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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베이커 ‘아노라’,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영예

션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Anora)가 올해 칸 영화제 주인공이 됐다.25일(현지시간) 열린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린 가운데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아노라’가 호명됐다.미국인 감독 작품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는 건 지난 2011년 ‘트리 오브 라이프’의 테렌스 맬릭 감독 이후 13년 만에 처음. 션 베이커 감독은 앞서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로 칸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됐고, ‘레드 로켓’(2021)으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아노라’는 이국적인 댄서와 러시아 신흥 재벌의 정신 없는 로맨스 소동극을 그린 작품으로, 전 세계 영화 매체가 매긴 평점을 바탕으로 산정하는 스크린데일리 별점에서 최고점에 가까운 3.3점을 받는 등 프리미어 상영 이후 호평을 끌어낸 작품이다.심사위원장인 그레타 거윅의 호명으로 무대에 오른 베이커 감독은 “지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다”며 “이 상을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성 노동자에게 바친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심사위원대상은 인도의 파얄 카파디아 감독의 ‘올 위 이매진 애즈 라이트’(All We Imagine as Light)가 가져갔으며, 감독상은 ‘그랜드 투어’(Grand Tour)를 연출한 미겔 고미쉬 감독이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Kind of Kindness)의 제시 플레먼스에게 돌아갔으며, 여우주연상은 ‘에밀리아 페레스’(Emilia PereZ)의 아드리아나 파스,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셀레나 고메즈, 조 샐다나가 이례적으로 공동 수상했다. 이 작품은 이날 심사위원상 트로피도 챙겼다.또 각본상과 황금카메라상의 영예는 ‘더 서브스턴스’(The Substance)의 코랄리 파르자, 핼프댄 울만 퇸델 감독의 ‘아르망’에 돌아갔다. ‘더 시드 오브 더 새크리드 피그’(The Seed of the Sacred Fig)로 영화제를 찾았던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특별 각본상을 받았다. 이란 감독인 그는 이 영화에서 여배우들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징역 8년 형과 태형, 벌금형, 재산몰수형을 선고받은 뒤 이란에서 탈출해 유럽으로 망명한 상태다. 라술로프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이란 국민들은 정부에 의해 인질로 잡혀 있다”면서 이란에 체류 중인 제작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한편 제77회 칸 국제영화제는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 일대에서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작품은 경쟁 부문에 진출하지 못했으며, 류승완 감독의 신작 ‘베테랑2’가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받아 상영회를 열었다. 이 외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가 칸 클래식 섹션, 임유리 감독의 ‘메아리’가 전 세계 영화 학교의 단편 경쟁 부문인 라 시네프 섹션에 초대받았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5.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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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 근황 “생활고로 이혼한 전처=패션 디자이너, 나보다 유명…지금도 연락”

배우 오달수가 근황을 공개하며 가족을 언급했다. 16일 유튜브 채널 ‘피디씨 by PDC’에는 ‘6년 동안 묻어둔 배우 오달수의 가슴 속 깊은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게스트 출연한 오달수는 연극배우 시절 생활고로 결혼 6년 만에 이혼한 사실을 털어놨다. 오달수는 “그분(전처)은 잘 살고 있다. 지금은 나보다 더 유명한 패션디자이너가 됐다”며 “나도 후배들 걱정할 정도의 선배 위치까지 올라왔으니 서로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마음이 떠났다고 해도 일단 최선을 다해 상황을 되돌리려 설득했지만 좁혀지지 않았다”며 “지금도 통화한다. 애가 있으니까”라고 덧붙였다. 오달수는 지난 1996년 극단후배 A와 결혼, 6년 만인 2001년 이혼했다. 영상에서 오달수는 결혼 전을 회상하며 “(예비) 장인어른이 연극 배우와의 결혼을 반대하셨다. 근데 딸도 연극을 하고 있었다”며 “제가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연극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한 뒤 1년 정도 ‘유공’이라는 데서 일했다. 쉽게 말하면 주유소”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어렵게 받은 결혼 허락을 뒤로하고 3개월 뒤 연극판으로 돌아간 오달수는 결국 극심한 생활고로 파경을 맞았다.이어 슬하의 딸이 벌써 20세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오달수는 “자기 밥그릇 자기가 찾아갈 나이가 됐다. 눈 깜빡할 사이라는 걸 우리 딸 보면서 느낀다”며 “(딸이)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서 컸는데, 예쁘게 잘 커 줘서 그저 고마울 뿐”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한편 오달수는 지난 2018년 2월 동료 여배우 성추행 의혹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해당 사건이 지난 2020년 내사 종결로 무혐의 처분되며 오달수는 다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그가 출연한 ‘베테랑2’는 제77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입성해 오는 20일(현지시간) 전세계 최초 상영된다.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5.17 14:52
영화

