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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문상훈부터 최현욱까지… 신스틸러들 ‘D.P.2’에 다 모였다!

넷플릭스 시리즈 ‘D.P.’ 시즌2가 각 에피소드를 꽉 채운 연기파 배우들의 스틸을 공개했다.신선한 이미지의 배우들이 흡인력 넘치는 연기를 펼치며 찬사를 받았던 ‘D.P.’가 시즌2에서도 그 명성을 이어간다. ‘무브 투 헤븐’, 영화 ‘7년의 밤’의 정석용은 국군본부의 군수사관 오민우로 분한다. 그간의 친근한 이미지 대신 원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성격과 강렬한 카리스마로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D.P.조와 대립한다.시즌1에서 동반 입대했던 친구 조석봉의 뉴스를 보고 자신을 괴롭히던 부대원들에게 총기 난사를 하며 충격적인 엔딩을 안겼던 김루리 일병은 문상훈이 연기하며 눈 뗄 수 없는 존재감으로 시즌2의 첫 에피소드를 책임진다.‘인간실격’, ‘스타트업’, ‘사랑의 불시착’의 유수빈은 어깨에 노란 스마일 마크를 단 신병 박세웅 역을 맡았다. 호열이 군병원에 있는 동안 준호의 후임으로 D.P.조에 합류하지만 막상 탈영병 체포에는 무관심해 준호를 한숨 쉬게 한다.‘일라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여러 뮤지컬에서 활약한 배나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연극 ‘갈매기’의 ‘니나’가 되고 싶었던 장성민으로 분한다. 스토리에 꼭 맞는 뮤지컬 넘버로 인물의 진솔한 감정을 전할 예정이다.‘택배기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임성재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수사를 시작한 사건의 핵심 인물인 하사 나중석 역을 맡아 관점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인물을 밀도 있게 연기했다. 같은 사건에 엮여있는 말년 병장 신아휘는 ‘약한영웅 Class 1’,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라이징 스타 최현욱이 연기했다. 외부와 단절된 곳에서 날 선 모습으로 준호와 지섭에게 압박을 주며 예측할 수 없는 장르적 재미로 존재감을 발휘한다.손석구는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라고 박수를 보냈고, 각 에피소드에 가장 어울리는 얼굴을 찾으려고 애썼다는 한준희 감독은 “시즌2의 가장 큰 매력은 배우들이다. 그들이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을 찾고자 했다”고 언급해 완성된 에피소드를 더욱 궁금하게 했다.‘D.P.’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로 28일 공개된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7.24 15:32
프로야구

[한민희의 Law&Rule]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서준원, 프로로서 책임져야

