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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IS 상암] 클린스만호의 축구는 후반전부터…유럽파 골 폭풍, 싱가포르 5-0 격파

클린스만호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첫걸음에서 깔끔한 승리에 성공했다. 다소 답답했던 전반 흐름을 뒤로하고, 후반에만 골폭풍을 몰아치며 ‘공격 축구’를 만원 관중 앞에서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선봉에 선 한국이 자랑하는 공격진 손흥민(토트넘) 조규성(미트윌란) 황희찬(울버햄프턴)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골 폭풍을 일으켰다. 마지막으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까지 축포를 보태며 팬들의 박수를 이끌었다.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24위)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에서 5-0으로 크게 이겼다.한국의 이날 전반 공격은 다소 답답했다. 특히 마지막 패스가 연결되지 않아 공격 흐름이 끊겼다. 하지만 전반 막바지, ‘이강인의 크로스, 조규성의 득점’이라는 공식이 완성됐다. 후반에는 시작과 함께 황희찬이 멋진 헤더로 골망을 흔들더니, 손흥민·황의조·이강인이 연속해 골망을 흔들었다. 유럽파 공격진이 만들어 낸 화려한 공격이 싱가포르의 텐백을 완전히 무너뜨렸다.한국은 이날 승리로 최근 4연승을 질주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첫 5경기서 3무 2패에 그치는 등 역대 외국인 사령탑 중 최악의 출발을 알렸지만, 4연승을 질주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4연승 기간 15득점을 퍼부으며 막강한 공격을 자랑했다. 실점은 0이다.일각에선 여전히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 ‘공격 전술의 부재’라는 시선을 보내지만, 주장 손흥민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은 이에 반박한 바 있다. 특히 손흥민은 경기 전날(15일) 기자회견에서 “세밀함이 없으면 많은 골을 넣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장 위에서 다시 한번 선수들의 뛰어난 공격력을 증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해 대표팀 주축 선수들은 “싱가포르를 약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입을 모았는데, 실제로 선수들은 90분 내내 싱가포르를 상대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승리로 33년 만에 만난 싱가포르와의 상대 전적을 22승 3무 2패로 더욱 늘렸다. 무엇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첫 경기에서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 호재다. 이번 2차 예선에는 총 36개국이 참가, 4개 팀 9개 조로 나눠 각 조 1~2위가 월드컵 3차 예선에 진출한다. 여기에는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 본선 진출권도 걸려 있다. 한국은 싱가포르 외에 중국(77위) 태국(112위)과 C조에 편성됐다.3차 예선은 18개 국가가 3개 조로 나뉘어 격돌한다. 각 조 2위까지 상위 6개 팀이 진출하고, 나머지 2.5장은 3차 예선 각 조 3·4위 팀이 겨루는 4·5차 예선을 통해 결정된다. 만약 한국이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낸다면,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11회 연속 진출이라는 위업을 이룰 수 있다.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1승을 수확한 한국은 오는 21일 중국 선전유니버시아드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C조 2차전을 벌인 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무대로 향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싱가포르에 맞서 먼저 4-4-2 전형을 내세웠다. 전방에 손흥민과 조규성(미트윌란)이 서고, 황희찬과 이강인이 측면을 맡았다. 중원은 이재성(마인츠 05) 황인범(FK 츠르베나 즈베즈다)이 짝을 이뤘다. 백4는 이기제(수원 삼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 현대)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알 샤밥)가 꼈다.경기 전날(15일)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던 클린스만 감독의 기조가 엿보이는 명단이었다. 지난 베트남전과 비교해 달라진 건 골키퍼와 중원이었다. 기존 1순위 골키퍼인 김승규가 돌아왔고, 컨디션 난조 탓에 빠졌던 황인범이 다시 선발을 꿰찼다. 이재성은 9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다. 이어 정승현은 7경기, 조규성·설영우는 6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강행군을 벌이고 있는 김민재는 물론, 주중 리그 경기에서 쉬어간 이기제도 5경기 연속 A매치에 나섰다.이에 맞선 니시가야 다카유키(일본) 감독이 이끄는 싱가포르는 3-5-2 전형을 택했다. 송의영과 샤왈 아누아르가 전방에 섰고, 나즈룰 나지리·시푸완 바하루딘·샤흐 샤히란·하리스 하룬·라이안 슈트어트가 뒤를 받쳤다. 백3는 이르판 판디·제이컵 말러·라이오넬 탄, 골키퍼 장갑은 하산 서니가 꼈다. 