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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SK, 머티리얼즈 자회사 4곳 에코플랜트 편입...C&C 데이터센터는 브로드밴드로

SK가 리밸런싱(사업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SK머티리얼즈의 자회사 4곳을 SK에코플랜트에 편입시키고, SK C&C의 데이터센터를 SK브로드밴드에 매각했다. SK㈜는 13일 전날 이사회를 열어 SK머티리얼즈의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재편하고, SK C&C가 보유한 30㎿(메가와트) 규모의 판교 데이터센터를 SK브로드밴드에 약 5000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을 각각 의결했다고 밝혔다.사내독립기업(CIC)인 SK머티리얼즈와 SK C&C가 보유한 반도체 소재, AI(인공지능) 인프라 사업을 각각 SK에코플랜트와 SK브로드밴드에 집중시켜 미래 핵심 사업간 시너지를 통해 보유 지분 가치를 높이려는 포석이다.이에 따라 SK㈜는 SK머티리얼즈 CIC 산하의 자회사 SK트리켐(65%), SK레조낙(51%),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51%)의 보유 지분을 SK에코플랜트에 현물 출자한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에 대해서는 SK에코플랜트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진행한다.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이번에 SK머티리얼즈 산하의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추가로 품게 됐다.SK㈜는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관련 설계·조달·시공(EPC) 사업과 리사이클링 사업에 더해 반도체 소재 분야를 강화, 반도체 종합 서비스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번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로 가산과 서초, 일산 등 총 9개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게 됐다. SK브로드밴드는 이를 바탕으로 미래 디지털 경제를 선도하는 동시에 디지털 서비스 분야의 핵심 인프라 사업자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AI와 클라우드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한편 SK C&C는 사명을 ‘SK AX’로 바꾸고, AI 중심 ‘AX(인공지능전환) 서비스 파트너’로 전환한다. 기존 IT 서비스를 AI 중심으로 재편해 산업 전반에 AI를 본질적 혁신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전사 AI 전환과 산업별 유스케이스 실행을 통해 10년 내 글로벌 Top 10 진입을 목표로 하는 포부를 밝혔다. SK㈜ 관계자는 "자회사들의 성과가 지주사 가치에 직결되는 만큼 중복 사업은 과감하게 통합하고 시너지를 도출하는 등 자회사 지분 가치를 끌어올려 지주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자회사 성장을 주도하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등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지주사 본연의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2025.05.13 09:37
산업

코오롱인더 1분기 영업이익 269억원…작년 동기 대비 13.5%↓

롱인더스트리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6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4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매출은 1조231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78% 증가했다. 순이익은 198억원으로 2.66% 줄었다.산업자재부문의 판매 신장과 화학부문의 전방 시장 수요 확대로 매출은 성장했지만, 자회사 보유 골프장 정기 보수공사와 현재 진행 중인 '운영 효율화 프로젝트' 등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부문별로 보면 산업자재부문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호조로 카시트, 에어백, 타이어코드 등 주요 자동차 소재 사업에서 매출을 늘렸으며, 자회사 코오롱ENP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도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화학부문 중 석유수지는 타이어, 접착제 등 전방산업 수요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으며 에폭시 수지는 반도체 패널 소재 수요 증가에 대응하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페놀수지도 조선 경기 호황으로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패션부문은 작년부터 이어진 패션 소비 심리 위축과 이상 기후 현상 등으로 1분기 매출이 다소 하락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글로벌 시장 신규 진출·확대에 의한 초기 투자로 감소했다.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관세 등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에서도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운영 효율화 전사 확대 등 기업 체질 개선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5.08 16:10
부동산일반

