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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나도 감옥 가야야 했는데” 조영남, 폭탄 발언→ 쎄시봉 출격 (수요일 밤에)

쎄시봉도 탐내는 진(眞)의자 쟁탈전이 펼쳐진다.6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TV조선 ‘트롯 올스타전: 수요일 밤에’ 16회는 ‘쎄시봉’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상벽을 포함한 쎄시봉 4인방(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이 한자리에 모인 건 방송 역사상 최초로, 수요일 밤을 역대급 포크 감성으로 물들인다. 쎄시봉 4인방과 인연이 깊은 이상벽이 특별 MC로 등장해 MC 붐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은 한국 최초의 음악 감상실이었던 쎄시봉에서 만났다. 쎄시봉 4인방은 70년대 서울 무교동의 작고 후미진 음악다방에서 57년 만에 대형 스튜디오로 화려하게 귀환해 이목을 사로잡는다. 이들은 토큰스 ‘더 라이언 슬립스 투나잇’을 긴 세월이 무색할 만큼 환상 호흡으로 불러내 귀를 호강시킨다. 여기에 염유리의 성악 보이스가 곁들어져 신선하고 품격 있는 컬래버 무대로 레전드 오프닝이 탄생한다.그런 가운데, 쎄시봉 4인방 각자의 히트곡으로 대결이 펼쳐진다. 염유리가 송창식 사부의 ‘사랑이야’로 첫 대결에 나선다. 송창식 사부의 발라드 감성에 그녀의 맑은 목소리가 더해져 영화의 한 장면이 그려지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이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준 조영남 사부가 갑자기 “점수 무를까?”라는 폭탄(?) 발언으로 두 귀를 의심케 하는데. 진(眞) 의자를 향한 아쉬움 때문이다. MC 붐은 “이 자리는 영원할 수 없다. 지금보다 높은 점수가 나오면 밀어내는 방식”이라며 응원을 보낸다.한편, 송창식 사부가 ‘사랑이야’의 탄생 비화를 직접 밝혀 이목을 끈다. 그는 “어렸을 때 예비군 훈련에 불참해 20일간 감옥행이었다. 머릿속에 가사를 가지고 있다가 집사람이 면회 왔을 때 가사를 불러주고 집에 가서 정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힌다. 이에 조영남 사부가 “(좋은 가사를 위해) 나도 감옥에 갔어야 하는데(?)”라며 마라맛 토크로 현장을 초토화시킨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8.05 10:28
드라마

♥문가영과 연애하더니… 이종석, 직장 상사에 반기 (‘서초동’)