지난 주 프로야구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롯데 자이언츠 소속 투수 서준원이 지난해 8월경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미성년자에게 신체사진을 찍어 전송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는 보도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을 때까지 구단에 알리지 않았고, 최근까지 시범경기에 등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서준원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이라고 한다)」을 위반하여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혐의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일까. 「청소년성보호법」에서 말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같은 법 제2조 제4호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청소년성보호법 제2조 제5호). 여기서 말하는 ‘아동·청소년’은 만 19세 미만의 사람이다. 이러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수입 또는 수출한 사람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1항).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은 과거에 아동·청소년성이용음란물로 규정됐는데,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 처벌을 강화하면서 명칭을 개정했다. 필자는 직업상 이런 사건을 접하는데, 이때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상대방이 아동·청소년인지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는 경우다. 아동·청소년인지 전혀 몰랐다면 고의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진정으로 몰랐는지에 대해서는 주고받은 내용을 전체적으로 살피는 만큼 성인으로 확신할 정도여야 할 것이다.둘째, 상대방이 동의하여 전송했다고 주장하는 경우다. 그런데 이 범죄는 아동·청소년의 동의가 있어서 인정되고, 오히려 강압이 있었을 경우 가중처벌된다. 셋째, 전송받은 사진을 보관만 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도 ‘제작’에 해당하는지이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제작’의 의미를 ‘객관적으로 아동ㆍ청소년이용음란물을 촬영하여 재생이 가능한 형태로 저장할 것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 등으로 책임을 지는 것’, ‘피해자인 아동ㆍ청소년의 동의 여부나 영리목적 여부를 불문함은 물론 해당 영상을 직접 촬영하거나 기기에 저장할 것을 요하지도 않는 것’이라고 판시했다(헌법재판소 2018헌바46 결정). 즉 아동·청소년에게 신체사진을 찍어서 전송하게 한 것은 ‘제작’에 해당한다. 서준원의 혐의에 대해, 롯데는 곧바로 징계위원회를 열고 방출했다. 표준 야구선수계약서는 ‘선수는 형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비롯하여 법률상 규정된 성폭력, 성희롱을 저질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있고(제3조 제10항), 구단은 선수가 이를 위반하여 성폭력이나 성희롱을 저지른 경우 총재의 승인을 얻어 선수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제24조 제3항 제3호). 롯데의 결정은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했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의 상벌위원회는 열리지 않았는데,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명시적으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은 규정되어 있지 않다. 다만 규약 제151조 ‘기타’에 ‘이 표에서 예시되지 않은 품위손상행위를 하였을 경우 이 표의 예에 준하여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라고 규정된 것을 고려하면, ‘성폭력’에 준하여 제재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의 형량을 반영하면, ‘성폭행, 성추행’과 같은 ‘영구,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실격처분’의 제재가 예상된다.서준원은 기소되어 재판을 앞두고 있다. 피고인으로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적극적으로 변호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법적으로 어떤 결론이 나든 적어도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신뢰를 훼손한 책임은 반드시 지게 될 것이다.변호사 한민희 법률사무소 (사법연수원 44기) 2023.03.29 09:30
보도자료

[화제의 신간] ‘변호사 실격’, 어느 변호사의 가상 변론 노트

『변호사 실격』은 형법(Criminal Law)에 관한 책이다. 그러나 그저 법학책인 것만은 아니다. 어느 변호사의 가상 변론 노트이자 일기장이다. 저자인 류동훈 변호사는 ‘세월호’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성추행범 혀절단’ 사건과 같은 우리 형법의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범죄들에 대해, 마치 직접 경험한 것처럼, 진솔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기도 하다. 류동훈 저자는 영화와 음악에 심취해 여러 번의 학사경고로 대학교에서 제적될 뻔하다가 군 전역 후 시작한 사법시험(제50회)에 합격, 대법원 사법연수원(제40기)을 수료했다. 그렇게 현재까지 법학박사이자 변호사로 활발히 활동해오면서 ‘법이란 무엇이고, 정의란 무엇인가, 법조인은 누구이고, 변호사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실로 많은 고민과 갈등을 이어왔다. 이에 본문에는 변호사의 신분으로, 또는 한 개인으로, 법과 정의 앞에서 고민하고 갈등할 수밖에 없는 날 것 그대로의 모습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법과 정의’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저자와 함께 실로 다채로운 생각의 화두들을 펼쳐낼 수 있을 것이다. 본문에 담긴 실제 사건들은 형법의 기본법칙 중에서 ‘범죄의 성립’과 관련한 선도적 사건(leading case)들이다. 즉 이들은 범죄의 성립에 관하여 형법의 이론을 구성하는 핵심 내용이 된다. 저자는 본문의 구성을 사건이 발생하면 주인공 변호사가 사건 당사자들과 직접 부딪히며 사건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어떤 법이론을 적용할지 고민하며 법원의 최종 판결까지 받게 되는 형식으로 잡았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범죄란 어떻게 성립하는지를 대략적이지만 핵심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저자는 어려운 법률용어를 지양하여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풀어썼으며, 실제 사건의 판결문을 인용함으로써 현실감과 완성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독자들이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들여다보면서 형법의 내용은 물론 당시의 사회적 상황, 나아가 오늘 우리의 모습까지 두루 살펴 생각해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 작가 소개 영화와 음악에 심취해 여러 번의 학사경고로 대학교에서 제적될 뻔하다가 군 전역 후 시작한 사법시험(제50회)에 합격, 대법원 사법연수원(제40기)을 수료했다. 변호사이자 법학박사이다. 심취 리스트에 형사법이 추가되었다. 지은 책으로는 『청소년을 위한 리걸 마인드 수업』, 『형사 로스쿨수업』 등이 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22.09.10 15:23
야구

