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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은곰상 대상으로 창대한 마무리… 베를린 영화제, 韓영화 방긋[종합]

홍상수 감독의 ‘여행자의 필요’가 올해 베를린 영화제에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계에 큰 기쁨을 안겼다.24일(이하 현지시간)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은 ‘여행자의 필요’를 은곰상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최고 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곰상에 이어 2등에 해당하는 상이다.상을 받은 홍상수 감독은 “심사위원단에 감사하다. 내 영화에서 무얼 봤는지는 모르겠다. 궁금하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여행자의 필요’는 프랑스에서 왔다는 이리스(이자벨 위페르)가 한국에서 이송(김승윤)과 원주(이혜영)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고 막걸리를 마시는 이야기를 담았다. 홍상수 감독의 연인인 배우 김민희가 제작실장으로 참여했다.홍상수 감독은 ‘도망친 여자’부터 ‘여행자의 필요’까지 5년 연속 베를린영화제의 초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2017년에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2020년엔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 감독상을, 2021년엔 ‘인트로덕션’으로 은곰상 각본상을, 2022년엔 ‘소설가의 영화’로 이번과 같은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바 있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주목받은 한국 영화는 ‘여행자의 필요’뿐이 아니었다.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 신작 ‘파묘’가 국내 개봉보다 살짝 앞서 영화제에 초대돼 상영됐다. ‘파묘’는 베를린영화제 포럼 섹션에 초대됐다. 장재현 감독은 영화 상영을 기념해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하고 기자회견에도 참석하며 영화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파묘’ 상영 직후 관객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한 파비앙 티케는 ‘파묘’에 대해 “영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을 모두 망라한 대단한 영화다. 모든 배우들의 존재감이 뛰어나고 각자 연기하는 직업에 확실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했다. 장재현 감독은 “‘파묘’가 어두운 세계를 다루는 것 같지만, 어둠 속에 있는 빛이 가장 밝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든 영화에는 모두 이러한 빛이 있다. 어둠 속에 있기에 그 빛이 더욱 좋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시리즈 작품 사상 최초로 베를린영화제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된 ‘범죄도시4’ 역시 현지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스페셜 갈라는 화려하고 대중적인 장르 영화를 중심으로 카를로 샤트리안 예술감독이 직접 상영작을 선정하는 섹션이다.‘범죄도시4’는 핵주먹을 가진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필리핀에 거점을 둔 불법 온라인 도박조직을 소탕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베를린영화제 폐막을 이틀 앞둔 23일 늦은 오후 스페셜 갈라 부문 상영작으로 관객들과 처음 만났다. 시리즈를 이끄는 주인공인 마동석과 이번 4편에서 빌런으로 활약한 김무열은 같은 날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마동석은 ‘범죄도시4’를 연출한 허명행 감독이 무술감독 출신으로 한국 영화의 기념비적인 액션 장면을 대부분 만들었다고 소개하며 “이번 4편의 액션이 ‘범죄도시’ 시리즈 가운데 가장 좋다”고 자평했다. 또 어린 시절 ‘록키’를 보고 복싱을 시작, 세계적인 액션 배우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무열은 “1편이 제작될 때까지만 해도 ‘범죄도시’가 이렇게 성공적인 프랜차이즈가 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 했다. 고민과 탐구를 멈추지 않는 돈 리(마동석)의 영화에 대한 열정 덕분”이라고 추켜세웠다.홍상수 감독의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이라는 기분 좋은 소식을 안긴 ‘제74회 베를린영화제’는 25일 폐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2.2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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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파묘’와 ‘패스트 라이브즈’, 그리고 ‘미키17’

