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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ABS와 비슷한 진통 겪는 하드콜…불만 아닌 적응으로 간극 좁혀야 [IS 시선]

프로농구가 판정과 관련해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다.프로농구는 올 시즌 몸싸움에 대해 관대한 판정을 내겠다고 선언했다. 국제농구연맹(FIBA) 기준에 맞는 판정 기준으로 경기 퀄리티를 높이고자 했다.시즌 초반에는 과도한 몸싸움으로 선수 부상이 많아지자, 판정 기준에 대한 의문이 현장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유재학 KBL 경기본부장은 미디어 소통간담회를 열어 달라진 판정 기준에 대해 명확히 소개했다. 발생한 오심에 대해서도 인정하며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KBL이 이처럼 '하드 콜(몸싸움에 관대한 판정 트렌드)'을 선언하고 강화하겠다고 했으나 오히려 지난달 국가대표 휴식기 뒤에는 이전 판정 기준인 '소프트 콜(몸싸움을 엄정하게 잡아내는 판정)'로 돌아갔다는 말도 나왔다. KBL 관계자는 “최근 판정이 소프트해졌다는 현장의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그러나 이는 ‘미지적 오심’이 바로잡히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1라운드 당시 KBL 경기본부가 놓친 ‘미지적 오심’의 절반 이상이 불법적인 손 사용과 관련한 장면이었다. 2라운드 이후 판정 성향이 바뀐 게 아니라 파울성 손 사용에 대해 오심이 나오지 않도록 엄격하게 본 것이다. '하드 콜'이 자리를 잡는 과정의 일부다. 올해 프로야구도 달라진 규정에 적응하느라 리그가 진통을 겪었다. 올해 도입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은 현장에서 적잖은 논란을 일으켰다. 현장의 기준과 기계의 기준이 다르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특히 베테랑 스타 플레이어들의 불만이 컸다. 하지만 시간을 거치며 ABS의 신뢰성을 확인했고, 결과적으로 팬들도 이 변화를 크게 반겼다.기계가 아닌 사람이 판정하는 프로농구에서는 프로야구의 ABS 보다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KBL이 오심에 대해 ‘일벌백계’의 자세를 유지한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개막 당시 납득할 수 없는 판정을 내린 한 심판은 1라운드 잔여 경기를 아예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 6일 안양 정관장과 서울 SK 경기에서도 미숙한 경기 운영을 한 심판은 하루 만에 징계를 받았다. 이제는 달라진 콜 기준에 선수들이 적응하는 노력을 함께 보여야 할 때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지난 시즌 대비 득점력이 다소 감소했다. 이 와중에 ‘파울을 유도해 불공평한 이득을 취하는’ 페이크 파울은 늘어났다. KBL에 따르면 올 시즌 1라운드 기간 적발된 선수들의 페이크 파울은 17건이다. 지난 시즌 5라운드, 6라운드와 비교하면 2배가량 많다. 유재학 경기본부장은 지난달 “빨리 적응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기준이 다르다’고 하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거쳐가야 하는 과정이다. 선수들이 판정에 적응한다면, 3~4라운드쯤엔 성공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경기본부장은 1998년 인천 대우 감독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한 시즌도 쉬지 않고 감독직을 맡아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KBL이 명확한 판정 기준을 유지하고, 동시에 선수들은 바뀐 룰에 적응해야 한다. 수준 높고 깔끔한 경기 진행이 이어져야 팬들이 코트로 모여든다. 스포츠2팀 기자 2024.12.11 05:34
배구

