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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S] 상도덕 저버린 '뽕숭아학당'..피해는 고스란히 출연자에게

상도덕을 지키지 않은 TV조선 '뽕숭아학당' 때문에 출연진만 애먼 피해를 보고 있다. '뽕숭아학당'은 13일 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입상한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가 고정 출연하고 김연자, 주현미, 설운도, 장윤정 등도 등장할 예정이다. 문제는 김연자, 주현미, 설운도, 장윤정은 이미 동시간대 방영 중인 SBS '트롯신이 떴다'에 고정 출연 중이라는 것이다. '뽕숭아학당'이 수요일 밤 10시 편성을 확정지으며 이들은 모두 겹치기 출연자가 돼 버렸다. 이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편성은 출연자의 권한 밖의 일. 제작진과 편성팀이 방송가 상도덕을 어긴 것이다. 겹치기 출연을 하지 않는 건 방송가의 암묵적인 관행이다. 그렇기 때문에 겹치기 출연은 매번 논란이 됐고, 출연자가 사과하거나 캐스팅을 번복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동안 방송가에서의 겹치기 출연은 '고의적'인 경우가 드물었다. 출연진이 사전에 찍은 프로그램을 제작진과 공유하지 않아서 겹치기 출연이 되거나 사전에 찍은 촬영분이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편성이 나서였다. '트롯신이 떴다'가 화제성을 모으며 방영 중인 가운데 '뽕숭아학당'이 같은 출연자를 섭외하고 동시간대 편성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출연자도 방송가 관계자들도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설상가상 '뽕숭아학당' 측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겹치기 출연이라고 보지 않는다"라며 "주현미 설운도 등은 이미 '미스터트롯'에 먼저 출연한 분들"이라며 말도 안되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이 분들을 다시 레전드로 모신 것이고 '뽕숭아학당'은 타 예능에 비해 다이내믹하게 구성됐다. 포맷이 전혀 다르니 방송을 보고 판단해달라"고 전했다. 구성과 컨셉트는 전혀 다르지만 설사 '뽕숭아학당'이 '미스터트롯'에서 파생된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겹치기 출연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논리는 무리가 있다. TV조선 예능국은 '내일은 미스터트롯'으로 대히트를 친 뒤 잇따라 '미스터트롯' 출신으로 새 예능을 구성하고 있다. 시즌1 '미스트롯' 때와 비슷한 패턴이다. '사랑의 콜센타'에 이어 선보이는 '뽕숭아학당'까지 트로트 예능의 화제성을 이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 중에 무리수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tbc.co.kr 2020.05.1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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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만 바꾼 듯한 ‘복제 예능’ 봇물…방송가엔 상도덕 없나?

'어디서 분명히 봤던건데….'복제 예능프로그램들이 늘고 있다. 흥행에 성공한 예능프로그램을 재가공·재포장한 '따라하기 예능'들이다. 2000년 후반에 리얼 버라이어티 장르가 인기를 끌면서 KBS '1박2일' SBS '패밀리가 떴다' 등이 비슷한 설정의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등장했을 때와는 또 다른 분위기다. 단순히 장르가 같은 것을 뛰어넘어 소재와 포맷까지 유사해 출연진만 바꿔놓은 듯하다. 모방 논란에 휩싸이면서도 속출하는 '복제 예능'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나가수' 짝퉁 '불후의 명곡'부터 '정글의 법칙' 복제한 '파이널 어드벤처'까지복제 예능의 원조격은 KBS 2TV '불후의 명곡'이다. 2011년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대박'을 터뜨리자 이듬해 KBS에서 '불후의 명곡'을 만들었다. '나가수'가 이소라·김건모·임재범·인순이 등 20년 차 이상의 가수들을 섭외해 서바이벌 노래대결을 펼쳤다면 '불후의 명곡'은 심수봉·들국화 등 '전설'로 불리는 선배 가수들의 명곡을 어린 후배 가수들이 리메이크해 서바이벌 대결을 하는 형식이다. '불후의 명곡'은 방송초반 '짝퉁 나가수'로 불렸지만, 현재까지도 인기리에 방영중이다. 병만부족의 오지체험을 담은 SBS '정글의 법칙'을 복제한 프로그램도 생겼다. 지난 6월 첫 선을 보인 MBC '파이널 어드벤처'는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 14명의 출연진이 태국의 대자연과 북마리아나제도에서 극한 서바이벌 레이스를 펼친다. '정글의 법칙'에 서바이벌 형식만 더한 예능이다. '파이널 어드벤처' 안수영 PD는 지난 5월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정글의 법칙'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정글의 법칙'이 살아남기 위해서 야생에서 고생하는 것이 재미라면, 우리는 먹는 것과 자는 곳은 제공한다. '정글의 법칙'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싶다"며 '정글의 법칙'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의식하는 발언을 했다. 프로그램의 포맷을 못잡고 이것저것 도전 중인 SBS '맨발의 친구들'은 지난 6월 23일 방송부터는 멤버들의 다이빙 도전을 내보냈다. 