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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업 ‘니케’의 명품 엉덩이는 최대 시장 중국도 홀릴까

국내 중견 게임사들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한 날갯짓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흥행이 보증된 IP(지식재산권)는 물론 장르를 가리지 않는 과감한 도전으로 해외 게임 마니아들을 공략한다. 본지는 불황에 굴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 발판 마련에 나선 하이브IM, 엠게임, 시프트업의 최근 행보를 3회에 걸쳐 조명한다.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과 콘솔 타이틀로 잇달아 홈런을 날린 시프트업이 올해 1분기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다음 신작 공개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데, 곧 최대 시장 중국에 대표작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를 선보일 예정이라 비상한 관심을 끈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거쳐 오는 5월 중 ‘니케’의 중국 버전을 론칭 예정이다. 사전 예약에 500만명이 몰렸고 퍼블리셔인 텐센트도 흥행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시프트업이 지난 2022년 11월 출시한 ‘니케’는 소녀 건슈팅 액션 게임이다. 장르 자체도 생소했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총을 쏘는 뒷모습에서 특정 신체 부위를 강조해 ‘엉덩이 게임’으로 불리기도 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흥미로운 세계관에 과감한 의상의 여성 캐릭터를 결합해 서브컬처 마니아들을 끌어모았다.출시 2주년을 지난 현재도 ‘니케’의 인기는 여전하다. 이날 기준 한국 구글 플레이에서는 롤플레잉 게임 매출 순위 18위를 달리고 있다. 서브컬처 본고장인 일본에서는 12위, 전략 시장인 미국에서는 16위를 기록 중이다.앱 분석 서비스 센서타워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1월 전 세계 누적 매출이 10억 달러(약 1조5000억원)를 돌파했다. 국가별 매출 기여도는 일본이 54%로 압도적이었고, 한국(16.2%)과 미국(16%)이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아직 출시한 게임이 많지 않은 시프트업에게 ‘니케’가 차지하는 비중은 남다르다. 지난해 회사의 매출 2199억원 가운데 약 70%인 1531억원을 책임졌다. 작년 4월 선보인 액션 어드벤처 ‘스텔라 블레이드’는 누적 판매량이 200만장을 넘으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콘솔이라는 한계에 매출은 628억원에 그쳤다.하지만 ‘니케’도 전년 대비 성장세가 7.1% 꺾이며 반등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시프트업의 다음 신작은 2027년 이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 위치스’다. ‘니케’가 중국에서 성과를 내야 회사의 경영 안정성이 보장된다.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프트업의 1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이라며 “‘니케’의 글로벌이 하향 안정화가 진행되는 점은 분명 장기적인 실적 리스크로 부각될 수 있지만 중국 출시와 ‘스텔라 블레이드’ PC 버전 출시로 성장성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4.11 08:00
산업

세라젬, 2024년 매출 5460억원… 글로벌 사업 32.7% 성장

헬스케어 가전기업 세라젬이 2024년 연결기준 매출은 5460억원, 영업이익은 22억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로써 세라젬은 2021년 국내 홈 헬스케어 가전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한 이후 4년 동안 굳건히 지켜오고 있다.세라젬은 지난해 국내 매출의 회복세와 함께 해외 매출 상승폭이 더욱 확대됐다. 토털 홈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7케어(care) 솔루션과 관련된 제품과 서비스 투자를 강화한 점이 주요 원인이라고 세라젬 측은 설명했다실제로 세라젬은 척추, 운동, 휴식 등 7가지 건강습관을 정의하고 선행기술 투자 등 지난해 224억원의 역대 최대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또 테크기업에 대한 투자 활동도 확대해 전자약 플랫폼 기업 와이브레인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최대주주가 되는 등 공격적인 연구개발 및 신규사업에 투자했다.세라젬은 지난 1년 동안 마스터 V9과 파우제 M6·M8 등 주력 브랜드의 신제품을 비롯해 요실금 치료기 ‘이너핏’, 알칼리 이온수 생성기 ‘밸런스’, 뷰티 디바이스 ‘셀루닉 메디스파 프로’ 등 새로운 영역의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또 웰라운지 등 신규 체험 공간도 확대했다.글로벌 사업은 2023년보다 32.7% 오른 24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 매출은 1767억원으로 36.4% 성장했으며, 인도, 베트남 등에서도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은 17.9% 오르며 2022년 전략적으로 투자를 강화한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2025년 세라젬은 공격적 투자를 통해 실적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마스터, 파우제 등 주력 사업분야의 라인업 강화를 통해 시장 우위를 한 층 공고히 하고 전위 음파 체어, 우울증 개선기기 등 새로운 분야의 헬스케어 가전을 출시해 외연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또, 7케어 솔루션을 경험할 수 있도록 체험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세분화된 고객층에 최적화된 신규 체험 공간을 개발하는 등 고객 서비스도 한층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또 연내 서울 강동지역에 세라젬의 다양한 헬스케어 제품이 거실, 침실, 서재 등에 설치된 건강한 집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라젬 헬스케어 가전과 플랫폼을 갖춘 도심형 실버타운인 ‘세라젬 웰스타운’ 건립, 가구브랜드 론칭 등 신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해외 신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 기술·유통 업체와 유기적으로 협업해 해외 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세라젬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해외 실적 호조에 힘입어 국내 헬스케어 가전 리딩 기업으로서 입지를 더욱 굳건히 했으며 새로운 영역 진출을 위한 투자를 늘렸다”며 “올해는 핵심 제품 경쟁력 강화와 7케어 신제품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5.04.10 17:33
산업

