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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신세계, 작년 영업이익 5173억원…'실적 신기록'

신세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백화점이 실적 전반을 이끈 가운데 면세점 등 연결 자회사의 내실 경영도 힘을 보탰다. 신세계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이 6조3164억원으로 전년 대비 32.4% 증가했다고 9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484.6% 증가한 51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영업이익 4682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순이익은 3912억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3.9% 증가한 1조9340억원, 영업이익은 89.1% 늘어난 1951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백화점 사업 호조가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백화점 매출은 1조6천715억원으로 14.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615억원으로 106.2% 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별도 법인인 동대구와 대전 신세계, 광주 신세계가 제외된 숫자로 이들 백화점까지 합하면 백화점 사업 매출은 2조 1365억원, 영업이익은 3622억원 규모에 달한다. 백화점은 해외패션(32.5% 매출 증가)과 명품(41.9%)뿐만 아니라 여성(28.7%), 남성패션(28.1%)까지 매출이 고르게 증가하면서 호황을 누렸다. 면세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연결 자회사 선전도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매출 1조4508억원, 영업이익이 920억원으로 각각 9.5%, 172.4% 증가하며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 연간 매출은 2조 6596억원으로 57.1% 늘었고 영업이익은 775억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2020년 9월부터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가 매출에 연동되는 영업요율 방식으로 전환되는 등 비용 절감에 따른 효과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센트럴시티는 백화점 매출 증대에 따른 임대 수익 증가 등으로 매출이 14.9% 증가한 26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25억원이었다. 신세계까사 매출은 2301억원으로 40.8% 증가했다. 영업적자는 89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신세계는 올해는 상반기에 SSG닷컴 백화점관에 해외브랜드 전문관을 도입하고 경기점에 명품관을 여는 등 호실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어려운 업황에도 지속적인 오프라인 투자, 신규 점포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이뤄낸 백화점의 견고한 실적과 자회사들의 내실 경영에 힘입어 사상 최대 영업 이익을 기록했다”며 “본업 경쟁력 강화에 더해 온라인과 디지털을 중심으로 뉴노멀시대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2.09 16:12
경제

위드 코로나…다시 불붙는 면세점 입찰 경쟁

대기업 면세점이 공항 면세점 입찰에 다시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마감한 김해공항 입찰전에 대기업 대부분이 참여를 확정한 데 이어 이달 말 진행 예정인 김포국제공항 입찰에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흥행에 참패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매출 연동제 적용 등으로 비용 부담이 줄어든 데다, '위드 코로나' 시대 여행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4일 면세 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가 지난 8일 마감한 김해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DF1) 운영자 선정 입찰은 오랜만에 흥행에 성공했다. 이른바 '빅3'로 꼽히는 롯데·신라·신세계가 모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출국장 면세점 입찰이 3차례 유찰된 것과 대조된다. 이번 입찰 대상은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2층 출국장에 자리 잡은 991.48㎡ 면적의 구역으로, 그동안 롯데면세점이 향수·화장품 등을 판매해왔다. 2019년 기준 롯데면세점의 해당 구역 연 매출은 12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한국공항공사는 우선 협상대상자로 기존 사업자였던 롯데면세점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오는 20일까지 특허심사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 롯데면세점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2022년 1월부터 운영을 시작하며, 롯데면세점의 결정에 따라 추가 5년을 더 임대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남아있는 관세청 특허심사 과정도 잘 준비해서 부산, 경남을 포함한 동남권 유통관광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면세산업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주요 사업자 모두 입찰에 나선 까닭은 운영 조건이 대거 완화됐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번 입찰부터 임대료 책정 방식을 매출 연동으로 전환했다. 고정 임대료 방식과 달리 매출과 연동된 영업 요율만 임대료로 지급하면 돼 코로나 타격으로 매출이 부진하더라도 비용 부담이 적다. 또 이번에 낙찰되면 최장 10년간 임대를 연장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임대 기간은 기본 5년이지만 조건을 충족하면 최장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10년짜리 사업권인 만큼 당장 수요 회복이 어렵더라도 미래를 보고 준비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공항 면세점은 상징성이 강하고 면세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다시 업장을 늘려둬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 여기에 더해 날개 없이 추락하던 면세점 업계의 실적도 백신 효과에 힘입어 회복세로 돌어서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약 1조52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이에 업계는 오는 26일 마감되는 김포공항 열기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김포공항 입찰 현장 설명회에는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면세점 4사 모두 참여한 바 있다. 다만 여전히 우려의 시각도 있다. 김포공항의 경우 주요 노선이 중국과 일본에 이어서 코로나 외에도 외교 갈등으로 노선 위축 위험이 있다. 중국은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이후 노선이 크게 위축됐고 일본과의 외교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여행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도 중국과 일본 관광 수요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면세 사업권을 따기 위해 입찰가를 무리하게 높게 써내게 되면 높은 임대료로 인해 오히려 적자가 날 수도 있다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일단 김포공항 입찰 현장 설명회에 참석했으나 참여 여부 및 수준은 사업성을 철저히 따져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내부적으로 사업장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며 "각 사 손익분기점을 따져 이를 맞추는 선에서의 눈치 싸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10.15 07:00
야구

