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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전형화의 직필] ‘외계+인’이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스태프에게 퇴직금 준 이유는?

378일.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2부 총 촬영기간이다. 이 숫자는 단순히 오랜 시간 동안 촬영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특히 노동자들에겐. 촬영기간이 1년이 넘었기 때문이다.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외계+인’은 스태프들에게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퇴직금을 준 영화다. 3억원이 넘는 돈이 더 들었다. 이를 위해 제작자 지분을 줄였다. 유례없는 일이다.1년 동안 동일 직장에서 일을 했을 경우 30일 가량 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여느 직장이라면 당연한 일이지만, 영화-드라마 스태프들에겐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나마 영화 스태프는 프리랜서가 아니라 근로자로 표준계약서를 쓰기에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영화산업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이기도 하다. 방송 스태프는 프리랜서 계약이라 퇴직금은 언감생심이다. 영화 스태프가 법적으로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준 사례는 그동안 없었다. 1년을 넘게 촬영한 작품도 없을 뿐더러 계약 기간을 고려해 메인 스태프를 제외하고 새로운 스태프들로 구성하면 되기 때문이다. ‘외계+인’ 제작사 케이퍼필름은 촬영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지면서 1년이 넘을 것 같자 고민에 빠졌다. ‘외계+인’ 촬영은 2020년 3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진행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때였고 가장 방역지침이 엄격했던 시기였다.그 탓에 수시로 촬영이 멈췄다. 와이어를 많이 이용하고 세트에서 촬영이 많이 진행됐기에 두 컷 정도만 더 찍으면 됐지만 스태프와 배우 컨디션을 고려해 촬영을 미뤘다가 2주 가량 연기된 적도 있다. 마침 그날이 금요일이라 주말 동안 촬영을 쉬고 월요일부터 촬영을 재개하려 했지만 배우 중 한 명이 장모님 생신에 갔다가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던 탓이다. 당연하지만 촬영을 쉰다고 스태프 임금이 안 나가는 것도 아니요, 촬영 장비 대여료를 그 기간 동안 안 주는 것도 아니요, 세트장 임대료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2020년 여름에는 비가 많이 와서 세트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물을 퍼내고 세트장을 재정비하느라 촬영이 멈추기도 했다. 그렇게 촬영 기간이 계속 길어졌으니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제작자로선 그런 상황에서 퇴직금마저 수억원이 더 나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으니 고민이 컸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저런 사정들이 있었으니 할 수 없다며 스스로에게 명분을 줘도 됐다. 퇴직금을 안 주려고 작정하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드라마 촬영장처럼 A팀, B팀으로 나눈 다음 1년 가까이 근무한 스태프는 계약을 더 안하고 1년 미만이 되는 스태프로 새롭게 운영해도 됐다. 메인 스태프만 연장 계약을 하고 다른 스태프들은 새로운 스태프들로 채워도 됐다. 계약직 근로자들을 364일까지만 일을 시키고 해고하는 사례들처럼. 꼼수지만 위법은 아니다. 하지만 안수현 케이퍼필름 대표와 최동훈 감독은 그렇게 하지 말자고 마음먹었다. 자신들의 몫을줄이고 1년 동안 동고동락한 스태프들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챙겨주자고 결심했다. 그런 결심 덕에 ‘외계+인’ 스태프들은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퇴직금을 받았다. ‘외계+인’ 제작사는 후반작업 업체도 배려했다. 통상적으로 영화를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공개하기 직전, 스태프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시사회를 한다. 주로 주요 스태프들과 주요 배우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들, 투자 배급사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외계+인’ 측은 2022년 1부 언론시사회를 앞두고 후반 CG업체 관계자들을 대거 기술시사회에 초청해 가장 먼저 보여줬다. 전체 작업물을 영화 개봉을 하고 나서야 볼 수 있기 마련인 후반 작업 관계자들에게 당신들의 수고를 가장 먼저 보여준다는 의미였다. ‘외계+인’ 1부는 여러 이유가 있긴 하지만 관객들에게 엄격한 평가를 받았다. 감독과 배우들이 최선을 다해 무대인사를 하고 싶어도 개봉 첫 주에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그 마저도 할 수 없었다. 배우와 감독이 홍보 일선에 나서지 못하자 당시 ‘외계+인’ 스태프들이 자발적으로 SNS를 통한 영화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어느 영화라고 스태프들이 자기 영화에 애정이 없겠냐 만은 ‘외계+인’ 스태프들이 더 끈끈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딱히 더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코로나19로 방에서 자가 격리를 하고 있던 최동훈 감독과 부부 사이라 같은 집에서 그런 감독을 보살펴야 했던 안수현 대표에게 뜻밖의 위로를 해준 건 당시 경쟁작이었던 영화 ‘헌트’의 이정재 감독과 정우성이었다.‘도둑들’ ‘암살’을 같이 했던 이정재와 오다가다 인연이 많았던 정우성이 최동훈 감독에게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해와 30여 분 동안 위로와 수다를 떨어줬던 것. 원래 ‘외계+인’과 ‘헌트’ 측은 서로의 VIP시사회에 가면서 응원하는 것도 계획했으나 ‘외계+인’ 배우와 감독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무산되기도 했던 터다.최동훈 감독과 안수현 대표가 가장 힘든 시간에 그들을 응원하고 격려한 건 결국 그들이 살아오면서 했던 선택들로 쌓인 인연들이었다. 해가 지면 그림자도 자신을 버리기 마련이다. 잘 나갈 때야 주위에 사람이 가득하지만 힘들면 가장 곁에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람들도 떠나기 마련이다. 그럴 때 곁에 있는 사람들이 많은 건, 잘 살았기 때문이다. ‘외계+인’ 2부가 지난 21일 누적 100만 관객을 넘었다. 갈 길이 멀긴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 ‘외계+인’ 2부를 더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1.22 11:08
경제일반