파격 변신 송혜교, 액션도 된 전도연.. 영화계 女風 하반기까지 [상반기 결산] ③

2023년 상반기에는 유독 여배우들의 활약이 빛났다. 여성 중심의 작품이 콘텐츠 시장을 이끌어가면서 스타성에 연기력까지 갖춘 여배우들이 주목받았다. 이는 과거 특정 역할에만 갇혀 있던 여배우들의 한계가 깨졌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이 출연한 작품 역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K콘텐츠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공감’과 ‘도전’으로 틀을 깨다올 상반기 영화와 OTT 등을 통해 주목받은 여배우를 꼽자면 송혜교, 김희애, 문소리, 전도연, 김현주 등이 있다. 이들의 활약은 두 가지 키워드로 나눌 수 있다. 바로 ‘공감’과 ‘도전’이다.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먼저 송혜교, 김희애, 문소리가 ‘공감’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올 초 ‘더 글로리’ 열풍은 한국을 넘어 전세계에 불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더 글로리’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학교폭력에 관한 화두를 던지며 경각심을 일게 했고 “멋지다 연진아” 등 각종 대사를 유행시키며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그 중심에는 단연 송혜교가 있었다. 송혜교는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으로 분해 가해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고, 이를 통해 학폭 문제를 환기시키는 등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 그 결과 송혜교는 백상예술대상 TV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김희애와 문소리는 ‘퀸메이커’를 통해 숙련된 연기 내공을 보여줬다. 두 사람은 각각 데뷔 40주년, 24주년을 맞은 베테랑들이다. ‘퀸메이커’는 남배우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정치물에 김희애, 문소리가 타이틀롤을 맡으며 일찌감치 기대작으로 꼽혔다.4월 14일 ‘퀸메이커‘가 공개된 후에도 반응은 뜨거웠다. 두 사람이 그려낸 워맨스에 시청자들은 환호했고 응원과 박수를 보냈다. 정치판 이야기뿐 아니라 공분을 일으켰던 각종 사회 문제와 정치 현실을 재연하며 몰입도를 높였다.전도연과 김현주는 화려한 액션에 ‘도전’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전도연은 지난 3월 3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을 통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증명해냈다. 전도연이 맡은 역할은 킬러 길복순. 킬러 세계에선 이름을 떨칠 만큼 유명인이지만, 딸에겐 정체를 숨기며 살아가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사람 죽이는 건 심플해. 애 키우는 거에 비하면”이라는 대사를 뱉을 정도로 거리낌 없이 사람을 죽이지만 딸 앞에선 약해지고 마는 엄마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그려냈다. 역시 전도연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서 입지를 견고히 다졌다. 김현주 역시 넷플릭스 영화 ‘정이’에서 전투 로봇 윤정이로 분해 고강도 액션을 소화, 진가를 발휘했다. 자연스러운 CG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한국 SF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도 존재한다.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와 TV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것. 이는 해외에서도 작품성과 연기력, 화제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의미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여성 서사 담은 K콘텐츠, 의미 있는 변화“주로 남성 배우들이 나오는 작품이 많아서 남장을 하고 나오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이번에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다룬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해요.”김희애가 지난 4월 개최된 ‘퀸메이커’ 제작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지금이야 여성 서사 작품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지만,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시절 여배우들은 백마 탄 왕자님과 사랑에 빠지거나, 엉뚱하거나, 청순한 이미지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경제 활동을 하는 여성들의 지위가 높아졌고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이들도 증가했다. 이는 곧 시청자들의 눈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남주인공에게 구원받는 캔디형 캐릭터가 아닌 주체적인 삶을 그려내는 여성 캐릭터를 원하기 시작했다. 창작자들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콘텐츠는 지금 우리 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여배우들이 다양한 캐릭터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이들은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며 “익숙함과 새로움을 여배우들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조성경 드라마 평론가도 “남자 배우들이 규모가 더 큰 작품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며 “다양한 작품들의 만들어지다보니 연기력 좋고 인지도 높은 여배우들을 중심으로 제작되는 추세”라고 부연했다.한 방송 관계자는 여풍이 더 거세질 거라고 내다봤다. 관계자는 “올 상반기뿐만 아니라 몇 년 전부터 여성 중심의 작품이 많이 제작되기 시작했다. 올해는 송혜교, 김희애, 문소리 등 대중에게 익숙한 배우들이 많이 나왔는데 연기까지 잘 해내지 않았나. 익숙하면서도 연기력이 증명된 여배우들이 좋은 작품을 만나 시너지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여배우들의 활약은 계속될 전망이다. 오는 7월 극장가에 김혜수, 염정아 주연의 영화 ‘밀수’를 비롯해 대작들이 밀려온다. 김혜수는 최근 ‘밀수’ 제작보고회에서 “여성 중심의 서사고 함께할 배우는 염정아라고 들었을 때 환호했다”고 말했다. 중년 여배우들이 투톱 주연을 맡은 200억대 한국 블록버스터는 ‘밀수’가 처음이다. 최고의 여배우들을 한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 건 시대의 흐름이 불러온 긍정적인 변화다. 상반기를 넘어 앞으로도 계속될 여배우들의 활약에 기대가 쏠린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6.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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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한국영화 빅4, ‘천억 쩐의 전쟁’..위기냐? 기회냐? [줌인]

