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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100·30·30’ 초알짜 기업 셀트리온, 씨젠 등 제약 업계에 몰린 이유는

‘100·30·30’에 부합하는 ‘초알짜’ 기업이 제약업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30·30’은 부채비율 100% 미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률 30% 이상을 뜻하는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이 빼어난 기업을 뜻한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일 '2021년 국내 매출 2000대 상장사 중 초알짜 기업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률이 모두 30%를 넘는 초알짜 기업은 코스피 7곳, 코스닥 22곳 등 총 29곳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은 국내 상장사 중 지난해 매출 상위 2000곳으로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은 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금융 및 지주사는 제외했다. 매출 1조원이 넘는 대기업 초알짜 기업은 HMM, 네이버, 셀트리온, 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 5곳으로 나타났다. 제약업계가 3곳이나 포함됐다. 매출 10조원이 넘는 곳은 해운업체인 HMM이 유일했다. HMM의 작년 매출은 13조6646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조3568억원, 5조3485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53.8%)과 순이익률(39.1%)도 30%를 훌쩍 넘었다. 통상 제조 및 서비스 업체 등에서는 부채비율이 200% 이하이면 재무구조가 우량한 기업으로 분류된다. 영업익이익률로 보면 씨젠 50.1%(영업이익 5757억원), 에스디바이오센도 47.9%(1조3626억원), 셀트리온 44.4%(7171억원) 등 순이었다. 제약·바이오업계의 영업이익률이 단연 돋보였다. 네이버의 작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31.1%(1조5587억원), 30.4%(1조5247억원)였다. 제약 관련 기업은 지난해 초알짜 기업 가운데 13곳이 포함돼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엑세스바이오, 휴마시스, 랩지노믹스, 수젠텍 등 코로나19로 수혜를 입은 진단업체들이 대거 포함됐다. 유통 업체 가운데는 유일하게 광주신세계가 포함됐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9.01 16:14
경제

주춤한 대형 제약사들…GC녹십자 나홀로 선전

올해 3분기에 제약·바이오업계 실적이 주춤한 가운데 GC녹십자가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 매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40% 이상 증가하며 성장세를 드러냈다. 녹십자는 올해 3분기 매출 465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분기 매출이 4600억원을 뛰어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영업이익이 71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010년 1분기 이래 최근 10여년 간 가장 높았다. 또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1355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876억원이다. 올해도 매출 1조원을 가뿐히 넘어섰다. 녹십자는 주력 사업인 백신과 처방약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 부문별 매출은 혈액제제 사업이 1096억원, 백신 1043억원, 처방의약품 978억원, 소비자헬스케어 등 기타 656억원이었다. 특히 처방의약품 사업이 전년 동기 대비 32.6% 성장하면서 전반적인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처방의약품 사업이 순항한 데에는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해외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 3분기 독감 백신의 국내 매출이 925억원으로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냈다. 연결 대상 상장 계열사도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GC녹십자랩셀은 해외 기술이전료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매출 383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GC녹십자웰빙은 주사제 매출 성장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 개편으로 실적이 호전됐다. 반면 지난해 전통 제약사 중 1조6199억원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던 유한양행은 주춤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79억7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364억4600만원으로 4.8%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40억2500만원으로 24.1% 증가했다. 수익성이 악화한 데 대해 외부로부터의 기술료 수익이 반영되지 않은 영향이 컸다. 지난해 실적에는 얀센바이오테크로부터 수령한 마일스톤(단계별 성공에 따른 기술료)이 포함됐다. 유한양행의 올해 3분기 별도기준 누적 매출액은 1조2145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487억7300만원이다. 지난해 제약·바이오 기업 중 매출 1위(1조8491억원)를 기록했던 셀트리온도 역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셀트리온은 매출 5279억원, 영업이익 2183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 3.8%, 11% 감소한 수치다. 종근당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7% 줄어들었다. 매출액은 3413억원으로 같은 기간 4.5%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3억원으로 96.3%나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 원인은 매출 감소와 연구개발비 상승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종근당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나파벨탄'의 국내외 임상 3상 시험, 이상지질혈증 치료 후보물질 'CKD-508' 등의 해외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1.02 12:03