[단독] 키움, 이장석 전 대표 최측근 임상수 변호사 복귀

키움 히어로즈가 또 한 번 무리수를 뒀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 당사자였던 임상수 고문변호사가 팀에 복귀한다. "이장석 전 대표의 대리 운영이 시작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키움은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임상수 변호사의 비등기이사(법무 담당) 등록을 통보했다. 구단 자문 변호사였던 임상수 변호사는 2019년 10월 법률자문 계약이 해지됐다. 당시 키움은 임은주 부사장의 의혹 제기로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사실 여부를 조사했고 감사 과정에서 이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임상수 변호사와 박준상 전 대표이사가 팀을 떠났다. 2020년 3월 키움은 KBO로부터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받았다. 4개월에 걸쳐 옥중경영 의혹을 조사한 KBO는 "이 전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구단 경영에 부당하게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드는 부분이 있었으나 구단 제출 자료의 임의성 및 당사자(이 전 대표)의 면담 불가 등에 따라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임상수 변호사와 박준상 전 대표는 해당 사안(옥중경영 의혹)을 촉발한 직접적인 관계자로 보이나 현재 KBO리그 소속 관계자가 아니므로 제재의 실효성이 없어 추후 어떠한 형태로든 KBO리그에 복귀하면 이들에 대한 제재를 별도로 심의한다"고 징계를 유보했다. 이장석 전 대표는 2018년 2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KBO는 곧바로 프로야구 관련 업무에 한해 그의 직무를 정지했다. 이 전 대표는 2심에서 형량을 3년 6개월로 줄였지만 같은 해 11월 영구 실격 징계로 '리그 퇴출'이 결정됐다. KBO는 "현시점부터 어떤 형태로든 KBO리그에 관계자로 참여할 수 없고 더는 복권이 불가능하다. 향후 히어로즈 구단 경영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구단은 물론이고 임직원까지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라고 못 박았다. 구단 안팎에선 "이장석 대표의 영향력 아래 구단이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가 꽤 많았다. 이장석 전 대표는 구단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하지만 구단 지분을 60% 이상 보유한 압도적인 최대 주주다. 여전히 구단의 운영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다. 대표이사 시절 그를 보좌했던 직원들도 아직 구단에 남아 있다. 임상수 변호사마저 팀에 돌아오면서 "리그에 관계자로 참여할 수 없다"는 KBO 징계가 무색하게 됐다. 키움 관계자는 "(위재민) 대표이사가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안다. 구단에 여러 문제가 있는데 업무를 처음 하는 변호사가 왔을 때 어려움이 따라서 구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임상수 변호사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옥중경영 의혹 당사자들이 추후 리그에 복귀하면 제재를 심의한다'고 밝혔던 KBO는 "관련 내용을 전달받았다. (상벌위원회 개최 등을 비롯한 결정에 대해선) 향후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키움은 지난 18일 강정호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음주운전 3회 적발로 리그에서 퇴출당한 그를 영입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개인의 결정"이라고 항변했지만 "단장이 결정한 사안이 아니다"라는 비판 속에 의심의 눈초리가 윗선으로 향했다. 지난해 4월 가석방 출소한 이장석 전 대표의 '그림자 경영'이 끊임없이 의심받았고 강정호 영입 건으로 불이 번졌다. 임상수 변호사의 복귀는 "이장석 대표의 영향력 아래 구단이 움직인다"는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기 충분하다. 배중현 기자 2022.03.22 15:18
스포츠일반

