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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감독도 놀란 김도영표 공룡 스윙, 약점 극복 노력의 결과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은 지난 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 8회 말 타석에서 감탄을 자아내는 스윙을 선보였다. 롯데 투수 전미르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구사한 몸쪽(우타자 기준) 꽉 찬 커브를 공략하며 오른팔을 오른 옆구리에 붙인 채 빠른 힙턴으로 힘을 실어 왼쪽 폴 안쪽으로 떨어지는 홈런을 만들었다. 보통 이런 스윙에 맞은 공은 폴 바깥쪽으로 휘어져 파울석으로 향한다. 김도영이 보여준 스윙은 6번이나 홈런왕에 오른 리그 대표 거포 박병호(삼성 라이온즈)의 전매특허 '공룡 스윙'과 흡사했다. 박병호는 몸쪽(우타자 기준)을 당겨 칠 때 오른팔을 반쯤 구부린 상태에서도 마치 왼팔만 쓰는 것처럼 인 앤드 아웃 스윙을 해 장타를 만든다. 이 모습이 앞다리가 짧은 공룡 티라노사우루스를 연상시킨다며 그런 별칭이 붙었다. 이 장면을 본 이범호 KIA 감독도 감탄했다. KBO리그 통산 홈런 9위(329개)에 올라 있는 이 감독은 "몸쪽으로 돌아서 들어오는 커브는 정말 공략하기 어렵다. 나는 선수 시절 한 번도 그런 자세로 홈런을 쳐보지 못했던 것 같다. 아바 박병호나 (현역 홈런 1위) 최정 정도만 그런 홈런을 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범호 감독은 "구종을 예측하고 있었다고 해도, 그런 코스 공을 치면 파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이를 만드는) 히팅 포인트는 거의 점만큼 작았을 것이다. 힙턴이 좋고 스윙 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폴 안에 넣을 수 있던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구도 만난 김도영은 "전미르 선수가 커브가 좋아서, 분명히 결정구로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직구를 커트(의도적으로 파울을 만드는 타격)하며 기다렸다. 공이 몸쪽에 붙었지만 스트라이크인 것 같아서 배트를 돌렸다. 나도 모르게 몸이 반응했지만 공을 폴 안으로 넣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우연히 나온 타격 기술은 아니다. 그동안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훈련한 성과다. 김도영은 6일까지 타율 0.338을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9위를 지켰다. 하지만 구종별 타율에서 커브는 상대적으로 낮은 0.258였다. 김도영은 "수치로 내가 커브에 약하다는 게 나와 있다. 무엇보다 내 스윙은 빠른 직구 공략에 맞춰 설정돼 있는 게 사실이다. 커브를 치는 스윙이 따로 있다고 생각해서 최근 배팅 훈련과 실전을 통해 연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몸통 회전이다. 두 손은 움직이지 않은 채 골반만 트는 동작을 보여준 김도영은 "일단 하체 먼저 이동하고, 손(팔)을 이동하는 건 다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몸에 익히려면 멀었지만, 나도 모르게 좋은 스윙이 나올 때도 있다"라며 웃었다. '제2의 이종범'으로 기대받은 김도영은 프로 데뷔 3년 차인 올 시즌 일취월장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8일까지 출전한 61경기에서 타율 5위(0.346) 홈런 공동 4위(16개) 도루 5위(21개)에 올라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10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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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잘 버텼다" 장염으로 고생한 김도영, 다시 뛴다 [IS 피플]

