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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윤상현, "두 달 만에 결혼? 죽는 날까지 지켜 주고 싶어서"
배우 윤상현은 요즘 낯선 얼굴을 보여 준다.아침 일찍 부은 얼굴로 TV에 나와 흰 면티 한 장 입고 아이를 돌본다. 물론 면도도 하지 않은 상태. 새집이 된 헤어 스타일 그대로 세 아이와 함께 밥을 먹고, 기저귀를 갈고, '비행기 타기' 놀이도 해 준다. 아내의 목소리가 담긴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한국의 기무라 다쿠야로 불리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왕자님으로 여심을 흔들던 그는 그렇게 국민 남편 그리고 사랑꾼이 됐다.윤상현은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에 아내 메이비 그리고 세 아이들과 함께 출연하며 사랑받고 있다. 꾸미지 않은 일상을 그대로 공개하면서 친근하지만 이상적인 남편과 아빠로 활약하는 중이다. 육아와 집안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아내에게 헌신적인 면모를 보여 주면서 TV 앞 뭇 여성들에게 국민 남편 판타지를 퍼뜨리고 있다. 자신을 가꿀 시간도 없이 육아에 매진하는 아내를 위해 옷을 선물하는 모습은 로맨틱하고 감동적인 장면으로 꼽히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애처가인 그는 오랜만에 선보이는 영화에서도 메서드 연기를 보여 준다. 5월 9일 개봉하는 '걸캅스(정다원 감독)'에서 라미란 남편으로 등장해 헌신적인 외조를 펼친다. 또 넘어지고 깨지는 슬랩스틱 코미디 연기로 신을 제대로 스틸할 예정. 차기작을 고를 때도 아내 의견을 먼저 물어본다는 그는 일상에서든 TV에서든 스크린에서든 반박 불가 사랑꾼이다. '동상이몽2' 스튜디오 녹화를 마친 어느 주말 저녁 윤상현과 만났다. 그는 "소주가 오늘따라 정말 맛있지만 빨리 육아 하러 가야한다"면서도 2시간이 넘도록 환히 웃으며 아내 자랑 삼매경에 빠졌다. - 어떤 연애 과정이 있었기에 결혼에 대한 확신이 들었나요."처음 만났을 때 아내는 잘 웃지 않았어요. 뭘 물어봐도 대답도 잘 안 하고, 음식도 잘 안 먹더라고요. 세 번째 만났을 때 대화를 나눴는데 서로 통하는 면이 많았어요. '내 앞에서 이렇게 말 안 하고 웃지 않으면 안 만날 거야'라고 혼자 생각할 때였어요.(웃음) 그때 엄청 비싼 소고기를 사 줬는데 '이렇게 비싼 소고기는 먹어 본 적이 없다'고 하는 거예요. '고기가 너무 맛있다'고 하면서 환하게 웃더니 자기 이야기를 시작하더라고요. 음악 이야기로 시작해서 가정사 이야기를 했죠. 서로 같은 면이 엄청 많았어요. 심지어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는 점까지 같아요. 새벽 5시까지 대화를 나눴는데 그 친구의 모든 것을 하루 만에 다 알았어요. 자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진실돼 보이고, 웃는 모습이 정말 예뻐 보였어요."- 아내에게 많은 '처음'을 선물했네요."결혼하고 더 많은 '처음'을 함께하고 싶었어요. 이 친구는 남에게 피해 주는 걸 엄청 싫어해요. 그래서 부탁도 잘 못하죠. 저는 아내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먼저 해 주고 싶었어요." - 이런 부부도 싸우나요."저는 성격이 심플하고 아내는 디테일해요. 같이 외출하면 싸우곤 해요. 제가 '빨리 나오라'고 성화니까요.(웃음)"- 스타 부부지만 평범한 부부 같은 일상을 보내네요."이쪽 일을 하고 있지만, 화려하게 살고 싶은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어요. 결혼해서 예쁜 가정을 꾸리는 것이 제 소원이었어요. 작품을 많이 하는 것도 좋지만, 좋은 가정을 꾸리는 것이 더 큰 꿈이었죠. 혼자 살 때 그렇게 집에 들어가는 것이 싫더라고요.(웃음). 지금은 집 밖에 나오는 게 싫어요. 아이들을 보는 게 정말 즐거워서요." - 집 밖에 거의 안 나온다면서요."거의 안 나가죠. 결혼하고 나서는 술자리도 나간 적이 없어요. 하나도 안 갑갑해요. 혼자 살 때는 밖에서 술 먹는 것을 좋아했는데, 아내가 생기니 달라졌어요. 집에 아이들이 있으니까 더 밖에 안 나가게 됐어요." - 방송에서 정말 리얼한 모습으로 나오더라고요."방송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똑같이 해요. 연출이 없어요. 아내가 '동상이몽2'에 출연하기로 결정하면서 '숍 가서 단장해야 하는 건가'라고 하는 거예요. '그냥 그대로 보여 주자'고 했어요. 아이 키우느라 바쁜데 언제 숍에 가서 머리를 하고 화장해요. 