대한체육회 쇼트트랙 판정 제소, 실익은 있나

대한체육회가 쇼트트랙 판정 관련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한다. 제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대한체육회는 8일 베이징 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홍근 대한민국 선수단장은 "피땀 흘린 젊은 쇼트트랙 젊은 선수들의 4년의 청춘을 지켜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선수단을 대표해서 사죄한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는 페어플레이가 담보되어야 한다. 이 경기를 지켜본 전 세계 80억 인류 전원이 심판"이라고 역설했다. 전날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선 황대헌(23·강원도청)과 이준서(22·한국체대)가 실격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두 선수는 중국 선수들과 접촉이 없었으나 페널티를 받았다. 이어 열린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류 샤오린 산도르(헝가리)마저 실격되면서, 중국의 런쯔웨이와 리원룽이 금·은메달을 획득했다. 윤 단장은 "현장에서 강력한 이의를 제기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도 항의서한을 발송했다"며 "IOC위원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유승민 위원을 통해 바흐 IOC 위원장과 면담도 요청했다. ISU 회장단을 선수단장이 면담할 계획이다. 강력한 항의와 재심 요청 및 재발 방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홍근 단장은 "일부에서 선수단을 귀국시키는 등 대회를 보이콧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남은 경기가 더 많기 때문에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취하고, 선수들이 남은 경기에서 더 열심히 뛰도록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체육회는 기자회견에 앞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준결승 판정을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윤 단장은 "가능한 방법을 모두 찾아 절차에 맞게 즉석 CAS에 제소하겠다. 빙상계와 스포츠계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라면서 "선수단은 어제 현장에서 강력하게 의의를 제기했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IOC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 CAS는 국제 스포츠 분쟁을 해결하는 재판소다. 약물, 출전 자격 및 국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스포츠와 법률 전문가들이 모였다. 1994년부터는 IOC로부터 독립했다. 우리나라가 CAS에 처음 제소한 건 2004년 아테네 여름올림픽 체조 양태영 이후 19년 만이다. 당시 양태영은 남자 개인종합 경기에서 폴 햄(미국)에게 0.049점 차로 밀려 금메달을 내줬다. 심판 한 명이 가산점 0.2점의 연기를 0.1로 계산한 게 문제였다. 국제체조연맹은 오심을 인정했으나 CAS는 "심판의 실수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번복 대상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2012년엔 런던 여름올림픽과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도 결정적인 오심이 있었다. 런던 대회에선 펜싱 신아람의 여자 에페 준결승 경기 도중 심판이 1초를 지나치게 길게 적용했다. 1초 동안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은 네 번이나 공격했고, 결국 득점을 올려 신아람이 역전패했다. 소치에선 피겨 여왕 김연아가 뛰어난 연기를 펼쳤으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당시 체육회는 CAS 제소를 검토했으나 "판정에 부정이 개입했거나 의도적인 잘못이 아니면 심사 대상이 아니다"라는 국제변호사 조언에 따라 포기했다. 이번에도 항의와 CAS 제소가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ISU는 8일 공식 성명을 통해 한국의 판정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회 규정에서도 심판의 판정은 올림픽 기간 항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CAS 제소도 시간이 오래 걸릴뿐만 아니라 심판 판정에 대한 결과를 뒤집기는 어렵다.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은 "사실상 기대할 부분은 없다고 봐야 한다. 아무리 빨라도 한 달, 보통은 여러 달이 걸려서 최종 판정이 나온다. 메달이 걸린 상황이라면 최상의 케이스로 메달을 하나 더 주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 선수들은 모두 준결승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구제 받을 수 있는 내용도 없다"고 짚었다. 체육회 역시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그럼에도 제소를 결정한 건 앞으로 남은 6종목에서 또다시 일어날 수 있는 판정 논란을 줄이겠다는 의지다. 윤강로 원장은 "실질적인 우리 목표는 한국의 메달밭인 1500m를 포함해 남은 경기에서 더 이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쪽에 모아져야 한다. IOC 조정위원회 회의에서 쇼트트랙 판정 논란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정도가 되어야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ISU 국제심판인 최용구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은 "명백한 오심이다. 하지만 심판진의 권위가 떨어지기 때문에 ISU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항의와 CAS 제소 등이)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윤홍근 단장도 "경각심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김효경·안희수 기자 김효경, 안희수 2022.02.08 13:44
스포츠일반

