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택연(20·두산 베어스)은 마운드 위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를 가졌다. 본인의 구위를 믿고 자신감만 찾는다면 당연히 원래 자리로 간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변하지 않는 김택연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김택연은 지난 1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잠시 마무리 보직을 내려놨다. 5월 들어 갑자기 흔들린 성적이 문제였다.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7경기에서 피홈런 3개를 내주면서 13일 기준 평균자책점이 3.86까지 올라갔다. 특히 직구 피장타율이 지난해 0.272에서 0.426(13일 기준)까지 치솟았다. 비교적 부족한 변화구를 줄이고 강점인 직구로만 승부한 게 독이 됐다. 이승엽 감독은 14일 한화전을 앞두고 "조금 편한 상황에서 등판하게 하겠다"고 했다.
이후엔 다소 변화의 모습이 보인다. 이후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총 57구를 던지는 동안 직구가 26구(구사율 45.6%)에 불과했다. 대신 슬라이더를 그보다 많은 29구나 던졌다. 변화구 리드가 오면 고개를 젓고 직구에 의존하던 모습을 탈피하는 중이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승엽 감독은 "김택연은 마무리 투수이니 스트라이크 비율이 좋아져야 한다. 지금은 심신이 많이 안정된 상태인데, (복귀할 컨디션까지) 거의 돌아온 것 같다. 구위도 많이 회복된 것 같다"며 "택연이는 마운드 위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를 지녔다. 본인의 구위를 믿고 자신감만 찾는다면 당연히 원래 자리로 간다"고 설명했다.
이승엽 감독은 "생각이 좀 많아졌던 것 같다. 지난해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던졌다면, 이젠 2년 차가 되면서 '상대가 나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겠지'라고 생각한 듯 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가지고 있는 구종을 조금 더 완성도 있게 던지려고 한 것 같다. 선수로서 당연한 잘하려는 욕심"이라면서도 "김택연은 가진 능력으로도 충분한데, 개인적인 성적으론 더 좋아지려다 조금 역효과가 난 건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감만 잃지 않는다면 전혀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슬럼프가) 빨리 온 게 다행이다. 시즌 중 가장 중요한 7~8월엔 마무리 투수의 영향이 크다.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이제 100게임이 조금 안 되게 남았는데, 택연이에게 남은 경기를 믿고 맡긴다면 우리 팀 구원진이 탄탄하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