지난 2021년 싱가포르로 귀화한 송의영은 당당히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를 밟았다. 그는 경기 전날 “한국과 상암에서 경기를 뛸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다. 경기를 뛸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는데, 공교롭게도 한국의 골문을 겨냥하게 됐다. 경기 양상은 예상대로 한국이 높은 점유율을 선보였다. 약 5분간의 탐색전을 마친 뒤, 포문을 연 건 황희찬이었다. 그는 왼쪽 측면을 돌파하다 페널티박스 라인 바로 앞에서 파울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건 이강인과 손흥민. 측면으로 치우쳐 어려운 각도였지만, 손흥민은 직접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노렸다. 수비에 가담한 아누아르를 맞고 벗어나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 한국의 코너킥 공격을 차단한 싱가포르가 역습에 나섰지만, 이기제-황인범의 협력 수비로 가볍게 막아냈다. 좀처럼 공간이 나지 않자, 전반 10분 황인범이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공이 골대 오른쪽으로 향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13분에는 김민재가 단 한 번의 롱패스로 설영우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설영우는 이재성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반대편의 황희찬에게 크로스했다. 황희찬은 재차 중앙으로 연결했는데, 조규성의 헤더는 제대로 맞지 않아 유효슈팅으로 마무리되지 않았다.한편 싱가포르 송의영은 간접 프리킥으로 한국의 골문을 노리기도 했다. 그는 전반 15분 왼쪽 측면에서 높은 프리킥을 시도했다. 김승규가 가볍게 잡아내 차단했다.이후 한국의 연이은 공격은 모두 수비진에 막혔다. 17분 황희찬의 드리블 돌파 뒤 슈팅은 수비수 뒷발에 걸렸고, 1분 뒤 황인범의 스루패스가 뒷공간 손흥민에게 향했으나 골키퍼가 머리로 걷어냈다. 좀처럼 유효슈팅을 만들지 못한 한국, 이강인이 다시 해결사로 나서는 듯했다. 그는 23분 특유의 상체 페인팅에 이은 크로스를 시도했다. 조규성이 머리로 재차 이재성에게 연결해 줬고, 이재성이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조규성의 침투 장면에 대해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다. 다만 중계에 담긴 장면에선 오프사이드로 보기 어려울 정도의 차이였다. 하지만 판정이 뒤집히진 않았다.이강인은 직후 수비 장면에서 나자리와 충돌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한국은 템포를 조절하며 다시 공격에 나섰지만, 마지막 패스가 좀처럼 연결되지 않는 장면이 반복됐다. 전열을 가다듬은 26분 손흥민의 크로스는 수비에 막혔다. 직후에는 상대의 터치 실수를 놓치지 않은 설영우가 박스 안으로 침투한 뒤 넘어지며 공을 따냈지만, 조규성에게 연결되지 않았다. 1분 뒤 황희찬이 상대 수비 3명 앞에서 드리블을 시도했는데, 마지막 패스가 이강인에게 닿지 않았다.그토록 기다린 위협적인 장면은 29분에 나왔다. 이강인이 오른발 크로스가 노마크 찬스인 이재성에게 향했다. 하지만 이재성의 헤더는 서니 골키퍼가 오른 다리로 막았다. 한국의 공격 템포는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여기에 서니는 골킥을 늦게 처리하다가 32분 만에 옐로카드를 받기도 했다. 결정적인 장면은 2분 뒤에 나왔다. 34분 이기제의 크로스, 손흥민의 머리를 맞고 뜬 공을 조규성이 다이렉트 오른발 슈팅으로 시도했다. 하지만 골대 윗부분을 맞고 나와 아쉬움을 삼켰다. 2분 뒤에는 혼전 속 손흥민이 드리블 돌파를 하다 박스 안에서 넘어졌는데, 주심은 단호하게 ‘노 파울’을 선언했다. 연이어 싱가포르의 뒷공간을 열지 못하자, 40분에는 손흥민이 오른쪽으로 이동해 이강인과 연계 플레이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강인이 마지막 패스를 터치하지 못했다.잔뜩 내려앉은 싱가포르의 위협적인 역습은 없었지만, 만족할 만한 전반전이라고 보기엔 어려웠다.답답한 흐름을 깬 건 결국 이강인이었다. 그는 45분경 오른쪽에서 왼발 크로스로 상대 뒷공간을 허물었다. 침투한 조규성이 가볍게 밀어 넣으며 싱가포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 보여준 득점 공식이 다시 한번 빛났다.한국은 추가시간 3분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는데, 추가 유효슈팅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전반전 1골을 터뜨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추가 골을 노렸다. 먼저 왼쪽 황희찬을 이용한 공격은 무산됐지만, 후반 3분 오른쪽 설영우의 크로스에 이은 조규성의 헤더가 나왔다. 조규성의 위치는 좋았으나, 공이 골대 위로 향해 아쉬움을 삼켰다. 조규성 역시 크게 아쉬움을 드러냈다.하지만 두 선수가 아쉬움을 만회하는 데 단 3분이면 충분했다. 먼저 이강인이 화려한 드리블로 오른쪽 측면을 뚫었다. 공을 넘겨받은 조규성이 오른발 크로스로 연결했는데, 침투한 황희찬이 헤더로 깔끔하게 싱가포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황희찬의 2경기 연속 득점, 통산 A매치 11호 골이었다. 두 선수는 1분 뒤 역습에서도 깔끔한 원투 패스로 공격을 이끌었다. 이강인의 마지막 패스가 조규성에게 닿지 않았지만, 국가대표 공격진의 화려한 개인 능력이 번뜩였다. 다소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후반 8분 상대 역습을 저지하려던 황인범의 태클에 파울 판정이 나왔다. 송의영이 다시 한번 간접 프리킥으로 한국의 골문을 노렸다. 