GS건설 ‘레고식 아파트’ 실증 완료

GS건설이 모듈러 주택사업을 통해 축척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레고식 블록 아파트 시대에 한발 다가섰다.GS건설은 자회사 GPC와 함께 충북 음성에 GPC 공장 부지내에서 조립식 콘크리트(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법, 이하 PC 공법) 부재로 만든 공동주택 목업 (Mock-up, 실제와 동일한 시험 건축물)을 완공하고, 주거 성능 검증까지 마쳤다고 28일 밝혔다.이번 목업은 탈현장 건설(Off-site Construction) 기술을 활용해 기존 철근 콘크리트(RC)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주택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데 중점을 뒀다. PC공법은 공장에서 만든 콘크리트 기둥, 보, 슬래브 등의 부재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형태로, 기존 RC(Reinforced Concrete, 철근 콘크리트)공법은 현장에서 직접 시공 방식으로, 날씨나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는 단점을 보완했다.이번에 GS건설이 준공한 PC 공동주택 목업은 전용면적 59㎡ 및 84㎡의 4 베이 평면을 구현했으며, 30층 이상의 높이에도 적용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세대를 구성하는 모든 골조 부재는 GPC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에서 설치하는 PC 공법으로 시공됐고, 기계설비 및 전기공사, 내·외부 마감 공사까지 모두 실증을 마쳤다. 특히, GS건설에서 특허 출원한 PC 접합부의 구조 강화 기술이 적용됐다. 강화된 구조를 통해 품질 향상은 물론 현장 작업량을 줄여 안전사고 위험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GS건설은 이번 목업에서 바닥 충격음, 방수, 단열, 난방, 기밀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한 주거 성능 테스트를 진행했고, 현장 콘크리트 타설 방식의 기존 공동주택과 동등 이상의 주거 성능을 확보했다. 또한, PC로 만든 공동주택의 장점 중 하나는 세대 내부 기둥이 없고 100% 건식 벽체를 적용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내부 구조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평면 구성도 가능하다는 점이다.GS건설은 지난 2020년부터 PC 제조 자회사 GPC와 목조 모듈러 전문자회사 자이가이스트(XiGEIST)를 설립해 현장 작업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탈현장 건설 공법의 확대 적용을 적극 추진해왔다. GPC는 지난 2021년 충북 음성에 연간 16만㎥의 PC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준공했으며, 지하주차장, 물류센터, 반도체 공장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젝트에 PC제품을 납품하며 사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GS건설은 이번 목업 준공을 계기로, PC공법과 모듈러 주택 사업 등 혁신 기술을 통해 공동주택 시장의 변화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며, 이러한 기술은 향후 GS건설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자이(Xi)’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GS건설 관계자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기술은 품질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미래 건축의 핵심”이라며,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적용을 통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주거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4.28 09:27
산업