"이주아가 왜 빠졌어요?" 빅이벤트서 어이없는 범실의 연속 KOVO

2024~25시즌 V리그 올스타전 팬 투표가 한국배구연맹(KOVO)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KOVO는 20일 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19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 V리그 올스타 팬 투표 대상 선수의 기록을 점수화하는 과정에서 산식 오류를 발견해 긴급하게 투표를 중단하게 됐다"라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진행된 투표는 전부 무효 처리하기로 했다. 프로 단체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행정 미숙이다. KOVO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산 시스템으로) 데이터를 옮겨 후보군을 추리는 과정에서 연맹 직원의 부주의로 일부 선수가 제외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여자부 2명, 남자부 5명이 올스타 후보에서 제외됐다. 이들을 대신해서 다른 선수들이 올스타 후보에 올랐다. IBK기업은행 미들블로커 이주아가 후보군에서 제외된 점이 특히 눈에 띄었다. 이주아는 19일 기준 블로킹 10위(세트당 0.452개, 미들블로커 9위)다. KOVO는 포지션별 최종 선발 인원의 3배수로 후보를 추렸다. 미들블로커는 K-스타 V-스타 2명씩 총 4명을 뽑는 만큼, 후보는 총 12명이다. 이주아는 기존 후보에 포함된 김수지(흥국생명)와 하혜진(페퍼저축은행)보다 득점·블로킹·서브·이동공격 등 각종 기록에서 앞서는데도 후보에서 빠졌다. 연맹 홈페이지에는 "기록으로 후보를 정한다면서 이주아가 아닌 김수지, 하혜진이 왜 후보가 됐나요"라는 항의 글이 올라왔다. KOVO에 따르면 "전산 시스템이나 외주업체의 잘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연맹 내부에서 후보자 선정 후 확인 절차를 제대로 거쳤다면, 특정 후보의 누락을 미리 방지할 수 있었다. A 구단 관계자는 "이런 일은 처음 본다"라며 안타까워했다. KOVO는 지낸해까지 팬 투표 100%로 올스타 선수를 선발했다. 이번에는 팬 투표를 70%, 선수단과 미디어 투표를 각각 15%씩 반영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KOVO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변경했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첫 단계부터 오류가 발생하면서 일부 선수가 제외돼 '공정성 시비'를 자초했다. 앞서 9월 여자 신인드래프트에서도 희대의 해프닝이 발생했다. 추첨 기계 오류와 연맹의 오판으로 행사가 40분 넘게 중단됐다. 당시 3순위 지명 순서까지 정해진 뒤 "확률상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당시 연맹은 "1순위 추첨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대신 2~3순위 추첨은 다시 진행하겠다"라고 발표했다. 그러자 일부 구단이 이에 반발했고, 모든 관계자가 모여 구슬 추첨 영상을 비디오판독(VAR)한 뒤 "문제없음"으로 결론내린 뒤 드래프트를 다시 진행했다. 기계 오류 때문에 불거진 문제였다. "사전에 제대로 시뮬레이션하지 않았느냐"라는 관계자와 팬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신무철 사무총장은 "진행이 매끄럽지 못해 사죄드린다"라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2개월 만에 빅이벤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또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나왔다. 중단된 올스타 투표는 시스템 점검 후 후보 선수를 일부 교체한 뒤 20일 오후 4시에 재개됐다.이형석 기자 2024.11.21 05:43
메이저리그