"몸의 스피드가 느려졌다고 느껴질 정도다."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한숨을 내뱉었다.김도영은 29일 기준으로 5월 월간 타율이 0.329(85타수 28안타)다. 프로야구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4월(0.385) 못지않게 준수하다. 주목할 부분은 장타. 4월 한 달 동안 10홈런 14도루를 기록, KBO리그 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을 달성했지만, 5월 홈런은 2개(도루 4개)다. 월간 장타율도 4월 0.750에서 5월 0.459로 대폭 하락했다.김도영은 "요즘 들어 직구에 타이밍이 늦다고 생각했다. 직구에 손이 안 나가는 느낌도 받았다"며 "몸의 스피드가 느려져 직구에 반응이 안 되는 거 같다"고 고민의 흔적을 내비쳤다. 김도영의 장점 중 하나는 호쾌한 스윙. 하체부터 시작해 골반이 열린 뒤 몸통이 돌아가는 일련의 과정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간다. 팀 선배 최형우는 "(김도영은) 힘과 순발력, 턴(하체 회전)을 비롯해 모든 게 뛰어나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런데 5월 들어 타격에 힘이 잘 실리지 않았다. 심한 장염을 앓은 게 화근이다. 가뜩이나 떨어져 있던 면역력이 약해져 체중이 4~5㎏ 정도 빠지기도 했다. 힘이 떨어지니 타구 비거리도 줄었다. 특히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낮은 코스 직구에 취약했다. 경기 전 타격 훈련 때도 쩔쩔맸다. 그런 면에서 지난 2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기록한 홈런은 의미가 컸다. 김도영은 5-3으로 앞선 7회 초 NC 불펜 김재열의 146㎞/h 직구를 받아 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5월 내내 공략이 어려웠던 '약점 코스'였지만 이번엔 결과가 달랐다.김도영은 "의미가 있는 홈런"이라고 자평하며 "직구에 (타이밍이) 늦지 말자고 생각했던 거 같다. (김재열의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어디에 들어왔나 봤는데 완전 끝에 걸쳐 있어서 더 좋았다"며 "이 홈런을 계기로 더 좋은 타격을 보여줄 수 있을 거 같다"고 흡족해했다. 그의 시즌 타율은 0.335(215타수 72안타)로 높다. 출루율(0.377)과 장타율(0.567)을 합한 OPS도 0.944로 규정타석을 채운 61명의 타자 중 7위. 잠시 가동을 멈춘 장타 생산만 재개하면 4월의 위력을 회복하는 건 시간문제다. 김도영은 "확실히 풀타임을 치르는 선수들은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며 "빨리 몸이 적응해서 (타격) 반응을 빠르게 해야 할 거 같다"고 다시 한번 '타이밍'을 강조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출전 시간을 조절하며 김도영을 관리할 전망이다.다사다난했던 5월을 보낸 김도영은 "한 달 잘 버텼다. 6월에는 4월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 그때의 모습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타격에서의 적극성 같은 좋았던 부분을 끌어내야 할 거 같다"고 다짐했다.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31 06:41
프로야구