이종석의 삶에 균열이 일어났다.지난 3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서초동’(극본 이승현/ 연출 박승우/ 기획 CJ ENM 스튜디오스/ 제작 초록뱀미디어) 10회에서는 불편한 상황에 익숙해진 안주형(이종석)의 위태로운 평화에 균열이 찾아오면서 어쏘 라이프에 또 한 번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이에 10회 시청률은 전국 가구 평균 6.1%를 기록했다. tvN 타깃인 2049 남녀 시청률에서는 전국 기준 케이블 및 종편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안주형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받고 싶다는 의뢰인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었다. 한참 대화가 무르익어가던 중 불쑥 들어와 안주형을 불러들인 나경민(박형수)은 지금 온 의뢰인은 거절하고 다른 상대의 변호를 맡으라고 해 안주형을 의아하게 만들었다.특히 나경민이 이야기한 상대가 먼저 온 의뢰인의 반대 측, 즉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 간 회사임을 알게 된 안주형은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그동안 상사의 지시라면 군말 없이 따르던 안주형은 처음으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했으나 나경민은 대표의 입장에서 선임료를 많이 주는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다시 한번 회사 측을 변호하라고 강조했다.하는 수 없이 마음이 불편한 사건을 맡은 안주형은 회사 직원들이 제출한 진술서를 토대로 현장에서 직원들을 만나 증언의 신빙성을 확인하려 했다.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진술서의 내용과 달리 회사 내부에는 강압적인 기류가 흘렀고 직원이 진술 확인을 위해 처음 만났던 안주형에게 밤늦게 영업 연락을 할 정도로 실적 압박이 심한 상황.하지만 안주형은 회사의 입장을 대변해야 했기에 결국 법정에서 피해자 측에 책임을 떠넘기는 변호를 할 수밖에 없었다. 서러움과 억울함에 오열하는 의뢰인의 원망 가득한 눈빛은 안주형의 마음을 더욱 옥죄였다. 결국 안주형은 나경민을 찾아가 “불편하지 않았던 적은 없습니다. 불편에 익숙해져 있었던 거지”라며 반발해 그가 어떤 불편함을 애써 외면하면서 지냈는지 깨닫게 됐다.안주형과 마찬가지로 강희지와 배문정도 각자의 대표 변호사와 미묘한 마찰을 겪고 있었다. 강희지는 자신처럼 사람을 향하는 일을 한다고 생각했던 강정윤(정혜영)이 현실적인 판단을 우선하는 모습에서 이질감을 느낀 한편, 배문정은 자신과 상의도 없이 채용 공고를 올린 나경민에게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조창원 역시 학교폭력 피해자의 변호를 하고 있는 자신에게 학교폭력 가해자의 변호를 시키는 대표 변호사 성유덕(이서환)의 만행에 질릴 대로 질려있던 터. 그런 가운데 조창원은 학교폭력을 당하다 결국 살인미수 가해자가 되어버린 학생에게 집행유예라는 뜻밖의 처벌을 구형한 검사의 결단에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됐다.그간 조창원은 벌을 줘야 하는 사람에게는 무죄를 선고하고 선처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무거운 형벌을 구형하는 검사들을 통해 무력감을 느껴왔으나 이번 사건은 그의 머릿속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이어 경력직 검사 채용 공고를 살피며 고민에 빠져 조창원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해지고 있다.각자 고된 하루를 마친 어쏘 변호사들은 늘 그렇듯 다같이 모여 앉아 안부를 주고받으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모두 고생들 했다”라며 서로를 다독이는 어쏘 변호사들의 모습을 끝으로 ‘서초동’ 10회가 막을 내렸다. 과연 직장생활에 새로운 고충을 맞닥뜨린 어쏘변호사들은 이직과 퇴사, 재직의 기로에서 어느 길로 성장하며 걷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하루라도 바람 잘 날 없는 직장생활로 현대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tvN 토일드라마 ‘서초동’ 11회는 오는 9일 오후 9시 20분에 방송된다. 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8.04 08:06
해외축구

‘10년’ 담긴 SON의 눈물…진심·존중 가득했던 마지막, 韓 팬·뉴캐슬과 함께해 더 특별했다 [IS 상암]

‘울보’ 손흥민(토트넘)이 또 한 번 눈물을 쏟아냈다. 토트넘에서 보낸 10년의 마지막을 한국 팬, 뉴캐슬 유나이티드 선수단과 함께해 더 특별했다.토트넘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에서 1-1로 비겼다.전날 기자회견에서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힌 손흥민의 고별전이었다. 토트넘이 오는 8일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친선전을 치르는 만큼, 이번이 진정 마지막 경기일지는 미지수다. 다만 한국 팬 앞에서 토트넘 소속으로 치르는 마지막 경기임은 분명했다.6만 4773명의 관중이 손흥민의 마지막을 함께했다.팬들은 손흥민이 전광판에 잡힐 때, 그라운드 위에서 드리블할 때 등 여느 때보다 큰 함성을 보냈다. 선수들도 평소와 달랐다. 팀 동료인 브레넌 존슨은 선제골을 넣은 뒤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존중이 담긴 골 뒤풀이였다.10년간 토트넘 소속으로 뛰었던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뉴캐슬 선수들의 존중도 받았다.후반 19분 교체 사인을 본 손흥민은 그라운드 위에서 팀 동료들과 진한 포옹을 나눴다. 뉴캐슬 선수들과도 ‘마지막 인사’를 했다.양 팀 선수들은 손흥민이 벤치로 돌아갈 때 양쪽으로 늘어섰다. 손흥민이 10년간 EPL에서 세운 업적을 기리는 의식이었다. 뉴캐슬 선수들도 동참해 더 특별했다. 벤치로 돌아가서도 오랜 시간 팀 구성원과 인사한 손흥민은 결국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토트넘에서의 10년이 머릿속에 스쳐간 모습이었다.팬들은 ‘손흥민’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격려했다. 경기를 마친 손흥민은 밝은 얼굴로 한국 팬들과 인사했다.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10년간 공식전 454경기에 나서 173골 101도움을 기록했다. 2024~25시즌에는 토트넘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이끌며 17년 만에 구단의 무관을 끊어냈다.손흥민은 명실상부 ‘토트넘 레전드’ 입지를 다진 뒤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상암=김희웅 기자 2025.08.03 22:05
프로야구

