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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손윤의 야구 본색] '지명권 달라' 한화와는 다른 키움의 미국식 리빌딩

올 시즌 프로야구 후반기 일정을 시작할 때 최대 관심사는 마무리 투수 조상우(키움 히어로즈)의 거취였다. 순위 싸움이 어느 해보다 치열하게 전개돼 구단마다 불펜 운영에 어려움이 작지 않다. 7월 말로 예정된 트레이드 마감일에 앞서 키움이 조상우를 트레이드로 카드로 사용할지 여부가 흥미로웠다. 결과적으로 트레이드는 불발됐다.A 구단 관계자는 "여러 팀이 조상우 트레이드에 관심 있었지만 키움의 요구 조건을 맞추기 어려웠다"고 귀띔했다. 그도 그럴 것이 키움은 지난 5월 내야수 김휘집을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하면서 2025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 2장(1·3라운드)을 받았다. '인기 매물' 조상우의 트레이드 대가가 더 높을 거라는 건 불 보듯 뻔했다. 실제 이런 이유로 트레이드가 결렬됐다고 한다.지난해부터 키움은 주축 선수를 트레이드하고 지명권을 받는 방식으로 리빌딩에 들어간 모습이다. 신인 드래프트는 총 11라운드까지 11명을 지명할 수 있는데 핵심은 1~3라운드. 키움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3라운드 이내 6명을 지명할 수 있다. 그런데 지명권을 더 늘리려고 했다. 왜 그런 걸까. B 구단 관계자는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단언했다. 그는 "최상위 지명자라고 해도 프로에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며 "긁을 복권이 여러 장 있으면 당첨 확률이 올라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전체 1순위 지명자라도 실패할 수 있는 게 프로의 세계. 또 성공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위 지명권을 최대한 모아 성공 확률을 올리고 자연스럽게 리빌딩 완료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게 키움의 계획으로 보인다.키움의 행보는 2021년부터 리빌딩에 들어간 한화 이글스와 대조적이다. 한화는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과 최원호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3년 6개월 동안 총 6번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런데 트레이드 모두 유망주 확보와 거리가 멀었다. 긁을 복권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유망주도 손에 꼽을 정도. 결국 호언장담했던 리빌딩이 원활하지 않았다.반면 키움은 2022년부터 한화와 같은 6번의 트레이드를 진행, 주축 선수를 내주고 유망주나 신인 지명권을 집중적으로 수집했다. 포수 박동원(2022년 KIA 타이거즈) 투수 최원태(2023년 LG 트윈스) 포수 이지영(2024년 SSG 랜더스) 등 주전 선수를 차례로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고 리빌딩의 토대를 마련했다. 최원태의 대가인 이주형은 이미 팀의 간판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이정후(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이어 김혜성마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MLB) 문을 노크한다. 그런 상황에서 김휘집까지 트레이드로 보냈으니 과감하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C 구단 관계자는 "올해 신인 드래프트 대상자 중에 좋은 내야수가 많다"며 "그들로 김휘집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MLB에서는 리빌딩에 들어간 팀이 주전 선수를 내주고 마이너리그 유망주를 받는 트레이드가 활발하다. 유망주라는 복권을 여러 장 얻어 팀 재건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의도. 키움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이런 움직임은 팬층을 확장하는 데는 부정적이다. 어제까지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애정을 쏟은 선수가 다른 팀으로 떠나는 것을 보는 건 팬들에게 때론 가혹할 수 있다. 탄탄한 모기업이 없는 키움이 겪는 원초적인 '비애'에 가깝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 2024.08.05 11:49
프로야구