이제 극장가의 붐은 설 연휴 대목 기간 ‘따위’에서 오지 않는다. 이제 그런 건 없다. 사람들은 언제 어느 때고, 어디서라도 영화를 볼 수 있다. 연휴 기간이라고 더 보지 않는다. 사람들의 휴일도 달라졌다. 중구난방이다. 재택 근무도 많다. 그래서 진정한 화제작이 아닌 이상 노는 날이라고 우르르 극장으로 몰려 가지 않는다. 그건 다 옛날 얘기다.앞으로 극장가의 호황은 어떤 화제작을 거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2월부터 5월까지 화제작에 대한 소문은 외국에서부터 날아올 가능성이 높다. 2월 15일 개막하는 베를린 영화제, 3월10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그리고 5월25일 칸영화제 폐막식이다. 베를린영화제에서는 포럼 부문에 공식 초청돼 상영될 장재현 감독의 ‘파묘’의 화제성 여부, 아카데미에서는 셀린 송 감독의 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즈’의 수상 여부, 5월 칸영화제 폐막식 때는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의 수상 여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미키 17’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다면 말이다.‘파묘’는 오컬트 무비다. 오컬트 영화란 심령영화를 말한다. 초자연 현상을 다루거나, 귀신에 빙의된 사람을 구마(驅魔)하는 이야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전통적으로는 ‘엑소시스트’, ‘서스페리아’가 있으며 한국 영화로는 ‘검은 사제’가 있다. ‘파묘’를 만든 장재현 감독이 바로 ‘검은 사제’로 데뷔했으며 전작으로 ‘사바하’를 만들었다. 그는 요즘 공포심리스릴러 전문 감독 소리를 듣는다. 1990년대 안병기 감독(‘폰’ ‘분신사바’ 시리즈 ‘아파트’)의 후예 쯤으로 읽힌다. ‘파묘’는 한자로 쓰면 ‘破墓’다. 묘를 이장하는 행위의 전 단계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이장 과정에서 한국의 경우엔 대체로 풍수사(풍수지리 전문가 최민식)와 장의사(유해진), 그리고 무당(김고은)이 동원된다. 영화에서 이들 셋은 대체로 음흉하고 뭔가 꿍꿍이들이 있는데 무덤 속 귀신 탓인지, 아니면 각자의 업보 탓인지, 그것도 아니면 자연스러운 섭리 탓인지 ‘일’들을 당하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아직 공개되진 않았지만 엄청난 기대작인 것만은 분명하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90년대 ‘핫’했다가 갑자기 캐나다로 ‘증발’한 송능한 감독(‘넘버3’)의 딸 셀린 송의 데뷔작이다. 그의 큰 아버지는 송길한 작가이다. 잘 쓰고 잘 만드는 집안의 딸인 만큼 데뷔작부터 전 세계의 화제를 휩쓸고 다닌다. 제목 ‘패스트 라이브즈’는 우리 식으로 번역하면 전생이다. 영화 내용은 전생까지는 아니고 12년 전에 치기 어린 풋사랑을 했던 두 남녀가 뉴욕에서 다시 만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다. 이건 짐작할 수 있듯이 셀린 송 자신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도 말하고 있다. 아버지를 따라 캐나다로 오기 전 한국에서 만났던 남자 친구를 한참이 지난 후 외국 땅에서 다시 만났을 때 정말 드라마틱 했을 것이다. 그 얘기를 담았다. 영화가 매우 담담하지만 그래서 매우 동양적이면서, 또 그래서 지금의 서구 사회에 역설적으로 가장 잘 스며드는 내용의 독립영화로 소문이 났다. 이미 전미평론가협회에서 신인감독상을 탔으며 이번 아카데미에는 작품상, 각본상 후보에 올라 있다. 아마도 각본상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상하지 못하더라도 이름 값은 엄청나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봉준호의 신작 ‘미키 17’은 원래 3월 개봉이었다. 갑자기 5월 이후로 개봉을 ‘훅’ 미룬 것을 보니 칸국제영화제가 떠오른다. 칸영화제는 자신들이 발굴했거나, 자신들이 주목했고, 또 자신들이 황금종려상까지 줬던 감독들은 끝까지, 죽을 때까지 ‘챙기는’ 의리를 보인다. 그 차원에서 ‘미키 17’이 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을 지는 모르겠으나 봉준호 감독이 최고상을 두 번 받거나 아니면 감독상이나 주연상을 받게 되거나 할 수도 있기에 국내 영화계는 나름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 언론들의 취재 경쟁도 상당할 것 같다. 봉준호니까. ‘미키 17’은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다. 7번째 미키에 이어 8번째 미키가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7이 완전 소멸돼야 하는데 두 존재가 현실에서 겹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런데 봉준호가 7을 17로 바꾼 만큼 그 기본 설정마저 많이 바뀔 것이다. 소설을 그대로 옮기는 감독은 없다. 특히 봉준호가 그렇다. 아마도 이 작품 셋이 상반기 한국 영화계의 풍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영화가 진정으로 글로벌해졌다. 올해가 더욱 그렇다.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2.0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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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더 이퀄라이저3’는 왜 OTT로 직행했을까?