돈 안 되는 사업 위해 '알짜 계열사' 파는 SK그룹

SK그룹이 돈 되는 ‘알짜 계열사’를 계속 정리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반도체 계열사들이 매각 우선 대상이 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SK그룹은 리밸런싱(사업 재편)을 통해 배터리 등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방향성을 또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SK실트론 최태원 지분 포함되나 15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의 경영권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SK그룹 지주사 SK㈜는 한앤컴퍼니 등의 사모펀드와 접촉하며 SK실트론 경영권 매각 방안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 지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SK㈜의 보유 지분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으로 묶인 19.6%를 합친 70.6%가 매각 대상이라는 의견이 유력하다. 하지만 여기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29.4%도 포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SK실트론의 몸값은 5조원 안팎이다. 만약 SK가 70.6%를 매각한다면 현금 3조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지분만 따져도 1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기업이다. 12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할 만큼 알짜 회사로 꼽힌다. SK실트론은 지난해 매출 2조1268억원에 영업이익 315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SK실트론은 법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2017년 LG그룹으로부터 인수한 LG실트론이 모태인데 당시 최태원 회장이 개인적으로 우리은행 등 보고펀드 채권단 보유 지분 29.4%를 확보한 바 있다. 이 같은 과정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는 SK㈜가 최 회장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각 8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최 회장은 공정위의 과징금이 부당하다며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고, 2024년 1월 법원은 최 회장을 손을 들어줬다. 이에 공정위가 상고하면서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은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법적 리스크가 있다지만 경영권 매각은 별개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입을 시도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 지분까지 포함하는 협상을 원할 수도 있다. 대법원의 선고가 나더라도 지분 매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21년 12월 공정위에 직접 출석해 SK실트론의 사익편취 의혹과 관련해 “그룹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었을 뿐이고,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은 ‘이혼소송 재산분할’ 지급을 위한 ‘종잣돈’으로 종종 연결되기도 한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소송 2심에서 1조3800억원이라는 재산분할 판결 금액이 선고됐다. 이에 최 회장이 해당 자금 마련을 위해 SK실트론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되곤 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는 대표적인 사업기회 제공 행위로 인식되고 있는 바, 이번 기회에 SK실트론 지분 29.4%를 SK㈜에 증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SK실트론 노동조합은 매각을 원천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고용안정, 근로조건 완전 승계, 인수자의 책임 검증, 공식적이고 구속력 있는 약속과 이행 등 이 모든 게 보장되지 않는 매각은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SK 리밸런싱 작업 언제까지 SK는 SK스페셜티에 이어 SK실트론까지 반도체 계열사들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SK는 지난해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100% 자회사 SK스페셜티 지분 85%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해 약 2조7000억원을 확보했다. SK그룹은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리밸런싱 작업을 하고 있다. 사업 전반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등 고강도 쇄신 작업이 진행 중이다. 특히 적극적인 자산 효율화를 통해 재무 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지난해부터 굵직한 매각이 성사되고 있다. SK스퀘어는 크래프톤 지분 2.2%를 처분해 2660억원을 챙겼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지분 100%를 팔아 8200억원을 확보했다. SK㈜는 베트남의 마산그룹과 빈그룹에 전략적으로 투자한 지분을 팔아서 현금화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내실을 다지기 위함이다. 그룹 차원의 순차입금과 부채비율을 낮춰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겠다는 계산이다. 만약 SK실트론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SK(주)는 순차입금을 10조원에서 5조원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SK㈜는 2017년 이후 순차입금이 10조원 미만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부채비율 감소도 리밸런싱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SK그룹은 부채비율 100% 미만을 리밸런싱의 쟁점으로 꼽고 자산효율화 작업을 하고 있다. 2023년 145% 수준이던 SK의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낮추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SK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에코플랜트 환경사업부 매각 등을 추진하며 슬림화 작업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리밸런싱 차원에서 계열사 매각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성장동력 SK온 살리기 안간힘 SK는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한 자금을 인공지능(AI)과 에너지솔루션 등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의 큰 축으로 꼽히는 배터리 사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의 실적 개선과 부채비율 감소가 핵심 과제다. SK온은 북미 공장 등 글로벌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매년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투자금이 많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까지 겹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온은 지난해에도 설비투자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캐즘 이후의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SK온은 2021년 설립 이후 적자 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2023년 영업손실 5818억원에서 2024년 1조86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되기도 했다. 2022년 영업손실도 1조727억원 수준이었다. 심각한 건 SK온의 부채비율이다. 2023년 190% 부채비율이 2024년 198%로 확대되는 등 200%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로선 SK그룹의 부채비율 100% 미만 목표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돈 먹는 계열사’인 셈이다. SK는 SK온이 캐즘 등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올해도 연간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계열사 매각 등으로 확보한 유동성 자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입장이다. 배터리업 불황으로 힘들어지자 전기차 충전기 업체인 SK시그넷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희망퇴직을 받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SK그룹이 SK시그넷을 재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인 배터리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계속해서 리밸런싱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장 돈이 되는 반도체 계열사도 미래 성장성이 큰 AI 관련 업체를 제외하곤 과감히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4.16 06:30
IT

SK스퀘어 한명진 "AI·반도체 투자전문기업으로"