[손윤의 야구 본색 ] 드래프트에서 주목할 고교 키스톤 콤비 5명

전반기 주말리그를 끝낸 고교야구가 14일부터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시작한다. 오는 9월 열리는 2025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까지 4개월 남짓 남은 상황. 각 팀의 스카우트가 선수 평가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지난 칼럼에선 고교야구 빅5에 해당하는 5명의 선수를 소개했는데 이번엔 2루수와 유격수(키스톤 콤비) 중 상위 지명 후보를 알아보려고 한다.1순위 후보는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이다. 박준순은 지난달 22일 막을 내린 2024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타율 0.520 4홈런 13타점을 기록, 타율·홈런·타점 부문 3관왕에 대회 최우수선수(MVP)까지 석권했다. A 구단 스카우트는 "지난해보다 파워가 크게 향상했다"며 "공을 맞히는 능력이 뛰어나고 수비에선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동작이 빠르다"고 평가했다. 어린 나이지만 변화구 대처 능력을 갖췄고 유격수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휘문고 염승원도 주목할 자원이다. 올 시즌 타율이 0.636(33타수 21안타)에 이른다. 출루율(0.692)과 장타율(0.879)을 합한 OPS가 1.571. 준수한 타격 능력에 발도 빠르다. B 구단 스카우트는 "김민석(롯데 자이언츠)의 휘문고 시절처럼 빠른 타구를 생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마산용마고 전태현은 파워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올 시즌 고교야구에서 안타 12개를 기록 중인데 이 중 7개(홈런 4개, 2루타 3개)가 장타. A 구단 스카우트는 "아직 전국대회 홈런이 없지만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6경기, 4홈런을 기록 중이다. 그만큼 파워가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운동 능력이 뛰어나고 선구안도 안정적이다. 유신고 심재훈은 타격의 정확성이 돋보인다. 올해 고교야구 타율이 0.500(44타수 22안타)이다. 홍석무 유신고 감독은 "동계 훈련 때부터 단 한 번도 타격 슬럼프에 빠진 적이 없을 정도"라며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타석에서 집중력이 크게 향상했다"고 말했다. 김용달 전 삼성 라이온즈 타격 코치는 "현역 시절 김주찬 롯데 코치처럼 배트를 잡은 손을 까닥까닥 움직이며 타격 리듬을 타고 있다. 그만큼 몸통 회전과 손의 반응이 빠르다는 것을 뜻한다"라고 설명했다.경기고 어준서는 타격 능력이 뛰어난데 타석에서 버티는 힘도 수준급이다. 12경기에 출전, 타율 0.359(39타수 14안타)를 기록 중이다. 3루타와 도루가 각각 4개와 9개일 정도로 발이 빠르다. 특히 볼넷 10개를 골라내면서 삼진은 단 1개만 당했다. 정타를 만들기 어려운 공을 파울로 처리하는 배트 컨트롤이 탁월하다. 수비 범위가 넓고 어깨도 강해 A 구단 스카우트는 "현재 유격수 수비로만 본다면 첫 번째"라고 호평했다.경동고 이태훈, 덕수고 배승수, 경기상고 유현종 등도 야구 관계자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태훈은 타격 정확성이 뛰어나고, 배승수는 유격수 수비가 안정적이다. 유현종은 공·수에서 안정감이 돋보인다. 충암고 이선우는 극심한 타격 부진(타율 0.182)을 겪고 있지만 여러 관계자가 주목하고 있다. A 구단 스카우트는 "타격감이 좋지 않은데,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멘탈이 강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여러 전국대회를 거치면서 선수들의 기량은 비교되고 평가될 것이다. 앞서 언급하지 않은 선수가 치고 올라오는 게 스포츠의 묘미이기도 하다. 평가라는 것은 항상 바뀌는 법이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 2024.05.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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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몸통 회전" 4할 타율 넘보는 무결점의 에레디아 [IS 비하인드]

2022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SSG 랜더스 외국인 스카우트는 A 타자에 주목했다. 왼손 파이어볼러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타석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는 걸 보고 '물건'이라고 판단했다. 강속구에 반응하면서 커브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기록할 때는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SSG 관계자는 "몸통 회전이 워낙 빨라서 투구를 최대한 지켜보고 타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더라. 배트에 공을 맞히는 면적도 넓어서 실패할 유형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A 타자는 2022년 12월 SSG 유니폼을 입은 기예르모 에레디아(33)다. 그는 올 시즌 KBO리그를 폭격할 조짐이다.에레디아의 타율은 1일 기준 0.393(117타수 46안타)로 리그 1위다. 오금(무릎이 구부러지는 부분 뒤쪽) 통증 문제로 경기 출전이 들쭉날쭉했던 3월 월간 타율은 0.214로 낮았다. 하지만 컨디션을 회복한 4월 펄펄 날았다. 월간 타율이 0.408(98타수 40안타)에 이른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에레디아는 '무결점 타자'에 가깝다. 직구(포심 패스트볼)와 컷 패스트볼, 포크볼, 투심 패스트볼 타율이 모두 4할 이상이다. 구종과 코스를 가리지 않고 다 때려낸다. 무리하게 당겨치지 않고 능수능란하게 밀어치기도 한다. 에레디아는 2022시즌을 마친 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계약이 종료됐다. 애틀랜타는 에레디아와 재계약을 원했지만, 선수는 새로운 도전을 원했다. SSG 관계자는 "MLB에서 백업으로 더그아웃을 지키는 것보다 경기를 많이 뛰고 싶어 했다. 선수의 의지가 강하지 않았으면 한국행이 쉽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지난 시즌 SSG 중심 타자로 활약한 그는 재계약에 성공,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제이미 로맥(2017~2021)이 팀을 떠난 뒤 외국인 타자 문제로 고심이 깊었는데 에레디아가 빈자리를 기대 이상으로 채우고 있다.'워크에식(work ethic·성실함)'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몸통 회전이 빠르면 그만큼 근육 부상에 노출될 가능성도 클 수밖에 없다. 에레디아는 경기 전후 빠짐없이 몸 관리에 집중한다. SSG 관계자는 "어느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마음을 컨트롤할 수 있는 선수"라며 "5타수 무안타를 치더라도 의기소침하지 않는다. '그냥 이런 날도 있지'라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정말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대전=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02 11:47
프로야구