18년 전 WBC 소환한 이종범-후지카와 재대결...긴장감 사라졌지만, 야구팬 향수 자극

일본 프로야구에서 가장 늦게 지어진 최신식 돔구장 에스콘필드. 일본 홋카이도현 기타히로시마시 소재로 현재 퍼시픽리그 니혼햄 파이터스의 홈구장이다. 지난 22일 밤 한·일 야구를 빛낸 올드 보이들이 에스콘필드에 모였다. 한일프로야구 드림 플레이어스 게임을 치르기 위해서다. 한국은 '국민 사령탑'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바람의 아들' 이종범, '양신' 양준혁, '타격 기계' 김태균 등 1990년도 초반부터 수 년 전까지 KBO리그와 국제대회를 이끈 선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일본은 하라 다쓰노리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이나바 아쓰노리 전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조지마 겐지, 후쿠도메 고스케 등 국내 야구팬에게도 익숙한 '전' 선수들이 합류했다. 정규이닝을 7회까지로 한정한 이날 경기는 한국이 6-10으로 역전패했다. 5회까진 앞섰지만, 6회 말 1사 2·3루에서 고창성이 이토이 요시오에게 스리런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했고, KBO리그 통산 111홀드 투수 윤길현이 141㎞/h까지 찍히는 '강속구'로 응수했지만, 빗맞은 안타를 연속으로 허용하는 등 흔들리며 추가 실점 했다. 한국 선수 중 가장 주목받은 건 일본 리그 주니치 드래건즈에서 뛰었던 이종범이었다. 이젠 메이저리거 이정후의 아버지로 더 유명하지만, 그는 한국 야구 역사를 대표하는 천재 야구 선수였다. 상대적으로 젊은 이대형(1983년생)조차 실전 감각을 되찾지 못해 자신의 강점인 주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50대 중반 이종범은 이날 펄펄 날았다. 1번 타자로 나선 그는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기록하며 5출루 경기를 펼쳤다.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2루수로 자리를 옮겨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올드 야구팬 추억, 향수를 자극하는 장면도 나왔다. 이종범과 후지카와 큐지의 대결이 7회 초 펼쳐졌기 때문이다. 2006년 열린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로 거슬러 올라간다. 2라운드 한일전 0-0으로 맞선 8회 초 1사 2·3루에서 타선에 선 이종범은 당시 일본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후지카와의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치며 한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타구가 외야에 떨어지자, 두 손을 번쩍 들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의욕 앞선 주루를 하다가 3루에서 아웃된 장면이 아직도 야구팬 기억에 선명이 남아 있다. 무려 18년이 흘러 다시 투타 맞대결을 한 두 선수. 1980년생 후자카와도 어느덧 4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구속은 130㎞/h대로 떨어졌다. 긴장감 있는 승부도 없었다. 후자키와의 공은 3구 연속 낮았고, 결국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후지카와는 해맑게 웃어보였다. 이종범은 출루로 1사 1·2루 득점 기회를 열었지만, 후속 타자로 나선 이대형과 양준혁이 후지카와를 상대로 각각 삼진과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결국 한국은 역전에 실패했다. 경기 뒤 이종범은 "어렸을 때부터 일본과의 승부는 목숨처럼 생각하면서 했다. 일본은 강적이었고, 그 강적 물리치기 위해서 팀워크로서 경기를 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고 돌아보면서도 "지금은 은퇴를 해서 다들 배도 나오고 머리도 벗겨지고 그런 모습도 있다 보니, 그런 점들도 즐거움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졌지만 즐거운 추억이다. 일본에서 뛸 때 알고 지낸 일본 후배 선수들을 만나 즐거웠다"라고 말했다.안희수 기자 2024.07.23 19:33
프로야구

최고의 팬, 최저의 팀 2024년 한화 [IS 포커스]