한명진 SK스퀘어 대표는 27일 "올 한 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포트폴리오 밸류업, 비핵심 자산 유동화, AI∙반도체 신규 투자, 일관성 있는 주주 환원에 주력하겠다"며 "AI, 반도체 중심의 투자전문기업으로 정체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SK스퀘어는 이날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제4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2024년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등 안건이 통과됐다.SK스퀘어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1조9066억원, 영업이익은 3조9126억원이다. 2021년 11월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이익이다. 자회사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앞세워 AI 메모리 리더십을 확보한 덕이다.또 이번에 SK스퀘어는 사외이사 1명을 추가 선임해 총 4명의 사외이사 체제를 갖췄다. 이번에 선임된 홍지훈 사외이사는 오랜 기간 미국 로펌에서 파트너로 근무한 글로벌 법무∙금융 전문가다.신임 기타비상무이사로는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을 역임했던 정재헌 SK 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 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3.27 14:57
산업

삼성그룹 이사회 의장 교체… 바뀌는 그룹별 사외이사 얼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신규 사내·외이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요 그룹에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추세라 더욱 눈길을 끈다.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출하는 삼성그룹을 비롯해 바뀌는 대기업들의 사외이사 구성 및 영입 현황을 정리했다. 위기의 삼성, 사외이사 신임 이사회 의장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신임 의장에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6년 임기를 마친 김한조 전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의 의장 바통을 신제윤 사외이사가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상법상 사외이사 임기는 6년으로 제한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김한조 의장 자리를 채울 신임 사외이사로 반도체 전문가인 이혁재 서울대 교수를 내정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이 교수는 미국 퍼듀대에서 공학박사를 거쳐 2001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고, 2020년부터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하며 그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등기 임원으로 이사회 구성원이 아니기 때문에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의 역할이 중대한 구조다. 삼성전자는 오는 19일 주총에서 신규 사내·외이사 안건이 통과된 후 새로운 이사회가 꾸려지면 이사회를 통해 신규 의장을 선출할 전망이다. 이사회는 한종희 부회장, 노태문 사장, 전영현 부회장, 송재혁 사장 4명의 사내이사와 김준성 싱가포르국립대 기금 최고투자책임자, 허은녕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부원장,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 이혁재 교수, 신제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조혜경 한국로봇학회장 6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 선임과 관련해 “이사회와 관련된 내용은 비공개로 진행되는 게 원칙이다. 신규 이사회 의장과 관련된 내용이 알려진 게 없지만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은 2020년부터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금융위원장 출신인 신제윤 고문은 금융분야에서 30년간 몸담은 정통 재무관료 출신으로 삼성그룹 금융 분야의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현재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월 야당이 발의한 개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액을 시가로 평가해 총자산의 3%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8.51%(5억390만4843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9일 종가 기준으로 27조6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생명 총자산이 320조원 수준인데 법이 통과해 3%로 제한되면 17조원 이상의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되는 것이다. 여기에 삼성생명은 삼성화재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금융위원회에 신청했다. 보험사는 자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 지분을 15% 초과해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오는 4월 자사주 소각 예정으로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율이 14.98%에서 15.9%로 늘어나게 된다. 이 같은 현행법 충돌을 위해 삼성생명은 삼성화재의 자회사 편입을 요청한 상황이다. ‘금융통’인 신 고문은 롯데손해보험에서 5년간 사외이사 및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기도 해 보험업의 지배구조 등에도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삼성그룹의 금융 분야에서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될 수도 있는데 이를 고려해 전문가인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을 이사회 의장 물망에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사외이사 최다 SK, 최고 협의체 의장은 오너가 한국ESG평가원이 지난해 발표한 ‘사외이사 연봉수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사업보고서 제출을 완료한 100대 상장기업의 사외이사의 연봉 평균은 8052만원에 달했다. 사외이사는 이사회 때 손만 드는 ‘거수기’라는 비아냥이 있지만,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기도 해 희망하는 전직 관료와 교수들이 즐비하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선진적인 이사회 구성을 위해 다양한 직군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려 물밑 작업을 벌이는 형국이다. 여기에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에서는 최소 1명 이상의 여성이 사내·외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법 규정이 생기기도 했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의 50대 그룹의 사외이사 인원을 살펴보면 SK그룹이 87명으로 가장 많다. 계열사 수가 지난 2월 기준으로 205개로 주요 그룹 중 가장 많다 보니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로 활동적인 인원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외이사의 수를 보면 농협금융그룹 85명, 현대자동차와 롯데그룹이 7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올해 주총을 기점으로 6년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총 79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임기 만료 사외이사는 4대 그룹에만 35명이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SK가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차·LG 8명, 삼성 7명 순이었다. 현대차의 경우 윤치원, 유진오, 이상승 사외이사 3명이 물러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 김수이 전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글로벌 PE 대표와 도진명 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 등이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LG그룹에서는 한종수 ㈜LG, 이상구 LG전자, 박상찬 LG이노택 사외이사가 물러난다. ㈜LG는 재무에 밝은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 교수, LG전자는 강성춘 서울대 경영학 교수 등을 신규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SK그룹의 경우 SK하이닉스 하영수 SK텔레콤 김석동, SK㈜ 김병호·염재호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된다. SK하이닉스는 공석을 채우지 않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김창보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SK그룹은 계열사별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2023년 말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선임된 뒤에는 오너가로 이사회의 무게중심이 많이 쏠린 상황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의 최고 경영협의기구다. 법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사회가 없어 사외이사를 두지도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은 리밸런싱 작업 이후 수펙스협의회 의사결정에 따라 사안들이 진행되는 모습이다. 사실상 수펙스협의회가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이사회라 할 수 있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2025.03.10 07:00
IT