김연아 때도 안했던 CAS 제소… 대한체육회는 왜

대한체육회가 쇼트트랙 판정 관련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한다. 제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대한체육회는 8일 베이징 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홍근 대한민국 선수단장은 "피땀 흘린 젊은 쇼트트랙 젊은 선수들의 4년의 청춘을 지켜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선수단을 대표해서 사죄한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는 페어플레이가 담보되어야 한다. 이 경기를 지켜본 전 세계 80억 인류 전원이 심판"이라고 역설했다.전날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선 황대헌(23·강원도청)과 이준서(22·한국체대)가 실격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두 선수는 중국 선수들과 접촉이 없었으나 페널티를 받았다. 이어 열린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류 샤오린 산도르(헝가리)마저 실격되면서, 중국의 런쯔웨이와 리원룽이 금·은메달을 획득했다.윤 단장은 "현장에서 강력한 이의를 제기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도 항의서한을 발송했다"며 "IOC위원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유승민 위원을 통해 바흐 IOC 위원장과 면담도 요청했다. ISU 회장단을 선수단장이 면담할 계획이다. 강력한 항의와 재심 요청 및 재발 방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윤홍근 단장은 "일부에서 선수단을 귀국시키는 등 대회를 보이콧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남은 경기가 더 많기 때문에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취하고, 선수들이 남은 경기에서 더 열심히 뛰도록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체육회는 기자회견에 앞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준결승 판정을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윤 단장은 "가능한 방법을 모두 찾아 절차에 맞게 즉석 CAS에 제소하겠다. 빙상계와 스포츠계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라면서 "선수단은 어제 현장에서 강력하게 의의를 제기했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IOC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CAS는 국제 스포츠 분쟁을 해결하는 재판소다. 약물, 출전 자격 및 국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스포츠와 법률 전문가들이 모였다. 1994년부터는 IOC로부터 독립했다. 우리나라가 CAS에 처음 제소한 건 2004년 아테네 여름올림픽 체조 양태영 이후 19년 만이다.당시 양태영은 남자 개인종합 경기에서 폴 햄(미국)에게 0.049점 차로 밀려 금메달을 내줬다. 심판 한 명이 가산점 0.2점의 연기를 0.1로 계산한 게 문제였다. 국제체조연맹은 오심을 인정했으나 CAS는 "심판의 실수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번복 대상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2012년엔 런던 여름올림픽과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도 결정적인 오심이 있었다. 런던 대회에선 펜싱 신아람의 여자 에페 준결승 경기 도중 심판이 1초를 지나치게 길게 적용했다. 1초 동안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은 네 번이나 공격했고, 결국 득점을 올려 신아람이 역전패했다. 소치에선 피겨 여왕 김연아가 뛰어난 연기를 펼쳤으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당시 체육회는 CAS 제소를 검토했으나 "판정에 부정이 개입했거나 의도적인 잘못이 아니면 심사 대상이 아니다"라는 국제변호사 조언에 따라 포기했다.이번에도 항의와 CAS 제소가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ISU는 8일 공식 성명을 통해 한국의 판정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회 규정에서도 심판의 판정은 올림픽 기간 항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CAS 제소도 시간이 오래 걸릴뿐만 아니라 심판 판정에 대한 결과를 뒤집기는 어렵다.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은 "사실상 기대할 부분은 없다고 봐야 한다. 아무리 빨라도 한 달, 보통은 여러 달이 걸려서 최종 판정이 나온다. 메달이 걸린 상황이라면 최상의 케이스로 메달을 하나 더 주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 선수들은 모두 준결승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구제 받을 수 있는 내용도 없다"고 짚었다.체육회 역시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그럼에도 제소를 결정한 건 앞으로 남은 6종목에서 또다시 일어날 수 있는 판정 논란을 줄이겠다는 의지다. 윤강로 원장은 "실질적인 우리 목표는 한국의 메달밭인 1500m를 포함해 남은 경기에서 더 이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쪽에 모아져야 한다. IOC 조정위원회 회의에서 쇼트트랙 판정 논란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정도가 되어야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ISU 국제심판인 최용구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은 "명백한 오심이다. 하지만 심판진의 권위가 떨어지기 때문에 ISU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항의와 CAS 제소 등이)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윤홍근 단장도 "경각심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2.02.08 12:49
야구

