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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미트질 달인’ 유강남, 잘 받고 잘 치네

잘 받고, 잘 친다. 주인공은 프로야구 LG 트윈스 포수 유강남(28)이다. 투수진을 이끄는 안방마님 역할은 물론, 득점 기회가 오면 불방망이를 휘두른다. LG는 올 시즌 안정적으로 출발했다. 초반 30경기에서 18승12패, 승률 6할(9일 기준)이다. 선두 NC 다이노스(24승 6패)와 격차가 좀 있지만, 지난해 우승팀 두산(19승11패), 준우승팀 키움(19승 13패)과 치열하게 순위싸움 중이다. 올 시즌 LG의 선전을 이끄는 건 투수진이다. 팀 평균자책점 4.19로, NC(3.73), KIA 타이거즈(4.08)에 이어 3위다. NC와 KIA는 선발투수에 방점이 찍혀 있다. NC는 구창모, 루친스키가 맹활약 중이다. KIA는 양현종이 ‘5선발’을 자처할 만큼 선발진 전원이 고루 선전하고 있다. 이에 반해 LG의 힘은 불펜이다. LG 불펜진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점대 평균자책점(3.91)이다. 마무리 고우석(22)이 무릎 수술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LG는 잘 버티고 있다. 이상규(24), 정우영(21), 김윤식(20), 그리고 최근엔 선발로도 나서는 이민호(19) 등 젊은 투수가 기대 이상 잘하고 있다. 이들이 제 능력을 100% 이상 발휘할 수 있는 건 포수 유강남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삼성 라이온즈전이 백미였다. 이민호(선발승)-김윤식(홀드)-정우영(홀드)-이상규(세이브)가 차례로 나와 2-0 팀 완봉승을 합작했다. 유강남은 “뿌듯했다. 앞으로 LG를 끌고 나갈 투수들이다. 자신감을 얻은 경기였다. 다들 구위가 좋아 각자의 장점을 살리는 볼 배합을 한다”고 말했다. 최근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이상규와 관련해 “부담이 생겼는지 도망가는 투구를 했다. 이겨내야 한다. 나도 옆에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강남의 강점은 뭐니뭐니해도 프레이밍(framing)이다. 프레이밍은 포수가 투수의 공을 받을 때 심판으로부터 스트라이크를 더 많이 끌어내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선 속칭 ‘미트질’이라고 한다. 유강남은 볼을 스트라이크로 탈바꿈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올 시즌도 선두 자리를 다투고 있다. 유강남은 “비결은 딱히 없다. 어릴 때부터 공을 잘 받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한 번 더 캐물었다. “좋아서 한 연습 덕분”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유강남은 “공 잡는 걸 좋아해서 많이 받았다. ‘펑’ 소리가 나면 기분도 좋고, 투수도 좋아한다. 연습이 저절로 됐다”고 말했다. 포수는 수비에 방점이 찍힌 포지션이다. 그런 포수가 타격까지 잘하면 선수 가치는 급등한다. NC 양의지가 대표적이다. 유강남도 타격이라면 빠지지 않는다. 3년 연속으로 15개 이상의 홈런을 쳤다. 올 시즌에는 양의지, 박동원(키움)에 이어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WAR·스탯티즈 기준) 3위(0.76)다. 유강남은 “예전엔 수비만 잘하면 됐지만, 이제 포수도 어느 정도 타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강남은 “초반에 좋지 않았는데 이병규 코치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편하게 대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유강남의 방망이는 특히 득점 기회 때 더 힘차게 돌아간다. 유강남의 시즌 타율은 0.281인데, 득점권 타율은 0.435다. 김현수(0.500)에 이어 팀 내 2위다. 7일 키움 전에서는 0-0으로 맞선 6회 초 2사 2, 3루에서 2타점 결승타를 쳤다. 9일 SK 와이번스전에서도 팀은 3-5로 졌지만, 8회 1사 만루에서 2-2 동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쳤다. SK 서진용이 좋은 공을 던지자 일일이 커트한 뒤, 우익수 앞 안타를 쳤다. 기회 때 강해지는 이유를 묻자 유강남은 ‘투수’를 먼저 이야기했다. 유강남은 “득점권에서 치면 점수가 난다. 그러면 우리 투수가 훨씬 더 던지기 좋은 상황이 된다. 그래서 더 집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6.1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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