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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 베스트 콤비는? 김선빈 "부족한 부분 찬호가 채워줘", 임찬규 "몸 날려 막아주신 동원이 형 감사"[선수협 시상식]

올해 최고의 호흡을 자랑한 '베스트 커플'은 누구였을까.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을 이끈 키스톤 콤비 김선빈(2루수)-박찬호(유격수) 듀오와 잠실 마운드와 안방에서 찰떡 호흡을 자랑한 임찬규(투수)-박동원(포수·이상 LG 트윈스)이 '베스트 커플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선빈과 박찬호는 1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4 컴투스프로야구 2024 리얼 글러브 어워드' 시상식에서 '베스트 키스톤 콤비상'을 수상했다. 김선빈·박찬호는 신민재-오지환(이상 LG) 박민우-김주원(이상 NC 다이노스) 고승민-박승욱(이상 롯데 자이언츠) 박지환-박성한(이상 SSG 랜더스) 등 후보를 제치고 베스트 키스톤 콤비상에 선정됐다. 두 선수는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김선빈은 116경기에 나서 타율 0.329(423타수 139안타) 57타점 맹타를 휘둘렀고, 박찬호도 134경기 타율 0.307(515타수 158안타) 61타점 20도루로 맹활약했다. 김선빈은 2루수 수비에서도 884이닝 10실책 수비율 0.980으로 활약했고 박찬호는 유격수에서 1120과 3분의 1이닝을 활약하며 23실책했지만 수비율 0.959로 김선빈과 찰떡 호흡을 맞췄다. 시상대에 오른 두 선수는 큰 하트로 서로의 호흡을 자랑했다. 김선빈의 키를 맞춰 박찬호가 무릎을 굽혀 포즈를 취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선빈은 "특별한 상인 만큼 더 기분이 좋다. 제가 이 상을 받은 이유는 제가 부족한 부분을 찬호가 많이 채워줘서 받았다고 생각한다. 고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찬호는 "신인 때 처음 와서 선빈이 형과 펑고 받으면서 충격을 받았다. 프로에서 수비 만큼은 뒤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선빈이 형 보면서 '큰일났다'고 생각했었다"라고 회상하며 "그런 선배와 꾸준하게 같이 뛰면서 상 받은 게 큰 영광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베스트 배터리'상은 임찬규-박동원 듀오가 받았다. 임찬규·박동원은 원태인-강민호(이상 삼성 라이온즈) 김광현-이지영(이상 SSG) 엄상백-장성우(이상 KT 위즈) 손주영-박동원(이상 LG) 후보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 임찬규는 25경기에 나와 10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ERA) 3.83을 기록하며 토종 에이스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박동원과 123과 3분의 1이닝을 호흡하면서 ERA 3.79(52자책)를 합작했다. 박동원도 올 시즌 124경기 994와 3분의 2이닝 동안 LG의 안방을 지키며 25%의 도루 저지율(116개 중 29개 저지)과 0.996의 높은 수비율을 자랑했다. 두 선수는 시상대에 올라 서로를 포옹했다. 박동원은 "두 선수를 인정해주시고 투표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임찬규가 워낙 잘 던져서 내가 보너스를 받았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임찬규는 "경기 때마다 말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었는데, 늘 동원이 형이 많이 들어주신다. 내가 공이 좋은 투수가 아니라 변화구를 많이 던지는데, 몸 던져주시면서 막아주신 동원이 형에게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용산=윤승재 기자 2024.12.01 14:04
프로야구

"김도영 봉쇄가 한일전 승리 요인" 日 매체가 분석한 김도영 공략법은? [프리미어12]

