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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人] 눙크매거진, 화장 좀 하는 언니들의 '코덕 이야기'

'코스메틱 덕후'는 화장품을 뜻하는 영어 '코스메틱'과 마니아란 의미의 '오타쿠'를 섞은 신조어다. 이들은 화장품을 바르는 차원에서 벗어나 브랜드와 종류에 따라 끝없이 모으고, 테스트하고, 이를 자료로 남긴다. 한 마디로 화장품이 곧 취미인 사람들이라서 관련 지식도 풍부하다. 요즘 세대는 코스메틱 덕후를 '코덕'이라고 줄여 부른다. 소셜네트워크(SNS)가 범람하면서 자신이 코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하지만 이 많은 코덕 속에서 진짜를 찾기란 쉽지 않다. 본지가 '찐코덕'을 찾았다. '미샤'와 '어퓨' 등을 전개하는 에이블씨앤씨의 웹진 '눙크매거진'의 박진진(33), 임미애(27) 에디터가 주인공이다. 코덕의 성지 눙크매거진 -눙크매거진이 뭔가. 임미애(이하 임): "코덕의 세계가 열리는 웹진이라고 소개하면 될까. 지난 4월 론칭해 이제 넉 달 차인데 진짜 코덕인 우리가 봐도 아까운 정보를 싣고 있고, 내용도 알차다. 코덕끼리 소통의 창구도 된다. 모든 콘텐트 밑에는 댓글을 쓰는 곳이 있어서 질문이 들어오면 바로 피드백이 오간다. 화장품 마니아들의 놀이터이자 가장 코덕스러운 콘텐트가 있는 곳이 눙크매거진이다." 박진진(이하 박): "미샤가 창립 초기에 만들었던 '뷰티넷'은 우리나라 1세대 코덕의 성지이자 화장품 커뮤니티였다. 지금은 뷰티넷이 없어졌는데 그 사이 회사도 '에이블씨앤씨'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단일 브랜드숍에서 타 브랜드도 취급하는 종합화장품 회사로 발돋움했다. 뷰티넷의 2020년 버전이 바로 눙크매거진이다." -'코덕스러운' 콘텐트란.임: "최근 '눙디터' 시리즈를 연재 중이다. 화장품 회사는 대부분 코덕이다. 이들이 모여서 각자 화장품을 담고 다니는 파우치를 공개하는 것이다. 사람별로 피부 타입이 다양한데 이에 따라 파우치 내용물도 완전히 달라진다. 건성·수부지·지성·민감성·극단적 여드름성·노란 피부·까만 피부…. 이런 다양한 타입의 사람들이 공개하는 파우치는 확실히 다르다. 가령, 건성 피부들이 메이크업 수정할 때 사용하는 제품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이런 것이야말로 지극히 코덕스러운 콘텐트라고 생각한다." 박: "나는 '히든아이템' 시리즈를 꼽고 싶은데. 미샤는 우리나라 최초의 브랜드숍 화장품이었다. 그동안 숱한 히트작들을 냈는데, 그 중에는 정말 좋은데 안타깝게 묻힌 아이템이 많다. 대중적 인기를 끌지 못한 제품만 모여서 '왜 묻혔나. 왜 망했나'를 연구하고 소개한다. 또 단종된 제품도 다시 짚어본다. 화장 노하우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코덕들이 재밌게 읽을거리까지 주는 것이다." -요즘 SNS에서 코덕을 자처하며 광고료나 모델료를 챙기는 사람이 많다. 박: "우리는 성공한 코덕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화장품을 좋아했는데, 뷰티 전문 기자를 직업으로 갖게 됐다. 이후 에이블씨앤씨의 일원이 되면서 화장품 회사에 취직도 했고, 여기서 눙크매거진 에디터로 일하니까 정말 성공한 덕후다." 임: "박진진 에디터가 첫 직장의 사수였다. 눙크매거진을 론칭하면서 박 선배 추천으로 에이블씨앤씨에 왔다. 진짜 코덕의 꿈은 화장품 회사, 그리고 뷰티 에디터 아닐까. 그런 면에서 우린 성공했다." -온종일 화장품만 보고 있으면 질리지 않나.임: "전혀. 나는 정말 화장품이 좋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민낯도 예뻐지고, 인상도 바꿔준다. 화장법을 배우고 잘 활용하면 내가 만족하는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 박: "화장은 남이 아닌 내 만족을 위해 쓰는 것이다. 예뻐지고 싶고, 만족할 수 있으니 화장을 한다. 그런데 화장품이 질릴 수 있을까." 임: "우리 둘이 원고 작성 말고도 사진 디렉팅, 콘텐트 기획, 모델 섭외까지 다 한다. 재미있고 신난다." -가장 보람있었던 콘텐트를 꼽는다면. 박: "최근 블러셔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오렌지, 레드, 보라 색깔을 차례로 진행했는데 댓글에서 여름에 사용하기 좋은 블러셔로 꼽힌 색깔이 보라색이었다. 보통 오렌지나 레드를 택하는데, 보라색이라니! 우리도 놀랐다." 임: "보라색은 블러셔로 인기가 있는 컬러가 아니다. 사용하기 참 어려운 색깔이다. 눙크매거진은 이 어려운 보라색을 어떻게 블러셔로 사용하면 되는지 집중했다. 웜톤과 쿨톤 모두가 쓸 수 있는 보라색 블러셔 사용 노하우를 실은 것이다. 독자들도 보라색의 힘을 알게 되면서 오렌지나 레드를 제치고 1위로 꼽아주더라." 화장 좀 해본 언니들의 뷰티 노하우 -글로벌 화장품 유통망인 '세포라'도 포털사이트에서 일종의 웹진을 운영한다. 그런데 하나같이 자사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을 광고하는 느낌이다. 박: "아무래도 그렇겠지. 눙크매거진도 궁극적으로는 에이블씨앤씨의 종합화장품 매장인 '눙크'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을 소개하고 알리는 것이다. 눙크에 입점한 브랜드가 190~200개에 달하고, 제품 가짓수로 다지면 1600~1700개나 된다. 이것만 제대로 알려도 코덕의 니즈를 일정 부분 충족할 정도다." 임: "에이블씨앤씨를 떠올리면 아직도 미샤와 어퓨라는 브랜드만 인식하는 분이 많다. 종합몰인 눙크에는 많은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소개하고 제대로 알리는 것도 우리 역할 중 하나다." -혹시 타 브랜드로부터 광고료를 받나. 박: "눙크매거진은 '이런 좋은 제품'을 알리는 것이지 홍보가 목적의 전부가 아니다. 우리에게 이런 브랜드가 있고, 고객들의 반응을 모아서 이를 바탕으로 테스트를 하고 새로운 콘텐트를 생산한다." 임: "실제로 눙크매거진이 '광고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많다. 안 좋은 내용을 쏙 빼고 좋은 점만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니냐고…. 그런데 우리는 직접 사용하고 '아니다' 싶으면 소개 자체를 하지 않는다. 별로인 제품은 버린다." 박: "눙크매거진은 물론 에이블씨앤씨 구성원 누구도 억지로 칭찬하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다. 더불어 내가 직접 사용하지 않은 화장품도 취급하지 않는다. 정예로 선택된 '아이들'만 콘텐츠로 이용된다." -뷰티 매거진은 유명인 화보 촬영도 종종 한다.박: "걸그룹 '원더걸스'의 멤버였고, 지금은 솔로 가수와 엔터테인먼트사 대표가 된 유빈과 인터뷰를 했다. 유빈이나눙크나 둘 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보통 매거진은 연예인의 예쁜 얼굴과 화려한 메이크업만 싣고 부각한다. 또 협찬사의 화장품 브랜드만 줄줄이 늘어놓는다. 눙크매거진은 조금 다르게 접근하고 싶었다." 임: "유빈은 눈 화장을 지울 때 화장용 솜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손만 이용한다. 줄줄 흐르는 오일인데 손으로 지우는 경우는 드물다. 유빈이 "솜을 사용하면 자극이 된다. 손을 사용하면 이런 부담이 덜하다"고 하더라. 화장을 많이 하는 연예인의 꿀팁이자 노하우다." 박: "인플루언서나 유명인 화보 촬영할 때는 잘 알려지지 않는 인디 브랜드(소규모 브랜드)를 꼭 소개한다. 보통의 매거진은 비싸고 유명한 브랜드만 부각하는데, 우리는 숨겨진 제품을 알리는 데 공을 들인다." -힘들지 않나. 임: "웹진이다 보니 하루에 콘텐트 1~2개를 올린다. 매월 30~40개의 주제를 미리 설정한 뒤 쏟아낸다. 결국 아이디어 싸움이다. 요즘 세대는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 항상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각종 데이터 순위, 해시태크, 댓글까지 꼼꼼하게 찾아본다." 박: "올해 콘텐트 숫자를 500개까지 채우는 것이 목표이고, 현재 100개 정도 올렸다. 아이템 고민 말고 특별히 힘든 것은 없다." -즐거운가.박∙임: "좋아하는 일이다. 재미있다. 다만, 피드백이 조금 더 많았으면 좋겠다. 눙크매거진 창간 뒤 한동안 '이것은 코덕의 일기장인가 매거진인가' 고민한 적도 있다.(웃음) 향후 포털사이트 포스트나 SNS에 눙크매거진을 싣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화장품 매거진의 근본에 충실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대한민국 코덕들이라면, 눙크 홈페이지로 모여달라."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7.13 07:00