한화 이글스가 역대 가장 뜨거운 응원을 받으면서 최하위로 떨어졌다.한화는 지난 21일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서 7-8로 져 7연패에 빠졌다. 이날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1만 2000석은 매진됐다. 올 시즌에만 36번째 만원 관중을 기록하며 1995년 삼성 라이온즈와 같은 단일 시즌 타이기록을 세웠다. 신기록 달성은 시간문제다.한화생명이글스파크 좌석 수가 적은 걸 고려해도 '역대급 흥행'이다. 한화는 지난해 홈 73경기에서 56만 6785명(평균 7764명)을 모았는데, 올해는 22일 기준 불과 50경기 만에 그에 근접한 56만 3560명(평균 1만 1271명)을 기록했다. 류현진 캐릭터 유니폼, 핑크 에디션 유니폼 등 각종 굿즈는 출시 즉시 매진된다. 팬들의 한화 사랑은 으뜸이다. 그러나 경기력은 '최저'에 가깝다. 21일 한화는 6회 말 이도윤의 적시타와 김인환의 스리런 홈런으로 7-5 리드를 잡았다. 7회와 8회 말 등판한 필승조 불펜 투수들도 실점하지 않았다.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화는 9회 초 역전을 허용했다. 4회 실책 2개로 두 점을 주더니 9회엔 주현상이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앞선 타자 최원준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줘 주자를 쌓은 게 화근이었다.한화는 후반기에 2승 9패에 그치고 있다. 올 시즌 38승 2무 53패(승률 0.418)로 키움 히어로즈와 공동 9위로 떨어졌다. 키움은 지난해도 10위로 한화(9위)와 비슷한 전력이었다. 지난겨울 한화는 안치홍, 류현진을 영입했다. 반면 키움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MLB)로 떠났고, 에이스 안우진이 입대했다. 전력 보강 없는 키움과 동률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한화의 참혹한 현실을 알 수 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와서도 마찬가지다. 6월 3일 김 감독 부임 직후는 3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범위를 첫 한 달로 넓히면 26경기 12승 1무 13패에 그쳤다.2024년 7월 기준, 한화는 다시 무색무취한 팀으로 돌아왔다. 거액을 들인 선수 중 제 역할을 하는 건 평균자책점 7위(3.76) 류현진 정도다. 장타율을 보면 채은성(0.396)과 안치홍(0.417)은 중심타선을 맡기에 부족하다.한화의 미래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지난해 홈런·타점왕이었던 노시환의 wRC+(조정 득점 생산력)는 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98.1(스포츠투아이 기준)에 불과하다. 신인왕 문동주는 평균자책점 6.32 피안타율 0.351로 심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21일 중계를 맡았던 이동현 SPOTV 해설위원은 "한화의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김경문 감독 색깔이 선수단에 입혀지려면 시간이 걸린다"라며 "투수진 완성도가 우선이다. 외국인 투수와 젊은 선수들이 2~3년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야 한다. 불펜진도 매년 10홀드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투수가 3명은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아울러 이동현 위원은 "올해 초반에는 선발진 붕괴와 부상 영향이 컸다. 김경문 감독 체제 이후엔 작전 수행 능력, 세밀한 플레이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덧붙였다.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건 한화에서 아주 오래된 스토리다. 한화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패배의 명분이 있었다. 전면 리빌딩을 내세운 한화는 '육성'이라는 정체성만큼은 확실히 지켰다.2024년 한화는 또 최하위다. 이번엔 미래도 불투명하다.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상한제)은 채웠는데도 성적은 똑같다. 유망주 육성에 대한 불신은 커졌다. 돈을 썼으니 다시 리빌딩으로 기조를 바꾸기도 어렵다.올 시즌을 준비하며 한화는 우승에 도전하는 '윈나우(win-now)'의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성적을 보면 '탱킹(tanking, 하위 팀이 다음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을 얻기 위해 고의로 지는 전략)'하는 팀에 가깝다. 변화가 없다면 반등도 어렵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7.23 08:44
메이저리그

이정후, 보스턴전 1번 타자·중견수...요시다는 선발 라인업 제외

1일부터 열리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은 덕담을 주고 받은 한·일 대표 외야수, 이정후와 요시다 마사타카의 맞대결로 주목받았다. 요시다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샌프란시스코는 1일부터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보스턴과 2024 메이저리그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지난 한 달 동안 MLB에 안착한 이정후, 지난 시즌 빅리그에 입성해 타율 0.289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남긴 요시다가 한 그라운드에 설 기회였다. 두 선수는 이미 인연이 있다. 지난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치른 뒤 서로에게 덕담을 남겼다. 요시다가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서로의 이름과 메시지를 새긴 배트를 들고 함께 포즈를 취한 모습을 게재했다. 요시다는 '곧 만나자(See you soon)는 바람을 적었고, 이정후도 'TO. 요시다 형'이라고 한글로 새겨 선물했다. 당시 요시다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으로 빅리그 도전에 나섰고 기간 5년 총액 9000만 달러에 보스턴과 계약, 빅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었고 팀 주축 타자로 2023시즌을 치렀다. 올 시즌 요시다는 입지가 흔들렸다. 4월 벤치를 지키는 경기가 늘어났다. 좌익수 수비도 1이닝 밖에 나서지 못하고,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반면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타선 리드오프(1번 타자)로 안착했다. 1일 열리는 3연전 1차전에서 이정후는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요시다는 보스턴 선발 출장자 명단에 없었다. 좌익수 자리는 롭 레프스나이더, 지명타자는 타일러 오닐에게 밀린 모양새다. 2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4안타를 몰아치며 타격감을 회복한 것으로 보였지만, 샌프란시스코 1차전은 벤치에서 시작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01 08:07
메이저리그