"'한국의 오타니 쇼헤이' 김도영을 무안타로 잡은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일본 매체가 지난 15일 열린 프리미어12 한일전을 분석, 김도영 봉쇄가 일본의 승리 요인이었다고 강조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5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일본에 3-6으로 역전패했다. 이날 한국은 장단 10개의 안타를 때려냈으나 3득점에 그쳤다. 국제대회 한일전 9연패, 이로써 한국은 B조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1승 2패를 기록, 공동 4위에 머무르며 탈락 위기에 빠졌다. 3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도영이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김도영은 지난 1~2차전까지 두 경기에서 타율 0.571(7타수 4안타)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2.339를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2차전 쿠바전에선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를 상대로 만루포까지 쏘아 올린 바 있다. 그랬던 그의 한일전 침묵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일본 역시 김도영의 한일전 침묵을 집중 분석했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16일 기사를 통해 "'한국의 오타니'라 불리는 21세 유망주, 김도영을 2삼진 무안타로 봉인한 것이 승인 중 하나였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김도영을 한국의 '트리플 쓰리(3할 타율-30홈런-30도루 이상) 남자'라고 소개, "이번 한일전에서 그가 경계 1순위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김도영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다카하시 히로토(주니치 드래곤즈)를 조명했다. 이날 일본의 선발이었던 다카하시는 4이닝 동안 7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지만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최소 실점했다. 이 중 김도영에게만 삼진 2개를 잡아내면서 제 역할을 다했다.다카하시는 1회 1사 2루에서 만난 김도영에게 7구 연속 변화구(스플리터 6구, 너클 커브 1구)를 던지며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156km 빠른 직구로 김도영을 헛스윙 처리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선 이날 처음 던진 컷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뒤, 너클 커브와 155km 직구, 몸쪽 스플리터 2구를 차례로 던져 김도영을 삼진 처리했다. 포수 출신 해설가 노구치 도시히로는 해당 매체를 통해 "김도영이 첫 타석에선 극단적인 변화구 공격에 언제 직구가 올까 망설임이 생겼을 것이다. 그러다 마지막에 직구로 삼진을 당했는데, 이 직구는 두 번째 타석에서 김도영의 머리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을 것"이라며 "그랬기 때문에 두 번째 타석에선 초구 컷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스플리터로 삼진을 잡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본 배터리의 볼 배합을 칭찬했다. 매체에 따르면, 다카하시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직구 비율이 절반이 넘는 투수였다. 하지만 빠른 볼에 강한 한국을 상대로 이날은 스플리터 42구(53.8%), 직구 23구(29.5%)로 볼 배합을 달리했다. 노구치는 "꼭 이기고 싶은 경기였던 만큼 신중해져 직구를 던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느린 공에 치우쳐 괴로운 투구가 됐지만 2실점을 거둔 다카하시의 역량이 대단했다"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매체는 김도영을 마지막까지 칭찬했다. 7회 네 번째 타석에서 나온 김도영의 외야 뜬공을 두고, 노구치는 "역시 (타구가) 날카로웠다. 백스핀이 제대로 걸렸다면 홈런이 될 수도 있었다. 종이 한 장 차이였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도영을 필두로 세대교체를 노리고 있는 한국 선수단에 대해서도 매체는 "한국에 정찰대를 보내도 좋지 않을까"라고 경계하면서 "뜨거운 한일전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라고 평가했다. 윤승재 기자 2024.11.16 13:32
일본야구

2023 직구 평균 159.1㎞, 스플리터 헛스윙 52.3%..."일본 천재 투수 온다"