댄젤 워싱턴 주연의 ‘더 이퀄라이저3’가 극장 개봉없이 VOD와 웨이브 등 OTT로 직행한 것이 못내 이상했다. 그래서 일부러 OTT에서 꺼내 봤다. 1만원을 냈다. 꽤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미개봉작이고, 극장에서 봤다면 1만5000원이었을 테니 그러려니 했다. 영화를 보고 나니 더욱 더 극장을 건너 뛴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 정도면 극장에 일단 들러야 했던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이것보다 못한 작품, 아니 이것보다 이상한 상업영화도 개봉하고 있지 않은가. ‘더 이퀄아이저3’는 극장가에 변화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찌릭찌릭. 외계에서 오는 이상한 신호 같았다.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았다.‘더 이퀄라이저’는 몇 가지 점에서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의 트렌드에 부합되는 작품이다. ▲1인 슈퍼 히어로가 종횡무진하며 극 전편을 주도하되 무지하게 잘 싸우고 나름 잔인할 것, ▲주인공은 꼭 중년 이상이어야 할 것, ▲주인공의 직업은 현재는 백수지만 과거에는 첩보원이었거나 고도의 훈련을 받은 현장요원, 히트맨, 군 청부업자여야 한다는 것, ▲은퇴 후 조용히 살려고 하는데 가족이 납치되거나, 죽거나 해서 고초를 겪는 남자라는 것 등등이다. 이런 조건을 갖고 있는 영화의 시초 격은 리암 니슨의 ‘테이큰’이다. 그 뒤에 아류들이 쏟아졌는데 ‘존 윅’ 시리즈 네 편이 그랬고(일단 시리즈는 여기서 끝난 듯이 보인다.) 이 영화 ‘더 이퀄라이저’ 시리즈가 그렇다. 샤를리즈 테론의 ‘올드 가드’도 앞선 시리즈들을 여성 SF버전으로 시도한 것이다. 그러니 ‘더 이퀄라이저3’는 어느 정도의 흥행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미국에서는 7000만 달러(약 902억원)를 들여 9000만 달러(약 1169억원)를 벌어 들였다. 전 세계적으로는 2억 달러(약 2600억원)를 벌었다. 이건 실패한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적절하게 성공한 영화이다. 성공한 외화를 국내에서 극장 개봉없이 바로 부가판권의 윈도우나 OTT로 가는 건 꽤나 이례적인 일이다.영화도 재미있다. 감독은 안톤 후쿠아이고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감독이다. 그가 만든 ‘태양의 눈물’은 주구장창 케이블TV에서 반복해서 방영된다. 그의 ‘더블 타겟’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병헌이 출연했던 ‘매그니피센트7’도 성공했던 작품이다. 안톤 후쿠아는 아카데미 감독상을 타거나 칸이나 베를린영화제, 심지어 토론토 영화제 같은 곳에서도 주목받지는 못하겠지만(그의 초기작 ‘트레이닝 데이’로 댄젤 워싱턴은 2002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꾸준하게 영화를 만들고 자기만의 스타일로 상업영화를 성공시키는 감독이다. 그가 계속 영화를 만들고 있다는 것은 만드는 것마다 흥행을 했다는 의미이다. 1966년생이고 98년 주윤발 주연의 ‘리플레이스먼트 킬러’로 데뷔해 지난 25년간 26편의 장편영화를 만들었다. 그만큼 검증된 감독이란 뜻이다. ‘더 이퀄라이저3’의 배경은 이탈리아이다. 처음에 시칠리 와이너리가 나오고 나중엔 나폴리와 로마도 나온다. 주요 배경은 알타몬테라는 해변 마을이라고 하는데 이건 가상의 지역일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이탈리아의 어느 어촌 마을이다. 기막힌 풍광 속에서(좁은 계단의 골목길이 이어지고 가파른 언덕 위에 수백년 된 성당이 나오는 등등) 가혹하고 잔혹하면서도 통쾌한 액션이 펼쳐진다. 나름 삼삼한 재미를 준다. 다코다 패닝이 CIA 요원 엠마 콜린스로 나오는데 그는 왜 맥콜(댄젤 워싱턴)이 자신을 콕 집어서, 정보를 제공했는지 의문을 갖는다. 그 답은 전편인 1,2편에 있다. 그는 누군가의 딸이다. 다코다 패닝과 달리 알타몬테에서 쉬는 동안(맥콜은 총을 맞았다) 자꾸 조우하게 되는 카페 여주인 아미나(가이아 스코델라로)와 주인공은 약간의 ‘썸’을 타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는 않는다. 아마도 4편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이 모든 것을 생각하면 극장 개봉은 ‘해 볼만한 것’이었다. 국내 배급사는 소니 픽쳐스 코리아이다. 직배사의 경우 그다지 ‘재미를 못 볼 바에는’ 공연히 마케팅 비용에다, 홍보비에다, 헛돈을 쓰느니 부가로 직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데 이번은 조금 다른 결로 느껴진다. 그보다는 블록버스터급 영화 외의, 이른바 중급 영화나 예술영화 혹은 작가주의 영화의 경우 ‘퍼스트 런(1차 상영)’ 윈도우를 아예 VOD와 국내 OTT로 하려 하는 신호가 아닐까 싶은 것이다. 이럴 때 넷플릭스 등이 안되는 이유는 글로벌 OTT는 메이저 직배사 세계 배급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웨이브와 왓챠가 제격이었을 것이다. 이래저래 극장 환경이 바뀌고 있다. ‘더 이퀄라이저3’는 그 시그널을 보여준다. 소니 코리아의 대표는 이 영화를 사람들이 1만5000원에 보는 것은 아까워 했을 것이라고 본 셈이다. VOD와 OTT 가격은 기꺼이 지불할 것이라고 봤을 것이다. 그 판단은 그리 잘못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근데 이건 장차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3.11.3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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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거장’ 크리스티안 페촐트 ‘어파이어’로 첫 내한 확정

