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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호주' 바쁜 겨울 보낸 아기사자, 육선엽 "외국 선수·코치들 만나 많이 배웠어요" [IS 인터뷰]

"끄떡없습니다."정신없는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육선엽(19·삼성 라이온즈)의 얼굴엔 미소가 한가득이다. 일본-한국-호주를 넘나드는 강행군에도 그는 "(체력엔) 문제없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머나먼 유학길에서 답을 얻은 듯한 후련한 모습으로 다시 만난 육선엽은 새 시즌 각오를 당차게 말했다. 육선엽은 정신없는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 10월 1군 팀이 포스트시즌(PS)을 치르는 동안 육선엽은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해 일찌감치 새 시즌 담금질에 들어갔다. 이후 투수 입단 동기 김대호(23)와 함께 호주로 이동한 육선엽은 호주야구리그 브리즈번 밴디트에서 뛰며 바쁘디 바쁜 겨울을 보냈다. 육선엽은 삼성의 '호주 2기' 멤버다. 삼성은 지난해 좌완 이승현과 박권후, 포수 이병헌을 호주로 보내 이들의 성장을 이끈 바 있다. 이 중 좌완 이승현은 올 시즌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는 투수로 성장했고, 이병헌도 강민호의 뒤를 잇는 제2의 포수로 올해 두각을 드러내며 가능성을 봤다. 육선엽은 투수 김대호와 함께 새 시즌 불펜진의 한 축을 담당할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낯선 호주 땅에서 육선엽은 가능성을 봤다. 9경기에 불펜 투수로 나서 11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1홀드 평균자책점 1.59(2자책점)라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삼진을 13개 잡아내는 동안 내준 볼넷은 단 3개. 피안타 8개 중 홈런은 한 개도 없었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도 0.97로 좋았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마이너리그,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고 상대하면서 좋은 경험을 쌓았다. 호주리그 전반기를 마친 육선엽은 투수 박주혁(23)과 바통을 터치, 한국으로 귀국했다. 그리고 지난 21일 삼성 선수들이 준비한 '강식당(강민호와 함께하는 삼겹살 파티)'에 참석해 오랜만에 팬들 앞에 모습을 비췄다. 이날 육선엽은 호주리그를 뛰고 온 강행군에 팬 미팅까지 힘들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호주와 시차도 없고 끄떡없다"라며 활짝 웃었다. 육선엽은 호주 생활을 두고 "경기를 뛰면서 느낀 게 많다. 외국 선수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또 그 선수들이 가진 지식과 노하우, 루틴들을 보고 배우려고 많이 노력했다. 다들 잘 알려줘서 (호주 유학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컷 패스트볼의 완성도를 향상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도 덧붙였다. 함께 호주행 비행기에 올랐던 박희수 투수코치와 브리즈번 외국인 코치에게도 조언을 구하면서 남다른 학구열을 자랑했다는 후문이다. 육선엽은 "이제까지 내가 던지던 방식과는 조금 다르게 알려주더라. 방식을 바꾼 게 도움이 많이 됐다"라며 활짝 웃었다. 육선엽은 데뷔 시즌인 올해 11경기에 나와 17이닝을 소화, 평균자책점 5.29로 1군 데뷔해를 마쳤다. 퓨처스(2군)리그에선 20경기 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육선엽은 이번 겨울 호주 유학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한 것 같다며 자평했다. 바쁜 연말을 보내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육선엽은 벌써 내년 시즌이 기대가 된다. 육선엽은 "호주에서 느꼈던 걸 토대로 겨울에 잘 준비하는 게 우선일 것 같다"며 "거기서 큰 틀을 갖췄다면, 이제는 디테일한 부분을 조금 더 잘 준비해서 (내년 시즌)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오랜만에 한국에서 팬들을 만난 육선엽은 "야구장이 아닌 바깥에서 팬분들을 뵀는데, 새로우면서 정말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이번 겨울)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더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4.12.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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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김세현 영입→우승 굳히기...KIA , 다시 한번 '히어로즈산' 정상급 클로저 품었다 [IS 포커스]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빅딜로 정상급 불펜 투수 조상우(30)를 영입했다. KIA는 19일 "키움 히어로즈에 2026 신인 드래프트 1·4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10억원을 주고 조상우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실시했다"라고 밝혔다. 