경제

[멋人] 여성청결제 절대강자 질경이 최원석 대표 "타도 외치는 경쟁사들요?"

"질경이가 다른 기업들이 꿈 꾸는 '기준'이 됐다는 의미 아닐까요." 최원석(54) 대표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최근 국∙내외 여성청결제 브랜드들로부터 '정복'이자 '타도'의 대상이 됐다"는 질문을 받자 나온 답이었다. 여성 건강 전문기업인 질경이(구 하우동천)는 여성청결제 분야 선두 기업이다. 2010년 대표제품인 '질경이'를 출시한 뒤 국내 여성 Y존 케어 전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500~600억 사이로 추산되는 국내 여성청결제 시장에서 과반의 점유율을 이어가며 사실상 시장 자체가 미미했던 청결제 분야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질경이는 론칭 9년 만인 2019년 전체 홈쇼핑 누적 매출액만 7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최 대표를 만났다. 업계 모두가 선망하는 대상이 된 그는 "질경이라는 '보석'의 깊이와 외연을 넓히기 위한 고민"으로 바빴다. 치열해진 여성청결제 시장 -최근 질경이를 목표로 삼은 후발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재클린' '웨트러스트' 등 국내 업체는 물론 '유리아주' 같은 해외 브랜드도 뛰어들고 있다. "질경이를 목표로 하는 경쟁사들이 늘어났다는 건 좋은 일 아닐까. '질경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기준점이 됐다는 것이니 말이다. 11년 전 질경이가 이 시장에 진출했을 때 비하면 여성청결제 브랜드가 참 많이 늘어났다.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이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봤다고도 볼 수 았다. 시장이 커지고 여성청결제가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할수록 질경이 잠재 고객이 늘어나기 때문에 좋은 일이다." -다들 질경이의 선두 자리를 노린다. "모델이나 제품 콘셉트 등의 차별화로 질경이를 위협할 수 있는 브랜드가 등장할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하고 있다. 하지만 질경이는 어떤 브랜드와 견주어도 압도적인 연구개발(R&D)과 투자를 자랑한다. 화려한 톱모델은 누구나 기용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현혹할 수는 있지만, 기술력은 흉내 낼 수 없다. 질경이는 지난 10년 동안 고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대표제품의 경우 재구매율이 66%에 달할 정도다. 좋은 제품을 선보이는 것을 1순위로 움직인다면 선두 자리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마니아층이 많은 것은 업계에도 소문이 났다. "살균에 집중하면 좋은 것들도 함께 죽인다. 질경이는 몸에 좋은 것을 살리는 방식이다. 일정 기간을 사용하면 Y존 피부 환경이 좋아진다. 반품하는 고객이 적고 충성 고객이 늘어나는 비결이다. 초창기에는 '후기를 보고 샀는데 못 믿겠다'며 반품하겠다는 전화를 내가 직접 받아서 설득하기도 했다. 지금은 그분들이 손수 지은 유기농 쌀까지 보내주실 정도로 마니아 고객이 됐다." 10년째 1위 비결은 -R&D 내용을 설명해 달라. "질경이가 보유한 국내∙외 특허만 20여 개에 달한다. 청결제 외에도 의약품 개발부가 질염, 질 이완증 및 질 건조증 관련 3가지 특허를 획득하고 질염 치료를 위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또 최근 신경계 질환의 예방 및 치료용 조성물에 관한 특허도 취득, 요실금 치료제에도 적용 중이다. 신제품도 꾸준하게 출시 중이다. 질경이는 다양한 타입의 여성청결제, 생리대, 비키니 라인 미백크림 등 외음부 피부 건강과 관련된 Y존 토털 케어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제품의 특성과 사용법에 따라 세분된 외음부 관리가 가능하다." -질경이는 30~60대 여성층에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10~20대 사이에는 인지도가 다소 낮다. "질경이가 처음부터 다소 높은 연령층을 타깃으로 삼았던 것은 많다. 질 관리에 대한 고민이 있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10~20대도 여성청결제와 Y존 관리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냄새 관리에 좋은 제품이라서 젊은 층이 좋아할 요소가 많다. SNS나 동영상, 다양한 마케팅 방법 등을 활용해 타깃층을 넓히려고 고민 중이다." -최근 코로나19로 국내∙외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나. "해외 진출의 경우 진출 속도 면에서 다소 영향을 받는 건 맞다. 세계적으로 위기인 만큼 동요하지 않고 준비하고 있던 것들을 차근차근 시행하려고 한다. 다행인 것은 코로나19가 위생과 연결돼 있어서 국내에서는 큰 타격이 없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언론을 통해 호흡기관 이외에 화장실 변기물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었을 때 휴대가 가능한 외음부 전용 물티슈 ‘질경이 페미닌 티슈’가 깜짝 완판됐다." -해외 진출을 의욕적으로 하고 있는데…. "2016년 중국 북경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시작으로 주요 6개 제품에 대해서는 위생허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질경이 제품들이 중국 대표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몰에서 3회에 걸쳐 론칭 당일 단시간에 완판됐다. 이밖에 미국·베트남·싱가포르·태국∙필리핀 등에 진출한 상황이며 중동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진입했다. 2018년에는 '할랄(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의 총칭)' 인증기관인 인도네시아의 무이(MUI)로부터 할랄 인증을 받았다." '로마켓'은 론칭은 질경이 유통을 위한 통로 -최근 여성청결제를 넘어 '로마켓'이란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로마켓은 집 근처 마트에서 판매하는 물건을 배달해주는 앱이다. 로마켓에서 상품을 골라 담으면 연계된 근처 마트에서 상품을 담아 배송이 시작된다. 별도의 물류창고에서 출발하는 기존 장보기와 달리 집 근처 중소 식자재 마트에서 신선한 제품을 앱으로 살 수 있다." -론칭 이유는. "질경이를 이끌면서 유통망의 중요성을 수백번 절감했다. 제조는 유통이 없으면 사상누각이다. 최근 유통 시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형 업체들은 거대 자본을 내세워 온라인 유통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 틈에 동네 마트들은 온라인 중심 유통 전쟁에 소외되더라. 이들을 막대한 자본에 기대지 않고 묶을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가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 동네 마트 배달 앱인 로마켓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로마켓은 단순히 배달, 주문이 이뤄지는 곳이 아닌 동네 마트 상인들과 지역 소비자들이 모이는 교류의 장이 되는 플랫폼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소상공인에 좋은 플랫폼이긴 한데,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까. "단기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질경이의 수익성 부분을 우려하는 시선도 충분히 이해한다. 