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99건
배구

"내 마지막 경기 많이 봐주셨으면" 김연경의 라스트댄스 파워

'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의 '라스트댄스'를 보러 구름 관중이 몰려들고 있다. 16일 경기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홈)-흥국생명(원정)전에는 만원 관중이 모여들었다. IBK기업은행 홈 경기가 매진된 건 이번 시즌 두 번째(2024~25시즌 홈 1호 매진, 11월 2일 흥국생명전 3962명)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김연경의 은퇴 발표로 매진을 이룬 거 같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지난 13일 GS칼텍스 종료 후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V리그를 넘어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였다. 튀르키예·일본·중국 등에서 11시즌을 활약한 김연경은 V리그에선 8시즌 뛰면서 최소 경기 5000득점(221경기)을 기록했다. V리그에서 그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놓친 건 2008~09시즌 한 번 뿐이다. 올 시즌에도 국내 선수 득점 1위, 성공률 1위를 달릴 만큼 여전한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실력뿐 아니라 인기도 최고다. 여자 배구는 2012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의 4강 신화를 발판 삼아 남자부 인기를 추월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대표팀에서 맹활약한 김연경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연경의 인기는 관중 동원력과 TV 시청률에서도 드러난다. 올 시즌 남녀부를 통틀어 관중 톱10 경기에 흥국생명(홈 7경기, 원정 3경기)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흥국생명의 홈 관중(평균 4078명)은 나머지 6개 구단(평균 2148명·15일 기준)의 두 배 수준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세계적인 선수의 플레이를 2만원의 입장료로 관전한 것은 큰 메리트였다. 여자 배구의 인기와 선수 연봉 증가는 모두 김연경 덕분"이라는 글이 올라왔다.남은 경기 역시 팬들의 발걸음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은 "경기가 많이 남지 않았지만, 팬들이 배구장에 오셔서 내 마지막 경기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웃으면서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16일 IBK기업은행을 3-0으로 격파한 흥국생명(승점 70)은 최근 9연승 속에 여자부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현대건설(승점 56)과 격차가 커 챔피언 결정전 직행 가능성이 높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 확정 후에는 주축 선수에게 휴식을 부여할 방침이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합쳐도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는 10경기 이내일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은 우승이 간절하다. 2023년 2월에도 은퇴 고민을 밝혔지만, 챔프전 우승을 놓치자 고민 끝에 선수 생활 연장을 택했다. 2023~24시즌 종료 후에도 같은 과정을 거쳤다. 그는 "정상급 기량을 갖췄을 때 은퇴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라며 "배구하면서 많은 열정을 쏟았다. 은퇴 결정에 후회 없다. (시즌 끝까지) 모든 걸 쏟아내려고 한다. 팀 성적과 관계없이 최선을 다해서 좋은 마무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한국배구연맹(KOVO)은 이번주 구단들과 만나 김연경의 '은퇴 투어' 등 다양한 이벤트를 논의할 예정이다. 김연경은 5월 개최하는 'KYK 인비테이셔널 2025' 이벤트 경기에서 은퇴식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이형석 기자 2025.02.17 16:55
배구

흥국생명, 9일 국가대표 리베로 김해란 은퇴식 개최

지난해까지 흥국생명에서 뛴 김해란(41)이 은퇴식을 갖는다. 흥국생명은 "9일 오후 4시 인천 삼삼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페퍼저축은행과의 홈 경기 종료 후 김해란의 은퇴식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은퇴식은 경기 종료 후 헌정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기념품 전달과 인터뷰 순으로 진행된다. 2005년 V리그 출범과 함께 프로 무대에 입문한 김해란은 총 19시즌 동안 활약하며 여자부 최고의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2017~18시즌 흥국생명으로 이적해 2018~19시즌 팀의 네 번째 우승을 이끌었다.김해란은 2009~10시즌 여자부 최초로 수비 5000개, 2015~16시즌에는 역대 최초로 수비 10000개를 달성했다. 통산 리시브와 디그를 합산해 1만6118개의 수비 성공을 기록, 쉽게 깨지기 어려운 대기록을 남겼다.국가대표 리베로 출신인 그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한국 여자 배구의 4강 신화 달성에 힘을 보탰다. 2020 도쿄 올림픽 예선에서는 한국이 3회 연속 본선에 진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구단은 "김해란 선수는 흥국생명뿐 아니라 한국 여자배구 역사에서도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선수다. 이번 은퇴식은 한 시대를 풍미한 리베로와 팬들이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면서 "많은 팬들이 이번 은퇴식에 함께해 그의 빛나는 커리어를 함께 축하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형석 기자 2025.02.04 15:09
축구일반