'공이 뜨질 않네' 이정후 4타수 무안타 침묵…14G 연속 출루 실패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이 '13'에서 멈췄다.이정후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 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로써 지난 8일부터 이어온 연속 경기 출전 기록이 '13'에서 마무리됐다. 이정후는 이 기간 타율 0.340(53타수 18안타), 출루율(0.397)과 장타율(0.453)을 합한 OPS가 0.849로 수준급이었다.메츠 상대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1회 말 첫 타석 2루 땅볼,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5회 세 번째 타석마저도 1루 땅볼. 메츠 선발 루이스 세베리노(6이닝 5피안타 3실점)의 구위에 눌린 탓인지 타구가 좀처럼 뜨지 않았다. 세베리노는 이날 최고 97.7마일(157.2㎞/h)까지 찍힌 포심 패스트볼 비율이 49%로 높았다.이정후는 7회 마지막 타석에선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경기 뒤 시즌 타율은 0.284에서 0.272(92타수 25안타) 소폭 하락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부진했으나 5-1로 승리, 시즌 12승(13패)째를 따냈다. 선발 투수 로건 웹이 8이닝 6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시즌 3승(1패)을 수확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4 14:21
프로야구

[IS 고척] 홍원기 감독 "하위권 예측, 감독도 선수들도 신경 안 썼다"

"그런 여론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선수들도 무감각해진 것 같다. 매년 그랬지 않나."키움 히어로즈가 시즌 전 하위권 예상을 보기 좋게 깨부수고 있다. 어느덧 6연승으로 정규시즌 5위. 승률 6할(6승 4패)을 기록 중이다.키움은 지난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7-6으로 접전 끝에 승리했다. 시즌 초 7연승을 달리며 1위를 지키던 한화를 상대로 연달아 타격전에서 승리했다. 기세를 기세로 꺾은 셈이다.키움은 시즌 전만 해도 하위권 후보로 분류됐다. 지난해 9위였던 한화는 자유계약선수(FA) 안치홍 영입과 메이저리거 류현진의 복귀로 다크호스로 분류된 반면 10위 키움은 안우진의 군 입대,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전력 유출이 더 크다는 우려를 들었다.홍원기 감독은 덤덤했다. 비단 올해가 아니어도 매년 하위권 후보라는 예측을 들었던 탓이다. 하지만 홍 감독은 그러고도 꾸준히 가을야구에 올랐던 팀이란 걸 믿고 있었다.홍원기 감독은 7일 고척 한화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그런 여론에 별 신경쓰지 않았다. 선수들도 무감각해진 것 같다. 매년 그랬지 않나"라며 "선수들도 의식하지 않겠지만, 나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강조했다. (지난해 10위였으니) 올해는 더 떨어질 곳도 없다. 자신 있게 도전하자'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매 게임 최선을 다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물론 위기도 있었다. 키움은 개막 4연패로 올 시즌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역시'라는 평가가 따랐다. 하지만 홍 감독은 "그때 조바심이야 났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다"며 "일단 우리가 약한 부분은 인정해야 했다. 보강해야 할 부분은 준비해야 했다. 어차피 144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평가나 시선은 최대한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앞으로 어떤 연승, 연패, 위기가 올지 모른다. 그에 맞게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고척=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7 12:25
프로야구

[IS 고척] 볼넷만 11개…아무리 스페셜 매치여도 이런 경기력은 '망신'