2012년 9월 9일…'소년 장사'는 '천하 장사'의 길을 걷다 [IS 피플]

"그때부터 공이 뜨기 시작했다."사소할 수 있는 홈런 하나에 엄청난 의미가 담겨 있었다. '소년 장사' 최정(37·SSG 랜더스)의 야구 인생 전환점은 '통산 121번째 홈런'이었다.최정은 지난 16일 프로야구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그는 3-4로 뒤진 9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개인 통산 467번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홈런으로 최정은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한 KBO리그 역대 최다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해외 진출 없이 프로 20년을 KBO리그에서만 보낸 터라 더욱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17일 경기에서 갈비뼈에 투구를 맞아 잠시 전열(타박상)에서 이탈했지만, 최다 홈런 기록을 깨는 건 시간 문제로 여겨진다. 유신고를 졸업한 최정은 신인 1차 지명으로 2005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했다. 될성부른 떡잎이었던 그는 2005년 만 18세에 1군에서 홈런을 친 역대 두 번째 선수, 이듬해에는 만 19세에 두 자릿수 홈런(12개)을 기록한 역대 네 번째 선수가 됐다. 어린 나이에 홈런을 펑펑 쳐내니 이름 앞에는 어느새 '소년 장사'라는 수식어가 불었다. 2011년까지 개인 통산 홈런이 정확히 100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최정은 자신이 홈런 타자라는 걸 인정하지 않았다. 생각이 바뀐 건 우연한 계기였다. 2012년 9월 9일 인천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 3회 1사 3루에서 상대 선발 강윤구(개명 후 강리호)의 2구째 한가운데로 들어온 시속 143㎞짜리 직구를 통타, 중월 역전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21호, 개인 통산 121번째 홈런이었다. 그는 "당시에 뭔가 치는 메커니즘이 다른 걸 느꼈다. 밀어 쳐서 (펜스를) 넘긴다는 걸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그때부터 공이 멀리 나가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그해 이만수 당시 SK 감독 조언에 따라 타격 자세를 어퍼스윙으로 바꿨는데 넥센전에서 확신이 생긴 것이다. 최정은 "쉽게 말해서 (스윙) 궤도를 좀 바꿨다. 미국의 미겔 카브레라를 따라 한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친다고 생각했는데 딱 하나 잘 맞았다. 거기서 영감을 얻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터치감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카브레라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511홈런을 기록한 레전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알 칼라인은 "테드 윌리엄스 이후 내가 본 가장 훌륭한 타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큰 체구(키 1m93㎝·몸무게 121㎏)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스윙이 일품이었다. 최정은 윌리엄스의 타격 영상을 찾아보며 몸에 익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상의 발사각을 찾았다. 이승엽 감독은 최정에 대해 “우타자로 굉장히 긴 폴로스루를 갖고 있다. 체구가 우락부락한 스타일이 아닌데 스윙 스피드와 힘을 공에 맞을 때 잘 전달하는 타입"이라고 말했다. SSG에서 최정을 지도했던 정경배 한화 이글스 코치는 "팔심이 세고, 하체만 잘 쓴다고 해서 몸통의 회전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강하게 치려면 (몸통의) 꼬임이 좋아야 하는 데 최적의 경우가 이상적"이라고 극찬했다.최정은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18일 기준 리그 홈런 공동 1위. 개인 통산 네 번째 홈런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SK에서 한솥밥을 먹은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한 가지에 빠지는 게 쉽지 않은데 최정의 몰입은 장난 아니다. 몸에 맞는 공을 300개 넘게 기록(329개)하면서도 타석에 들어서는 것도 그만큼 몰입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단순하고 심플해 보이는 선수지만 경기에 엄청나게 집중한다. 대기록을 꾸준히 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9 07:01
메이저리그