‘정몽규 대항마?’ 허정무 “흔들리는 韓 축구, 내가 직접 발로 뛰겠다” [IS 송파]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허정무(69)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권위를 내려놓고 직접 뛰겠다고 공언했다.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아테네홀에서 대한축구협회장 출마 기자회견을 연 허정무 전 이사장은 “지금 대한민국 축구는 흔들리고 있다.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도 밟아보지 못한 채 예선에서 탈락했다. 깨끗하지도, 투명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하다. 대한축구협회의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운영체계는 급기야 시스템의 붕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고 지적했다.정몽규 회장 체제의 대한축구협회(KFA)는 근래 들어 행정 난맥상을 드러냈다. 지난해 축구인 사면 파동에 이어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 홍명보 감독 등 대표팀 사령탑 선임 절차와 관련한 논란은 여전하다.허정무 전 이사장은 “문제점은 의사결정 구조에 있다고 생각한다. 독단적인 운영 방법으로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감독 선임 등 협회장만의 결정으로 돼서는 안 된다.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협회는 투명하고, 공정하고, 혼자만의 결정이 아닌, 윗사람의 눈치 보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풍토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화합’을 외쳤다. 허정무 전 이사장은 “화합을 위해 내 모든 걸 내려놓겠다. 우리 축구인들이 함께할 기회를 만들겠다. 간담회, 모임, 지역별 세미나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의를 위해 하겠다. 다른 종목을 보면 서로 다투다가도 한 가지 목표가 정해지고 자기 종목에 대한 문제가 나오면 힘을 합치는 게 부러웠다”고 전했다.이어 “나는 권위적인 것보다 내려놓고, 발로 뛰고 함께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려놓는다는 의미가 내 의견을 내세우고 고집을 세우기보다, 듣는 데 중심을 두고 해나갈 것이라는 거다”라고 덧붙였다.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달 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을 거친다. 선거는 내년 1월 8일에 열린다.4선 도전이 유력해 보이는 정몽규 회장은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만약 정 회장이 4선 도전을 선언한다면, 허정무 전 이사장이 대항마가 될 전망이다.허정무 전 이사장은 “나는 지금 유소년 축구부터 프로팀까지 우리나라 축구 현실, 밑바탕을 속속들이 안다. 그게 내 장점이다. 우리 축구인들이 한국 축구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이 내가 축구인으로서 감히 도전하는 이유면서 장점”이라고 자신했다. ▲다음은 허정무 기자회견 일문일답.-후보자라는 호칭은 몇 번째인지.1998년에 있었던 대표 감독 경선이 있었다. 그때 당시 대표팀 경선을 해본 경험은 있지만, 선거는 처음이다.-어느 시점에 출마를 결심했는가.나는 사실 부정적이었다. 10여 일 전에 결심한 동기는 매스컴에서도 왜 축구를 위한 축구협회인데 축구인들을 위한 목소리가 보이지 않고 나서지 않느냐, 능력이 없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누군가는 축구를 위해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용기를 냈다.-현재 대한축구협회의 어떤 점이 가장 큰 문제인지.여러 문제점이 많았다. 사면 파동, 클린스만 감독, 현 감독 선임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불거졌다. 그런 모든 문제는 의사결정 구조에 있다고 생각한다. 독단적인 운영 방법으로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감독 선임 등 협회장만의 결정으로 돼서는 안 된다. 시스템의 부재,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협회는 투명하고, 공정하고, 혼자만의 결정이 아닌, 윗사람의 눈치 보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풍토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유쾌한 도전이란 슬로건을 내건 배경은.긴장을 하고 모든 일을 처리하면 경기장에서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다. 협회도 직원들이 밝은 분위기 안에서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스스로 이뤄내려는 책임감과 분위기가 된다면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힘든 일일지라도 유쾌하게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서 ‘유쾌한 도전’이라고 했다. -외부에서 볼 때 축구인들이 나뉘었는데, 어떻게 봉합할지.우리 축구인들이 함께해야 하는데, 서로 의견이 갈린다. 물론 의견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축구라는 대의를 위해서는 전체가 힘을 합치고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자리를 마다하지 않고 통합과 화합을 위해 뛰겠다. 상당히 시간이 걸리는 일도 있겠지만, 화합을 위해 내 모든 걸 내려놓겠다. 우리 축구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 간담회, 모임, 각 지역별 세미나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의를 위해 하겠다. 다른 종목을 보면 서로 다투다가도 한 가지 목표가 정해지고 자기 종목에 대한 문제가 나오면 힘을 합치는 게 부러웠다.나는 권위적인 것보다 내려놓고, 발로 뛰고 함께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려놓는다는 의미가 내 의견을 내세우고 고집을 세우기보다 듣는 데 중심을 두고 해나갈 것을 생각하고 있다.-현 집행부에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외부 압박이나 어려움은 없었는지.많이 들었다. 지금도 들려오고 있다. 옆에서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한다. 감히라는 소리도 들린다. 나는 의외로 그런 면에서 두려움이 없다. 도전하는 이는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책을 냈는데, 나는 도전을 할 것이다. 어떤 소리도 두려워하지 않고 귀에 담지 않고, 해야 할 일에 목표를 두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당선을 어느 정도 확신하면서 선거를 준비하는지.나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 급박하게 꾸리다 보니 캠프도 못 꾸렸다. 기자회견을 마치면 구체적으로 선거 전략이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하겠지만, 내가 출마해서 결과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축구인으로서 자긍심,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마지막 헌신을 하고 힘을 쏟아보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설사 당선이 안 되더라도 최선을 다한다면 후회는 없다. 만약 내가 중임을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해보겠다. 나는 징검다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똑똑하고 유능한 후배 축구인들이 앞으로 마음 놓고 해나갈 수 있는 기초를 다지고자 한다.다섯 가지 외에도 더 많다. 제대로 근무하는 모든 분과 축구 팬이 긍정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정몽규 회장이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정 회장보다 어떤 점이 나은가.내 장점이라면, 나는 현장을 안다. 지금 유소년 축구부터 프로팀까지 우리나라 축구 현실, 밑바탕을 속속들이 안다. 그게 내 장점이다. 우리 축구인들이 한국 축구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이 내가 축구인으로서 감히 도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점이기도 하다. -여자축구연맹이 WK리그 운영을 포기했는데, 해결 방안은. 내가 알기로는 여자 축구에 대한 지원이 전무하거나 미흡하다고 알고 있다. 자체 내에서 스폰서를 구해서 겨우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북한은 17세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약 오르지 않은가. 우리 여자축구는 좋아지다가 멈춰 있다. 리그가 중단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축구가 없어지는 것이다. 나는 저변 확대를 더 하고 발전해야 한다면, 파주 트레이닝센터를 왜 급하게 없앴는지 궁금하다. 