아무리 '스페셜 매치'여도 수준 이하의 경기력이었다.키움 히어로즈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고척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스페셜 매치를 3-14로 완패했다. 다저스는 2013년부터 11년 연속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 메이저리그(MLB) 대표 명문 구단. 반면 키움은 지난해 KBO리그 최하위에 머문 최약체다. '미스 매치'에 가까운 두 팀의 맞대결은 다저스가 MLB 개막전을 고척돔에서 치르는 상황을 고려,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키움이 '스파링 상대'로 낙점됐다.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을 비롯한 대부분의 주전 타자가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오는 2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고척돔 개막 2연전을 갖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전 "(키움을 상대하는 게) 굉장히 흥미롭다. 긴장감 있는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로버츠 감독의 기대는 불과 몇 분 뒤 산산조각났다. 키움은 투타 모두 삐걱거렸다. 타선은 삼진 15개를 쏟아내며 빈타(6안타)에 허덕였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MLB에 이적한 뒤 팀의 기둥이나 다름없는 김혜성마저 대표팀에 소집돼 다저스전을 뛸 수 없었다. 202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고영우(2루수)와 이재상(유격수)이 선발 출전할 정도로 중량감이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마운드. 볼넷 11개(피안타 17개)로 자멸했다. 특히 5회 초 마운드를 밟은 손현기는 아웃카운트 1개 잡을 동안 안타 4개, 볼넷 3개를 내주며 4실점했다. 그가 올해 입단한 신인이라는 걸 고려하면 빠른 투수 교체가 필요해 보였는데, 키움 벤치는 꿈쩍하지 않았다. 손현기는 투구 수 27개 중 스트라이크 비율이 37%(10개)에 그쳤다.네 번째 투수 김윤하도 마찬가지였다. 손현기의 신인 드래프트 동기 김윤하는 1과 3분의 1이닝 4피안타 3볼넷 5실점 했다. 6회 초를 실점 없이 넘겼지만 7회 초엔 진땀을 뺐다. 피안타 3개, 볼넷 2개로 4실점 한 뒤 마운드를 김연주에게 넘겼는데 승계 주자가 득점, 실점이 5점으로 늘었다.홍원기 키움 감독은 고집스럽게 신인 투수를 마운드에 세웠다. 정규시즌 개막(23일)에 맞춰 시범경기를 치른 키움으로선 다저스전을 총력전으로 맞이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대 팀과 경기 특성을 고려하면 면죄부를 주기도 어려웠다.키움은 1-13으로 뒤진 7회 말 송성문이 2타점 2루타를 터트렸으나 승부가 이미 크게 기운 뒤였다. 이날 경기의 흐름은 초반부터 갈렸다. 유료 관중(1만4671명)이 입장한 스페셜 매치, 전 세계 외신 기자들이 현장을 취재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17 15:53
메이저리그

통산 315홈런 거포, 메츠와 협상중...'스플릿 계약' 최지만은 날벼락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가 '거포' J.D 마르티네스 영입을 노리고 있다. '한국인 빅리거' 최지만의 입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미국 뉴욕 대표 매체 '뉴욕 포스트'는 13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메츠의 영입전 소식을 전했다. 저명 기자 존 헤이먼의 취재를 인용, 메츠가 통산 315홈런을 친 마르티네스와 협상 중이라고 했다. 이 매체는 "메츠 구단주 스티브 코헨은 사치세를 감수하고도 마르티네스와 진지하게 협상할 의사가 있다"라며 "메츠는 팀 스타 피트 알론소를 지원할 타자가 필요하다는 장기적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르티네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LA) 에인절스 등 다른 팀도 마르티네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했다. 마르티네스는 2023시즌 LA 다저스 소속으로 1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1, 홈런 33개를 쳤다. 매력적인 자유계약선수(FA)로 평가 받았지만, 오프시즌에는 계약 소식이 나오지 않았다. 제안은 받은 팀은 꽤 많다.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연봉 1500만 달러 규모로 마르티네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이 매체는 마르티네스가 '투수 친화' 구장인 오라클파크를 홈구장으로 쓰는 샌프란시스코 입단을 꺼려했다고 내다봤다. 반면 에인절스 홈구장 엔젤 스타디움은 마르티네스처럼 우중간 타구 비율이 높은 타자들에게 유리하다. 마이애미 말린스도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마르티네스의 고향이 마이애미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공격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메츠도 마르티네스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자금력은 메츠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마르티네스의 메츠행 가능성이 주목받는 건 현재 메츠와 스플릿 계약을 하며 개막 로스터 진입을 노리는 최지만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40인 로스터에 있는 마크 비엔토스, 자신처럼 스프링캠프에 초청된 루크 보이트 등 지명타자와 대타 출전을 노리는 선수들과 경쟁 중이다. 여기에 검증된 거포, 최소 1000만 달러 이상 받는 마르티네스가 가세하면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최지만은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15타수 5안타,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계인 OPS는 1.167를 기록하며 개막 로스터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13 08:13
메이저리그