'별들의 전쟁' 그 중 으뜸은...? WS 선수 파워랭킹, 1위는 '당연히' 오타니

역시 별 중의 별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다. 3일 뒤 열리는 역대 최고의 월드시리즈(WS) 빅 매치를 앞두고 현지 매체가 뽑은 시리즈 선수 파워 랭킹에서 오타니가 1위에 올랐다.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중계를 맡은 폭스 스포츠는 24일(한국시간) WS 1차전을 사흘 남겨둔 가운데 시리즈에 진출한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의 주요 선수들을 순위를 매겨 소개했다.다저스와 양키스기에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순위표다. 다저스는 올 시즌 전 오타니를 시작으로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나우,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등 대형 영입을 연달아 이뤄 우승을 정조준했다. 양키스 역시 후안 소토를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등 올 시즌에 '올인'했다. 두 팀 모두 그 결과 각각 MLB 전체 승률 1위,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를 거둔 뒤 포스트시즌에서 두 번의 시리즈에 승리하고 WS에 올랐다.막대한 투자, 또 좋은 성적을 거둔만큼 양 팀에는 스타 선수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그 중 으뜸은 역시 단연 오타니였다. 폭스 스포츠는 오타니를 파워 랭킹 1위로 꼽으면서 "올 시즌 투수를 중단했지만, 야구계 가장 독특한 선수인 그는 54홈런 50도루를 기록해 새 역사를 쓰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았다"고 정규시즌 활약을 소개했다. 매체가 주목한 건 오타니의 50홈런 50도루 기록이 아닌 최근 해결사로의 면모다. 폭스 스포츠는 "오타니는 정규시즌 마지막 득점권 상황에서 14타수 12안타를 기록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9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시즌 초 득점권 안타가 나오지 않던 오타니는 시즌 막판부터 포스트시즌까진 '타점 기계'로 변신했다. 다만 포스트시즌 초반 주자 없는 상황에서 22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는데, 이마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4차전 1회 선두 타자 홈런을 때려내며 끊어냈다.폭스 스포츠는 "오타니는 NLCS에서 삼진(7개)보다 많은 안타(8개)와 볼넷(9개)를 기록했고, 10월 동안 OPS(출루율+장타율) 0.936을 남겼다. 그는 우승 기회를 얻기 위해 다저스로 이적했는데, 이제 가장 웅장한 무대가 (그 앞에) 펼쳐진다"고 기대를 전했다. 오타니의 라이벌로 WS에서 최우수선수(MVP) 맞대결로 기대를 모은 애런 저지는 3위에 그쳤다. 폭스 스포츠는 "저지는 포스트시즌에 부진하다는 이야기를 뒤로 넘기고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 4차전에서 동점 홈런을 치는 등 활약했다. 이제 막 올라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캘리포니아 출신인 저지의 가족들도 경기장을 찾을 예정이다. 아메리칸리그 MVP가 유력한 그는 가장 좋아하는 경기장인 뉴욕에 이어 선호하는 곳인 캘리포니아에서 실력을 과시하고 싶을 것'이라고 묘사했다.한편 저지를 제치고 후안 소토가 오타니에 이은 랭킹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폭스 스포츠는 "상위 3명을 정하는 게 박빙이었다"며 "흥미로운 건 소토가 정규시즌 다저스전에 왼쪽 팔뚝 부상으로 결장했다는 점이다. 다저스는 소토 없는 양키스와 3경기에서 17-10으로 앞섰는데, 포스트시즌에서 wRC+(조정 득점 생산력) 203을 기록한 그가 WS에서 그때 아쉬움을 만회할 것"이라고 바라봤다.한편 세 사람 외에도 MVP 수상 경력자인 무키 베츠, 지안카를로 스탠튼, 프레디 프리먼은 각각 4, 5, 7위에 랭크됐다. 사이영 수상자인 게릿 콜은 6위였다. 콜보다 많은 계약 총액(3억 2500만 달러)을 받고 첫 해 포스트시즌에 나선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10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국가대표였던 토미 에드먼은 15위였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24 16:06
배구