로마켓이 가맹점을 전국 단위로 확산하고, 앱 이용자가 많이 늘어난다면 질경이 수익성 측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의 수를 생각해볼 수 있다. 로마켓이 질경이와 연관이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로마켓에 질경이라는 보석을 담고 간다." -꿈이 궁금하다. "전 세계 모든 여성이 질경이를 사용하는 것이다. 질경이가 Y존 케어의 대명사가 되도록 키우고 싶다. 여성청결제 외에도 질염, 요실금 등 치료제도 함께 준비 중이다. 특허 등록과 함께 논문과 국가과제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 -2년 전 인터뷰 때 만났다. 조금 고독해 보인다. "퇴근 뒤 집에서 막걸리 한 병으로 가볍게 혼술을 한다. 고독해 보인다니, 어제는 막걸리를 한 병 반 정도 마셔서 그런가(웃음). 일을 사랑한다. 사업을 해야 할 것 같고 그렇다. 그래서인지 다른 짓도 안 한다. 회식이나 술자리도 1차면 끝내고, 월요일 출근길이 좋다. 새벽 4시 반 무렵이면 일어나서 명상한 뒤 회사로 온다. 나는 그 시간이 참 좋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6.15 07:00
경제

[멋人]"니들이 쇼알을 알아?" 상큼·발랄 이베이 ‘유튜버’들을 아시나요

온라인 쇼핑 시장은 무한 경쟁이다. 이벤트·할인·경품 증정을 끝없이 펼치지만, 고객의 마음을 잡기 쉽지 않다. 어떻게든 차별화한 홍보가 필요한 이유다. G마켓과 옥션을 거느린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17년 8월부터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동영상 콘텐트 '쇼알(쇼핑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을 생산하고 있다.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팀 매니저와 팀장이 BJ와 총감독을 맡은 쇼알은 쇼핑 트렌드와 이슈 상품에 대해 자유롭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G마켓과 옥션의 빅데이터 및 인기 상품을 기반으로 검증된 정보를 제공해 콘텐트의 신뢰도를 높였다. 국내 온라인 쇼핑업계에서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첫 사례인 쇼알은 특유의 위트와 전문성으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는데도 적게는 수천 건, 많게는 1만건 이상 영상을 재생한다. 최근 쇼알을 벤치마킹한 타 방송도 생기는 추세다. 무엇보다 출혈 할인 경쟁만 하던 쇼핑업계가 다른 방식의 홍보를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쇼알이 주목된다. 지난 20일 쇼알을 처음 기획한 오혜진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 매니저에게 쇼알의 뒷이야기를 들었다. - 쇼알 시작 계기가 궁금하다. 회사에서 시켰나. “아니다. 이전부터 영상으로 홍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이 팀장님을 찾아가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할 수 없었다. 혼자 회의실에 가서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었다. 그런데 혼자 하니 재미없더라. 홍보팀 동료인 김성신 매니저에게 취지를 설명했더니 마침 방송을 이용한 홍보에 열망이 있었다. 둘이 회의실에서 다시 판매 영상을 찍었고 홍순철 팀장님에게 보여줬다.” - 바로 허락했나. “팀장님이 ‘한 번 해보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팀장님이 약간 포기한 목소리였던 것 같기도 하다.(웃음) 처음에는 업무 중 촬영할 시간이 없어서 퇴근 뒤 저녁 6시부터 11시까지 프로그램을 찍었다. 카메라도 빌려서 찍었는데, 결과를 보니 나쁘지 않았다. 팀장님이 상부에 보고하면서 쇼알의 막도 공식적으로 올랐다.” - 사내 공식적으로 쇼알 팀이 생긴 것인가. “그건 아니다. 그냥 팀장님과 나, 김성신 매니저 셋이서 자체적으로 ‘우리 셋은 그냥 쇼알팀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내에 공식 쇼알팀 같은 것은 없다.(웃음)” - 롤모델이 있나. “2017년만 해도 회사 홍보팀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이 없었다. 벤치마킹할 곳이 없었다.” -방송을 보니 다들 끼가 넘친다. 유튜버로 전향해도 괜찮겠다. “쇼알을 촬영할 때마다 ‘우리가 이곳에서만 방송을 할 그릇인가’를 느끼고 있다.(웃음) 농담이다. 쇼알을 찍을 때마다 흥이 난다.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어서 그런 것 같다.” - ‘대박’을 친 방송을 꼽는다면. “지난 4월 G마켓에서 판매하는 특별한 미세먼지 제품을 모아 방송을 했다. 그런데 마침 사회적으로 미세먼지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우리 방송도 큰 인기를 끌었다. 한동안 쇼알이 G마켓 메인 홈페이지에도 올랐다.” - 사내 밖 현장 반응은 어땠나.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과 옥션에는 소상공인도 많다. 소상공인 중에는 좋은 제품은 있지만, 영상 홍보 방법은 잘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영업파트 쪽에서 ‘제품을 협찬할 테니 홍보 영상을 찍어달라’고 요청이 들어온다. 에어프라이어 편도 그렇게 찍었다. 회의실에서 몰래 에어프라이어로 삼겹살을 구워 먹는 내용이었다.(웃음) 쇼알이 자리를 잡게 된 계기 중 하나다.” - 방송 노하우가 생겼을 것 같다. “첫 1년까지는 방송 콘티를 직접 만들고 그에 따라 프로그램을 찍었다. 심지어 분장도 했다. 그런데 정해진 틀에 맞게 하다 보니 자꾸 ‘발연기’가 나왔다.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는데 의견이 모여 지금은 상황만 주어지고 나머지는 애드립이다. 거침없이 하니까 시청자 평가도 잘 나온다.” - 2019년도 막바지다. 내년 쇼알의 계획은. “쇼알이 내년 개편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쇼알은 진행자가 이베이코리아 홍보팀 직원이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내년부터는 당당하게 소속을 밝히고 밝고 역동적인 이베이코리아를 알리고 싶다. 칭찬할 건 하고, 깔 건 까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웃음)” - 쇼알의 성공에 따른 성과급 등은 받았나. “그런 것은 없다.(웃음) 쇼알은 진심으로 우리가 좋아서 하는 작업이다. 만약 지시사항이었다면 재미없었을 것 같다. 2년이나 할 수도 없었다. 우리가 처음부터 하고 싶어서 시작했고, 그 누구에 우리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회사에서 응원하고 있다는 눈길을 보내 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이제 쇼알 촬영 날에는 녹화만 집중할 수 있다. 예산도 나온다. 충분하다.” - 쇼알팀의 장기 목표는. “소소하다. 반년 안에 100만뷰를 달성하고 싶다.(웃음) 100만뷰를 찍는 그날, 쇼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겠다.” - 구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날마다 댓글을 확인한다. 몇 개 없기 때문에 금방 한다.(웃음) 욕하는 분은 거의 없고, 응원해주는 분이 많다. 눈물이 난다.” - 이베이코리아에 하고 싶은 말은. “직원들이 신이 나서 일할 수 있도록 말없이 지원해 줘서 감사하다. 큰 힘이 된다. 지금처럼 큰 사랑과 적절한 무관심을 부탁한다.” 서지영 기자 seo.ji yeong@joongang.co.kr 2019.12.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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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人]천연 화장품계 '보석' 김다해 보나쥬르 대표 "좋은 화장품은 왜 비싸야 하나요?"