심재학 KIA 단장이 지난 13일 열린 단장 회의에서 만난 고형욱 키움 단장에게 먼저 제안했고, 일주일 만에 타협점을 찾아 협상을 마무리했다. 조상우는 KBO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다. 데뷔 2년 차였던 2014시즌 키움 셋업맨으로 올라섰고, 2019시즌부터 마무리 투수까지 맡았다. 프리미어12·도쿄 올림픽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2024시즌은 44경기에 출전해 6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KIA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내부 자유계약선수(FA) 장현식과 재계약하지 못하고 LG 트윈스에 내줬다. 장현식은 KIA 유니폼을 입고 뛴 지난 5시즌(2020~2024) 동안 80홀드를 기록한 주축 셋업맨이었다. 불펜진 전력 보강이 필요했던 KIA는 결국 트레이드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최근 2년 연속 리빌딩에 매진하며 신인 지명권 수집에 나선 키움은 이미 2024시즌 중반 조상우를 매물로 내놓은 바 있다. '왕조' 구축을 지향점으로 삼은 KIA는 결국 지명권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조상우를 얻었다. KIA는 2017년 트레이드 마감일(7월 31일)을 앞두고 당시 키움 마무리 투수였던 김세현(은퇴)을 영입해 불펜을 보강, 정규시즌 1위 자리를 끝까지 지켜냈다. 김세현은 이적 뒤 KIA 뒷문을 지켰고,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에 등판해 세이브 2개를 기록하는 등 임무를 잘 해내며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조상우는 150㎞/h 대 묵직한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구사한다. 필승조 경험도 트레이드 시점 기준으로 김세현보다 훨씬 풍부한 투수다. KIA는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히어로즈산' 불펜 투수를 영입했다. 변수는 조상우의 몸 상태다. 그는 지난 7월 초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했고, 8월 중순 한차례 복귀했지만 통증이 재발해 재활군으로 내려간 뒤 다시 1군에 올라가지 못했다. 트레이드가 성사된 것만으로 조상우의 어깨 상태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정상적인 몸 상태로 공을 던질 수 있다면, KIA는 장현식이 이적하며 생긴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다. 한편 키움은 트레이드 발표 뒤 "최근 2년 동안 유망하고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을 다수 확보하며 팀의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구단은 이 선수들이 도전과 경쟁을 통해 팀의 핵심 전력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하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2.1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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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한일전…'왼손' 최승용, 가을야구 이어 또 다시 중책 맡다 [프리미어12]

이번에도 왼손이다. 최승용(23·두산 베어스)이 슈퍼라운드 진출이 달린 일본전에 출격한다.한국 야구대표팀은 15일 대만 타이페이 타이페이돔에서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3차전 경기에서 일본과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대회 우승 팀인 일본은 B조 최강으로 꼽힌다.슈퍼라운드는 한 조에서 두 팀만 오를 수 있다. 앞서 13일 대만에 패한 한국은 14일 쿠바에 승리했다. 대만이 2승, 한국이 1승 1패인 상황이라 일본전 승패 여부에 따라 경우의 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한국이 선택한 선발 투수는 최승용이다. 2021년 두산에 입단, 첫 해 바로 1군에서 데뷔한 그는 지난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31경기 3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7로 활약했다. 한 경기 100구 이상을 던지며 많은 탈삼진과 함께 긴 이닝을 책임지는 유형은 아니다. 대신 공격적으로 던져 적은 투구 수로도 5~6이닝을 소화할 줄 안다.올 시즌도 기대를 모았으나 그에 미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4선발 투수로 기용될 거로 예고됐으나 팔꿈치 피로골절을 발견, 7월이 되어서야 1군에 돌아왔다. 