[김식의 엔드게임] 야구장 '공약', 시장님들의 '공적'으로 남기를

KBO리그 10개 구단 야구팬들이 동시에 행복해지는 시기가 있다. 지자체 선거 기간이다. 그들이 내건 약속은 모든 팬을 꿈꾸게 한다. 공약대로라면 서울에는 최신식 돔야구장이 이미 세워졌을 것이다. 지방 야구장 인프라도 눈부시게 발전했을 것이다. 4·7 재·보궐 선거도 다르지 않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기 전 "코로나19 이후 시민들이 야외에서 여가와 체육활동을 즐기도록 서울시가 준비해야 한다. 신축 잠실야구장을 내년에 우선 착공하겠다. 노후하고 열악한 잠실구장을 이대로 둘 수 없다"고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게 야구장 인프라 개선과 관련된 요청 사항을 전달했다. ▶잠실구장 이전을 서두르면서 새 구장 신축을 검토하고 ▶잠실구장 광고권을 구단(LG·두산)에 일임하며 ▶잠실구장 원정 라커룸 시설과 고척돔 주차 시설을 확충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답변서는 '예상대로'였다. 박영선 후보는 "잠실구장 원정팀 라커룸과 샤워실 확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고척돔 주차 공간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후보는 더 적극적이다. 그의 캠프는 "영동대로 지하화, 국제교류복합지구 계획에 맞춰 일대의 스포츠 산업이 발전하도록 (인프라 개발을) 조속하게 추진하겠다. 구장 시설이 트렌드 변화에 대비하도록 검토하며, 구장 임대료 감면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도 '구도(球都)'의 민심을 잘 읽고 있었다. KBO의 부산 야구 인프라 개선 요청에 김영춘 후보는 "복합문화가 있는 돔구장 건설은 김영춘 후보의 공약 중 하나다. 호텔·공연장·실내체육시설 등을 아우르는 복합문화 시설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최동원기념야구박물관을 건립하고, 시민 구단 '부산 자이언츠'를 만들겠다는 파격적인 방안을 내놨다. 박형준 후보는 "야구장 신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지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신중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현재 사직구장을 리모델링할지, 다른 구장을 활용해 신축할지는 고민할 문제다. 새로 만드는 야구장을 멀티플렉스로 개발한다면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선거는 정책 대결보다 도덕성 공방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도 야구장 인프라에 대해 후보들은 나름대로 성의 있는 답변을 내놨다. 지지율이 밀릴수록 파격적인 약속을 하는 것도 예전과 똑같다. 야구장 인프라 개선 요구가 커진 건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로 보인다. 전국 각 도시에 멋진 월드컵경기장에 생긴 뒤 야구팬들의 목소리는 곧 정치인의 약속에 반영됐다. 2014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정몽준 당시 새누리당 후보는 "3년 동안 4000억원을 투입해 돔구장을 짓겠다. 최동원·선동열·김인식 등 유명 선수와 감독 이름으로 민간 펀드를 만들어서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 시절 돔구장을 약속했던 박원순 시장도 2015년 "제대로 된 돔구장을 잠실에 짓겠다"고 했다. 정치인의 야구장 공약(公約)은 대부분 공약(空約)에 그쳤다. 개발 정책이 여러 이해와 부딪히기 때문이다. 그걸 풀어내는 게 정치 리더십이지만, 지자체장들은 인프라 개선안을 보류했다. 그런데도 선거 때면 어김없이 비슷한 공약이 나온다. 이번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제적으로 요청서를 보내 답을 받았다. 시민의식이 높아지면서 정치인의 공약 이행 여부는 빠짐없이 기록되고 있다. 선심성 공약은 훗날 역풍을 맞는다. 메이저리그(MLB) 시절부터 야구장에 가장 먼저 출근해온 추신수(39·SSG)가 잠실구장에 일찍 나와도 이용할 수 있는 훈련 시설이 없었다. 그는 낙후된 시설을 개선해달라고 발언했다. 이대호(39·롯데)도 "선거철마다 (인프라 개선을) 이야기한다. 좀 지켜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야구장 인프라 개선은 단지 공약에 그치기엔 매우 아까운 측면이 있다. 정치 이념을 뛰어넘어 시민들의 복지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서로 비슷한 공약을 발표하는 것이다. 이제 선거보다 선거 이후가 더 중요하다. 시민들은 공약을 공적(功績)으로 만드는 정치인을 기대하고, 또 기억할 것이다. 김식 스포츠팀장 2021.04.07 06:00
경제