경제

빅5 중 3개사 바뀌었다…셀트리온 중심 제약바이오 업계 지각변동 물결

제약·바이오업계에 지각변동의 물결이 거세다. 불과 2년 만에 '빅5' 중 3개사의 얼굴이 바뀌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매출 호조로 '1조원 클럽' 기업이 대거 늘어난 가운데 바이오기업 중심으로 지형도가 변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매출 빅5의 면모가 크게 달라졌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1, 2위로 급성장한 가운데 바이오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코로나19 진단업체인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매출이 20배 이상 급증하며 1조6000억원(추정치)으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8년 빅5' 중 전통 제약사는 유한양행과 GC녹십자만이 살아남았다. 세계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시장의 신흥강자인 셀트리온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셀트리온은 창립 18년 만에 제약·바이오업계 매출 1위로 뛰어올랐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 1조849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도 1조7544억원(추정치)으로 2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주력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가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셀트리온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빅5에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2018년 매출은 9821억원이었으며 2019년 1조1285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1조8000억원을 넘기며 국내 업계 1위로 우뚝 섰다. 유한양행의 경우 1조원 클럽에 가입하기까지 무려 88년이 걸렸다. 기존 제약사들의 경우에는 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까지 적어도 30년은 걸렸다. 그렇지만 셀트리온은 창립 18년 만에 업계 1위로 올라서며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 가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급성장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국내 업체 최초로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주를 출시하는 등 새로운 산업에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역동성이 눈에 띈다. 셀트리온은 이미 글로벌 종합 헬스케어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다국적제약사인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일부 의약품 사업을 인수하며 케미컬의약품 사업 역량을 강화한 바 있다. 바이오의약품과 함께 케미컬의약품을 통해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하며 안정적인 매출 신장을 노리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2021년까지 연 매출 5조원 달성하고, 2030년까지 30조원까지 바라보고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셀트리온 삼형제(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는 지난해 대략 4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등 안정적인 매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기 때문에 5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가 탄생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빅파마의 기준은 '매출 10조원'이 될 전망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셀트리온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셀트리온이 다국적제약사인 화이자처럼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한다면 금세 몸집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위탁생산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지난해 창사 9년 만에 1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등 놀라운 성장속도를 내고 있다. 앞으로 기존 강자와 신흥 강자 간 글로벌 빅파마를 향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등도 기술수출 성과는 물론이고 굵직한 신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기존 제약사보다는 바이오기업에서 빅파마가 탄생할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3.04 07:00
경제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도입 가시화…서정진, 글로벌 10위 앞당기나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도입이 가시화됐다. 당국이 허가심사에 착수하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 1호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코로나19 정국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셀트리온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코드명 CT-P59)’에 대한 허가심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날 식약처에 항체치료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렉키로나주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를 선별해 만든 항체치료제로 정맥 주사로 투여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임상 2상 시험 결과 코로나19 경증 환자와 중증 환자의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렉키로나주는 식약처가 40일 이내 허가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어서 이르면 내년 1월 긴급승인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이 항체치료제에 대한 심각한 부작용이나 안정성에 대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아 국산 1호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경증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지금까지 경증 환자에게 투여할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다. 