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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소집 2주 차’ 변성환 감독 “실패한 시즌, 마무리 훈련 아닌 동계 시작” [IS 인터뷰]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이 타 구단보다 빨리 동계 훈련에 돌입했다. 변성환(45) 수원 감독은 ‘실패한 시즌’을 만회하기 위해 남들보다 빨리 담금질에 나선다고 설명했다.수원은 지난 2일부터 클럽하우스에 소집돼 동계 훈련을 진행 중이다. 수원은 2024시즌 리그 6위(승점 56)를 기록했다. 5위까지는 승강 플레이오프(PO) 무대에 도전할 기회가 있는데, 수원은 다득점에서 밀려 6위에 그쳤다. 명문 클럽을 자부하던 수원은 2023년 K리그1 최하위를 기록하며 창단 처음으로 자동 강등된 데 이어 2년 연속 K리그2 무대에서 시즌을 치르게 됐다.시즌 중 부임한 변성환 감독은 한때 11경기 무패(5승 6무)를 달리며 최대 2위까지 노리는 등 상승세를 이끈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시즌 말 공격력 부재에 시달리며 고개를 떨궜다. 변 감독의 데뷔 시즌 성적은 9승 10무 3패다.수원은 올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변성환 수원 감독은 본지와 통화에서 “지금은 팀 문화를 만들고 있는 시기다. 동시에 천천히 몸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변성환 감독은 소집 첫날 선수단에 ‘공동의 책임’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변 감독은 “결과(승격)를 만들어내지 못한 감독으로서 가장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선수단에도 책임이 없지 않다고 했다. 어떤 변명도 없이, 뚜렷한 목표 의식에 맞춘 선수 구성으로 내가 하고 싶은 축구를 하겠다고 메시지를 전했다”라고 소개했다.이어 “실패한 시즌을 만회하게 위해, 우리가 필요한 부분을 훈련으로 채워가는 시기다. 코치진, 선수단에도 명확한 메시지를 전했다. 회복 훈련, 마무리 훈련이 아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라 강조했다”고 덧붙였다.변성환 감독이 외친 ‘지배적인 축구’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변 감독은 “2승만 더 가져왔다면 선두권과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만약 내 축구 철학을 바탕으로 리그를 했을 때 경쟁력이 없었다면, 상당히 머리가 복잡했을 것”이라면서 “초보 감독이지만, 경기를 소화하며 대응하는 법을 배웠다. 실수를 줄이고, 명확하게 색깔을 입히면 충분히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힘줘 말했다. 관심사 중 하나는 선수단 구성이다. 일부 자유계약선수(FA)와는 일찌감치 동행을 끝내며 정리 작업에 한창이다. 빈자리가 생긴 만큼 여러 영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변성환 감독은 “겨울은 아주 중요한 시기다. 박경훈 단장님과 계속 소통하며 선수단 구성을 준비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변성환 감독은 오는 16일 열리는 대한축구협회 심판 콘퍼런스 2024에서 강연자로 나선다. 협회 지도자 출신인 변 감독은 축구 철학에 대한 내용을 소개할 계획이다. 변 감독은 “사실 강의보다는 Q&A 형식으로 대화를 이어갈 것이다. 감독 입장에서 바라보는 심판들에 대한 시각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유익한 시간을 보낼 것이라 생각해 참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수원은 크리스마스 전까지 훈련을 계속한 뒤 2025년 1월 태국 방콕 전지훈련에 나설 계획이다.김우중 기자 2024.12.11 06:00
생활문화

친환경건설산업대상 기업, ㈜에이스이엔지코리아 연말 온기 나눔

㈜에이스이엔지코리아, 인천 서구 석남1동 행정복지센터와 연계해 저소득 가구에 쌀과 라면 등 생필품 기부 지난 11월 11일, ㈜에이스이엔지코리아가 석남1동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저소득 가구에 쌀 70포, 라면 40박스 등 생필품을 기증했다. 에이스이엔지코리아는 친환경건설산업대상 2년 연속 수상 기업으로서, ‘고객과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옮기겠다’는 기업철학에 따라 ESG 경영을 실천해오고 있다.석남1동 성윤주 동장과의 식전 차담회에서 원주연 대표는 “어린 시절 가정 형편이 어려웠을 때, 따뜻하게 지원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 환원 활동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날, 조촐한 기증식 후 에이스이엔지코리아 임직원들은 쌀과 라면 상자를 직접 창고까지 나르며 훈훈한 온기를 전했다. 기증된 생필품은 석남 1동 저소득 가구 및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2024.11.21 11:19
드라마

‘강력반 차은우’ 박지환 “내 연기, 내가 알아”…마성의 ‘강매강’ [IS인터뷰]