최근 '착한 화장품'이 뷰티 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단순한 기능을 넘어 성분과 제조 과정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이들은 화학 약품 범벅인 화장품을 거부하고, 잔인한 동물 실험을 반대한다.보나쥬르는 트렌드로 떠오른 착한 화장품 업계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브랜드다. 총 50여 개에 달하는 유럽 비건 인증을 받으면서 단일 브랜드 중 최다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천연 화장품 브랜드 보나쥬르는 올해 스물여덟의 아가씨인 김다해 대표가 이끈다. 어리다고 쉽게 보면 큰코다친다. 어릴 때부터 천연 화장품을 찾아 산을 헤맸다. 각종 식물을 채취해 얼굴에 바르면서 피부도 깨끗해졌다. 20세 무렵에는 부친이 화장품 제조 공장을 열면서 좋은 화장품을 대중화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어찌 보면 착한 화장품을 만들어야 할 운명을 타고났다고 할 수 있다. 본지가 김다해 대표를 만나 보나쥬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젊고, 예쁘고, 당찼다. 하지만 생각은 성숙했다.- 올해 스물여덟이다. 굉장히 이른 나이에 브랜드를 론칭했다."21세 때인 2011년 '보나쥬르'를 론칭했다. 공대생이었는데 다른 공부를 하고 싶어서 자퇴한 상황이었다. 평소 천연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그 무렵 부모님께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을 시작했다. 화장품 제조와 최종 유통 과정을 더 속속들이 알게 되면서 어린 마음에 화가 나더라. 그리 좋지 않은 화장품이 너무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어린 마음에 내가 직접 좋은 퀄리티의 화장품을 만들어서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고 싶었다." -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10대 시절부터 피부가 정말 안 좋았다. 여드름이 많았다. 어릴 때 시골에서 살았는데 피부가 나아지고 싶어서 직접 천연 화장품을 만들었다. 몸에 좋은 식물을 직접 착즙해 얼굴에 바르는 식이었다. 지금의 내 피부는 시술 없이 오직 화장품으로 달라진 것이다. 시중에 있는 화장품은 나에게 잘 맞지 않았다. 천연 화장품도 알아봤지만 당시만 해도 브랜드가 한두 개밖에 없었고 효과도 잘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부모님이 OEM 사업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입문할 수 있는 배경이 만들어졌다."- 가족이 OEM사를 운영하면, 화장품 업계를 속속들이 잘 알 것 같다."제조 라인에서 아르바이트도 했다. 정말 기본적인 것을 다 도왔다. 화장품이 무슨 원료로, 어떻게, 얼마에 만들어지는지 확인했다. 합리적 가격에 좋은 퀄리티의 화장품 브랜드를 내겠다는 생각과 정의감이 자연스럽게 드는 환경이었다.(웃음)" - 보나쥬르는 어떤 브랜드인가."내 경험을 담은 천연 화장품 브랜드다. 좋은 성분으로 가득 채웠지만, 가격은 대폭 낮췄다. 보나쥬르는 제품을 만들 때 원가 책정을 하지 않고 들어간다. 처음부터 원가를 결정하고 화장품을 만들면 좋은 성분을 추가하지 못하고 계속 빼고 수준을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제품 퀄리티가 좋다. 다소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보나쥬르는 평균 원가가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두 배가량 높다. 하지만 판매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이런 제품을 늘 만들고 싶었고, 보나쥬르를 통해 자아실현을 했다."- 원가는 비싼데 소비자 가격이 낮으면 돈은 언제 버나."그게 문제다.(웃음) 그래서 오프라인 유통망을 최소화하고, 온라인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보나쥬르가 론칭한 때만 해도 온라인 기반 화장품이 거의 없었다. 지금처럼 헬스앤드뷰티 스토어도 없었다. 온라인만 집중하면서 마진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할 수 있었다. 물론 우리 마진률은 안 좋다. 여기서 수수료 등을 내면서 오프라인 채널이나 홈쇼핑에 들어가면 더 힘들어진다. '유니콘 기업' 처럼 갑자기 훅 뜨지는 못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안정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마니아도 늘어나는 추세다."- 벤치마킹한 브랜드나 모델이 있나."없다. 21세 무렵이어서 비지니스 경험이 없었고 벤치마킹할 생각도 못 했다. 그냥 단순하게 '내가 경험한 좋은 화장품을 저렴하게 만들어 보급하자'는 생각만 했다. 또 그때는 천연화장품의 개념도 약했다. 나는 다양한 식물을 직접 얼굴에 발라 보면서 피부 개선을 경험했다. 보나쥬르의 컨셉트인 식물 유래 성분·천연·착한·정직함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보나쥬르 화장품 가격은 얼마에 형성돼 있나."에센스는 2만8000원, 토너는 1만6000원 선에서 판매한다. 대부분 2만원대 미만이다. 최고급 성분과 등급만 엄선해 만드는 보나쥬르 프리미엄 라인도 4만원 선에 구매 가능하다."- 화장품 용기가 심플하다. 요즘 럭셔리 화장품들은 용기를 화려하게 만드는 추세다."그런 걸 원하면 새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보나쥬르는 '정직함과 효능'이 핵심이다. 용기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성분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용기 디자인에 아예 손댈 수가 없다. 기업 철학에도 맞지 않고, 우리 제품을 용기가 예뻐서 산다는 분은 없다. 나에게 화장품 용기란 과할 필요가 없고 기본적 성능만 해 주면 되는 분야다."- 보나쥬르 성분은 어떤 면에서 좋다고 자부하나."원물의 함량이 다르다. 가령, 최근 '가지'를 컨셉트로 한 화장품이 인기였는데 루페올이라는 성분이 많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중에 진짜 루페올을 함유한 화장품은 별로 없다. 보나쥬르는 진짜 루페올이 함유된 가지 추출물을 넣는다. 소비자들이 추출물과 추출수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추출수는 농축액을 1%만 넣어서 섞어도 추출수가 된다. 추출물은 고형분이 4% 이상 들어간다. 추출물과 추출수는 성분 함유가 다른 개념이다. 요즘 이런저런 앱으로 화장품 성분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앱에서 보여 주는 결과에만 의존하지 말고 이런 부분도 소비자들이 잘 따졌으면 한다." - 보나쥬르는 천연화장품 사이 비교적 단단한 소비자층을 가졌다. 비결은."우리는 화장품을 구매할 때마다 5종 샘플을 전달한다. 첫 구매자에게는 10종을 드린다. 모든 샘플은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좋아 보이기는 한데 나한테 맞을지 모르겠다'고 고민하는 분들을 위한 배려다. 우리가 테스트베드 매장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샘플에 더 신경썼다. 사실 쉬운 과정은 아니다. 일일이 주문자 선택에 따라 수작업으로 샘플을 선택해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샘플로 나가는 가격도 상당하다."- 요즘 화장품 브랜드 오너들 중에 인플루언서 출신이 많은데."나에게도 이따금 'SNS스타 출신이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 아니다. 최근 SNS 팬에 의존해 화장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이따금 있다. 