SK스퀘어, '하이닉스 효과'로 출범 후 최대 영업이익

SK스퀘어가 반도체 업황 호조로 실적 신기록을 쓴 자회사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 증가로 2021년 11월 출범 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SK스퀘어는 2024년 연간 영업이익이 3조9126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은 1조906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6% 감소했다.또 SK스퀘어는 주요 ICT 포트폴리오의 합산 영업손실을 2023년 2871억원에서 2024년 1941억원으로 32% 줄였다.먼저 티맵모빌리티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434억원으로 356억원 개선됐다. 티맵 오토, 안전운전보험(UBI), 광고 등 모빌리티 데이터 사업은 21% 성장했다. 올해는 AI 기반 장소 추천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11번가의 경우 오픈마켓 부문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11개월 연속 흑자를 냈으며 직매입 사업은 효율화했다. 2024년 매출은 5618억원으로 약 30% 줄었지만, 영업손실은 754억원으로 504억원 개선됐다.콘텐츠웨이브는 지난해 11월 SK스퀘어와 CJ ENM으로부터 OTT 웨이브와 티빙의 사업 결합을 위해 각각 1500억원, 1000억원을 투자 받았다. 곧 최대 토종 OTT를 출범해 차별화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SK스퀘어는 지난해 비핵심 자산 유동화도 추진했다. SK스퀘어 보유 크래프톤 지분 매각, 티맵모빌리티의 우티 지분 매각, 드림어스컴퍼니의 아이리버 사업 부문 매각, 원스토어의 콘텐츠 자회사 로크미디어 매각 등이 이뤄졌다.SK스퀘어의 작년 말 현금성 자산은 5363억원이다. 올해 SK하이닉스 배당 수익(약 3550억원)과 SK쉴더스 잔여 지분 매각 대금(약 5000억원)에 추가 비핵심 자산 유동화로 1조3000억원 이상의 투자 재원을 확보할 방침이다.한명진 SK스퀘어 사장은 "지난해 포트폴리오별 사업 전략을 재정립했으며 손익 개선에 집중했다"며 "올 한 해 수익성 중심 포트폴리오 밸류업, 비핵심 자산 유동화, 투자회사 아이덴티티 강화에 주력하고 주주 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25 16:34
IT