1월 경상수지, 45억2000만 달러…'사상 최대' 적자

지난 1월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수출 부진과 수입 증가, 해외여행 증가로 인한 서비스 수지 적자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경상수지는 45억2000만 달러(약 5조9664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1월 2억2000만달러 적자에서 12월 배당소득 수지 증가 등으로 힘겹게 흑자(26억8000만 달러) 전환에 성공했지만, 두 달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반도체(통관 기준 -43.4%), 철강 제품(-24.0%), 화학공업 제품(-18.6%)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중국(-31.4%), 동남아(-27.9%), 일본(-12.7%)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반대로 수입(554억6000만 달러)은 1년 전보다 1.1%(6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특히 승용차(65.9%), 곡물(6.1%) 등 소비재 수입이 3.9% 늘었다.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 적자도 1년 사이 5억5000만 달러에서 거의 3배인 14억9000만 달러로 불었다.본원소득수지 흑자(63억8000만 달러)는 전년 1월(18억7000만 달러)보다 45억1000만 달러 증가했다.본원소득수지 가운데 배당소득수지 흑자(56억6000만 달러)가 1년 새 45억5000만 달러나 늘었는데, 국내기업의 해외법인이 본사로 거액의 배당금을 송금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3.10 09:57
IT

SKT·KT, '2023 MWC'서 AI 비전 제시

SK텔레콤과 KT가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에서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인공지능(AI) 경쟁력을 앞다퉈 뽐낸다. LG유플러스는 올해 행사를 건너뛰고 최근 잇달아 발생한 사이버공격 대응에 총력을 기울인다.SK텔레콤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3'(이하 MWC 2023)에서 단독 전시관을 마련해 AI·UAM(도심항공교통)·6G 등 혁신 ICT 기술을 선보인다.초거대 AI 모델 '에이닷'을 필두로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반도체 '사피온'과 로봇·보안·미디어·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한 '비전 AI'를 전시한다.이 중 AI 비서 에이닷은 오래된 정보를 기억해 대화에 활용하는 '장기기억' 기술과 텍스트뿐만 아니라 사진과 음성 등 복합적인 정보를 이해하는 '멀티모달' 기술을 장착했다.스마트시티 및 교통 영역에 특화한 AI 솔루션 '리트머스'와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진단을 돕는 의료 AI '엑스칼리버'도 소개한다.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최근 푹 빠진 UAM의 미래도 만나볼 수 있다. 세계적인 UAM 기체 기업 조비 에비에이션의 기체를 기반으로 제작한 실물 사이즈의 UAM 모형과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를 결합해 2030년의 서울과 부산을 비행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박규현 SK텔레콤 디지털커뮤니케이션 담당은 "관람객들이 AI 혁신이 몰고올 새로운 세상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했다. KT는 DX(디지털전환) 플랫폼·DX 영역 확장·DX 기술 선도 등 세 가지 테마로 구성한 전시관을 꾸렸다.가장 힘을 준 DX 플랫폼 존에서는 KT의 초거대 AI 모델 '믿음' 소개 영상을 비롯해 개방형 AI 연구·개발 포털 '지니랩스'를 만나볼 수 있다.KT의 AI 핵심 전략인 'AI 풀스택'을 함께 구축하는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모레의 AI 반도체 제작 기술, AI 인프라 솔루션을 선보인다. AI 풀스택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KT의 AI 청사진이다.앞서 구현모 KT 대표는 AI가 향후 10년의 경쟁력이라며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기술력을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이 밖에도 KT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앞세운 미디어·콘텐츠 사업 전략과 배송과 방역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 솔루션 등을 소개한다.양율모 KT 홍보실장은 "혁신적인 DX 기술로 디지털 시대를 개척하는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KT의 경쟁력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LG유플러스는 당초 860㎡ 규모의 단독 전시관을 차릴 예정이었지만, 현장에 사업 미팅을 위한 공간만 마련하기로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2.26 15:30