결국 최승용은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6.00만 기록하고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높은 평균자책점에도 국가대표에 올라온 이유가 있다.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승선해 3경기 3과 3분의 2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 류중일 감독 눈에 들었던 그는 올해 KT 위즈와 만난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4와 3분의 2이닝 3피안타 무실점 활약해 선발의 자격을 증명했다. 선발 후보가 부족했던 류중일 감독은 그를 로테이션에 합류시키며 최종 명단에도 등록했다.최승용은 이번 대표팀 유일한 왼손 선발 투수기도 하다. 한국 대표팀은 과거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구대성,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김광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봉중근 등 왼손 선발 투수들의 활약 덕에 일본을 꺾은 기억이 많다.다만 이는 단지 그들이 에이스였기 때문에 가깝다. 실제로 김광현은 이후 자주 일본전에 나서다 부진하기도 했다. 김광현이 아니더라도 일본은 지난 2019 프리미어12 이후 6경기에서 한국을 내리 꺾어 왔다. 최승용의 임무는 쿠바전 곽빈(4이닝 무실점)처럼 최소 실점 기록일 거로 보인다. 일본의 강타선을 상대로 짧은 이닝이라도 최소 실점을 기록한다면 불펜진이 총동원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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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의 혹독한 국대 데뷔전...걱정 없다, 형들 있으니 [프리미어12]

열아홉 살 리그 최고 수호신의 국가대표 데뷔전은 혹독했다. 그래도 문제는 없었다. 대표팀의 든든한 선배들이 있어서다.한국 야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쿠바와 2차전을 8-4로 이겼다. 지난 13일 대만과 1차전을 3-6으로 패했던 한국은 이로써 첫 승을 신고하고 슈퍼라운드 진출을 향한 가능성을 보게 됐다.승리를 이끈 건 단연 3번 타자 김도영이었다. 김도영은 이날 만루 홈런 포함 멀티포를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 5타점 1득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대표팀이 낸 8점 중 5점이 그에게서 나왔다.올해 KBO리그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가 유력한 김도영과 함께,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의 믿을 구석이 하나 더 있었다. 각 팀에서 으뜸 가는 영건 마무리 투수들이 모인 불펜진이다. 이번 대표팀에는 정해영(KIA 타이거즈) 박영현(KT 위즈) 그리고 김택연(두산 베어스)이 있었다. 3명 모두 올 시즌 내내 막강한 구위와 안정감을 겸비해 팀의 뒷문을 지켰다.세 사람이 등판하지 않았고, 경기는 패했지만 13일 대만전 역시 불펜진 호투가 빛났다. 대표팀은 선발 고영표가 6실점 했으나 최지민, 곽도규, 조병현 등을 써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불펜진 활약은 14일 쿠바전에서도 이어졌다. 한국은 5회 무사 1·2루 위기 때 소형준을 올려 6회 2사까지 막았고, 왼손 곽도규도 원포인트로 나와 6회 마지막 카운트를 잡아냈다. 7회엔 오른손 이영하가 나와 무사 만루에 몰렸지만, 1점만 내주고 임무를 마쳤다. 그리고 맞이한 8회 벤치의 선택은 김택연이었다. 구위로는 대표팀 두 손가락 안에 꼽히는 그를 셋업맨으로, 마무리는 박영현을 쓰겠다는 류중일 감독의 복안이 보였다. 그런데 예상 밖 일이 벌어졌다. 김택연은 선두 타자 야디어 드레이크에게 안타를 내줬고, 후속 요엘키스 기베르트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포수의 리드 대로 들어간 공은 아니었지만, 몸쪽에 잘 붙어 들어가는 150㎞/h 직구였는데 기베르트의 스윙에 그대로 걸렸다.대표팀 데뷔전이기에 흔들린 걸까. 김택연 후속 타자에게도 다시 실투를 던졌다. 라파엘 비날레스 상대로 던져진 한가운데 149㎞/h 직구는 그대로 통타당해 왼쪽 담장 너머로 날아갔다. 다소 충격적인 백투백 홈런. 점수 차는 4점까지 줄었다. 국제무대 데뷔전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경험한 신인을 벤치는 방치하지 않았다. 설령 그가 흔들려도 뒤에서 지탱해줄 선배 마무리 투수들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즉시 마무리를 정해영으로 교체했다. 김택연과 달리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국제 무대를 경험한 정해영은 보다 차분하게 이닝을 닫았다.이어 9회엔 박영현이 나섰다. 박영현은 분당회전수(RPM) 2500을 넘나드는 강속구로 스트라이크존을 폭격했고, 탈삼진 2개를 곁들여 쿠바 타선을 삼자 범퇴로 막으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김택연의 결과는 다소 아쉬워도 한국으로서는 값진 경기였다. 불펜진 자원을 이틀에 걸쳐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주요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을 모두 확인한 가운데 15일 일본전에선 말 그대로 총력전이 펼쳐질 거로 보인다. 