'부엉이' 넘은 '청송' 임찬규 "폭발적이진 않지만…노송 김용수처럼" [IS 인터뷰]

LG 트윈스 임찬규(33)가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썼다. 그는 "김용수 선배처럼 야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임찬규는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개인 통산 222번째(현재 224경기) 선발 등판했다. 1985년부터 1996년까지 활약한 '부엉이' 정삼흠(221경기)을 넘고 LG 구단(MBC 청룡 시절 포함) 역대 개인 최다 선발 등판 기록을 세웠다. 임찬규는 "한 시즌에 15~20승(2023년 최다 14승)을 올리거나 폭발적인 시즌을 보낸 적이 없지만 꾸준하게 한 팀에서 던졌다는 방증"이라면서 기뻐했다. 그가 '엘린이(LG 트윈스+어린이 팬)' 출신이어서 더 의미 있는 기록이다. 임찬규는 2011년 LG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했다. 그해 9승 6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하며 신인왕 투표 2위에 올랐었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2021년 17차례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3.87을 올렸지만 고작 1승(8패)에 머물렀고, 염경엽 감독이 처음 부임한 2023년에는 불펜 투수로 시작해 선발진에 재진입했다. 임찬규는 "최근 10년 동안 선발진에 함께 했던 투수들이 많이 바뀌었다. 그 자리를 항상 지켜온 점에 뿌듯함을 느낀다"라며 "이처럼 많이 선발 등판한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라고 말했다. 임찬규의 통산 성적은 342경기에서 83승 81패 8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39다. 팬들은 그런 임찬규를 향해 '청송'이라는 별명을 새롭게 붙여줬다. 개인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사실상 '잔류'를 정해놓고 협상에 임하는 등 15년 동안 LG 마운드를 지켜왔기 때문이다. 그는 "LG 선발진에 늘 임찬규가 있었다고 (팬들의 머릿속에) 기억남았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임찬규는 '노송' 김용수를 향해 전진한다. 1985년 MBC 청룡에 입단해 2000년 LG에서 은퇴한 김용수는 구단 개인 역대 최다 126승 기록을 갖고 있다. LG 소속으로는 99승을 올렸다. 임찬규가 지금처럼 활약한다면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는 기록이다. 이에 앞서 김용수가 갖고 있는 구단 역대 개인 최다 탈삼진(1145, 임찬규 1078개) 경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임찬규는 "김용수 선배님 별명이 노송이지 않나. 선배님처럼 (LG에서 오래) 야구를 하는 게 내 목표"라고 말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임찬규는 30대 중반에 접어든 올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노린다. 국내 투수 중에 KT 위즈 소형준(2.72)에 이어 두 번째로 평균자책점(2.90)이 낮다. 개인 첫 150이닝 투구도 유력하다. 다만 5월 27일 한화 이글스전을 끝으로 8경기째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임찬규는 "지난해 8월 말(27일) KT 위즈전을 시작으로 포스트시즌을 거쳐 올해 4월 중순(16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개인 10연승을 거둔 적도 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8월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개인 통산 225번째 선발 등판한다. 임찬규는 "서울에서 태어나 잠실구장에서 야구를 보던 아이가 LG에 입단했다. 처음부터 FA 계약까지 단지 우연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운명적이지 않나"라면서 "은퇴 후에도 LG와 인연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바랐다. 이형석 기자 2025.08.01 12:25
생활문화