지금이라도 파주시와 협의하고 좋은 방안을 마련해서 여자 축구나 유소년 축구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자 축구도 엄청 인기가 좋고, 세계적으로 굉장한 관심이 있다.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협회에서도 적극 지원할 것이다.-파주 트레이닝센터를 살릴 수도 있는가.아직 여지는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파주시에서 대한축구협회와 만료된 후에 지금도 몇 차례 유찰된 것으로 알고 있다. 거기는 내가 대표팀 감독할 때 문체부를 직접 찾아가서 만든 곳이다. 현재 마땅히 활용할 사람, 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직 파주시와 협상할 여지가 있다. 가능하다면 축구센터가 있는 것이 대대적으로 명분이 있다. 반드시 살릴 필요가 있다. 거기 있는 모든 게 축구를 위한 시설이다. 그래서 나는 아쉽게 생각한다.-천안축구센터 준공이 가장 큰 과제인데, 막대한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상당히 민감한 질문이다. 이런 문제는 작은 프로젝트가 아니다.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런 규모의 축구센터를 만드는 것은 자랑스럽지만, 추진 과정이 성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가 직접 관여하지 않았기에 거기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분석, 계약이 어떻게 체결돼 있고 누가 참여하고 어떤 형태로 진행되는지를 분석해서 거기에 대한 대첵을 세워야 한다. 필요하다면 기업도 한 기업이 아닌 여러 기업이 참여할 수 있고, 재원 마련도 여러 각도로 생각해야 한다. 천안축구센터를 급박하게 추진하면서 상당히 많은 부채를 안고 있다고 안다. 나는 어디서 돈을 받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성급한 대답인 것 같다. 비즈니스맨이 돼서라도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전문가들과 상의해서 해나갈 생각이다.-대기업 총수도 재정 문제로 어려워하는데, 어떤 방법이 있는지.대기업 총수들이 협회장을 하면서 기부도 하고, 찬조도 했으나 대규모 자금을 내놓은 적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축구인으로서 2001년도에 용인축구센터를 건립했다. 국가의 보조금 없이 용인시 지자체 예산 310억원 들여 만든 경험이 있다. 내가 국회도 찾아다니고, 시에서 브리핑도 하고, 지역 국회의원 방에서 브리핑도 했다. 시의원, 직원들을 설득해서 용인축구센터를 만들었다. 지금도 천안시, 문체부, 관련 기업들 등 좋은 방안을 찾고 지원받고, 능력 있는 분들의 도움을 받아 최소화해야 한다. 아마 지금까지 자립할 수 있었던 것을 정몽규 회장이 만들어 주셨다.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 상태로 가면 빚더미에 안게 된다. 앞으로 투명한 경영과 운영이 필요하다.야구를 한 번 둘러보면, 허구연 총재께서 취임해서 굉장히 어렵다가 코로나19 이후로 최고의 성과를 얻고 있다. 그분이 기업 총수인가. 아니다. 나도 야구의 허구연 총재 못지않게 해낼 자신도 있고, 발로 뛰면서 반드시 만들어 낼 각오가 있다.-2014년에 축구협회 부회장을 하면서 행정을 경험했는데, 정몽규 회장을 본 느낌은.브라질 월드컵 이후 축구협회에서 책임을 지지 않느냐 해서 내가 물러난 기억이 있다. 정몽규 회장께서 성실하고, 아직 일에 몰두하시는 분이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 많은 행정상 난맥이 있지만, 사람 자체를 내가 비난할 의도는 없다.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내가 협회에 있던 1년 동안 느낀 것은 참 의사결정 자체가 잘 안 된다였다. 어떤 조직에서 안건이 올라왔을 때는 그 처리가 각 전문 부서, 담당 부서 등 의견 조율이 되고, 거기에서 찬반을 거쳐, 검토, 보류, 추진이 있어야 한다. 근본적으로 축구에 대한 열정이나 사랑은 많이 가지신 분이라고 생각한다.-현 축구협회 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건지.나는 K리그1에서 7부까지 합친다는 건 많이 검토해야 한다. 졸속으로 진행돼야 하는 사항이 아니다. 트레이닝센터는 우리 자산이며 축구인들의 터전이다. 정말 귀중하게 쓰지 않았는가. 하루아침에 중단하는 것은 너무 아깝다. 나는 천안축구센터는 조금 더 서서히 갔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워낙 급하게 추진하다 보니 문제점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반드시 파주트레이닝센터도 필요하다.잘 된 건 계속 추진하고, 잘못된 것은 과감히 바꿔야 한다. 독단적으로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전문가 그룹을 통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당선되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홍명보 감독을 바라보면서 고난의 연속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현 집행부에서 결정하고 진행되는 상황이다. 특히 아주 중요한 시기다. 월드컵 예선을 치르고 있고, (현 회장의) 임기도 끝나지 않았다. 나는 후보자일 뿐이다. 지금 계속 가야 한다,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부적절하다. 만약 기회가 주어져서 상황이 오면, 분명히 의견을 밝히겠다.전력강화위원회가 있지 않은가.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상황이었기에 이런 일이 발생한 거 아닌가 싶다. 그런 기능을 협회 회장이 감독을 선임, 해임하는 것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 지금 있는 위원회라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7명이든, 8명이든 각 연령별 대표팀 감독, 여자 감독 등을 선임할 때, 위원회가 하루아침에 모여서 결정하고 추천하고 선임하는 과정이 아니라, 현재 감독 임기가 1~2년 남았더라도 차후 감독을 리스트업 하고 해외, 국내를 막론하고 능력 있는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6개월 이상 검증하고 지켜보고 협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달, 두 달 내에 급속하게 하다 보니 자꾸 안 좋은 일이 발생한다. 그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그 위원들은 협회 회장, 임원들에게 간섭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검증하는 방법을 충분히 증명해야 한다.-해외에서 뛰는 자원을 축구협회에서 파악하는 시스템을 만든다고 했는데.일본은 이미 뒤셀도르프에 해외 거점을 마련했다. 우리도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우리 유스 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유럽 쪽에 많이 가 있다. 정보를 몰라서 실패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특히 한국 선수들이 해외에서 눈에 띄게 많이 활동하고 있다. 외교적인 문제에서도 꼭 필요한 상황이다. 직원들이 선진축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 유스와 해외 거점이 연결돼서 국내 선수들이 무작정 보따리 싸서 계획도 못 짠 상태에서 나가는 것보다, 철저히 계획을 세워 제대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거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임무를 맡게 되면, 그건 반드시 추진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외교적인 면을 보면, 독일 도르트문트 등 이쪽도 가능하다. 하지만 독일은 날씨가 굉장히 춥다는 단점이 있다. 남프랑스 보르도 지점, 스페인 빌바오, 말라가 등도 가능하다. 그건 차후 신중한 논의를 거쳐 진행해야 한다.생각보다 엄청난 예산이 들 것으로 생각하지만, 최대한 재정적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못 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만약 당선되면 젊은 축구인들이 행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는데, 박지성, 이영표 등이 함께 일할 수 있는지.반드시 해야 하는 상황이다. 생각 정도로 끝날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그런 분들은 잠깐 들어왔다 나가는 일이 많다. 주도적으로 끌고 나갈 분위기가 아니라 그런 걸로 알고 있다. 젊은 인재들, 해외 경험이 풍부한 인재들이 한국 축구를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이영표나 박지성, 이동국 등 축구인들이 요즘 바쁘다. 여기 와서 들러리 역할을 안 하려고 하는데, 들러리 역할이 아닌 실제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팬들을 보면 A매치를 할 때는 표를 못 구해서 난리다. 정작 국내 아마추어 시합, 프로 리그에는 자리가 빌 때가 많다. 이게 어떤 현상인가 생각해 보고 있다.