일본도, 미국도 모두 사사키 로키(23·지바 롯데 마린스)로 난리가 났다. 지바 롯데가 예상보다 빠르게 사사키의 포스팅을 허용하면서 메이저리그(MLB) 스토브리그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지바 롯데는 지난 9일(한국시간) 사사키의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신청 허용을 발표했다. 다소 이례적인 결정이다. 그동안 일본프로야구(NPB) 구단들은 MLB 진출을 희망하는 선수들을 적어도 6시즌을 소화한 뒤 해외에 진출하게 했다. 입단 전부터 빅리그행을 원하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만이 예외였지만, 그 역시 5시즌을 보낸 뒤 미국으로 떠났고 일본시리즈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반면 사사키는 2020년 입단했으나 부상 관리와 빌드업을 이유로 2년 차인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딱 4시즌만 던졌다. 또 4시즌 중 규정이닝을 소화한 해가 한 번도 없었다. 최다 이닝이 2022년 129와 3분의 1이닝에 불과하다. 이에 지바 롯데 구단 측이 적어도 정규이닝을 소화한 뒤, 혹은 팀 우승에 기여한 뒤 내보낼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나이도 문제였다. 미일 프로야구협정에 따라 만 25세 이전의 NPB 선수는 MLB에 진출 때는 국제 유망주 신분으로 마이너리그 계약만 맺을 수 있었다. 25세 이후라면 친정팀 지바 롯데가 고액의 포스팅 보상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유망주 신분으로 넘어간다면 유의미한 보상은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일본 야구계는 사사키의 예상 밖 포스팅 신청으로 충격에 빠졌다. 반면 MLB는 당대 최고 유망주가 빅리그에 온다며 설렘을 숨기지 않고 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사사키는 최고 시속 100마일(161㎞) 직구와 파괴적인 스플리터, 지난해보다 향상된 슬라이더를 갖췄다. NPB 통산 414와 3분의 2이닝 동안 524탈삼진 91볼넷 평균자책점 2.02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그외에도 2022년 기록한 오릭스 버펄로스전에서의 19탈삼진 및 13연속 탈삼진을 기록한 퍼펙트게임, 그 다음 경기인 닛폰햄 파이터스전에서 8이닝 퍼펙트 14탈삼진을 기록한 일화도 전했다.사사키가 보여준 최고점은 지난 2023년이었다.NPB 투수들의 투구 데이터를 소개하는 NPB 피치 프로파일러에 따르면 사사키의 2023년 직구 평균 구속은 159.1㎞/h에 달했고 주 무기 스플리터의 헛스윙 비율은 무려 52.3%에 달했다.반면 올 시즌은 직구 평균 구속이 155.9㎞/h로 떨어졌다. 그런데 변화구 위력은 더 올랐다는 평가다. 스플리터 헛스윙 비율은 57.1%로 올랐고, 투구 비율을 14.3%에서 26.5%로 올린 슬라이더 헛스윙률도 40.7%에 달했다. 콘택트를 중시하는 일본 야구에선 보기 드문 수치다. 당장 2023년 3년 연속 NPB를 평정하면서 마구로 꼽힌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의 스플리터 헛스윙 비율이 39.6%였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의 이노 새리스 기자는 "사사키의 직구는 (구속과 무브먼트가 지난해보다 떨어져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징후는 몇 가지 있다"면서도 "슬라이더는 평균 140㎞/h의 자이로 슬라이더로 안드레 무뇨스(시애틀 매리너스 마무리 투수)나 미치 켈러(피츠버그 파이리츠 선발 투수)의 슬라이더와 비슷하다. 스플리터는 올해 헛스윙 비율 57%를 기록했다. (같은 일본인) 이마나가 쇼타는 올해 스플리터 헛스윙 42.9%를 기록한 바 있다"고 전했다.사사키의 포스팅 신청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행선지도 LA 다저스를 주장하는 이들이 많지만, 다르빗슈 유가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가능성 있는 곳으로 꼽힌다.사사키의 포스팅 가능성을 보도했던 기자 중 한 명인 프란시스 로메로는 "사사키의 유력 행선지로 LA 다저스가 꼽힌다. 그들은 국제 유망주 계약금 250만 달러를 남겨놨고 내년도에도 300만 달러 가량을 보유했다"며 "사사키는 2024~2025 국제 유망주 기간까지 계약을 늦출 거로 보인다. 이 경우 샌디에이고, 텍사스 레인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이 200만 달러 이상 예산을 확보한다"고 주장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10 09:08
프로야구