나도 유튜브를 하지만, 사실 성분에 대한 설명 위주로 상업적 속성을 거의 배제했다. 인스타그램도 활발하게 하지 않는다. 나는 보수적인 사람이다. 회사 대표가 SNS를 활발하게 하면 좋지 않은 결과로 연결되는 경우가 더러 있더라. 늘 이 점을 걱정하고 조심한다. 다만, 과거 블로그는 열심히 했다. 한때 하루 방문이 2만명씩 됐다. 제품에 대해서 알리고 궁금한 것들에 응답하는 소통 창구다." - 매출과 판매를 생각하면 SNS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장단점이 분명하다. 오너가 스타가 돼 브랜드를 키우면 좋긴 하지만, 그건 내가 그리는 그림이 아니다. 대표가 없어도 브랜드는 지속돼야 한다. 그것이 내 꿈이고. 또 대표 나이가 아직 어린데 미디어나 SNS에서 지나치게 스타가 되면 회사 구성원들이 의기소침해 질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유니콘 기업이나 스타트업 오너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들었다."- 보나쥬르를 운영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경험이 있다면."우리 제품인 '그린티 워터밤'이 케이블 뷰티 프로그램인 '겟잇뷰티 뷰라벨'에 선정됐을 때다. 각 분야 전문가들과 소비자들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최고의 제품을 뽑는 방식이다. 물론 보나쥬르는 어떤 협찬이나 광고도 없었다. 어느 날 우리 제품이 갑자기 많이 나가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겟잇뷰티 블라인드 테스트 1위에 선정됐더라. 본방도 못 보고 재방으로 다시 봤다. 자식 잘 키운 기분이 들었다. 겟잇뷰티를 통해 우리 제품이 재평가되는 계기를 얻었고, 터닝 포인트가 됐다."- 그린티 워터밤은 어떤 제품인가."그린티 워터밤은 우리나라에 수분크림 개념이 대중에 막 퍼질 무렵 나왔다. 가격도 1만4800원으로 저렴하고, 미백 주름 기능성 팹타이드 성분이 들어갔다. 탄력, 주름에 신경 쓰는 분 중에 수분크림을 찾는다면 합리적 가격으로 접근 할 수 있는 제품이다. 그린티 워터밤은 꾸준하고 오래 잘 팔린다. 과거 수분크림이라고 하면 실리콘 성분을 넣어서 발림성이 좋게만 만들려는 경향이 있었다. 우리 제품은 착한 성분을 주로 넣다보니 이런 부분은 다소 부정 평가가 나올 수있다고 봤다. 그런데 소비자도 성분을 꼼꼼하게 따지더라."- 실패의 경험은 없나."주로 너무 앞서 나간 제품이 실패했다. '스칼프'라고 두피 스크럽 제품을 과거 내놓았는데, 소비자들이 많이 선택하지 않더라. 우리 아버지가 탈모였는데 스칼프를 쓰고 효과를 봤다. 그런데 스칼프라는 개념이 대중에 뿌리 내리지 않았던 터라 일찍 접었다. 요즘 들어 미세먼지가 늘면서 스칼프가 다시 뜨고 있는데 우리가 유행을 너무 앞섰다 싶다."- 보나쥬르가 국내에서 비건 인증을 가장 많이 받은 브랜드라고 들었다."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까지 50개다. 국내 단일 브랜드로는 최다로 안다. 브랜드의 차별화를 위해 비건 인증을 받고 있다. 국내도 인증을 받을 수 있지만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은 터였다. 그래서 유럽 비건 인증을 선택했다. 과정과 절차가 까다롭고 성분 및 원료 제조 과정까지 입증 자료를 내야 한다. 총과정이 6개월 이상 걸리고 매년 갱신도 해야 한다. 최근 비건 인증이 트렌드가 됐지만 시간이 걸려서 빠르게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받은 비건 인증을 모두 합하면 액수도 적지 않다. 그래도 비건 인증을 꾸준하게 받고 있다."- 비건 인증이 정확히 뭔가."비건 화장품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천연 화장품이나 식물성 원료를 쓴 것이라고만 나온다. 그러나 비건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원료의 교차 오염이나 동물로 분류되는 생물 실험을 해선 안된다. 또 유전자 변형 생물 등도 사용하면 안된다. 콜라겐 성분이 들어갔다면 이것이 동물 유래인지 식물 유래인지 따져야 한다. 이런 과정이 어려워서 기존 제품으로 비건 인증을 받지 못하고 아예 제품을 새로 만드는 케이스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 보나쥬르의 향후 방향은."정직하고 효능이 좋지만, 저렴한 화장품이라는 컨셉을 꾸준하게 이어 가고 싶다. 고객층과 판로를 해외까지 열어서 롱런하고 싶다. 믿고 쓰는 기업의 철학을 밀고 나가서 '천연 화장품' 하면 보나쥬르를 떠올리게 하고 싶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무조건 볼륨을 키우는 방식으로 가진 않을 것 같다."- 기초 말고 색조 라인 론칭은."현재 보나쥬르는 제품 라인이 70~80개 정도 된다. 스킨·로션·에센스가 대부분이다. 앞으로 색조도 계획 중이다. 현재 이를 위해 공장도 더 짓고 있다."- 꿈이 무엇인가."교육 사업이다. 뜬금없을 수도 있겠다.(웃음) 성장하면서 많은 분들의 지원과 사랑을 받았다. 보나쥬르도 그렇다. 돈을 많이 벌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 사업을 해 보답하고 싶다. 내 이름이 한글이다. '다 해내리라'는 의미에서 다해가 됐다. 이름대로 살고 싶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2019.05.27 07:00
경제

[멋人] '뷰티 학계 선구자' 김주덕 교수, "K뷰티 르네상스? 정부 지원과 투자·규제 완화 필요해"

한국 화장품 업계는 K팝과 드라마 인기를 타고 최근 수년 사이 급성장을 이뤘다. K뷰티의 '르네상스' '전성기'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화장품이 '돈이 된다' '수출이 잘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K뷰티 시장에 뛰어든 기업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화장품 업계에 발을 들이면서 부작용도 늘었다.김주덕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한국 화장품과 뷰티 분야를 대학 내 학문으로 안착한 선구자로 꼽힌다. 정부는 화장품을 '사치품'이라며 거리를 두고, 국내 학계는 '미용'이라며 손사래 칠 때 가장 먼저 학문적 정립을 시작했다. 지난 수십 년간 '대학교에서 어떻게 화장품을 가르치나' '남자가 왜 화장품을 연구하는가'라는 선입견과 싸웠던 김 교수는 이제 글로벌 4위까지 도약한 한국 화장품 산업의 저변 확대에 큰 힘을 보탠 인물로 자리 잡았다.본지가 지난 13일 성울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성신여대 운정캠퍼스에서 김 교수를 만나 K뷰티의 현재와 미래를 짚었다. 잘못된 일에는 단호했고, 잘된 부분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K뷰티와 화장품 산업에 대한 열정과 헌신이 묻어났다. - K뷰티 바람이 글로벌 전역에 불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문화 산업과 밀접하다. 1990년대 후반 중국·대만·홍콩 등지로 수출된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드라마 여주인공이 아름답고 피부도 깨끗하게 나오자 '한국인들은 화장품을 뭘 쓸까. 어떤 기법을 쓸까' 궁금해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한국 화장품 붐으로 연결됐다. 현재도 중화권과 아시아권에서 K뷰티 인기가 상당하다. 최근에는 미국과 페루 등에서도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 K뷰티만의 강점은."