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볼까 생각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국내 SNS를 포함한 축구와 관련된 모든 것에 팬들이 참여할 경우 마일리지로 적립돼서 혜택을 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A매치 우선 관람 기회,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때 응원단으로 우선 참가할 수 있는 혜택 등 마일리지 적립을 통해 더 참여하고 관심을 갖고 축구에 대한 사랑을 함께 나눠갈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기회를 주신다면 추진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간담회, 모임 등이 있겠지만,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줄탁동시라는 말의 뜻은.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주고 안에서 병아리가 쪼아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함께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 사람만으로 안 되고, 양쪽에서 힘을 합쳐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각오.그동안 대표팀 감독도 명예롭게 시간을 할애했고, 박지성 선수 발탁했을 때는 항간에 바둑을 두면서 데려왔다는 이야기가`전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겠다. 바꿀 건 확실히 바꾸고 키울 건 확실히 키워서 협회다운 협회를 만들겠다. 이제는 16강이 아닌, 8강, 4강으로 가는 기틀을 마련하고 싶다. 많이 돌봐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다음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의 변 전문 대한민국 축구 새로운 100년을 생각합니다.- 허정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며 -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바쁜 일정에도 관심을 갖고 참석해주신 언론인 여러분, 그리고 오늘도 대한민국 축구발전을 위해 수고하고 묵묵히 땀 흘리는 축구인 여러분! 저는 오늘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우리 대한민국 축구는 2002년 월드컵 유치와 4강 신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원정 첫 16강!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그리고 지난 카타르 월드컵 16강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축구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도 밟아보지 못한 채 예선에서 탈락했습니다. 깨끗하지도, 투명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합니다. 대한축구협회의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운영체계는 급기야 시스템의 붕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축구 팬들의 질타와 각계각층의 염려, 무엇보다도 선후배 동료 축구인들의 갈등을 눈앞에서 지켜볼 때는 한없이 괴로웠습니다. 어쩌다 대한민국 축구가 이렇게까지 되었나 하는 한탄과 함께, 축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께 죄송할 뿐이었습니다.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모두가 축구협회의 환골탈태를 바라지만, 거대한 장벽 앞에서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더 이상 방관자로 남지 않기로 했습니다.누군가는 이 추락을 멈추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우리 축구를 다시 살려내는데 작은 밀알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돌아보면, 그동안 대한축구협회는 오랜 기간 전임 회장님들의 헌신과 노력을 통해 많은 발전을 이룬 것도 사실입니다. 전임 회장님들께서 개인적인 헌신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대한민국 축구가 성장하고 결실을 이루었으며,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불투명하고 미숙한 행정의 연속, 그리고 잘못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으려는 부끄러운 행동으로 협회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고, 대한민국 축구는 퇴보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위기와 실망을 극복하고,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첫째, (동행) Open KFA, With All입니다. 열린 경영과 활발한 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 모든 의사결정 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수행하겠습니다. 그리고 팬들의 참여를 보장할 조직과 문화를 만들겠습니다.디지털, AI 시대 온/오프라인 다양한 뉴미디어를 통한 소통의 장을 확대하여 MZ세대와 여성팬을 포함한 모든 축구팬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항상 함께하겠습니다.둘째, (공정) 시스템에 의한 투명하고 공정한 협회 운영입니다. 국가대표 감독을 포함한 지도자 선발, 선수 선발, 각종 계약 체결 등은 해당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등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하여 협회장이나 집행부의 입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국제경험이 풍부한 축구 관계자와 각 분야 전문가들을 새로운 축구 행정 리더로 양성하여 세대교체를 이루는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셋째, (균형) 지역협회의 창의성과 자율성 보장입니다. 이제는 중앙의 협회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17개 시도협회에 책임과 권한을 돌려줘 지역협회 스스로 창의성과 자율성을 발휘해 운영되도록 하고, 재정자립 방안 마련도 추진하겠습니다. 넷째, (투명) 체계적인 지도자 육성 및 선임 시스템 마련하겠습니다. 축구 지도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선수 육성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절차와 시스템을 통해 장기적인 계획 아래 연령별 지도자를 육성하고 그 속에서 대표팀 감독 등 지도자를 능력에 따라 체계적으로 선임하겠습니다. 또한, 지도자와 심판들의 처우개선 방안도 마련하겠습니다. 정부 관련부처, 금융기관 등과 협의하여 축구인복지조합을 설립하고 축구인 연금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다섯째, (육성) 축구꿈나무 육성과 여자축구 경쟁력 향상입니다.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달렸습니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에 따라 선수 육성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유소년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해외거점 설립을 추진하겠습니다. 뜨거운 관심과 높아진 여자스포츠 인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여자축구리그를 활성화하고 여자축구 경쟁력을 높이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언론인 그리고 축구인 여러분! 대한민국 축구는 지금 이 순간만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미래 100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제 모든 것을 쏟아부으려고 합니다.그러나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결코 할 수 없습니다.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습니다.‘줄’은 달걀이 부화하려 할 때 알 속에서 나는 소리이고, ‘탁’은 어미닭이 그 소리를 듣고 껍질을 쪼아 깨뜨리는 것을 말합니다. 즉, 새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알 속의 병아리와 바깥의 어미닭이 함께 몸부림치며,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축구인들이 단합하고 화합하여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대한민국 축구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대한민국 축구가 변할 수 있고, 다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려는 이 길은 분명 가시밭길입니다. 거대한 장벽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누군가는 가야 할 길이기에 포기하지 않고 앞장서기로 했습니다.여러분들께서도 함께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 주십시오. 여러분들과 함께 대한축구협회를 개혁하고, 대한민국 축구의 새로운 100년을 만드는 유쾌한 도전을 시작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송파=김희웅 기자 2024.11.25 18:38
축구일반

