 줄 아는 일은 그거밖에 없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 그렇지 못하니까 아쉽기도 하고, 하고 싶은 작품을 남겨놓는다는 게 꺼림칙하다”고 덧붙였다.인생을 살면서 후회되는 일이 있느냐고 묻자 신구는 “취미가 별로 없다. 다양하게 즐기며 살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하고 이 속에서만 살았다”며 “어떤 사람은 연극이 종교라고 하는데 나한테는 수행하는 과정이라는 게 맞는 말 같다. 연극을 동아줄이라 생각하고 썩어있는지 끊어지는지도 모르고 평생을 지냈다. 다행히 지금까지 매달려 있으니까 다행이고 고맙다”고 밝혔다.그러면서 “나도 젊었을 때가 있었다. 이 순간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살았는데 마지막 고비에 와 보니 숨을 쉴 수 있다는 게 고맙고, 남의 도움 없이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게 고맙다. 매사에 고마운 마음을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이날 방송에는 신구와 함께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우 이상윤의 인터뷰도 공개됐다. 이상윤은 “무엇보다도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선생님과 계속 작품 하면서 무대에서 호흡하고 싶다”며 “박동기 건전지 교체할 때까지는 무조건 건강하게 계셔야 한다. 꼭 약속해달라”며 존경심을 표했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7.05 23:31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 합심] 칭찬의 결핍 칭찬의 디테일

"어떻게 칭찬만 해 주나요?"지난주 칼럼에서 구체적으로, 충분히 인정하고 지지, 칭찬하자는 말씀드린 뒤 받은 의견입니다. 맞습니다. 인정합니다. 칭찬이 동기를 부여하고, 가능성과 잠재력을 찾아내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해도 그것만이 전부일 순 없죠. 분명히 지적할 부분은 정확히, 따끔하게 말해야 한다는 말씀이 있네요. 분위기가 너무 풀리면 기강이 잡히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분도 계시고요. 일정 부분 수긍할 만한 상황이나 맥락도 있겠죠. 그리고 각자 생각은 개인의 가치관, 스타일에 해당하는 것이라 제가 맞다 틀렸다 판단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제가 팀을 구성하면서 느꼈던 점을 바탕으로, 최근 리더십 연구나 조직관리, 코칭의 트렌드에 맞춰 이러면 어떨까라고 제안을 드리는 겁니다. 칭찬이란 무엇일까요? 칭찬은 은혜를 베푸는 것일까요? '칭찬을 아껴라, 남발하지 말라'는 의견에는 이런 바탕이 깔려 있다고 저는 느낍니다. 동아줄이 내려오듯 칭찬도 위에서 아래로 가려서 주는 것이다는 생각이죠. 윗분의 판단, 평가, 결정에 따라 칭찬을 해줄지 여부가 정해진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칭찬은 높은 사람이나 어떤 귄위자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즉각적으로 인정하고 응원하고 축하하려는 여러 감정의 자연스럽고 순수한 반응에서 시작합니다. 대상에 대한 존중, 배려, 사랑을 바탕으로 긍정성을 촉진시키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칭찬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칭찬의 열매는 그래서 윗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라 친구, 후배도 적극적으로 따서 나눠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럼 아부가 되는 거 아니냐고요? 진심의 종이 울리는지는 스스로 알지 않나요. 최근 방송된 '댄스가수 유랑단 (이하 유랑단)'에 이번 주제와 딱 맞는 내용이 나왔습니다. 유랑단 3회차에서 김완선씨는 과거를 돌아보며 "너무 서글픈 게 나는 단 한번도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어…리허설 하고 나오면 내가 제일 못하고, 자신감을 가져 본적이 없어…항상 혼났다니까…주눅이 들다가 분노가 생기는 거야"라고 동료 출연진에게 말합니다. 가수 보아 역시 "나도 칭찬받고 싶은데, 성취감을 즐겨보고 싶은데 무대가 끝나면 이거 잘못됐고 저거 잘못됐고 지적만 당하니까…자존감이 떨어지는 거예요. 내가 그렇게 못했나"라고 고백합니다. 보아는 "그런데 요즘 친구들은 내가 어려워서 '멋있었습니다' 이런 말도 안해요. 나는 그냥 최고였어요, 너무 즐거웠어요 그런 말 한마디면 가수라는 생명을 연명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이어갑니다.어떻게 들리셨나요? 저는 조금 울컥했습니다. '최고 가수의 반열에 오른 사람도 저 정도로 칭찬에 목말랐고 속상했구나' '어른들이 너무 심하게 대했구나' '맞아, 나도 저런 적 있었어'라는 감정과 생각이 교차됐습니다. 칭찬 대신 질책, 야단을 맞은 두 사람의 마음 속엔 자존감이 자리잡을 수 없었다는 점도 공통점입니다. 그래서 칭찬의 결핍 속에 성장한 사람에겐 상처가 남습니다. 주눅들고 위축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론 분노의 타이머를 작동시킨 자신들의 과거를 털어 놓는 걸 보며 제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분들이 당시엔 상처와 분노를 성장 자극제로 썼겠지만 지금은 트라우마로 남았네요.이번엔 칭찬 잘하는 법입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 인터뷰를 가져 왔습니다. 6월11일 경기 선발투수로 나선 프로 3년차 유망주 장재영 선수에 대한 코멘트입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장재영이 계획된 이닝을 잘 소화했다. 지난 경기 때 보다 더 안정적인 투구를 해줬다. 점점 좋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고무적이다"라고 말합니다. 홍 감독 워딩엔 좋은 피드백의 요소가 다 들어 있네요. 선발이 3이닝 던지지 못했지만 그건 계획의 일부라며 어린 선수의 임무완수를 인정하고 널리 알립니다. 투구 관련, 이슈 (제구)보다 좋아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 격려해준 것도 눈에 띄네요. 자신감이 필요한 선수에게 딱맞는 선물 같습니다. 지적 대신 개선의 과정과 방향, 그리고 성장을 지지하는 좋은 피드백이자 칭찬입니다. '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는 말씀을 달고 사시던 중학교 시절 어느 선생님이 오버랩됩니다.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3.06.19 09:25
연예일반