산업

해외에서도 '양성평등' 실천하는 한세실업 위상 아시나요

대표 패션 수출 기업 한세실업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양성평등을 실천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안정적인 복지와 여성 친화적인 근무 환경으로 과테말라와 베트남 등 현지에서 좋은 평판을 받으면서 해외 파견 근무를 자원하는 국내 직원들도 증가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국내 기업 중에서 유리천장을 깨부수는 기업으로 통한다. 지난 2019년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국내 5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에서 여성 임원 비율 1위에 오른 뒤, 이듬해 '성별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 협약'을 맺고 향후 2년간 사내 부장급 이상 여성 비율을 2020년 기준 53% 수준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꾸준히 이행 중이다. 한세실업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한세실업의 여성 근로자 비율이 71%를 넘어섰다. 전체 관리자 중 여성 관리자 비중은 56%에 달한다. 한세실업은 지난달 초 '위민인이노베이션'에서 주최한 ‘2022 WIN 어워드’에서 양성평등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해외 법인에서도 양성평등 철학은 이어지고 있다. 한세실업의 국내 및 해외 법인의 여성 관리자 비중은 56%로 이전보다 3%가 늘어났다. 코로나19로 많은 기업에서 고용 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여성 근로자 및 관리자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다. 해외 생산기지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한세실업은 지난 2020년 과테말라에 코로나19가 확산하자 4만여장의 마스크를 생산해 현지 직원과 지역 주민에게 제공하고, 공장 내 의사 상주, 방역 물품 제공 및 작업장 내 칸막이 설치 등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한세실업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20 한국-과테말라 CSR 포럼'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과테말라 지역사회와 연계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는 등 지역 상생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서 현지 주민들에게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결과다. 과테말라 법인은 한세실업이 보유한 14개의 해외 생산 기지 중에서 빠른 바이어 대응력을 갖춘 곳으로 통한다. 한세실업은 1998년 니카라과 봉제 공장 인수에 이어 지난 2005년 과테말라 법인을 설립하면서 '아시아·중미' 두 축의 글로벌 해외법인 지도를 완성했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2022년 현재 기준 생산법인 한세피눌라, 한세어페럴과 영업법인 한세GSN을 운영 중"이며 "약 1700명의 직원이 사내 복지와 양성평등 지원 등의 철학에 따라 비교적 만족스럽게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세실업의 해외 생산기지국 내에서의 위상은 한국 직원들도 체감하고 있다. 한세실업 과테말라 영업법인에서 1년 이상 근무 중인 김윤수 책임은 젊은이들이 마다하는 해외 파견 근무를 두 번이나 자원했다. 김 책임은 "직원이기 전에 한세를 통해 세계를 배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파견자에 대한 대우도 준수하지만, 한세에 대한 현지 근로자들의 인식과 처우도 상당히 좋다. 덕분에 벌써 두 번째 해외 파견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K컬처와 문화의 힘을 새삼 더 느끼고 있다고 한다. 김 책임은 "최근에는 관광지나 길거리에서 먼저 한국인인지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고, 한국 음식이나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며 "한류라는 문화적인 부분 뿐 아니라 한국 자체의 브랜드 가치가 상당히 높아져 뿌듯하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0.17 07:00
산업