허정무 “韓 축구, 미래 100년 준비해야…내 모든 걸 쏟아붓겠다” 대한축구협회장 출마 선언 [IS 송파]

허정무(69)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모든 걸 쏟아부어 한국 축구의 발전에 힘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허정무 전 이사장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아테네홀에서 대한축구협회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금 이 순간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모두가 축구협회의 환골탈태를 바라지만, 거대한 장벽 앞에서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해 왔다. 그래서 나는 이제 더 이상 방관자로 남지 않기로 했다”고 속내를 밝혔다.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안타까워 한 허정무 전 이사장은 “대한민국 축구는 지금 이 순간만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미래 100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나는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내 모든 것을 쏟아부으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허정무 전 이사장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행 ▶공정 ▶균형 ▶투명 ▶육성 등 다섯 가지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1970년대부터 선수 생활을 한 허정무 전 이상은 1990년대 들어 지도자로 변신했다. 그는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2013년부터 2014년까지는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2015년부터 4년간 프로축구연맹 부총재로 일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대전 이사장으로 활동했다.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달 12일까지 선거운영위원회가 구성, 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이다. 선거인단은 축구협회 대의원과 산하단체 임원, 지도자·선수·심판 등 축구인 약 200명으로 꾸려진다.선거는 내년 1월 8일에 열린다. 새 회장의 임기는 1월 22일부터 시작된다.정몽규 현 대한축구협회장은 아직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다. 축구계에서는 정 회장이 4선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보고 있다. ▲다음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의 변 전문 대한민국 축구 새로운 100년을 생각합니다.- 허정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며 -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바쁜 일정에도 관심을 갖고 참석해주신 언론인 여러분, 그리고 오늘도 대한민국 축구발전을 위해 수고하고 묵묵히 땀 흘리는 축구인 여러분! 저는 오늘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우리 대한민국 축구는 2002년 월드컵 유치와 4강 신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원정 첫 16강!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그리고 지난 카타르 월드컵 16강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축구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도 밟아보지 못한 채 예선에서 탈락했습니다. 깨끗하지도, 투명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합니다. 대한축구협회의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운영체계는 급기야 시스템의 붕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축구 팬들의 질타와 각계각층의 염려, 무엇보다도 선후배 동료 축구인들의 갈등을 눈앞에서 지켜볼 때는 한없이 괴로웠습니다. 어쩌다 대한민국 축구가 이렇게까지 되었나 하는 한탄과 함께, 축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께 죄송할 뿐이었습니다.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모두가 축구협회의 환골탈태를 바라지만, 거대한 장벽 앞에서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더 이상 방관자로 남지 않기로 했습니다.누군가는 이 추락을 멈추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우리 축구를 다시 살려내는데 작은 밀알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돌아보면, 그동안 대한축구협회는 오랜 기간 전임 회장님들의 헌신과 노력을 통해 많은 발전을 이룬 것도 사실입니다. 전임 회장님들께서 개인적인 헌신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대한민국 축구가 성장하고 결실을 이루었으며,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불투명하고 미숙한 행정의 연속, 그리고 잘못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으려는 부끄러운 행동으로 협회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고, 대한민국 축구는 퇴보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위기와 실망을 극복하고,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첫째, (동행) Open KFA, With All입니다. 열린 경영과 활발한 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 모든 의사결정 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수행하겠습니다. 그리고 팬들의 참여를 보장할 조직과 문화를 만들겠습니다.디지털, AI 시대 온/오프라인 다양한 뉴미디어를 통한 소통의 장을 확대하여 MZ세대와 여성팬을 포함한 모든 축구팬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항상 함께하겠습니다.둘째, (공정) 시스템에 의한 투명하고 공정한 협회 운영입니다. 국가대표 감독을 포함한 지도자 선발, 선수 선발, 각종 계약 체결 등은 해당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등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하여 협회장이나 집행부의 입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국제경험이 풍부한 축구 관계자와 각 분야 전문가들을 새로운 축구 행정 리더로 양성하여 세대교체를 이루는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셋째, (균형) 지역협회의 창의성과 자율성 보장입니다. 이제는 중앙의 협회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17개 시도협회에 책임과 권한을 돌려줘 지역협회 스스로 창의성과 자율성을 발휘해 운영되도록 하고, 재정자립 방안 마련도 추진하겠습니다. 넷째, (투명) 체계적인 지도자 육성 및 선임 시스템 마련하겠습니다. 축구 지도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선수 육성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절차와 시스템을 통해 장기적인 계획 아래 연령별 지도자를 육성하고 그 속에서 대표팀 감독 등 지도자를 능력에 따라 체계적으로 선임하겠습니다. 또한, 지도자와 심판들의 처우개선 방안도 마련하겠습니다. 정부 관련부처, 금융기관 등과 협의하여 축구인복지조합을 설립하고 축구인 연금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다섯째, (육성) 축구꿈나무 육성과 여자축구 경쟁력 향상입니다.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달렸습니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에 따라 선수 육성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유소년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해외거점 설립을 추진하겠습니다. 뜨거운 관심과 높아진 여자스포츠 인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여자축구리그를 활성화하고 여자축구 경쟁력을 높이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언론인 그리고 축구인 여러분! 대한민국 축구는 지금 이 순간만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미래 100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제 모든 것을 쏟아부으려고 합니다.그러나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결코 할 수 없습니다.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습니다. ‘줄’은 달걀이 부화하려 할 때 알 속에서 나는 소리이고, ‘탁’은 어미닭이 그 소리를 듣고 껍질을 쪼아 깨뜨리는 것을 말합니다. 즉, 새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알 속의 병아리와 바깥의 어미닭이 함께 몸부림치며,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축구인들이 단합하고 화합하여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대한민국 축구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대한민국 축구가 변할 수 있고, 다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려는 이 길은 분명 가시밭길입니다. 거대한 장벽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누군가는 가야 할 길이기에 포기하지 않고 앞장서기로 했습니다.여러분들께서도 함께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 주십시오. 여러분들과 함께 대한축구협회를 개혁하고, 대한민국 축구의 새로운 100년을 만드는 유쾌한 도전을 시작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김희웅 기자 2024.11.25 14:04
스포츠일반

