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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HK이노엔 곽달원, 비만치료제 과감한 '중국 베팅' 정말 괜찮나

글로벌 시장에서 비만치료제가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곽달원 HK이노엔 대표의 ‘중국 베팅’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이 추진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중국의 바이오 기업으로 인해 발목이 잡히면서 HK이노엔의 선택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2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비만치료제가 국내 업체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3세대 비만치료제라 할 수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신약이 인기를 끌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가 이 같은 기전의 신약으로 시장을 키우고 있는데, 수요 폭증으로 아직까지 국내에 도입조차 못하고 있다.이 같은 분위기에서 HK이노엔은 지난달 중국의 바이오 기업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와 비만치료제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HK이노엔은 GLP-1 유사체인 ‘에크노글루타이드 ’의 국내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GLP-1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으로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강력하게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LP-1 유사체는 GLP-1과 유사하게 작용하는 약물을 뜻한다.곽달원 대표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인 케이캡처럼 비만치료제도 HK이노엔의 대표 제품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HK이노엔은 자체 개발이 아닌 임상 중인 물질 도입을 택했다. HK이노엔은 “회사에서 오랫동안 공을 들여 차기 케이캡 후보를 물색했고,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비만치료제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HK이노엔이 도입한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주 1회 투여 방식의 주사제로 중국에서 제2형 당뇨 및 비만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HK이노엔은 국내에서 제2형 당뇨 및 비만 임상 3상을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고, 연내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임상은 한미약품이 3상을 진행하고 있어 가장 빠르다. 만약 HK이노엔이 임상 3상에 들어간다면 신약 승인을 받는다는 전제 하에 시기상으로 두 번째로 비만치료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 바이오 기업의 국내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측면에서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지난달 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파트너사인 중국 항서제약의 이슈로 FDA 승인이 불발되자 이런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항서제약은 FDA로부터 보완 요구 서한을 받았고, 품질 관리 부분에 대해 지적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항서제약은 중국 1위 제약기업으로 볼 수 있는데 이번 HLB 승인 불발 사태로 인해 중국 제약바이오기업의 신뢰도가 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바이오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그렇지만 국내에서 승인된 중국 회사의 신약은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중국 제약바이오 산업은 미중 갈등 격화로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미국은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생물보안법을 발의한 상황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물질을 도입할 때 중국뿐 아니라 호주 등 다른 지역에서 임상 한 결과가 있었고, 그 효과와 안정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2년 1700억원에서 2030년 약 72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달원 대표는 “사이윈드와 긴밀히 협력해 에크노글루타이드를 국내 비만치료 시장에서 1000억원 이상 성과를 내는 제품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6.25 07:00
금융·보험·재테크

HLB, 미 FDA 신약 승인 불발 소식에 8개 종목 줄줄이 하한가

HLB 그룹주 8개 종목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승인 불발 소식에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다.17일 HLB는 전날보다 2만8700원(-29.96%) 내린 6만7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HLB의 시가 총액은 전날 12조5335억원에서 이날 8조7787억원으로 3조7538억원 줄었다.전날 코스닥 시장 2위까지 올랐던 HLB의 시총 순위도 4위로 내려앉았다. 이외에도 코스닥 시장에서 HLB이노베이션, HLB생명과학, HLB테라퓨틱스, HLB파나진, HLB바이오스텝, HLB제약, 그리고 유가증권시장에서 HLB글로벌까지 HLB 그룹주 8종목이 모두 하한가로 이날 장을 마감했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하루 8개 이상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한 것은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된 2015년 6월 15일 이후 이번이 6번째다.가장 최근에는 라덕연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4월 24일 8개 종목이 하한가를 찍은 바 있다. 이 기간 최다 종목 하한가 기록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코스피가 8% 이상 폭락했을 때인 2020년 3월 19일의 32개 종목이었다.HLB는 지난해 5월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 항암제 캄렐리주맙의 병용 요법에 대해 미 FDA에 간암 1차 치료제 신약 허가를 신청했다. 이번 치료제의 병용 요법이 FDA의 승인을 받을 경우 국산 항암제 최초의 FDA 신약 허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 바 있다.그러나 진양곤 HLB 회장은 이날 유튜브를 통해 FDA로부터 보완 요구 서한(CRL)을 받았다면서 승인 불발 사실을 밝혔다.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에 대한 이슈는 없었으나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에 대한 이슈가 있었고 이에 대한 답변이 충분치 않았다"며 "항서제약이 수정 보완할 내용이 있는 만큼 항서 측과 빠르게 협의해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일부 국가의 여행 제한 문제로 FDA가 임상을 진행한 주요 장소를 확인하는 실사 과정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것도 보완 요구의 원인으로 파악된다고도 했다. 진 회장은 "임상 사이트 중 백인 비율이 높았던 곳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병원"이라며 "두 나라가 전쟁 중인 관계로 실사를 갈 수 없었다는 내용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17 17:01
경제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허위 공시 의혹에 "금융당국에 소명 중"