올여름 한국영화 빅4가 윤곽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올여름 개봉을 확정한 류승완 감독의 ‘밀수’를 비롯해 김용화 감독의 ‘더 문’,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작전’, 그리고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그 주인공들이다. 4편의 영화 총제작비가 1000억원 가량에 달하기에, 어떤 영화가 올여름 극장가 승자가 될지 벌써부터 영화계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특히 한국영화 위기론이 팽배한 가운데 최근 ‘범죄도시3’이 희망을 보여준 데 이어 그 바통을 올여름 한국영화 빅4가 이어받을 수 있을지 도 주목된다.지난 4월 일찌감치 7월26일 개봉을 확정한 ‘밀수’는 평화롭던 바닷가에서 밀수에 휘말리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해양범죄활극이다. ‘베테랑’ ‘모가디슈’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혜수와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밀수’는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50대 여배우들이 투톱 주인공을 맡아 기획부터 화제를 모았다. ‘모가디슈’로 인연을 맺은 조인성을 제외한 주요 배우들이 모두 류승완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춰 신선한 시너지로 기대를 모은다. 배우들의 유대와 각오도 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혜수는 촬영 도중 얼굴 피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으면서도 수술 이후 동료, 스태프를 안심시키고 촬영에 매진했을 정도. ‘밀수’를 제작한 외유내강은 코로나19 팬데믹 공포가 절정이던 2021년 ‘모가디슈’와 ‘인질’ 두 편의 영화를 여름 시장에 개봉해 두 편 모두 손익분기점을 맞춘 저력의 제작사다. 외유내강은 올여름 톰 크루즈 주연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이 7월12일 개봉한다는 걸 알면서도 ‘밀수’의 7월26일 개봉을 확정했다.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방증일 터. ‘밀수’가 어떻게 스타트를 끊을지가 올여름 한국영화 빅4 대결을 좌우할 전망이라 관심이 쏠린다. 김용화 감독의 ‘더 문’은 8월2일 관객과 만난다. ‘더 문’은 사고로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의 사투를 그린 영화. ‘신과 함께’로 쌍천만 신화를 쓴 김용화 감독의 첫 우주 프로젝트로 기획부터 주목받았다. 설경구가 우주에 홀로 남겨진 ‘선우’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 우주센터 센터장 ‘재국’으로, 도경수가 38.4만 km 너머 우주에 홀로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를 연기한다. 김희애가 NASA 우주정거장의 총괄 디렉터 ‘문영’으로 분해 극에 무게감을 더할 예정이다. 이밖에 깜짝 놀랄 카메오들이 출연해 관객에 놀라움과 즐거움을 줄 전망이다. ‘더 문’은 한국 상업영화에선 처음 시도하는 우주 배경 SF영화라는 점에서, 한국 VFX 기술의 현주소를 즐기는 재미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작전’이 8월2일 개봉을 확정해 ‘더 문’과 맞대결을 펼치는 것도 올여름 극장가의 관전 포인트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의 버디 액션 영화. 영화 ‘끝까지 간다’ ‘터널’, 넷플릭스 ‘킹덤’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하정우와 주지훈이 출연한다.하정우가 꿈에 그리던 미국 발령을 조건으로 실종된 동료 외교관을 구하는 비공식 작전에 자원해 홀로 내전 중인 레바논으로 향하는 흙수저 출신 외교관 민준을 연기한다. 주지훈은 아랍어도 잘하고 길도 잘 알지만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한국인 택시기사 판수를 맡았다. 당초 ‘피랍’이란 제목으로 준비됐던 ‘비공식작전’은 모로코 도심에서 로케이션을 준비해 화제와 기대를 모았다. 촬영 직전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눈물을 삼키고 돌아서야 했던 ‘비공식작전’ 팀은 1년여 동안 절치부심 준비한 끝에 모로코 촬영을 진행했다. 앞서 모로코에서 촬영했던 ‘모가디슈’가 모로코 외곽에서 촬영을 진행했다면, ‘비공식작전’은 모로코 도심에서 촬영을 강행해 눈길을 끌었다. ‘본’ 시리즈처럼 이국적인 풍광과 액션이 어우러지게 만들어진 것. 김성훈 감독의 작품답게 액션과 서사가 맞물려 있다는 게 ‘비공식작전’의 킬링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하정우와 주지훈의 티키타카 호흡도 기대 포인트다. 광복절 연휴를 앞두고 8월 중순 개봉을 검토 중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숭늉 작가의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새롭게 각색했다. ‘가려진 시간’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병헌과 박서준, 박보영 등 신선한 조합으로 제작부터 기대를 모았다.‘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준비 중인 아포칼립스 유니버스의 시작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비롯해 마동석 주연 영화 ‘황야’, 드라마 ‘유쾌한 왕따’ ‘마켓’ 등 같은 세계관을 갖고 있는 작품들을 이미 모두 촬영을 끝냈다. IP 확장을 염두에 둔 이 같은 제작 방식은 한국영화계에 유례없는 일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순조롭게 첫 발을 내디디면, 아포칼립스 유니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 개봉하는 ‘밀수’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네 작품의 총제작비는 P&A 비용이 포함되면 1000억원 남짓이다. 네 작품의 순제작비는 ‘밀수’가 약 175억원, ‘더 문’이 약 285억원, ‘비공식작전’은 팬데믹으로 1년여 정도 촬영이 지연된 탓에 제작비 정산이 진행 중이지만 대략 200억대 후반,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략 17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더 문’과 모로코 로케이션으로 진행된 ‘비공식작전’ 제작비가 가장 높다. 네 편의 한국영화는 색깔이 뚜렷하게 다른 터라, 과연 올여름 관객의 선택은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여름 극장가는 평균 제작비가 250억대 영화들인 ‘외계+인’ 1부와 ‘비상선언’ ‘한산’ ‘헌트’가 연이어 개봉했지만, ‘한산’과 ‘헌트’만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겼을 뿐이다. 극장 요금이 3년 연속 인상된 뒤 첫 여름 시장이었기에 관객의 선택이 매우 신중했던 시기였다. 지난해에도 5월 개봉한 ‘범죄도시2’가 천만영화에 등극하고 박훈정 감독의 ‘마녀2’가 6월에 개봉해 흥행에 성공했으며, 그 뒤 7~8월 빅4가 맞붙어 재앙 같은 성적을 냈다. 극장요금 인상으로 관객의 평균 영화 관람횟수가 줄어든 탓이 컸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범죄도시3’이 천만을 향해 질주하고 있으며, 6월 박훈정 감독의 ‘귀공자’가 개봉하고 여름 성수기에 빅4가 맞붙는다. 지난해와 다른 점이 있다면 현재 극장가에 벌어지고 있는 극심한 할인 쿠폰과 이통사 할인 등 극장요금 반값 경쟁이, 올여름에는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 여름 극장가에는 7월5일 장동윤 오대환 최귀화 주연 영화 ‘악마들’이, 7월12일에는 박상민 감독의 ‘좋.댓.구’ 등 중급 규모 한국영화들이 먼저 선을 보인다. 7월12일에는 톰 크루즈 주연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이 7월12일 개봉하고, 2주 뒤 ‘밀수’가 빅4 스타트를 끊는다. 과연 올여름 한국영화들이 지난해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천만영화가 두 편 이상 나왔던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된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6.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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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 형제?” 장혁X장나라 케미는 왜 성공할까