“마성 연기요? 저한테 없는 걸 연기하려니 부끄러워 죽는 줄 알았어요. 그렇게 믿고 하려곤 했는데….”배우 박지환이 ‘범죄도시4’의 가짜 경찰 ‘폴리스 다크 아미’ 장이수에서 진짜 강력반 형사로 돌아왔다. 미디어 속 여러 형사상이 있다지만, 그가 연기한 무중력은 수사 촉이 강력하진 않아도 마성의 매력으로 여성을 홀려 웃음을 빚었다. 박지환은 “이런 게 오그라드는 건가 싶을 정도로 적응이 안 됐다”며 옴므파탈 연기 도전 소감을 밝혔다.지난달 30일 최종 에피소드를 공개한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강매강’은 전국 꼴찌 강력반과 초엘리트 신임반장 동방유빈(김동욱)이 만나 최강의 팀으로 거듭나는 코믹 수사물이다. 종영을 맞는 ‘강매강’에 박지환은 “백점 만점에 백점 주고 싶다”면서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이 토론 분위기였고, 몸을 던지는데 망설이지 않았다. 결과와 상관없이 과정이 너무 좋은 작품이었다”고 극찬했다. 박지환은 또 김동욱부터 서현우, 박세완과 이승우까지 송원2서 강력 2반 멤버들과 5인 5색 코미디 호흡을 맞추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많이 했다”며 “서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어도 어떤 인물이 집중돼야 할 장면에서는 확실히 몰아주는 식이었다”고 돌아봤다.화제를 모은 노숙자, 노인 변장에 대해서는 “분장팀이 다 실력자니까 가감 없이 하라고, 제 이미지 따위 신경쓰지 않는다고 맡겼더니 점점 신나했다”면서 “저는 경쟁심이 없었는데 박세완 배우가 노숙자 분장을 했을 때 저를 보더니 ‘잠깐 나 다시해야 되겠어’하면서 더 망가지려고 했다”고 열의를 칭찬했다. “저만의 코믹 연기 기조요? 그런 것보단 그 순간에 몰입해 힘쓴 코미디를 하고 있어요. 내용과 상대가 다르니까요.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하다 보면 준비한 것보다 좋은 코미디가 완성되거든요.”코믹 연기로 신스틸러에 등극한 그답게, 지난 6월 개봉한 영화 ‘핸섬가이즈’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에서 코미디를 소화했지만 자신만의 철학은 없다고 했다. 대신 “모인 구성원이 가진 코미디”라면서 “같은 대본도 다른 사람과 하면 다른 결과가 나오기에 상대 배우들에게 열어두고 기대는 편”이라고 부연했다.자신의 연기를 구태여 모니터링하지 않는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부끄럽다기보다 어느 정도는 내가 어떻게 하는지 알기도 하고, 몰라야 약인 것도 있기 때문”이라며 “다른 사람이 내 연기에서 훌륭한 점을 보더라도 나는 잘못된 걸 찾아 그럴 듯하게 수정할 것 같아서 안 본다. 언제나 결과는 관객의 몫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실수도 컷의 일부”라며 날것의 연기를 추구하는 그는 “제가 못하는 걸 안다”며 “다만 저는 25년간 훈련해 온 사람이기에 열심히 한 노력을 믿는다. 최선을 다하는 노력 안에서 얻어지는 아름다운 순간을 맞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강매강’과 ‘범죄도시4’를 비롯해 올해만 굵직한 다섯 작품에 출연한 ‘열일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박지환은 “오랫동안 해온 작업이 공개되는 중이다. 계속 참여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지치거나 힘들지는 않지만, 좀 더 좋은 것을 찾고자 하니 괴로운 것은 있다. 그래도 그건 제 몫이라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결국 배우들은 비우는 연기를 하고 싶거든요. 그러려면 다 채워보기도 해야 해서 전 지금 채우는 시기인 거 같아요.”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1.07 06:18
뮤직

곱씹을수록 맛있는 신해철 음악... “인트로 중요성 부각한 가수”