'엘린이' 투수 조장, 데뷔 14년 만에 PS 첫 선발승···염경엽도 웃었다

임찬규(32)가 LG 트윈스를 구해냈다. 임찬규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PO) 2차전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1이닝 동안 7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LG가 2차전에서 승리하면서 그는 프로 데뷔 14년 만에 포스트시즌(PS)에서 첫 선발승을 거뒀다. 2차전 데일리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준PO 1차전에서 LG가 2-3으로 졌기 때문에 임찬규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출격했다. 이날 0-0이던 2회 초 2사 후 배정대에게 안타를 내준 뒤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이 겹쳐 LG는 2사 3루 위기에 놓였다. 임찬규는 황재균에게 선제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3회 초에는 김민혁과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1사 1·3루에서 강백호에게 1타점 희생 플라이를 내줬다. 이 과정에서 임찬규는 자신의 피칭 리듬을 잃지 않았다.LG는 3회 2점, 4회 2점을 뽑아 역전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은 임찬규는 추가 실점 없이 6회 1사까지 잘 막았다. 임찬규는 올해 후반기 11차례 등판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ERA) 3.55를 기록했다. 후반기 ERA 부문 리그 3위, 국내 투수로 한정하면 가장 좋았다. 올 시즌 KT와의 4경기에서도 그는 3승 ERA 2.70으로 잘 던졌다. 염경엽 LG 감독이 2차전 선발 투수로 임찬규를 점찍은 이유다.임찬규는 이날 총 92개의 공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 비율이 75%에 이르렀다.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4사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이날 임찬규가 던진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140~146㎞/h였다. 구위는 뛰어나지 않았으나,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통한 완급 조절로 KT 타선을 요리했다. 이날 임찬규의 커브 구속은 최저 99㎞/h에서 최고 117㎞/h 사이에 형성됐다. 같은 구종도 스피드 차이가 크기 때문에 타자들이 혼란스러워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날 임찬규의 체인지업 위력도 빛났다. PS 첫 선발승을 올린 그는 지난해 KT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 등판(3과 3분의 2이닝 1실점)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털어냈다. 임찬규는 '엘린이(LG 어린이 팬)' 출신이다. 어린 시절부터 응원했던 팀에 입단했기에 LG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하고도 LG 잔류만 생각했을 정도였다. 임찬규는 4년 총 50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보장 금액이 크지 않았고,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24억원에 이르렀다.임찬규는 착실하게 가치를 증명했다. 올 시즌 25경기에서 10승 6패 1홀드 ERA 3.83을 기록, FA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데뷔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10승도 달성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임찬규가 인센티브를 모두 받는 거 아닌가 싶다"라며 허허 웃었다. LG 투수들이 가장 믿고 따르는 선배가 '투수 조장' 임찬규다. LG 구단은 임찬규의 성적뿐 아니라 그라운드 안팎에서 후배들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 6회 마운드에 내려올 때 임찬규는 내야수들의 뜨거운 축하를 받았다. 관중석의 팬들은 "임찬규"를 연호했다. 그가 왜 LG맨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염경엽 LG 감독은 "임찬규가 선발 투수로 포스트시즌에서 역할을 해줬다. 첫 포스트시즌 선발승을 축하한다. 오늘 투구가 선수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임찬규는 "이제는 새로운 커리어를 쌓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더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잠실=이형석 기자 2024.10.06 20:23
프로야구

임찬규가 LG 구했다, 데뷔 첫 PS 선발승 '후반기 ERA 3위, 토종 에이스답네'