“장혁 선배가 ‘우리는 전생에 형제가 아니었을까’라고 말할 만큼 촬영이 편했어요.”남배우와 여배우가 만났지만 ‘형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막역한 관계, 바로 장혁과 장나라의 이야기다.두 사람은 지난 17일 첫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패밀리’를 통해 폭소를 유발하는 현실 부부 케미를 선보이고 있다. ‘패밀리’는 장혁과 장나라가 무려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다.두 사람은 SBS ‘명랑소녀 성공기’(2002),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2014), ‘오래된 안녕’(2014)에서 연인 혹은 부부로 등장했다. 배우 간 재회가 쉽지 않은 방송가에서 네 번이나 메인 커플로 조우한 사례는 장혁과 장나라가 유일하다. 이는 두 사람이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매력을 끄는, 일명 ‘되는 조합’이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 완벽한 캐릭터의 조화장혁과 장나라가 시청자들과 처음 만난 작품은 무려 최고시청률 41.4%를 기록한 ‘명량소녀 성공기’다. 신데렐라 스토리가 유행했던 2000년대 드라마답게 사기 범죄자 부모 밑에서도 밝게 살아가는 차양순(장라나)을 중심으로 서사가 펼쳐졌다.하지만 온갖 시련과 역경을 겪는 여주인공이 모든 것을 가진 남주인공을 만나 새 인생을 펼치는 신데렐라 스토리와 달리, ‘명량소녀 성공기’ 한기태(장혁)는 백마 탄 왕자님이 아닌 모종의 음모로 인해 파산하게 된 재벌 2세로 등장했다. 당차고 올바른 마음을 가진 차양순의 존재로 인해 안하무인했던 한기태가 점점 성장하며 변화하는 것이 주된 관전 포인트였다.강해보이지만 내면의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한기태는 장혁의 거친 외모와 다정다감한 성격에 100% 걸맞은 배역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반면 ‘외유내강’ 차양순은 여리게 보이지만 단단한 내실을 다진 장나라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첫 호흡을 맞춘 작품에서 두 사람은 각각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경신해 강한 눈도장을 찍었다. ◇ ‘코믹 연기’의 대가들장혁과 장나라는 각각 1997년, 2001년에 데뷔한 베테랑 배우들이자 여러 작품에 출연한 다작배우다.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두 사람의 특기 중 하나는 바로 망가짐을 불사하는 ‘코믹 연기’다. 특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두 사람의 유쾌한 케미가 빛을 발했다.‘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대만에서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명중주정아애니'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장인화학 사장 이건(장혁)과 대한민국 대표 평범녀 김미영(장나라)이 우연히 하룻밤을 보낸 뒤 진짜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을 그린 좌충우돌 로맨스다.장혁은 만화 속 주인공 같이 과장되고 오버스러운 행동을 일삼는 이건을 자연스럽게 표현했으며, 장나라 또한 장혁의 보조에 발맞춰 순수한 허당 매력을 펼쳐냈다. 뛰어난 연기 호흡을 선보인 두 사람은 그해 연말 시상식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혁과 장나라가 펼치는 코믹연기의 진가는 ‘패밀리’에서도 드러난다. 장혁은 능력 있는 국정원 비밀요원이지만 집에서는 극강의 찌질이 남편 권도훈에 완벽 빙의했고 장나라는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남편 도훈을 압박하는 ‘서열 1위’ 강유라로 분했다.매일 아내 유라의 눈치를 보며 사는 도훈은 잘못을 할 때마다 아내 앞에서 무릎을 꿇거나 눈썹까지 밀어버리는 등 우스울 정도로 비굴한 모습을 보인다. 반면 강유라는 남편을 궁지에 몰아넣으며 능숙하게 조련하고 나선다. 하루가 멀다하고 티격태격하는 이들이지만 아이를 바라는 부부답게 격한 애정신도 등장한다. 자칫 오버스러울 수 있는 캐릭터와 스토리에도 두 사람은 말이 필요 없는 티키타카 연기로 “진짜 부부생활같다”는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장혁과 장나라는 극단적으로 다른 캐릭터다. 장혁은 상남자 스타일의 마초임과 동시에 따뜻하고 다정한 면모를 가진 성격이고 장나라는 귀엽고 발랄하고 엉뚱한 매력을 갖고 있다”며 “극과 극이면서 훌륭한 연기력이 뒷받침되는 두 사람을 붙여놔 매번 새로운 조합이 가능하다”고 이들의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4.25 06:11
연예일반