챗GPT 아버지 손잡은 카카오 정신아, 제2 국민 앱 예고

국민 메신저를 앞세운 카카오가 생성형 AI(인공지능) 선구자 오픈AI와의 동맹을 전격 발표했다. 이용자도 모르는 사이에 일상에 스며드는 AI를 목표로 연내 B2C(기업-소비자 거래) 영역에서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포부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국경을 초월한 AI 리더와의 파트너십으로 성장이 지체됐다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낼 제2 국민 앱을 탄생을 예고했다.올트먼 "카카오와 AI 비전 공유"정신아 대표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미디어데이에서 오픈A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화했다.카카오는 급변하는 AI 생태계에 발맞춰 직접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대신 글로벌 리더와 손을 잡는 전략을 택했다.정 대표는 "자본이 곧 경쟁력인 환경에서 남들이 AI 모델의 성능을 이야기할 때 카카오는 어떻게 하면 최고의 AI 모델을 가장 빠르게 확보해 이용자들에게 최적의 AI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카카오의 5000만 이용자를 위한 공동 프로덕트(상품·서비스)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최고의 AI 기술을 가진 오픈AI와의 협업은 카카오가 국내에서 가장 앞선 AI 기술을 확보하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챗GPT의 아버지로 이름을 알린 샘 올트먼 CEO도 카카오의 기대에 화답했다. 이날 무대에 올라 인사하는 과정에서는 정 대표와 악수하고 포옹하는 등 친근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올트먼 CEO는 "에너지, 인터넷, 반도체 환경을 보면 한국은 AI에 굉장히 적합한 국가"라며 "카카오는 AI 비전을 공유하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항상 좋아했다. 특히 탐구할 부분이 풍부한 메시징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지난해 9월부터 협업 논의를 이어왔다. 지금은 메신저를 비롯해 쇼핑,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등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AI를 접목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하는 단계로, 아직 청사진을 구체화하지는 않았다.정 대표는 "카카오톡과 챗GPT가 상호작용하는 등의 형상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올트먼 CEO는 지난 3일 깜짝 발표한 신규 툴 '딥 리서치'의 접목 가능성이 제기되자 "챗GPT는 대화는 하지만 대신 일을 하지는 못했다"며 "딥 리서치는 심도 몇시간 또는 며칠이 걸리는 작업을 몇 분안에 대신 처리하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개발했고 올해 사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답했다.딥 리서치는 데이터 분석과 웹 브라우징에 특화해 리서치 애널리스트 수준의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는 툴로, 오픈AI의 추론모델인 'o3'로 구동된다.오픈AI에 따르면 100개 이상의 광범위한 주제 안에서 3000개 이상의 객관식·단답식 문제를 내는 정확도 테스트에서 최근 다크호스로 떠오른 중국 딥시크의 'R1'은 9.4%에 그쳤지만 딥 리서치는 26.6%를 달성했다.이날 카카오의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도 베일을 벗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카카오가 작년 10월 선보인 카나나는 대화의 맥락 안에서 주요 정보를 기억해 이용자에게 딱 맞는 답변을 제시한다.개인 메이트 '나나'와 그룹 메이트 '카나'로 나뉘는데, 그룹 대화에서 나눈 일정과 준비물 등을 잊지 않도록 메시지를 보내거나 스터디 모임에서 함께 읽은 논문에서 추출한 퀴지를 내고 채점을 하는 등 개인 맞춤형 기능을 뒷받침한다.카나나 출시에 무리하게 속도를 내기보다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품질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카카오의 생각이다.정 대표는 "지난해 연말 비공개 테스트를 하면서 바꿀 부분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상반기 공개를 시도하겠지만 이용자를 만족시킬 수 없을 것 같다면 계속해서 정답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나나 출시·AI 전환 시기는별개 앱으로 출시를 계획 중인 카나나는 오픈AI와의 파트너십으로 카톡과의 캐니벌라이제이션(자기 잠식) 우려를 일부 떨쳐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카톡이 아닌 한국 문화와 언어를 고려하지 않은 해외 AI 에이전트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신저와 명확히 역할을 나눈 카나나 덕에 카카오는 추가적인 광고 지면 효과도 노릴 수 있다.일단 카카오는 오픈AI와 재무적 관점이 아닌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공동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 오픈AI는 네이버 등 다른 한국 기업들과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놨다.연내 등판할 카나나와 카카오 서비스의 AI 전환 속도에 실적 반등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카카오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지난해 1분기 2배에 달했지만 3분기 한 자릿수(5.0%)로 뚝 떨어졌고, 4분기에는 35%가량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국내 광고·커머스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게임 등 콘텐츠 자회사들은 신작 부재 등으로 침체에 빠졌다.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톡 개편과 AI 사업 전략에 주목한다"며 "B2C AU 서비스를 전개하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AI의 성능이 낮고 비용이 합리적이지 않아 대중화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05 07:00
산업