LG 트윈스 김광삼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오르자 내야수들이 마운드로 모여 들기 시작했다. LG 내야진은 임찬규(32)의 어깨를 두드리거나 글러브를 툭 갖다대며 '고생했다'고 북돋웠다. 1루측 홈 팬들은 임찬규의 이름을 연호했다. 임찬규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준플레이오프(PO)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7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팀이 4-2로 앞선 6회 초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7-2로 승리하면서 데뷔 14년 만에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을 기록했다. 임찬규는 LG가 1차전서 2-3으로 패하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등판했다. 역대 준PO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87.9%(33회 중 29회)에 이른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준PO로 범위를 좁히면 73.3%(15회 중 11회)다. 만일 LG가 2차전까지 내줄 경우 벼랑 끝에 몰린다. 2차전 선발 투수 임찬규는 올 시즌 25경기에서 10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ERA) 3.83을 기록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다.특히 후반기 11차례 등판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후반기 ERA는 찰리 반즈(3.19·롯데 자이언츠) 아리엘 후라도(3.39·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세 번째로 좋다. 후반기 국내 선수로 한정하면 ERA 1위다. 올 시즌 KT전에도 상당히 강했다. 총 4차례 상대해 3승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총 20이닝 동안 안타 19개(홈런 3개), 볼넷 14개를 내줬고, 탈삼진 23개를 뽑았다. 임찬규는 후반기 토종 ERA 1위, LG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보여줬다. 2회 2사 후 배정대에게 안타를 내준 뒤 상대 2루 도루 때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으로 3루 위기를 맞았다. 이어 황재균에게 선제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3회에는 김민혁과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1사 후 1타점 희생 플라이를 내줬다. LG는 3회 2점, 4회 2점을 뽑아 역전했고 임찬규는 추가 실점 없이 6회 1사까지 던졌다. 임찬규는 이날 총 92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 비율 75% 공격적인 투구가 엿보였다. 임찬규 직구의 최고 스피드는 140㎞/h 초중반에 머무른다. 그러나 다양한 변화구를 통해 강약을 조절할 줄 안다. 한 경기에서도 커브 구속이 30㎞/h 이상 격차를 나타낸다. 이날 역시 커브 구속이 최저 99㎞/h에서 최고 117㎞/h 사이에 형성됐다. 이런 구속 차를 만들어 내니 타자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덕분에 그의 직구도 빠르게 느껴진다. 이날 경기에선 체인지업의 위력도 돋보였다. 타자에게 투심 패스트볼, 또는 느린 속구로 인식될 정도였다. 임찬규의 호투 덕에 LG는 승부를 원점을 돌렸다. 엘린이 출신의 임찬규는 지난해 KT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3과 3분의 2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아쉬움을 완벽하게 털어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10.06 17:22
프로야구

"최악의 컨디션, 불펜서 스트라이크 하나도 못 던져" 임찬규 장염에도 10K 대반전

"불펜에서 스트라이크를 하나도 던지지 못했다. 올해 최악의 컨디션이었다."LG 트윈스 임찬규(32)가 장염 증상을 극복하고,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했다. SSG 랜더스를 상대로 '천적'의 면모를 과시하며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를 기록했다. 임찬규는 지난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임찬규는 시즌 9승(6패)째를 올려 개인 통산 4번째 두 자릿수 승리까지 1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임찬규는 이날 개인 한 경기 최다인 탈삼진 10개를 뽑을 만큼 위력적이었다. 종전에도 2018년 10월 13일 문학 SK 와이번스(현 SSG) 기록한 바 있다. 경기 후 만난 임찬규는 '핼쑥해 보인다'는 말에 "사흘 전부터 장염에 시달렸다. 그래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라고 했다.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그는 "오늘은 '무념무상'이었다. 포수인 (박)동원이 형에게 모두 맡겼다"라며 "불펜에서 스트라이크를 하나도 던지지 못해 감독님께도 사전에 말씀드렸다. 올해 최악의 컨디션이었다"라고 했다. 임찬규는 이날 커브(29개)를 가장 많이 던졌고 직구(24개), 체인지업(19개), 슬라이더(9개)를 섞어 던졌다. 일부러 힘을 뺀 것이 아니라 최근 장염 증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구속이 떨어졌다. 임찬규는 "제가 구속이 오르고 나서 커브가 시속 115㎞대로 빨라지다 보니까 타자한테 걸렸었는데, 오늘은 시속 105∼108㎞의 좋은 커브가 나와 방망이에 안 걸렸다"며 "사실 컨디션과 투구 내용은 상관이 없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오히려 변화구가 좋다. 장단점을 이용하는 방법을 파악해나가고 있다"라고 덧붙엿다. 임찬규는 올해 SSG전 4차례 등판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38로 굉장히 강하다. 지난해 맞대결에서도 4승 평균자책점 2.05를 기록했다. 최근 8시즌(2017~24년) 성적을 보면 9개 구단 중 SSG를 상대로 가장 많은 12승, 평균자책점은 가장 낮은 3.26을 기록했다. 임찬규는 최근 상승세도 이어갔다. 8월 15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 중이다. 염경엽 감독은 "(임)찬규는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컨디션을 알아 보려면 결국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보면 된다"라고 했다. 임찬규는 이날 스트라이크 비율이 71.6%(총 81개 투구 중 58개)로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임찬규는 7회까지 81개의 공을 던졌지만 8회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그는 "벤치의 결정에 따르는 것일 뿐이다. 이미 5회부터 7회까지만 던지기로 얘기가 됐다"라고 전했다. 초반 부진을 딛고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현재 4.02) 고지를 눈앞에 둔 임찬규는 "기록을 의식하면 오히려 잘 안 풀리더라"며 "연속성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잠실=이형석 기자 2024.09.05 05:32
프로야구