현존하는 독일 최고의 거장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이 한국을 찾는다.페촐트 감독은 영화 ‘어파이어’ 개봉을 앞두고 생애 첫 내한을 확정지었다.페촐트 감독은 다음 달 1일부터 7일까지 한국에서 언론 및 배급 시사회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에 참여한다.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은 2001년 장편 데뷔작 ‘내가 속한 나라’로 주목받기 시작한 후 ‘바바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최우수 감독상) 수상, ‘피닉스’와 ‘트랜짓’으로 전미비평가위원회 ‘톱5 외국어 영화’ 선정, ‘운디네’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여우주연상) 수상, 올해 ‘어파이어’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쥐며 독일을 넘어 세계적인 거장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과거 30여년 동안 독일 영화사의 가장 중요한 진보로 평가받는 베를린파를 이끈 주역인 동시에 자유로운 장르의 차용, 다층적인 비유와 알레고리, 독특한 심리적 긴장감, 지적이고 우아한 연출을 특징으로 하는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을 받는다. ‘어파이어’는 사랑과 낭만이 넘쳐야 할 여름 해변을 배경으로 번져오는 산불을 감지하지 못하고 자기 안에만 갇혀 있는 예술가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아이러니를 담은 영화다. 물을 주제로 한 ‘운디네’에 이어 감독의 ‘원소 삼부작’ 중 두번째인 불을 테마로 한 작품이다.‘어파이어’는 다음 달 13일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8.1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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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김민희, 칸영화제 6년만 동반 참석..‘우리의 하루’ 감독주간 폐막작 선정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6년만에 칸국제영화제에 동반 참석한다. 18일 칸영화제 감독주간 집행위원회는 이번 영화제 초청작 리스트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홍상수 감독의 신작 ‘우리의 하루’가 감독주간 페막작에 선정됐다. 이로써 홍상수 감독은 칸국제영화제에 11번째 공식 초청받는 기록을 달성했다. 작품 수로는 12편으로 한국영화 감독 중 최다 기록이다.‘우리의 하루’는 기주봉과 송선미, 그리고 김민희 등이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주요 인물들의 대화와 술자리로 갈등과 인연을 이어가는 이야기다. ‘도망친 여자’(2020) 이후 홍상수 감독 영화에 제작실장과 목소리 출연 정도로 기여했던 김민희가 ‘우리의 하루’에서는 다시 배우로 연기를 선보인다.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지금은 맞고 그 때는 틀리다’(2015)로 처음 인연을 맺은 뒤 ‘우리의 하루’까지 열 두 작품에서 협업하고 있다.‘우리의 하루’가 초청된 감독주간은, 칸국제영화제와 함께 열리는 독립 세션으로 프랑스 감독협회 주관이다. 뛰어난 감독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에 감독주간을 통해 오시마 나기사, 마틴 스콜세지, 켄 로치, 짐 자무시, 미카엘 하네케, 다르덴 형제 등 쟁쟁한 거장들이 첫 장편영화를 선보였다. 봉준호 감독도 ‘괴물’이 감독주간에 초청돼 칸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두 사람이 함께 처음 칸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건 2016년이었다. 당시 김민희가 주연을 맡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홍상수 감독은 그해에 칸영화제 초청은 받지 못했으나, 영화제 기간 동안 칸을 찾아 현지에서 김민희와 같이 ‘클레어의 카메라’를 찍었다. 