[정다정 다정다감] 천천히, 나에게로 돌아오는 중입니다

밤 10시인데도 땀이 줄줄 흐른다. 등줄기로 흐르는 땀을 느끼며 학원으로 걸어간다. 학원 끝나기 십 분 전에 가서 미리 기다리고 있어야 아이가 좋아한다. 10시 종이 치자 아이들이 우르르 빠져나온다. 몰려나오는 아이들 중에 우리 아이가 확 보인다. “엄마!”라고 외치며 나를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든다. 얼마 전부터는 엄마보다 키가 커졌지만, 여전히 데리러 오는 걸 좋아한다. 일하는 엄마가 못하는 한 가지, 아이를 매일 학원에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는 것. 이달은 거의 매일 아이를 데리러 갔다. 아이와 함께 집을 향해 땀을 흘리며 걸으면서 잡담을 나눈다. 선생님이 친구만 칭찬해서 속상했다, 계단에서 넘어질 뻔했다, 맛있는 젤리를 찾았다. 자질구레하고 사소한 이야기를 하면서 집까지 함께 걸어온다. 사소하지만 아이에겐 중요한 순간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천천히, 함께 걷는다.예전의 나는 거의 매일 사람들과 약속을 잡고 미팅을 했다. “너 그렇게 돌아다녀도 괜찮겠냐”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쉬라고 하는 걸까? 나는 바빴다. 그런데 즐거웠다. 하고 싶은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신나게 해내고 있다고 믿었다. 하루를 빽빽하게 채우는 건 내 방식의 삶이었다. 점심 약속과 저녁 모임 사이에도 일정을 끼워 넣었고, 돌아오는 길에는 다음 프로젝트의 브리핑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곤 했다.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그조차도 뭔가를 이루고 있다는 증거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미루고 미루던 수술을 받게 되었고, 회복이 필요한 시기가 찾아왔다. 빈혈 때문에 어지러워 무리를 할 수 없다. 회복을 위해 5kg이 넘는 물건은 석 달 동안 들면 안 된다고 했다. 집에서 공주처럼 누워 지내다가도 장이 유착되면 안되니 매일 산책도 해야 했다. 그제야 처음으로 쉼이 ‘선택’이 아니라 ‘의무’가 됐다. 억지로라도 속도를 낮춰야 했고, 멈춰야만 다음이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받아들였다.수술 후 빈혈이 심하게 찾아왔고,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챙겨 먹는 일이 매일의 중요한 미션이 되었다. 복압이 높아지면 안 되니 변비를 막기 위해 식이섬유도 충분히 먹어야 한다. 매일 비슷한 식재료가 반복되지만, 양념을 바꿔보고 조리법을 달리해 본다. 양배추와 가지 요리도 섭렵했다. 나를 위한 식사, 나를 살리기 위한 시간. 단조로운 듯하지만 지루할 틈이 없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집중하다 보니 오히려 삶이 더 풍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지금 나는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속도로 살아가는 중이다. 하루 한 시간 걷는 것이 일과가 되었고, 재택근무를 꼬박꼬박 챙긴다. 저녁 약속이 없으니 밤에 홀로 나가 걷기도 한다. 더운 날씨 탓에 종종 마트를 들르다 보니 그날그날의 세일 품목을 하나씩 사 오는 버릇이 생겼다. 냉장고는 점점 가득 차고, 마음은 조금씩 비워졌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느슨한 리듬에 불안을 느꼈을 텐데, 요즘은 문득문득 생각한다. “이렇게 헐렁해도 괜찮은 거구나.”아직 요가나 등산처럼 복부에 무리가 가는 운동은 금지다. 그래서일까, 무언가를 ‘하지 않는 삶’ 속에서 내가 조금씩 드러나는 기분이 든다. 이전에는 항상 ‘해야 할 일’로 가득했던 하루가 이제는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게 해준다. 만나자는 사람들의 약속을 “더우니 9월 이후에 만나요”라고 정중히 거절한다. 드디어 집을 조금씩 치울 에너지가 생겼고, 마음속에 쌓아만 두었던 할 일 목록도 하나씩 손을 대기 시작했다.누군가는 지금의 내 하루를 심심하고 느슨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 속도가 지금의 나에게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천천히 걸으며 나를 챙기고, 나를 먹이고, 나를 정리하는 일. 이전에는 놓치고 지나쳤던 사소한 것들이 지금은 나를 다시 살게 하는 힘이 된다.아주 천천히, 나는 나에게로 돌아오는 중이다. 이 속도, 이 호흡, 이 일상의 감각을 오래도록 잊지 않고 싶다.정다정 글로벌 IT기업 홍보 총괄 2025.08.01 07:00
프로야구

