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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대기업 닮아가는 무신사…무'힙'사 되면 곤란하다

패션 플랫폼 1위 무신사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영준 무신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근 직원과의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서 "사내 어린이집을 짓는 것보다 벌금을 내는 편이 낫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가 뭇매를 맞았기 때문이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가 나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수습에 나섰지만,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힙한’ 감성으로 무장한 무신사가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잡기 시작하면서, 기성세대의 숫자 논리를 맹목적으로 뒤쫓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덩치 키우는 무신사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한문일 대표는 최근 어린이집 설치를 둘러싸고 논란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전 직원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임직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 발생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임직원의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탁 보육 지원안과 함께 재택근무를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논란의 시작은 최영준 CFO가 온라인 미팅에서 근무제도 변경 및 어린이집 설치 백지화를 설명하다가 불거졌다. 리더가 전 직원 앞에서 발언하기에는 다소 부적절한 단어가 섞였다. 최영준 CFO는 재무통이다. 티몬과 SSG닷컴 등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IPO를 추진한 이력도 쌓았다. 지난 6월 무신사에 합류한 뒤 그에게 맡겨진 역할도 비슷했다. 업계는 무신사가 2024년 이후 IPO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무 전략에 특장점을 갖고 있는 리더가 패션기업 특유의 감성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 더군다나 최영준 CFO가 거쳐온 유수의 회사와 달리 무신사는 대기업이 아니다. '10번째 유니콘 기업'답게 상하 위계질서가 비교적 팍팍하지 않다. 굳이 쇼핑할 목적이 없는데도 플랫폼을 방문하는 'MZ세대의 놀이터'이자 10~30대 남성들이 '아묻따(아무 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의 준말)' 물건을 사들이는 플랫폼의 구성원들은 사회적 감수성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무신사 구성원 중 적지 않은 이들이 '워라벨' '존중' '혁신'의 키워드를 가진 회사의 방향성에 공감했기에 입사를 택했다. 무신사는 지난 7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으로부터 2000억원대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시리즈C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는 2019년보다 1조원 가량 높은 3조5000억원대로 인정받았다는 것이 무신사의 설명이다. 2019년부터 시작된 누적투자금액은 4300억원에 달한다. 유니콘 기업에 투자금 유치는 IPO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기업 외형을 키워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무신사가 본업인 스트리트 패션 외에도 뷰티, 럭셔리, 골프, 아웃렛을 넘어 해외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배경이다. 국내 패션 플랫폼 중 몇 안 되는 흑자 기업인 무신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 53.5%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뒤 이머커스 업계가 위축된 가운데 거둔 성과다. 그러나 조직이 비대해질수록 무신사의 ‘힙한’ 매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성장 배경 생각해야” 패션업계는 무신사가 현재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던 비결로 누구도 따라오기 힘든 개성과 트렌드를 읽는 능력을 꼽는다.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 프리챌의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무신사)'에서 출발한 감성과 소통 방식, 트렌드를 선도하는 능력을 플랫폼까지 잘 끌고 왔다는 것이다. 이런 흔적은 지금도 무신사 플랫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무신사의 '브랜드 스냅'은 입점 브랜드사에서 브랜드의 핏과 실루엣을 가장 잘 이해하는 스태프가 직접 제품의 스냅 사진을 올리고 스타일링 방법을 제시하는 카테고리다. 보정된 화보 이미지와 달리 실제 착장 모습이 가장 흡사해 소비자 반응이 좋다. 댓글을 통해 브랜드와 직접 소통도 가능한 부분도 커뮤니티 시절의 무신사와 결이 같다. 