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품질에 비해 가격이 우수하다. 2000년대 초 '미샤'가 론칭하면서 브랜드 숍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기존에는 화장품 브랜드가 공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공장 대신 유통망을 확보한 브랜드 숍이 늘어나면서 제조자개발생산(ODM)과 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이 발전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가를 유지하면서 준수한 제품이 대량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 준수한 기술력을 담보하기 쉽지 않은데."ODM과 OEM사로 LG생활건강이나 아모레퍼시픽, 국내외 굴지 화장품 연구소에서 배출된 인재가 흘러 들어가면서 기술력도 높아졌다. K뷰티 제품의 '상향 평준화'도 ODM과 OEM 성장과 함께 벌어진 현상이다.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제품력이 비슷한 것이다. 상표만 갈아 붙이는 OEM과 달리 ODM은 나름의 연구 개발도 한다." - 화장품 업계에 뛰어드는 사업자도 늘어나고 있다."2017년 기준 화장품제조판매업자가 1만여 개, 제조업자가 2500여 개 이상이다. 언론 등을 통해 화장품 수출이 잘되고 성장한다고 하니까 너도나도 뛰어든다. 진입 장벽도 낮다. 아이디어만 갖고 ODM과 OEM사로 가면 며칠 안 돼 완제품을 준다. 이들을 통하면 아이디어가 없어도 제품을 손에 쥘 수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물론이고 증권사·의료기·정수기·전자까지 뷰티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 모두 화장품 산업에 들어온다. 립 제품이나 색조 하나만 갖고 있는 '마이크로 브랜드'도 부쩍 증가했다. 겉으로 보기에 쉬워 보이는 것이다." - 그만큼 내실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ODM과 OEM사로 진입 장벽 자체가 낮은 것은 문제가 아니다. 화장품 산업의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하지만 너무 쉽게 생각하고 화장품 분야에 들어서면서 실패 비율도 높아진다. 시장에 대한 충분한 고찰·연구·개발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을 건너뛰는 것이다. 최근 '스킨푸드' 등 브랜드 숍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 소수의 ODM·OEM사의 성장이 산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국내에 ODM과 OEM사가 535여 개다. 그런데 이 중에서 잘되는 곳은 흔히 말하는 '빅3' 정도다. 브랜드 숫자는 수천여 개인데 이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공장은 몇 개라고 생각해 보자. 결국 비슷한 컨셉트의 제품이 시중에 넘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더 문제는 현재의 제조 업체 명기 방식이다." (화장품 브랜드 숍 상당수가 적자로 돌아섰지만, 국내 '간판' ODM사의 매출은 매년 사상 최대치를 돌파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ODM 업계 '대장주'인 한국 콜마는 2018년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68.1% 늘어난 1조3814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1% 늘어난 825억원으로 추정된다. 코스맥스도 2018년 연 매출 1조2550억원, 영업이익 57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2%, 62.3% 증가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올해는 두 회사 모두 연간 매출액이 1조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 제조 업체 명기란. "우리나라는 화장품 용기 뒤에 제조 업체를 쓴다. 가령 A 브랜드의 아이크림인데 뒷면에 제조사는 한국 콜마라고 적는 식이다. 전 세계에서 의무적으로 제조 업체명을 쓰는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외국은 책임회사나 판매회사를 쓰고 있다. 명품 화장품이 많은 프랑스역시 각 제품 뒤에 의무적으로 제조 업체명을 쓰지 않는다. 우리의 수출 주력국이자 경쟁국인 중국 화장품 회사는 특정 K뷰티 제품이 좋다고 느끼면 그걸 들고 제조 회사로 달려가 '비슷한 카피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다. ODM·OEM사는 다르게 만든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결국 제품이 비슷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몇 개 공장이 수천여 개의 브랜드를 다룬다고 생각해 보라." - 상도의에 벗어나지 않나."그렇다. 결국 K뷰티 산업을 저해한다. 중국의 화장품 산업과 기술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굴지의 중국 기업이 깊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습득한 한국 화장품 기업 연구원들을 뽑아 간 지 오래다. 중국이 한국 기술을 앞지르는 날도 머지않았다. 현재의 승자독식 구조가 단단해지고 카피 상품이 늘어날수록 한국 화장품 산업은 함께 무너진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2위 화장품 업체인 잘라의 브랜드 자연당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아모레퍼시픽 계열사 대표를 지낸 인물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고, 연구소장과 마케팅총괄 등도 아모레퍼시픽 출신으로 채웠다) - 사실상 중국 화장품인데 무늬만 한국 제품인 것도 많겠다."중국 회사고 브랜드지만 연구소는 경기도 등 국내에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OEM·ODM사가 한국에 있으니 그들 입장에서는 K뷰티 이미지를 덧씌울 수 있다. 과거 중국의 한 화장품 회사가 마스크 팩을 출시했는데, '미백' 기능을 넣겠다면서 표백제를 사용해 문제가 생겼다. 이후 중국인들도 자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다. 하지만 한국에서 만들어졌고, 한국 ODM·OEM사에서 만들어졌다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메이드 인 코리아'인 것이다." - K뷰티의 '르네상스'를 지속하려면 현 상태에 멈춰선 안 될 것 같다."앞서 말했던 제조 업체 명기 방식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극소수의 OEM·ODM사가 지배하는 한국 화장품 산업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정부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단적인 예로 '화장품·표시광고 실증제'가 있다. 광고할 때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라는 것인데, 아직 규모가 작은 뷰티 업계에서는 버거운 부분이 있다. 제품이 인체에 무해하고 문제가 없다면 광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화장품·표시광고 실증제는 화장품영업자 스스로 본인이 표시·광고하는 사실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타당한 자료를 갖춰 입증하는 제도다. 화장품법 제13조 14조에 따라 화장품 제조업자·제조판매업자 또는 판매자는 시험 및 조사 결과 등 과학적 방법을 사용해 자신이 표시·광고한 내용을 실증해야 한다) -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K뷰티 등을 육성하기 위해 나름의 자구안을 마련했다."부족하다. 학자로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 내 화장품 기업의 고위 관계자들을 자주 만난다. 한 기업인은 "이제 K뷰티가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경쟁할 것이 아니라 중소 도시를 공략해야 한다"고 지적하더라. 문제는 중소 도시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점이다. 