공은 바하루딘을 거쳐 아누아르에게 연결됐다. 아누아르가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는데,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와 골이 취소됐다. 김승규가 완전히 역동작에 걸렸는데, 골이 취소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은 재차 공격으로 응수했다. 황희찬, 이기제가 연계 플레이로 연이어 크로스를 시도했는데, 마지막 슈팅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한편 싱가포르는 송의영을 앞세워 역습을 노렸는데, 설영우의 탄탄한 수비는 반복됐다. 이어 후반 16분 교체 카드를 꺼냈는데, 공격수 아누아르를 빼고 미드필더 아담 스완디를 투입해 밸런스를 맞추는 모양새였다.하지만 싱가포르의 교체는 곧바로 빛이 바랬다. 후반 18분 이강인의 역습이 다시 한번 나왔고, 공을 넘겨받은 손흥민이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EPL에서 인정받은 손흥민의 슈팅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손흥민의 A매치 2경기 연속 골이자, 39호 골이었다.직후 클린스만 감독은 득점 직후 교체 카드를 꺼냈다. 조규성·이재성·이기제를 빼고, 황의조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김진수(전북)가 투입됐다.손흥민은 21분에도 감각적인 슈팅으로 싱가포르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오른쪽에서 땅볼 크로스가 박스 안 수비를 모두 지나친 뒤 손흥민에게 향했다. 손흥민은 가볍게 슈팅했는데, 골대 왼쪽으로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한국은 곧바로 추가 골을 완성했다. 1분 뒤 이강인의 감각적인 힐패스가 박스 안 설영우에게 향했다. 이때 설영우가 송의영과 충돌하며 페널티킥(PK)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건 교체 투입된 황의조였다. 그는 특유의 동작으로 PK에 성공하며 팀의 네 번째 골을 완성했다.기세를 탄 한국은 황의조-손흥민의 연계 플레이가 나오며 싱가포르의 오른쪽을 공략했다. 다만 마지막 슈팅이 골문으로 향하진 않았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의 다음 교체 카드는 이순민(광주FC) 오현규(셀틱)였다. 후반 25분 황인범과 황희찬이 임무를 마치고 벤치로 향했다.후반 27분 손흥민의 크로스가, 뒷공간으로 향했다. 이를 오현규가 마지막까지 쫓아가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골키퍼 다리에 걸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4분 뒤엔 황의조-정우영이 박스 안에서 슈팅 기회를 만들었으나, 상대 수비가 길목을 차단해 정우영의 슈팅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이어 김진수 역시 공격에 가담해 크로스를 시도했는데, 마지막 이강인의 슈팅이 수비벽에 막히며 무산됐다. 후반 32분 김진수의 크로스가 이번에는 손흥민에게 향했으나, 공이 제대로 맞지 않아 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후반 35분에는 상대 수비 균열을 놓치지 않은 정우영이 왼쪽 돌파에 성공했으나, 그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한편 연결 과정에서 상대와 충돌한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앉아 고통을 호소했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의 표정이 유일하게 어두워진 순간이었다. 직후 송의영은 약81분을 소화한 뒤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반면 손흥민은 정비 뒤 다시 그라운드를 밟았다.후반 35분 상대 수비 실책을 놓치지 않은 정우영이 왼쪽 돌파에 성공했으나, 그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한편 연결 과정에서 상대와 충돌한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앉아 고통을 호소했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의 표정이 유일하게 어두워진 순간이었다. 직후 송의영은 약81분을 소화한 뒤 교체돼 그라운드를 마쳤다. 반면 손흥민은 정비 뒤 다시 그라운드를 밟았다.한편 후반 41분, 마침내 김진수의 크로스가 빛났다. 상대가 걷어냈으나, 공은 이강인 앞에 떨어졌다. 이강인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팀의 5번째 골을 완성했다. 이강인의 A매치 3경기 연속 득점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기세를 탄 이강인은 후반 43분에는 수비 세명을 앞에 두고도 화려한 개인기를 뽐냈다. 싱가포르 수비진은 그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한편 김진수의 왼쪽 공격은 후반 내내 멈출 기미가 없었다. 후반 45분에도 가볍게 상대를 제친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시도했다. 오현규의 터닝 슈팅이 나왔으나, 골대 왼쪽으로 벗어났다.추가시간은 4분,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마지막까지 공격을 외친 한국이 화려한 승리를 완성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6만4381명의 팬들은 멈추지 않는 마지막까지 열띤 응원을 선보이며 2023년 한국에서 열리는 마지막 A매치를 마무리했다.서울월드컵경기장=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11.16 21:53
해외축구