백화점, 추석 임박 배송 강화…온라인몰과 서비스 경쟁

백화점들이 추석 명절(9월 10일) 직전까지 선물을 받아 볼 수 있는 배송 서비스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온라인몰에서 선물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끝까지 붙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8일까지 명절 전용 ‘바로 배송 서비스’를 운영한다. 수도권 전 점에서 명절 선물세트를 7만원 이상 구매하면, 구매 점포 기준으로 반경 5㎞ 이내 주소지로 3시간 안에 배달해준다. 배송에는 롯데백화점이 확보한 전문 배송 인력이 투입된다. 현대백화점도 압구정본점 등 전국 6개 점포에서 추석 연휴 첫날인 9일까지 선물세트를 구매하면 당일에 바로 배송해주는 '명절 임박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점포별 반경 5km 내에서 배송받는 고객이 대상으로 주문 당일 오후 5시까지 주문하면 저녁에 바로 배송받을 수 있다. 5만원 이상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무료로 배송을 진행하고, 5만원 미만으로 구매한 고객들은 5000원을 내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추석 전날 휴점하는 10개 점포는 오는 8일까지 명절 임박 배송 서비스를 운영한다”면서 “미리 추석 선물세트를 준비하지 못했더라도 안심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7일 정오까지(수도권 기준) 5만원 이상 추석 선물을 구매하면 당일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백화점 업계가 '당일 배송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명절이 임박해 선물을 사는 막바지 고객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실제 롯데백화점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명절 선물세트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가 연휴 직전 마지막 4일간 판매됐다. 이 기간 가장 많이 팔린 선물세트는 부피가 크고 무거운 정육과 청과세트, 주류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선물을 구매할 경우 명절 5∼6일 전 배송 접수가 마감되기 때문에 구매 시기를 놓치는 고객들이 많다”면서 “특히 냉장 유통이 중요한 정육 등 명절이 임박해 선물을 준비하는 고객 편의를 위해 서비스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배송이 강점인 온라인몰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온라인몰은 3시간 배송, 당일 배송 등을 앞세워 막바지까지 추석 선물 수요 잡기에 돌입한 상태다. SSG닷컴은 시간대 지정 ‘쓱배송’과 ‘새벽배송’을 추석 전날까지 정상 운영키로 했다. 쓱배송 상품은 9일 정오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저녁까지, 새벽배송 상품은 8일 자정 전에 주문하면 9일 오전 6시 이전까지 받아볼 수 있다. 쿠팡은 오늘 자정까지 주문하면 내일 도착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나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를 활용해 추석 시즌을 공략하고 있다. 마켓컬리도 오늘 주문하면 내일 아침에 도착하는 '샛별배송’을 오는 9일 오후 11시까지 접수를 하기로 했다. 또 11번가는 익일 배송 서비스 ‘슈팅 배송’을 실시 중이다. 평일 자정까지 주문하면 이튿날 주문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오는 7일까지 주문한 상품이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이 추석 직전까지 빠른 배송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막바지 선물 수요를 잡는 동시에 온라인몰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09.06 07:00
산업