이들 도시의 유통망·화장품 사업 환경·인기 품목 등 마케팅 분야를 총망라한 자료가 전무하다. 정부가 이런 연구를 수행해 자료를 제공한다면 우리 화장품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 한국은 세계 4위의 화장품 수출 국가다. 향후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2년까지 2~3위를 목표로 잡고 있다.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책이 마련돼야 지속할 수 있다. 한국은 산업 부존 자원이 적은 나라다. 바이오와 나노 기술의 저변이 잘 닦여 있기 때문에 화장품은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로 가장 좋은 산업이 될 수 있다.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과 대학원을 늘리고,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요구된다." - 화장품과 뷰티를 대학 내 학문으로 안착시킨 1세대 학자로 꼽힌다.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은데."과거 우리 정부는 화장품을 '사치품'으로 분류하고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았다. 학계도 마찬가지다. 화장품학과를 만들려고 하는데 내부 반대로 무산된 적이 많다.(웃음) 화학이나 생물학·약학을 다루는 학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미용을 다루는 과를 어떻게 만들 수 있냐'며 반대하더라. 웃지 못할 선입견이 참 많은 분야다. '남자가 왜 화장품학을 하냐'는 식의 말도 들어 봤다. 참고로 나는 해병대 출신이다.(웃음) 최근 수년 사이 K뷰티가 급성장하면서 이런 편견도 상당히 사라졌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사진=정시종 기자▶김주덕 교수는? 성균관대학교에서 화학공학과 학사·석사·박사를 마쳤다. 이후 LG생활건강 연구원을 거친 뒤 경북과학대학교에서 교육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숙명여자대학교 원격대학원 향장미용전공 주임교수를 맡으며 15년 동안 제자를 양성했다. 2015년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디자인예술대학원 부원장에 임명됐고, 뷰티산업학과 학과장 등을 역임했다.한국 화장품 산업화와 발전을 연구한 1세대 학자로 업계 발전을 위해 정부와는 물론이고 업계 전반에서 활발한 활동을 한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 부분 정책 자문위원·기술표준원 산업표준 심의위원(정밀학 분과 위원장)·한국산업인력공단 NCS 개발 심의위원·환경부통합 환경관리 기술자급반 위원·한국화장품미용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2019.03.18 07:00
경제

[멋人] 보미라이 권혁전 대표, "최지우, '제품 써 보니 정말 좋더라'며 모델 승낙…정말 기뻤죠"

보미라이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이·미용 마스크 중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다. 경쟁 상품인 'LG 프라엘'과 '셀리턴'이 나란히 LED에 집중할 때 보미라이는 원적외선을 통한 마스크를 선보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보미라이는 직접 사용해 본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업계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광고 출연 하나도 깐깐하게 고른다는 배우 최지우가 보미라이를 직접 사용해 본 뒤 모델로 나서기로 결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30~50대 여성 사이에서 반응이 뜨겁다. 보미라이를 만들어 낸 권혁전 대표는 30년 이상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면서 일본 닛산, 한국 현대와 기아와 파트너십을 맺어 온 중견 사업가다. 8년 전 전자 사업에 발을 들인 그는 보미라이를 탄생시키며 또 한 번 사업가 인생에 홈런을 쳤다. 일간스포츠가 겨울의 끝자락에서 권 대표를 만났다. 그는 입은 무거웠고, 보미라이에 대한 자신감은 확고했다. 국내 유일의 원적외선 마스크 '보미라이'…눈부신 성과 - 이력이 특별하다. 건실한 자동차 부품 기업을 30년 넘게 운영했다."진영알앤에스를 30년 동안 이끌어 왔다. 닛산과 현대·기아 자동차와 협력하고 있다. 전자 사업 분야에 관심을 가진 것은 8년 전이다. 2013년 전자 사업을 하는 회사를 인수했고, 별개 법인이었던 회사를 지난해 흡수 합병했다. 성과가 좋다. 우리가 개발해 특허를 낸, 금과 은을 섞은 복합 소재를 적용한 '골드시트'는 세계적 기업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만간 유명한 글로벌 기업과 이와 관련한 계약을 앞두고 있다." - 보미라이 개발은 어떻게 시작했나."전자 사업 기업을 인수하면서 이 분야에만 70억원 가까이 투자했다. 연구와 실험을 거듭하면서 원적외선을 직접 경험했다. 박스 안에 원적외선을 쪼이고 그 안에 있었는데, 전신에서 땀이 쏟아졌다. 피부가 맑아지고 몸이 개운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걸 얼굴에 사용하는 이·미용 기기로 제품화하면 어떨까' 싶었다. 이 정도 효과라면 이·미용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우리만의 기술인 '골드시트'를 접목해 보미라이도 탄생하게 됐다." - 최근 비슷한 이·미용 마스크가 잇달아 출시돼 경쟁하고 있다. 보미라이만의 강점은. "확실하다. 최근 TV 광고를 열심히 하는 마스크는 대부분 LED를 사용한다. 그러나 보미라이는 국내 유일무이한 원적외선 마스크다. 원적외선은 LED와 달리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길어서 열작용도 크고 침투력도 강하다. 피부 안에 빛이 들어가 흔들어 주는 '공명' 작용이 강해서 피부 탄력을 개선하고 피부 처짐 현상을 완화한다. 대사 활동이 촉진돼 성장 속도에 영향을 주고, 노폐물과 중금속을 배출한다. 무엇보다 피부가 재생돼 얼굴 톤이 맑아지고 환해진다." - LED 마스크도 비슷한 효과가 있지 않을까."침투 깊이의 차이가 있다. 사람마다 효과가 다르지만, 원적외선과 달리 근적외선은 진피까지 침투하지 않는다. 피부가 두꺼운 사람은 개선 효과에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원적외선은 모두 침투해 균등한 개선 효과를 두루 볼 수 있다. 게다가 보미라이는 중국 OEM 제품이 아니라 메이드 인 코리아다. 보미라이는 대구와 구미에 위치한 공장에서 생산된다. 당연히 모든 과정이 섬세하게 만들어졌고, A/S도 탁월하다." - 요즘 임상 실험을 거치지 않고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피부과학연구원(KIDS)을 통해 국내 30~60대 여성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을 거쳤다. 보습력·피부 진정·탄력·진피치 밀도·피부 톤 밝기 개선까지 효과를 입증받았다. 한 번에 20~25분, 하루 1~2회 사용하면 진피치 밀도가 6% 이상 개선된다는 공식 결과가 나왔다. KIDS는 국내 기업의 임상을 하기 때문에 실험 결과에 대해 크게 칭찬하거나 박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보미라이를 두고는 'LED 마스크에 뒤지지 않는 결과'라고 에둘러 표현하더라." - 최근 원적외선 효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늘고 있다. "원적외선은 피부 겉만 아니라 깊은 속까지 침투해 피부를 깨우고 재생한다. 제아무리 좋은 마스크라도 피부 겉에만 자극을 줘서는 미용 효과를 크게 보기 힘들다. 이비인후과 등에서 원적외선을 활용한 치료용 의료 기기를 사용한다. 