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신유빈에 졌지만 감동의 박수, 장애를 넘어선 아름다운 도전 [2024 파리]
브라질의 브루나 알렉산드르(29)는 한국 탁구 대표팀과 경기에서 단식·복식 모두 졌지만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전서 브라질을 게임 스코어 3-1로 물리쳤다.알렉산드르는 이날 복식조로 등장해 신유빈(대한항공)-전지희(미래에셋증권)를 상대해 0-3(6-11, 5-11, 8-11)으로 졌다. 4단식 주자로 나서 이은혜(대한항공)에게도 0-3(8-11, 5-11, 6-11)으로 패했다.
알렉산드르는 왼팔로만 경기했다. 오른팔이 없는 그는 왼손에 든 탁구채로 공을 높이 올려 서브를 넣었다. 다소 움직임이 위태로워 보일 때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알렉산드르는 출생 후 6개월 만에 백신 부작용에 따른 혈전증으로 오른팔을 절단했다.하지만 그는 자신의 장애를 장애라고 생각하지 않고 운동했다. 스케이트보드와 풋살 등을 한 알렉산드르는 2014년 베이징 세계장애인탁구선수권 단식과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땄다. 2017년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대회 단체전에선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6년 자국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패럴림픽 여자 단식과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는 단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알렉산드르는 파리 올림픽 단체전 멤버로 선발됐다. 이번 대회 종료 후엔 파리 패럴림픽에도 출전 예정이다. 브라질 스포츠 사상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하는 선수는 알렉산드르가 최초다.
신유빈(대한항공)에 막혀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도전을 마쳤지만, 호주의 멜리사 태퍼(34)도 감동을 선사했다.태퍼는 지난 29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탁구 여자 단식 64강전에서 신유빈에 0-4(12-14, 4-11, 3-11, 6-11)로 졌다.태퍼는 세계 랭킹 250위로 정상권과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이날 세계 8위 신유빈을 상대로 1게임과 4게임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1게임에선 초반 5-0까지 앞서갔다. 듀스 접전 끝에 12-14로 져 기선제압을 놓쳤지만, 10-8로 앞서 먼저 게임 포인트에 도달하기도 했다. 2게임과 3게임은 허무하게 내줬으나, 4게임 역시 4-0으로 리드를 잡기도 했다. 왼손 셰이크 핸드 유형의 태퍼는 오른팔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출생 중에 어깨와 목 사이의 신경이 찢어졌다. 이로 인해 오른팔을 일반인의 30%밖에 사용할 수 없는 장애를 안고 있다. 이날 64강전에서도 오른팔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나섰다. 태퍼는 일반 선수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기해 당당히 국가대표 자격을 획득했다.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했다. 동시에 그는 패럴림픽 무대에도 서고 있다. 호주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동시 출전한 선수로 기록됐다. 태퍼 역시 알렌산드르와 마찬가지로 파리 올림픽 종료 후 열리는 파리 패럴림픽까지 출전 예정이다.
패럴림픽 출전 자격을 갖췄으나 비장애인과 올림픽 무대에서 당당히 승부를 겨루는 모습으로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태퍼는 경기 후 "큰 무대에서 신유빈처럼 기량이 좋은 선수를 만나 승부를 즐겼다. 그녀와 점수 경쟁을 했다는 점에서 나 자신에게 놀랐다"면서 "내가 이런 무대에서 그녀를 따라갈 수 있겠느냐고 생각했다. 오늘 경기를 통해 패럴림픽 무대에 설 때 자신감을 더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8.06 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