대한항공 '여객 회복' 본격화…9월까지 50% 이상 회복 목표

대한항공이 국제선 여객 회복 시기를 앞당긴다. 당초 연말까지 코로나19 이전의 50%로 돌아갈 것으로 계획했던 것을 9월로 수정한 것이다. 28일 대한항공은 9월까지 국제선 항공편 좌석 공급량을 코로나19 이전 대비 50%대로 회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잠자고 있던 여객기를 깨워 국제선에 투입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 동안 좌석을 떼는 개조를 통해 화물 운송에 투입해 왔다. 보잉 777기종의 경우 좌석을 떼어냈던 10대의 항공기 중 3대에 대해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좌석을 장착할 예정이다. A330 1대도 좌석을 다시 장착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좌석을 떼어내지 않고 화물전용으로 활용했던 일부 항공기들도 여객노선에 투입한다"고도 했다. 오랜 기간 비행을 하지 않았던 여객기에 대한 재정비도 이뤄진다. 장기 주기된 약 20대의 항공기를 언제든 투입할 수 있도록 정비작업을 진행한다. 실제 비행에 투입하기 위해 대형기 기준 약 400시간의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며, 6명의 정비사가 투입될 시 약 7일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대한항공 측은 설명했다. 멈춰있던 각종 기내 서비스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시킨다. 그동안 대한항공은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일회용 기물을 사용하고, 식음료·메뉴 등의 서비스를 축소 운영했다. 지난 5월부터 기내식과 음료, 헤드폰, 담요 등의 기내 용품 제공을 단계적으로 회복 중이며, 7월부터는 기내 서비스가 완전 정상화될 전망이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휴직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다. 이들을 위해 대한항공은 업무 수행을 위한 안전 및 서비스 관련 상설 교육 과정 등 지원에도 나선다. 객실 승무원들은 추가 서비스 교육과 새로 도입된 항공기에 대한 안전 교육을 받는다. 대한항공은 향후 여객 수요 급증에 대비해 운항 승무원 채용을 이미 진행 중이며, 객실 승무원 신규 채용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전체 인원중 대략 50%정도 휴업 중"이라며 "복귀 인원은 유동적으로 점차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대한항공은 국제선 노선을 대폭 확대한다. 6월 기준 여객 공급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7월과 8월 성수기에 맞춰 미주노선부터 유럽·동남아·일본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미주 노선 가운데 인천~뉴욕 노선을 7월부터 주 7회에서 12회로, 8월부터 주 14회(하루 2회)로 증편한다. 유럽 노선은 인천~파리가 7월부터 주 5회에서 7회로 매일 1회 운항한다.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암스테르담은 주 3회에서 5회로 늘린다. 동남아 노선도 빠르게 회복 수순에 들어간다. 7월부터 인천~방콕, 인천~싱가포르, 인천~마닐라, 인천~호찌민은 주 10회에서 14회로 증편된다. 일본 노선 가운데 김포~하네다는 이달 29일부터 김포공항 국제선 재개와 함께 주 2회 운영하고, 향후 김포공항의 국제선 수용 능력에 맞춰 김포~하네다와 김포~오사카 운항을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06.28 17:11
연예일반

신인 트레저, 올여름 데뷔 2주년 프로젝트 가동

신인 트레저(TREASURE)가 2022년 하반기 활동 청사진을 공개하고 멈춤 없는 인기 질주를 예고했다. 27일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트레저는 올여름 컴백을 목표로 새 앨범 준비에 돌입했다. 타이틀곡은 이미 확정됐다. 녹음 작업과 안무 연습 등 세부 조율을 마치고 나면 뮤직비디오 촬영이 진행될 예정이다. 곡 정보나 앨범 형태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리지 않았지만, 오는 8월 데뷔 2주년을 맞는 이들의 굵직한 프로젝트가 대기 중이어서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했다고 YG 측은 설명했다. 실제 트레저는 다양한 신곡 활동 외에도 글로벌 팬들과의 만남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당장 연말부터 시작되는 일본 6개 도시 아레나 투어에 앞서 두 번째 국내 콘서트까지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YG 측은 "이틀간 오프라인 전 좌석이 매진된 트레저의 데뷔 첫 콘서트 '트레이스' 이후 팬들의 성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첫 콘서트임에도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함성과 응원 소리를 내지 못한 팬들이 무척 아쉬워 했고, 멤버들 역시 국내 팬들과 더 많이 교감하고 싶다는 의지가 매우 강해 추가 콘서트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2.05.27 20:40
생활/문화