‘닥터 차정숙’ 엄정화, 의사 가운 입고 안방극장 상륙 ①

학창 시절 그런 친구가 있었다. 얼굴도 예쁜데 공부도, 운동도 잘하는 애. 초반엔 시기와 질투를 받지만, 점점 우상으로 여겨지는 그런 친구 말이다. 온갖 별들이 모여있는 연예계에도 이런 스타가 존재한다. 1992년 데뷔와 동시에 혜성처럼 떠올라 가요와 연기를 동시에 접수한 ‘한국의 마돈나’ 엄정화가 그렇다.2023년 현재까지도 전설이라 불리는 엄정화. 그런 그가 의사 가운을 입고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지난해 4월 tvN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해 이정은과 우정을 솔직하게 그려냈던 엄정화는 ‘닥터 차정숙’에서 자신의 인생을 찾아 떠나는 엄마로 등장, 더 다채로워진 모습을 예고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의사 가운 입고 돌아온 엄정화오는 15일 첫 방송되는 JTBC 새 주말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20년차 가정주부에서 1년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메디컬 코믹물이다. 엄정화는 오랜 전업주부 생활을 뒤로하고 다시 의사 가운을 입은 차정숙을 연기한다. 차정숙은 뜻밖의 위기에서 살아난 뒤 가족을 위해 포기했던 전공의 과정에 재도전하기로 결심하고 인생의 대전환기를 맞는 인물이다.엄정화는 이 작품에 대해 “따뜻하면서 재미 요소가 많은 드라마”라고 표현했다. 이어 “차정숙이 다시 의사가 되기 위해 하는 여러 가지 유의미한 선택들이 관전포인트”라며 “시청자들도 공감과 위로를 많이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남편이자 대학병원 외과 과장 서인호 역을 맡은 김병철은 엄정화에 대해 “십여 년을 함께 산 부부 사이를 연기하기 위해 서로 배려하면서 호흡을 맞췄다”면서 “엄정화가 정숙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 덕분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엄정화의 한층 깊어진 감정 연기가 기대를 모은다. 그간 여러 작품을 통해 폭넓은 연기력을 증명해온 그이기에 이번 작품 역시 제작 단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엄정화는 의사에 재도전하게 된 차정숙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유쾌한 웃음과 공감, 뭉클한 감동까지 전달할 전망이다. 특히 엄정화 특유의 디테일한 연기가 극의 현실감을 더해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티저 영상과 예고편이 공개되자 예비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엄정화가 주인공이면 후회는 안 하지”, “드라마에서 보니까 반갑다”, “엄정화, 김병철 연기 케미 기대된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본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 ‘시대의 아이콘’ 엄정화, 배우로 먼저 데뷔엄정화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한국의 마돈나’라는 별명이 생각난다. 엄정화가 가수로서 1990년대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정화가 가수가 아닌 배우로 먼저 데뷔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반짝반짝 빛나던 엄정화는 사실 무대에 오르기 전, 스크린으로 먼저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엄정화는 데뷔 31년이 된 베테랑 배우다. 1992년 영화 ‘결혼 이야기’로 데뷔한 그는 로맨틱 코미디부터 정통 멜로, 스릴러, 액션 등 장르를 불문하고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해왔다.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2002), ‘싱글즈’(2003),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 ‘해운대’(2009), ‘댄싱퀸’(2012), ‘몽타주’(2013), ‘미쓰와이프’(2015), 드라마 ‘12월의 열대야’(2004), ‘마녀의 연애’(2014), ‘우리들의 블루스’(2022) 등 수십 편에 달하는 작품을 찍으며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와 ‘댄싱퀸’으로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에 두 번이나 이름을 올렸으며, ‘몽타주’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해운대’에서는 애틋한 모성애를 연기하며 누적 관객 수 1132만 명을 기록, 천만 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 엄정화, 롱런의 이유엄정화가 지금까지 사랑받을 수 있던 이유에 대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밝고 건강한 이미지를 가장 큰 이유로 봤다. 그는 “엄정화는 외모도 출중하지만 털털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40, 50대한테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데뷔 때부터 흐름을 끊지 않고 활동을 지속해왔기 때문에 언제라도 부담스럽지 않게 대중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본다”면서 “특히 출연하는 드라마들을 보면 자기 연령대에 맞게 출연해왔다. 엄정화는 결혼하지 않았지만 누군가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 캐릭터를 수용해왔다. 연령대에 맞게 대중이 원하는 모습으로 자기만의 캐릭터를 소화해냈기 때문에 꾸준히 사랑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조성경 드라마 평론가는 “경제 활동하는 여성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20, 30대가 경제 활동의 주축이었다면 이제는 40, 50대로 옮겨왔다. 그 상황들이 사회적으로 반영되면서 콘텐츠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또 “한편으로는 남자 배우들의 경우 더 규모가 큰 작품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며 “제작되는 편수는 많다 보니 연기력 좋고 인지도 높은 여배우들을 중심으로 제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4.14 06:00
연예일반

‘어게인 놈놈놈?’ 김지운X송강호 ‘거미집’은 어떤 영화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은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놈놈놈’)의 영광이 재현될까.13일 김지운 감독의 신작 ‘거미집’이 ‘76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을 받게 되면서 작품에 대한 국내 영화 팬들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거미집’은 김지운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놈놈놈’(2008) 이후 다시 칸의 부름을 받게 된 작품이기 때문이다.‘거미집’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블랙 코미디다. 촬영이 모두 완료된 영화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작품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강박에 빠진 감독(송강호)이 검열 당국의 방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 하는 배우들 사이에서 촬영을 감행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거미집’은 그간 누아르 장르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던 김지운 감독의 블랙 코미디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놈놈놈’에 스며들어 있던 코믹한 정서를 보다 본격적으로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송강호에게도 ‘거미집’은 특별하다. 2006년 ‘괴물’로 ‘칸영화제’와 연을 맺은 이후 벌써 8번째 칸 방문이기 때문. 특히 지난해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연이은 ‘칸영화제’ 진출이라 더욱 의미 깊다.각본은 ‘카시오페아’(2022), ‘압꾸정’(2022) 등의 시나리오를 쓴 신연식 감독이 맡았다. 신 감독은 송강호의 첫 스포츠 영화 주연작인 ‘1승’의 감독이라 이 인연도 흥미롭다. ‘1승’은 인생에서 단 한 번의 성공도 맛본 적 없는 배구 감독이 단 한번의 승리만 하면 되는 여자 배구단을 만나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통산 8번째 ‘칸영화제’ 진출이라는 기록을 쓴 송강호가 주연을 맡아 기분 좋게 올해 안에 관객들과 만날 전망이다.송강호는 ‘거미집’에서 서슬 퍼런 대본 검열을 통과해야 영화를 찍을 수 있었던 유신 시절, 영화 ‘거미집’을 기필코 걸작으로 만들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힌 감독을 연기한다. 생애 처음으로 영화감독을 연기하는 송강호가 정부의 검열, 비협조적 배우, ‘별들의 고향’ 촬영을 위해 세트를 비워줘야 하는 온갖 불친절한 환경 속에서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감독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관심이 모인다.‘거미집’에 출연하는 베테랑 여배우 이민자는 임수정이, 어설픈 바람기를 가진 남자 주인공 강호세는 오정세가 각각 연기한다. 충무로의 떠오르는 대세 전여빈은 ‘거미집’을 제작하는 신성필림의 재정을 담당하는 유학파 여성 신미도 역을 맡아 색다른 연기를 보여줄 전망이다. 그룹 f(x) 출신 정수정은 신예 배우 역으로 ‘새콤달콤’(2021) 이후 약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4.13 18:46
영화