선발로는 왼손 최승용이 나서지만, KBO리그 정규시즌에서도 이닝 이터가 아니었던 그에게 긴 이닝을 맡기기 보단 경기 흐름에 따라 불펜진을 적극 활용할 거로 보인다. 류중일 감독은 쿠바전 후에도 김택연을 계속 활용할 것이라 예고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1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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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벼랑 끝 류중일 호, 쿠바전 선택은 곽빈…'NPB 에이스' 상대 PS 아쉬움도 씻을까

벼랑끝에 몰린 류중일 호 야구대표팀이 곽빈(25·두산 베어스)을 출격시킨다. 어깨가 무겁다.한국은 13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대만과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3-6으로 패했다. 선발이 무너져 진 가운데 2차전 선발 투수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리고 그 중책을 맡은 건 올 시즌 KBO리그 공동 다승왕 곽빈이다.곽빈은 올 시즌 두산의 에이스로 팀을 지탱했다.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 브랜든 와델, 시라카와 케이쇼가 부진과 부상을 겪는 동안 혼자 오롯이 풀시즌을 소화했다. 30경기에 등판해 167과 3분의 2이닝을 던졌다. 15승(9패)으로 원태인과 나란히 리그 공동 다승 1위에 올랐다. 타고투저 환경 속에 평균자책점 4.24로 실점은 다소 있었으나 곽빈 없인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가능했다. 당초 곽빈은 대만이 가장 경계하던 투수였다. 대만 매체들은 지난 9일 한국 대표팀의 현지 훈련 때 곽빈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했다. 대만 매체 TSNA는 "한국팀 에이스 곽빈이 첫 훈련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가 대만과 첫 경기에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표팀의 선택은 대만이 낯설어 할 사이드암스로 고영표였다. 다만 이는 2이닝 6실점으로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대만전만큼 무거운 중책을 맡고 쿠바전에 나선다. 곽빈의 선발 상대는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활약한 리반 모이넬로다. 올 시즌 소프트뱅크에서 11승 5패 평균자책점 1.88(퍼시픽리그 1위)을 올린 모이넬로는 명실상부한 쿠바 에이스다. 왼손에서 155㎞/h 강속구를 뿌리는 데다 변화구 위력도 막강하다. 대표팀은 벼랑 끝에 몰린 만큼 곽빈이 긴 이닝을 오롯이 챙기기보단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길 기대할 거로 보인다. 한국 불펜진은 13일 대만전에서도 5명이 등판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면서도 불펜 에이스로 꼽히는 김택연, 정해영, 박영현은 아꼈다. 쿠바전에서 다소 빠르게 불펜을 기용하더라도 여유가 있다.곽빈은 지난해 대표팀에 세 차례 선발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선 불펜으로 나와 일본전(3분의 2이닝 1실점) 체코전(1과 3분의 1이닝 2실점) 부진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담 증세가 낫지 않아 등판하지 못했다. 대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때는 일본과 결승전에 나서 5이닝 1실점 호투로 자존심을 지켰다. 포스트시즌에서 아쉬움도 씻어낼 기회다. 곽빈은 지난달 2일 KT 위즈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때 에이스로 선발에 나섰으나 1이닝 4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당했다. 1년 전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펼친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때도 3과 3분의 2이닝 5실저 무너졌다. '큰 무대에 약하다'는 편견을 씻어낼 때다. 무거워질만큼 무거워진 부담을, 곽빈 스스로 떨쳐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14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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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선발은 고영표, '벌떼 야구'로 일본행 정조준 [프리미어12]