'1% 확률로 행운의 4순위' 현대건설, 양효진·이다현 있는데 왜 MB 뽑았을까

현대건설의 첫 번째 선택은 미들 블로커 강서우(1m84㎝·일신여상)였다. 현대건설은 3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4~25 V리그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4순위 지명권을 얻어 강서우를 지명했다. 현대건설이 4순위 지명권을 얻은 것은 '행운'이었다. 이날 추첨은 2023~24시즌 최종 순위 역순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통합 우승팀 현대건설이 확률이 가장 낮았다. 페퍼저축은행(35%)-한국도로공사(30%)-IBK기업은행(20%)-GS칼텍스(8%)-정관장(4%)-흥국생명(2%)-현대건설(1%) 순이었다. 기계상의 오류로 40분간 중단된 추첨이 재개되자마자 가장 낮은 확률의 현대건설이 흥국생명-IBK기업은행-정관장을 제치고 4순위 지명권을 얻게 됐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정말 기분이 좋다. 확률이 떨어진 상태에서 (예상보다 높은 4순위가) 나와 시즌 전에 운이 따라줬다"고 웃었다. 강성형 감독은 미들 블로커 강서우를 지명했다. 현대건설은 V리그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팀이다. 지난 시즌 세트당 블로킹 2.390개로 1위였다. 양효진과 이다현이 버티고 있다. V리그 여자부 최다 득점의 주인공인 양효진은 블로킹 1위만 12차례 차지한 자타공인 최고 미들 블로커다. 국가대표 이다현도 양효진과 함께 현대건설의 높이를 책임지고 있다. 강 감독은 드래프트 직후 "미들 블로커를 고민했는데 잘 뽑은 거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했다. 현대건설은 미래를 고려했다. 양효진은 30대 중반이다. 지난 시즌에도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뛰었다. 강성형 감독은 "이에 대한 대비 차원"이라고 했다. 또 이다현은 이번 비시즌 해외 진출을 추진하다가 이를 접고 현대건설 잔류를 선택했다.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을 가슴 속에 품고 뛰고 있다. 이런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강성형 감독은 "(강서우의 지명 기회가) 우리에게 올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이뤄졌다. 파워에서 돋보이는 선수라 기대된다"라고 평가했다.현대건설은 2라운드에선 중앙여고 세터 이수연, 4라운드에서는 일신여상 날개 공격수 김민채를 지명했다. 이형석 기자 2024.09.04 09:16
해외축구

‘LEE에게도 기회가?’ PSG, PK 전담 키커 없다…“비티냐-뎀벨레 로테이션 도입”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라는 탁월한 페널티킥(PK) 키커를 잃은 파리 생제르맹(PSG)이 전담 키커 대신 ‘로테이션’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전담 키커로 낙점된 건 비티냐였는데, 일부 선수의 반발로 인해 바뀌었다는 이색적인 보도도 있었다.프랑스 매체 RMC 스포르트는 지난 20일(한국시간)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이번 시즌 PK 전담 키커로 비티냐를 지목했다. 하지만 일부 선수의 반발로 로테이션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라면서 “PSG는 시즌마다 40골을 넣은 득점 기계를 잃었다. PK를 전담하는 선수도 없다”라고 전했다.PSG는 지난 17일 열린 르 아브르와의 2024~25 리그1 개막전 원정경기에서 4-1로 이겼다. 당시 이강인이 3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간 PSG는 후반전 동점 골을 내줬다. 하지만 후반전 교체 투입된 주앙 네베스, 우스만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의 맹활약으로 3골을 몰아치며 대승을 거뒀다.당시 PSG의 마지막 득점을 책임진 건 랑달 콜로 무아니였다. 전반전 부상으로 이탈한 곤살루 하무스를 대체해 투입된 공격수다. 무아니는 후반 42분 본인이 PK를 얻어냈고, 오른쪽으로 정확하게 차 넣었다.이 장면을 두고 매체는 “경기 당시 아직 비티냐가 경기장에 있었기에, 이는 다소 의외의 결과였다”라고 돌아봤다. PSG에서 ‘PK’와 관련한 논쟁이 벌어진 건 처음이 아니다. 7년 전 네이마르(알 힐랄)와 에딘손 카바니(보카 주니어스), 2022년 음바페와 네이마르는 PK를 누가 차느냐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기억이 있다. 매체는 “PSG 팬들 사이에선 여전히 엔리케 감독의 선택에 의문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꼬집었다.일단은 뎀벨레와 비티냐를 주축으로 한 로테이션 체제가 가동될 것이라는 게 매체의 분석이다. 매체는 “엔리케 감독은 공격진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받아들이기 위해 PK를 책임지고 싶다는 걸 이해했다”며 “궁극적으로 다양한 공격 재능을 가진 선수들로 로테이션을 구성할 것이다. 핵심 선수 두 명이 로테이션의 핵심 옵션으로 남아 있더라도, 여러 선수가 빛을 발휘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PK가 PSG의 좋은 출발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라고 짚었다.PSG는 오는 24일 안방인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몽펠리에와 2024~25 리그1 2라운드를 벌인다.김우중 기자 2024.08.21 16:44
스포츠일반