메시가 이끄는 낭만 축구…‘꼴찌’ 인터 마이애미, 리그스컵 결승행

리오넬 메시(36)가 다시 한번 인터 마이애미의 승리를 이끌었다. 인터 마이애미는 창단 첫 대회 결승전에 안착했다.인터 마이애미는 1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체스터의 스바루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유니온과의 2023 리그스컵 4강전에서 4-1로 이겼다. 인터 마이애미는 이날 승리로 대회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당 3골 이상 넣는 엄청난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동시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다가오는 2024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진출권을 얻었다.인터 마이애미 화력의 주인공은 단연 메시다. 메시는 리그스컵 6경기에서만 9골을 넣었다.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골망을 흔들며 인터 마이애미의 공격 축구를 이끌고 있다.이날 역시 메시의 왼발은 빛났다. 메시는 전반 20분 상대 골키퍼의 위치를 파악한 뒤 장거리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땅볼 슈팅이었지만 코스가 절묘해 골문 구석으로 꽂혔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공식 홈페이지는 “세계 최고의 선수는 30야드(27m) 밖에서 골망을 가르며 장엄한 골을 성공했다”고 조명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이외 전반전 조세프 마르티네스, 알바의 골과 후반전 다비드 루이스까지 득점에 가세하며 웃었다. 상대인 필라델피아는 최근 공식전 7경기 무패를 달리는 강팀이었다. 2023 MLS 동부 3위, 전체 4위에 오른 상위권 팀이기도 하다. 반면 인터 마이애미는 전체 29위로 꼴찌였다. 하지만 메시와 함께한 인터 마이애미는 달랐다. 이미 대회 기간 전력상 우위의 팀을 차례로 격파했다.시작은 크루즈 아줄(멕시코)과의 조별 리그 1차전이었다. 인터 마이애미는 로버트 테일러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전 동점을 허용한 뒤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균형을 깨트린 건 후반전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은 메시였다. 메시는 추가시간 종료 직전 장기인 왼발 프리킥으로 팀의 결승 골을 터뜨렸다. 메시는 팀 동료들과 함께 환호했고, 데이비드 베컴 공동 구단주 역시 환한 미소를 띠었다. 한 달 가까이 승리가 없던 인터 마이애미의 6경기 무승 부진을 끊는 메시의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메시에겐 적응기란 필요 없었다. 이어진 애틀란타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선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과거 팀 동료 부스케츠 역시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바르셀로나 트리오가 모두 그라운드를 밟은 올랜도 시티와의 경기에서도 주인공은 메시였다. 메시는 이번에도 멀티 골을 터뜨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날 경기 직전 팬들에게 첫인사를 건넨 알바는 후반 교체 투입됐다. 바르셀로나 트리오가 모두 인터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밟은 순간이었다. 이후 16강 댈러스전에선 그야말로 난타전이 펼쳐졌다. 두 팀은 90분 동안 4골씩 주고받았다. 이번에는 댈러스가 4-3으로 앞서갔으나, 메시가 후반 40분 극적인 동점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며 팀을 구했다. 곧바로 이어진 승부차기에서도 1번 키커로 나서 가볍게 성공시켰다. 기세를 올린 인터 마이애미는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앞서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이후 메시는 샬럿,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서도 1골씩 추가했다. 마지 2010년대 바르셀로나에서 보여준 활약처럼, 매 경기 기록지에 자신의 이름을 써 내려가고 있다. 대회 9골을 기록한 메시는 이미 득점왕 자리를 예약했다. 그 아래 순위 선수들은 모두 대회에서 탈락했다. 과연 메시가 마지막 결승전에서도 웃을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미국·캐나다에서 열리는 리그스컵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와 멕시코 리가 MX 소속 구단이 참가하는 대회다. 47개 팀이 참가해 조별 리그와 32강 토너먼트를 거쳐 우승자를 가린다. 인터 마이애미는 오는 20일 내슈빌(미국)과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한다. 결승에 오른 두 팀은 아메리카 지역의 챔피언스리그 격인 2024 CONCACAF 챔피언스컵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김우중 기자 2023.08.16 15:30
프로야구

[IS 포커스] 비로소 이름값 증명한 러셀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29)은 지난주까지 득점권에서 가장 강했던 타자다.그는 득점권 19타석에서 안타 12개를 때려냈다. 타율은 무려 0.706. 2위 김현수(0.600·LG 트윈스)보다 1할 이상 높았다. 2아웃 상황에서만 적시타 5개를 기록하며 득점 기회를 살렸다. 24일 기준으로 14타점을 기록, 이 부문 리그 6위를 달렸다. 키움 타선의 공격력은 가라앉았다. 간판타자 이정후가 17경기에서 타율 0.197에 그치며 전에 없이 부진한 초반을 보내고 있고, FA(자유계약선수) 이적생 이형종도 홈런 없이 타율 0.247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러셀은 이런 상황에서 4번 타자로 나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팀 내 가장 높은 타율(0.356)을 기록했다. 홈런이 나오지 않아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 22일 SSG 랜더스전에서 마수걸이포를 쏘아 올렸다. 비로소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러셀은 KBO리그 구단과 계약한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이름값이 높은 선수였다.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뛴 2016년, 주전 유격수로 소속팀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선수였다. 빅리그에서만 615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대체 선수로 키움에 합류한 2020시즌, 그는 65경기에서 타율 0.254·2홈런·OPS(출루율+장타율) 0.653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재계약도 실패했다. 키움은 그런 러셀과 올해 다시 동행하고 있다. 그가 멕시코 리그에서 뛴 2022시즌 홈런 24개를 치며 장타력을 회복했다고 봤다. 멘털도 보다 진중해졌다는 보고에도 주목했다. 실제로 러셀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직후 홍원기 키움 감독과 가진 면담에서 훈련 계획과 개막 뒤 목표를 구체적으로 전하며 열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강화해 2020시즌 대비 5㎏ 이상 증량하기도 했다. 홍원기 감독은 미국(애리조나주) 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뒤 “러셀이 많이 달라졌다. 올 시즌 잘해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러셀은 지난주까지 유격수로 15경기(119이닝)에 나서 실책을 1개도 범하지 않았다. 10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유격수 중 실책이 없는 선수는 러셀이 유일하다. 주루도 적극적이다. 지난 23일 출전한 SSG전 4회 초, 내야 타구에 홈으로 쇄도한 러셀은 야수 송구를 잡고 기다리고 있던 포수의 태그를 피해 득점을 올렸다. 벤트 레그 슬라이딩을 하다가 스스로 제동을 걸고 일어선 뒤 비어 있는 홈플레이트를 밟는 재치를 보여줬다. 빅리거 클래스를 드러내면서도, 허슬 플레이를 자주 보여주고 있다. 러셀은 키움과 다시 계약하며 “2020년 아쉬웠던 모습을 교훈으로 삼아 2023년은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말을 지켜내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4.25 13:00
메이저리그