당시 외부에 알려지진 않았으나 연인 관계인 두 사람이 칸영화제 기간 동안 같이 영화를 찍자 ‘아가씨’ 팀이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이후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클레어의 카메라’가 이듬해 칸국제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공식적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2021년에는 홍상수 감독이 연출하고 김민희가 제작실장으로 참여한 ‘당신 얼굴 앞에서’가 신설된 칸 프리미어 섹션에 초대됐지만, 두 사람은 현지를 찾지는 않았다.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이번 칸국제영화제에는 참석할 계획이다. 6년만에 다시 칸을 찾아 전세계 시네필과 언론들을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두 사람은 2017년 김민희에게 베를린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밤의 해변에서 혼자’ 기자시사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후 지금까지 국내 공식석상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부인이 있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연인 사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홍 감독은 “저희는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고, 김민희는 “저희는 진심을 다해 만나고 사랑하고 있다. 저에게 주어진 상황, 다가올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이후 두 사람은 한국에선 공식석상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해외 일정에는 나란히 참석해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홍 감독은 베를린영화제에서 2020년 ‘도망친 여자’로 감독상, 2021년 ‘인트로덕션’으로 각본상, 2022년 ‘소설가의 영화’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그 곁에는 언제나 김민희가 있었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열린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도 ‘물안에서’가 초청돼 현지를 같이 찾았다. 한편 제76회 칸국제영화제에는 공식 부문인 비경쟁 부문에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 임수정 등이 출연한 ‘거미집’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신예 김창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송중기가 출연한 ‘화란’이 초청됐다. 또한 감독주간과 더불어 칸영화제 독립 세션인 비평가 주간에는 유재선 감독이 연출하고 이선균과 정유미가 호흡을 맞춘 ‘잠’이 초청됐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는 5월16일 개막해 27일 막을 내린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4.18 18:28
영화

홍상수·김민희, 5번째 수상할까..베를린영화제 개막 [종합]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16일(현지시간) 개막했다.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열흘간 진행된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된 한국 영화는 ‘물 안에서’와 ‘길복순’, ‘우리와 상관없이’ 등 3편이다.영화 ‘물 안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로 인카운터스(Encounters) 부문에 초청됐다. 인카운터스는 칸국제영화제의 ‘주목할만한 시선’처럼 새로운 영화적 비전을 담은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으로, 경쟁 섹션과는 구분된다. 심사를 거쳐 작품상, 감독상, 심사위원회 특별상을 준다.‘물 안에서’는 배우를 꿈꾸던 젊은 남자가 영화를 연출하겠다며 같은 학교에 다녔던 남녀와 섬으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신석호와 하성국이 출연한다. 홍상수 감독의 연인 김민희는 제작실장으로 참여했다. 홍상수 감독은 4년 연속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됐다. 지난 2020년에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와 ‘도망친 여자’로 각 은곰상 여우주연상, 은곰상 감독상을 받았다. 2021년에는 ‘인트로덕션’으로 은곰상 각본상을, 2022년에는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올해도 베를린영화제에 참석하기에 또 한 번 트로피를 품에 안을지 주목된다.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은 스페셜 부문으로 초청을 받았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의 작품이다. ‘길복순’은 전도연를 비롯해 설경구, 김시아, 구교환 등 배우가 함께 했다.