최초·최초·최초·최초...코리안 빅리거 OB-YB, '서울 시리즈' 앞두고 MLB닷컴 장식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오는 20·21일 열리는 서울 개막전을 앞둔 7일 한국 출신 빅리거들이 남긴 새 역사를 조명했다. '선구자' 박찬호(은퇴)와 '언터처블' 김병현(은퇴), '야수 빅리거 1호' 최희섭(은퇴), 한국 선수 최초로 '1억 달러 사나이'가 된 추신수(SSG 랜더스) 그리고 어머니의 나라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원으로 활약한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그리고 이제 데뷔를 앞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두루 소개했다. 가장 먼저 소개된 선수는 역시 '코리안 특급' 박찬호였다. MLB닷컴은 박찬호가 대학(한양대) 2학년 재학 중이었던 1994년 LA 다저스와 계약, 한국인 최초의 빅리거가 됐고, 이후 그가 미친 영향력을 소개했다. 당시 유력 매체 LA 타임스는 '박찬호 매니아'라는 표현을 썼고, 국내 매체 영문판에서는 초등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큰 관심을 보냈다고 전했다. 박찬호가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바로 빅리그 데뷔전(1994년 4월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을 치른 점 이후 성장해 2001년 올스타에 선정된 점,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는 아시아 투수 통산 최다승(124승)을 거둔 점을 두루 소개했다. 박찬호와 함께 1990년대 후반 한국 야구팬에 자부심을 안긴 김병현에 대해서는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선수'라는 타이틀을 소개했다. 그가 슬라이더와 라이징 패스트볼을 주 무기로 2001년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에 나간 이력을 전했다. 4·5차전 블론세이브로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그해 소속팀이었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고 했다. 이듬해(2002년) 36세이브를 올리며 더 좋은 성적을 남긴 점도 언급했다. 최희섭에겐 한국 태생 최초의 야수 빅리거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가 1998년 야구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며 주목 받았고, 120만 달러를 받고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뒤 대표 유망주로 기대받았다고 전했다. 어퍼컷 스윙이 상대 투수들의 공략법에 힘을 쓰지 못했지만, 빅리그에서 통산 홈런 40개를 기록했고,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시절 돋보인 활약을 보여준 점도 언급했다. 미국 야구팬에겐 소개가 필요 없는 추신수도 등장했다. 그가 최초로 남긴 기록은 한국 선수 최초 야수 올스타 선정이다. MLB닷컴은 "어떤 방식으로 분류해도 코리안 메이저리거 순위표 정점에 있는 선수"라고 했다. 통산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34.6, 홈런 218개, 안타 1671개, 도루 157개를 남겨, 모두 1위 기록(한국인 기준)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2021년 한국 무대(KBO리그)에 복귀했고, 올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친다는 것도 전했다. 에드먼은 지난해 3월 WBC에 출전해 최초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외국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에드먼은 부모의 모국에서 뛸 수 있는 대회 규정에 따라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 대표팀을 WBC에 출전한 바 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은 이제 막 미국 무대를 밟은 '바람의 손자' 이정후와 함께 언급됐다. 사실 지난 시즌까지 MLB 무대를 누빈 류현진에게도 한국인 투수 최초로 평균자책점 1위(2019년·2.32)에 오르고 그해 최초로 사이영상 투표에서 1위표를 받은 기록이 있지만, 이 기사에선 언급되지 않았다. 반면 이정후는 '한국 선수 출신 최대 규모 계약'을 해낸 선수로 소개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1억1300만 달러에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했다. MLB닷컴은 "아직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르지 않았지만, 류현진이 2020시즌을 앞두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한 4년 8000만 달러 계약,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2013년 계약한 7년 1억1000만 달러를 깨뜨렸다"라고 전했다. 