그리고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무 옷이나 입을 수도 없고요."- 아침에 부은 얼굴로 그냥 화면에 등장하더라고요."그냥 리얼하게 보여 주고 싶었어요. 거짓말 안 하고 솔직하게요. 소속사 직원이 첫 촬영 때 와서 보고 갔는데 '너무 리얼한데 진짜 행복해 보여요'라고 하더라고요. 연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도 않는 분리수거나 요리를 한다고 하면서 연출하고 싶지 않아요." -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세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죠."주변에서 아이 봐주는 도우미분을 고용하라는 말들을 해요. 그런데 아이가 자라는 시간은 정말 길지 않잖아요. 그렇게 예쁜 모습을 지금 빨리 눈에 담아야 하는데, 그럴려면 직접 아이를 봐야죠. 저는 그 친구가 너무 대단하고 존경스러워요. 몸이 아파도 정신력으로 버텨요. 희생정신이 대단해요. 그러니까 제가 더 잘할 수밖에 없어요. 아내와 제가 어린 시절의 공통점이 있어요. 부모님이 일하시느라 저와 보내는 시간을 잘 내시지 못했죠. 부모님과 함께 무엇을 한 추억이 별로 없어요. 아내도 그랬대요. 그래서 그 친구가 아이들에게 사랑을 쏟고 희생하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과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요." - 딸아이가 남자 친구를 데리고 오면 힘들어할 아빠 같아요."아유. 그렇지 않아요. 좋아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보내 줘야죠.(웃음) 그리고 첫째 딸은 유치원에서 남자 친구들에게 관심이 없어요. 유치원 가서 친구 만나는 것보다 혼자 무언가 만들고 집중하는 것을 좋아하더라고요. 저를 닮아서 머릿속에 있는 일을 꼭 해내요."- 아이들이 커서 어떤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나요."하고 싶은 것 다 시키려고요. 저는 어렸을 때 미술과 음악을 좋아했는데, 아버지가 공대에 가라고 하셔서 엄청 싸웠어요. 어렸을 때 미술 대회에 나가서 상을 엄청 많이 탔어요. 음악선생님이 성악해 보라고 권유하시기도 했어요. 공부에는 소질이 별로 없었고요. 그런데 아버지가 제가 그림 그리고 음악 하는 것을 싫어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은 다 존중해 주고 싶어요. '가수가 돈 많이 벌어! 연기자가 돈 많이 벌어! 의사는 가정의학과야!' 이런 말 하기 싫어요.(웃음). 스무 살이 넘으면 아이 인생이지 제 인생이 아니에요. 제 인생인 것처럼 '이거 해야 해. 저거 해야 해' 하고 싶지 않아요." - 프로 육아러로 가치관 확립이 확실히 된 듯하네요."앞으로 아이를 어떻게 기를 것인지에 대해 아내와 많은 대화를 나눠요. 아이들을 재우고 나면 대부분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데 시간을 쓰죠. 일단 저희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겨 주고 싶어요." - '동상이몽2'에 출연한 이유가 아내였다고요."아내에게 포커싱이 되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아내 자랑도 솔직히 하고 싶었어요. 아이도 이렇게 잘 키우고 가정 살림도 잘한다고 자랑하고 싶었어요. 방송하면서 아내와 이야기를 나눌 짬도 날 것 같았어요. 방송이 아니면 대화할 시간이 없어요. '동상이몽2'에서 대화할 시간을 만들어 주더라고요. 그럴 때 속 이야기를 다 해요. 제가 SNS에도 아내에 대해 적곤 해요. '내 아내를 이렇게 존경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어서요." - 방송 이후 메이비씨의 이미지가 바뀌었죠."그 친구가 고생을 안 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 어릴 때부터 고생을 많이 했어요. 결혼하고 나서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보호해 줘야 하고, 죽는 날까지 이 친구만큼은 꼭 지켜 줘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취중토크③] 에서 계속박정선 기자사진=김진경 기자#윤상현♥메이비 #취중토크 #일간스포츠 [취중토크①] '국민 남편·사랑꾼' 윤상현, "메이비와 여전히 연애하죠"[취중토크②] 윤상현, "두 달 만에 결혼? 죽는 날까지 지켜 주고 싶어서"[취중토크③] 윤상현, "코미디 연기가 적성…사람들이 저만 보면 웃어요"
2019.04.12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