패션 대기업 A사 관계자는 "무신사가 일하는 것을 보면 '정말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회사가 도대체 어디까지 하는지 유심히 살펴볼 정도"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무신사만의 패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이 세상의 트렌드를 발굴하는 방식을 벤치마킹한 패션 자사몰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B사 관계자는 "무신사는 패션 생태계를 꿰고 무엇이 필요하고, 이것을 통해 어떤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무서울 정도로 잘 안다"고 평했다. 다만, 이들은 이번 어린이집 논란 등 외형이 커지는 가운데 불거지는 안팎의 엇박자는 앞으로도 더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B사 관계자는 "언젠가 상장을 해야 하는 무신사는 계속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IPO 성공을 위해 달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유니콘다운 조직 시스템이 계속 작동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A사 관계자는 "굳이 말하자면 지금 무신사의 적은 무신사"라며 "더 힙한 감성의 타 플랫폼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수익과 성장, 개성을 다 잡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15 07:01
산업

한문일 무신사 대표, '어린이집 백지화 논란' 직원에게 사과

한문일 무신사 대표가 ‘어린이집 설치 논란’과 관련해 사과했다.한 대표는 11일 이메일을 통해 전 직원들에게 "회사 경영진을 대신해서 불필요한 우려를 만든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이어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지듯이 이번 일을 슬기롭게 해결해 무신사 임직원들이 다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무신사는 앞서 근무제도 변경과 관련한 온라인 미팅에서 최영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어린이집 설치와 관련해 '벌금을 내는 것이 더 싸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와 함께 무신사의 어린이집 설치 논의는 백지화로 돌아갔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상시 여성 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은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해야 한다. 직장 어린이집을 단독으로 설치할 수 없으면 공동으로 운영하거나 지역 어린이집과 위탁 계약을 맺고 근로자의 자녀 보육을 지원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무신사는 현재 직원이 1500여명이며 이 가운데 여성 직원 비율이 55%로 현행법상 어린이집 설치 대상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서울 성수동에 건립 중인 신사옥에 어린이집을 만들기로 했지만 실수요자가 적다는 이유 등으로 백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무신사는 이와 관련해 오는 18일부터 위탁 보육을 지원하고,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찾아 실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재택근무 폐지 논란과 관련해서도 일단 현행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되, 경제 상황과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근무 형태를 고민하겠다고 언급했다.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오전 4시간만 근무하고 퇴근하는 '얼리 프라이데이' 제도는 그대로 운용한다.한 대표는 "임직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 발생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임직원의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11 15:46
경제

임직원 주식 무상 증여에 외연 확대…IPO 앞둔 무신사의 남다른 행보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남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영역 확대에 나서며 업계 독보적인 1위로 자리매김한 데 이어 창업주인 조만호 의장이 직원들에게 1000억원가량의 개인 주식 증여도 실행에 옮겼다. 무신사는 22일 조 의장의 사재 주식을 자회사를 포함한 임직원에게 무상 증여한다고 밝혔다. 증여 규모는 총 1000억원이다. 증여 대상이 비교적 넓다. 지난해 인수·합병한 스타일쉐어와 29CM을 비롯해 올해 3월까지 입사한 무신사 임직원과 자회사 직원을 포함해 약 1000명 수준이다. 주식은 임직원의 근속 기간 등에 따라 개인별로 차등 지급될 예정이다. 약 9개월 전 한 약속을 지켰다. 조 의장은 지난해 6월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한 쿠폰 발행 논란 등에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 물러났다. 