신세계, 4분기 영업익 1031억원…흑자 경영 이어가

신세계가 4분기 흑자 경영을 이어갔다. 백화점 대형점포 중심의 호실적과 면세점 등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이룬 성과다. 신세계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3403억원, 영업이익 1031억원을 기록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이는 직전 분기에 비해 매출은 10.4% 늘었고, 영업이익도 4배 늘어난 수치다. 별도(백화점)기준 4분기 매출은 4111억원으로 2019년 동기 대비 -4.4% 소폭 하락하며 어려운 업황을 이겨냈으며, 직전 3분기 대비로는 13.0% 신장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617억원(전년대비 -27.7%)으로 전분기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신세계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광주신세계 등 광역상권을 기반으로 한 대형점포는 전년보다 오히려 매출이 늘며 실적 회복을 견인했다. 특히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2030 고객 매출이 2019년 4분기보다 8.7% 증가하며 향후 백화점의 성장 전망에 청신호를 켰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디에프, 센트럴시시티, 까사미아 등 신세계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도 눈에 띈다. 신세계디에프 매출은 4558억원, 영업이익은 2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을 이뤘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가 9월부터 영업요율 방식으로 전환된 점이 주효했다. 신세계디에프는 면세품 내수판매와 무목적 비행 등 면세업계 지원 방안을 적극 활용해 실적 회복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과 해외패션사업 부문의 성장으로 매출은 3835억원(전분기 대기 14.9%),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74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부문은 중국의 소비심리 회복과 국내 수입 화장품 수요 증가로 매출이 전분기 대비 17% 신장했다. 특히 수입 화장품은 전년 동기 대비로도 36.7% 신장세를 보였다. 센트럴시티도 점진적인 호텔 투숙율 상승과 임대매장 실적 회복으로 매출액 623억, 영업이익 175억을 달성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7.2%)과 영업이익(25.0%) 모두 상승하며 흑자경영을 이어나갔다. 지속적으로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는 까사미아는 신규점 효과와 더불어 주거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으로 전년대비 매출이 28.1%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30억원으로 전년 4분기보다 적자 폭을 크게 줄여 올해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어려운 대외 환경 속에서도 백화점의 빠른 매출 회복과 신세계디에프 흑자 전환 등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3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며 “백화점 신규점 출점과 더불어 면세사업의 지속적인 실적 회복, 해외패션·화장품 중심의 견고한 SI 매출로 올해 더욱 호전된 실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2.17 15:07
경제