단기 프로젝트로 진행된 것이지만 공교롭게도 MBC에서 준비중인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이하 스플래시)'의 컨셉트와 겹쳤다. 방영은 '맨친'이 앞섰지만, 어느쪽이 '원조'인지를 판가름하는 건 애매하다. 상황을 보면, '스플래시'는 다소 억울하다. 지난 4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콘텐츠 마켓 MIP에서 네덜란드 방송사의 '셀러브리티 스플래시'가 큰 인기를 얻었고, MBC는 그 판권을 사들여 '스플래시'를 기획했다. '스플래시'의 신정수 PD는 "6월 초 부터 캐스팅을 시작했다. 기획은 더 앞서 시작했다"며 "동종 업계에 일하는 사람으로서 '맨발의 친구들'에 대해서 특별히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스플래시'는 포맷을 사와서 준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MBC '일밤'을 부활시킨 '아빠! 어디가?'의 '짝퉁' 프로그램은 무려 두 편. SBS E!에서는 지난 5월 모성애를 강조한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엄마'를 만들었다. '아빠! 어디가?'와 전체적인 포맷은 유사하지만 아빠가 아닌 엄마들과 자식들이 여행을 떠난다는 설정만 다르다. KBS 2TV '아빠의 자격(가제)'은 방송 전부터 '아빠! 어디가?'를 베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그동안 일 때문에 소홀했던 아빠들이 가사를 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프로그램. 아빠와 자녀의 관계 회복과 부성애를 중점적으로 그린다는 점이 '아빠! 어디가?'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KBS 2TV '마마도(가제)'는 '꽃보다 할매'로 불리며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다. 중년과 노년의 여배우들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로 이순재·신구·박근형·백일섭 등이 출연하는 tvN '꽃보다 할배'의 여성판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KBS 측은 "'꽃보다 할배'와는 다르게 갈 거다. 방송을 보고 얘기해달라"고 당부했다.▶욕 먹을 줄 알면서 왜 계속 나올까방송사 관계자들은 복제예능의 출현에 대해 '대박 예능의 아이템을 따라하면 웬만큼은 흥행이 보장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기 예능 포맷 자체가 이미 대중들의 선호도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얻은 것으로 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상파 PD는 "예전에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가 힐링이라는 화두를 내세웠다. 이전 예능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한 요소였다. 문제는 힐링이 유행이 되자 SBS '땡큐' 등 유사한 포맷이 나왔다. 같은 방송사에서도 베낀 프로그램이 나올 정도로 예능은 트렌드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아빠! 어디가?' 이후 부성애와 모성애를 내세운 프로그램이 줄을 잇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라며 "대중들에게 인기를 끄는 소재와 아이템이 곧 예능의 트렌드로 자리잡히기 때문에 복제 예능이 나오는 악순환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기 예능을 수정·보완하면 더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유혹도 뿌리치기 힘들다. 한 방송 관계자는 "원조인 '나는 가수다' 보다 '불후의 명곡'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건 '나는 가수다'의 문제점을 보완했기 때문"이라며 "'나는 가수다'가 치열한 경쟁 구도를 강조했다면 '불후의 명곡'은 감동 코드를 넣었다. 후배 가수가 선배 가수들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무대를 선보이면서 무한한 존경심을 표하는 모습이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전했다.'복제' 예능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업계의 암묵적 동조도 문제다. 상당수의 PD들이 뒤에선 복제에 대해 비난하지만, 정작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진 않는다. 몸담고 있는 방송사에서 타 방송사의 예능을 따라한 전적들이 많아 서로 문제를 삼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한 지상파 PD는 "PD들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프로그램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 자신이 기획했던 예능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또 내놓을 순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PD가 만든 예능을 베끼는 건 분명히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모방에 있어서 PD들이 자유로울 수 없고 문제를 삼지 않는 건 자사 프로그램 중에도 논란이 되는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동종 업계에 있는 사람끼리 얼굴을 붉히고 문제제기하는 것도 민망하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2013.08.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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