셀트리온 측은 “항체치료제가 경증 환자들이 중증 환자로 악화하는 증세를 막아줄 것이다”고 기대했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생산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아직 경증 환자를 위한 치료제도 마땅치 않다. 이에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가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세를 막는 데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셀트리온 측은 “국내 허가 심사가 마무리되면 미국과 유럽의 허가 신청도 차례대로 착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국내 환자들을 위해 원가 가격으로 치료제를 공급할 것이다”며 “지난 9월 송도 생산시설에서 10만명이 치료받을 수 있는 물량을 이미 생산했다”고 말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해외에서 러브콜이 이어진다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등의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글로벌 히트상품이 생기게 된다. 이럴 경우 서 회장의 세계 톱10 바이오제약 회사의 꿈도 앞당겨질 수 있다. 서 회장은 지난 11월 제3공장 건립을 본격화하면서 “올해는 전 세계 30만개 바이오 회사 중 영업이익으로 30위, 내년에는 20위, 2025년까지 10위권 안에 들 수 있도록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 셀트리온 삼형제(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매출 추정치는 4조원에 육박한다. 서 회장은 치료제 개발 완료 후 전문경영인에게 셀트리온그룹을 맡기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오너가이자 최대주주로서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일조한다는 구상이다. 서 회장의 바람대로 글로벌 10위권에 진입하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염원인 한국의 최초 글로벌 제약사 탄생도 이뤄지게 된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셀트리온 그룹의 터닝 포인트가 되고 있다. 셀트리온 삼형제의 주가는 연초 대비 2~5배까지 뛰며 코스피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84조4482억원)마저 위협하고 있다. 29일 종가 기준으로 셀트리온 삼형제의 시총 규모는 83조1117억원으로 커졌다. 하지만 항체치료제에 대한 회의감이 없지 않다. ‘백신과 치료제가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해야 팬데믹을 잡을 수 있다’는 견해에 이견은 없지만 고가인데다 쉽게 복용할 수 있는 경구용이 아니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경증 환자들은 감기처럼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의 전파력이 강하고 위험하지만 감기 환자들은 감기약을 복용하지 않고 낫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제보다 백신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12.30 07:01
경제

[클릭 K바이오] '분자진단 선구자' 바이오니아 박한오 "10월 코로나·독감 다중키트 공급하겠다"

국내 1호 바이오벤처 기업인 바이오니아는 ‘유전자 기술의 완전 국산화’를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1992년 창업 후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로 무수한 업적을 달성한 바이오니아는 국내외 획득 특허만 500개가 넘는다. 일간스포츠가 창간 51주년을 맞아 바이오산업의 선구자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카이스트 석·박사 출신인 그는 개척자답게 즐거운 마음으로 과감히 새로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가장 혁신적인 헬스케어기업을 꿈꾸며 여전히 매출의 40% 이상을 연구·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코로나 진단키트 60개국 수출, 뜨거운 러브콜 국내 바이오 벤처의 ‘맏형’인 바이오니아를 이끄는 박 대표는 ‘1호 타이틀’의 무게를 이겨내고 있다. 초심을 유지하면서 기업을 운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타이틀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이 더 크다. 연구원 출신이라 연구·개발하는 것을 좋아해서 즐기면서 하고 있다”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덕분에 바이오니아는 ‘연구·개발 명가’로 자리매김하며 국내 바이오 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연구·개발에 매진한 박 대표의 뚝심은 최근 빛을 발하고 있다. 세계 각국으로 코로나19 진단장비와 키트 등을 수출하고 있다. 이미 누적 수출 규모가 3000만 달러(약 350억원)가 넘어섰고, 지난해 매출 규모(363억원)도 이미 초월했다. 바이오니아는 올해 2분기 매출액 593억원, 영업이익 320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 박 대표는 “루마니아·사우디아라비아·인도네시아·콜롬비아 등 세계 60개국 이상에 수출하고 있다”며 “계절성 독감 인플루엔자 유행으로 ‘트윈데믹’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 많은 국가가 분자진단 시스템으로 대비하고 있어 문의와 공급요청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니아는 국내의 다른 진단키트 수출 기업과는 결이 다르다. 