명곡은 시대를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고 신해철의 노래들이 그렇다. 수많은 히트곡이 있지만 특히 ‘그대에게’ ‘일상으로의 초대’ ‘날아라 병아리’는 지금 들어도 시대에 뒤처진 듯한 느낌이 하나 없고, 젊은 세대에게도 깊은 울림과 신선함을 안긴다. K팝의 인기는 절정이고 숏폼과 AI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신해철 노래는 여전히 나이 들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이게 시대통합의 힘이다.◇ 전주만 들어도 뭉클… ‘그대에게’ “대상은 참가번호 16번 무한궤도!”1988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방송된 ‘제12회 MBC 대학가요제’ 대상은 고 신해철이 소속된 무한궤도의 차지였다. 신해철 세글자를 알린 순간이다. 젠지 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는 ‘그대에게’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처음 접했을 수 있겠다. 덕선이와 정환, 보라, 정봉, 선우, 동룡, 노을 등 쌍문동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학가요제’를 보다가 무한궤도의 ‘그대에게’가 흘러나온다. 가사가 나오기도 전 전주만 듣고 쌍문동 친구들은 “내가 16번!”이라며 무한궤도의 대상을 예측한다. 실제로 1988년 ‘대학가요제’ 당시 ‘그대에게’ 전주만 듣고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한궤도의 대상을 직감했다고 한다. ‘이 세상 어느 곳에 서도 나는 그대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가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연인이 써준 편지를 읽는 듯 몽글몽글 한 감정이 올라온다. 특히 ‘그대에게’ 인트로는 지금 발매되는 K팝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을 정도로 세련됐다. 더 큰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청년들을 위한 행진곡이자 그 어떤 노래보다 대학가요제와 잘 어울렸던 ‘명곡’이다. 1988년 당시에는 시나위, 백두산 등의 헤비베탈 밴드가 그 전해부터 TV에 적지 않게 출연하던 터라 대중은 무한궤도보다 더욱 로킹한 사운드에 익숙해져 있었다. 문제는 리드보컬을 맡은 신해철. 키보드를 치며 노래하는 것도 신선한데 기타 솔로까지 구사하니 모두가 방송을 보며 놀라워했다. 로커의 상징인 긴 머리도 아니었고 전형적인 대학생 머리를 하고 투박하게 노래하는 모습이 ‘그대에게’를 더욱 돋보이게했다.◇ 가사에 깃든 철학적인 메시지 영어가사가 즐비한 지금의 K팝과 달리 신해철 노래에는 철학적 메시지가 가득하다. ‘날아라 병아리’는 신해철이 생전에 속해있던 넥스트의 2집 타이틀 곡이다. 신해철 자신이 어릴 적 키우던 병아리 얄리가 죽었을 때의 감정을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실험적인 노래가 많았던 2집 수록곡 중 가장 대중적인 노래다. ‘육교 위의 네모난 상자 속에서 처음 나와 만난 노란 병아리 얄리는, 처음처럼 다시 조그만 상자 속으로 들어가 우리 집 앞뜰에 묻혔다’. 일기장 같은 ‘날아라 병아리’ 도입부를 지나 얄리에게 더 이상 아픔 없는 하늘에서 꽃을 피우라는 희망적인 가사로 끝을 맺는다. 삶과 죽음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했던 신해철의 철학이 담겼다.‘날아라 병아리’는 단순히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슬픔을 표현한 곡에서 의미가 확장돼 사회적으로 소외당하고 약한 존재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래 속 병아리 얄리는 병아리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소중한 존재 등도 은유하고 있어 음악 팬들의 마음을 울린다. 신해철의 명반 중 하나로 꼽히는 정규 3집 ‘크롬스 테크노 워크스’에 실린 곡 중 하나인 ‘일상으로의 초대’는 무엇이든 잘 해내던 시절의 신해철이 그대로 투영돼 있다. 생소한 전자음악이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요즘엔 뭔가 텅 빈 것 같아…. 내게로 와 줘 내 생활 속으로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새로울 거야’. 흔한 사랑 노래에도 깊이 있는 메시지를 시도하고자 한 흔적이 보인다. 곡에 큰 기복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통통 튀는 전자음이 노래가 질리지 않도록 유니크한 매력을 배가시킨다.김헌식 문화 평론가는 “신해철은 우리나라에서 대중가요 인트로의 중요성을 부각했던 가수다. 록 음악을 대중화시킨 장본인이자 언더그라운드 음악도 자주 선보였다”면서 “주목받지 못했던 분야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데 일가견이 있었고, 사회나 정치적인 발언 등 현실 참여 부분도 높았다”고 신해철 음악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10.25 05:45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또다시 캠프 장소를 바꾸는 팀에게, 이번만은

"감독님도 전지훈련 장소를 바꾸자고 하시더군요."지난해 이맘때였습니다. A팀에 계신 분의 설명이 그랬습니다. 그 순간 '보는 눈이 비슷하구나' 싶었습니다. 이야기 나눌 기회가 생겨 A팀에 대한 의견을 드리게 됐습니다. A팀 수비와 관련해 훈련 장소의 문제를 꺼냈습니다. 그해 초 열린 해외 훈련지의 사진을 놓고 땅이 고르지 못한 운동장 상태를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감독님도 같은 문제를 꺼냈고, 구단도 고민하고 있지만 전지훈련지 계약 이슈가 있어 바로 조치하기 어렵다'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문제 인식이 같다는 점에서 일단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야 외부 사람이지만 A팀의 현장과 프런트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온도 차는 다르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올해 초 A팀의 스프링캠프에서 새로운 코치진과 선수들은 어떻게 훈련하는지 관심이 갔습니다. 올 초 캠프 때는 '수비 장인'이라는 어느 코치의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선수들의 수비 자세에 대한 습관과 마인드를 바꾸겠다, 화려한 것보다 견고한 수비가 낫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이번 시즌 막판에 이런 내용의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수비 포비아에 빠졌다, 포구, 송구 하나로 경기가 넘어갈 수 있다(일간스포츠)’, ‘강팀의 기본 요건으로 꼽히는 수비가 여전히 미흡. 올 시즌 실책은 122개로 2위(조선일보)’, ‘최근 6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원인 중 가장 큰 요인은 수비. 수비효율(DER)은 지난해까지 3시즌 연속 최하위(스포츠동아)’, ‘9월 실책 22개로 월등한 1위로 같은 기간 10개 구단 실책 평균 개수는 7개다. 야수진의 집중도가 떨어졌다(스포츠경향)’A팀 수비 이슈는 안타깝지만 고질적이고 만성적입니다. 구단 조직의 변화와 함께 시작한 3주 정도의 집중 훈련만으로 바로 개선되긴 어렵습니다. 이렇게 시즌을 마친 A팀은 다음 전지훈련 장소를 옮긴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를 전한 기사 중에 눈길을 잡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지난 스프링캠프 훈련 환경에 불만이 쏟아졌다. 프로 선수들이 쓰기에 너무 낙후됐고 그라운드는 부상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베테랑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의 동요를 막는 것도 일이었다. 선수들이 마음 놓고 뛰기에 부담스러웠다. 강도 높은 수비 훈련을 진행하는 건 무리였다"라는 내용입니다. 이 부분의 시사점이 많습니다. 첫째, 구단이 솔직하게 인정했다. 둘째, 본질에 집중하게 됐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단지 장소를 바꾼다는 형식적인 내용이 아니라 훈련 환경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기사에서 소개합니다. 그런 장소를 선정한 구단의 책임을 인정한다는 진심으로 읽힙니다. 과거와 결별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합니다. 야구를 업으로 하는 기업의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선언으로 또한 이해합니다. 구단이 속한 그룹 차원의 비즈니스로 훈련 장소를 정하는 것은 충분히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스프링캠프의 기본적인 목적은 최고의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다른 주요 팀이 안정적인 환경을 갖춘 장소를 찾아가고 오랫동안 이용하는 것은 그런 이유입니다. 반대로 자주 장소를 바꾸는 팀이라면 루틴을 그때마다 새로 짜야 합니다. 훈련 내용과 방식에 따라 맞춰 준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환경마저 부실하다면 어찌 될까요.이번이 조직 문화를 바꿀 신호가 아닐까 기대도 걸어봅니다. 전지훈련 장소 하나를 정하는 데도 무엇을 우선순위에 놓을지 철학과 마인드와 연결됩니다. 선수단의 생생한 리뷰를 반영하고 경기력을 중심에 놓는 그런 문화입니다. 경기장 보수 공사를 하더라도 홈팀이 훈련하고 평가전을 치르며 미리 적응할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과거 A팀이 그러했을까요. 안정화되는 시간까지 고려해야 할 텐데 홈 어드밴티지도 누리지 못하고 시즌에 들어가는 모습을 몇 차례나 보며 의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수비 이슈에는 그런 요인들이 묵히고 겹친 결과 아닐까요. 구단 안팎에서는 구단의 경영과 운영이 팀을 중심에 놓는다고 봤을까요. 장소만 바꿔선 시행착오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고심했으나, 주저했던 그 마음을 떠올린다면 다시 해볼 수 있을 겁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0.21 07:30
해외축구