'은우 아빠→AI 해설' 김준호 "'빨랐어요' '느렸어요' 밖에 할 게 없었어요" [인터뷰]

"빨랐어요." "늦었어요."펜싱 사브르 금메달리스트 출신 김준호(30)의 해설에는 긴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선수 시절 상대를 날카롭게 공격하던 김준호 해설위원은 짧지만 강렬한, 또 정확한 해설로 온 국민의 마음을 콕 찔렀다. '은우 아빠'는 'AI 해설'이라는 별명도 추가했다. 김준호는 2020 도쿄 올림픽,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과 2022 항저우 AG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리스트다. 두 아들을 둔 김준호는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항저우 AG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그는 사브르 대표팀 맏형이었던 김정환과 함께 이번 올림픽 KBS 펜싱 해설위원으로 참가했다. 김준호의 순간 판단은 심판이나 기계보다 더 빨랐다. 그리고 정확했다. 사브르는 에페, 플뢰레와 달리 눈 깜짝할 사이 공격을 주고받으며 점수가 판가름난다. 그는 '빨랐어요(득점)' '늦었어요(실점)' 해설로 'AI 해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 위원은 "AI 해설이라는 평가를 전해 들었다"고 쑥스러워하면서 "펜싱 종목 중에서도 사브르 종목이 워낙 순식간에 포인트가 오가서 가장 어렵다고 하시더라.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정확하게 알려드릴까 생각했다. 빠른 시간 내에 포인트 여부를 알려드려야 하니 '빨랐어요' '느렸어요' 밖에 할 게 없더라"고 말했다. 특히 사브르는 종목 특성상 심판의 사견이나 감정이 작용한다. 발동작과 손동작 중 어느 것을 더 우선하느냐에 따라 점수를 잃을 수도, 얻을 수도 있다. 김준호는 "올림픽 전에 경쟁 선수 분석보다 오히려 심판 분석에 더 시간을 투자했다"면서 "다행히도 심판들이 제 뜻을 잘 따라줬다. 그래도 내 판단(실점)이 틀려도 좋으니 한국에 점수(득점)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 싶었다"고 했다. 한국 펜싱은 이번 올림픽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땄는데 모두 사브르 종목에서 나왔다. 남자 개인전(오상욱)과 단체전서 금메달, 여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이 나왔다. '해설위원 김준호'는 냉철했다. 남자 대표팀이 준결승에서 홈 팀 프랑스를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 짓자 피스트 위에서 서로 부둥켜안으며 기뻐하는 장면이 있었다. 김준호 위원은 "아직 결승전이 남아있기 때문에 저런 세리머니는 금메달 따고 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선배 구본길과 원우영 코치가 들었으면 섭섭했을 수도 있는 한 마디. 그러나 그는 "도쿄 올림픽서도 4강전 승리 후 난리도 아니었다. 형들이 막 울고 불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아직 한 경기 더 남았는데 울 때가 아니지 않냐'고 했다"면서 "선배여도 (과감하게 할 말을 하는) 스타일이다. 진심으로 해설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나왔다"고 웃었다. 다행히 지금까지 선배들로부터 특별한 '피드백'은 없었다고 한다. 김준호는 화성시청 플레잉 코치로 활약하며 동생과 함께 펜싱장도 운영하고 있다. 요즘에는 육아 프로그램에 나와 '은우 아빠'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는 "프랑스에 머무르면서 아들들이 정말 많이 보고 싶었다"며 "은우는 제가 TV에 나오면 알아본다. 제가 어디 있는지도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준호는 "기회가 된다면 계속 해설하면 좋다. 사브르는 제 종목이기도 하고 정말 진심으로 빠져들어서 해설했다"고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24.08.09 09:45
스포츠일반