악재 겹친 이부진의 호텔신라, 갈 길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하고 코로나19 여파로 호텔신라의 3분기도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이 사장의 10년 숙원사업인 한옥 호텔도 잠정 중단되는 등 경영 상황에 전례 없는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에서는 내달 대표이사 취임 10주년을 맞는 이부진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로나19발 불황으로 최악의 적자 늪에 빠졌던 호텔신라는 올 1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손실(67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2분기에도 비슷한 규모(약 63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에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영향으로 적자 폭이 줄었다. 호텔신라의 잇따른 적자에는 그동안 성장세를 이끌어왔던 면세점 사업의 영향이 컸다. 면세점 사업부문은 매출액 77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4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국내 시내점과 공항점 매출이 각각 23%, 77% 감소하며 타격을 받았다. 이에 올해 호텔신라는 최근 5년 중 낮은 수준인 3조원 안팎의 매출 달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호텔신라가 3조원 시대를 연 시기는 2015년으로, 당시 매출 3조2517억원, 영업이익 772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유럽·미국 등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각국 간의 입국 제한 해제 조치가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면세점 영업 적자는 4분기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에 호텔신라는 4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모든 직원이 주4일제 도입 및 유급 휴직을 시행하고 서울 시내 면세점의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 왔다. 최근 이부진 사장의 숙원사업이던 한옥 호텔 투자도 멈췄다. 공사 기간을 약 10개월 미룬 것이다. 면세점 적자가 심각해지면서 호텔신라는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T1) 제4기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1차 입찰을 중도 포기했고, 2·3차 입찰은 아예 불참하기도 했다. 하늘길이 막힌 가운데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하는 면세점 임대료를 감당하는 것이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호텔신라는 합작 법인 '다카시마야 듀티프리 신라&아나'를 통해 운영해온 일본 됴코 시내면세점 영업도 지난달 31일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올 초 베트남 다낭에 개관 예정이었던 '신라모노그램'은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다가 지난 6월 26일 문을 열었다. 신라모노그램은 호텔신라가 새롭게 도입하는 글로벌 호텔 체인이다. 이부진 사장은 추후 중국·동남아 등 해외 10여 개 지역에 신라모노그램 브랜드로 호텔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이 가운데 경쟁사인 롯데·신세계 등은 몸집을 키우며 투자에 나서고 있어 대비된다. 롯데호텔은 지난 6월 6성급 최고급 호텔 ‘시그니엘 부산’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롯데호텔 시애틀’을 개관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올해 들어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부산에 5성급 독자 브랜드 ‘그랜드 조선’을 오픈하고, 연말에 제주에서도 문을 연다. 또 이달 말에는 ‘포포인츠바이 쉐라톤 서울 명동’을, 올해 말에는 ‘그래비티 서울 판교, 오토그래프 컬렉션’ 개관과 내년 상반기 ‘조선 팰리스’까지 론칭을 예고하는 등 호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이에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면세 사업에 불확실성이 커 보수적인 자세일 수는 있다"면서도 "내실을 다지는 게 먼저지만, 모든 기업이 그런 가운데 투자하고 새 사업을 찾고 있는 것이니 호텔신라가 투자 등에 소극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 정상화와 더불어 갑작스레 이 사장에게 또 하나의 과제가 주어졌다. 고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면서 진행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호텔신라에 재무구조에도 미칠 영향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이 사장은 호텔신라 주식을 갖고 있지 않아 지분을 통한 경영권 장악에 한계가 있다. 호텔신라의 최대주주는 삼성생명으로 지분 7.3%(286만5158주)를 갖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지분 5.1%(200만4717주), 삼성증권이 3.1%(120만주), 삼성카드가 1.3%(52만4863주), 삼성SDI가 0.1%(2만9316주)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위해 이 사장이 호텔신라를 계열 분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부사장 등이 계열 분리할 것"이라며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대부분의 삼성그룹 계열사를 나누어서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환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11.12 07:00
경제