맨유 새 사령탑에 전 바르샤 감독 물망…“설득 위해 선수 영입까지 추진”

사비 에르난데스(44) 전 바르셀로나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새 사령탑 후보로 꼽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사비 감독을 앉히기 위해 그와 함께했던 선수의 영입을 추진 중이라는 주장도 이어졌다.스포츠 매체 원풋볼은 9일(한국시간) 카탈루냐 매체 엘 나시오날의 보도를 인용, “맨유는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사비 감독이 구단을 이끌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맨유의 움직임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름이 사비”라고 주장했다. 맨유의 감독 교체설이 나온 이유는 에릭 텐 하흐 감독이 2시즌 연속 구단 역사상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기 때문이다. 맨유는 올 시즌 EPL 첫 7경기에서 승점 8을 수확하는 데 그쳤다. 지난 시즌 같은 기간 기록은 9였다. 공교롭게도 이 두 기록은 맨유 구단 역사상 최악의 출발 1, 2위로 꼽힌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해에도 경질설에 이름을 올렸다가 잉글랜드 축구협회(FA) 컵 우승으로 유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리그 13위에 머물자, 현지에선 텐 하흐 감독의 경질을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사비 감독이 텐 하흐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이어진 셈이다.매체는 “사비 감독은 대규모 재건 프로젝트를 이끌 이상적인 인물”이라면서 “사비 감독의 업적과 축구 철학은 구단에 신선한 시각과 새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망했다.심지어 사비 감독을 설득하기 위해 그와 함께했던 선수를 영입 중이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적설에 이름을 올린 건 페르민 로페스(21)다. 매체는 “맨유의 사비 감독 영입 전략에는 로페스를 영입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면서 “로페스는 사비 감독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인상을 남겼다”라고 주장했다. 로페스는 지난 2022~23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고, 2023~24시즌에는 사비 감독 아래서 공식전 43경기 11골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중앙 미드필더와 왼쪽 윙으로 활약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 소속팀과의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다. 매체는 “사비 감독이 맨유를 맡는 건 흥미로운 일이지만, 큰 기대와 위험이 따른다”면서도 “사비 감독의 유명한 전술적 능력과 리더십은 맨유가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변화가 성공하려면 사비 감독이 EPL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라고 신중한 전망을 내놓았다.한편 9일 스카이스포츠 영국판은 “맨유가 7시간에 걸친 임원 회의를 진행했지만, 텐 하흐 감독과 관련한 좋은 소식은 없다. 오늘 일어난 일은 일상적인 회의”라면서 “음모론자가 되고 싶다면 ‘회의가 왜 그렇게 오래 진행됐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텐 하흐 감독과 관련한 소식은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선은 “텐 하흐 감독은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믿고 휴가를 떠났다”고 전하기도 했다.김우중 기자 2024.10.09 16:40
영화

[29th BIFF] 사카구치 켄타로 심장이식 실화…‘이별, 그 뒤에도’ 감독 “현실에서 5cm 띄운 작품”