당시 조 의장은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무신사 본사를 비롯한 관계사 임직원에게 개인 주식 중 1000억원 상당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조 의장은 “그동안 무신사가 사업을 확대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열정적으로 함께 일한 임직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신사를 함께 만들어온 모든 분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 의장의 주식 무상 증여에 무신사 내부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1000억원 규모는 조 의장이 결정한 부분이다. 조 의장이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주식을 증여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는 2001년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시작했다. 옷 잘 입는 사람의 자랑 터였던 이 카페는 2005년 무신사매거진을 창간했고, 2009년 무신사스토어 오픈으로 연결됐다. 2017년에는 자체 PB 무신사스탠다드를 론칭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빠른 행보를 이어갔다. 무심사는 지난해 스타일쉐어·29CM 지분을 100% 인수하며 몸집 불리기를 본격화했다. 명품과 키즈, 골프, 시니어 등 흔히 말하는 '블루오션'에도 손을 뻗쳤다. 현재 무신사스토어 내 입점 브랜드 수는 현시점 기준 6000여 개에 달한다. 무신사의 월간거래액(GMV)은 최근 3년간 연평균 60% 성장했다. 박현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신사의 2021년 거래액은 2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증가해 비대면 채널로 입지를 재확인할 수 있다"며 올해는 무신사가 거래액 3조3000억 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커머스 업계 안팎에서는 무신사의 행보가 기업공개(IPO)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2년 안에 무신사의 상장이 추진될 것으로 보는 분석이 적지 않다. 과거 투자를 받으면서 조항에 포함돼 있다고 알려지고, 또 무신사가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과정에 자금 마련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는 패션 플랫폼 업계 '공룡'으로 성장했다.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을 뿐 아니라 마케팅 면에서도 남달라 IPO에서도 성공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무신사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구체적인 IPO 계획이 없다. 과거 투자금을 유치할 때 IPO와 관련한 부분이 있는지도 확인이 어렵다. 다만, 관련 소식이 있을 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3.23 07:00
경제

[권지예의 금융읽기] "MZ가 뭐길래"…카드사 '미래 공략집' 속 메인 키워드

어느새 카드사들의 '미래 공략집'에 MZ세대가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1980~2000년대 출생의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함께 부르는 'MZ'가 미래의 고객으로서 카드사의 관심 범위 안에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주식 열풍이나 가상화폐 광풍으로 인한 카드 이용 행태만 봐도 그렇다. 작년 신용카드 대출은 32조464억원으로 불어나 역대 최고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20대의 카드론 증가율이 19%로 가장 높았다. 여기에는 주식이나 가상화폐 등을 위한 '영끌' '빚투'로 20대의 대출이 늘어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카드사들은 이에 맞춤형 혜택을 내건 카드를 출시하고, MZ세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콘텐트를 만드는 등 시선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다. 맞춤형 혜택은 기본…캐릭터·팬덤 겨냥 카드 상품 봇물 가장 먼저 주요 카드사는 맞춤 혜택을 담은 카드 상품을 설계해 출시하고 있다. 최근 롯데카드는 MZ세대를 겨냥한 '카카오뱅크 롯데카드'를 내놨다. 카카오프렌즈 신규 캐릭터 '춘식이'를 적용한 MZ세대 겨냥 카드다. 이 카드는 카카오뱅크 주 이용고객인 20·30세대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혜택을 구성한 상품이다. 스트리밍·배달·교통·푸드·쇼핑 등 업종에서의 5% 특별 캐시백 혜택을 준다. 우리카드에서는 20·30세대의 트렌디한 소비 성향을 반영해 쇼핑·음식·취미 등 인기 가맹점에서 5% 캐시백을 해주는 체크카드 '#오하쳌'을 선보였다. 또 무신사·지그재그 등 쇼핑 플랫폼과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배달앱, 마켓컬리나 넷플릭스·멜론·스타벅스 사이렌오더 등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는 가맹점에서 전월 20만원 이상 이용 시 최대 3만원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신한카드는 만 12세 이상 미성년자를 위한 신용카드 '마이틴즈'를 내놨다. 마이틴즈는 부모가 비대면으로 신청하면 발급할 수 있는 중·고등학생 전용 신용카드다. 월 또는 이용 건당 한도는 각각 10만원, 5만원으로, 카드 이용에 제한을 둔 것이 특징이다. 사용 가능 업종도 교통·문구·서점·편의점 등으로 한정된다. 특정 가수에 대한 2030세대의 '팬심'을 겨냥한 카드들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BC카드는 아이돌그룹 블랙핑크와 협업으로 '블랙핑크 카드'를 출시했다. 