운명의 날이 밝았다. 류중일 호의 프리미어12 첫 경기 대만전이 13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대만의 타이페이돔에서 열린다. 한국은 대만과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시작으로 쿠바(14일), 일본(15일), 도미니카 공화국(16일), 호주(18일)를 차례로 상대해 슈퍼 라운드 진출을 노린다. 일본에서 열리는 슈퍼 라운드엔 조 2위까지 진출할 수 있다. 최소 4승 1패를 거둬야 안정권이다.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국내 훈련에서 "대만도 이겨야 하고, 쿠바도 이겨야 하고, 도미니카(공화국)도 이겨야 한다. 다 이겨야 올라간다"고 말할 정도로 험난한 행군이 예고돼 있다. 특히 첫 경기 대만을 잡지 못한다면 나머지 4경기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긴다.한국은 첫 경기 징크스가 있다. 최근 세 번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1차전 패배를 극복하지 못한 한국은 세 대회 연속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는 첫 경기 상대 대만에 패하며(2-4)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그만큼 1차전이 중요하다. 류중일 호는 마운드의 힘으로 헤쳐나가고자 한다. 한국은 고영표(KT 위즈)와 곽빈, 최승용(이상 두산 베어스), 임찬규(LG 트윈스)로 선발진을 구성해 기선제압을 노린다. 첫 경기 대만전에선 고영표(KT 위즈)가 한국의 선발로 나선다. 고영표는 "과거에 대만 타자들이 사이드암 체인지업에 약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주무기가 체인지업인) 제 장점을 잘 살려서 잘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말했다. 불펜진은 더욱 강력하다. 선발 투수로 분류된 4명의 선수를 제외한 투수들은 4번의 평가전에서 31이닝 2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58을 기록했다. 고영표는 "중간 투수들의 공이 워낙 좋다. 내가 짧은 이닝을 소화하더라도 최소 실점으로 막아낸다면 뒤에 나오는 투수들이 (승리를) 잘 이끌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표팀 막내 투수 김택연(두산)도 "불펜 선배들 공이 너무 좋아서 한 마디로 믿음직스럽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대표팀 마무리는 박영현(KT)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박영현은 지난 10일 대만 프로팀 웨이쥐안과 평가전에서 9회 승부치기 상황에 등판, 시속 150㎞의 하이패스트볼 결정구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류중일 감독은 "마무리 투수는 삼진 잡을 구위가 있어야 한다"라며 박영현을 대표팀 마무리로 낙점했다. 타선에선 윤동희(롯데 자이언츠)의 활약을 주목할 만하다. 윤동희는 대표팀의 네 차례 평가전에서 2개의 홈런을 포함해 타율 0.333(9타수 3안타), 볼넷 2개로 활약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최연소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최유력 후보로 꼽히는 김도영(KIA 타이거즈)도 대만 평가전에서 2안타를 때려내며 맹활약했다. 다만 4번 타순이 고민이다. 장타로 해결사 능력을 보여줄 선수가 없다. 당초 대표팀은 지난해 홈런왕(31개) 노시환(한화 이글스)을 중심으로 타선을 꾸리려 했으나, 노시환이 올해 정규시즌 부진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류중일 감독은 문보경과 박동원(이상 LG 트윈스)을 4번 타자 후보로 두고 평가전을 치렀지만, 문보경은 평가전 타율 0.200(15타수 3안타)로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박동원은 타율 0.400(10타수 4안타)로 좋았지만 장타가 2루타 하나밖에 없을 정도로 해결사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류 감독은 "4번 타자는 유동적이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기용하겠다"고 밝혔다.한편, 대만의 한국전 선발 등판이 유력한 선수는 린여우민(2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다. 좌완 투수인 그는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에서 한국전 선발로 등판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맹활약했다. 결승에서도 한국은 린여우민을 다시 만나 5회까지 2점을 내는데 그쳤다. 첫 경기 대만을 잡기 위해 류중일 호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윤승재 기자 2024.11.1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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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SC이 조명한 한국은…21세 천재 3루수·마무리 5인 보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2024 프리미어12에 나서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김도영(21·KIA 타이거즈)과 불펜에 주목했다.WBSC는 9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024 프리미어12에 도전장을 내민 12개국의 프리뷰를 소개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15년 1회 대회 우승 팀. 2019년엔 준우승을 차지했다. WBSC는 한국에 대해 “비교적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지만, 경쟁력 있는 명단을 구성했다”며 “한국은 두 번의 프리미어12 결승전에 오른 유일한 팀이다”라고 소개했다.