사카구치 켄타로 주연 일본 시리즈 ‘이별, 그 뒤에도’의 제작 비하인드를 구로사키 히로시 감독이 들려줬다.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문화홀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포럼 프레젠티드 바이 넷플릭스&BIFF’ 포럼이 진행됐다. 이날 포럼은 신진 영화 감독, 영상 콘텐츠 제작자들을 대상으로 아시아의 크리에이터들과 넷플릭스의 아태지역 콘텐츠, 프로덕션팀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다채로운 세션이 마련됐다.이날 1-A 세션에서는 ‘Adapting True Stories for the Screen’(실화를 스크린에 적용하는 법)을 주제로 구로사키 히로시 감독과 넷플릭스 일본 콘텐츠팀의 오카노 마키코 콘텐츠 매니저 겸 프로듀서가 시리즈 ‘이별, 그 뒤에도’를 사례로,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영화와 시리즈 제작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이별, 그 뒤에도’는 교통사고로 남자친구를 잃은 사에코(아리무라 카스미)거 죽은 남자친구의 심장을 이식 받은 나루세(사카구치 켄타로)와 재회하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드라마다. 이날 오카노 프로듀서는 “이 이야기는 제 아버지의 장기 이식 실화에서 출발했다. 장기 이식을 통한 ‘기억 전이’라는 의학으로 증명할 수 없는 일이 전 세계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영감받은 이야기다”라고 밝히며 “실화로 이야기를 창작하려면 능숙한 감독이 필요하다”면서 구로사키 히로시 감독을 소개했다.구로사키 감독은 “오카노 프로듀서의 ‘최고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만들어달라는 말에 곧바로 하겠다며 시작됐다”며 “심장이식이라는 사실적이고 무거운 테마도 있으나, 판타지적인 아름다운 이야기로 만들고자 했다”고 주안점을 밝혔다.실화에서 출발한 만큼 2년 여 간의 시나리오 작업 기간 중 1년은 취재에 힘을 쏟았다. 특히 오카노 프로듀서 부친의 주치의가 ‘의학적으로 증명은 못해도 깊이 사랑하는 기억은 평생 남는다’라는 말을 계기로 주제 가닥을 잡힌 만큼 리얼리티와 판타지의 균형 맞추기도 중요했다. 여기에 구로사키 감독의 다큐멘터리 제작 경험이 도움이 됐다. 구로사키 감독은 “작품을 만들기 앞서 취재 단계에서 사실적인 것들을 접하고 그 중 드라마틱한 요소를 찾아내는 작업을 해왔다. 판타지임에도 얼만큼 사실에 입각할지를 프로덕션 과정에서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심장 이식을 한 달에 한번 빈도로 자주하는 전문의를 만나 수술 과정을 자세히 인터뷰하고, 기억 전이 소재의 고증도 물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의사분이 환자 중 장기 이식 성공 후 성격이 바뀐 경험이 있다면서 환자가 행복하고 건강하다면 과학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했다. 그 말에 (작품을 만들) 용기를 얻었다”고 돌아봤다.극 중 두 남녀 주인공이 엇갈리는 서사는 과거에는 통용됐던 로맨스 클리셰지만 스마트폰과 SNS가 보편화된 현재에서는 다소 현실감이 떨어질 수 있었다. 이를 구로사키 감독은 일본 방방곡곡을 탐사하며 홋카이도 오타루라는 적합한 배경을 선정해 보완했다. 그는 “도쿄는 전차가 1~2분에 한 대꼴이지만, 오타루는 시골이라 1시간에 1대이다. 여기라면 탈 수밖에 없기에 우연히 재회도 일어날 수 밖에 없을거라 생각했다. 이렇게 하나씩 찾아가며 깨닫고, 제작진과 이야기를 나누며 설정을 만들어나갔다”고 밝혔다. 구로사키 감독은 스토리가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이 아닌, 캐릭터의 감정이 행동해나가는 것이라는 작품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판타지, 픽션은 스토리 안에서 ‘거짓말’을 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렇게 편리하게 가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은 (현실) 바닥에서 5cm만 띄우자고 생각했다”라며 억지스럽지 않은 판타지이면서 아름답게 세계관을 완성한 과정을 들려줬다. 일례로 트레일러 속 두 주인공이 버스 전복 사고를 당하며 하얀 설원에 쓰러진 장면은 의식을 잃은 배우들의 입김은 제어하면서, 핏자국은 의도적으로 표현하지 않아 ‘마지막 웨딩신’처럼 잔혹하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식이다. 이런 탄탄한 제작에는 넷플릭스의 도움도 컸다고 구로사키 감독은 짚었다. 그는 “아름다우면서 진정성 있게 세계관을 담으려면 오랜 시간 걸쳐 로케이션촬영지를 찾고 미술세트에 공을 들여아한다”며 “그런 환경을 넷플릭스가 제공해줬다. 이는 일본 내 프로덕션과는 다르다”라고 말했다.한편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포럼 프레젠티드 바이 넷플릭스&BIFF’는 넷플릭스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처음으로 협업해 아시아 태평양 전역의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만든 포럼이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06 18:03
영화

[29th BIFF] 류성희 미술감독 “여성 성공=우연? 10년간 장르 영화 하며 편견 돌파했죠” [종합]