전반기 ERA 꼴찌...롯데, 국내 에이스가 아픈 손가락

5월까지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던 롯데 자이언츠는 6월부터 타선이 살아나고, 불펜진이 안정되며 반등했다. 6월 팀 타율은 0.312로 1위,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4.52로 2위에 올랐다. 월간 승률(0.612)도 1위에 오르며 8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문제는 선발진이다. 6월부터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치른 2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62를 기록했다. 리그 9위였다.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나균안이 부진과 개인사 문제로 빠지며 대체 선발을 투입한 경기가 많아졌다. 결과도 좋지 못했다. 무엇보다 '국내 에이스' 박세웅(29)이 부진했다. 그는 등판한 6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6.82에 그쳤다. 상승세를 타고 있던 팀에 큰 힘을 보태지 못했다. 박세웅은 2022년 12월, 총액 90억원(5년)에 다년 계약했다. 2023년 10월 출전한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병역 특례까지 받았다. 심적 안정감이 생긴 그가 올 시즌 더 좋은 투구를 보여줄 것 같았다. 하지만 전반기 등판한 17경기에서 6승 6패, 평균자책점 5.36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선발 투수 중 평균자책점 최하위였다. 박세웅은 5월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선 4와 3분의 2이닝 동안 10점을 내주며,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 불명예 기록을 다시 썼다. 4회까지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공략 당해 안타 5개를 맞자, 5회부터 슬라이더와 커브 위주 승부로 공 배합을 바꿨지만, 오히려 제구력이 흔들리며 난타를 당했다. 박세웅은 이후 등판한 6월 2일 NC 다이노스전, 9일 SSG 랜더스전에서도 직구보다 슬라이더 비율이 더 많을 만큼 정면 승부를 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3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슬라이더가 공략 당하자, 직구가 아닌 커브 구사율을 높였다가 역효과가 났다. 그는 이 경기에서 6점을 내줬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박세웅에 대해 "마운드에 생각이 많고, 너무 완벽하게 던지려다 보니 오히려 제구가 흔들리는 승부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구사율보다는 직구 승부가 필요한 타이밍에서도 변화구를 선택한 점을 지적했다. 140㎞/h 중·후반 빠른 공을 갖고 있는 투수가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김태형 감독은 그러면서도 "감독이 아무리 '주자 신경 쓰지 말고, 타자에 집중하라', '정면으로 붙어라'라고 말해도 투수는 피하게 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걸 이겨내야 진짜 에이스가 될 수 있다"라는 조언을 남겼다. 롯데 국내 선발진은 여전히 불안하다. 박세웅이 이름값·몸값을 증명해야 롯데도 중위권 진입을 노릴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10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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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율 50% VS 비범한 타격 임팩트...10G 소화한 '타자' 장재영, 후반기도 볼 수 있을까