[단독] ‘콘크리트 유토피아’ 8월 개봉 확정..‘밀수’와 여름 텐트폴 경합

한국영화 위기론이 팽배한 가운데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8월 개봉을 확정하면서, 앞서 7월 개봉을 확정한 류승완 감독의 ‘밀수’와 함께 여름 텐트폴로 위기에 빠진 한국영화계에 구원투수로 떠오를지 벌써부터 주목된다.12일 일간스포츠 취재에 따르면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8월 초 개봉을 확정하고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웹툰 작가 김숭늉의 ‘유쾌한 왕따’의 2부작 ‘유쾌한 이웃’ 이야기를 각색했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한 아파트가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고 남아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가려진 시간’으로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받은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병헌이 유일하게 남은 ‘황궁아파트’의 임시 주민 대표 영탁, 박서준은 성실한 공무원이지만 위기를 겪으며 점차 변화해가는 민성, 박보영은 간호사 출신이자 민성의 아내 명화 역으로 출연한다.‘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일찌감치 올여름 텐트폴로 준비한 작품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아직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7월 12일에 할리우드 스튜디오 파라마운트의 ‘미션 임파서블7’을 개봉해야 하기에,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개봉 시기를 조정해 8월 초로 정리하고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다. 8월2일과 9일 개봉을 놓고 저울 중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비롯해 마동석 주연 영화 ‘황야’, 드라마 ‘유쾌한 왕따‘ ‘콘크리트 마켓’(가제) 등을 대지진이 일어난 뒤 벌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세계관으로 준비 중이다. 네 작품 모두 촬영을 마쳤다. 첫 번째 주자로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개봉하는 만큼, 이 작품의 성공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세계관이 더욱 확장돼 다양한 IP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성패 여부에 따라 ‘아포칼립스 유니버스’가 형성될 수도, 아니면 개별 작품으로 공개될 수도 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더불어 ‘밀수’도 여름 텐트폴로 개봉을 확정해 올여름 관객과 극장에서 만난다. 이날 오전 NEW는 ‘밀수’를 7월26일 개봉한다고 발표했다. ‘밀수’는 2021년 여름 ‘모가디슈’로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은 류승완 감독이 새롭게 선보이는 영화. 평화롭던 바닷가에서 밀수에 휘말리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해양범죄활극이다. 김혜수와 염정아를 중심으로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이 출연한다. ‘밀수’는 올 여름 한국영화 기대작 중 가장 먼저 개봉일을 확정해 눈길을 끈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뜻인 동시에 좋은 날짜를 선점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특히 ‘밀수’는 한국 상업영화에는 드문 50대 여성배우 두 명을 주인공으로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라 눈길을 끈다. 50대 남자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상업영화들이 많지만, 50대 여배우들이 150억원 가량이 투입된 텐트폴 영화 주인공을 맡은 건 ‘밀수’가 처음이다.‘밀수’는 ‘베테랑’ ‘군함도’ ‘엑시트’ ‘모가디슈’ 등 여름 시장에 늘 화제를 모았던 작품을 선보였던 제작사 외유내강의 작품이란 것도 관심을 높인다.한편 NEW가 ‘밀수’를, 롯데가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올여름 텐트폴로 정리한 반면 CJ ENM은 아직 김용화 감독의 ‘더 문’과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2부 중 어떤 영화를 텐트폴로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도 올여름에는 텐트폴로 정리할 작품이 아직은 수면 위로 올라온 게 없다. 때문에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밀수’와 흥행에 많은 것이 걸린 ‘콘크리트 유토피아’, 두 영화가 얼마나 많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느냐가 올여름 극장가 성패는 물론 위기의 한국영화에 새바람을 불어넣을지, 아니면 위기론을 더욱 가속화할지까지 가름할 것으로 전망이다.과연 두 영화가 관객의 마음을 한국영화로 되돌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4.13 06:00
스타