코로나19 진단검사에 필요한 원재료부터 진단장비·추출시약·진단키트까지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그는 “원재료부터 장비와 키트까지 자체 개발해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은 세계에서 바이오니아와 로슈뿐”이라며 “자체적으로 연구·개발부터 생산, 공급까지 하고 있어 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시장의 변화를 바로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검사수요가 급증해 진단장비와 검사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 초래되면서 바이오니아의 토탈 솔루션 전략이 빛을 발해 글로벌 분자진단 시장에서 키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10월 독감·코로나 동시 검사 다중키트 수출 목표 바이오니아는 28년간 생명공학 연구용 제품사업을 진행해 오면서 축적된 유전자 기술을 기반으로 분자진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자체 개발한 분자진단 시스템(ExiStation)에 지금까지의 기술이 집약됐다. 박 대표는 바이오니아 진단키트의 강점에 대해 “코로나19 외에도 특허받은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수십 종의 다양한 진단키트를 이용해 진단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에 있다”며 “위험도가 높은 바이러스일수록 극미량의 병원체를 검출할 수 있는 최상의 민감도와 특이도가 필요한데 바이오니아의 진단키트들은 특이도와 민감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니아는 최고위험등급인 에이즈·B형간염·C형간염 진단키트들을 특허기술(Dual-HotStart)을 적용해 개발했고, 자사 분자진단시스템(ExiStation)에 적용해 로슈와의 비교 임상시험을 통해 최고의 검출한계를 가진 키트임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바이오니아는 이런 빼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이즈·B형간염·C형간염 진단키트 3종에 대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유럽 체외 진단시약 최고등급 'CE-IVD, List A'를 획득했다. 내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는 코로나19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짧은 간섭 RNA(siRNA) 치료제로 바이러스의 게놈 RNA를 직접 공략해 바이러스 RNA를 분해하는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박 대표는 “바이오니아가 개발한 RNAi 플랫폼 기술(SAMiRNA)은 기존의 siRNA의 단점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유발하는 문제점을 해결한 기술이다"며 "이를 이용해 코로나19와 사스 바이러스 증식을 모두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족제비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바이러스 억제 효능을 확인했고, 치료제의 투여량, 횟수 등을 달리해 추가 동물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4분기에 독성시험과 비임상시험도 시작한다”고도 했다. 최근 찬바람이 불어오면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이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다중 검사키트 개발을 완료했다. 지난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성능시험계획을 승인받기도 했다. 박 대표는 “해외에서 다중 검사키트 공급 요구가 많아 10월 초 해외 공급을 목표로 국내 임상과 별도로 임상 성능시험에 들어갔다. 유럽 통합규격인증(CE) 획득과 수출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허 딴죽 일본 코 납작케 한 독자 기술 '부자'…최고 혁신 헬스케어 기업 목표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독자적인 기술에 대한 원천특허 확보가 중요하다. 바이오니아는 500건 이상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독자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바이오니아가 집중하고 있는 핵산추출과 실시간 유전자 증폭으로 이뤄지는 분자진단 분야에서는 장비와 시약의 원천특허들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바이오니아가 매출의 40%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이오니아는 지식재산관리를 위해 전담부서를 두고 경쟁사 특허분석과 특허전략에 기반을 둔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극미량의 RNA 바이러스를 검출해 낼 수 있는 특허(Dual-HotStart)는 코로나뿐만 아니라 에이즈·C형간염 진단키트에 적용돼 극미량의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핵심특허다”고 소개했다. 특허 관련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그는 “바이오니아가 자동핵산추출장비(ExiPrep)와 관련된 제품을 출시하자 일본 기업에서 자기들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오히려 바이오니아가 제기한 상대방 특허의 진보성 결여 주장이 받아들여져 2011년 특허무효심판에서 승소했다”고 말했다. 바이오니아는 미래의 혁신적인 분자진단 플랫폼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분자진단은 조기진단과 정밀진단이 가능해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커지는 의료비용 증가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분자진단 시장 규모가 연평균 10.2% 성장하고 있다. 2027년까지 21조5000억원 규모로 지속해서 성장할 전망이다. 박 대표는 “바이오니아가 발명한 진단장비(IRON-qPCR)는 30분 만에 최대 40여 종의 다양한 병원체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다. 분자진단 분야와 RNAi 치료제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업으로 포스트 게놈 시대에 가장 혁신적인 헬스케어기업이 되는 게 바이오니아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마지막으로 “새로운 반세기를 시작한 일간스포츠의 5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제약·바이오에 많은 관심을 가져줘서 바이오 기업인으로서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신뢰받는 뉴스, 가치 있는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로 100주년을 향해 더욱 발전해 나가길 기원한다”며 창간 51주년을 맞은 일간스포츠를 응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K바이오는 정부의 미래 3대 중점육성 산업 중 하나다. 그동안 신약 개발에만 집중된 프레임에서 벗어나 플랫폼·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들로 바이오업계의 새 장이 활짝 열리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국내를 넘어 세계 바이오계를 뒤흔들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K바이오와 그 리더들을 조명, 한국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2020.09.25 07:01