여자 체조 바일스, 통산 5번째 금메달…단체전 우승으로 5관왕 시동 [2024 파리]

여자 체조 전설 시몬 바일스(27·미국)가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바일스는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결선에서 미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이날 미국은 총점 171.296점을 획득, 이탈리아(165.494점) 브라질(164.497점)을 꺾고 8년 만에 단체전 정상을 되찾았다.바일스는 2016년 리우 대회에서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마루 등 4개 종목을 석권하며 체조계 신성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큰 기대 속에 출전한 2021년 도쿄 대회에선 극심한 스트레스 속 '무관'에 그쳤다. 바일스는 이단 평행봉을 제외하고 이번 대회 5개 종목 결선에 진출한 상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와 걱정이 뒤섞였는데 단체전 금메달로 5관왕을 향한 전진을 시작했다. 현장에선 여자 테니스 전설 세리나 윌리엄스, 할리우드 톱스타 나탈리 포트먼 등이 바일스의 비상을 숨죽여 지켜봤다. 8개 국가가 대결한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결선은 국가별 3명의 선수가 도마-이단 평행봉-평균대-마루 4개 종목에 각각 출전,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정한다. 바일스는 도마(14.900점) 이단 평행봉(14.400점) 평균대(14.366점)에 이어 마지막 마루에서도 14.666점의 높은 점수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미국은 바일스와 쌍벽을 이룬 수니사 리가 이단 평행봉(14.566점)과 평균대(14.600점)에서 고득점을 받으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한편 바일스는 3일 도마 경기에서 한국 여자 체조 간판 여서정(제천시청)과 맞대결한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7.31 08:01
프로야구