오늘 '사상 첫' 종합국감 출석하는 서경배 회장에 쏠린 눈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22일 종합국감에 출석한다. 서 회장이 사실상 처음으로 국감장에 출석하는 것으로 K뷰티 업계는 물론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21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서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의 종합국감에 출석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서 회장은 앞서 지난 8일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고열과 근육통 등을 사유로 불출석한바 있다. 그러나 이후 서 회장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어 장녀 서민정 씨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안팎에서 잡음이 있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건강 악화로 앞선 국감에는 출석하지 못했으나 그동안 회복되면서 22일 열리는 종합국감에 출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두는 '상생'이다. 서 회장은 그동안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불공정 가격 정책 등으로 브랜드숍 가맹점주와 갈등을 겪어왔다. 아모레는 중저가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 아모레 전문 매장인 '아리따움'을 가두점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2000년~201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정치 환경과 전염병에 따른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과 2020년 코로나19 창궐로 외국인인 관광객이 급갑하면서 오프라인 매장 및 면세점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따른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도 아모레의 사업 환경을 흔들었다. 서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가맹점 외 유통 채널의 비중을 확대하면서 최근 2년 새 전체 가맹점 수는 2257개에서 1596개로 줄었다. 전체 30% 가량인 661곳이 폐점한 것이다. 반면 가맹점 폐점이 이어지는 동안 비가맹점 매출 비중은 부쩍 높아졌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브랜드 가맹점 중에서 가장 가맹점 수가 많은 아리따움의 경우 매출의 37%가 쿠팡과 CJ올리브영 등에서 발생했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 이상 아모레와 연을 맺어온 가맹점주들은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아모레는 서 회장의 종합국감 출석을 앞두고 급한 불은 끈 분위기다. 아모레 본사는 지난 16일 가맹점주를 만나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아모레는 가맹본부, 아리따움 가맹점 협의체인 ‘전국 아리따움 경영주 협의회’, ‘전국 아리따움 점주 협의회’ 등과 60억원 규모 지원을 포함한 7개 시행안에 서명했다. 협약의 골자는 각 가맹점에 대한 임대료 특별 지원, 재고 특별 환입, 폐점 부담 완화, 전용 상품 확대, 온라인 직영몰 수익 공유 확대 등이다. 나머지 브랜드 가맹점과의 상생 협약도 국감을 코앞에 두고 잇따라 체결됐다. 19일에는 에뛰드 가맹점에 14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고, 이틀 뒤인 21일에는 이니스프리 가맹점에 4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끝은 아니다. 서 회장은 이번 상생안에서 빠진 온라인과의 오프라인의 가격 차이 문제에 대해 추가 대책을 요구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도 이 부분에 대한 제도적 한계를 인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의 첫 종합국감 출석으로 본사 차원의 개선 계획 등을 국감장에서 밝힐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국감 출석과는 별개로 지속적으로 가맹점주들과의 대화를 이어가 상생에 모자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10.22 07:17
경제

코로나19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매출 89.3% 감소

코로나19 사태로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 매출이 9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수흥 의원이 10일 관세청에서 받은 인천국제공항 입점 면세점 매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매출은 237억원으로 지난해 6월 2208억원에서 89.3%(1971억원) 줄었다. 지난해 6월 이후 매달 2200억원대 안팎을 기록하던 인천국제공항 입점 면세점 매출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해 여객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한 올해 2월 1천165억원으로 줄고 4월 544억원, 6월 237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이 대기업 면세점보다 더 큰 타격을 입었다. 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 등 대기업 3사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6월 1980억원에서 올해 6월 231억원으로 88.3%(1748억5800만원) 줄었다. SM, 엔타스듀티프리, 시티플러스, 그랜드관광호텔 등 중소·중견기업 4사 면세점 매출은 같은 기간 228억원에서 5억8000만원으로 97.5%(222억1300만원) 감소했다. 특히 지난 4월 면세점 전체 매출액 544억원 중 대부분인 540억원은 대기업 3사 면세점 매출이었다. 임대료 감면 등의 조치에도 결국 SM 면세점은 지난 7월 인천국제공항 영업을 포기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10.10 10:15
경제