에이치엘비가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 중인 항암 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의 임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 공시한 게 아닌지에 대한 의혹이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이날 허위 공시 의혹과 관련해 해명했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금융감독원이 조사했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를 앞둔 상황인 건 맞다"라면서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된 건 에이치엘비가 2019년 공개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결과다. 그해 6월 27일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이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진 회장은 이날 영상에서도 "당시 1차 지표인 OS(전체생존기간)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신약 허가 신청이 지연되거나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며 "이후 최종 데이터를 집계해보니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을 뿐 결과가 탁월해 신약 허가 신청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선 리보세라닙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진 회장은 신약 허가 신청(NDA) 전에 진행한 사전미팅에서 나온 얘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FDA와의 사전미팅 회의록에 '실패'라는 단어가 있는 건 맞다. 1차 유효성 지표에 도달하지 못했으니 신약 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내용"이라면서도 "사전 미팅은 신약 허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고, 저희와 생각도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는 "여기서 말하는 '실패'는 제가 이미 2019년 6월에 밝힌 내용이고, FDA에서 NDA를 위해 자료를 보완하라는 조언도 받았다"며 "다만 팬데믹으로 인해 NDA를 위한 보완 서류를 다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내용을 금융당국에 소명 중이다. 신약 개발을 하고 상업화를 진행 중인 기업에 대해 (외부에서) 결론이 나는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진 회장이 이날 입장 발표에 나선 데에는 에이치엘비가 허위공시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에이치엘비는 보도가 나오자 "금융당국의 요청을 받은 후 이에 대해 소명 중인 상황으로 확정되지 않은 사실이 섣불리 기사화돼 시장과 투자자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2.16 16:15
경제