“감사합니다. ‘한국 영화 멋있다’라는 말을 계속 들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류성희 미술감독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신설된 까멜리아 상 첫 수상 영예를 안았다. 이를 기념해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5일 취재진과 만난 류 감독은 “첫 수상자가 된 것을 무한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 영화 산업에는 다양한 분야서 전문 인력이 왕성히 활약하고 있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영광을 누리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까멜리아 상은 영화 산업에서 여성의 문화·예술적 기여를 알리기 위해 올해 신설된 상으로, 부산의 시화이자 브랜드 ‘샤넬’의 설립자 가브리엘 샤넬이 좋아했던 꽃 동백꽃(까멜리아)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다. 류 미술감독은 ‘올드보이’, ‘괴물’, ‘아가씨’ 등 다양한 한국 영화의 미학적 완성에 한 축을 담당했으며, 특히 프로덕션 디자인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와 상징성을 다진 장인으로 이번 최초 수상을 거머쥐었다. 지난 2016년에는 영화 ‘아가씨’로 그해 칸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벌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류 미술감독은 이날 한국에서 미술감독의 길을 걷게된 계기를 돌아봤다. 그는 홍익대 도예과를 졸업한 뒤 아메리칸 영화연구소(AFI)에서 영화를 공부한 후 미국 현지 독립영화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런 그가 한국행을 결심한 것은 사막에서 한 서부극을 촬영하면서다.“동경했던 서부 문화지만 여성이 대부분 서부영화 속 ‘콜걸’처럼 그려졌어요. 그 영화를 찍을 때 ‘내가 왜 여기 있지? 내게 조금이라도 재능이 있다면 서양인이 한 것을 답습하며 애쓰기보단 실패하더라도 해보지 않은 것을 하면서 내 시간을 쓰는 게 낫지 않을까’하고 깨달았어요.”그는 ‘동방불패’와 같은 홍콩 영화를 들어 “여성도, 남성도 아닌 임청하 같은 분들이 나온다. 총 대신 무술 한걸음에 세계를 그리고, 역사를 만들고, 우주를 얘기하는 듯한 중성적인 웃음소리, 술 한 모금 마시며 상대를 대접하는 세계에 매료됐다”며 “그래서 한국은 아직 영화계 상황이 좋지 않다는 친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죽더라도 저 사막의 ‘판타지’를 꿈꾸고 싶다고, 모든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털어놨다.한국에서 미술감독, 그것도 여성으로서 출발은 쉽지 않았다. 류 미술감독은 “당시 업계에는 창조적인 일, 영화는 남성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여성은 예산이나 기술 측면에서 선입견이 있어서 제가 직업을 갖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멜로나 로맨스 작품이라면 함께 해보겠다는 제안을 거절하고 수년의 기다림을 가진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은 류승완 감독이었다. 이후 그의 소개로 봉준호 감독, 박찬호 감독 등 한국영화 르네상스기를 이끈 새 세대를 만나며 류 미술감독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 “사실 이 산업에서 여성의 성공은 우연이라 여겨졌어요. 저는 그렇게 여겨지지 않기 위해 10년간은 장르 영화만 하겠다고 결심했죠.”누아르나 스릴러 등 장르물을 하며 업계의 선입견을 돌파해 온 그만의 철학을 묻자, 류 미술감독은 “아름다움과 추함이 무엇인지 답을 갖고 고집하는 게 아닌, 시대에 맞춰 열린 마음을 갖고 사람들과 함께 다시 질문을 던지고 서로 영감을 갖고 느낄 수 있게 표현하는 것”이라며 “선입견을 최대한 제거하고 새롭게 발견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저는 이 일을 ‘고고학적 판타지’라고 정의해요. 대본을 수차례 읽고 제가 느낀 감정과 미술 설계를 정리한 후에는 음악이든 책이든, 사진이든 방대한 양의 리서치를 진행하는데 제 일이 역사학자가 아닌, 누군가의 마음에 판타지를 만드는 일이라는 걸 잊지 않으려 해요.”까멜리아 상은 다른 여성에게 영감을 주는 상이기도 하다. 류 미술감독은 “제 목표는 ‘탁월함’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무언가 한 분야에서 탁월함이 될 수 있을까, 아직 그 과정 중에 있기에 스스로 기대감도 있다”면서 “여성 영화인들이 성별을 떠나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잡고, 조금 더 박차를 가하면서 ‘탁월함’에 이르면 편견은 어느 순간 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편견 자체에 부딪히면 힘에 부치니까 오히려 편견을 ‘문’으로 보면 어떨까요. 제가 장르 영화를 했던 건 그를 제 정체성으로 만들어서, 선입견을 돌파하는 문으로 만들어왔다고 생각해요. 부딪칠 벽보다는 문으로 만들 기회로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이번 수상으로 새 족적을 남긴 류 미술감독이 바라보는 다음은 어디일까. 그는 “판타지와 SF를 만들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어 “사실 SF 판타지는 쉽지 않다. 그런 시대와 문화를 온전히 구현하려면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산업 상황이 어렵지만 ‘우리나라도 SF 판타지 멋있다’는 말 듣도록, 좋은 후배들도 배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상을 받을 때 쑥스러운 건 제가 개인 작가면 몰라도 영화는 많은 분과 함께 만드는, 협업이 본질이기 때문이에요. 그 점을 잊지 않으려 해요. 그래도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는 점은 저를 이야기할 때 ‘여성 미술 감독’이 아닌, ‘미술감독 류성희’라고 소개하는 겁니다. 그것이 후배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라요.”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05 19:25
프로축구