[IS인터뷰①] 유태오, 섹시 빌런에서 달곰한 ‘멜로 장인’으로

“한동안 자극적이던 K콘텐츠 신에 달콤한 맛이 올 때가 됐다 싶었죠.”‘멜로장인’ 배우 이태오가 달곰쌉쌀한 맛을 장착해 새롭게 돌아왔다. 유태오는 지난 10일 공개된 넷플릭스 ‘연애대전’에서 여자를 병적으로 의심하는 남자 남강호로 분했다. ‘연애대전’은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여자(김옥빈)와 여자를 병적으로 의심하는 남자(유태오)가 만나 계약 연애를 시작해 사랑을 키우는 과정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유태오는 이 작품을 통해 그동안 선보였던 모습과는 다른, 색다른 멜로장인의 면모를 드러냈다. 지난 2020년 방영된 드라마 ‘머니게임’을 통해 일명 ‘섹시 빌런’으로 대중에 강렬히 각인된 것과는 달리 조금은 가볍고 또 유쾌하게 변신했다. 다만 작품을 향한 그의 진심과 열정은 이번에도 동일했다. 유태오는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작품을 향한 남다른 애정부터 드러냈다. 그는 “(성공할 것 같다는) 어느 정도의 희망이 있었다. 우리나라 콘텐츠가 한동안 자극적이라 달콤한 맛이 올 때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며 “로코(로맨틱 코미디) 전성기가 옛날에 지났기에 모험과 도전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고 털어놨다. ‘연애대전’은 총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유태오는 2회까지만 시청한다면 어느 새 끝까지 작품을 보게될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그는 “우리 작품 성격상 1~2회만 넘기면 3회부터 캐릭터들이 부딪치면서 효과가 나타난다”며 “일본 넷플릭스 1등을 한 것도 너무 좋다. 한동안 작품 성적이 상승하는 모습을 볼 것 같다”고 당차게 외쳤다.지난 12일 기준 ‘연애대전’은 일본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유태오는 “무덤덤하다면 거짓말이다. 물론 앞으로 더 두고 봐야겠지만 너무 고맙다”면서 “의외의 반응이었다. 늘 ‘내 취향이 뒤처지지 않았나’ 두려울 수밖에 없는 게 배우다. 반응이 좋아서 기분 좋다”고 웃음 지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여자를 병적으로 싫어하는 남자가 계약 연애의 상대와 옥신각신하다, 결국 진정한 사랑에 빠진다.’ ‘연애대전’ 속 남강호의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클리셰적이고 익숙한 이 서사에 숨을 불어 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유태오의 연기력은 빛났다. 유태오는 캐릭터 연기에서가장 중점을 둔 부분으로 “결과”를 수없이 강조했다. 그는 “연기는 과정주의적이 아니라 결과주의적이어야 한다”며 “어떤 감정이 나와서 그 인물의 태도가 나오는지 생각하면서 연기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람 유태오에 대해서는 “결과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짚었다.유태오가 로맨스 코미디 작품 속 주연으로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캐릭터 구성에 있어 고민이 더욱 깊었을 터. 고민의 해결점은 다름 아닌 드라마 ‘시크릿 가든’ 속 현빈이 연기한 백만장자 백화점 사장 김주원 역이었다. 유태오는 남강호 연기에 참고한 인물로 현빈을 꼽았으며 “작가가 처음에 현빈 배우를 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에도 자주 즐겨 본 현빈 주연의 ‘시크릿 가든’을 많이 돌려봤다. 길라임(하지원)을 대하는 김주원의 모습을 남강호 안에 가져왔다”고 덧붙였다.유태오는 독일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교포다. 독일에서 자랐고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다 현재 한국에서 배우로 활동 중이다. 외국에서 오래 살았던 배경 탓인지, 그에게 가장 어려운 건 소위 말하는 ‘일반적인’, ‘공통적인’ 것들이란다. 따라서 그는 “매 작품 캐릭터마다 롤 모델이 필요하다”고 했다.롤 모델의 모습 속에서 “늘 나만의 방향으로 내 것을 어떻게 만들까”를 고민한다는 유태오. 그는 인물 구축 비화를 하나 더 풀었다. “사실 본능적으로 강호 캐릭터를 연구했을 때 짱구가 떠올랐어요. 짱구는 성적인 농담을 하면서 밉지도 않고 귀엽잖아요. 그런 짱구가 성인이 되면서 트라우마를 겪고 성인이 돼서 남강호가 됐다는 상상을 하며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순수성을 좀 드러나게 했죠.” 극 중 액션도 선보인다. 유태오는 “열심히 준비하는 스타일이고 액션이 딱히 어렵지 않았다. 스턴트 팀과 합을 맞췄을 때도 좋았다”며 “‘배가본드’ ‘아스날 연대기’를 통해 경험했던 것들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앞서 ‘연애대전’의 메가폰을 잡은 김정권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강호 역에 지구에서 가장 잘생긴 배우를 캐스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민국 톱스타 역할을 연기하는 데 그는 외적인 노력보다 연습으로 모든 시간을 채웠다고 강조했다. “분장, CG팀이 피부 표현을 잘해준 것 같아요. 저는 그저 모든 시간을 연기 연습으로 채웠고 몸 관리를 열심히 했을 뿐이에요.” 노력으로 일궈 완성시킨 ‘연애대전’은 그에게 좋은 기분을 안겨줬다. 류태오는 “부족함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건 제 연기에 관한 것이고 정말 아쉬움 없이 했다”며 “‘연애대전’은 정말 기분 좋은 작품이었다. 특히 김옥빈과의 케미가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이날 같은 동네 다른 카페에서는 ‘연애대전’에 함깨 출연한 김옥빈이 인터뷰를 갖고 있었다. 김옥빈은 유태오에 대해 “신기한 배우”라고 칭했다. 이를 전해들은 유태오는 “나도 내가 신기한 배우”라며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김옥빈은 너무 베테랑이다”라며 “옥빈이 있어서 내 리액션이 더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류태오는 의심 없이 자신을 믿어준 김옥빈을 향한 마음을 드러냄과 동시에 연기 호흡도 자랑했다. 그는 “김옥빈이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했는데 우리 작품이 톱3 안에 들어가는 즐거운 현장이었다’고 말해주더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배우로서 내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편이에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머니게임’을 한번 했고 그전에 주인공을 한 적도 있지만, 여배우 입장에서 남자주인공이 유태오라는 점에서 불안해할 수도 있었을 텐데 정말 한 번도 의심없이 믿어줬다는 게 너무 고맙죠. 감동 그 자체였어요.”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3.02.17 06:55
드라마