2심 무죄 이재용, '10년 족쇄' 털어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길고 길었던 ‘사법 리스크’가 마침표를 향해 가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을 시작으로 부당합병·승계 의혹, 회계부정, 프로포폴 불법투약까지 모두 법정의 판결로 죗값을 치르거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총수의 ‘사법 리스크’로 잃어버린 10년의 시간을 보냈던 삼성그룹은 이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2심의 변수 ‘회계부정’도 무죄 서울고법 형사13부는 3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정,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2월 5일 1심 무죄 선고에 이어 2심도 같은 판결을 받으면서 이 회장은 긴 시간 사투를 벌였던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서 대법원에 상고를 하더라도 1·2심 모두 무죄가 나왔기 때문에 기각할 가능성이 크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사법 리스크’의 출발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5월 이사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결의하면서 부당한 경영권 승계 논란이 일었다. 이어 12월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를 변경되면서 ‘회계부정’ 이슈가 발생했다. 검찰은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미전실 주도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부당하게 추진·계획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에 개입한 혐의를 추가하면서 지난 2020년 9월 이 회장 등을 기소했다. 2심 판결의 쟁점은 ‘회계부정’ 판단 여부였다. 지난해 8월 서울행정법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한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행정법원은 “삼성바이오는 자본잠식 등의 문제를 회피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별다른 합리적 이유가 없는 상태에서 단독지배에서 공동지배로 변경됐다고 주장하면서 시점을 2015년 12월 31일로 보아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처리를 했다”며 “이는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에피스 투자주식을 부당하게 평가함으로써 관련 자산 및 자기자본을 과대계상한 것”이라고 적시했다.이는 이 회장의 형사재판 1심 재판부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 판단한 것과 배치되는 결과였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과 합병 시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여부 등 쟁점 사항에 대해 차례로 판단한 뒤 검찰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특히 재판부는 허위공시·부정회계 의혹에 대해서는 “바이오젠의 콜옵션이 행사되면 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잃는다는 사실이 주요 위험이라고 공시했어야 된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은폐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법조계 관계자는 “1, 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으면 대법원에 가더라도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국제상설중재재판소 판결은 ‘유죄’이와 달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사실상 유죄를 선언한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반대 소송을 하면서 이에 대해 합의하면서 724억원을 배상한 바 있다. 또 엘리엇은 정부를 상대로 같은 건으로 소송을 진행했고,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는 정부가 69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은 개인적 ‘사법 리스크’는 모두 털어냈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이후 부당합병 승계 의혹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부정 관련 재판이 합쳐지면서 주기적으로 법정에 출석해야 했다. 지난 2016년 11월 국정농단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이후 파기환송심을 거쳐 가석방되기까지 4년 9개월 동안 시달려야 했다. 2017년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5년을 선고받고 구속돼 삼성그룹은 비상이 걸렸다. 이듬해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으로 석방돼 다시 기업 경영에 복귀하는가 했지만 2019년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사법 리스크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2021년 1월 서울고법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받으면서 다시 구속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 회장은 그해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되면서 수감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여기에 이 회장은 2020년에는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 사실이 보도되면서 곤욕을 겪었다. 그는 2015년 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41차례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의료 외 목적으로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이듬해 검찰이 약식기소했고, 법원이 정식 재판에 회부하면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국정농단 사건의 재판으로도 버거웠던 이 회장은 프로포폴 투약 사실을 빠르게 인정했다. 가석방 이후인 2021년 10월 진행된 프로포폴 공판의 최후진술에서 “이번 일은 모두 제가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라며 “치료에서 비롯된 일이지만 깊이 반성하고 있고, 이번 일을 계기로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확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사법 족쇄를 푼 이 회장은 위기를 맞고 있는 그룹 경영을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2심에서도 무죄가 나왔기 때문에 경영적인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위기를 맞고 있는 삼성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수장으로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지금은 초격차가 아닌 다시 본원적인 경쟁력 회복에 신경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무죄 선고와 관련해 이재용 회장 측은 재판 후 취재진과 만나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제는 피고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반도체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에서 고전하며 위기를 맞고 있다. 2024년 실적에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부문에서 역대 최대인 23조46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15조1000억원에 머물렀다. 김두용 기자 2025.02.04 07:00
e스포츠(게임)