'왼손 저승사자'도 이긴 'K-테크니션' 이정후 [IS 피플]

메이저리그(MLB) 데뷔 3경기 만에 나온 첫 홈런.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천재성'이 유감없이 드러났다.이정후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원정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8회 초 짜릿한 손맛을 봤다. 3-1로 앞선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왼손 필승조 톰 코스그로브의 3구째 77.8마일(125.2㎞/h) 스위퍼를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긴 것이다. 스위퍼는 변형 슬라이더의 일종으로 '왼손 투수 슬라이더'는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까다로워한 구종이었다. 프로야구 A 구단 단장은 "이정후는 약점이 거의 없는 편"이라면서 "그나마 꼽으라면 왼손 투수가 던지는 슬라이더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MLB 왼손 투수의 슬라이더는 KBO리그와 비교하기 힘들다. 구속은 더욱 빠르고 제구는 더 예리하다. 특히 코스그로브는 지난해 54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한 '왼손 저승사자'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그의 스위퍼 피안타율은 0.153에 'A급'이었다. 그런데 이정후는 난공불락에 가까웠던 그 공을 어렵지 않게 받아쳤다. 볼카운트 1볼에서 2구째 스위퍼를 지켜본 뒤 3구째에 바로 반응했다. 스트라이크존 몸쪽 코스를 때려 타구가 자칫 먹힐 수 있었다. 발사각마저 32도로 높았다. 하지만 어깨를 열지 않은 상태로 빠른 몸통 회전과 배트 스피드로 놀라운 추진력을 만들어냈다. 타구 속도가 104.4마일(168㎞/h), 비거리는 406피트(123.7m)였다. 경기 뒤 발표된 베이스볼서번트 자료에 따르면 이정후의 첫 홈런은 MLB 30개 어느 구장에서도 모두 홈런으로 판정되는 타구였다. '타자의 지옥'으로 불리는 샌프란스코 홈구장 오라클파크 오른쪽 펜스도 넘어갈 수 있었다.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놀랐다. 멜빈 감독은 경기 뒤 "이정후를 처음 보면 콘택트 능력만 눈에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이정후는 매우 빠른 타구를 자주 만들었다"며 "오늘 이정후가 까다로운 왼손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쳤다. 현재까지 매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우리 타선에 도움이 될 선수"라고 흡족해했다. 이정후는 순조롭게 빅리그에 연착륙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343(35타수 12안타), 출루율 0.425로 두각을 나타낸 뒤 정규시즌에서도 흔들림이 없다.이날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이스와 경기하기 전 이정후의 홈런 소식을 접한 뒤 "(이전에) 안타를 치는 장면도 보니 높은 공을 늦은 타이밍에 페어 코스로 빼내 라인드라이브로 치더라. 그 정도 높이 공을 그 궤적으로 맞히면 플라이볼이 나와야 한다. 그 코스를 몸을 빼면서 눌러 치더라"고 놀라워했다. 이 감독은 이어 "(일본의 전설적인 야구 선수) 스즈키 이치로도 마음만 먹으면 홈런을 친다고 하지 않나. 그만큼 이정후는 본인이 어떤 야구를 해야 할지 알고 한다"며 "타이밍만 잘 맞으면 홈런이 나온다. 아마 10개 이상은 치지 않을까"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워낙 볼을 잘 골라낸다. 자기가 치려는 공에 자신 있게 배트를 휘두르니까 타구 스피드가 빠를 수밖에 없다. 너무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01 00:01
스포츠일반