"살짝 부족하네..." 쿠팡 럭셔리 화장품 앱 '알럭스' 직접 사용해보니

국내 1위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럭셔리 화장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생필품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알럭스’(R.LUX)'라는 이름의 럭셔리 버티컬 커머스 서비스(전문몰)를 선보이는데 이어 별도 앱도 출시하며 고삐를 쥐었다. 기자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알아보기 위해 직접 화장품을 구매해 봤다. 알럭스는 쿠팡만의 장점이 선명했지만, 보완이 필요한 숙제거리도 안고 있었다. 새벽 7시 알럭스가 도착했다 ‘새벽배송 1박스 문 앞으로 배송 완료했습니다’. 9일 새벽 스마트폰에 알럭스의 알림 메시지가 도착했다. 낯익은 상자를 벗겨내자 고급스러운 검은색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상자 한 귀퉁이에 음각으로 새겨진 영단어 ‘R.LUX’ 글자가 은은하게 빛났다. 구매한 제품은 메이크업 브랜드 ‘맥’의 글로우 플레이 텐더토크 립 밤이었다. 정가는 3만8000원이지만, 알럭스에서는 3만360원이었다. 온라인 최저가는 아니었다. 아쉬움이 있었지만 제법 깔끔한 포장과 빠른 배송에 점수를 조금 더 줬다.남에게 선물하기 위해 구매한 제품이었기에 퍽 만족스러운 쇼핑이었다. 알럭스의 모든 제품은 어디서 어떤 경로로 제품이 왔는지 믿을 수 있다. 타인에게 선물을 해도 가품 이슈로 탈이 날 걱정이 없다. 제품과 함께 도착한 ‘이 상품은 합국 법인 브랜드 본사에서 매입한 정품입니다’는 내용의 메시지 카드가 마치 백화점에서 개런티라도 받은 듯한 기분을 안겼다. 럭셔리 화장품에 꽂힌 쿠팡 알럭스는 ‘로켓배송’(Rocket)과 ‘럭셔리’(Luxury)의 합성어다. 럭셔리 뷰티 브랜드의 품격에 로켓 서비스를 더했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름에도 명품을 지향한다는 쿠팡의 바램을 숨기지 않았다. 럭셔리 화장품 유통은 쿠팡의 숙원이었다. 쿠팡은 유료 회원 수 1400만명 이상을 보유한 압도적인 이커머스 기업이다. 지난해 유통기업을 통틀어 최초로 연 매출 40조원 고지에 올랐다. 식료품과 생필품은 무조건 쿠팡에서 구매하는 사용자가 적지 않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다음날 새벽에 물건을 보내주는 로켓배송이 이뤄낸 성과였다.그러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럭셔리 화장품과 같은 고마진 제품군이 필요하다. 뷰티 제품은 식료품과 비교해 유통기한이 길어 보관도 용이하다. 쿠팡의 주 고객층이 30~50대 여성인만큼 쿠팡이 화장품 카테고리까지 확실하게 잡을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고급미 장착 중인 알럭스 쿠팡은 세련미를 갖추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최저가’로 연상되는 대중적인 이미지의 쿠팡은 럭셔리 뷰티 제품군과 썩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다. 쿠팡은 이런 편견을 깨기 위해 종전의 ‘로켓럭셔리’를 알럭스로 바꿨다.이례적으로 배우 김고은을 모델로 내세우며 힘을 줬다. 김고은은 명품 브랜드 샤넬의 뮤즈이자 20대 여성의 워너비로 통한다. 김고은이 공항에서 선보인 가방, 신발, 셔츠는 항상 완판 리스트에 오른다. 쿠팡은 김고은만의 럭셔리 분위기를 앞세운 광고 캠페인으로 홍보하고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전시도 한다. 알럭스는 서울미술관 별관 VIP 라운지에서 ‘아트 오브 럭셔리’ 특별전을 열고 있다. 예술 작품을 통해 다양하게 표현된 럭셔리를 재조명한다는 내용이다. 고급스러움을 장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아직은 허전한 명품 브랜드 아직 갈 길이 멀다. 