[김식의 야구노트] 강정호, 시장의 징계가 아직 남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가 강정호(33)의 음주운전 징계 문제를 논의한 25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강정호의 법률 대리인 김선웅 변호사(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는 “규약과 법 원칙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판단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상벌위원장이 법조인(최원현 변호사)”이라고 말했다. 결과는 1년간 유기 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이었다. 이로써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던 그는 이르면 내년 KBO리그에서 뛸 수 있다. 곧바로 강정호의 에이전시 리코 스포츠는 사과문을 언론사에 발송했다. 사과문에 강정호는 “야구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고 싶다. 잘못을 갚고, 누구보다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적었다. 여러 전문가가 나서서 이성(법리)을 설득하고, 감성(봉사)을 자극했다. 매우 유기적인 대처였다. 강정호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건 2016년 12월이다. 당시 그는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소속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넥센(현 키움)에서 뛸 때의 두 차례 음주운전 적발(2009, 11년) 사실이 알려졌다. 그가 한국에서 뛰려면 법원 판결과 별개로 KBO의 징계를 받아야 한다.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관한 제재 규정에 따르면,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 선수는 3년 이상의 유기 실격 처분이 내려진다. 다만 이는 2018년 개정, 강화된 조항이어서 강정호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길기범 변호사(법률사무소 로진)는 “강정호 징계는 법률 불소급이라는 헌법 원칙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KBO는 사단법인이지만, 헌법 원칙에 어긋난 징계를 내릴 수 없다. 선수에게 불리한 징계를 내리면 소송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범죄는 행위 시의 법률에 의해서만 처벌되고, 소급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정호 측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앞서 강정호는 개인 자격으로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다. 원소속구단(키움)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개인 힘으로 징계를 최소한 것이다. 예상보다 낮은 징계가 내려지자, 일부 팬은 ‘강정호를 프로야구에서 퇴출해 달라’고 청와대에 국민청원까지 하고 있다. KBO의 중징계는 용케 피했지만, 강정호는 시장의 평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 경기력이 아니라, KBO리그의 구성원으로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문제다. 특히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 때는 뺑소니 및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저질렀다. 공은 키움 구단에 넘어갔다. 가뜩이나 키움은 각종 사고로 시끄러운 팀이다. 키움에는 KBO가 정금조 클린베이스볼센터장이 투명경영관리인으로 파견돼 있다. 그런 키움이 강정호를 끌어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른 시나리오는 키움이 강정호와 계약한 뒤 트레이드하는 것이다. 사나운 여론을 고려하면 다른 구단도 강정호가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법리 싸움에서 이긴 강정호에게 필요한 건 여론전 승리다. 이미 강정호 측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26일 몇몇 매체를 통해 ‘강정호가 국내 팀과 계약하면 연봉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반성문에 담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기부 의사가 있었다면, MLB에서 연봉을 받으면서도 할 수 있었다. 사고는 서울에서 쳤기 때문이다. 2017년 프랭크 쿠넬리 피츠버그 사장은 “강정호에게 두 차례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걸 알았다면 아마 영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츠버그는 2년 뒤 그를 재영입했다. 기량이 전과 같지 않다는 걸 확인하자 미련 없이 방출했다. KBO리그에도 이런 구단이 있을까. 머지않아 알게 될 것이다. 얼마가 됐던 강정호에게 ‘시장의 징계’는 필요해 보인다. 김식 야구팀장 seek@joongang.co.kr 2020.05.27 08:47
스포츠일반