韓 태권도 중량급 간판 강상현·이다빈, 타이위안 그랑프리 동메달

한국 태권도 남녀 중량급 간판주자 이다빈과 강상현이 타이위안 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이다빈(서울시청)과 강상현(한국체대)은 중국 타이위안 샨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타이위안 2023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3차 시리즈’ 사흘 차 대회 마지막 날 여자 67kg 초과급과 남자 80kg 초과급에서 각각 동메달을 획득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과 혼성단체전에 출전해 부상 투혼으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이다빈(서울시청)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몸 상태 중에도 파리 올림픽 본선 티켓 확보를 위해 이번 대회에 나섰다. 준결승에서 1m93cm 장신 중국 레이 쑤의 긴 다리 공격과 방어에 고전해 라운드 점수 1대2(4-3, 1-5, 3-12)로 아쉽게 패하며 동메달과 랭킹 점수 21.6점을 챙겨 현재 7위(322.25점)에서 한 계단 올라섰다. 1회전 시작과 함께 안면 머리 공격을 허용했지만 후반 두 번의 몸통 공격을 성공시키며 4대3으로 역전시켜 1승을 먼저 챙겼다. 그러나 2회전부터 상대의 긴 오른발 앞발 견제와 커트에 고전했다. 오른발 돌려차기로 여러 번 기회를 노렸지만 유효타로 연결되지 않았다. 두 차례 몸통을 내주며 1대5로 2회전을 내줬다. 마지막 3회전 상대의 오른발은 더욱 거세게 이다빈을 압박해 왔다. 연거푸 몸통을 내주자 조급해진 이다빈은 후반 강력한 돌려차기와 머리 공격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오히려 오른발 몸통 득점을 연달아 내주며 3대12로 패했다. 이다빈은 “(소감)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메달을 계속 따고 있어 그건 다행이다. 우승을 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문제는 몸 관리인 것 같다. 앞으로 프레지던트컵과 그랑프리 파이널 중요한 대회가 남았는데, 죽을 각오로 모든 걸 다 바치겠다. 꼭 파리 본선 자동출전권을 따내 해피엔드로 올 한해를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바쿠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남자 중량급의 신성으로 떠오른 강상현(한국체대)은 이 체급 상위 랭커들을 제압하고 준결승에 안착,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블라디스라브 라린(개인중립자격, AIN)의 노련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라운드 점수 0대2(1-4, 1-11)로 무릎 꿇었다. 1회전 팽팽한 신경전과 탐색전을 펼치다 26초를 남기고 상대의 왼발 뒤차기를 허용해 1대4로 1승을 내줬다. 2회전 기회를 엿보던 중 57초를 남기고 뒤후려차기를 허용해 5점을 빼앗긴 후 곧 강력한 머리 공격까지 맞으면서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기며 1대11로 완패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국제경험이 많지 않아 랭킹 하위권이던 강상현은 바쿠 세계선수권대회서 우승해 단숨에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지난 파리 그랑프리 시리즈에 처음 출전해 노메달에 그쳤던 강상현은 이날 16강에서 랭킹 6위 브라질 마이콘 시케이라와 8강에서 랭킹 5위 카덴 커닝햄을 제치면서 파리 올림픽 본선 출전 가능성을 키웠다. 현재 189점으로 올림픽랭킹 15위인 강상현은 이날 동메달 획득으로 21.6점을 추가해 210.67점으로 내달 한 계단 올라서게 됐다. 앞으로 아시아 프레지던트컵(G-4급)과 12월 맨체스터그랑프리(G-10), 우시 그랜드슬램 등에서 바쿠의 기적이 재현된다면 마지막 파리 출전권 획득을 기대해 볼 수 있다.한국 태권도는 올해 로마, 파리에 이어 세 번째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해 남자부서 -68kg급 진호준(수원시청)의 금메달 1개와 -80kg급 서건우(한국체대) -58kg급 장준(한국가스공사) 은메달 2개, -58kg급 박태준(경희대)과 80kg 초과급 강상현의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여자부는 -49kg급 강미르(영천시청), -57kg급 이아름(고양시청), 67kg 초과급 이다빈 등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김희웅 기자 2023.10.13 08:15
스포츠일반