경제

[클릭 K바이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신약 각색' 무기로 글로벌 바이오텍 꿈

세계 바이오산업의 중심인 미국에서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가 대세다. 신규 바이오 벤처 중 30% 이상이 NRDO를 표방하고 있다. 이들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신약 물질 발굴 대신 탐색된 물질을 이전받아 개발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취한다. 한국 바이오업계 ‘NRDO 선구자’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를 만나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신약 개발 모델의 활용도와 그 성공 가능성에 대해 짚어봤다. 매년 하나의 파이프라인·하나의 임상단계 NRDO 기업은 과거에는 브로커로 오인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신약을 개발하던 헬릭스미스가 ‘임상 설계오류’로 임상 3상을 사실상 실패하자 NRDO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혁신적인 신약 물질을 개발하더라도 전문적인 임상 설계로 신약 개발 성공도를 높여야 한다는 업계의 간절한 요구 때문이다. 이 대표가 2015년 설립한 브릿지바이오가 하는 역할이 바로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NRDO의 극대화다. NRDO 모델은 종종 출판업과 비교되곤 한다. 이 대표는 “좋은 스토리를 발굴하는 것이 신약 연구라면, 책으로 출판할 기획, 원고 각색 등의 신약 개발 업무를 하는 것이 브릿지바이오가 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소설과 영화의 스토리 라인이 담긴 초고나 시나리오가 신약 연구라면 이를 장르적 특성에 맞게 맛깔나게 각색하는 게 NRDO의 역할인 셈이다. LG생명과학 연구원 입사한 뒤 3번의 창업을 하는 등 25년간 제약·바이오 생태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 대표는 NRDO의 선구자답게 세계 시장의 흐름을 꿰뚫는 식견이 돋보였다. 맛깔 나는 비유와 함께 차분하게 NRDO 모델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 대표는 각색의 묘미로 초대박을 터트린 영화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처럼 ‘NRDO 각색’에 대해 확신을 가진 듯 보였다. 그는 “스토리가 아무리 좋아도 허가당국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거나 빅파마(대형 제약사)의 니즈에 맞지 않는다면 최종 개발이 어렵다”라며 임상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설립 4년 만에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바이오업계와 투자자들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브리짓바이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원 라이센스-인, 원 임상 시험 계획(One License-in, One IND)’, 즉 매년 한 물질 이상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고, 새로운 물질을 임상 단계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올해는 건국대로부터 안저질환 치료제 후보 물질을 도입했고, 현재 효력 검증을 좀 더 살피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임상 시험 계획까지 평균 9개월, 효율성 높이는 ‘옥석 가리기’ 바이오제약 업계 통계에 따르면 약 1만개의 화합물 가운데 5개가 임상 단계에 진입한다. 이중 1개 남짓의 최종 허가에 성공할 정도로 신약 개발 성공률은 낮다. 이 대표는 “통상적으로 10개의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가운데 1개 남짓 최종 개발에 성공하는 확률을 고려했을 때 탄탄한 포토폴리오 구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로 브릿지바이오가 매년 1개 파이프라인을 도입해 포토폴리오를 강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성공 확률이 낮은 만큼 신약 개발에서 ‘옥석 가리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까지 브릿지바이오는 후보물질 발굴 뒤 임상 1상에 들어가기 전 단계에서 IND(임상 시험 계획)까지 평균 9개월이라 효율적인 속도를 보이고 있다. 신약 물질에 대한 특허 기간이 보통 20년인 점을 고려한다면 임상 전 단계까지 최대한 빨리 진행하는 게 필수다. 이 대표는 “글로벌 신약 개발 경험의 폭이 두터운 전문 개발진들이 포진해 수평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며 “4억원까지 전결규정을 위임하는 등 권한 위임을 하는 등 불필요한 시간 소요를 막고 있다. 물론 모든 프로젝트 과정은 담당자들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되기 때문에 투명한 과제 진행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브릿지바이오는 해외 지사를 포함해 전체 임직원이 21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개인 역량들이 탄탄하다. 이 대표는 효율성을 높이는 노하우에 대해 “개발진은 의사 3명을 포함해 전원 박사로 구성됐다. 또 각 세부 분야별 글로벌 개발과 관련된 20년 내외 경험을 쌓은 인력들이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소통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집행되고 실행에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도 개발진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에도 신약 개발 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또 명확한 기준을 갖고 후보물질을 선택하고 있다. 우선 니즈가 크지만 치료제가 없는 퍼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초) 개발에 집중한다. 