상처를 재생하는 데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국내 KC인증과 유럽통합안전성인증(CE)을 모두 획득했다." - 골드시트는 어떤 역할을 하나. "원적외선은 복사열이다. 피부에 쪼인 뒤 바깥으로 튕겨 나가는 것을 골드시트가 막아 준다. 보미라이 마스크 안에는 금과 은으로 만든 골드시트가 둘려 있어서 원적외선을 받은 뒤 얼굴로 다시 되돌려 준다. 당연히 원적외선 효과가 배 이상 늘고, 방열 기능까지 있다. 골드시트는 국내는 물론 영국·일본·인도까지 특허를 모두 취득했다." - 금과 은으로 둘려 있으면 원가도 상당히 나가겠다."24K 금을 쓴다. 마스크를 한 겹 벗기면 전체를 감싼 골드시트가 나온다. 다른 이·미용 마스크와 비교해 원가 자체가 비싼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단 금이 적지 않게 들어가 있다.(웃음) 여러모로 소장 가치가 있다면서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 보미라이는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브랜드로 유명하다."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보미라이로 효과를 보고 자발적으로 글을 올려 주는 분들이 정말 많다. 어떤 분은 우연히 보미라이를 산 뒤 9대를 더 구매하시더라. 자신이 효과를 본 뒤 장모님 등 가족들에게 모두 선물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40~60대 주부는 기미와 검버섯 때문에 걱정이 많다. 그런데 보미라이로 효과를 봤다면서 글을 올리는 분들이 정말 많다. 이제 론칭한 지 반년도 안 됐는데 반응이 뜨겁다." - 홈쇼핑에도 진출했다. 반응은."홈쇼핑은 렌털을 주로 진행한다. 보통 홈쇼핑에서는 전화 상담 전환율이 15% 선을 넘기는 것을 '대박'이라고 부른다. 보미라이는 이제 세 번째 방송했는데 13%다. 단가가 싼 제품이 아닌데 방송마다 계속 올라가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지우히메'가 직접 사용하고 선택한 보미라이 - 얼굴 미용 말고도 다른 쪽에서 효과를 봤다는 이야기가 SNS상에 적지 않다."사실 나도 놀랐다. 올해 쉰셋의 백반증 환자이자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며 알게 된 중국 법인장이 쓴 글은 아직도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 이분이 30대에 백반증이 찾아와 많은 고생을 했다. 본인 말로는 '정말 안 해 본 치료가 없었다'고 하더라. 말할 때도 습관적으로 백반증이 온 얼굴 부위를 손으로 가리고…. 그런데 보미라이를 쓰고 몇 개월 만에 확연히 달라졌다. 20년 동안 가렸던 얼굴도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보미라이를 쓰고 삶이 달라졌다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행복했다. 이 밖에도 비염으로 고생하다가 보미라이를 만나 달라졌다는 후기 글도 많이 읽었다. 보미라이의 근간인 원적외선은 원래 의료용으로 사용됐다." - 톱스타 최지우가 보미라이 모델이다. 선정 배경은."'빅 모델'을 선정한 것은 제품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 때문이었다. 요즘 늘어나는 이·미용 마스크 중에서도 1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술력이 있었다. 모델을 선정하기 위해 많은 서치를 했는데 중국은 '천국의 계단'이라는 작품으로, 일본에서는 '겨울연가'로 최지우를 알고 있었다. 우리 타깃층인 30~50대가 지우히메를 좋은 이미지로 기억하더라. 또 지금까지 특별한 스캔들이 없고, 깔끔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갖췄다. 여러 면에서 '최지우다' 싶었다." - '한류'를 이끈 배우다. 광고 모델 제의를 선뜻 받아들였나."처음 모델 제의를 했을 때는 거절했다. 광고 모델도 허투루 안 한다고 생각하더라. 자동차 업계에서는 우리 기업이 이름을 알렸지만, 이·미용에서는 처음이었다. 보미라이도 신제품이니 믿기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런데 일주일 이후 연락이 왔다. '최지우씨가 보미라이를 직접 사용했는데, 광고 모델을 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나중에 촬영 현장에서 최지우를 만나 사실인지 물었다." - 최지우가 정말 보미라이를 사용하나. "최지우는 '민감성 피부라 부작용이 걱정돼 다른 디바이스는 잘 사용하지 못한다. 그런데 보미라이를 썼더니 피부가 맑아져서 좋다. 어머니께도 선물로 드리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간 쌓아 온 이미지가 있는 모델이다. 보미라이를 정말 사용하고 있고, 좋아서 가족에게 선물한다고 하니 정말 기뻤다. 실제로 보니 '지우히메'로 불리는 이유를 알겠더라." - 홈디바이스 시장이 크고 있다. 보미라이가 국내 붐이 일 시점에 발맞춰 제품을 내놨다."타이밍이 잘 맞았다. 자동차 분야에 있다가 전자 부분까지 확장하면서 개발한 기술이 이·미용 제품과 잘 맞았다. 해외 출장을 많이 다니는데 여러 면에서 홈디바이스 시장이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 해외 반응은."이미 진영알앤에스의 중국 현지 법인이 있다. 이번 달에 광저우 미용박람회에 나간다. 상하이와 베이징에 직접 가서 유통망을 조율했다. 이달부터 직수출 계약이 잡혔다. KIDS에 중국에서 파견 온 연구원과 주재원이 있다. 보미라이를 써 보고 본사에 추천한 사례도 있다. 좋은 제품을 발굴하려고 온 중국인들이 먼저 알아보고 러브콜을 보낸다." - 보미라이의 다음 계획은."지금 보미라이는 얼굴을 집중 케어한다. 향후 목까지 케어하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목은 얼굴과 함께 노화가 빠른 부위 중 하나다." - 안정적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미용 기기 사업을 또 한다고 했을 때 가족의 반대는 없었나."아내는 묵묵하게 믿고 지원해 주는 사람이다. 본의 아니게 보미라이는 개발 단계부터 아내가 시험 대상이 됐다.(웃음) 딸도 사용하고…. 아내가 평소 칭찬을 많이 하는 타입이 아니다. 그런데 보미라이는 이와 달리 특별한 말을 해 주더라." - 아내의 말이란."보미라이를 꾸준히 쓰더니 나에게 '히트 치겠다'고 먼저 말했다. 여자들은 느끼는 것이 있지 않나. 본인이 꾸준히 사용해 보니 피부가 밝아지고, 화장받는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직접 써 보고 좋다고 하는데 감동적이었다. 얼마 전 출산한 딸은 피부가 거칠어졌는데 보미라이를 쓰면서 관리하고 있다. 딸이 좋아지는 것을 보고 딸 친구들도 모두 쓴다." - 업계에서 알려진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다가 이·미용 기기 사업을 하면 적성에 잘 안 맞을 것 같다."정말 재밌다. 원적외선의 미용 효과를 내가 직접 경험했고, 많은 실험과 투자를 통해 성과를 냈다. '이 정도면 어디 가서 욕 안 먹는다'는 자신감이 있다. 30년간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면서 신뢰와 기술력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 회장이지만 초기 개발 단계부터 주변인들에게 보미라이 수백여 개를 돌리고, 반응을 체크하고 기록하는 것도 내가 했다. 애정이 있다." - 사업하는 오너로 원칙이 있나."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자수성가했다. '사람을 소중히 여긴다. 개발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 왔다. 부끄럽지만, 그래서 실패를 많이 안 했다고 생각한다. 2003년 닛산, 최근 글로벌 기업과 계약을 맺을 때도 직접 진두지휘했다. 보미라이는 나의 열정과 지난 세월을 집약해 탄생했다. 그래서 남다르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2019.03.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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