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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뜨거운 이재용 가석방 공방…글로벌 '반도체 전쟁' 승리 위해 필요할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놓고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법무부는 오는 9일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어 이재용 부회장의 8·15 광복절 가석방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다. 인텔·TMSC와 글로벌 ‘반도체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수장의 복귀를 염원하고 있다. 여론·정치권 가석방 긍정 신호, 1056개 시민단체 반발 최근 국민의 10명 중 7명이 이재용 부회장의 8·15 광복절 가석방을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6~28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광복절 가석방 찬성이 70%였고, 반대는 22%에 머물렀다. 연령별로도 가석방 찬성 비율이 반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18~29세 65%, 30대 58%, 40대 59%, 50대 74%의 찬성 비율을 보였고, 60대(87%)와 70대 이상(81%)에서는 80% 이상으로 집계됐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 사면에 대해서는 반대가 56%로 찬성(38%) 비율보다 높았다. 여론조사의 설계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것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재계의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요구에 대해 “국민들도 공감하시는 분이 많다”며 이전과는 달리 전향적인 자세를 취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반도체 산업의 요구와 국민 정서를 고민하고 있다”며 다소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말 형기의 60%를 채워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다. 법무부는 그동안 실무상으로 형기의 80% 이상을 복역한 수형자에게 가석방을 허가해왔다. 하지만 최근 가석방 심사기준을 완화하면서 이 부회장도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가석방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부터 강조됐던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재계와 정치권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재계 관계자는 “대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통해 통합 메시지를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촛불의 명령을 역행하는 행태”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민주노총 등 1056개 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3일 "국정농단·횡령 범죄자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에 반대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단체들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은 문재인 정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중대한 경제범죄를 일으킨 재벌 총수를 가석방하는 것은 공정이라는 가치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후진적 행태”라고 역설했다. 게다가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경영권 불법 승계와 프로포폴 투약 혐의 재판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가석방 여부가 향후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 인텔·TMSC 샌드위치 압박 방어 과제 참여연대는 “경제 활성화와 기업 성장이라는 이유로 가석방이 남용된다면 향후 우리 사회의 기업 범죄는 끊이지 않고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공식은 되풀이될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 부회장과 삼성의 기업 활동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되더라도 법적으로는 5년 동안 경영에 참여할 수 없다. 물론 ‘옥중경영’ 자체도 위법이다. 이 부회장이 옥중에 있을 때도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삼성은 2030년까지 177조원을 투자할 계획이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 중 미국에 20조원의 투자계획도 발표됐다. 더군다나 삼성전자는 2분기에 매출 63조6700억원, 영업이익 12조5700억원라는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 이후 11분기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역대 최대인 129조원을 돌파했다. 또 삼성이 반도체 분기 매출에서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 2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이 197억 달러(22조6000억원)로 인텔의 196억 달러(22조4000억원)보다 많았다고 전했다. 삼성이 반도체 매출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문가들은 당분간 현 순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양사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삼성은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앞서가기 위해서 총수 부재가 아쉽다는 입장이다. 중대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에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현재 삼성은 인텔과 TMSC의 샌드위치 압박을 받고 있다. 인텔의 펫 겔싱어 CEO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 재진출하겠다.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통해 2025년 업계 선두자리를 되찾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TMSC와 삼성이 양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와 삼성의 시장 점유율은 각 55%, 17%를 기록하고 있다. TSMC는 파운드리 초격차를 위해 미국에 이어 유럽과 일본에도 투자를 확대한다고 공표했다. 향후 3년간 무려 1000억 달러(약 114조원)를 투자하며 물량공세에 펼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반도체 제조 시설에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만큼 5세대 이동통신, 자율자동차, 인공지능 등에 쓰이는 첨단 반도체 제조 시장을 TSMC와 삼성, 인텔이 결국 나누어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8.0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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