또 베스트 인 클래스 의약품으로 개발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 위주로 탐색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존 약물을 약간 개선하는 차원의 후보물질은 100% 제외한다”고 기준을 분명히 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염증성 질환과 암 질환 영역의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은 개발 역량과 자본 상태를 고려해 합성의약품 위주로 신약 후보물질을 고려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개선된 재무 상황과 인력 확충 등으로 항체 치료제 개발도 하겠다”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국내 넘어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성장 최근 브릿지바이오의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인 BBT-877의 임상 2상 지연이 공개됐다.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에 총 계약규모 1조5000억원에 기술을 이전한 물질이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으레 발생하는 변수다. 이 대표는 “블록버스터가 되려는 약물은 최소 3번가량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고들 한다”며 “BBT-877의 임상 지연 또한 넘어야 할 고비 중 하나라 생각한다. 이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며 담담하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브릿지바이오는 그동안 국내에서 발굴된 물질의 신약 개발을 표방했다. 하지만 이제 국내를 넘어서 세계 시장에서 후보물질을 찾을 계획이다. 창립 후 5년이 준비기였다면, 내년부터 시작되는 성장기에는 글로벌 진출에 대한 세부적인 전략을 세웠다. 이 대표는 “2022년 말까지 연구개발 활동을 충당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바탕으로 역량 강화에 더욱더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브릿지바이오는글로벌 개발 일환으로 글로벌 제약사 로슈 등과 함께 스위스 헬스케어 엑셀러레이터인바젤론치의 파트너사로 선정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유럽대륙의 신약 벤처 회사를 발굴할 기회의 장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현지의 다양한 혁신 기술과 더불어 후보물질을 탐색하고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텍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 현지의 정부 산하 기관과 더불어 빅파마, 바이오벤처 등과 협력하면서 관심이 가는 기업을 별도로 투자할 기회다”고 말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창립 5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금까지 행보는 ‘85점’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후보물질 개발 사업 및 외형 확장 등 최고 속도로 달려왔지만 상장사로서의 면밀한 준비가 다소 아쉬웠다. 자본시장에 좀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를 것이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과 유럽의 혁신 과제 및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협업을 진행하면서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신약 개발 바이오텍 최초로 매출과 로열티로 자생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김두용 기자 2020.09.04 07:00
경제

[제약 CEO] 삼성 새 성장동력 책임진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미국의 비어(Vir) 사와 4400억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 확정의향서를 체결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10년도 채 되지 않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생산 능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삼성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이 꼽힌다. 여기에 2011년 출범과 동시에 수장을 맡은 김태한 대표이사의 남다른 수완과 역량이 더해져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는 삼성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7년 만에 세계 최대 규모 생산 능력 삼성바이오는 공격적인 투자와 건축공정 혁신 등으로 단기간 내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가 됐다. ‘드림 프랜트’로 불리는 1~3공장에서 모두 36만2000리터에 이르는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2배 규모인 제3공장은 18만 리터의 생산이 가능한 세계 최대의 규모의 단일 바이오의약품 공장이다. 특히 제3공장이 2018년 가동되기 시작, 삼성바이오는 7년 만에 세계 최대 규모로 생산 능력을 키운 셈이다. 세계적인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기업으로 알려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의 30만 리터와 스위스 론자의 28만 리터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게다가 3공장 맞은편에 18만 리터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는 제4공장의 부지도 확보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시설 디자인 최적화와 건축공정 혁신을 통해 건설 기간을 40% 단축해 29개월 만에 설계부터 건설·승인까지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원래 48개월이 걸려야 하는 공정을 19개월이나 단축한 덕분에 빠르게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1공장이 2015년 11월에 가동 25개월 만에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획득해 이 부문의 세계 최단기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는 소량에서 대량 공급까지 가능한 대규모 배양기와 잠재적 고객 요구에 대응 가능한 운영체제를 갖추고 있다. 미세공정의 차별화와 시스템화로 효율적인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태한 대표는 “반도체와 휴대폰에서 쌓은 제조역량을 바이오의약품 공정에 접목했다. 