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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김희애의 통쾌한 반격..시청률 16% 돌파 '美친 상승세'
‘부부의 세계’ 김희애의 통쾌한 반격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이에 시청률도 16%를 돌파하며 美(미)친 상승세를 이어갔다. 10일 방송된 JTBC스튜디오의 오리지널 금토극 ‘부부의 세계’ 5회는 전국 14.7% 수도권 16.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폭발적 반응과 함께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동시간대 1위를 지켰다. 진실이 만들어낸 파국이 폭발적 에너지로 안방을 집어삼킨 것. 이날 위장된 거짓을 상대로 진실을 겨눈 김희애(지선우)가 완벽한 복수에 성공했다. 김희애가 몰고 온 진실의 소용돌이에 박해준(이태오)은 거짓의 가면을 벗었고, 한소희(여다경)는 한없이 무너져 내렸다. 거짓으로 만든 완벽함 대신 진실의 파국을 선택한 김희애의 행보는 예측할 수 없는 짜릿함을 선사했다. 박해준에게 자신이 느꼈을 불안과 좌절의 감정들까지 완벽하게 되돌려준 김희애의 반격은 거침없는 폭발력으로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다. 한 치의 빈틈도 없어야 할 김희애의 계획은 돌발 변수들로 흔들리고 있었다. 그 시작은 박해준의 의심이었다. 달라진 김희애를 느낀 박해준은 김희애의 휴대전화 내역까지 확인하며 변화를 예민하게 포착했다. 그러면서도 박해준은 이중생활을 청산하지 못하고 이미 이별을 고한 한소희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이미 박해준의 회사가 파산 직전의 상태임을 확인한 김희애에게 김영민(손제혁)은 쓸모를 다했다. 하지만 김영민은 개인 계좌 내역까지 제공하겠다며 다가왔고 김희애가 명확하게 선을 긋자 집까지 찾아와 김희애를 위협했다. 박해준의 비자금 계좌를 김희애 명의로 돌려주겠다고 제안하는 김영민은 김희애의 계획을 망칠 수도, 도울 수도 있었다. 여기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박선영(고예림)은 김희애와 김영민을 주시하고 있었다. 심은우(민현서)의 신경안정제를 확인한 이학주(박인규)는 두 사람의 사이에 약 처방전이 있음을 단번에 알아채고 김희애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심은우에게 처방전을 주며 남편을 미행시켰음이 밝혀지면 의사 면허도 박탈될 수 있는 사안. 게다가 김희애에게 강하게 전이를 느끼는 환자 김종태(하동식)는 난동을 부렸고, 흔들리던 김희애는 과호흡으로 쓰러졌다. 비 오는 밤, 술에 취해 혼자 걷던 김희애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교통사고 트라우마까지 떠올리며 사고 직전까지 내몰렸다. 그런 김희애를 구한 건 선배 의사 박충선(마강석)이었다.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은 김희애는 어둠 속에서 한참을 울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흔들렸으나 결심은 달라지지 않았다. 한번 무너져 내렸던 김희애는 더 단단해졌다. 심은우에게 박해준과 한소희가 헤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김희애. 고요히 침잠한 그의 얼굴에 허망함과 쓴웃음이 스쳤다. 두 사람이 이별했다고 지옥 같은 현실을 돌이킬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부질없는 사랑에 인생이 흔들렸고, 상처를 끌어안고 자기 연민에 빠져 살고 싶지 않은 김희애는 냉철하게 최후의 일격을 준비했다. 자신을 옥죄어오는 모든 상황과 감정의 벼랑 끝에서 박해준과 함께 이경영(여병규)의 집을 찾아간 김희애는 더는 위선과 기만을 용납하지 않았다. 박해준과 한소희, 이경영과 엄효정까지 앉은 식탁에서 박해준과 한소희의 관계부터 한소희의 임신까지 모두 폭로했다. 이경영은 그것도 모르고 박해준에게 투자를 한 참이었다. 박해준의 모든 것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김희애를 쫓아 나온 박해준은 “가족까지 버릴 생각 없었다.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다”라는 궤변으로 끝까지 감정과 관계를 기만했다. “앞으로 준영이 얼굴 볼 생각하지 마”라며 이혼을 선언한 김희애는 김영민과의 관계까지 말했다. 그리고 김영민과의 약속에는 박선영을 내보냈다. 불안과 좌절의 감정까지 고스란히 박해준에게 돌려준 김희애의 완벽한 복수, 진실이 만들어낸 파국은 짜릿했다. 김희애의 복수는 거센 풍랑의 시작이다. 황폐해진 행복의 파편들 안에서 김희애가 집어 든 무기는 진실이었다. 완벽한 세계를 둘러쌌던 거짓들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김희애의 행보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무엇보다 김희애의 행보는 치밀한 심리전을 동반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에게 거짓을 말했던 모든 이들의 패를 간파한 지선우. 자신이 만든 장기판 위에서 이들의 목을 조여가는 모습이 숨 쉴 틈 없는 흡인력을 만들어냈다. 우아하고 치명적인 반격이었다. 복수를 감행하고 있지만 김희애가 든 유리 조각이 자신까지 상처 내지 않을 수는 없었다. ‘부부의 세계’는 김희애의 내면을 집요하게 좇아가며 품격을 더했다. 박해준이라는 남자의 비루한 민낯과 허울뿐인 관계의 본질을 목도하고 흔들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김희애의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김희애가 가진 트라우마도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그의 행보에 공감과 설득력을 극대화했다. “부모를 한꺼번에 잃고 혼자 남은 불쌍한 계집애, 그 지긋지긋한 꼬리표 떼는 데 얼마나 걸린 줄 아냐. 이혼하면 또다시 동정받는 여자가 될 거다”라며 박충선에게 속내를 비친 김희애. 김희애를 집어삼킨 두려움의 실체는 사람들의 값싼 동정이었다. 간신히 털어냈다고 생각했던 지독한 현실이 다시 도래하자 김희애는 견딜 수 없었다. 두려움을 딛고 스스로 이뤄낸 지금의 세계를 잃지 않으려는 김희애에게 잔인할 만큼 처절한 복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감정의 완급을 조절하는 김희애의 폭발적인 연기 역시 정점을 찍으며 호평을 끌어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4.11 0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