블랙핑크 카드는 전면에 멤버 각각의 단독 사진과 블랙핑크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담아 총 10종이나 된다. 원하는 디자인 1개를 선택해 BC카드 페이북 애플리케이션에서 신청할 수 있다. 블랙핑크 카드에는 팬덤 서비스(앱 결제, 음반 또는 서적, 스트리밍, 티켓 등)는 물론, 쇼핑(편의점·백화점 등), 생활(게임·미용·대중교통·배달 등) 분야에서 월 이용금액의 최대 10%를 분야별 최대 1만원, 총 3만원 한도로 청구할인 혜택을 담았다. 앞서 신한카드도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자회사 위버스컴퍼니와 제휴했다. 신한카드는 아티스트의 팬덤에 특화한 전용 카드를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하나·신한카드 'MZ 사로잡기' 선두에 카드사 입장에서는 MZ세대는 '잠재고객'이자, 경쟁 상대인 '핀테크'에 빼앗기면 안 되는 고객층이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2030세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복수응답)를 해보니, 이미 간편결제 이용수단으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같은 핀테크 플랫폼(96.2%)을 가장 많이 쓰고 있었다. 뒤를 이어 은행앱(60.4%), 신용카드앱(48.6%), 삼성페이나 LG페이 등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44.7%)를 이용했다. 카드사는 몇 년 후 경제 활동의 주요 연령층으로 자리 잡게 되는 20·30세대를 장기 고객으로 선점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MZ세대를 카드사의 모바일 플랫폼으로 유입시키려 노력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하나카드의 경우, 최근 부각되고 있는 가상 세계 '메타버스'에 하나카드만의 세상을 만들어 MZ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인 네이버 '제페토'를 이용해 만든 '하나카드 월드'는 야외콘서트장 및 캠핑장 등 총 6가지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객은 가상의 ‘나’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각 공간을 이동하며,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게 된다. 향후에는 ‘하나카드 월드’에서 ‘하나TV 뮤직콘서트’를 확장해 손님과 뮤즈가 소통할 수 있는 뮤직 콘서트 팬 미팅 공간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가상 세계 콘텐트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하나카드 임직원들은 가상 세계 속에서 본인의 아바타 운영, 경영 회의 진행, 일상업무 수행 등의 체험으로 디지털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초석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고객 간의 다양한 소통 채널을 구현하고 다른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통해 확장된 가상 세계의 경험 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Z고객' 중심 사업을 가장 대외적으로 활발히 하는 곳은 신한카드다. 지난주 열린 신한카드 하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는 MZ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역멘토링 TFT가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모델 키우기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올 하반기 MZ 고객 중심 간편결제 마케팅 활성화는 물론, MZ 고객 선호 PLCC 발급 등 플랫폼 및 엔터테인먼트 업종 제휴 확대, 아이폰 터치결제 이용확대 등 관련 시장 마케팅 강화, 메타버스 시대 고속성장 예상되는 게임 시장 공략 등을 골자로 한 MZ 고객 중심 사업전략을 확정했다. 앞서는 신한카드가 사내벤처 아트플러스와 10일간 연 아트페어 '더 프리뷰 한남 위드 신한카드'에서 90년대생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소개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아트페어에서는 128명 작가의 작품을 소개했는데, 작품 가격을 10만원대부터 구성해 MZ세대나 입문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면서 10대 컬렉터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예술의 가치와 금융을 연결해 문화예술 생태계를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더 프리뷰 한남 위드 신한카드'에는 6000여 명이 방문했으며, 작품 판매액은 6억원이 넘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금융권 첫 아트페어로 아트 라이프를 추구하는 MZ세대 고객과의 새로운 소통과 차별화된 경험을 공유할 기회였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7.21 07:00
경제

“찍히면 죽는다”…GS25 '남혐 논란'에 유통업계 몸살