럭셔리 브랜드의 생명인 ‘고급미’는 단숨에 쌓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입점 브랜드를 꾸준히 늘려가야 하는 알럭스의 경우 보완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알럭스 앱에는 에스케이투(SK-ll)·랑콤·에스티로더·설화수·비오템 등 30여 개 뷰티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대부분 스킨과 로션, 크림 등 기초 스킨케어 제품에 강점이 있는 고급 브랜드다.스킨케어 제품은 내가 내 돈 주고 사는 대표적 ‘내돈내산’ 품목이다. 정품만 보장된다면 최저가나 각종 혜택을 얹어 어느 몰이든 클릭해 사면 된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성공한 이후 이커머스 업계에는 새벽배송, 주말배송, 희망일배송까지 각종 빠른 배송의 변주가 차고 넘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알럭스 앱을 켜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화장품은 선물용으로 유용한 상품군이다. 30대 여성의 파우치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정가 8만8000원짜리 샤넬 핸드크림, 5만원 짜리 크리스챤 디올 립스틱은 남에게 선물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샤넬이나 디올, 아르마니 등의 뷰티 제품은 ‘남에게 주기 쉬운 작은 사치품’에 해당한다. 그러나 알럭스에는 아직 이런 브랜드가 들어오지 않았다. 회사원 김지예(37)씨는 “샤넬이나 디올, 아르마니 립스틱이나 핸드크림 같은 품목은 내 돈으로 사서 쓰기 보다는 선물용으로 손쉽게 사기 쉬운 품목”이라며 “쿠팡은 막상 선물하려고 보면 이런 브랜드가 없어서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우회로 찾아봐야 쿠팡은 억울하다. 정당하게 제품을 매입해 알럭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럭셔리 뷰티 제품을 판매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하다. 문제는 국내에서만 유독 콧대가 높은 명품 브랜드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이커머스에서 여성들의 ‘로망’인 샤넬·디올·생로랑·아르마니 등이 입점한 플랫폼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네이버쇼핑 정도다. 샤넬과 디올은 초호화 명품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유통망에 입점할 때 깐깐한 기준을 둔다. 비싼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곧 정체성이다. 이들 브랜드로서는 생필품과 식료품에 강점을 둔 쿠팡에 선뜻 물건을 내주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진 않다. 최근 아르마니 뷰티를 판매하게 된 CJ온스타일의 사례를 엿볼만하다. 뷰티 업계는 아르마니가 CJ온스타일보다는 해당 채널에서 자체 쇼를 진행 중인 방송인 최화정을 염두하고 입점했다는 평가다. CJ온스타일은 그동안 시슬리, 에스티로더 등 고급 뷰티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섬세한 차별화도 필요 알럭스만의 섬세한 감성이 다소 부족한 점도 아쉽다. 제품 소개 시 해당 브랜드의 공식 홈페이지와 똑같은 사진과 설명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상품 정보만 있다는 뜻이다. 고가 화장품은 디테일에 신경 쓴다. 이미지와 감성과 같은 무형의 가치가 중요하다. 상품을 기획한 MD가 왜 이 브랜드의 제품을 알럭스에 넣었는지, 소비자가 왜 이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지 보다 친절하고 섬세한 설명이 필요해 보였다. 첫술부터 배부를 수 없다. 알럭스 앱이 세상에 나온 건 이제 2개월 차다. 쿠팡 측은 “앞으로 더 많은 럭셔리 뷰티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 중”이라면서 “첫 번째 앰배서더인 김고은과 함께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서비스 경험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4.10 06:50
연예일반