18년 전 WBC 소환한 이종범-후지카와 재대결...긴장감 사라졌지만, 야구팬 향수 자극

일본 프로야구에서 가장 늦게 지어진 최신식 돔구장 에스콘필드. 일본 홋카이도현 기타히로시마시 소재로 현재 퍼시픽리그 니혼햄 파이터스의 홈구장이다. 지난 22일 밤 한·일 야구를 빛낸 올드 보이들이 에스콘필드에 모였다. 한일프로야구 드림 플레이어스 게임을 치르기 위해서다. 한국은 '국민 사령탑'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바람의 아들' 이종범, '양신' 양준혁, '타격 기계' 김태균 등 1990년도 초반부터 수 년 전까지 KBO리그와 국제대회를 이끈 선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일본은 하라 다쓰노리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이나바 아쓰노리 전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조지마 겐지, 후쿠도메 고스케 등 국내 야구팬에게도 익숙한 '전' 선수들이 합류했다. 정규이닝을 7회까지로 한정한 이날 경기는 한국이 6-10으로 역전패했다. 5회까진 앞섰지만, 6회 말 1사 2·3루에서 고창성이 이토이 요시오에게 스리런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했고, KBO리그 통산 111홀드 투수 윤길현이 141㎞/h까지 찍히는 '강속구'로 응수했지만, 빗맞은 안타를 연속으로 허용하는 등 흔들리며 추가 실점 했다. 한국 선수 중 가장 주목받은 건 일본 리그 주니치 드래건즈에서 뛰었던 이종범이었다. 이젠 메이저리거 이정후의 아버지로 더 유명하지만, 그는 한국 야구 역사를 대표하는 천재 야구 선수였다. 상대적으로 젊은 이대형(1983년생)조차 실전 감각을 되찾지 못해 자신의 강점인 주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50대 중반 이종범은 이날 펄펄 날았다. 1번 타자로 나선 그는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기록하며 5출루 경기를 펼쳤다.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2루수로 자리를 옮겨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올드 야구팬 추억, 향수를 자극하는 장면도 나왔다. 이종범과 후지카와 큐지의 대결이 7회 초 펼쳐졌기 때문이다. 2006년 열린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로 거슬러 올라간다. 2라운드 한일전 0-0으로 맞선 8회 초 1사 2·3루에서 타선에 선 이종범은 당시 일본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후지카와의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치며 한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타구가 외야에 떨어지자, 두 손을 번쩍 들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의욕 앞선 주루를 하다가 3루에서 아웃된 장면이 아직도 야구팬 기억에 선명이 남아 있다. 무려 18년이 흘러 다시 투타 맞대결을 한 두 선수. 1980년생 후자카와도 어느덧 4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구속은 130㎞/h대로 떨어졌다. 긴장감 있는 승부도 없었다. 후자키와의 공은 3구 연속 낮았고, 결국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후지카와는 해맑게 웃어보였다. 이종범은 출루로 1사 1·2루 득점 기회를 열었지만, 후속 타자로 나선 이대형과 양준혁이 후지카와를 상대로 각각 삼진과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결국 한국은 역전에 실패했다. 경기 뒤 이종범은 "어렸을 때부터 일본과의 승부는 목숨처럼 생각하면서 했다. 일본은 강적이었고, 그 강적 물리치기 위해서 팀워크로서 경기를 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고 돌아보면서도 "지금은 은퇴를 해서 다들 배도 나오고 머리도 벗겨지고 그런 모습도 있다 보니, 그런 점들도 즐거움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졌지만 즐거운 추억이다. 일본에서 뛸 때 알고 지낸 일본 후배 선수들을 만나 즐거웠다"라고 말했다.안희수 기자 2024.07.23 19:33
프로야구

9회 대타 패싱, 이제 3할 타율도 쉽지 않네···사령탑은 "타격폼 바꾸지 말랬는데"

LG 트윈스 김현수(36)가 찬스 상황에서도 벤치를 달굴 만큼 올 시즌 고전하고 있다. 이런 부진이 계속 이어지면 4년 연속 3할 타율에 실패하게 된다. 김현수는 올 시즌 84경기에서 타율 0.284를 기록하고 있다. 백약이 무효하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158로 부진하자 3번 타순에서 6번 타순으로 내려왔음에도 10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결국 11일 경기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염경엽 감독은 선발 명단에서 뺀 이유를 "못 치니까"라며 짤막하게 말했다. 결국 11일 경기에선 대타 찬스에서도 기용되지 않았다. LG는 0-4로 뒤진 9회 말 2-4로 따라붙었으나 마지막 구본혁이 외야 뜬공으로 물러나 그대로 졌다. KIA 우완 투수 전상현을 맞아 우타자 구본혁 타석 때 왼손 대타 자원으로 김현수와 신민재가 있었으나 염경엽 감독은 구본혁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김현수의 최근 타격감이 나빠서다. 김현수는 KBO리그 통산 타율 9위(0.313)에 올라 있다. 콘택트 능력이 최고 장점이다. 전성기 시절 '타격 기계'로 통했을 정도. 그러나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0.285-0.286-0.293으로 3할 타율 달성조차 실패했다. 그래도 2021년에는 96타점을 기록했고, 이듬해엔 결승타 1위(17개)였다. 9시즌 만에 한 자릿수 홈런에 그친 지난해(6홈런)에도 득점권 타율은 0.348로 높아, 29년 만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올 시즌은 득점권에서 타율 0.224로 더 부진하다. 결승타도 6개로 적은 편이다. 지난 10일 경기 2-0으로 앞선 8회 말 1사 2, 3루에서 희생 플라이 하나면 쳐줘도 승리 확률이 높아지는데 낫아웃 삼진으로 물러났다. LG는 결국 추가 득점에 실패했고, 9회 2점-10회 3점을 뺏겨 역전패했다. 특히 LG는 10개 구단 최고의 테이블세터진을 자랑한다. 1~2번 홍창기와 문성주과 출루왕 경쟁을 하고 있다. 10개 구단 중 상위 타선 출루율이 0.400으로 가장 좋다. 하지만 3번 타자 김현수가 공격의 맥을 끊기 일쑤다. 4번 타자 오스틴 딘(타율 0.291 18홈런 72타점)도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 김현수의 부진이 더 뼈아프다. 김현수는 올 시즌 캠프 출발 전에 7㎏을 감량하며 부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지금까지 큰 효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타격폼을 바꾼 게 악영향을 끼친다. 염경엽 감독은 "(김)현수가 타격폼을 바꾸고 고전하고 있다. 그렇게 폼을 바꾸지 말라고 얘기를 했는데"라며 "올해 경험을 했으니까 내년부터는 이랬다저랬다 안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현수도 다리를 들고 치다가 (레그킥을 하지 않고) 발을 찍어서 친다. 꼭 필요한 어떤 기본기들은 있는데, 가장 중요한 타이밍적인 부분을 통으로 바꿔버리니까 (이렇게 된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김현수는 2021 시즌 종료 후 4+2년 최대 115억원에 계약했다. LG와 남은 계약 기간은 3년이다. 올 시즌 반등하지 못하면 에이징 커브의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김현수의 부진은 오지환의 사임으로 시즌 초반 주장을 떠맡게 되면서 심리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반대로 LG가 반등하려면 김현수의 부활이 절실하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7.12 11:27
NBA