10000m 동메달 따고 36시간 후, 세 번째 마라톤 도전서 금메달···'신인류'의 위대한 도전 [2024 파리]

시판 하산(31·네덜란드)은 지난 10일(한국시간) 새벽 3시 57분에 시작한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육상 10000m에서 30분 44초 12로 골인, 동메달을 획득했다. 약 36시간 후에 또 다른 출발대에 섰다. 이번에는 42.195㎞를 뛰는 마라톤이었다. 그는 위대한 도전을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로 마무리했다.하산은 11일(한국시간)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마라톤 42.195㎞를 2시간22분55초로 가장 먼저 골인했다.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2위 티지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2시간22분58초)를 3초 차로 제쳤다. 하산은 2012년 런던 대회서 티키 겔라나(에티오피아)가 세운 2시간23분07초를 12초 앞당긴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했다.1993년 1월 에티오피아 아다마에서 태어난 하산은 2008년 난민 신분으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정착했다. 하산은 수영과 배구를 하고 싶었으나 많은 비용이 필요했고, 결국 육상을 시작했다. 하산은 장거리와 마라톤을 병행한다. '시즌제'로 장거리와 마라톤을 병행하는 선수는 꽤 있지만, 마라톤에 출전할 때는 장거리 경기에 나서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산이 놀라운 도전을 이어가다 보니 생긴 별명이 '신인류'다. 하산은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여자 1500m와 10000m에서 모두 우승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세계육상선수권 단일 대회에서 중거리(1500m)와 장거리(10000m)를 석권한 건 하산이 처음이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5000m와 10000m 금메달을 획득했고, 1500m에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육상 역사상 중거리와 장거리(5000m, 10000m)에서 동시에 메달을 딴 선수는 그가 최초였다.하산은 2023년 4월 런던 마라톤에 출전해 2시간18분33초로 우승했고 올해 3월에는 도쿄 마라톤에 나서 2시간18분05초(4위)로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하산은 이번 대회에서 위대한 도전을 이어갔다. 여자 육상 5000m, 10000m, 마라톤에 출전했다. 5000m 예선과 결선, 10000m 결선, 마라톤을 연이어 치렀다. 5000m와 10000m에서 동메달을 수확한 하산은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땄다. 특히 하산은 11일 오후 4시부터 마라톤 출발대에 섰다. 10일 새벽 오전 3시 57분에 시작한 여자 10000m에서 시즌 베스트 기록으로 동메달을 딴 지 36시간만이었다. 그런데도 마라톤을 뛰어 금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5000m와 10000m 경험이 마라톤 금메달을 이끌었다. 결승점 500m를 앞두고는 하산은 2위 겔레나와 '단거리 선수'처럼 달렸으나, 역시 막판 스퍼트에서 앞섰다. 더 놀라운 건 이번이 세 번째 마라톤 경기였다.이형석 기자 2024.08.11 22:36
스포츠일반

금메달 恨 푼 조코비치, 상금 전액 기부...세르비아는 기념 박물관 만든다 [2024 파리]

테니스 G.O.A.T(역대 최고의 선수)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가 드디어 올림픽 무대 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그 상금을 모두 기부하기로 했다.올림픽 관련 소식을 전하는 인사이드더게임즈는 7일(한국시간) "조코비치가 파리에서 금메달을 따고 받은 상금을 세르비아의 여러 자선 단체에 기부한다"고 보도했다.세르비아는 자국 올림픽 수상자 중 금메달리스트에겐 약 20만 유로(약 3억원)의 포상을 한다. 조코비치는 이 상금을 갖는 대신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려주겠다"고 했다.매체는 "조코비치가 이런 연대의 모습을 보인 건 처음이 아니"라며 "지난 2007년에는 아내와 함께 세르비아의 모든 어린이들이 유치원 교육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는 '노바크 조코비치 재단'을 설립했다"고 소개했다. 또 "조코비치 부부는 지난 2월에는 외딴 마을에 유치원을 짓기 위해 약 9만 3900달러(약 1억3000만원)를 모았다"고도 설명했다. 조코비치에게 이번 수상은 의미가 특별하다.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에서만 24차례 우승해 역대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보유한 그는 라이벌 라파엘 나달(스페인)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넘는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그런데 메이저대회와 달리 올림픽만 나서면 힘을 쓰지 못했다. 이번 대회 정상에 서기 전까지 종전 개인 최고 기록이 2008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이 전부였을 정도다.어느덧 불혹이 보이는 나이.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기회였으나 그걸 잡고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조코비치는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조코비치 세대의 뒤를 이어 테니스계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를 2-0(7-6<7-3> 7-6<7-2>)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37세 우승 나이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종전 테니스 남자 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이 2012 런던 대회 로저 페더러의 31세인데, 조코비치는 이를 6년이나 높이며 변하지 않는 본인의 '클래스'를 입증했다.조코비치는 올림픽 우승으로 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수집하는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도 완성했다. 남녀 선수를 통틀어 이를 달성한 선수는 조코비치가 역대 다섯 번째다. 한편 조코비치의 역사적인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모국인 세르비아도 그를 위한 박물관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8일(한국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조코비치 박물관 건립에 대해 첫 번째 논의를 했다. 조코비치 박물관은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또 다른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부치치 대통령은 "스페인 마요르카에는 이미 나달을 위한 박물관이 있다. 세르비아도 (박물관에) 조코비치가 이룬 영광을 전시하며 관광객들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08 01:43
스포츠일반

"아직 샤토루에 경기 남았어요!" 김예지는 끝까지 사격 대표팀을 응원했다 [2024 파리]