“매출 부진 영향”…하이브, 1Q 실적 부진 전망에 6%대 하락 [IS엔터주]

하이브 주가가 5% 이상 급락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부진한 실적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는 이날 오전 11시 1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6.94%(1만 6000원) 하락한 21만 4500원에 거래 중이다. 3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하이브 주가가 21만원대로 떨어진 건 지난 1월 23일 이후 처음이다.하이브의 1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이란 시장 전망이 나오면서 매도 심리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앞서 IBK투자증권은 이날 하이브의 1분기 실적을 매출액 4329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인 531억원을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김유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부석순, 호시X우지, 르세라핌 외 앨범 발매 공백에 따른 매출 부진 영향 때문”이라며 1분기 하이브의 공연 매출은 전년 대비 48.6% 감소한 746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4.09 11:14
산업

삼성전자, 1분기 매출 79조 역대 최대 수준...영업이익 6.6조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분기 최대 수준인 79조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8일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1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79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84% 증가했다. 분기 기준 최대인 작년 3분기(79조1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당초 시장에서는 1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으나, 갤럭시 S25 모델의 판매 호조와 D램 출하량 선방 등으로 시장 기대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에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서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는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단기간인 21일 만에 국내 100만대 판매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한편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원 안팎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김두용 기자 2025.04.08 08:00
산업

K신약 'P-CAB'이 뭐길래 ‘대세 위장약'으로 우뚝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의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가 제약·바이오업계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PPI(프로톤 펌프 억제) 계열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하며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P-CAB 계열의 국내 신약들은 해외 무대로 빠르게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전 세계 5개 중 국산 신약만 3개 7일 업계에 따르면 3세대 위식도 역류 치료제인 P-CAB 제제는 전 세계를 통틀어 5개에 불과하다. 이중 국산 P-CAB 제제만 3개로 이 분야에서 강점을 내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까지 P-CAB 계열 신약 3개를 출시했다. 2019년 HK이노엔이 국산신약 30호로 ‘케이캡’을 선보였다. 이어 대웅제약이 2021년 34호 신약 ‘펙수클루’를, 2024년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37호 신약 ‘자큐보’를 출시하면서 P-CAB 계열 신약이 3개로 늘었다.P-CAB 계열은 기존 PPI 제제의 단점으로 꼽히는 느린 약효 발현과 식전 복용 등을 개선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P-CAB 제제는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고 약효가 더 빠르고 오래 지속돼 밤에도 위산 분비가 조절되는 장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업계 1위인 케이캡은 2019년 첫해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비급여 제외) 원외처방 실적이 304억원이었지만 출시 2년 만에 처방액 1000억원(1107억원)을 넘겼다. 2024년에는 2000억원에 육박하는 196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4.4% 성장률을 보였다. 케이캡의 성장에 힘입어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의 점유율은 2019년 5.8%에서 2024년 22.3%까지 상승했다. 이 기간 PPI 제제의 점유율은 62.5%에서 52.1%로 축소됐다. 현재 이 시장의 규모는 1조3754억원으로 커진 상황이다. 케이캡이 출시됐던 2019년에는 규모가 8001억원에 불과했다. 케이캡이 다케다제약(일본)의 ‘다케캡’과 가비평제약(중국)의 ‘베이웬’이 주도했던 P-CAB 제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케이캡은 2015년 중국 제약사 뤄신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다. 이어 멕시코 제약사 카르놋과 중남미 17개국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몽골,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국, 캐나다 등 총 47개 국가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케이캡 판매가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국가는 중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현재 한국을 포함한 48개국에 진출한 상황이고 출시 국가는 15개국이다. 완제품 기준 지난해 수출금액은 81억원 수준이다. 해외 로열티 및 기술수출에 따른 기술료(마일스톤)는 기타 수출 매출로 집계되기 때문에 이보다 더 크다”고 밝혔다. 후발주자 가세, 글로벌 무대 승부처대웅제약의 P-CAB 제제인 펙수클루는 지난해 원외처방 788억원으로 케이캡에 이어서 2위를 차지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2일 위염 적응증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를 획득해 10mg 용량 제품을 출시하고, 7일 국내 P-CAB 신약 최초로 인도 출시를 발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위염 적응증에 대한 급여 확대로 500만명에 달하는 위염 환자들에게 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근당과 함께 펙수클루 공동 판매를 하고 있는 대웅제약은 연 매출 1500억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7일 인도 출시를 공식화한 대웅제약은 세계 4위 항궤양제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MS의 2023년 데이터 기준으로 인도는 중국-미국-일본에 이은 세계 4위 시장으로 규모가 1조4000억원을 상회한다. 이로 인해 대웅제약은 인도를 펙수클루의 글로벌 핵심 거점국으로 선정하고, 인도 1위 제약사 선파마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품목허가 신청부터 출시까지 빠른 속도로 진행하며 현지 진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인도 출시로 한국,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 필리핀 등 6개국으로 판매국이 늘어나게 됐다. 이 외에도 19개국에서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5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해 총 30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대웅제약은 2027년까지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케이캡이 세운 2028년 100개국 진출보다 1년 빠른 목표다. 변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기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와 차별화되는 펙수클루의 장점을 바탕으로 2027년까지 100개국 진출하고, 2030년 1제품-1조원 비전을 달성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자큐보는 국산 3호 P-CAB 제제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 경쟁에 합류할 전망이다. 자큐보는 지난해 원외처방 매출 58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에는 물 없이 입안에서 녹여 복용할 수 있는 ‘구강붕해정’ 제형을 개발했다. P-CAB 계열 신약 중에는 케이캡에 이어서 두 번째 구강붕해정 제형이다. 특히 제일약품은 자큐보가 상품 매출 중심에서 신약 확대로 체질 개선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원제약과 일동제약도 공동 개발을 통한 국내 네 번째 P-CAB 계열 신약을 겨냥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일동제약의 연구개발 자회사 유노비아와 공동 개발 중인 P-CAB 계열과 관련해 연내 임상 3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 계열이 대세가 되고 있는 데다 시장도 커지고 있다. 내년에 허가 신청을 한 뒤 2027년 관련 신약의 제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여전히 PPI 제제의 점유율이 높지만 P-CAB 제제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런 ‘대세 흐름’에 가세하기 위해 많은 제약업체들이 눈독 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신약 개발만 성공하면 케이캡과 펙수클루처럼 연 매출 1000억원 달성은 무난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계열의 신약이 계속 출시되면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지겠지만 흐름이 PPI에서 P-CAB으로 이동하는 대세가 더욱 뚜렷해져 동반 성장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위와 관련된 질병이 흔하고 돈이 되는 시장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많은 제약사들이 뛰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P-CAB 계열 신약 실적은 세계 무대가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케이캡은 3조3000억원 규모의 미국 시장에서 임상시험 3상을 완료한 후 품목허가를 위한 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다. 케이캡과 펙수클루 모두 글로벌 무대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원)를 목표로 해외 진출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2025.04.08 06:30
산업