[TVis] ‘금쪽 상담소’ 서정희, 故 서세원 언급…“이혼 후 더 힘들어”

배우 서정희가 고(故) 서세원과 결혼 생활과 이혼 후를 언급했다.12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금쪽 상담소’)에 서정희와 그의 모친이 출연했다.과거 서정희는 서세원에게 폭행당하고 머리채가 잡혀 끌려가는 모습이 엘리베이터 CCTV로 공개돼 세간에 충격을 준 바 있다.이날 서정희는 “결혼하면서 위태위태하던 심리적 자존감이 끝없이 내려가고 숨고 싶었다. 힘든 동아줄을 놓치면 죽을까 혹은 떨어질까 굉장히 위태로운 시기를 겪은 건 맞는 것 같다”고 했다.서정희의 모친 장복숙은 당시 서정희의 상태에 대해 “그때 생각하면 말도 못 한다. 암 걸려서 수술한 건 아무것도 아니다. (의사가) ‘혼자 두면 금방 죽을 생각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항시 붙어있어야 했다”며 회상했다. 이어 “그때 당시 딸이 그렇게 질질 끌려 들어가고 경찰이 보호하고 있었다. 딸이 무서워서 집에 가지를 못했다. 그때는 하소연할 데도 없고 누구한테 말해도 들어주지 않아 한이 맺혔다”며 “딸을 세뇌해놔서 바보로 살게 했다. 사람이면 그렇게 할 수 없다. 나는 가슴 아파서 그때 기억을 하나도 안 잊어버린다”고 울분을 토했다.이를 들은 서정희는 “남들은 ‘그렇게 힘들면 나와야지’, ‘헤어졌어야지’라고 쉽게 말했다. 나는 그 결혼 생활이 힘든 게 아니었다. 힘든 것도 견딜만했다”며 “사실 아이들이 이혼을 종용했다. 그럴 때 남편이 아니라 아이들이 원망스러웠다. ‘왜 나한테 이혼을 종용할까. 조용히 있으면 넘어갈 일인데’라는 생각에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리고 이혼 후에 내가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이에 장복숙은 “그때 당시 돈이 하나도 없었다. 통장도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쫓겨났다. 32년 결혼 생활을 했는데 아무것도 없이 이혼했다”고 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5.12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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