1년만 쉬고 나면 강정호 또 야구한다

메이저리그(MLB)에서 뛰었던 내야수 강정호(33·사진)가 KBO리그로 복귀할 길이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강정호의 징계를 심의했다. KBO는 강정호에게 KBO리그 선수 등록 시점으로부터 1년간 유기 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 텍사스 주에 머물고 있는 강정호는 이날 법률 대리인 김선웅 변호사를 통해 두 장 분량의 반성문을 상벌위원회에 제출했다. 앞서 강정호는 KBO에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 국내 복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그는 MLB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이어서 KBO 징계 대상이 아니었다. 당시 강정호가 KBO리그 선수였던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을 했다가 적발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법원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강정호는 2년 가까이 MLB에서 뛰지 못했다. 강정호는 지난해 피츠버그와 재계약했지만 극심한 타격 부진 탓에 방출됐다. 그는 올해 초까지 MLB 팀과의 계약을 시도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서 확산하자 국내 복귀를 추진했다. KBO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관한 제재 규정에 따르면,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된 선수는 3년 이상의 유기 실격 처분이 내려진다. 다만 이 조항은 2018년 개정돼 강정호에게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었다. KBO리그 상벌위원회도 이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약한 강정호는 KBO리그 9년 동안 139홈런을 때렸다. 특히 국내 마지막 시즌인 2014년에는 유격수로서 타율 0.356, 홈런 40개를 기록했다. MLB에서도 내야수로서 톱클래스 장타력(2015년 15홈런, 2016년 21홈런)을 자랑했다. 음주운전 적발 후 강정호는 3년을 제대로 뛰지 못했다. 그러나 KBO리그 징계가 예상보다 낮아 강정호의 국내 복귀가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물론 강정호의 보류권을 가진 전 소속팀 키움이 그와 계약해야 가능한 일이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2020.05.26 08:31
야구

[기자의 눈] 두 번이나 구단 속인 강정호, 구단의 철퇴가 필요한 이유

강정호(33)를 향한 키움 구단의 징계는 무거워야 한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강정호의 KBO 징계가 확정됐다. KBO는 25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강정호에 대해 1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 제재를 부과했다. 현행 KBO 규약상 최대 3년 이상의 징계가 예상됐던 걸 고려하면 약한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음주운전 삼진아웃 대상자를 향한 KBO의 징계 칼날은 무뎠다. 에이전트 쪽도 결과에 만족했는지 상벌위원회 결과 발표 6분 만에 준비돼 있던 강정호의 사과문을 취재진에 메일로 일괄 전송했다. 공식적으로 복귀 절차를 밟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한숨 돌린 강정호지만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구단 징계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에서 뛰던 시절 귀국 후 음주 교통사고를 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근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84%의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체포됐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파문이 커졌다. 2009년 8월과 2011년 5월 구단(히어로즈)에 보고하지 않은 음주운전 적발이 두 차례 더 있었다는 게 확인됐다. 당시엔 메이저리그 소속이라 징계를 피했지만 KBO 리그 복귀를 원하는 만큼 이젠 해결할 과제다. 키움은 이 부분에 대한 징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음주운전도 문제인데 구단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건 심각한 수준의 기강 해이다. 한편에선 '회원사는 협회 결정을 따라야 하는데 구단이 추가 징계를 주는 게 어폐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른바 '이중 징계'다. 그러나 강정호의 음주운전 3회 적발은 특수 상황이다.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추세도 그렇다. 대부분 KBO 상벌위원회 결과가 나오면 구단이 자체 징계를 더 한다. 2019년 4월 음주 교통사고를 낸 뒤 구단에 보고하지 않았던 강승호는 KBO 상벌위원회에선 90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10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 징계를 받았다. SK 구단은 이보다 더 큰 임의탈퇴 결정을 내려 강승호는 아직 그라운드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혈중알코올농도 0.036%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된 최충연에게 삼성 구단이 10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KBO 상벌위원회 징계(50경기 출장 정지, 제재금 300만원, 봉사활동 80시간)를 크게 뛰어넘었다. 최충연은 단순 적발에 구단에 바로 보고까지 해 참작 여지가 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삼성은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정규시즌이 144경기라는 걸 고려하면 1년 이상의 공백이 불가피하다. 이보다 앞서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일으킨 베테랑 박한이는 아예 자진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시 KBO 징계는 9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이었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강정호 징계'에 대해 "선수 측에서 공식적으로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았는데 그 시점이 돼야 논의가 가능하다.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구단 변호사 등을 통해 법적인 부분을 확인해야 한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논의를 당연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음주운전 자체만으로 심각한 범죄인데 이를 두 번이나 구단에 은폐했다.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이 아니었다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을 사건이다. 철저하게 구단을 속였던 강정호. 늦었지만 구단의 철퇴가 필요한 이유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5.26 08:22
야구