감독은 70경기 바랐는데, LG '슈퍼 백업'은 이루고 싶은 게 많다..."내 야구 인생은 느리지만"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올 시즌 개막 전에 "내야 백업 1순위 구본혁이 70경기 이상 출전해야 주전 선수에게 휴식을 부여할 수 있어 팀에 좋다"라고 말했다. 구본혁(28)은 지난 29일 기준으로 팀 내 5번째로 많은 91경기 출전했다. 지난 29일 잠실 KT 위즈전에는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개인 첫 4안타(3타점) 경기를 펼쳤다. 그는 "한 경기에서 4안타를 쳐보고 싶었는데 정말 기분이 좋다"라고 웃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구본혁이 4안타로 타선을 이끌었다. 3회 말 구본혁의 2타점 동점타로 경기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구본혁은 팀에 없어선 안 되는 '슈퍼 백업'이다. 주전 유격수 오지환과 2루수 신민재가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을 때 빈자리를 채웠다. 오스틴 딘이 옆구리 부상으로 빠져 3루수 문보경이 1루수로 옮기자 이번에는 3루를 맡고 있다. 구본혁은 올 시즌 유격수(267이닝)-3루수(181⅓이닝)-2루수(167이닝) 등 고르게 나갔다. 지난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 서커스에 가까운 호수비를 선보였다. 9회 말 대수비로 출전한 구본혁은 6-5로 쫓긴 9회 말 2사 1·3루에서 이유찬의 타구가 3루쪽 불펜으로 향하자 펜스를 밟고 뛰어올라 몸을 내던졌다. 왼팔의 글러브를 쭉 내밀어 펜스 너머로 들어가는 파울 타구를 잡아내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환상적인 캐치였다. 구본혁은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수비였다.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라면서 "평소 연습 때마다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라고 기뻐했다. 수비형 내야수인 구본혁은 타격에도 점차 눈을 뜨고 있다. 2023년까지 통산 타율 0.163이었던 구본혁은 지난해 타율 0.252 2홈런 43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49 1홈런 25타점이다. 구본혁은 "(대졸 출신의 백업 요원으로) 내 야구 인생은 느리지만 내가 해보고 싶은 걸 하나씩 다 이루어나가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데뷔 첫 끝내기 결승타에 만루 홈런까지 터뜨렸고, 최근에는 환상적인 수비와 4안타 경기를 펼쳤다. 그는 "지금 타격감이면 히트 포 더 사이클(한 경기에서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 모두 기록)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한번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와 선두 경쟁에 대해선 "1위가 쉽게 되진 않는다. 우리가 따라가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5.07.30 10:09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부상의 기억까지 지워야 하는 재활 선수의 어려움