WBC 새 역사 쓴 '3억 달러 사나이' 터너...MLB 레전드와 어깨 나란히

'3억 달러 사나이' 트레이 터너(30·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메이저리그(MLB) 레전드 그리피 주니어와 같은 기록을 세웠다. 그가 보는 앞에서 말이다. 터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쿠바와의 4강전에 9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멀티 홈런 포함 3안타를 기록하며 미국의 14-2 대승을 이끌었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 미국은 결승전에 선착, 21일 오전 열리는 일본-멕시코전 승자와 대회 우승을 두고 격돌한다. 터너는 매 순간 빛났다. 미국이 2-1로 앞선 2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점수 차를 벌리는 솔로 홈런을 쳤고, 5회도 주자 2명을 두고 안타를 치며 만루 기회를 열었다. 미국이 9-2로 앞선 6회 말엔 스리런 홈런까지 때려냈다. 터너는 전날(19일)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8강전에서도 미국을 구했다. 5-7로 지고 있던 8회 초 만루에서 바뀐 투수 실비노 브라초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역전 만루 홈런을 쳤다. 1라운드부터 공격력 기복이 있었던 미국이지만, 터너가 클러치 능력을 보여준 덕분에 결승전까지 오를 수 있었다. MLB닷컴은 이번 대회 슬러거로 변신한 터너의 활약을 조명했다. 그가 쿠바전에서 기록한 멀티 홈런은 미국 대표팀의 WBC 출전 역사상 두 번째 기록으로 알려졌다. 1호는 2006년 1회 대회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전에서 그리피 주니어가 해냈다. MLB 통산 630홈런을 기록한 그리피 주니어는 MLB 역사를 대표하는 타자다. 이번 대회 타격 코치로 참가하기도 했다. 1969년생, 올해 쉰네 살인 그리피 주니어는 경기 전 훈련에서 직접 배팅 케이지에 들어가, 론피포 파크 외야로 타구를 보내는 모습으로 미국 대표팀 선수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MLB닷컴은 터너의 멀티포 생산에 그리피 주니어의 조언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보기도 했다. 그리피 주니어는 멀티홈런을 기록한 2006년 대회 남아공전에서 7타점을 기록했다. WBC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이다. 터너도 이날 새 기록을 세웠다. WBC 최초로 2경기(베네수엘라·쿠바전) 연속 4타점 이상 기록한 선수가 됐다. MLB 대표 유격수인 터너는 지난겨울 스토브리그에서 필라델피아와 기간 11년, 총액 3억 달러(약 3910억원)에 계약했다. 이번 WBC에서 마이크 트라웃··무키 베츠·폴 골드슈미트 등 MLB 최우수선수(MVP) 수상자들에 밀려 하위 타선에 나섰지만, 존재감은 단연 돋보이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3.03.20 14:42
해외축구

2G 연속 교체 출전 득점...스페인 모라타 역대 6번째 진기록 세웠다

스페인 축구대표팀 알바로 모라타(30·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월드컵 두 경기 연속 교체 출전 득점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모라타는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E조 2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 팀이 패배 대신 1-1 무승부를 거둘 수 있게 이끌었다. 해결사였지만 선발 출전은 아니었다. 모라타는 0-0으로 팽팽했던 후반 9분 페란 토레스(바르셀로나)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출전 시간이 경기의 절반도 되지 않았지만, 득점을 기록하기엔 충분했다. 모라타는 출전 후 8분 만에 골문으로 침투했고, 조르디 알바(바르셀로나)의 낮은 크로스를 오른발로 받아 득점으로 연결했다. 결승 득점은 아니었다. 스페인은 후반 38분 독일의 니클라스 퓔크루크(베르더 브레멘)에게 동점 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7-0으로 승리했던 1차전 공격력을 재현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대신 모라타는 경기 후 이날의 수훈선수(POTM)에 뽑혔다. 모라타는 이미 1차전에서도 골 맛을 봤다. 그는 지난 24일 코스타리카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후반 추가 시간 골을 넣어 팀의 7-0 승리에 힘을 보탰다. 1차전 역시 마찬가지로 교체 출장이었다. 후반 12분 역시 토레스와 교체됐지만, 한 골을 넣기에는 시간이 충분했다. 스포츠 통계 전문업체인 옵타는 "모라타는 월드컵에서 교체 출전해 두 경기 연속 골을 넣은 역대 6번째 선수가 됐다"고 소개했다. 옵타에 따르면 모라타에 앞서 지오반니 리베라(이탈리아), 루디 푈러(독일), 올렉산드르 자바로프(우크라이나), 리카르도 펠라에스(멕시코), 멤피스 데파이(네덜란드)가 앞서 이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28 14:41
스포츠일반