'음주운전 3회' 강정호 "야구를 더 해보고 싶다"

강정호(33)가 중징계를 피했다. KBO는 25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KBO 리그 복귀를 희망한 강정호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임의탈퇴 복귀 후 KBO 리그 선수 등록시점부터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이날 상벌위원회에는 심의 대상자인 강정호는 불참했다. 미국 텍사스에 체류 중인 강정호를 대신해 법률대리를 맡은 김선웅 변호사(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가 참석해 관련 내용을 소명했다. 김 변호사는 강정호가 미국에서 컴퓨터로 작성한 뒤 자필 사인을 한 A4 용지 두 장 분량의 반성문을 스캔해 상벌위원회에 제출했다. 강정호는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에서 뛰던 2016년 12월 귀국 후 음주 교통사고를 냈다. 당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근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84%의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벌금 1500만원에 약식 기소하며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사안이 중하다는 판단으로 정식 재판에 넘겨졌고 강정호는 1심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09년 8월과 2011년 5월에도 구단(히어로즈)에 보고하지 않은 음주 교통사고가 두 차례 있었던 게 확인돼 '삼진아웃' 제도에 따라 가중 처벌이 불가피했다. 강정호는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형량 줄이기에 나섰지만, 재판부가 항소를 기각, 원심과 같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한동안 미국 비자발급이 거부됐다. 피츠버그 합류가 불발돼 2017시즌을 아예 뛰지 못했다. 당시 KBO는 강정호의 소속(메이저리그)을 고려해 즉각 징계 과정을 밟지 않았다. 지난 4월 국내 복귀를 희망한 강정호는 음주운전 관련 징계를 해결할 필요가 있었고 현행 야구규약을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2018년 9월 강화된 야구규약에는 '3회 이상 발생 시: 3년 이상 유기 실격처분'이라는 문구가 삽입돼 있다. 강정호처럼 음주운전을 3회 이상 저지른 선수에게 중징계를 내릴 수 있는 조항이지만 2009년 8월과 2011년 5월 음주 사례까지 적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소급적용을 하지 않는다면 징계 내용이 확 줄어들 수 있었다. KBO는 '3년 이상 유기 실격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상벌위원회에는 '과거 미신고했던 음주운전 사실과 음주로 인한 사고의 경중 등을 살펴보고, 강정호가 프로야구 선수로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같이 제재했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징계가 나온 뒤 에이전트를 통해 '제 잘못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제가 죽는 날까지 후회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그래도 다 씻을 수 없는 잘못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며 '2016년 12월 사고 이후에 모든 시간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보냈다. 새로운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물론 저를 응원해주신 팬들이 느끼신 실망감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지만 봉사와 기부활동을 하며 세상에 지은 제 잘못을 조금이나마 갚아보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야구가 저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던 삶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이제서야 바보처럼 느끼고 있다. 이런 말씀을 드릴 자격이 없는걸 알지만, 야구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고 싶다. 야구장 밖에서도 제가 저지른 잘못을 갚으며, 누구보다 열심히 봉사하며 살아가겠다. 제 잘못으로 인해 실망하셨을 모든 분들에게 마음에 큰 빚을 짊어지고 새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5.2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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