공항 면세점 임대료 수천억 원 깎아줬지만…직원 무더기 해고

국내 공항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면세점 등 상업시설의 임대료를 수천억 원 넘게 깎아줬지만, 정작 이들 업체의 고용유지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8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공항 상업시설 매출 및 감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한국공항공사가 올해 3월부터 7월 말까지 면세점 등 공항 상업시설에 감면해 준 임대료는 4156억원이다. 여기에 임대료 감면 기간을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해 추가로 4296억원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 총 감면 금액만 8452억원에 달한다.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김포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을 통합 관리한다. 이처럼 한국공항공사가 임대료를 깎아주고 유예해 주는 것은 이들 면세점이 고용하는 인원이 워낙 많아서다. 임대료 인하로 이들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업체의 고용 유지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기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내 상업시설에는 763개 매장에서 1만6377명이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59.4%에 해당하는 9721명만 정상근무 중이다. 4149명은 퇴직했고, 2507명은 휴직했다. 공사별로 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만1950명이 일했지만, 지금은 57.6%인 6886명만 정상적으로 일한다. 3660명이 퇴직했고 1404명이 휴직 중이다. 한국공항공사는 4427명이 근무하다 지금은 64.0%인 2835명만 정상 근무하고 489명이 퇴직, 1103명이 휴직 중이다. 특히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공항의 면세점은 지난해 7월 말 기준으로 2513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지난 7월 말 기준으로는 1417명만이 일하고 있다. 국내 관광객이 몰리며 사실상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제주공항을 제외하면 고용 유지율은 22.2%까지 추락한다. 김포공항 내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 면세점, 김해공항의 롯데면세점은 비정규직인 파견 판매직원이 각각 276명, 150명, 330명이었지만 지금은 모두 0명이 됐다. 박상혁 의원은 "항공산업 종사자들의 고용유지를 유도한다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정부 지원에 부합하도록 업체들에 고용유지 계획을 제출받고 준수를 의무화하며 항공업 관련 특별고용업종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최악의 실적에도 임직원들의 고통 분담과 일부 매장 영업중단으로 비정규직을 제외한 임직원 수를 작년 말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진다면 장담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0.09.08 14:18
경제

