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법도 이런 마법이 없다' 투수 다이빙캐치·9회 동점포·5점차 대역전극까지,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최하위에서 5위까지 온 것만으로도 기적이었다. 하지만 과정은 더 극적이었다. KT 위즈가 정규시즌 마지막 3연전을 '뒷심의 3연승'으로 일궈내며 5년 연속 가을야구의 희망을 밝혔다. 한때 4위까지 오르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이 부풀어 올랐던 KT는 지난 중순 큰 위기를 맞았다. 5위 싸움을 하던 SSG 랜더스와 두 차례 맞대결(21, 22일)에서 모두 패하며 6위로 추락한 것.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고 SSG의 결과를 지켜봐야 5위를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 벼랑 끝에 몰려 치른 3연전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좀처럼 투·타 균형이 맞지 않았다. 마운드가 탄탄하면 타선이 해결해주지 못하거나 타선이 터지면 마운드가 무너지는 초반 흐름이 계속 됐다. 하지만 그때마다 '마법'이 나오면서 KT를 살렸다.
24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팽팽한 1-1 승부를 이어가던 도중 6회 무사 1, 2루 역전 위기를 맞았다. 5회까지 7개의 안타를 때려내고도 1점에 그친 타선을 뒤로 하고 KT도 6회 불펜을 가동했는데, 시작부터 위기를 맞은 것이다. 하지만 이때 KT 투수 김민수가 몸을 날렸다. 롯데 타자 박승욱의 위로 뜬 번트 타구를 김민수가 다이빙 캐치로 낚아챈 뒤, 삼중살을 만들어낸 것.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넘긴 KT는 김민수의 '마법' 하나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 7회 4득점하며 승리를 낚았다. 27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도 경기 막판까지 패색이 짙었다. 초반 5득점으로 리드를 가져왔지만, 곧 대량 실점하며 8회까지 5-7로 끌려갔다. 하지만 8회 김민혁이 적시 2루타로 1점을 쫓더니, 9회 강백호의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다만 연장도 쉽지 않았다. 타선은 터지지 않았고, 이대로 무승부가 된다면 KT는 자력 5위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연장 12회, 장성우의 극적인 끝내기 희생플라이가 나오면서 또 한번의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28일 수원 키움전도 비슷한 향방으로 흘러갔다. 선취점을 올리고도 2~4회까지 6실점하며 1-6으로 끌려갔다. 이에 KT가 승부수를 던졌다. 선발 고영표를 구원 등판시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타선도 4회 말 5득점으로 힘을 내며 균형을 맞췄고, 고영표가 5이닝을 책임질 동안 타선이 이후 4점을 추가하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3연전 모두 마법같은 역전승으로 '자력 5위' 희망을 이어갔다. 정규시즌 동안 할 수 있는 마법이란 마법은 모두 부렸다. 이제 KT는 SSG의 최종전 결과를 기다린다. SSG도 최근 3연승으로 꾸준히 KT를 쫓으며 0.5경기 차 6위를 유지했다. 30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승리한다면 SSG는 KT와 72승 70승 2무 승률 0.507 동률을 기록, 5위의 향방을 '5위 결정전'까지 이어갈 수 있게 된다. 5위 결정전이 성사된다면 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전날인 10월 1일 열린다.
KT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 5위 결정전이 있을 것을 대비해 고영표를 선발 대기시킨다. 다시 한번 '마법의 힘'을 기대하고 있다. 윤승재 기자
2024.09.29 1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