‘AG 金’ 장준, 타이위안 그랑프리 은메달…박태준은 동메달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태권도 간판 장준이 연이어 열린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장준(한국가스공사, 23)은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 샨시스포츠센터에서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 주최로 열린 ‘타이위안 2023 WT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3차 시리즈’ 첫날 남자 -58kg급 은메달을 획득했다. 장준은 결승에서 같은 체급 우리나라 차세대 에이스 박태준을 준결승에서 꺾은 이 체급 올림픽랭킹 1위 튀니지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의 기습적인 왼발 머리 공격에 속수무책 당해 라운드 점수 2대1(2-1, 11-17, 8-11)로 무릎 꿇었다.2020 도쿄 올림픽에서 첫 패배 이후 줄곧 상대 전적에서 앞선 장준은 이날 예선부터 강호들을 잇달아 제압한 상대의 상승세를 넘지 못했다. 장시간 탐색전 중 몸통 득점 하나로 2대1로 1회전을 따낸 장준은 2회전 머리 공격만 네 차례 허용하며 11대17로 졌다. 마지막 3회전에서도 공방 중 기습적인 머리 안면 공격을 허용하며 고전했다. 감점 4개 누적으로 감점패(5개) 위기를 맞은 상대를 반전을 노렸으나 노련한 상대의 빈틈을 뚫지 못하고 8대11로 패했다. 장준은 앞서 준결승에서는 지난 로마 그랑프리에서 뼈아픈 0대2 패배를 안긴 올림픽랭킹 2위 스페인의 빈센테 윤나 아드리안을 2대0(12-11, 14-6)으로 꺾고 지난 패배를 말끔하게 설욕했다. 장준은 “아시안게임 끝난 후 몸이 회복도 되기 전에 일주일 만에 체중을 감량하고 출전해 심신이 지쳤다. 결승전도 충분히 이겨볼 만했는데, 상대에게 말렸다. 기대했던 금메달은 아니지만 귀한 랭킹 포인트를 얻은 것에 만족한다. 경기력 잘 유지해서 파이널에서 좋은 성적으로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이 체급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놓고 경쟁 중인 박태준(경희대, 1학년)도 준결승에서 모하메드 칼릴 젠두미의 노련함에 1대2(6-3, 2-8, 6-9)로 역전패로 져 동메달을 획득했다. 1회전 뒤차기로 승기를 잡으며 6대3으로 가볍게 1승을 따낸 박태준은 2회전과 3회전에 흐름을 빼앗기며 내리 승리를 내줬다. 이날 최근 그랑프리를 비롯한 국제대회에서 부진했던 여자부가 오랜만에 첫날부터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선전했다. 여자부 -49kg급 강미르는 지난해 첫 그랑프리 도전 4전5기 끝에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지난해 로마 그랑프리에 첫 출전 이후로 계속 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강미르는 투지 넘치는 경기력을 펼치며 메달 수확에 성공했다.대표팀 맏언니 이아름(고양시청, 31)은 2019 소피아 그랑프리 이후 4년 만에 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57kg급 16강전에서 6전 1승 5패로 열세인 올림픽 2연패 영국의 제이드 존스를 3라운드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2대1(1-7, 7-2, 3-3 우세승)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기세를 이어 8강에서 크로아티아 니키타 카라바틱마저 2대1(8-6, 0-4, 4-2)로 꺾고 메달을 확보했다. 준결승에서 올림픽랭킹 5위 ‘열정 파이터’ 캐나다 스카일라 박과 3회전까지 접전을 펼쳤으나 1대2(감점승, 4-7, 6-9)로 아쉽게 패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스카일라 박은 이날 결승서 이란 나히드 키야니찬데를 2대1(4-11, 7-6, 9-7)로 꺾고 생애 첫 그랑프리 정상에 올랐다. 김희웅 기자 2023.10.11 10:22
스포츠일반

박우혁, 태권도 남자 80㎏ 결승서 2-0 완승 …한국 대표팀 '21년 만의 金' [항저우 2022]