이어 주목할 만한 선수로는 김도영을 언급했다. 김도영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 타율 0.347 38홈런 40도루 109타점 등을 기록, 소속팀 KIA의 우승에 기여한 바 있다. WBSC는 김도영을 “21세의 천재 3루수”라는 수식어를 붙였다.또 주목받은 건 한국의 불펜진이었다. 정해영(KIA) 박영현(KT 위즈) 김택연(두산 베어스) 조병현(SSG 랜더스) 유영찬(LG 트윈스)으로 구성된 5명의 마무리에 주목한 것이다. 한편 프리미어12에는 WBSC 랭킹 상위 12개국이 출전하는 국제대회다. 대회 B조에 속한 류중일호는 지난 8일 대만에 도착했고, 9일 적응 훈련에 나선다. 본 대회에선 13일 대만·14일 쿠바·15일 일본·16일 도미니카 공화국·18일 호주와 격돌하는 일정이다.같은 B조에 속한 일본은 디펜딩 챔피언으로 주목받는다. WBSC는 “프리미어12 디펜딩 챔피언이자,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 팀이다.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며 “WBC에서 뛴 선수 7명이 프리미어12 대표팀에 합류했다”고 소개했다.김우중 기자 2024.11.0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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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패승패승승승' 유일한 우승팀 삼성, 2013 대역전 우승 재현할 수 있을까 [KS]

패패승패승승승. 벼랑 끝에 몰린 삼성 라이온즈가 2013년의 대역전 드라마를 재현하고자 한다. 삼성 라이온즈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4차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2-9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시리즈 3패(1승)을 떠안았다. 1패만 더 하면 준우승하는 벼랑 끝에 몰렸다. 역대 KS에서 1승 2패 후 1승 3패가 된 시리즈는 16차례 있었는데, 이 중 역전 우승을 한 팀은 단 1팀이다. 우승확률이 6.2%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유일한 팀이 2013년 삼성이었다. 당시 정규시즌 1위로 KS에 직행했던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KS까지 오른 두산 베어스에 1승 3패로 몰리다 4승 3패를 만들며 우승했다. 삼성은 대구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내리 두산에 내준 뒤, 잠실로 무대를 옮긴 3차전 승리로 기사회생했지만 4차전에서 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삼성은 이후 3연승하며 통합우승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탄탄한 마운드가 강점이었다. 당시 삼성은 윤성환과 릭 밴델헐크, 배영수, 장원삼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선발진이 있었다. 안지만-심창민-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도 탄탄했다. 특히 6차전에서는 9이닝 동안 9명의 투수를 등판하는 '불펜데이'로 승리를 따냈다. 탄탄한 마운드를 입증했던 경기였다. 2024년 삼성이 11년 전 대역전극을 재현하려면 마운드의 부활이 절실하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선발진이 부상으로 붕괴되고 불펜진 역시 위용이 떨어졌다. 특히 선발진은 데니 레예스를 제외하고 줄이탈했다. 1선발 에이스 코너 시볼드가 시즌 막판 부상(견갑골)으로 PS 엔트리에서 낙마했고, 원태인이 지난 26일 4차전에서 투구 도중 어깨 통증을 느껴 조기 강판됐다. 원태인은 병원에서 오른 어깨 관절 와순 손상과 회전근개 힘줄염 소견을 받고 남은 시리즈 출전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좌완 이승현과 황동재가 있지만, 이승현은 8월 햄스트링 부상 후 PS에서 복귀한 뒤 아직 선발 등판이 없다. 황동재 역시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무실점 호투했지만 3이닝에 그쳤고, 지난 KS 2차전에선 1회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돼 우려를 낳았다. 선발진이 붕괴된 상태다. 이 가운데 삼성은 벼랑 끝 5차전에서 '불펜 데이'를 치러야 한다. 좌완 이승현이 선발 마운드에 오를 확률이 높다. 부상 회복 뒤 긴 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는 만큼, 일찌감치 불펜 투수들을 준비시킬 가능성이 높다. 2013년 6차전에서 불펜 데이로 승리를 거둔 것처럼 11년 뒤 삼성이 이를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박진만 삼성 감독은 "코너에 몰렸다. 5차전에는 쓸 수 있는 전력을 다 쏟아 붓겠다. 