[제약 CEO] 여성 CEO 유희원, 부광약품 정체기 탈출 돌파구 마련할까

부광약품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신약 개발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제약사 중 하나다. 최근 정체기에 있지만 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한 발 빠른 임상 이슈로 다시 조명받고 있다. 특히 유희원 대표이사는 신약 개발과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유망한 신약 물질 및 소규모 바이오 업체 발굴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약사, 박사 출신이자 제약사 첫 여성 전문 경영인 유희원 대표는 2015년 국내 제약사 최초의 여성 전문 경영인으로 선임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화여대 약대 출신으로 약사이자 약학박사라는 전문성이 돋보인다.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경험을 쌓은 뒤 1999년 부광약품에 입사했다. 약학박사 출신으로 신약 개발에 앞장선 그는 2005년 임상 담당 이사를 역임했고, 여성 CEO 타이틀까지 달게 됐다. 특히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에서 업적을 인정받아 3연속 연임되는 등 김동연 회장 등 오너가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2018년 매출 1925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해 항암 신약 물질인 리보세라닙 기술수출 대금 400억원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이 1511억원에 달했다. 유 대표는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가 도출됐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실력 있는 해외 바이오 벤처 기업을 초기에 발굴, 투자해 사업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왔다"고 말했다. 유 대표의 역량 덕분에 부광약품은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의 원조’로 불리기도 한다. 유망한 기업이나 기술에 투자해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거나 공동으로 개발 혹은 시장과 공유하는 개방형 혁신에 일찍부터 눈을 돌렸고,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부광약품은 신약 개발 전문 바이오 벤처인 덴마크 소재 콘테라파마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미국 신약 개발 전문 바이오 벤처인 멜리어와 공동 개발 중이고, 화학업체 OCI와 신약 개발 조인트벤처 비앤바이오를 설립하기도 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희귀의약품 전문 바이오벤처인 에이서 테라퓨틱스의 5.4% 지분을 보유한 4대 주주이기도 하다. 또 코스닥 상장사인 안트로젠 지분 6.9%를 보유하고 있다. 유 대표는 “투자한 기업이 상장하거나 신약 후보 물질이 라이선스 아웃(다른 회사에 판매를 허가해주는 제도)돼 수익을 창출하고 성공적인 투자비 회수를 실현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신약 개발 위험 부담을 줄였다”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약물 재창출 중 가장 빠른 코로나19 임상 2상 '레보비르' 부광약품의 레보비르는 아시아 최초이자 전 세계 4번째 B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다. 11년 연구개발 기간을 거친 뒤 2006년 개발 완료된 국산 12호 신약이다. 레보비르는 국내뿐 아니라 필리핀과 태국 등 해외에서도 허가를 받아 판매하고 있다. 발매 첫해인 2007년 130억원, 2008년 200억원을 넘어서며 단숨에 블록버스터로 올라서는 등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레보비르는 2009년 미국 임상 과정에서 부작용이 나타나 내리막길을 걸었다. 근무력증 부작용으로 시장에서 외면받기 시작했고, 현재 연간 10억원대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동력을 잃었던 신약 레보비르는 최근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되면서부터다. 약물 재창출 물질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코로나19 치료제 중 임상 2상에 가장 먼저 진입했고, 환자에게도 투입되고 있다. 국내 8개 병원에서 60명 규모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어떻게든 임상 2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레보비르의 코로나19 치료제 용도 특허도 등록됐다. 지난 4월 특허 출원을 진행 후 4개월 만에 특허 등록까지 마무리했다. 보통 특허 등록까지 1년 이상이 걸리지만 우선 심사를 요청해 이례적으로 빠른 시일에 특허가 등록됐다는 설명이다. 8월 5일 국제특허(PCT)도 출원해 진행 중이다. 레보비르는 핵산유사체로 RNA 주형이 결합하는 과정부터 저해하고, 바이러스 유전물질의 복제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로 환자 대상 임상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신약개발,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발판 정체기 돌파 부광약품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순이익도 1997년 이후 2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공교롭게 유 대표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 이후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은 1660억원 규모로 줄었다. 2010년 매출 1806억원을 기록했던 부광약품은 오랜 정체기를 걷고 있는 셈이다. 부광약품은 적자 전환에 대해 지난해 경영성과에 대한 보상 실시로 투자한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현금흐름이 좋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돌파구 마련을 위한 유 대표의 카드는 신약 개발과 오픈 이노베이션의 지속성이다. 약학박사 출신이라 신약 개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2013년부터 선구적으로 진행해온 오픈 이노베이션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자회사 콘테라파마의 상장도 추진 중이다. 콘테라파마는 덴마크 소재의 중추신경질환 치료제 바이오 벤처다. 지난 6월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 51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도 끌어낸 바 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파킨슨 관련 치료제 JM-010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부광약품이 현재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은 5개다. 이중 글로벌 임상 2상 이상 진행 중인 후보물질이 2개다. 또 부광약품은 개발뿐 아니라 물질 발굴 리서치 단계까지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GSK와 다케다와 같이 리서치 콜라보를 진행하는 던디대-옥스포드대의 신약 개발 유닛과 파킨슨병의 병인 치료제에 대한 개발도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신약 개발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아직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레보비르와 같은 실패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8.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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