"지금도 샤토루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사격 선수들이 있습니다.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어요."사격 대표팀에서 깜짝 '월드 스타'가 된 김예지(임실군청)는 자신의 기자 회견에서도 '팀'을 생각했다.김예지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펜싱·사격·유도)에 함께 사격 메달을 수상한 오예진, 반효진과 함께 참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들이 사격 대표팀이었다. 대회 전부터 메달 수상이 유력했던 펜싱, 전통 있는 종목이었으나 최근 노 골드에 그친 유도와 달리 사격은 큰 기대를 받지 못하고 이번 대회를 시작했으나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대표팀 역대 최고 성적이던 2012 런던 대회와 타이 기록이다.메달 수상자 면면도 큰 주목을 받았다. '엄마'인 걸 자랑스럽게 여긴 금지현, 사격 가족인 게 널리 알려지게 된 박하준, 최연소 금메달 기록을 쓴 반효진 등이 그랬다. 하지만 단연 '화제 1위'는 김예지다. 그는 최근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서는 김예지의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FF) 사격 월드컵 25m 권총 경기 영상이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국내 유저가 올린 최초 영상에는 당시 세계 신기록을 세운 순간임에도 표정 변화 없이 침착하게 경기를 마친 김예지의 모습이 담겼다.이 영상이 해외 유저를 통해 리트윗(공유)됐고, 특정 게시글의 최고 조회수는 31일 정오 기준 2600만 회를 돌파했다. 해외 유저들은 "여전사 같다" "그의 자세, 에너지는 주인공의 모습" "제임스 본드의 다음 악당이다" 등 찬사를 보냈다.심지어 X 소유주인 머스크 역시 박수부대에 합류했다. 머스크는 "액션 영화에 사격 챔피언이 나오면 멋질 것 같다" "그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 연기는 필요하지 않다"라고 댓글을 달았다.이날 사격 메달 수상자 중 '큰 언니'였던 김예지는 "동생들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기에 값진 올림픽이라 생각한다"며 "어찌 보면 내가 약속드린 금메달을 못 이룬 대회라 죄송하기도 하다. 많은 생각과 기회가 주어진 대회였다"고 떠올렸다. 그런데 김예지가 말하고 싶은 건 따로 있었다. 수상자 세 명의 감상이 아니었다. 김예지는 이어 "지금도 샤토루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사격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김예지의 말처럼 사격 종목은 아직 올림픽 일정을 마치지 않았다. 수상이 초반 몰린 탓에 다소 주목도가 떨어졌지만, 사격 25m 속사권총에 출전한 조영재(국군체육부대)가 메달에 도전하는 중이다. 조영재는 4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대회 본선에서 합계 586점을 기록, 전체 29명 중 4위에 오르면서 결선(상위 6명)행 티켓을 따냈다.속사권총 본선은 30발씩 쏘는 스테이지를 두 차례 진행한다. 총 60발을 쏘고 만점은 600점이다. 조영재는 1스테이지에서 297점으로 전체 1위에 올랐고 2스테이지에서는 289점을 기록했다. 합계 586점으로 이탈리아 마시모 스피넬라와 동점을 기록했다. 다만 엑스텐 개수에서 22-19로 조영재가 앞서 본선 최종 순위는 4위로 기록됐다. 스피넬라는 5위로 밀렸다.김예지의 응원은 이어졌다. 그는 "사격 대표팀은 이번 대회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 다들 준비한 만큼만 하면 메달을 딸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만큼 다들 열심히 준비하고 한국에서 이곳으로 왔다. 그때도, 지금도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며 다시 한 번 "지금 샤토루에서 대회를 치르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내일(5일) 결승전이 치러진다. 파이팅했으면 한다"고 응원을 전했다.조영재의 수상 전까지 한국 사격 대표팀의 기록은 어디까지나 역대 최고 '타이'기록이다. 아직 런던 대회 성적을 넘지 못한 만큼 조영재가 색과 상관없이 메달만 추가한다면 대표팀 역대 최고 성적을 새로 쓸 수 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05 06:32
스포츠일반

"한국 양궁은 공포의 대상" 다섯 번 만나 다섯 번 졌다, 만리장성보다 높은 한국 양궁의 벽 [2024 파리]

다섯 번 만나 다섯 번 졌다. 중국이 또 한국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이 호흡을 맞춘 여자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결승에서 중국을 5-4(56-53, 55-54, 51-54, 53-55, <29-27>)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이로써 한국 여자 양궁은 올림픽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이 종목 10연패를 달성했다. 세 선수 모두 올림픽 경험이 없어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편견을 보란 듯이 깨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반면, 중국은 또다시 고배를 들었다. 이 종목에서 다섯 차례나 결승전에 올랐으나 번번이 한국에 막혔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선 최윤정-김수녕-이은경 조에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건 중국은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까지 3연속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은메달에 그쳤다. 이후 12년 만에 다시 결승에 올라 한국을 마주했지만 한국의 벽은 높았다. 중국은 지난 4월과 5월에 열린 1, 2차 월드컵에서 한국을 누르고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4 파리 대회에선 다른 결과를 얻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올림픽은 달랐다. 중국의 양샤오레이는 AP 통신을 통해 "올림픽은 (다른 대회와는) 조금 다르다. 더 종합적이다"라고 전했다. 체육 철학자인 김정효 서울대 외래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국 선수가 양궁 및 펜싱, 사격에서 강한 이유는 선천적으로, 역사적으로 집중력이 좋고 손기술이 좋기 때문"이라면서도 "한국의 세계최강 이미지는 이미 세계적이다. 협회의 투명성과 치열한 선발 과정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9연패라는 업적도 타국 팀에겐 이미 공포의 대상이다. 확률적 마인드에서 지고 들어간다. 심리적 위축도 동반된다"라며 현상을 짚었다. 하지만 중국은 자신들의 성적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0-4에서 3, 4세트를 내리 이기며 슛오프까지 이끈 저력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슛오프에선 두 번째 샤수 양샤오레이가 과녁 정중앙에 꽂히는 'X텐'을 쏘며 역전 가능성을 높이기도 했다. 전훈영과 임시현의 화살이 9점에 그쳤다면 'X텐'으로 중국이 우승했겠지만, 두 선수의 화살이 10점으로 인정이 되면서 중국은 다섯 번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양샤오레이는 "이날 경기에서 4-4를 기록한 것이 이미 우리가 많은 것을 증명했다.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한국 출신의 권용학 감독도 중국의 신화통신을 통해 "팀원들은 열심히 뛰었다. 경기 내내 끈기 있는 정신을 보여줬다. 이제 우리는 다가올 경기(개인전)를 준비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양샤오레이도 "오늘 우리가 이룬 성과는 우리 팀이 더욱 결의를 다지게 했다. 다음 대회(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준비를 준비하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윤승재 기자 2024.07.29 15:58
스포츠일반