[더보기] 이순재·신구·김유정·진지희의 평행이론… 연극계에 부는 새 바람

‘인생은 연극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셰익스피어의 명언이다. 그의 5대 희극작품 중 하나인 ‘뜻대로 하세요’ 중 “세상은 무대요. 온갖 남녀는 배우. 각자 퇴장도 하고 등장도 하며 주어진 시간에 각자는 자신의 역을 하는 7막 연극이죠”라는 대사는 연극에 관한 셰익스피어의 생각을 잘 보여준다. 그는 세상을 무대로, 살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을 배우로 표현했다.셰익스피어의 명언을 토대로 우리는 각자 다른 무대 속에서 저마다 다른 연극에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내가 아닌 누군가의 삶에 이입해 그들의 이야기를 대신 표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고된 작업을 척척 해내는 이들이 배우들이다. 반평생 이상을 연기에 힘쏟은 마스터들이 연극 무대로 컴백했다. 한국의 대중문화를 지탱하며 굳건한 관록을 자랑하는 배우 이순재, 신구, 유동근, 정보석이 TV와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다 약속한 듯 연극으로 돌아왔다.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에요. 등장하는 배우들이 자기 역할을 잘 소화하고, 그 안에 담긴 메시지, 사상, 철학, 문학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작품의 의미와 목적이 잘 전달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배우의 연기력이죠. 사명감을 가지고 늘 최선을 다해 연기합니다.” (이순재) 이순재는 데뷔 66년 만의 첫 연출작 ‘갈매기’로 오랜 꿈을 이뤘다. 지난달 관객들에 선보인 ‘갈매기’는 이순재에게 “66년 연기 인생의 버킷리스트”였다. 오랜 세월 ‘체호프의 희곡을 연출하고 싶다’는 꿈을 간직한 이순재가 아흔을 앞두고 올린 이 꿈의 무대는 작품성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아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25일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의 연극 부문 일간 티켓 판매 순위 3위에 ‘갈매기’가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 대표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4대 희곡으로 꼽히는 ‘갈매기’는 인물들 간의 비극적인 사랑과 처절한 갈등을 통해 인간 존재의 이유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배우 신구는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신구는 지난해에도 연극 ‘라스트 세션’, ‘두 교황’으로 왕성한 연극 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올려진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는 충청도 어느 소도시 변두리의 폐관을 앞둔 낡은 영화관 레인보우 씨네마를 배경으로 극장주 가족의 3대에 걸친 이야기를 다룬다. 신구는 레인보우 씨네마의 초대 주인 조병식을 연기한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에서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연극”이라고 소개했다. 신구는 지난해 건강 악화로 입원 치료를 받은 소식이 알려지며 대중의 걱정을 산 바 있다. 신구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고비를 잘 넘기고 보시다시피 연극을 하고 있다”며 회복한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두 교황’ 이후 이 작품으로 두 달 만에 무대에 쾌속 복귀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연극은 그에게 ‘소명’이기 때문이었다. TV 드라마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던 베테랑 유동근과 정보석은 ‘레드’로 뭉쳤다. 지난 12월 개막한 ‘레드’에서 두 사람은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실존 화가 마크 로스코 역을 맡고 있다. ‘레드’는 미국 출신 극작가 존 로건의 작품으로 로스코와 가상의 인물인 조수 켄이 등장하는 2인극이다. 특히 유동근은 이 작품으로 30여 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했다. 1980년대 연극계에 발을 들인 유동근은 오랜 기간 TV로만 대중을 만났다. 그는 안방극장의 연기 장인으로 활약하며 KBS 연기대상 최다 수상자, ‘왕 전문 배우’로 이름을 떨쳤다. 43년 차 배우가 다시 무대에 돌아온 이유는 지난 2019년 정보석이 출연한 ‘레드’를 본 것이 계기였다. 유동근은 “첫 아이를 만난 듯 새롭고 귀한 경험이었다”면서 “배우로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본, TV와는 다른 발성 등이 큰 숙제였다”고 했다. TV, 스크린을 통해 스타성과 흥행력을 다진 대세 배우들도 연극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드라마, 영화, OTT 콘텐츠에서 섭외 1순위로 꼽히는 배우들이 카메라를 벗어나 관객을 직접 만나는 무대로 이동하고 있다.지난 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막을 올린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는 김유정, 정소민, 채수빈이 출연한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첫 공연 전부터 예매율 1위(17일 기준)를 유지하고 있다.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이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사랑으로 탄생했다는 상상에서 출발하는 작품이다. 김유정, 정소민, 채수빈은 극 중 비올라 드 레셉스를 연기한다. 이 인물은 셰익스피어의 사랑이자 부유한 상인의 딸로, 당시 여성에게 금기시됐던 연극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당찬 여성이다. 데뷔 20년만에 첫 연극에 임하는 김유정을 향한 관심이 높다. 김유정은 “많은 것들을 배우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역 배우로 연예계에 입성 후 당찬 행보를 걷고 있는 진지희 또한 연극에 데뷔했다. 2009년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빵꾸똥꾸’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은 진지희는 ‘갈매기’로 할아버지 이순재와 13년 만에 재회했다. 진지희는 명성 있는 여배우를 꿈꿨으나 사랑과 아이를 모두 잃고 삼류 배우로 전략하는 니나 역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해 일명 ‘구씨’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울리고 ‘범죄도시2’로 천만영화 필모그래피를 추가한 손석구는 올 여름 연극 ‘나무 위의 군대’에 출연한다. 이 연극은 살기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전쟁의 모순과 삶에 대한 통찰을 깊이 다룬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3.02.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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