정철동 LGD 대표, 자사주 1000주 매입...자사주 6만주 보유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자사주 1만주를 매입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철동 사장은 지난 3일 자사주 1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금액으로는 8282만원어치다.정 사장은 지난해 3월 유상증자 참여(우리사주 3만7540주)를 비롯해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오고 있다. 이번 신규 취득으로 총 6만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정 사장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주가 부양과 함께 사업 체질 개선 및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시장에 보여주기 위한 취지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증권가에서는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눈높이를 상향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구조 고도화, 운영 효율화 등을 바탕으로 오랜 적자의 늪에서 탈출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작년 한 해 LG디스플레이의 영업손실은 5606억원으로, 전년(2조5102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2조원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LG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은 831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회사가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3년 4분기(1317억원) 이후 1년 만이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LG디스플레이가 46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연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박 연구원은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으로 연간 1조5000억원가량 매출이 줄겠으나, 타 사업부의 성장으로 이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연간 비용 축소 및 감가상각비 감소로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2025.04.07 17:30
IT

LG전자, 1분기 최대 매출 달성…22조 첫 돌파

LG전자는 1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22조원을 넘어섰다고 7일 밝혔다.LG전자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2조74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다. 영업이익은 1조2590억원으로 5.7% 줄었다.주력인 생활가전 사업은 B2C(기업-소비자 거래) 제품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B2B(기업 간 거래) 영역에서는 빌트인 가전 사업과 모터, 컴프레서 등 부품의 외판 사업이 기여했다.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올해부터 TV, IT(노트북, 모니터 등), ID(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기반 사업을 통합 운영하며 시너지를 노린다.전장 사업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 등으로 사업 모델을 다각화한다.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모터, 인버터 등 기술을 기반으로 경쟁 우위를 구축하고 차량용 램프는 고해상도, 지능형 램프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을 가속한다.B2B 사업의 핵심으로 키우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은 올해 1분기에 지난해 동기 실적(매출 2조5890억원, 영업이익 3356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LG전자는 이달 말 실적 설명회에서 사업본부별 경영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4.07 11:17
프로야구