금메달 이상의 카타르시스, '연경신' 있어 올림픽 즐겁다

치열했던 여자 배구 한일전. 김연경(33)의 허벅지엔 혈관이 터진 듯 붉은 상처 자국이 선명했다. 김연경의 플레이와 몸짓 하나하나가 보는 이들을 감동하게 한 경기였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3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4차전 '숙적' 일본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5-19, 19-25, 25-22, 15-25, 16-14)로 이겼다. 한국이 이날 승리로 8강행을 확정해 큰 의미가 있었지만, 한일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는 점은 금메달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선물해줬다. 특히나 같은 시간대에 열린 한국 남자 축구 8강전(2-6 패, 멕시코)와 야구(2-4 패, 미국)는 모두 졌지만, 여자 배구가 구기 종목의 자존심을 지켰다. 경기 후 누리꾼 사이에서 김연경의 존재 그 자체가 화제의 중심이었다. 한국뿐이 아니다. 일본 ‘야후 재팬’의 실시간 채팅방에서도 배구 경기를 지켜보던 일본인들마저 “나도 김연경한테 ‘정신 차리라’는 말을 한번 들어보고 싶다”, “일본에서 뛰었을 때도 좋아했는데 역시 카리스마가 대단하다”는 칭찬글이 올라왔을 정도다. 사람들이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김연경의 경기력이다. 김연경은 일본전에서 양팀 최다인 30점을 올렸다. 국제배구연맹(FIVB)에 따르면 김연경은 올림픽 최초로 4차례나 한 경기에서 30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에게 공격이 몰리는 것을 경계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연경의 체력을 안배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김연경의 대각선에 서는 레프트도 높이와 공격력이 좋은 박정아를 기용했다. 라이트 역시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안 된 김희진을 붙박이로 썼다. 그러나 기록에서 김연경의 존재감은 확실히 드러난다. 김연경은 조별리그 4경기를 마친 1일 현재 득점 공동 3위(78점)에 올라 있다. 1~3위인 티아나 보스코비치(세르비아·103점), 파올로 에고누(이탈리아·82점), 조던 톰슨(미국·78점) 등은 공격에 집중하는 라이트지만 김연경은 서브 리시브에도 가담하는 레프트다. 김연경은 디그(스파이크를 받아내는 것) 3위(47개), 리시브에서도 4위(정확 65개)에 올라 있다. 블로킹도 미들블로커들 못잖게 많은 8개를 잡아 17위에 올라 있다. 한국 팀에선 양효진(10개) 다음으로 많다. 공·수에서 완벽한 '토탈 패키지'란 표현이 딱 어울린다. 또한 한일전에서는 김연경의 상처도 화제가 됐다. 김연경은 오른쪽 허벅지에 혈관이 터진 듯한 붉은 상처가 보인다. 사진상에도 또렷하게 보일 정도였다. 이 상처는 경기가 진행될수록 더 커졌다. 김연경은 지난해 1월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도 진통제를 맞고 출전했다. 그 정도로 김연경에게는 올림픽 메달이 간절하다. 김연경은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에서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김연경은 “나의 마지막 올림픽”이라며 도쿄에서 모든 것을 불살라 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한 점, 한 점에 절실하고 선수단 전체를 독려하는 김연경의 카리스마 역시 대단했다. 김연경은 일본전 내내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5세트 9-11로 뒤진 상황에서 "하나만 더하면 기회 온다, 얘들아"라고 한 주문이 이뤄졌다. 12-14 게임 매치 포인트로 몰린 상황에서 한국이 한 점을 따라붙었다. 이어 후위에 있던 김연경은 13-14에서 블로커 맞고 튀긴 공을 어렵게 걷어 올렸다. 이어 레프트 박정아가 상대 코트에 내리 꽃아 동점이 되자, 김연경은 무릎을 꿇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오른 주먹으로 코트를 내리치며 온몸으로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15-14에서 박정아의 공격이 성공하자 김연경은 어린아이처럼 펄쩍펄쩍 뛰어다녔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 일본에 아쉽게 패한 경험을 안고 있는 김연경은 "일본전은 감정에 휩쓸리는 경기가 많다. 짜증 나는 느낌도 많이 난다. 감정 조절을 안 하면 일본전은 어렵다"며 "일본 여자배구가 잘하기도 하고 항상 부담이 있었는데 부담을 털어내고 이겨서 기쁨은 두 배 이상, 서너 배"라고 기뻐했다. 극적으로 일본을 이긴 직후, 한국 선수단은 둥글게 모여 ‘강강술래’를 하면서 자축했다. 이때 뒤늦게 뛰어온 라바리니 감독이 금세 선수단 안에 끼어든 반면, 세자르 에르난데스 코치가 자리를 잡지 못하자 김연경이 그 정신없는 와중에 에르난데스 코치에게 자리를 만들어주며 챙겼다. 김연경은 남은 경기 각오에 대해 "세르비아전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8강 상대가 정해지면 그에 맞게 준비해서 한 번 기적을 일으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형석 기자 2021.08.02 07:00
스포츠일반