어두운 얼굴이었습니다. A 선수는 “팔이 계속 아프다”고 했습니다. 구단에서 지정한 전문 병원과 전문의 의견은 “이상 소견이 없다”였습니다. 그러나 선수는 훈련 과정에서 통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다른 지역의 스포츠 재활 병원에 이어 국내 최고의 의료기관도 찾아갔습니다. 해외 전문 병원에도 선수가 가서 검진을 받았습니다. 선수가 최고 권위자를 직접 만나 “괜찮다”는 말을 듣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그렇게 수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검진받고 재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가 통증이 생겨 중단하고, 다시 검진받는 과정이 되풀이됐습니다. 모두가 답답해졌습니다. 뾰족한 수가 없고, 제대로 된 원인 진단이 없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위의 사람들도 그 선수 이름만 나오면 어두워졌습니다. 선수 몸이 아픈 게 누구의 잘못인 것처럼 비난하고 비난받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원인을 찾지 못한다, 재활 프로그램이 잘못됐다, 지도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돌았습니다. 그 선수도 ‘멘털이 약하다, 겁을 내고 있다’는 식의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다른 B 선수는 팔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습니다. 비슷한 또래의 선수들이 승승장구하며 주목받을 때 그는 후배들 틈에서 기본적인 트레이닝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괜찮다는 판단이 나오면 조금씩 앞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다가 두 번째 수술을 받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 역시 어두웠습니다. 말수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꾸준했습니다. 부상에서 회복하는 과정을 경험한 선배들과 이야기를 잘 나눴습니다.C 선수도 부상이 잦았습니다. 반복되는 부상에 특히 예민했습니다. 일부 팬과 여론에서 쏟아내는 부정적인 내용에 더 많이 위축됐습니다. 이 선수 역시 괜찮아졌다는 말을 들었지만 스스로 확신이 부족했습니다. 재활 복귀의 시간을 더 길게 잡아야 했습니다. 고심 끝에 감독님은 프런트에 요청해 C에게 재활 기간 중 휴가를 주자고 했습니다. “야구 말고 다른 사람들이 사는 것도 보러 다녀봐. 머릿속에 복잡한 것을 정리해 보면 좋겠어”라고 감독님은 선수에게 말했습니다.D 선수는 오랫동안 재활을 했습니다. 입단 때부터 재활 트레이너실이 자기 라커룸이나 마찬가지일 정도였다고 할까요. 재활의 긴 시간만큼 얼굴에 그늘이 생길 만도 했지만 그는 무척 밝고 씩씩했습니다. 수술 이력으로 공익 요원 판정을 받고 일할 때도 시간이 나면 구단 웨이트 트레이닝실을 빼먹지 않고 찾았습니다. 저녁 마감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쏜살같이 자전거를 타며 달려오는 그를 종종 마주치기도 했습니다. “구단 밥에는 항상 고기가 나오잖아요”라며 웃던 그가 떠오릅니다.부상과 재활의 고리에서 몸부림치던 여러 선수가 기억납니다. 누구는 팀을 옮겼고, 누구는 팀에 남아 있습니다. 누구는 야구를 접었습니다. 이들은 ‘유리 몸’이라는 꼬리표를 속상해했습니다. 대부분 게으름과는 거리가 먼 친구들이었습니다. 묵묵히 정해진 프로그램을 해 나갔습니다.그렇지만 신체적 회복과 심리적 회복은 저마다 속도가 달랐습니다. 잘 나가는 선후배들이 자신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것처럼 느끼며 소외감이 들고, 조바심을 내기도 했습니다. 몸이 좋아졌다고 해도 스스로 의심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고통의 기억이 계속 뒤 따라다니는 듯했습니다. 익숙한 선수들의 부상 소식이 들려 전문가에게 물었습니다. ‘나는 완벽하지 않다’는 공포가 선수를 지배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김범진 나우코칭 대표는 “몸이 약한 선수라는 세상의 평가가 무의식에까지 낙인을 찍는다”고 말합니다. 박일봉 부산외대 스포츠의학과 교수는 “재활 선수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반드시 낫는다는 마인드”라며 “부정적인 생각은 생리학적으로도 부상 회복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데 프로라고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곁에서 지원하는 코치나 저를 포함한 프런트 역시 완전히 이들을 이해하진 못했습니다. 과학이 사람 몸의 모든 걸 파악한다고 오판한 경우는 없었을까요. 심리적, 정신적 요인으로 이들의 불안감, 두려움을 인정한다면서도 더 깊은 곳의 트라우마를 간과하지는 않았을까요. 박 교수는 “아팠던 기억을 지워주는 것도 재활의 일부”라며 “피지컬이 좋아져도 고통의 메모리는 그대로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재활의 시간은 그래서 어렵습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7.29 09:00
예능

돌싱녀 “커리어 방해될까 결혼 숨겼는데… ‘장모한테 반품 시켜’ 막말까지” (‘돌싱글즈7’)