최소 경기 100만 관중 인기에..크보빵, 티빙 중계 '대박'

최소 경기 100만 관중을 기록한 2025년 KBO리그에서 회원사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야구 인기 상승과 덕에 CJ ENM, SPC삼립, SOOP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DS투자증권이 7일 전망했다.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가진 CJ ENM의 티빙이다. 지난해 티빙은 3년 중계권료 총액 1350억원(연 450억원)에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을 따냈다. 장지혜·김대성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CJ ENM에 대해 "티빙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2월 680만명에서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700만명으로 증가했다. 리그가 진행될수록 MAU 증가, 광고 수익 창출까지 시너지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아울러 보고서는 '계정 공유 제한, 웨이브 합병, 해외 진출 등으로 올해 실적 모멘텀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웨이브와 해외 합병 효과를 반영하지 않은 올해 티빙 실적 전망치를 매출액 4834억원, 영업손실 27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 예상대로라면 매출이 전년 대비 1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폭이 줄어들게 된다. 치열한 OTT 시장에서 경쟁 중인 티빙은 프로야구를 통해 상승 동력을 찾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아울러 이 보고서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업해 '크보빵'을 출시한 SPC삼립도 야구 특수를 누리고 있다. '크보빵'은 출시 사흘 만에 100만개가 팔리며 2022년 '포켓몬빵 열풍(같은 기간 75만개)'을 눌렀다. 뿐만 아니라 KBO리그의 글로벌 중계를 실시하는 숲(SOOP·옛 아프리커TV)도 야구 흥행의 수혜주로 꼽혔다.지난해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1000만 관중을 돌파한 KBO리그는 올해 더욱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KBO는 지난 6일 "부산, 대구, 잠실, 인천, 고척 등 5개 구장에 9만6135명이 입장, 이번 시즌 총관중 수 105만 9380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올 시즌 KBO리그는 개막 후 60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전 최소 경기 기록은 65경기(2012시즌)였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입장 관중은 1만7656명이다. 김식 기자 2025.04.07 10:54
프로야구

‘크보빵 열풍’에서 소외된 롯데, 빵이 아니라 파이가 문제다 [김식의 엔드게임]