이제 스물다섯 살인 그가 KBO리그에서 통산 타율 0.340를 기록하며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준 점도 소개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07 13:47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왜 김하성은 다시 유격수로 돌아갈까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은 지난 17일(한국시간) 김하성을 2024년 주전 유격수로 기용하겠다고 발표했다.지난해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GG) 수상자인 김하성은 빅리그에서 뛴 3년 동안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에서 리그 정상급 수비 실력을 뽐냈다. 주전 유격수로도 손색없는 경력을 쌓아왔지만 스타 플레이어 잰더 보가츠를 밀어냈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가 더욱 눈길을 끈다. 보가츠는 2022년 12월 샌디에이고와 11년, 총액 2억8000만 달러(3733억원)에 계약한 올스타 유격수다. 이런 선수를 영입 1년 만에 포지션 이동시킨다는 건 좀처럼 보기 드문 '결단'이다. 과연 어떤 배경이 있는 걸까.우선 보가츠는 MLB에서 11년을 뛰면서 단 1이닝도 2루수로 뛴 적이 없다. 통산 379경기를 뛴 마이너리그 시절도 마찬가지다. 그가 유격수가 아니었다면 3억 달러에 이르는 대형 계약을 따내기 어려웠을 거다. 포지션을 고려한 수준급 공격 수치가 더해져 오늘날 보가츠의 가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보가츠의 수비가 나빠서가 아니라 김하성의 수비가 더 좋기 때문에 포지션을 바꿨다고 조심스럽게 표현했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보가츠는 지난해 평균 대비 아웃 카운트를 더 잡아낸 수비 척도인 OAA(Outs Above Average)가 3으로 평균 이상이었다. 하지만 수비로 막아낸 점수(Defensive Run Save)는 4로 평균 이하였다. 반면 김하성의 수치는 훨씬 좋다. 주전 유격수로 뛴 2022년 OAA와 DRS는 8과 10이었다. 김하성은 지난해 커리어 하이 공격 스탯을 기록,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이 5.8로 야수 가운데 11위였다. 높은 WAR을 달성한 배경에는 공격 못지않게 수비 WAR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보가츠는 지난해 도루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김하성에 앞섰다. 하지만 WAR이 4.4로 낮았다. 공격 WAR은 4.8로 4.2를 기록한 김하성에 우위를 점했으나 수비 WAR이 0.4(김하성 2.1)로 격차가 컸다. 쉽게 말해 김하성이 수비에서 전체 평가를 뒤집은 것이다.고액 연봉 스타 플레이어의 포지션 변경을 강요할 수 없다. 보가츠처럼 계약 기간이 10년이나 남은 선수라면 더더욱 그렇다. 보가츠는 약간의 아쉬움을 표했지만, 팀에 도움이 된다면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비교적 '쿨하게' 포지션 변경을 수락했다. 샌디에이고의 지난 3년 투자는 큰 아쉬움을 남겼다. 월드시리즈(WS) 첫 우승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지갑을 화끈하게 열었으나 결과는 미미했다. 올해 전망도 마냥 밝지 않다. 실트 감독은 전력을 대대적으로 강화한 LA 다저스, 지난해 WS 준우승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쟁해야 한다. 이정후와 호르헤 솔러를 비롯해 타선 보강에 주력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만만치 않다. 샌디에이고는 올겨울 대형 선수 영입을 주저했다. 내부 전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인데 그런 면에서 김하성의 포지션 변경은 의미가 크다.'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했다. 2024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 가능성이 큰 김하성은 본인의 가치를 더욱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2.2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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