‘우리와 상관없이’는 유형준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포럼 부문에서 초청을 받았다. 중년 여배우 화령이 뇌경색으로 첫 주연작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곽민규, 조현진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한편, 베를린영화제는 칸, 베네치아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힌다. 지난 1951년에 처음 개최됐으며, 올해 개막작은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된 ‘쉬 케임 투 미’(레베카 밀러 감독)다. 베를린영화제에서는 영화 400여편이 상영된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2.1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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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IS] ‘홍상수♥김민희’ 프랑스 파리서 포착! ‘회고전’ 나란히 참석

영화감독 홍상수와 배우 김민희 커플이 프랑스 파리에서 포착됐다.두 사람은 13일(이하 현지 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열린 ‘홍상수 감독 전작 회고전’의 개막작 ‘소설가의 영화’ 상영에 함께했다.홍상수 회고전은 이날 개막해 다음 달 5일일까지 열린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이날 개막작 상영에 앞서 무대에 함께 올라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두 사람은 모두 블랙 계열의 상의를 착용, 무난한 커플룩을 뽐냈다.유럽에서 사랑 받는 홍상수 감독인 만큼 극장은 ‘소설가의 영화’를 보기 위한 관객들로 가득 찼다. 약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상영관이 가득 찼다는 전언. 무대에 오른 홍 감독은 영어로 “영화를 만들 때 그 순간에 내게 주어진 것들에 반응했다. 이렇게 많은 영화를 만들었지만 내가 어떤 영화를 만들었는지 뒤를 돌아보거나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며 “어쨌든 앞으로도 계속 영화를 만드는 게 나의 소원이다. 오늘 밤 영화를 보러 와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홍 감독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민희는 한국어로 “시차 때문에 피곤하지만 이렇게 여러분을 만나게 돼 기분이 좋고 감사하다. 여러분들 가슴 속에 오래 기억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두 사람은 이날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로부터 이름을 새긴 황금 명패를 받았다. 회고전에서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부터 ‘소설가의 영화’(2022)까지 27편에 달하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현지 관객들과 만난다. 두 사람은 오는 19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도 동반 참석한다. 홍상수 감독은 29번째 장편 영화인 ‘물 안에서’로 이번 영화제 인카운터스 부문에 올랐다. 지난해 신설된 인카운터스 부문은 전통적 형식에 도전하는 새로운 영화적 비전을 조명하는 경쟁 섹션이다. 김민희는 제작실장으로 ‘물 안에서’에 참여했다.홍 감독은 ‘도망친 여자’, ‘인트로덕션’, ‘소설가의 영화’에 이어 '물 안에서'로 4회 연속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받았다. 홍 감독은 앞서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 여우주연상(김민희)을, ‘도망친 여자’로 제70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인트로덕션’으로 제7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각본상을, ‘소설가의 영화’로 제7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베를린이 사랑한 감독 홍상수가 올해도 현지에서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상수와 김민희는 2017년 열애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이후 영화 제작을 꾸준히 함께해오고 있다. 국내 일정에서는 동반 참석을 하는 경우가 드무나 해외 일정에는 종종 함께하며 시선을 받고 있다. 특히 ‘베를린 영화제’는 지금까지 모든 일정을 함께 소화해왔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2.14 10:25
연예일반

[D-1 27th BIFF①] 약 3년 만에 정상 개최되는 부산국제영화제, 오프라인 마침내!