'월 75만원' KT, 방역로봇 구독 시대 열었다

KT가 인공지능(AI) 로봇의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해 월 100만원 미만의 구독형 상품을 내놨다. 단순히 로봇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모니터링과 사후관리까지 뒷받침하는 종합 솔루션 패키지다. KT는 30일 로봇 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 추진을 공식화하고 AI 방역로봇 2종(대형·중소형)을 출시했다. 이상호 KT AI 로봇사업단장은 "기존 식음료·호텔 매장의 로봇처럼 배송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궁극적으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시하는 모델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KT는 병원으로 꾸민 콘셉트 공간에서 AI 방역로봇이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자율주행으로 스스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로봇은 병원 복도를 지나 진료실을 알아서 찾아가 방역했다. LCD 화면으로 기능을 선택하거나 공기의 질을 확인할 수 있다.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로 전방을 주시하다 접수창구에 대기 중인 환자를 안전하게 피해서 지나갔다. KT AI 방역로봇은 방호복을 입은 관계자가 사람이 없는 시설에서 소독액을 분사하는 지금의 모습을 싹 바꿨다. 인체에 무해하면서 바이러스는 99.9% 이상 살균하는 친환경 플라즈마 방식으로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한다. 열적 특성으로 1차, OH 라디칼(천연 살균물질)로 2차 살균을 한다. 전기적 충격으로 세균을 비활성화한다. 바닥에 떨어진 비말 등 낙하한 바이러스는 로봇 하단에 탑재된 UVC(자외선 파장) LED가 담당한다. UVC 램프는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역할을 달리했다. 우성식 KT AI 로봇사업추진팀 부장은 "사람이 UVC를 쬐면 피부병이 생길 수 있으며, 직접 보면 망막이 손상된다"며 "KT AI 로봇은 안전하게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도 바닥에 떨어진 비말을 상시 방역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 AI 로봇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앞서 경쟁사가 전시회 등에서 선보인 로봇은 1억원 이상이다. KT AI 로봇은 2000만 원대로 훨씬 저렴하다. 중소형은 월 75만원, 대형은 월 79만원에 관리서비스까지 구독형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미 일부 고객은 PoC(검증) 형태로 로봇을 도입했다. 4월 중순부터 일반 고객에 판매를 시작한다. 주요 타깃층은 병원·지자체·공공기관·유아교육기관·사무실 등이다. 인정수 KT AI 로봇사업담당은 "가격 부담 때문에 가정용은 아직 검토한 바 없다. 올해 매출 수량 3000~4000대가 목표다"고 밝혔다. KT AI 방역로봇은 고정 상태에서 중소형이 30평, 대형이 50평을 청정하게 관리한다. 그런데 어차피 이동하는 로봇이라 공간의 크기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로봇이 멈춰있을 때보다 이동할 때 방역 시간이 25~30% 단축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염도가 높은 지역은 협동 작업을 펼쳐 집중적으로 방역한다. KT는 네트워크 경쟁력을 활용해 24시간 지능형 관제로 원격 모니터링과 출동 등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앱으로 로봇 제어·상태 조회·방역 스케줄링·결과 보고서 확인을 할 수 있다. 현재 로봇은 LTE와 와이파이를 지원한다. 향후 실시간 대응 능력과 초저지연성을 강화하기 위해 5G도 연동한다. 이처럼 로봇은 산업용에서 서비스용으로 축이 이동하고 있다. 수요가 기존 대규모 제조공장은 물론, 일반 고객이 주로 방문하는 식당과 병원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이 2024년 1220억 달러(약 14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KT 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로봇 시장에 2025년 누적 23만대의 로봇이 보급되고, 2조8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KT는 기업뿐 아니라 고객에도 친화적인 로봇 서비스 확산에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회사가 보유한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역량을 총동원한다. 이상호 단장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새로운 로봇 서비스를 지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3.30 14:31
경제