K게임에 빠진 엔비디아…사람 같은 캐릭터 만든다

미국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을 기점으로 국내 게임사들과 잇달아 손을 잡아 눈길을 끌고 있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크래프톤과 함께 게임에 특화된 AI 기술 ‘CPC’(상호작용 캐릭터)를 선보였다.이번 협업은 글로벌 인기 게임 ‘플레이어언노운 배틀그라운드’(PUBG·이하 펍지) 등 독창적인 게임 개발 역량과 차별화된 AI 기술을 갖춘 크래프톤과 글로벌 AI 반도체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가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성사됐다.CPC는 엔비디아 ‘에이스’ 기술로 구축된 게임에 특화된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 모델(SLM)을 기반으로, 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캐릭터다. 기존 비플레이캐릭터(NPC)와 달리 이용자와 대화하고 협력하며, 사람처럼 상황을 인식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크래프톤은 ‘펍지’ 지식재산권(IP) 프랜차이즈와 ‘인조이’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에 CPC를 확대 적용하고, 이용자 경험의 변화를 이끌 계획이다.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CES 2025’는 크래프톤과 엔비디아가 공동 개발한 AI 기술을 선보이며, 게임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CPC를 비롯한 AI 기반의 차별화된 기술로 이용자 경험을 확장하고, 글로벌 게임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케이타 이이다 엔비디아 개발자 협력 부문 부사장은 “AI는 게임 개발 및 플레이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엔비디아 에이스와 같은 혁신적인 AI 기술을 크래프톤의 다양한 라이브 게임에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독창적 경험을 제공하는 CPC를 구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위메이드의 자회사 위메이드넥스트의 신작 ‘미르5’에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도 AI로 개발한다. ‘미르5’는 위메이드의 핵심 IP인 ‘미르의 전설2’를 활용한 개인용 컴퓨터(PC) 오픈월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엔비디아는 위메이드넥스트와 머신 러닝(기계 학습)과 SLM이 적용된 AI 모델을 파인튜닝해 ‘미르5’의 보스 몬스터 ‘아스테리온’을 개발 중이다. 파인튜닝은 AI 모델을 특정 목적에 맞게 재훈련해 성능을 향상하는 작업이다. 원하는 분야에 특화된 맞춤형 AI 모델을 만들 수 있다.게임 속 캐릭터 아스테리온은 머신 러닝을 통해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학습한다. 전투를 거듭할수록 더 정교하고 진화한 공격을 선보인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매번 새로운 전략을 세워 아스테리온에 도전해야 한다.박정수 위메이드넥스트 대표는 “항상 새로운 전술을 요구하는 ‘미르5’의 AI 보스는 게임 역사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 기술이 게임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된다”고 말했다.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그동안 대다수의 게임사들이 이미 기초 제작 단계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왔다”며 “위메이드와 크래프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AI 중요성이 커지면서 엔비디아가 게임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1.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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