MBN ‘돌싱글즈7’의 새로운 MC 이다은이 “전처가 떠난 뒤 냉장고 문고리를 붙잡고 울었다”라는 한 돌싱남의 이혼 사유를 듣다가 자신의 경험담을 고백하며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넨다.27일 오후 10시 방송하는 ‘돌싱글즈7’ 2회에서는 5MC 이혜영-유세윤-이지혜-은지원-이다은이 스튜디오에 자리한 가운데, 재혼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호주 골드코스트에 마련된 ‘돌싱하우스’에 입성한 새 돌싱남녀 10인 도형-동건-명은-성우-수하-아름-예원-인형-지우-희종이 첫 번째 정보 공개로 각자의 ‘이혼 사유’를 털어놓는 현장이 공개된다.이날 돌싱남녀 10인은 ‘이혼 사유’를 밝혀달라는 공지를 전달받자, “우리니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 볼까?”라며 조심스레 입을 연다. 이중 한 돌싱녀는 “전 배우자가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해 집을 나오게 됐는데, 헤어진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전 남편이) 나랑 살던 신혼집에서 살림을 차렸다”고 밝혀 모두를 충격에 빠트린다. 이어 그는 “상대 여자는 내가 결혼식에도 참석했던 유부녀였다”고 해 2차 충격을 안긴다. 또 다른 돌싱녀 역시 “전 남편에게 신뢰를 잃을 만한 일이 생긴 후, 머릿속에서 생각이 떠나지 않아 결혼 생활을 빠르게 정리하게 됐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하는데, 이를 듣던 은지원은 “계속 생각이 나면, 한이 맺혀서 어떻게 함께 살아…”라며 안타까워한다.그런가 하면 한 돌싱남은 “전처가 집을 떠난 후 혼자 신혼집에 있는데, 집 구석구석 남아 있는 추억 때문에 냉장고 문고리를 잡고 운 적이 있다”고 털어놓는다. 그러자 이다은은 갑자기 눈물을 왈칵 쏟으며 “저도 이혼할 때 신혼집에서 짐을 빼다가 울었다”고 당시의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한다. 이다은의 위로와 공감 어린 발언에 ‘돌싱 선배’ 이혜영은 “그랬기 때문에 지금의 멋진 남편(윤남기)이 있는 거야”라고 받아쳐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이후로도 이다은은 “(이혼을 하면) 생각보다 주변에 말할 곳이 별로 없어서, 함께 출연한 사람들에게 말을 하는 자체만으로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라면서 ‘공감 여신’ 역할을 한다.분위기가 다시 훈훈해진 가운데, 한 돌싱녀는 ‘막장 드라마’급 이혼 사유를 밝혀 현장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이 돌싱녀는 “전 남편의 커리어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결혼 사실을 숨기라는 시댁의 요청을 받았었다”라며 믿기 힘든 이야기를 꺼낸다. 이어 그는 시댁 어른이 남편을 향해 “쟤 너희 장모한테 반품 시켜”라는 충격적인 말을 했던 과거를 고백하고, 이를 들은 이지혜는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말이 되나…”라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과연 해당 돌싱녀의 사연은 무엇일지, 어렵게 이혼 사유를 털어놓는 돌싱남녀 10인의 첫째 날 밤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된다.한편 ‘돌싱글즈7’은 첫 방송 공개 직후 넷플릭스 ‘오늘의 대한민국 톱 10’에서 1위에 오르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펼쳐지는 돌싱남녀 10인의 첫 데이트 현장은 27일 오후 10시 방송하는 MBN ‘돌싱글즈7’ 2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7.25 13:46
프로야구

김광삼 코치는 왜 선발 등판일에 손주영에게 동영상을 보냈나 [IS 비하인드]