20년 내 최악 '동해안 산불'에 도움 손길 전하는 기업들

기업들이 20년 내 가장 큰 피해로 기록될 동해안(울진·동해·강릉) 산불로 피해를 본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구호 성금 30억원을 기부했다. 기부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등 8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이와 별도로 임시 거주시설에서 생활 중인 이재민들을 위해 생필품 등으로 구성된 재해구호키트 1000개도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 50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또 성금과는 별도로 피해 지역에 생수와 라면 등 기본 생필품을 지원하고, '도시형 세탁구호차량' 4대와 '통합 방역구호차량' 1대를 투입해 오염된 세탁물 처리와 피해 현장의 신속한 방역 대응을 돕기로 했다. SK그룹 역시 성금 2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하며 '사회 안전망' 구축에 동참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주요 대피소에 와이파이와 IPTV, 휴대전화 충전 서비스를 지원하고 이동기지국 출동에 나서고, 생수와 담요, 핫팩 등 긴급 구호 물품도 제공했다. 유통 업계는 물과 라면 등 생필품 지원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통해 지난 5일과 6일 양일간 동해점, 포항이동점, 강릉점 등 피해지역 인근 점포를 통해 이재민들이 긴급하게 필요한 생수, 간식류, 이불, 핫팩 등 구호 물품을 전달했다. 또한 이마트와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는 피해지역과 가까운 점포를 활용해 이재민이 꼭 필요로 하는 구호 물품을추가로 신속하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성금 1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 데 이어 긴급구호키트 1000개와 생필품 2만3000개를 지원하기로 했다. 긴급구호키트는 대피 생활시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세면도구와 마스크, 충전기, 통조림 등으로 구성돼있다. GS리테일도 피해 주민을 위한 긴급 구호 물품 2만여 개를 각 현장 지휘 본부에 전달했다. 이번에 전달된 긴급 구호 물품은 컵라면, 음료수, 생수, 빵 등 피해 지역에서 급하게 요청한 먹거리 중심으로 이뤄졌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빵, 음료, 생수, 초코바, 컵라면 등 총 3000인분 규모의 식음료들을 이재민과 소방 인력에 지원했다. 주요 금융사들은 금융 지원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산불 피해 금액 범위에서 특별 대출을 지원한다. 개인은 긴급생활안정자금으로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은 최고 1%포인트 특별우대금리를 받아 최대 5억원의 운전자금을 빌릴 수 있다. 시설자금 대출은 피해시설 복구를 위한 소요자금 범위에서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산불 피해를 본 주민에게 개인당 최대 5000만원의 긴급생활안정자금 대출을 지원한다. 중소기업과 피해 기업의 협력 업체는 기업당 최대 5억원의 운전자금을 빌릴 수 있다. 신한은행은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분할상환금 상환 유예와 만기 연장, 최대 1%포인트의 대출이자 감면 등도 지원한다. 금융사의 금융지원제도를 이용하려면 해당 지역 행정 관청 등이 발급한 ‘피해사실확인서’를 제출하면 된다. 지원 신청 기간은 피해 발생일로부터 3개월 이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동해안 산불로 인해 이날 오전 11시까지 1만4222ha의 산림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이 49개가량 모인 규모다. 지역별로 울진 1만1661ha, 삼척 656ha, 강릉 1656ha, 동해와 영월 각각 169ha 등의 산림 피해가 발생했다. 또 산불로 인해 4663세대 7374명이 대피 중이다. 임시 주거시설은 공공시설, 마을회관, 학교 등 28개소가 마련돼 있는데, 885세대 1075명(울진·삼척 680세대 753명, 동해 187세대 302명)이 머무르고 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3.07 07:00
연예

[인터뷰] 데뷔 20주년 노을 “지금까지 계속 노래할 수 있어 행복”

