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매장 방문 안심하세요"…자동차 업계, 코로나 방역 '총력'
자동차 업계가 일제히 전시장 방역 강화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시장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면서 신차 판매량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최근 도입하고 있는 비대면 판매와 더불어 전시장은 '코로나 안심 구역'으로 만들어 판매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코로나에 멈춰선 자동차 영업 시계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2월 내수 시장 판매량은 작년 같은 달보다 21.7% 감소한 8만1722대다. 올해 1월 지난 2013년 2월 이후 약 7년 만에 10만대를 밑돈 데 이어 9만대의 벽도 무너진 것이다. 이는 2009년 1월(7만3537대)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부진이라는 게 완성차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특히 외출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에서 자동차 영업소를 찾아 계약·구매 상담하는 고객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수입차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는 1만6725대로 전년 동월 1만5885대보다 5.3% 증가했다. 그러나 쉐보레 2월 등록 대수(973대)를 제외하면 1만5752대로 전년 동월보다 0.8% 감소했다. 쉐보레는 지난해 11월 판매분부터 정식 집계됐다. 문제는 전망이 더욱 좋지 않다는 데 있다. 현재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동제한 조처가 내려지면서 경제활동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 과거 세계 금융위기나 유럽 재정위기, 사드 사태 때와는 다르게 탈출구 자체가 없다.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되더라도 소득감소, 소비심리 위축 등 후폭풍이 길어질 가능성도 우려된다. "급한 불부터 끄자"…전시장은 물론 고객 차량까지 소독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시장 내방 고객 감소로 판매량이 급감하자, 업계는 앞다퉈 고객 안전을 위한 방역소독 조치를 강화하며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쌍용자동차는 이달부터 매일 전국 300여 개 전시장의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전시차량 수시 소독은 물론 내방객 차량에 대한 항균 연막소독 서비스도 하고, 손 소독제를 무상으로 제공 중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전시장 방역으로 '코로나19 안전지대'를 구성해 소비자가 안심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전국 모든 전시장과 AS 서비스점의 방역을 강화하고 나섰다. 매일 정기적으로 방역 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직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입·출고 차량에 대한 인체 무해 살균 소독, 방문 고객 체온 체크 및 손 소독제 사용 권고 등을 진행 중이다. 또 차량 정비가 필요하지만 AS 서비스점 방문이 어려운 소비자들을 위해 이달 전 차종을 대상으로 '스페셜 픽업&딜리버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소비자가 요청한 장소에서 정비가 필요한 차량을 전달받아, 정비 완료 후 다시 원하는 장소로 인도해 준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부터 전시장 방역과 함께 '특별 무상 차량 항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전국 40개 서비스센터와 1374개 블루핸즈, 800개 오토큐에 입고되는 모든 차량의 실내를 소독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도 전시장 방역에 분주하다. BMW코리아는 코로나19 선제 대응을 위한 '안심 케어 서비스 캠페인'을 실시, 고객과 직원 안전에 더욱 주력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BMW코리아는 비대면 픽업 및 딜리버리 서비스와 함께 차량 내부 소독 등을 지속 실시하고 있으며, 최근 전문 방역 및 차량 관리 업체와 손잡고 방역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전시장 및 본사, 물류센터 등의 시설은 세스코를 통해 주 1회 방역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차량 관리 전문 브랜드 소낙스를 통해 시승 차량 및 고객 입고 차량을 대상으로 에어컨, 히터 소독 등 전문적인 살균 서비스를 상시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각 전시장은 고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딜러가 직접 찾아가는 시승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 역시 지난 11일부터 8주간 전국 68개 공식 서비스센터를 고객들의 통합 서비스 패키지(ISP) 이용 기간을 3개월 무료 연장해주는 조치를 전격 실시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4월 사이 만료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해당 조치는 서비스센터 방문 및 직원 접촉에 대한 감염 우려와 부담을 줄이고자 마련했다. 또한 서비스센터 입고 차량 및 전시장에서 신규 출고되는 차량에는 차량 살균 소독 서비스를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상용차 브랜드인 다임러 트럭은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정부의 예방수칙에 따라 전국 영업소 및 서비스센터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으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방문객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또 직원 및 방문객들의 발열 여부를 체크하고, 손 소독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토요타 및 렉서스 전국 전시장 내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전시 차량 및 시승 차량 소독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확실히 코로나19 확산 본격화로 인해 이달 들어 전시장 방문 고객이 크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에서 브랜드마다 직원 보호 및 고객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한 방역 강화에 매진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0.03.19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