[신태용 신의 한수] '위대한 벽' 오초아, 빵훈이가 빵 터뜨렸으면

참 질긴 인연이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31일 오후 8시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멕시코를 또 만난다. 5년 전 내가 이끌었던 리우올림픽 조별리그 3차전에서도 멕시코와 맞붙었다. 당시 조별리그 2차전까지 1승 1무를 기록한 데다 다득점에서도 앞섰던 우리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리고 1-0으로 이겼다. 반면 A팀 맞대결이었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멕시코에 1-2로 졌다. 당시 1패를 안고 있던 우리는 강하게 몰아붙였어야 했다. 기성용의 플레이 때 상대 선수의 파울이 인정되지 않아 실점한 장면은 두고두고 아쉽다. 도쿄올림픽에서 ‘강 대 강’으로 맞설지는 김학범 감독님의 선택에 달렸다. 이미 조별리그 3경기를 마친 만큼, 멕시코 공격력과 양쪽 풀백의 성향 등을 디테일하게 파악했을 것이다.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프랑스(4-1)와 남아공(3-0)을 이겼고, 일본에 1-2로 졌다. A대표팀은 멕시코가 우월하지만, 해당 연령대 상대 전적에서는 우리가 3승4무(올림픽에선 2승2무)로 진 적이 없다. 멕시코 입장에서는 한국이 징크스일 수 있다. 난 개최국 일본보다 멕시코가 8강 상대로 낫다고 본다. 시차와 기후 등 환경 적응에서 우리가 유리하다. 멕시코 핵심 미드필더 카를로스 로드리게스가 퇴장으로 결장하는 것도 호재다. 멕시코 골키퍼는 익숙한 선수다. 독특한 파마머리의 기예르모 오초아(36·클럽 아메리카), 러시아월드컵 때도 멕시코 A대표팀의 수문장이었다. 30대 중반을 넘었는데 동물적인 반사 신경은 여전하더라. 그의 수비는 높은 성벽처럼 견고해 ‘만리장성(Great wall)’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오초아도 벽이 아닌 사람 아닌가. 러시아월드컵 때 손흥민이 만회 골을 넣은 것처럼, 과감한 중거리 슛을 쏜다면 충분히 뚫을 수 있다. 오초아의 키(1m83㎝)는 큰 편이 아니다. 1m94㎝ 장신 수비수 정태욱(대구)이 세트피스에서 가담할 수 있다. 멕시코 올림픽팀과 A팀의 공통점이 있다. 북중미 국가 중 가장 공을 고급스럽게 찬다. 후방에서 무시무시한 스피드로 한 번에 ‘쭉’ 튀어 나간다. 우리는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펼치고, 역으로 이동준(울산)이 뒷공간을 노려볼 수 있다. 온두라스와 3차전(6-0승) 때처럼 과감하게 공격하고, 두 줄 수비는 15~20m를 벗어나지 않게 공수 밸런스를 맞추면 좋을 것 같다. 리우올림픽 멕시코전 후반 32분에 권창훈(27·수원 삼성)이 대포알 같은 왼발슛으로 결승 골을 터트린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짜릿하다. 창훈이는 이번 올림픽팀에도 뽑혔다. 와일드카드(25세 이상) 3명 중 황의조(보르도)는 3차전에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박지수(김천)는 철벽 수비를 펼치고 있다. 창훈이는 최근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고 들었다. 아직은 자기 활약에 만족하지 않는 것 같다. 창훈이는 미디어에 자신을 어필하는 선수가 아니다. 대신 어디 세워놔도 감독이 원하는 역할을 묵묵히 다 해내는 살림꾼이다.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권창훈, 김민재, 김진수가 부상으로 낙마하지 않았다면 결과가 달려졌을 거다. 창훈이는 유일하게 올림픽 멕시코전 경험이 있다. 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해줄 거다. 5년 전 좋았던 기억을 되살렸으면 한다. 난 권창훈을 ‘빵훈이’라 부른다. 빵집을 운영하신 아버지가 리우올림픽 준비 기간에도 선수단에 빵을 돌리셨다. 멕시코과 8강전, 빵훈이가 ‘빵빵’ 터트릴 차례다. 신태용 리우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2021.07.29 14:54
스포츠일반

‘황희찬-황의조 연속골’ 벤투호, 카타르에 2-1승

한국축구대표팀이 아시아의 복병 카타르를 꺾고 통산 500승 고지에 올랐다. 황희찬(라이프치히)과 황의조(보르도)가 연속골로 승리를 이끌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7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오스트리아의 BSFZ 아레나에서 열린 카타르와 A매치 원정 평가전에서 2-1로 이겼다. 이틀 전 멕시코에 2-3으로 역전패한 아쉬움을 털고 승리를 수확하며 두 번의 오스트리아 원정 A매치 평가전을 1승1패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카타르에 허용한 최근 두 번의 A매치 패배 그림자를 씻어냈다. 아울러 1948년 첫 A매치 승리 이후 통산 500승 고지에 오르며 한국 축구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벤투 감독은 공격에 방점을 찍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 황희찬 삼각 편대를 기용하고 2선에 이재성(홀슈타인킬)-남태희(알 사드)-정우영(알 사드) 트리오를 세웠다. 포백 수비라인은 윤종규(서울)-권경원(상주)-원두재(울산)-김태환(울산) 조합으로 꾸렸다. 수문장으로는 앞서 멕시코전에서 선방쇼를 펼친 구성윤(대구)을 기용했다. 첫 골은 전반 1분만에 나왔다. 황의조가 상대 수비의 트래핑 실수를 틈타 볼을 낚아챈 뒤 밀어준 볼을 황희찬이 가볍게 밀어넣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린지 16초만에 나온 득점포. 1979년 박대통령컵 바레인전에서 박성화가 기록한 종전 최단시간 득점 기록(20초)을 뛰어넘은 신기록이었다. 벤투호는 전반 9분에 이른 동점포를 허용했다. 아시안컵에서 득점왕에 오른 알모에즈 알리가 민첩한 공간 침투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기세가 오른 카타르가 여러 차례 슈팅을 시도하며 추가골을 노렸지만, 구성윤의 잇단 선방이 이어지며 1-1의 균형이 이어졌다. 전반 36분 한국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다시 승기를 잡았다. 이틀 전 멕시코전에서 선제골을 합작한 손흥민-황의조 콤비가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손흥민이 상대 위험지역 내 왼쪽 측면을 허문 뒤 왼발로 깔아준 볼을 황의조가 문전에서 밀어넣었다. 후반 들어 양 팀이 적극적인 선수 교체로 팀 분위기와 전술을 바꿔가며 공방전을 벌였지만, 추가골이 나오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후반 18분 이주용과 손준호를 투입해 수비 안정화를 꾀했다. 후반 30분에는 엄원상과 이강인을 그라운드에 들여보내 공격력을 보강했다. 후반 막판에 주세종을 투입해 안정감을 높였다. 유럽 원정 A매치 2연전을 1승1패로 마무리한 한국은 18일 귀국길에 오른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들과 스태프는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전세기를 이용해 이동할 예정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0.11.18 07:52
축구