품질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삼성그룹의 핵심가치 아래, 공장 설계부터 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최고만을 고집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규모의 '드림 플랜트'에서 대량 생산된 양질의 바이오의약품을 환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적기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매출 2조원, 세계 1위 헬스케어 도전 삼성바이오는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어 가치가 높다. 코스피 시총 규모를 보면 미래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6일 기준으로 38조450억원에 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시총 규모 3위에 올라있다. 출범에서부터 회사의 경영을 도맡은 김 대표는 위탁생산 물량을 지속해서 확보하며 경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위탁생산은 물론이고 위탁개발(CDO)과 위탁연구(CRO) 등 사업 다각화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고 있다. 그 능력을 인정받아 2020년 1월 네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이제 10년 이상의 바이오업계 장수 CEO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 대표는 1957년생으로 이미 60세가 넘은 나이지만, 삼성바이오의 경영 설계 공로를 인정받아 여전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2019년 제품 기준으로 35개의 위탁생산, 42건의 위탁개발, 10건의 위탁연구를 수주했다. 또 47건의 글로벌 제조승인을 획득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바이오기업이 됐다”고 자평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규모를 키워가고 있는 삼성바이오는 올해 초에도 신규 위탁생산 계약을 이어가며 순항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30 프로젝트’를 실행 중이다. 2030년 세계 1위 헬스케어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잠재적인 고객 관리를 위해 2017년 위탁개발 사업을 시작했고,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개발까지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올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탁개발 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글로벌 거점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의 다른 지역 및 유럽 등지에 추가로 진출하는 것을 계속 검토 중”이라며 “올해 60개 이상의 위탁개발 프로젝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3공장 기공식 당시에 “제3공장만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매출 2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바이오는 2019년 매출 7000억원을 넘어서며 성장세여서 수주를 통한 물량 확보로 공장 가동률을 높인다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올해 삼성바이오의 3공장 가동률이 24%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 경영권 승계까지 얽힌 분식회계…법적 리스크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분식회계 논란은 리스크로 남아있다.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의혹과도 연결되고 있어 검찰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조만간 이재용 부회장을 소환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대표는 2019년부터 검찰 조사에 시달리고 있다. 검찰은 김 대표에 분식회계 및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이 주요 범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해 구속 상황은 피했다. 하지만 검찰이 삼성 합병 의혹을 둘러싼 사건 처리를 앞두고 김 대표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지난 4월 김 대표는 검찰에 재소환됐고,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 기준 변경을 둘러싼 의사결정 과정들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며 종속회사(단독지배)에서 관계회사(공동지배)로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장부상 회사 가치를 4조5000억원 늘린 의혹을 받고 있다. 같은 해 성사된 모회사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서 부풀려진 회사 가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식회계 리스크는 해외 수주를 위해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주요 고객사인 선진국의 바이오기업들은 윤리 문제에 엄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5.08 07:01
경제

[제약 CEO] ‘글로벌 혈액제제 공룡’ 꿈꾸는 젊은 CEO 허은철…이번엔 미국 문 여나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규모는 23조원(2018년 기준)이다. 세계 12위 수준의 시장 규모다. 이에 반해 글로벌 혈액제제 시장 규모는 25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서 독보적인 혈액제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GC녹십자가 이 시장을 겨냥하는 이유다. 청주 오창과 중국, 캐나다 공장(가동 준비 중)을 합쳐 270만L의 혈장처리 능력을 갖춘 녹십자는 세계 5위 수준으로 올라서며 글로벌 진출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선제적 투자·적극 공략…백신·혈액제제 독보적 기업 우뚝 2017년 녹십자는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녹십자는 최초라는 도전과 최고라는 신뢰로 건강산업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 인류가 꿈꾸는 건강한 삶’을 목표로 도전과 노력을 늦추지 않았다. 