[현장IS] "일매출 400만원→40만원" K뷰티 성지서 '폐업 무덤'된 명동

K뷰티의 성지로 불렸던 서울 중구 명동이 '화장품의 무덤'이 되고 있다.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주 고객층이었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완전히 끊겼기 때문이다. 명동은 국내 화장품 업계에 K뷰티 브랜드라면 플래그십 스토어 한 곳은 반드시 출점해야 할 장소로 통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이후 명동은 하루라도 빨리 문을 닫아야 하는 장소로 바뀌었다. K뷰티 메카에서 초상집 된 명동 "절반의 절반, 절반, 절반으로 매출이 떨어졌어요." 지난 16일 명동 중심 거리의 A 화장품 매장에서 만난 직원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전 내내 매장 밖에 선 채 손님을 기다렸지만, 구경하러 들어오는 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자신을 중국인 직원이라고 밝힌 그는 "아직 개시(첫 손님) 못 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인은 물론 외국인이 아예 없다. 사드 때는 중동 손님들이 있었는데…"라며 울상을 지었다. 다른 브랜드들도 비슷했다. 한때 글로벌에서 몰려든 고객으로 가득 찼던 뷰티 매장들은 직원 말고는 사람이 없었다. B 브랜드 직원은 "카운터 보는 직원만 5명이었는데 지금은 나를 포함해 두 명만 남았다"며 "밖에 서 있어도 봤는데 사람들이 걸어 다녀야 호객이 되는 것 아니겠나"고 했다. 그는 "이러다 문 닫을 날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불안하다"고 했다. 다른 쪽에 있는 국내 뷰티 대기업이 운영하는 화장품 매장도 마찬가지였다. C 브랜드 직원은 "하루에 400만원 팔았었다. 매장이 30평(99.1㎡) 미만이라서 그렇게 팔아도 잘 되는 편이었다"며 "지금은 하루 40만원도 못 찍는다. 외국인은 당연히 없고 한국 고객도 명동은 안 온다"고 토로했다. 문 닫은 화장품 매장 수두룩 사정이 이렇자 아예 문을 걸어 잠근 매장도 늘고 있다. 문을 열고 있느니 차라리 닫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명동 곳곳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잠정적으로 임시 휴업한다'는 문구를 내 건 뷰티 매장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화장품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은 5개 매장 중 3곳을 임시 휴업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숍 '이니스프리', 중소형 브랜드 '씨앤트리', '더오키드스킨', '프리티 스킨'의 일부 매장도 임시 휴점을 택했다. 인건비와 각종 운영비를 내느니 몇 달간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완전히 폐점하는 매장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명동 중심거리에서 운영하던 대형 멀티 뷰티숍 아리따움 매장 앞에는 '임대'라는 종이만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오픈 10개월 만의 폐점이었다. 브랜드숍 '토니모리'는 지난 3월 약 1년 치 임대료가 밀린 상태에서 건물주에게 통보도 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영업을 종료해 입길에 올랐다. 토니모리 측은 "나중에 밀린 임대료를 주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코로나19로 영업환경이 어려워지자 포기하고 폐점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명동은 국내에서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라면 누구나 매장을 내고 싶어했던 장소였다. 명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하나만 내면 "그래도 자리를 잡은 K뷰티 브랜드"라는 인식도 있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면세점과 명동 매장은 외국인 매출이 대부분이어서 비슷한 흐름이다. 면세점의 경우 지난달 매출이 0원을 찍은 곳도 있다"이라고 말했다. 뷰티업계 '지원 절실' 명동은 거리 내 위치와 면적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진다. 명동 중심 상권(매장 면적 50㎡)의 경우 한 달 임대료만 1억원 선을 넘나든다. 이면 거리에 있는 매장도 1000만~5000만원까지 수천만에 달한다. 명동 A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후폭풍에 이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임대료가 5년 전과 비교해 평균 10~30%가량 낮아진 편이다.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참여한 건물주들도 있었다고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명동 일대를 지키던 뷰티 업계는 "이미 임대료가 너무 올라서 이 정도 내린 것으로는 부족하다"며 "세재 혜택 등 명동을 넘어서 뷰티 업계 전반에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오프라인 상권은 물론 화장품은 수입과 수출 등이 많은데, 이동 자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모든 과정이 원만하지 않다"며 "코트라, 중소벤처기업부, 산업자원부, 지자체까지 각종 지원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최소 기준의 문턱에 걸려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사업체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분기는 기존 계약권 등으로 버텼으나 2분기부터는 코로나19의 본격적 영향에 들어간다. 작은 액수 하나로도 회사의 생존이 걸린 경우가 많다. 정부가 보다 폭넓은 지원안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5.19 07:00
경제