울버햄튼 핵심 공격수 히메네스, 맨유행 가능성 언급

울버햄튼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29)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행이 성사될 수 있을까.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31일(한국시각) 히메네스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계약 가능성을 언급했다.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울버햄튼은 포르투갈 브라가에서 뛰고 있는 스트라이커 파울리뇨를 히메네스 대체 자원으로 낙점한 상황이다. 멕시코 출신인 히메네스는 올 시즌 리그에서 17골, 6도움을 기록하며 울버햄튼의 공격을 이끌었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슈팅 131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슈팅(117개)을 날렸다. 맨유를 비롯해 공격력 강화를 원하는 팀에서 충분히 매력을 느낄만한 자원이다. 관건은 역시 이적료다. 히메네스는 지난해 3300만 파운드(516억원)의 이적료로 울버햄튼 유니폼을 입었고 영입을 원할 경우 이 이상의 이적료 지출이 필요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7.31 16:17
야구

또 ‘꽝’인가 했더니 홈런 ‘쾅’

이번엔 풍년 조짐이다. 외국인 타자로 고심했던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두산은 재계약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아이티), LG는 로베르토 라모스(26·멕시코)가 시원한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쿠바 망명자 출신 페르난데스를 영입했다. 페르난데스는 메이저리그(MLB)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래도 마이너리그에서 보여준 콘택트 능력을 눈여겨봤다. 페르난데스는 제 몫을 했다. 타율 0.344, 15홈런·88타점. 장타력은 다소 아쉽지만, 정확한 타격으로 최다 안타 1위(197개)에 올랐다. 타이론 우즈(1998~2001년)와 닉 에반스(2016~17년) 정도를 빼면 늘 외국인 타자로 고민했던 두산에서 모처럼 나온 성공사례였다. 두산은 페르난데스 재계약 여부를 고민했다. 김재환이 MLB에 갈 경우 홈런타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페르난데스를 대신할 외국인 타자도 물색했다. 하지만 최종 선택은 페르난데스였다. 보장금액은 45만 달러(약 5억원), 성적에 따른 옵션이 45만 달러다. 지난해 성적을 고려하면 낮은 몸값이다. 페르난데스는 장타를 위해 근육량을 늘려 돌아왔다. LG와 개막 3연전(5~7일)에서 8개의 안타를 몰아쳤다. 8일 KT전에선 안타 1개로 주춤했지만 10일 경기에선 홈런 등 4안타·4타점을 올렸다. 타율 1위(0.591). 공격력 평가 지표인 WRC+(Weighted Runs Created·조정득점창출력)도 1위(304.7, 스탯티즈 기준)다. 외국인 타자 잔혹사라면 LG도 두산에 뒤지지 않는다. 3년 연속 풀타임으로 뛴 외국인 타자가 없다. 최근에는 제임스 로니, 토미 조셉, 카를로스 페게로 등 빅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를 영입했지만, 부상과 부진이 이어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가 선택한 카드는 20대 유망주 라모스였다. 라모스는 콜로라도 로키스 유망주 중에서도 손에 꼽았지만, 팀 내 뛰어난 1루수 자원이 많아 기회가 없었다. LG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30홈런을 친 라모스의 장타력과 높은 출루율에 주목했다. 부상 경력이 없는 젊은 선수라는 점도 포인트였다. 개막 전까지 라모스에겐 물음표가 붙었다. 라모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지훈련 뒤 멕시코로 돌아갔다. 자율연습을 하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자가격리까지 거쳐 팀 연습량이 적었다. 연습경기에선 홈런 없이 타율 2할에 그쳤다. 하지만 개막과 동시에 힘찬 스윙을 시작했다. 5일 개막전에서 담장을 맞히는 2루타 2개를 치며 파워를 입증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만족스러워하면서도 “조금만 더 날아가면 좋을 텐데”라며 홈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라모스는 10일 창원 NC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2회 첫 홈런에 이어 8회 두 번째 홈런까지 쳤다. 라모스의 장타가 터진 LG는 0-6에서 10-8로 승부를 뒤집었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WRC+ 3위(249.2)가 라모스다. 1루 수비도 기대 이상이다. 코로나19로 야구가 중단된 멕시코에도 라모스의 활약이 전해졌다. 라모스가 뛰었던 멕시칸 퍼시픽리그 팀 나란헤로스 데 에르모시요는 트위터를 통해 “라모스가 한국에서 자신의 파워를 증명했다”며 축하 메시지를 띄웠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5.1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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