국내 최대의 영화 축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마침내 정상화돼 돌아온다. 지난 2년간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으로 온라인 위주로 규모를 축소해 진행됐던 ‘부산국제영화제’가 약 3년 만에 정상화됐다. 5일 개막하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전 세계 71개국에서 온 243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해외 영화제에 미처 참석하지 못 했던 영화 팬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유수의 세계 영화제들에서 상영돼 화제를 모았던 알짜 작품들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75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슬픔의 삼각형’과 심사위원 대상작인 루카스 돈트 감독의 클로즈‘,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등이 초청됐다. 또 ’제72회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인 ’알라카스의 여름‘(카를라 시몬 감독)과 은곰상을 받은 ’에브리싱 윌 비 오케이‘(리티 판 감독),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의 ’소설가의 영화‘, 감독상 수상작 ’칼날의 양면‘(클레르 드니 감독) 등도 관객들을 맞는다. 여기에 ‘제7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받은 알리스디오프 감독의 ‘생 토메르’와 ‘로카르노영화제’ 황금표범상 수상직인 줄리아 무라트 감독의 ‘룰 34’,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시네마드라마틱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우타마, 우리집’(알레한드로 로아이사 그리시 감독) 등도 부산에서 영화 팬들과 만난다.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한 시기 전 세계 곳곳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영상 콘텐츠 제공 서비스인 OTT가 급부상했다. 이에 발맞춰 ‘부산국제영화제’도 OTT 시리즈 작품을 상영하는 ‘온 스크린’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간다. 특히 기대를 모으는 건 이준익 감독의 ‘욘더’다.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던 재현(신하균 분)이 죽은 자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서 아내 이후(한지민 분)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준익 감독은 자신의 첫 OTT 연출작인 ‘욘더’에서 삶과 죽음, 영원한 행복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 일본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연출하고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이 출연한 ‘커넥트’와 한석규와 김서형이라는 굵직한 연기파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동명의 단편영화를 원작으로 한 ‘몸값’, 전여빈과 이동휘가 주연을 맡은 ‘글리치’ 등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약 3년 만에 정상화돼 돌아온 만큼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양한 이벤트로 시네필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지난 2018년 신설돼 올해로 5주년을 맞은 스핀오프 페스티벌 ‘커뮤니티비프’에서는 관객이 프로그래머가 돼 영화제의 기획과 운영을 함께 하는 ‘리퀘스트시네마: 신청하는 영화관’, 하루 하나의 기획전을 표방한 ‘데이바이데이’, 감독과 배우를 초청해 소통하는 실시간 양방향 코멘터리 픽처 쇼 ‘마스터 톡’, Z세대 문화기획자 그룹의 ‘청년기획전’, 레전드 시네필의 믿고 보는 추천작을 감상하는 ‘블라인드 영화제’, 변화하는 영상 문화 트렌드를 확인하는 ‘커비컬렉션’ 등 6개 섹션을 마련했다. 또 술을 마시며 즐기는 심야상영인 ‘취생몽사’는 약 3년 만에 재개, 초고속 예매 매진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적인 진행을 기원하며 개막일 전날인 4일 오후 6시에는 부산 비프광장 야외무대에서 전야제가 진행된다. 특히 이번 전야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발원지인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부산광역시, 부산 중구청, 부산국제영화제 주요 내빈이 참석하며 배우 이채영, 전문사회자 김민수가 진행한다. 이 외에 배우 김의성, 이재용, 홍완표가 참석하고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이 축하 공연을 맡아 영화제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0.04 08:30
영화

완벽한 미장센 구축 ‘깐느박’ 박찬욱의 작품 세계

‘깐느박’. 대중에도 잘 알려진 박찬욱 감독의 별명이다. 류승완 감독이 지은 이 별명은 그만큼 세계 영화계가 사랑하는 한국의 대표적 작가주의를 구축한 거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박 감독은 작가영화, 장르물, B급, 컬트무비 등 비상업 영화에 끊임없는 애정을 드러내며 사회적 금기를 건드리고 파격적 형식을 추구하는 특징을 알 수 있다. 유려한 영상미는 박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는 핵심 요소다. 특히 칸영화제를 비롯한 유럽 평단은 원죄와 구원이라는 서구적 테마를 완성도 높은 미장센으로 스크린에 옮기는 그의 작업 방식에 호평을 아끼지 않는다. 1963년 서울 출생인 박 감독은 영화를 좋아하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성장해 1982년 서강대 철학과에 입학 후 교내 동아리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당시에 영화이론을 바탕으로 영화잡지 스크린에서 평론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박 감독이 영화계에 본격 뛰어든 때는 25세 때인 1988년 유영진 감독의 ‘깜동’에 연출부 막내로 참여하면서다. 