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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IS] '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 퀸의 컴백? DC의 헛발질!
'조커'로 변하나 싶더니 DC의 밑천이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캐릭터 할리 퀸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헛발질을 한다. 5일 개봉한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퀸의 황홀한 해방)'는 조커와 헤어지고 자유로워진 할리 퀸(마고 로비)이 빌런에 맞서 고담시의 여성 히어로팀을 조직해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DC 코믹스의 2020년 첫 주자이자 할리 퀸의 첫 솔로 무비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할리 퀸을 연기한 배우 마고 로비가 다시 한 번 할리 퀸 역을 맡았고, 이완 맥그리거·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저니 스몰렛·로지 페레즈·엘라 제이 바스코·크리스 메시나 등이 출연한다. 신예 캐시 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조커와 결별한 후 홀로 남은 할리 퀸의 모습을 담는다. 여전히 광기 넘치고 제 멋대로다. 예상치 못한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위기의 여성 경찰·뒷골목 여성 가수·복수를 꿈꾸는 여성 암살자·가족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여자아이와 손 잡는다. 그렇게 팀 '버즈 오브 프레이'가 탄생한다. 할리 퀸의 겉모습처럼 화려하다. 그러나 속 알맹이는 초라하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카리스마 있고 매력 있는 할리 퀸은 온데간데 없고 대책 없고 철 없는 할리 퀸만 남았다. 제 아무리 조커 없는 할리 퀸이라지만 고담시의 유명인사라고 하기엔 별다른 능력도 갖고 있지 않다. 어설픈 몸짓으로 사고만 치고 다닐 뿐이다. 이같은 무능력은 할리 퀸의 허전한 액션으로 이어진다. 할리 퀸이 공격을 개시하길 기다렸다 실 없이 맞기만 하는 악당들의 모습은 실소를 나오게 한다. 일부 하이라이트 영상만 공개됐을 뿐인데 벌써부터 '세상 가장 긴장감 없는 액션신'이라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이 영화에 담긴 메시지는 지나치게 노골적이라 촌스럽다. 남녀 성 대결을 연신 강조하고, 어설프기 짝이 없는 여성 연대가 남성들을 물리치는 장면은 페미니즘을 부르짖는 요즘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페미니즘 메시지가 마음을 움직이기는커녕 거부감이 들게 만든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마블에 밀려 이인자에 머물러왔던 DC는 지난해 '조커'의 등장으로 큰 전환점을 맞았다. 어둡고 사회 비판적이면서 히어로물에 현실을 녹이는 DC의 화법이 전 세계 영화팬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는 '조커'로 회복한 DC의 위상을 지켜내기 힘든 작품이 될 전망이다. 비단 DC의 명예 지키기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같은 날 개봉하는 한국영화 '클로젯'의 대항마로 제대로 힘을 쓸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무시무시한 적 또한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흥행에 치명적인 빌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2.05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