허채경 한일시멘트 창업주에 의해 시작됐고, 그의 둘째 아들인 허영섭 선대회장이 회사를 성장시켰다. 선제적인 설비 투자와 적극적인 공략이 세를 키우는데 주효했다. 1971년 국내 최초로 혈액제제를 생산했고, 유로키나제도 최초로 만들었다. 혈액제제는 사람의 혈액 중 액체 성분인 혈장을 원료로 하는 의약품이다. 혈장에서 단백질을 물리·화학적으로 분리해낸 뒤 만드는 작업이라서 고순도 기술을 요한다. 혈액제제는 선천적 면역결핍질환·백혈병·혈우병·화상 등의 치료제로 사용된다. 그리고 약 50% 국내 백신 생산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혈액제제와 백신 모두 선제적인 시설 투자가 없으면 생산하기 어려운 분야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았지만, 녹십자는 과감히 투자해 성과를 내며 인간의 건강한 삶 증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보편적 의료 복지 증진을 위해 힘쓴 녹십자는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이다. 허영섭 선대회장은 “누구나 질병으로 고통받지 않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제약기업을 넘어 생명 존중과 헌신을 바탕으로 생명과학을 이끄는 건강산업의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녹십자를 키웠다. 허은철 대표는 이런 아버지의 신념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고, 녹십자의 정신과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2015년 43세의 젊은 나이에 대표이사가 된 그는 50주년에 맞춰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 실현을 준비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가장 큰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잡았다. 세계화를 위해 야심차게 발을 내디딘 허 대표는 “미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글로벌 기업이 될 순 없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기준도 분명했다. 그는 “글로벌이란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는 것이다. 미국에 진출한다면 매출 규모는 물론이고 매출 구성도 확 달라질 것”이라며 장밋빛 ‘글로벌 녹십자’ 전략을 밝혔다. 2018년 글로벌화를 겨냥해 녹십자에서 GC녹십자로 새 출발했다. GC녹십자는 2014년 독감 백신 누적생산 1억 도즈를 돌파했다. 그리고 그해 제약업계 최초로 2억 달러 수출 돌파라는 금자탑을 쌓는 등 글로벌 녹십자의 초석을 닦았다. 2015년부터 연매출 1조원 이상을 계속 찍고 있으며, 2019년에는 1조3697억원을 기록했다. 좀처럼 안 열리는 미국, 글로벌화 최대 난제 허 대표는 2015년 북미 시장을 겨냥해 캐나다에 혈액제제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제약업계 최초 북미 현지 바이오 공장 설립이었다. 준공 및 투자 비용만 2000억원이 들어갔다. 2017년 캐나다 공장이 준공됐는데 계획대로라면 미국 시장 진출도 이뤄졌어야 한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 번번이 쓴잔을 마시고 있다. 녹십자는 2016년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혈액제제 품목(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허가를 기대했지만 아직까지 미션을 완수하지 못했다. 반세기 동안 혈액제제와 백신 등 필수 의약품 국산화에 주력해온 녹십자는 세계 시장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지만 가장 큰 시장의 문이 열리고 있지 않은 셈이다. 혈액제제는 녹십자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면역결핍 치료제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과 알부민으로 중국 등 전 세계 30여 개국 이상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GC차이나를 1995년에 설립했고, 혈액제제 시장 점유율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 2013년 제조시설에 약 150억원을 투자해 혈장 처리량 30만L 공장 규모로 업그레이드했다. 허 대표는 계속해서 허가가 불발되자 북미 진출을 위한 전략도 새로 세웠다. GC녹십자는IVIG-SN 10% 제품에 대한 미국 허가를 올해 연말에 신청할 계획이다. 당초 허가를 준비 중이었던 5% 제품은 10% 제품의 미국 허가 신청 이후에 한다는 시나리오다. 10% 제품이 전체 시장의 70%가 넘는 4조 원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시장성이 큰 제품부터 허가를 준비해 나간다는 포석이다. GC녹십자는 독감백신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의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다. 2019년 범미보건기구(PAHO)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약 403억원 규모의 독감백신 수주를 끌어내며 6년째 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켜내고 있다. 지금까지 GC녹십자가 독감백신을 수출한 국가만 해도 전 세계 45개국에 달한다. 또 희귀진환 치료제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의 경우 지난해 1월 캔브리지에 수출 계약을 했다. 9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로부터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중화권에서는 아직 허가받은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헌터라제의 경우 희귀질환이라 연간 인당 2억~3억원의 구매 비용이 드는 치료제다.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도 중국에서 허가 신청을 내고 기다리고 있다. 허 대표는 “GC녹십자가 추구하는 기업정신의 본질과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해 작지만 중요한 목적을 감당해야 한다”며 정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녹십자가 혈액제제 분야에 특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고, 셀트리온처럼 설비에 대한 투자도 아낌없이 하고 있어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2.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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