그저 노래하고 싶어 모인 네 사람이 어느새 20년째 동료로 때로는 가족 같은 사이로 지내오고 있다. 탄탄한 가창력에 작사, 작곡 능력이 탁월해 부침 심한 연예계에서 오랜 시간 함께 해오고 있다. 보컬 그룹 노을이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무려 2002년 12월 스무살 안팎의 청년들이 ‘붙잡고도’라는 노래를 들고나와 ‘전부 너였다’, ‘그리워 그리워’, ‘하지 못한 말’, ‘청혼’ 등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로 20년째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음악 프로젝트 ‘말하는’의 첫 주자로 나와 지난 10일 ‘잊을 수 있을까’를 발매했다. 이 노래는 발매 직후 음원사이트 지니뮤직, 벅스 등에서 1위에 올랐고 다른 차트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됐다. 노을은 20년째에도 ‘믿고 듣는 노을표 발라드’의 위력을 다시금 입증했다. 노을 멤버들은 “연습생으로 있으면서 가수를 준비했을 때만 해도 20년간 활동할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계속 노래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운이 좋았다”는 리더 이상곤은 “네 명은 서로 알았던 사이도 아니고 오디션으로 만났다. 한 사람(박진영)이 뽑기는 했지만 완전히 다른 네 사람이 모여 20년간 같이 할 수 있다는 건 운이 좋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을은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프로듀서의 손에서 탄생했다. 당시 SK텔레콤의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 ‘준’(June)을 통해 데뷔했다. 노을 앞에는 ‘세계 최초 모바일 그룹’이라는 수식어라 붙으며 화제가 됐다. 멤버들은 데뷔 후 멤버 교체 없이 긴 세월을 함께한 점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분이다. 이상곤은 “멤버 변화 없이 여기까지 왔다는 점에는 개인적으로나 팀으로서나 자부심이 있다. 지금까지는 20년의 기록이지만 앞으로 하루하루 그 기록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성호는 군 복무 등으로 보낸 5년간의 공백기였던 시기에 대해 “20대 후반에서 30대로 접어드는 중요한 시기에 공백을 겪고 넷이 다시 뭉치고 활동하면서 조금 더 끈끈한 게 생겼다”고 했다. 멤버들이 꼽는 20년 활동의 원동력은 음악과 팬이다. 강균성은 “노을이 표현하는 음악, 바라보는 방향이 잘 맞는다. 우리를 사랑하는 팬들이 100점 만점에 100점이다. 간혹 공연하다 멤버들이 가사를 잊어버려도 팬들이 다 기억한다”며 웃었다. 전우성은 “활동하면서 대중에 알려진 노래도 점차 늘었는데 많은 분과 추억을 공유하는 느낌이다. 믿고 듣는 노을이란 의미의 ‘믿듣 노을’ 댓글을 종종 봤는데 그만큼 편하게, 또 호감 가지고 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뻐했다. 노을은 코로나 팬데믹의 어려움 속에도 지난해 연말부터 서울 수원 부산 대전 등 전국을 돌며 팬들과 만났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13일부터 막을 올리려던 공연이 코로나19확산세에 일부 취소, 연기됐다. 멤버들은 지난 3개월간 살얼음 위를 걷는 듯한 마음으로 매 순간 긴장했다. 이상곤은 “약 2년 만에 공연을 시작하는 순간, 첫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런 시기에 많은 관객을 불러모아 노래한다는 게 죄송하기도 하지만 정말 오랜만에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강균성은 “막이 올라가는 순간 눈물이 나왔다. 방역 지침에 따라 함성을 지르지 못하는데 팬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울컥했다. 어떤 날은 내가 울고 다른 날은 멤버들이 울더라”며 기억을 떠올렸다. 노을은 올해도 묵묵히 음악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다. 매년 6월 소극장 콘서트를, 연말에는 전국 투어 콘서트를 해왔다. 올해 역시 이와 비슷하게 팬들과 만나는 게 목표다. 다양한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미니음반(EP)도고려 중이다. 나성호는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윤여정을 언급하며 “데뷔한 뒤 반짝 활동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부침을 이겨내고 단단하게 오랜 기간 활동하는 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뒤에도, 20년 뒤에도 노을로 함께하는 게 목표다. 오랜 기간 꾸준히 음악을 하다 보면 진심으로 노래하는 가수, 신뢰를 줄 수 있는 가수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20년째 왕성히 활동 중인 멤버들은 좋아하는 음악을 오래 하기 위해서는 특히 건강의 중요성을 잊지 않았다. 전우성은 “멤버들 얼굴을 찬찬히 보니 많이는 안 늙었구나 싶은데 10년 더 지나면 어떨까 싶다”면서 “음악이라는 게 작업할 때 집중도가 큰 데다 에너지를 많이 쓴다. 모두 건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균성은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는 모두가 태양처럼 치열한 삶을 산다. 그런데 해가 저물면 햇빛이 아니라 따스한 노을이 있다. 그런 노을처럼 따뜻한 포옹을 건네는 음악으로 기억되고 싶어요”고 바람을 전했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 2022.02.2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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