“고개 숙이지 말고, 상대 축하해 주자” 우승보다 더 큰 가치 가르친 최광희 감독 [IS 현장]

부산 아이파크 17세 이하(U-17) 유스팀(개성고)이 K리그 인터내셔널 유스컵 인천 2024 준우승을 차지했다. 결승 무대까지 오르면서 내심 우승을 노렸지만, 결승에서 에스파뇰(스페인)에 완패했다. 최광희 부산 U-17팀 감독은 아쉬움 속에서도 “정말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상대가 너무 좋은 팀이었다”며 에스파뇰을 향해 박수부터 보냈다.최광희 감독이 이끈 부산 U-17팀은 4일 인천문학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에스파뇰에 0-3으로 졌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내준 채 수세에 몰렸던 부산 U-17팀은 결국 전반전 1골, 후반전 2골을 연이어 실점한 뒤 고개를 숙였다. 우승 실패가 확정된 뒤 몇몇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누워 아쉬움을 삼켰다. 주저앉아 망연자실해하던 골키퍼를 향해 상대 선수들이 직접 다가가 위로하기도 했다.시상식까지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최광희 감독은 “예상했던 대로 너무 좋은 팀이었다”며 깔끔하게 결과를 승복했다. 최 감독은 “상대는 기술적인 부분만 좋았던 게 아니었다. 앞선 경기들을 봤을 때도 압박이나 전진하는 속도, 투쟁심도 좋다고 느꼈는데, 경기를 해보니까 더 좋았다”며 “선수들도 경기를 하면서 압박의 강도나 템포가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하더라. 정말 좋은 경험이 됐다”고 했다.스코어뿐만 아니라 이날 경기 내내 부산 U-17팀은 에스파뇰의 강력한 압박과 짜임새 있는 패스 축구에 고전했다. 최 감독은 “경험의 차이가 큰 것 같다. 경기 압박 강도도 사실 우리나라 팀들은 성적이 중요하다 보니까 대회에 나갔을 땐 평소와 다른 방향성 속에서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하는 부분들이 있다”면서 “하지만 유럽 팀들은 그런 것보다 경기 내내 자기들의 방향성과 플랜, 스타일과 철학적인 부분들을 꾸준히 가져간다. 70분 내내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성을 가져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돌아봤다.이어 “힘을 쓰는 게 다른 느낌이다. 파워, 피지컬 등 부딪히는 힘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공을 가운데에 놓고 경합하는 과정, 공을 이동할 때 따라가면서 부딪히는 게 달랐다. 결국 운영이나 집중하는 포인트가 다른 거 같다”며 “경기가 잘될 때 우리나라는 오버하는 느낌이라면, 유럽 팀들은 유지하면서 한다. 경기가 잘 안 될 때 우리나라는 떨어지지만, 상대는 서로 끌어나가는 느낌이다. 신체적인 것도 있는데 정신적인 측면도 다르다. 축구를 대하는 집중력이나 느낌에서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경기내용도, 결과도 어떻게 보면 ‘실력 차’를 고스란히 느낀 경기였다. 최광희 감독도 “만약 에스파뇰과의 결승전이 박빙의 승부를 했다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경기를 치르다가 졌다면 아쉬울 수 있겠지만, ‘우리와 수준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경기 후 고개 숙인 채 아쉬워하던 선수들에게 ‘고개 숙이지 말라’며 위로해 준 것도 같은 이유였다.최광희 감독은 “경기 후 아이들이 아쉬워하고 실망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래도 고개 숙이지 말고, 결승까지 온 부분에서도 충분히 잘한 거라고 얘기해 줬다. 상대가 우리보다 더 나은 팀이었기 때문에, 결과를 못 가져온 그 속에서 얻은 경험과 배운 부분을 토대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잡자고 했다. 고개 숙이지 말고, 고개 들고 상대인 에스파뇰의 우승을 축하해 주자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결과를 인정하고 상대를 향해 박수를 보내는 스포츠맨십에 대한 가르침은, 어쩌면 이 나이대 우승이라는 결실보다 더 중요한 가치이기도 했다.결과를 떠나 처음 참가한 K리그 인터내셔널 유스컵을 통해 얻은 것도 참 많은 대회가 됐다. 최광희 감독은 “앞으로도 이런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 저도, 아이들도 각자의 플레이 스타일이나 명확한 철학, 신체가 다른 특징에서 오는 압박 강도 등이 너무 달라 너무 큰 경험이 됐다. 그런 부분에서 도움이 많이 됐다”며 “전술적인 부분은 미디어를 통해 접할 수 있고 또 볼 수도 있지만, 결국 몸으로 느끼면서 아이들이 경험하는 부분들이 많다. 좋은 경험이 되게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선수들뿐만 아니라 ‘지도자’ 최광희 감독에게도 큰 도움이 된 건 물론이다. 최 감독은 “저도 엄청 많이 배웠다. 다른 팀들의 플레이 스타일은 말할 것도 없고, 외국팀들의 지도자 분들은 벤치에서 어떻게 코칭하는지, 선수들과는 어떻게 교감하고 그걸 또 어떻게 운동장에서 실행하는지에 대한 부분을 배웠다. 일본, 스페인, 독일도 서로 달라 많은 도움이 됐다”고 웃어 보였다. 해외 팀들과 경기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이를 통해 K리그 유스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대회 취지와도 맞닿아 있었다. 지난해 처음 개최된 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K리그 인터내셔널 유스컵은 K리그 유소년들의 국제 교류 활성화를 고민하던 프로축구연맹이 주최하는 대회다. 부산과 FC서울과 수원 삼성, 전북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 부평고 등 국내 6개 팀과 에스파뇰과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아우크스부르크(독일), 에버턴(잉글랜드), 가시와 레이솔(일본), 산둥 타이산(중국) 등 해외 6개 팀이 참가했다.지난달 28일 개막한 이번 대회는 6개 팀씩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위에 오른 부산과 에스파뇰의 4일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 안더레흐트(벨기에)에 이어 올해는 에스파뇰이 우승을 차지하며 2회 연속 해외 초청팀이 정상에 올랐다. 에스파뇰의 우승을 이끈 호엘 플레게수엘로스 에스토르가 최우수선수상, 알베르트 바리아스 이 마시아스가 득점상을 받았다. 최우수지도자상 역시 마르크 살라바르데르 부소 에스파뇰 감독의 몫이었다.인천=김명석 기자 2024.10.05 07:03
산업