1992년 직접 각본을 쓴 ‘달은 해가 꾸는 꿈’으로 감독 데뷔를 했다. 가수 이승철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호평을 받았으나 흥행에는 실패했다. 이후 5년 만인 1997년 ‘삼인조’를 연출했다. 김민종, 이경영, 정선경 주연의 이 영화 역시 독창성이 돋보였지만 흥행에는 고배를 마셨다. 또 평론가로도 활동해 ‘영화보기의 은밀한 매력-비디오드롬’이라는 평론집을 출판했다. 대중에 이름을 알린 작품은 2000년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다. 송강호, 이영애, 이병헌, 신하균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누적관객 583만명을 동원해 최고 흥행작에 올랐다.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후 박 감독은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2002년 신하균, 배두나, 송강호의 ‘복수의 나의 것’이다. 폭력과 구원의 주제를 담은 복수 3부작의 첫 작품으로, 평단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관객 동원에는 참패했다. 박 감독은 고집을 굽히지 않고 2003년 ‘올드보이’를 대중에 선보였다. 이듬해 제57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일약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부상했다. 이 때부터 ‘깐느박’의 애칭으로 불리기 시작한다. 2004년에는 한중일 3국 옴니버스 영화 ‘쓰리-몬스터’의 연출에 참여했다. 2005년에는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에 이은 복수 3부작의 마지막 작품 ‘친절한 금자씨’를 선보였다. 이때 만난 정서경 작가와 지금까지 각본을 함께 써오고 있다. 두 사람이 함께 집필한 ‘헤어질 결심’은 박 감독이 ‘리틀 드러머 걸’ 촬영 당시 정 작가와 나눴던 대화에서 출발했다. 정지훈(비)과 임수정 주연의 2006년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73만명의 관객 동원으로 흥행은 부진했지만 베를린영화제에서 알프레드바우어상을 받았다. 2009년 ‘박쥐’는 박 감독을 거장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송강호와 두 번째 호흡인 ‘박쥐’는 흡혈귀가 된 신부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로 제62회 칸영화제에서 두 번째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2016년에는 여성 동성애를 아름답게 그린 ‘아가씨’를 대중에 내놨다. 영화는 일제강점기의 조선을 배경으로 조선, 일본, 유럽의 이질적 문화를 스크린에 섞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박 감독의 미장센에 매료된 해외 제작진의 러브콜도 많았다. 박 감독은 니콜 키드먼 주연의 2013년 할리우드 영화 ‘스토커’와 2018년 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 2022.05.29 15:55
무비위크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신작 '우연과 상상' 5월 4일 개봉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이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드라이브 마이 카'로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4개 부문 후보에 올라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우연과 상상'이 오는 5월 4일 국내에 개봉한다. '우연과 상상'은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마법 같은 스타일을 전 세계가 확인하게 한 영화이다. 어떤 제약도 없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오직 우연과 상상을 키워드로 펼쳐간 이야기들은 완벽하게 기발하고 때로는 발칙하며 끝내 관객들을 애틋하게까지 만든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지난해 '드라이브 마이 카'와 '우연과 상상', 두 편의 영화로 칸영화제 각본상과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하며 전 세계 영화계를 놀라게 했다. 봉준호 감독이 주목하는 젊은 거장으로 떠오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국내에서 지난 12월 개봉한 '드라이브 마이 카'로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국제장편영화상 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그중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드라이브 마이 카'가 7만 관객을 돌파하며 3개월째 장기 상영 중인 가운데,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또 다른 신작 '우연과 상상' 또한 개봉을 이어간다. 함께 공개된 런칭스틸은 각기 다른 세 가지 만남으로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높인다. 첫 번째 스틸은 우연히 듣게 된 친구의 새 연애담에서 시작되는 ‘마법(보다 더 불확실한)’의 장면으로, 일본 드라마 '콩트가 시작된다' 등으로 유명한 후루카와 코토네의 매력적인 연기를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스틸은 교수 앞에서 그의 소설을 낭독하는 여대생의 에피소드 ‘문은 열어둔 채로’의 장면으로,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둘 사이를 감싸고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스틸은 20년 만에 길에서 만난 두 동창생의 재회를 그린 ‘다시 한 번’의 장면으로, 우연에 대한 상상이 모여 만들어낸, 마법 같은 순간들의 소나타를 기대케 한다. 김선우 기자 kim.sunwoo1@joongang.co.kr 2022.04.0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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