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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은아, 이젠 내 차례야..” ‘마당이 있는 집’ 피해자로 돌아오는 임지연 [RE스타]
재조명, RE(Re examination). 일이나 사물의 가치를 다시 들추어 살펴본다는 이 말을 스타에 대입해 보려 합니다. 아니, 스타보다는 한 인물을 재조명한다는 말이 더 적합하겠군요. TV·영화·연극·뮤지컬·OTT·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에 등장한 인물 중 왠지 모르게 자꾸 생각나고, 떠오르는 사람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소개하려 합니다. 리(re)스타? 이 스타! <편집자 주>
“그 벌 나한테 받잖아? 그럼 더 세게 받아, 박연진.”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동은(송혜교)이 말한 복수가 이거였을까. ‘더 글로리’에서 학교 폭력 가해자 박연진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던 배우 임지연이 이번엔 가정폭력 피해자로 돌아온다. 난생처음 맡은 악역으로 인생 캐릭터를 만난 그가 오는 6월 첫방송되는 ENA 새 월화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에서 추상은으로 또 다른 인생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마당이 있는 집’은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뒷마당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두 여자가 만나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임지연은 극중 비루한 현실에서 탈출을 꿈꾸는 가정폭력 피해자 추상은 역을 맡았다.
최근 공개된 임지연의 스틸은 놀람움을 자아낸다. 잔뜩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상반신을 뒤덮은 검푸른 멍자국, 또한 깡마른 몸과 달리 볼록하게 솟은 배는 임지연이 임산부라는 사실을 암시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더 글로리’에서 화려한 명품 옷들로 치장된 임지연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임지연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작진은 “임지연이 폭력에 길들여진 피해자의 모습부터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까지, 한 작품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소화한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사실 임지연에게도 연기력 논란이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영화 ‘재난영화’(2011)로 데뷔한 그는 영화 ‘인간중독’(2014)에서 첫 주연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유니크한 얼굴과 비교해 뭉개지는 발음, 어색한 표정 등으로 인해 연기력이 아쉽다는 평이 줄을 이었다. 이후에도 드라마 데뷔작인 ‘상류사회’(2015)부터 ‘대박’(2016), ‘불어라 미풍아’(2016) 등 임지연은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지만 연기력은 매번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다가 작품을 거듭할수록 서서히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2019)에선 그간 보여주지 않은 캐릭터의 통통 튀는 매력을 그려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데뷔 10년 만에 ‘더 글로리’ 박연진으로 연기력 논란을 말끔히 씻어내고,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자 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임지연은 당시 수상 직후 떨리는 목소리로 “박연진은 저에게 도전이었고,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며 배우로서 고민을 솔직히 털어놨다. 임지연은 두려웠던 만큼 절실하게 준비했다. ‘더 글로리’ 공개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늘 그 이상을 준비한다. 100을 준비해도 50을 보여줄까 말까 하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더 글로리’ 속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을 잘 살리기 위해 실제 앵커 톤을 참조하는 것은 물론, 걸음걸이부터 몸짓, 표정 등 세심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더 글로리’의 영광을 가슴에 새기고 다음으로 임지연이 선택한 차기작은 ‘마당이 있는 집’이다. 학교 폭력 가해자에서 가정폭력 피해자로 돌아온 그가 이번엔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05.20 1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