장재영(21·키움 히어로즈)이 야구 인생 가장 굴곡이 많았던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장재영은 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9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소속팀 키움이 0-2로 지고 있던 3회 말 1사 2루에서 임찬규를 상대로 깔끔한 우전 안타를 치며 타점까지 뽑았다. 자신의 1군 4번째 타점이었다. 하지만 장재영은 이후 나선 5·7·9회 세 타석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5회는 임찬규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체인지업에 배트를 허공에 갈랐고, 7회도 유리한 볼카운트(3볼-1스트라이크)에서 김진성의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2번 연속 헛스윙했다. 1·2구 포크볼을 잘 골라냈지만 의식하다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장재영은 키움이 2-3으로 지고 있던 9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간 유영찬의 슬라이더에 배트를 내지 못했다. 장재영은 9억팔로 불린 선수다. 고교(덕수고) 시절 150㎞/h 중반 강속구를 뿌리며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고, 국내 리그 입성을 결정한 상황에서 2021 1차 지명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그때 받은 계약금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9억원이었다. 장재영은 프로 입문 뒤 3시즌(2021~2023) 동안 자리를 잡지 못했다. 공은 빨랐지만 제구가 잡히지 않았다. 그나마 지난 시즌(2023)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성장 희망을 보여줬지만,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출격이 늦어졌다. 재활 치료를 마치고 나선 퓨처스리그 실전 등판에서 다시 통증이 재발했고, 팔꿈치 수술 권유를 받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장재영은 타자 전향을 선택했다. 청소년 국가대표팀에서 4번 타자를 맞았을 만큼 타격 재능도 뛰어난 선수였다. 장재영은 5월 중순부터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했다. 출전한 19경기에서 홈런 5개를 치며 장타력을 증명했고, 지난달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콜업돼 1군 데뷔전까지 치렀다. 예상보다 빠른 행보였다. 이제 장재영에게 타자의 길은 현실이다. 실제로 초반 기세가 꺾인 게 사실이다. 데뷔전이었던 한화전에서 지난 시즌 신인왕 문동주로부터 2루타를 쳤고, 1군 세 번째 출전이었던 6월 22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상대 1선발 애런 윌커슨을 상대로 좌월 홈런을 치기도 했다. 나흘 뒤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첫 멀티히트도 기록했다. 보완점도 명확하다. 예상대로 변화구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의식하다 보니 빠른 공 스윙 타이밍도 늦어진 것 같다. 첫 세 경기에서 3개를 기록한 볼넷도 이후 7경기에선 2개를 얻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삼진이 너무 많다. 총 10경기 40타석을 소화하며 삼진 20개를 당했다. 삼진율이 50%다. 볼넷(5개) 삼진(20개) 비율도 문제가 있다. 장재영은 조바심 내지 않는다. 퓨처스리그에서 뛸 때는 "삼진을 당할 용기가 생겼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자신의 스트라이크존을 찾고, 변화구를 모든 감각으로 익히겠다는 의미였다. 1군은 연습하는 무대가 아니다. 장재영도 그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멘털 관리가 더 어려울 것 같다. 아직 변화구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연쇄 부작용으로 강점이었던 빠른 공에도 고전하고 있다. 컨디션이 안 좋았던 베테랑 이용규가 돌아왔고, 부상을 당했던 이형종도 복귀를 앞두고 있다. 키움은 리그 최하위지만, 5위와의 승차가 5경기이기 때문에 후반기 순위 경쟁을 이어간다. 40타석에서 타율 0.182를 남긴 장재영이 언제까지 기회를 얻은지 모른다. 하지만 공을 때리는 선간 임팩트는 마치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연상시킬 만큼 강렬하다. 강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그게 당연한 시기다. 장재영의 시련과 성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05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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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점 리드 안고 6실점...김태형 감독 "박세웅, 진실의 방 부르고 싶었지" [IS 잠실]