잘 준비하겠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4.10.27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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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현·조병현·김택연·김서현…'구위 UP' 국대 뒷문 [IS 포커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프리미어12 팀 훈련 명단 35명을 지난 11일 발표했다. 선발 기준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때와 다르지 않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가야 할 젊은 선수들이 수준 높은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목적"이라고 전했다.불펜진엔 새 이름이 상당하다. 지난해 뒷문을 지켰던 고우석과 장현석은 미국 무대 도전 중이다. 정우영(LG 트윈스)은 올해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했다. 세 선수 모두 최고 150㎞/h 중후반대 강속구를 던졌던 투수들이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장현석을 제외하더라도 2022년 KBO리그 홀드왕 정우영과 세이브왕 고우석의 빈자리는 작지 않다.이들을 대신해 KBO가 선택한 대안도 강속구 투수다. 신인왕을 두고 겨루고 있는 조병현(SSG 랜더스)과 김택연(두산 베어스) 그리고 지난해 전체 1번으로 입단했던 김서현(한화 이글스)이 이번 명단에 새로 합류했다. 세 명 모두 직구 구위는 리그 으뜸이다. 조병현(스탯티즈 기준 146.9㎞/h·전체 30위)과 김택연(148.1㎞/h·전체 18위)은 직구 구속이 빠르고, 수직 무브먼트도 뛰어나다. 한 구단 관계자는 "두 투수의 직구 수직 무브먼트는 트랙맨 기준 50㎝를 훌쩍 넘어 60㎝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전했다. 메이저리그(MLB) 투수들과 비교해도 최상급 수치다.김서현의 직구는 셋 중에서 가장 빠르다.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이 150.2㎞/h, 최고 구속은 160㎞/h에 달한다. 5경기 이상 뛴 국내 투수(삼성 라이온즈 김윤수 4경기 151.1㎞/h) 중 평균 구속이 가장 빨랐다. 김서현은 올해 슬라이더를 구사율을 높이며 후반기 한화의 필승조로 활약했다. 이번 대표팀 최고 파워 피처는 박영현(KT 위즈)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까지 4경기 6과 3분의 1이닝을 던졌던 박영현은 실점 없이 5탈삼진 1볼넷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9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강속구로 LG 타자들을 찍어 눌러 3과 3분의 1이닝 3탈삼진 퍼펙트로 승리 투수가 됐다.프리미어12 대표팀이 어떤 경험을 쌓고 올지도 관심사다.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3회 연속 국제대회를 지휘하고 있는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지난 3월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MLB 스페셜 매치에서도 투수 기용에 신경 썼다. 프로 데뷔도 하지 않은 김택연과 황준서에게 최소 한 타자 이상씩 맡겨 큰 무대를 경험하게 했다.이제 막 1군에 연착륙한 이들이 대표팀 후보군에 오른 맥락도 비슷하게 풀이된다. 한화가 김서현을 마무리 훈련 명단에서 제외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대표팀에 선발될 시 경험을 쌓고 오는 게 당장의 팀 훈련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KBO가 바라보는 대표팀의 최종 목표는 2023년 부진을 설욕할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그리고 2028 LA 올림픽이다. 일본, 대만의 정상급 선수들과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이 출전하는 프리미어12라면 성장의 디딤돌이 되기 충분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1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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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난데스·고영표 또 나올까, '끝장승부' 5차전 불펜 지략 대결에 달렸다 [준PO5]