‘스플래시 브라더스’는 없다…“탐슨, GSW와 협상 X”

‘3점 기계’ 클레이 탐슨이 결국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동행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매체는 탐슨과 골든스테이트와의 협상 테이블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3일(한국시간) “탐슨은 골든스테이트로부터 계약을 제안받지 못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이들의 협상 테이블에는 아무것도 올라와 있지 않다”라고 전했다.탐슨은 2011년 데뷔 후 지금까지 골든스테이트 유니폼을 입은 ‘원클럽맨’이다. 이 기간 4번의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우승, NBA 올스타 5회·올-NBA 서드 팀 2회 등 굵직한 커리어를 쌓았다. 한때 리그 최고의 2번(슈팅 가드)이라는 칭호를 달고 코트를 누빈 탐슨이다.탐슨은 지난 2019~20시즌부터 5년 맥시멈 계약을 체결했고, 올 시즌 그는 4300만 달러(약 600억원)가 넘는 연봉을 받기도 했다. 팀 내 2위이자, NBA 전체 선수 중 1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탐슨은 올 시즌 평균 17.9점 3.3리바운드 2.3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8.7%에 그쳤다. 탐슨이 평균 득점 부문에서 20점을 넘기지 못한 건 지난 2013~14시즌 이후 10년만. 시즌 중엔 현지 언론의 비난에 날 선 반응을 보이는 등 여론이 좋지 못한 상태다. 공교롭게도 소속팀인 골든스테이트와의 협상도 얼어붙은 모양새다. 매체는 “골든스테이트를 떠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구단은 그를 적절한 가격과 역할로 잔류시키고자 했으나, 우선 해결 과제는 아니였다”면서 “부족한 로스터를 개선해야 하는 구단의 입장은, 탐슨 입장에선 냉담하게 보일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거액의 사치세를 낸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선, ‘고비용 저효율’ 탐슨에게 장기 계약을 안겨주기 부담스럽다.다만 탐슨의 행선지로 꼽힌 올랜도 매직 역시 아직 이렇다 할 제안을 건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에선 샐러리캡에 여유가 있는 올랜도가 그에게 단기 계약만을 제안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김우중 기자 2024.06.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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