유통 업계가 편의점 GS25 포스터로 촉발된 '남혐(남성 혐오) 논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른바 '숨은 메갈(리아) 찾기' 움직임이 확산하며, 과거 홍보물 등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남혐 기업' 낙인을 초래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업계는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재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상징물 등을 수차례 점검하는 분위기다. GS25 포스터로 촉발된 남혐 논란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고 있는 남혐 논란은 GS25가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캠핑가자' 행사 포스터를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해당 포스터에 포함된 손가락과 소시지 이미지가 문제가 됐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은 해당 손 모양이 '메갈리아' 로고를 표현한 것이며, 소시지는 남성의 성기를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갈리아는 남성 혐오와 극단적 페미니즘을 표방했던 커뮤니티다. 포스터에 사용된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의 끝 글자 역시 거꾸로 배열하면 'Megal(메갈)'이 된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GS25는 곧바로 포스터 수정안을 내놨다. 하지만 수정된 포스터 하단에 포함된 '달과 별' 모양이 서울대 내 여성주의 학회 '관악 여성주의학회' 마크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또 역풍을 맞았다. 논란이 커지자,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은 지난 4일 가맹점주 게시판에 직접 사과문을 올려 “5월 캠핑 행사 포스터로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사업을 맡은 최고 책임자로서 1만5000명 가맹점주와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포스터 담당 디자이너 역시 지난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직접 사과문을 올리고 해명했다. 그는 "저도 아들이 있고 남편이 있는 워킹맘으로 남성 혐오와 거리가 아주 멀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네티즌의 반응은 싸늘하다. 수정되는 과정에서 계속 오해를 살 수 있는 관련 표시들이 들어갔다는 입장이다. 일부 네티즌은 "워킹맘이 무슨 상관인가, 감성팔이 싫다" "우연이라 하기에는 지나치게 겹쳤다" "사측과 한 치의 오차 없는 변명이다" 등의 반응을 보인다. BBQ·교촌·무신사도 유탄…낙인찍기 우려 커져 남혐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건 비단 GS25만이 아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비비큐(BBQ)는 최근 사이드 메뉴 ‘소떡’ 관련 홍보 이미지가 남성 혐오를 일으킨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이미지는 손으로 사이드 메뉴인 소떡의 소시지를 집는 그림으로 손가락 모양이 남성 혐오 커뮤니티인 메갈리아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이미지와 닮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BBQ는 지난 7일 “과거 제작된 홍보 이미지가 특정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문제가 제기됐다”며 “이에 제너시스 BBQ 임직원 모두 논란의 여지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부분에 반성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유사한 논란은 교촌치킨에서도 일어났다. 교촌치킨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오리지날 치킨’과 ‘레드콤보’를 두 손가락으로 잡는 홍보물이 논란을 일으켰다. 이 홍보물 역시 메갈리아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손가락 모양이라는 논란에 휘말렸다. 교촌치킨은 “단순히 치킨을 들고 있는 그림으로 어떠한 의도도 없다”면서 해당 홍보물을 삭제했다. 무신사도 지난달 26일 현대카드와 협업을 알리며 공개한 홍보용 포스터에도 논란의 손 모양이 담겼다는 주장이 나왔고,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랄라블라의 홍보물에도 메갈리아의 로고인 ‘월계수 잎’이 등장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밖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기업이 과거 사용했거나 현재 사용하고 있는 손가락 이미지를 공유하며 '남혐 기업' 낙인찍기에 열중하고 있다. 논란이 지속하자, 업계는 광고물 제작과 모델 기용을 재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젠더 갈등이 최근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판매 중인 상품이나 광고 홍보물, 디자인에 문제가 되는 내용이 없는지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당분간 손 이미지를 제품 홍보에 사용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집게 모양 손가락' 이미지를 넣었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 남성혐오와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작은 초콜릿이나 껌 등을 표현할 때에는 당연히 손가락으로 집는 게 많지 않겠냐"며 "논란이 생길 만한 홍보물이 아닌데도 너무 질타하는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5.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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