결국 끝까지 왔다. LG 트윈스와 KT 위즈가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LG와 KT는 11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준PO 5차전을 치른다. 앞서 KT가 1차전에서 승리(3-2)하며 기선을 제압했고, LG가 2차전(7-2)과 3차전(6-5)에서 내리 이기며 2승을 선점했다. KT는 4차전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6-5로 승리하면서 균형을 맞췄다. 5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다음 단계인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다. 5차전 선발로 LG는 임찬규, KT는 엄상백을 올린다. 둘은 2차전에서 이미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당시 임찬규가 5와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1자책) 하며 승리 투수가 됐고, 엄상백은 4이닝 4실점 하며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정규시즌 KT전에서도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ERA) 2.70으로 호투했던 임찬규는 준PO 2차전 기세를 5차전까지 이어가고자 한다. 반면, 정규시즌 LG전에서 2경기 1승 1패 ERA 8.44로 부진했던 엄상백에게는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준PO 5차전이 끝장 승부인 만큼, 선발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가용한 불펜 자원이 모두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두 감독의 지략 싸움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 염경엽 LG 감독은 PS에서 선발과 뒷문의 연결고리로 김진성을 활용했다. 더불어 에르난데스와 유영찬을 '더블 스토퍼(마무리 투수 2명)'로 내세우는 전략을 꺼냈다. 유영찬이 다소 주춤하면서 에르난데스가 셋업맨과 마무리까지 폭넓게 기용되고 있다.5차전에선 에르난데스의 '5연투'가 관건이다. 염경엽 감독은 PS 준비 전부터 외국인 투수 한 명을 불펜으로 돌리겠다고 공언했다. 고민 끝에 디트릭 엔스는 선발진에 남고 에르난데스가 불펜진에 합류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에르난데스는 1~4차전에 모두 등판해 6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1홀드 1세이브를 기록했다. 에르난데스는 8일 3차전(3분의 2이닝)을 제외한 3경기에서 모두 멀티 이닝을 소화했다. 9일 4차전에서 2이닝 동안 32개의 공을 던진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5차전에 에르난데스 등 쓸 수 있는 투수들을 모두 투입하겠다"라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다행히 LG 롱릴리프 손주영의 컨디션이 좋다. 손주영은 3차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동안 64구를 던지며 무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다. 5차전에서 선발 임찬규가 부진하다면 손주영이 긴 이닝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손주영이 버텨준다면 불펜 소모도 줄여 PO를 대비할 수도 있다. 또 4차전에서 함덕주와 정우영의 좋은 컨디션을 확인한 것도 호재다.KT는 준PO에서 유독 선발진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 1차전에서 선발 4이닝을 소화한 고영표는 와일드카드(WC) 결정전 등판 여파 탓에 '오프너(짧은 이닝을 맡는 선발 투수)' 역할에 가까웠다. 이후 엄상백과 외국인 원투펀치 웨스 벤자민, 윌리엄 쿠에바스 등 2~4차전 선발들은 5이닝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불펜 투수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이강철 KT 감독은 5차전 선발 예정이었던 고영표를 다시 불펜으로 돌렸다. 4차전 초반부터 흔들린 쿠에바스를 빠르게 내리고, 고영표를 투입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연장전에서는 마무리 투수 박영현을 3이닝 이상 던지게 하는 초강수로 승리를 낚았다. 5차전에서는 이들의 체력과 구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고영표는 준PO 2경기에 나와 7과 3분의 1이닝 2실점 했다. 특히 4차전에선 3과 3분의 1이닝을 1실점 하며 제 역할을 다했다. 주무기 체인지업과 직구의 완급조절이 여전히 돋보였다. 고영표도 "5차전에도 나갈 준비가 돼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강철 감독이 PS에서 던진 불펜 승부수는 대부분 적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PS에선 PO와 한국시리즈(KS)까지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손동현(9경기 10과 3분의 2이닝) 박영현(8경기 8과 3분의 2이닝)을 계속 투입한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가을에도 마찬가지다. 이 감독은 고영표와 박영현 등 주축 투수들의 5차전 투입을 시사하면서 총력전을 예고했다. 1~4차전을 치르는 동안 양 팀 방망이에 불이 붙은 만큼, 투수 운용이 마지막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과 이강철 감독의 지략 대결이 기대되는 이유다. 윤승재 기자 2024.10.1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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