난타전으로 흐르는 한미약품그룹의 오너가 분쟁

한미약품그룹이 경영권 분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오너가 모녀·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3인 연합’과 오너가 형제 측이 서로 임시 주주총회를 신청하며 난타전 형국으로 접어들었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에서 양측의 이사 선임을 두고 표 대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형제 측, 한미약품 임시 주총 요구 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법원에 계열사인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이번 주총 소집 허가 신청은 지난달 30일 한미사이언스가 공문을 통해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한미약품 이사 지위 해임 안건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임시 주총 개최를 제안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을 포함, 모든 계열사 간의 원만한 협업과 균형 관계를 유지시키고, 이를 통해 최선의 경영이 이뤄지도록 하는 지주사 본연의 역할과 목적 수행에 충실하고자 한다"며 신청 배경을 전했다.이에 한미약품 측은 지난달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 대한 안건이 다뤄지지 않은 점으로 고려해 이번 임시 주총 신청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독단적 결정이 아니냐며 맞서고 있다. 한미약품은 "임시 주총 허가 신청은 상법상 이사회 결의를 전제로 하는 중요한 업무 집행 사항"이라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규정에서도 중요 자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 이사 해임 등 '중요한 소송 제기'를 이사회 결의 사항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지난 5월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총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의결 과정을 거친 후 진행됐다"며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 없이 독단으로 임시 주총 허가를 신청한 것이라면 이는 절차적 정당성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으므로 먼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법원이 한미사이언스 측의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 이어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까지 주총 표 대결이 벌어짐에 따라 올해 초부터 이어져 온 한미약품그룹 내 경영권 분쟁이 다시 격화할 전망이다.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대표는 박준석, 장영길을 한미약품의 사내이사 선임을 안건으로 올릴 것을 공시했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7대 3 구도로 모녀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3인 연합’ 측이 우세를 점하고 있다. 형제 측의 요구가 수용되기 힘든 구조다. 그래서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회장을 끌어내리고 자신의 사람인 2명의 사내이사를 선임해 이사회 구도를 5대 5로 맞추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연이은 표결 경쟁 ‘내상’ 우려 지난 8월 한미약품이 독자경영을 선언하자 임종윤 이사는 이사회를 소집해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노렸지만 표결 대결에서 패한 바 있다. 하지만 임시 주총이 개최되면 또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2%를 가진 최대 주주다. 임종훈 대표가 이사회를 통해 밀어붙인다면 전혀 승산이 없는 게임은 아니다. 물론 11월 28일로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3인 연합’과의 표결 대결을 잘 방어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한미약품의 경우 국민연금 10.06%, 신동국 회장 7.71%, 한양정밀 1.42%, 소액주주 39.14%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연이은 표결 경쟁으로 인해 ‘내상’이 우려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은 실적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소모전’에 불과하다. 한미약품은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는 셈이다. 한미약품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 7818억원, 영업이익 1348억원, 순이익 1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44.8%, 61%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 한미약품은 지난달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밸류업 지수 편입 100종목 중에서 헬스케어 12종목에 포함하는 등 순풍을 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오너가 분쟁이 순항하고 있는 한미약품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경영권 분쟁이 길어진다면 신약 개발 등 중장기 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박재현 대표는 한미약품 창립 51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초심’과 ‘한마음’을 강조했다. 그는 “신약 개발과 제약강국을 향한 초심을 지키며 정도 경영에 최선을 다하자. 임성기 선대 회장의 신약 개발·제약 강국을 향한 신념과 철학을 결코 잊지 말자. 이 철학과 신념이 있었기에 한미약품이 지금의 모습으로 커 올 수 있었고, 앞으로도 초심을 지켜야 역동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앞으로도 임직원은 한미약품을 100년 기업으로 키우자는 한마음으로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해주길 부탁한다. 나 역시 겸손한 자세로 원칙과 절차를 지키는 정도 경영으로 회사와 여러분을 성장시키는데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0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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