LG 트윈스 손주영(27)은 지난 24일 선발 등판을 앞두고, 낮잠을 청하고 일어났다. 휴대전화에는 하나의 동영상이 도착해 있었다. 발신인은 다름 아닌 LG 김광삼(45) 투수코치였다. 대개 선발 투수는 등판일에 예민하다. 감독이나 코치, 동료들도 선발 투수에게 쉽게 말을 걸지 않을 정도. 늘 생글생글 웃는 손주영은 선발 등판일에도 예민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투수 코치가 직접 동영상과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손주영은 "등판일에 (여러 부담으로) 보내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라며 "(김)광삼 코치님이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의 커맨드에 관한 영상을 보내줬다"라고 소개했다. 김 코치는 "최근 네 기세가 좋다. 현재 구위나 커맨드가 좋고 볼넷(최근 10경기 53⅔이닝 4사구 14개)도 적다. 이 영상을 참고하면 훨씬 좋을 것"이라고 적었다. 김광삼 코치가 보내준 영상을 시청하고 마운드에 오른 손주영은 이날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현역 최다승 투수' KIA 양현종(6이닝 3피안타 무실점)과 좌완 선발 맞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손주영은 0-0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시즌 9승 달성은 다음으로 미뤘지만, LG가 광주 원정에서 4437일 만에 3연전을 쓸어담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그는 "승리 투수가 되지 않았는데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하는 건 처음"이라고 쑥스러워하면서도 "양현종 선배와 좋은 승부를 펼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손주영은 "김광삼 코치님이 보내준 영상을 참고해 커터를 이용한 몸쪽 승부, 또 구종별 로케이션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었다"라며 "덕분에 범타를 많이 유도했고, 6과 3분의 1이닝을 던졌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전력 분석 때도 김광삼 코치님이 최형우 선배와 어떻게 승부할 지 열정적으로 조언해 줬다"라고 고마워했다. 손주영은 이날 리그 타율 3위(0.330) OPS 1위(0.993·출루율+장타율) 최형우를 세 차례 모두 뜬공으로 잡았다. 손주영은 "보통 코치님이 선발 등판 일에 '파이팅' 정도로 힘을 불어넣어 주는데 이번에 도움을 얻어 더 좋았던 거 같다"라고 웃었다. 지난해 9승 10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하며 혜성같이 등장한 손주영은 내년 시즌 개막전 선발 투수로 추천될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다. 전반기 다소 기복을 보였으나 후반기 두 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0.73으로 좋은 모습이다. 시즌 성적은 8승 6패 평균자책점 3.79다. 손주영은 "시즌 초반에 공의 힘이나 구위가 오히려 더 좋았다. 다만 볼 카운트 싸움이 안 됐고, 빗맞은 안타가 나오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라며 "전반기에 팀 내 선발 투수 중 가장 안 좋았으니까 후반기에 제일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하다"라고 다짐했다.광주=이형석 기자 2025.07.25 12:13
프로야구

[IS 시선] 방송에 밀린 '코치 외면' 시대, ‘현장’을 먼저 말한 강민호의 울림

"지도자의 꿈이 크다. 그라운드로 돌아와서 선수들이랑 땀 흘리는 그런 지도자가 되고 싶다."최근 에이전트를 교체한 강민호(40·삼성 라이온즈)는 그 이유 중 하나로 지도자 연수를 꼽았다. 예비 자유계약선수(FA)로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일 수밖에 없는 그는 대형 에이전트와 손잡은 걸 두고 "(FA 계약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교체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기서 말한 '더 큰 그림'은 바로 '지도자 강민호'이다.1985년생인 강민호는 현역 생활에 대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다"라고 말한다. 불혹의 적지 않은 나이. 체력 소모가 큰 포수 포지션의 특성을 고려하면 슬슬 은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그려야 할 수 있다. 입담이 걸출한 강민호는 방송가 러브콜 1순위. 스스로 "전지훈련을 가면 각종 스포츠사 PD 명함을 다 받는다"라고 너스레를 떨 정도다. 그런데 정작 방송에 관한 관심은 크지 않다. 0순위는 현장 복귀다. 최근 계약한 에이전트는 은퇴 후 미국 지도자 연수 과정을 매끄럽게 연결해 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바탕에 깔렸다. 현장에서 강민호의 얘길 들으면서 "참 독특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현장에서 '지도자 연수'를 먼저 언급한 선수가 있었을까. 은퇴 후 공식 석상에서 만난 A 선수는 "은퇴하자마자 유니폼 입고 야구장에서 일하는 걸 배제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그라운드를 떠난 대부분의 선수는 현장으로 돌아오려 하지 않는다. 선수 때와 비교해 적은 연봉과 열악한 처우 등이 맞물려 코치는 선호하는 업종에서 밀려난 지 오래다. 대신 대부분 야구 예능 프로그램으로 향한다. 감독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야구까지 하면서 돈까지 버니 일석삼조. 현장에 있는 코치에게 "그만두고, 프로그램을 함께하자"라고 제안하는 경우도 왕왕 볼 수 있다.코치의 처우, 특히 연봉은 1·2년 사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9년부터 가이드북에 코치 연봉을 담지 않고 있다. 이전에는 해당 코치의 3년 치 연봉을 공개했지만, 이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블라인드가 처진 코치 연봉은 이후에도 제자리걸음 중이다. 그사이 예비 코치들의 현장 이탈은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민호의 '지도자 연수' 발언은 작지 않은 울림을 지닌다. 그의 미래가 어떤 그림으로 그려질지 자못 궁금하다.대구=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7.2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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