전통시장도 하는 착한 임대료…백화점·쇼핑몰은 나몰라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상공인의 피해가 점점 커지면서 전통시장 등 소규모 건물주를 중심으로 점포 임대료를 인하하는 이른바 '착한 건물주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판매 부진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상생 바이러스'가 지역사회 곳곳으로 널리 퍼지고 있다. 반면 백화점과 쇼핑몰을 운영하는 롯데·신세계 등 유통 공룡들은 임대료 인하에 인색한 모습이다. 수일째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전통시장에 부는 착한 임대료 바람 2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전국 2200여 개의 전통시장 및 상점가 점포의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내리거나 동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 남대문시장은 가장 많은 1851개 점포 임대인들이 임대료를 인하 또는 동결해 '착한 건물주 운동'을 주도했다. 이어 서울 서대문 인왕시장 120개 점포, 부산 평화시장 60개 점포, 경기 수원 남문로데오시장은 67개 점포, 전주시 모래내시장 점포 22개, 전주 풍남문상점가 점포 21개, 충남 당진시 원시가지 상점가 14개 점포 등도 임대료 인하에 동참했다. 이에 더해 최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8길에 위치한 삼익패션타운은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어들자,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에게 3월과 4월 임대료와 관리비를 월 50%씩 감면해주기로 했다. 서울 관악구 신사시장도 건물주 30여 명 중에서 18명이 임대료를 최고 월 100만원까지 감면해주기로 결정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는 꽃·의류·이불 등을 판매하는 영신상가가 3월부터 3개월 동안 48개 점포의 임대료를 20% 감면하기로 결정했고, 삼구시장, 로터리상가, 동남상가, 남서울상가 등도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20%씩 낮추기로 했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임대료를 내려받는 건물주에게 내린 임대료의 절반만큼 세금을 깎아주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월 27일 정부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임대인이 임대료를 내리면 절반을 정부가 부담하기로 했다"며 "올 상반기 6개월 동안 소상공인에 해당하는 임차인의 임대료를 내리는 임대인에 대해 소득, 인하 금액과 관계없이 임대료 인하분의 50%를 소득세·법인세에서 감면하겠다"고 말했다. 또 특정 시장 내 점포의 20% 이상 점포가 임대료 인하에 동참할 경우 해당 시장에 노후 전선 정비, 스프링 쿨러 설치 같은 화재 안전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유통 공룡들은 눈치만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 등을 운영하는 롯데·신세계 등 유통 공룡들은 임대료 인하에 인색한 모습이다. 임대료를 낮춰주는 대신 납부를 미뤄주는 '임대료 유예' 카드만 만지고 있다. 롯데는 최근 롯데월드몰, 롯데몰 등에 입점한 760여 개 중소기업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3월과 4월 임대료를 3개월간 납부 유예해 준다고 발표했다. 신세계 역시 스타필드에 입점한 중소 협력회사의 부담을 줄여둔다며 1000여 개 소상공인과 중소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3월과 4월 임대료를 3개월간 납부 유예키로 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입점업체들의 목소리다. 스타필드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박모(38)씨는 "임대료 유예는 어차피 빚으로 남아 있는 것이니 당장 숨통은 트여도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롯데몰에 입점한 박모(56)씨는 "사실 임대료 미뤄주는 건 (도움이 된다는) 체감이 전혀 없다. 요새 매출이 거의 '0원'에 가까운데 납부 유예로는 도움이 안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백화점과 쇼핑몰 입점 업체들은 매출에 비례해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임대료로 내는 매출 임대료 방식을 따르고 있다. 그러면 매출이 떨어지는 만큼 임대료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각 쇼핑몰 운영사들은 매출이 너무 적은 경우를 고려해 하한선인 '기본 임대료'를 책정해두고 있다. 매출 급락으로 대부분 기본 임대료를 내게 되면 운영사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롯데는 계열사나 사모펀드 소유의 건물을 임차해 전대(재임대) 사업을 하고 있어 원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내야 하므로 임대료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측은 "임대료 유예뿐 아니라 영업시간 단축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추가 지원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부, 면세점 임대료 인하 '당근책' 유통 대기업들이 임대료 인하에 동참하지 않자, 정부는 '당근책'을 내놓았다. 이들이 입점한 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낮춰주며 "소상공인의 임대료 인하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라"고 권고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1일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인천·김포공항 등에 입점한 대기업 면세점을 대상으로 6개월간 임대료를 20% 감면해준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임대료 감면을 계기로 대기업들이 산하 매장 임차인에 대한 임대료 감면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그동안 정부는 롯데·신세계 등 대기업 면세점에는 공항 임대료 유예만 해주고 있었다. 이에 대기업들은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며 인하를 요구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대기업들의 임대료를 낮춰준 만큼, 이젠 대기업들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게 됐다"며 "임대료 유예에서 더 나아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0.04.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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