‘시청자 신고 빗발’ 올림픽, 공식 유튜브서 개막식 영상 삭제 [2024 파리]

‘최고의 연출’이라고 찬사를 받은 파리 올림픽 개막식 영상이 공식 계정에서 삭제됐다. 드래그 퀸을 활용한 자극적인 연출에 대해 수많은 신고가 들어왔고, 결국 삭제를 피하지 못했다는 외신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8일 오전(한국시간)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 공식 영상이 올림픽 유튜브 계정에서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청자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이뤄진 조치다”라고 전했다.매체는 이날 소셜미디어(SNS)의 팬들이 ‘올림픽 개막식 영상을 이용할 수 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스크린샷을 공유한 것에 주목했다. 애초 올림픽 공식 유튜브 채널에 개막식 영상이 남아 있어야 하지만, 그 어떤 곳에서도 영상을 확인할 수 없다. 반면 1998 나가노 올림픽, 2012 런던 올림픽, 2016 리우 올림픽, 2022 베이징 올림픽의 전체 개막식 영상은 여전히 시청할 수 있다.매체는 이번 개막식에 대해 “‘최악의 개막식’이라 불리며 비판받았다”라고 소개하면서 “프랑스의 가치인 자유·평등·우애를 주제로 한 여러 예술적인 장면 중 가장 논란이 된 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장면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개막식에선 드래그 퀸을 활용한 자극적인 연출이 잇따랐다. 특히 매체는 가장 기괴한 순간 중 하나로 그리스 신화의 신인 디오니소스를 표현한 연출 장면을 꼽았다. 프랑스의 한 배우 겸 가수인 필리프 카테린은 파란 보디슈트를 입고 가짜 과일과 함께 등장했는데, 이 장면을 두고 ‘최후의 만찬에 대한 심각한 조롱’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정작 카테린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논란이 없었다면 재미없었을 것이다. 지구상의 모두가 동의한다면 지루했을 것”이라도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외에도 레이디 가가와 3000명의 댄서, 곡예사, 배우들의 공연은 비 소리 때문에 제대로 들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시청자들은 이를 ‘최악의 올림픽 개막식’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끝으로 매체는 한국의 선수단 입장 당시 장내 아나운서가 불어와 영어로 두 차례나 북한으로 잘못 호명했다는 사실을 조명하기도 했다. 김우중 기자 2024.07.28 09:07
국가대표

5개월 혼돈 결과는 홍명보 감독...10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 잡는다

홍명보(55) 울산 HD 감독이 10년 만에 한국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는다.대한축구협회(KFA)는 7일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내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8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홍 감독 내정과 관련된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임생 이사는 지난달 28일 이후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을 대신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작업을 주도해 왔다. 홍명보 신임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이 아니라 '내정'을 발표한 건 아직 세부 계약내용에 대한 합의가 끝나지 않았고, 이사회 추인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혀왔는데, KFA 관계자는 "이임생 이사가 '삼고초려' 하듯이 홍 감독을 설득했다"면서 "홍 감독은 하루를 고민한 뒤 6일 저녁에 승낙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새 사령탑을 찾지 못해 흔들리는 국가대표팀이 홍 감독에게 SOS 신호를 보냈고, 홍 감독이 고심 끝에 이를 받아들인 모양새다. 이로써 한국축구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경질 이후 5개월 만에 새 사령탑을 맞이하게 됐다. 한국인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는 건 지난 2018년 7월까지 1년 간 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 이후 6년 만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을 지휘한 이후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감독 선임에 번번이 실패해 온 지난 5개월의 여정을 돌아보면, KFA는 '돌고 돌아 홍명보 감독 선임'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홍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 직후부터 차기 사령탑 후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 온 이름이었고, 결과적으로 거듭된 외국인 감독 선임 실패 끝에 홍 감독 선임으로 결론이 났다. 현직 K리그 감독을 대표팀에서 시즌 도중 데려가는 것에 대해 축구팬 반발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지난 3월 전력강화위가 홍 감독을 포함한 K리그 감독들을 대표팀 사령탑 후보군에 포함시키자 당시 울산팬들은 축구회관에 근조화환을 보내고 트럭시위를 하는 등 거센 분노를 표출했다. KFA는 3월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에서 임시 감독 체제를 선택해 황선홍 당시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후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외국인 감독 영입은 연봉 등 현실적인 문제로 번번이 실패했다. 전력강화위는 결국 감독 후보군부터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고, 다시 홍명보 감독의 이름이 거론됐다.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선을 그었다. 최근에도 “(KFA로부터) 구체적으로 연락받은 건 없다. 이임생 이사를 만날 특별한 이유도 없다”며 부임 가능성을 일축했다. 심지어 “클린스만 감독을 뽑을 때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 일어났던 일을 생각해 보면 KFA가 얼마나 학습이 상태인지 묻고 싶다”며 KFA를 직격 비판하기도 했다.거듭된 감독 선임 실패로 궁지에 몰린 KFA는 집요한 설득을 통해 홍명보 감독의 마음을 돌렸다. 울산 구단에는 양해를 구하는 것으로 홍 감독 선임 작업을 이어갔다. 김광국 울산 대표이사는 “KFA가 그동안 현직인 우리 감독을 (시즌 도중) 모시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고, 그동안 협의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홍명보 감독 입장에선 10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실패를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만회할 기회를 얻게 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홍 감독은 2012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로 지도자로서도 성공 가도를 달렸으나,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여러 구설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후 KFA 전무이사로서 행정 경험을 더한 뒤 울산의 K리그 2연패를 이끌며 K리그 대표 명장으로 거듭났고,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을 지휘하게 됐다.홍명보 감독은 중간평가를 전제로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넘어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울산 입장에선 시즌이 한창인 시기에 홍 감독의 후임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김광국 대표는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팀에 전혀 지장이 없도록 준비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구단의 역할”이라고 했다.김명석 기자 2024.07.07 16:56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