‘크보빵’ 열풍이 뜨겁다. 지난달 19일 판매 시작 사흘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봉을 넘어섰다. 편의점과 모바일 메신저 선물하기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크보빵 안에는 ‘띠부실(탈부착 스티커)’이 들어가 있다. 야구팬 사이에서는 서로 스티커를 인증하는 게 놀이가 됐다. 김도영(KIA 타이거즈) 등 인기 선수의 띠부실은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야구팬이 아니라면 이름도 낯선 크보빵 덕에 제조사 삼립SPC의 주가도 강세다. 지난달 19일 크보빵을 출시한 시점부터 상승하더니 5만2500원이었던 주가가 3일 종가 기준으로 6만6800원를 기록했다. 12거래일간 상승률은 27.24%. 이 기간 미국 관세 우려와 한국 공매도 재개로 인해 시장이 불안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립SPC의 상승세가 더 돋보인다. ‘광고판’에서 ‘브랜드’가 된 KBO리그크보는 야구팬이 KBO리그를 친근하게 부르는 은어다. 9개 구단별로 다른 빵을 만든 삼립SPC는 여러 선수의 스티커를 랜덤으로 넣었다. 이 전략이 대박을 터뜨렸다. 크보빵은 2022년 ‘편의점 대란’을 일으켰던 삼립SPC의 히트작 포켓몬빵보다 매출액과 화제성에서 앞서고 있다. 일본에 로열티를 줘야 하는 포켓몬빵과 달리 크보빵은 한국 야구단 로고와 마스코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크보빵의 인기는 곧 한국 기업과 구단, 선수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크보빵 열풍에 속 타는 이들도 있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빵을 먹을 수도, 좋아하는 선수의 스티커를 가질 수도 없다. 롯데 구단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삼립SPC의 협업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구단은 제빵 사업을 하는 계열사(롯데웰푸드)를 고려, 경쟁사의 이윤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이런 이유로 롯데는 KBO의 협업 이벤트에서 자주 빠지고 있다. 지난해 홈런볼(해태제과), 올해 하늘보리(웅진식품)와의 컬래버에도 함께하지 않았다. 이때도 적잖은 소외감을 느꼈을 터인데, 크보빵이 대박을 터뜨리자, 롯데 팬들의 불만도 함께 터졌다.이런 형태의 협업에서 나오는 수익은 계약에 따라 구단·선수에게도 배분된다. 크보빵 열풍에서 소외된 롯데는 이 기회도 놓쳤다. 물론 크보빵에서 나오는 수익은 롯데 야구단 규모(2024년 매출 721억원, 당기순이익 110억원·전자공시시스템 기준)에 비하면 큰 비중은 아니다. 그래도 크보빵 열풍은 롯데뿐 아니라 다른 구단, KBO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안겼다. 크보빵은 KBO리그의 통합 마케팅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1982년 출범한 KBO리그는 불과 몇 년 전까지 모기업의 홍보 수단으로 기능했다. 팀 이름에, 유니폼과 헬멧에, 야구장 펜스에 모기업을 노출하면서 존재 이유를 찾았다. 유니폼에 다른 기업 광고를 아예 받지 않는 팀도 있었다. 야구단은 모그룹의 ‘광고판’이었다.KBO리그는 지난해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이제 응원 팀을 드러내는 건 야구팬의 정체성이 됐다. ‘연예인 덕질’을 흡수한 팬덤은 역동적인 응원 문화를 만들었다. 야구 유니폼을 입고 지하철을 타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아졌다. 지난해 슈퍼스타로 떠오른 김도영의 유니폼은 11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몇 년 사이 야구단은 ‘브랜드’로 진화했다. 덕분에 각 구단 매출은 700억~800억원 대로 껑충 뛰었다. 리그 전체 시장 규모는 모그룹의 지원을 더하더라도 연 1조원 이하로 추정된다. 그러나 가장 충성도 높은 고객을 보유한 데다, 구단주가 직접 챙기는 계열사가 된 건 틀림없다. 크보빵도 안 되는데 ‘플랫폼’이 될까이제 프로야구에는 열광적인 사랑을 받는 10개의 브랜드가 생겼다. 크보빵의 성공에서 보듯 KBO조차 브랜드화했다. 수십 년 동안 적자를 감수한 여러 기업의 투자가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다음 단계의 경영 전략은 뭘까.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길은 10개 구단 통합 마케팅이다. 한 공간에서 경기 입장권을 사고, 유니폼과 굿즈를 구입하고, 관련 뉴스와 영상을 즐기는 ‘플랫폼 비즈니스’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가 2000년부터 이 역할을 하고 있다.자본주의의 끝판왕이라는 미국에서 30개나 되는 팀이 플랫폼에 모이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뉴욕·LA 등에 연고를 둔 빅마켓 구단들의 양보와 MLB 사무국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통합 마케팅을 실현했다. 30개 구단이 모여 협상력을 높였다. 지난해 MLB는 121억 달러(17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LA 다저스의 구단 가치는 75% 상승한 35억 달러(4조원)로 추산됐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스몰마켓만 보호한 게 아니라 빅마켓도 더 키운 셈이다.10여 년 전부터 KBO도 이 모델에 따라 통합 메케팅을 기획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시장성 높은 연고지를 팀들이 통합 마케팅을 반대해서다. 장기적 성장을 위해 단기적인 혼란과 실적 부진을 감수하려는 구단이 없는 것이다.물론 MLB 모델이 유일한 답은 아닐 것이다. 각 구단의 개성과 영업권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개별 마케팅에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전체 파이를 키우지 못한 채 눈앞의 안전마진에 만족한다면 KBO리그의 산업화는 기대할 수 없다.롯데가 크보빵 라인업에서 빠질 게 아니라 주체적으로 10개 구단 제품을 생산했다면 어땠을까. KIA의 굿즈 제작 역량이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많은 수익을 올렸을까. 김도영의 등장과 크보빵 열풍은 리그 참여자에게 오히려 큰 숙제를 남겼다. 스포츠1팀장 2025.04.0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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