"너무 잘 던지려고 그런 것 같다. '진실의 방'에 한 번 불러보고 싶었지."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국내 에이스 박세웅(29)을 출격시켰다. 롯데는 1회와 2회 총 6점을 내며 초반 리드도 잡았다.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던 경기였는데, 의외로 경기는 혼전이 됐고 두산의 8-13 승리로 마무리됐다.두산이 대역전승을 이루는 동안 박세웅은 롯데 마운드를 지키지 못했다. 6-0 리드에서 시작한 2회부터 박세웅은 차곡차곡 실점을 내주기 시작했고, 결국 4이닝 투구 끝에 8피안타(1피홈런) 6실점으로 동점을 내줬다. 잃어버린 기세는 되돌아오지 못했고, 롯데는 접전 끝에 8회 말 만루 홈런을 맞고 승리를 내줬다.믿었던 만큼 박세웅에 대한 아쉬움이 클 법 하다. 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태형 감독은 박세웅의 부진 이유로 "변화구를 너무 많이 던졌다. 직구를 섞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구 비율의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직구를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한 거다. 많이 던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타자가 아닌 주자에게 신경을 빼앗긴 것도 실점으로 이어졌다. 김태형 감독은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주자를 신경쓰지 마라. 타자에 승부하라고 했다. 주자를 신경쓰면서 자꾸 어렵게 던지려고 한다. '줄 점수 준다고 생각하고, 타자 하나만 보고 해'라고 했다. 물론 그게 잘 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너무 잘 던지려다 그런 것 같다. '진실의 방'으로 부르고 싶었다"고 껄껄 웃었다.김태형 감독은 박세웅이 더 에이스답게 던지길 바란다. 그는 "좋은 공을 가지고 있고, 이런 경험이 별로 많진 않을 거다. 물론 감독이 말이야 쉽게 할 수 있는 것일 뿐이다. 이 자리에서 '붙어라' 말해봐야 실제 타자를 상대할 때는 피해가게 될 수 있다. 그런 과정도 잘 해서 이겨내야 진짜 에이스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그는 "더스틴 니퍼트, 조쉬 린드블럼, 다니엘 리오스 같은 투수들이 그랬다. 안 맞으려고 던지는 게 아니라 분위기가 왔으면 타자가 숨도 못 쉬게 몰아치며 던졌다. 반대로 자꾸 타자에게 흐름을 빼앗기며 던지면 경기가 힘들어지는 법"이라고 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7.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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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게임은 놓쳤지만, LG 켈리가 얻은 자신감과 감동 "내가 이렇게 강한 공을 던졌지"

입지가 흔들리던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KBO리그 역대 최초 퍼펙트게임 달성을 아쉽게 놓친 그는 머리를 감싸 쥐며 아쉬워했다. 켈리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단 1피안타 무실점 완봉승(4-0)을 기록했다. 8회까지 안타와 볼넷 없이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다 9회 선두 타자 윤정빈에게 안타를 허용, KBO리그 역대 최초 퍼펙트 게임 이 무산됐다. 켈리는 "투수들이 이런 기회를 흔하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굉장히 특별한 등판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이 순간은 분명히 즐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2019년부터 한국 무대에서 활약한 켈리는 LG 구단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다. LG 유니폼만 입고 통산 72승(45패)을 거뒀다. 포스트시즌에서 더 잘 던졌다. 그러나 올 시즌 켈리의 중간 성적표는 4승 7패 평균자책점 4.66으로 초라하다. 그나마 26일 삼성전 호투로 5점대 평균자책점이 많이 떨어졌다. 켈리와 디트릭 엔스,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5월까지 나란히 부진하자 LG 구단은 외국인 투수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염경엽 LG 감독은 "둘 중 한 명을 교체할 수 있다"고 최후 통첩했고, 차명석 LG 단장은 직접 외국인 투수를 살펴보러 미국으로 날아갔다. 켈리는 지난해 144.7km/h였던 직구 평균 구속이 올해 142.4km/h까지 떨어졌다. 직구-변화구 구사 비율을 놓고 코치진과 의견이 엇갈렸다. KBO리그에서 6년째 뛰며 어느 정도 공이 눈에 익었고, 1989년생으로 나이도 적지 않은 편이었다. 최근 들어 점차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다소 기복을 나타냈다. LG가 정한 데드라인은 6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켈리는 26일 호투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켈리는 "분명히 내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등판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등판을 통해 '내가 몇 년 전에 이렇게 강한 공을 자신 있게 던졌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느낌을 살려서 다음 경기 준비도 잘해야 한다"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켈리는 LG 팬들에게 고마운 심정도 전했다. 퍼펙트 게임을 응원하는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을 온몸으로 느낀 켈리는 방송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할 때는 눈물을 보였는데 "7회부터 마운드에 뛰어 올라갈 때 관중들이 연호해 주실 때 소름이 돋았다. 8~9회 큰 성원을 보낸 팬들의 에너지를 느꼈고, 덕분에 공을 이렇게 잘 던질 수 있어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6.26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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