태권도 종주국 한국의 금메달 사냥이 이어지고 있다. 중량급 최고 기대주 박우혁(23·삼성에스원)이 대표팀에 금메달 1개를 더했다.박우혁은 27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대회 태권도 겨루기 남자 80㎏급 결승전에서 요르단의 살레 엘샤라바티를 만나 라운드 점수 2-0(8-5 6-5)로 완승을 거뒀다.금메달과 인연이 많은 한국 대표팀이지만, 남자 80㎏급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이 체급 금메달을 따낸 건 무려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21년 만이다. 박우혁이 21년 만에 추가한 금메달로 한국은 강완진, 차예은(이상 품새), 장준, 박혜진(이상 겨루기)에 이은 5번째 금메달을 더하게 됐다. 박우혁 개인으로는 혼성 단체전 은메달에 이은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이 됐다. 박우혁은 앞서 준결승전에서 라운드 점수 2-1(6-3 7-11 10-10)로 신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특히 3라운드에서 10-10 동점을 허용한 뒤 기술 점수로 간신히 판정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체력적, 정신적으로 지칠 법 했지만 결승에서 경기력이 오히려 더 뛰어났다. 박우혁은 1회전 초반 몸통 공격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5-0으로 앞서갔다. 다만 40초를 남기고 얼굴 공격을 허용한 데다 감점까지 당하면서 5-4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10여 초를 남기고 다시 머리 공격을 성공, 8-5로 승리를 굳혔다. 2회전 흐름도 박우혁을 향했다. 박우혁은 경기 초반 몸통 공격으로 2점을 뽑았고, 상대 감점까지 얻어 3-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4-0 상황인 38초를 남겨놓고 얼굴과 몸통 공격을 연달아 허용, 4-5 역전을 당하는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상대 감점으로 다시 동점이 됐고, 박우혁은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친 끝에 라운드 종료 1초를 남기고 상대를 경기장 밖으로 몰아내 감점 1점을 획득, 최종 승자가 돼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한편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진호준도 같은 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68㎏급에 출전한 그는 세계 태권도 정상급 강자로 꼽히는 우즈베키스탄의 울루그벡 라시토프에게 라운드 점수 0-2(9-16 7-16)로 완패하며 결승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라시토프는 앞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그래도 진호준으로서는 처음 나선 아시안게임에서 성과를 거둔 셈이 됐다. 아시안게임 태권도는 준결승까지 진출한 이들을 대상으로 3·4위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모두 동메달을 수여한다.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27 18:36
스포츠일반

16강·8강서 떨어지다 ‘드라마’ 썼다…‘무명→깜짝 金’ 박혜진, 13cm 차이도 이겨냈다 [항저우 2022]

박혜진(26·고양시청)이 항저우에서 ‘드라마’를 썼다. 무명인 그가 금메달을 따면서 드디어 한국 국민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됐다.박혜진은 26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여자 53㎏급 결승전에서 린웨이준(대만)을 라운드 점수 2-1(7-6, 7-9, 12-9)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그에게는 유독 의미 있는 ‘금메달’이었다. 박혜진은 태권도 간판 장준(한국가스공사)에 비해 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다. 장준은 그간 세계 무대에서 굵직한 성과를 냈지만, 박혜진은 지금껏 고배를 들었던 탓이다.지난 2019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나선 박혜진은 16강에서 짐을 쌌다. 지난해 11월 열린 2022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도 8강에 그치며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강자를 줄줄이 꺾으며 메이저 대회 첫 금메달을 따게 됐고, 국민들에게 이름을 각인하게 됐다. 아울러 한국 태권도 여자부의 ‘빛’으로 떠올랐다. 한국 태권도 여자부는 2022년 멕시코 과달라하라 대회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노 골드’를 기록했다. 올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는 ‘노메달’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박혜진이 녹록지 않은 상황 속 한국 태권도 여자부의 희망으로 떠오른 것이다. ‘금빛 발차기’가 나오기까지의 여정은 쉽지 않았다. 세계랭킹 31위인 박혜진은 세계랭킹 2위와 19위를 줄줄이 꺾고 결승에 올랐다. 특히 추티칸 종콜라타나와타나(태국)와 4강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었다. 라운드 점수는 2-0이었지만, 스코어는 0-0, 1-1로 팽팽했다. 박혜진은 동점 시 회전 기술, 머리·몸통 공격 시도 등을 집계해 승자를 가리는 규정에 따라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결승에서도 불리한 조건을 이겨냈다. 1m 67cm인 박혜진의 상대는 무려 13cm 큰 린웨이준이었다. 신장이 작은 만큼 거리 싸움 등에서 불리할 수 있었지만, 영리한 운영으로 기어이 금메달을 따냈다.김희웅 기자 2023.09.2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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